34화. 쓸 만한 패 (2)
흑암단주 장백은 사혼일괴(死魂一怪)의 보고에 얼굴을 굳혔다.
“4조, 몰살당했습니다!”
“5조, 전투불능입니다!”
“6조, 몰살당했습니다!”
어느 정도의 희생은 각오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각오한 범위를 훨씬 넘어섰다.
동쪽의 소국으로 파견되며, 장백은 이를 갈았다.
진한제국과의 전쟁이 국지전으로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주된 전장은 여전히 중부전선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과, 자신의 흑암단에게 떨어진 명령은 청천벽력과 다름없었다.
-거대괴수에 버금가는 상급 괴물을 해치운 자야. 부디 경거망동하지 말게나.
군사 등소민은 거듭 당부했다.
‘이른 개화’ 작전은 극비 중의 극비였다.
때문에 등소민은 장백에게 이번 작전의 대상이 동북(東北)의 백호(白虎)를 소멸시킨 존재라고 이야기할 수 없었다.
-…그자의 실제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그자와 가까운 이들에게 접(椄)하도록 하게. 궁주님께서는 그자가 쓸 만한 패가 되리라 기대하고 있으시네.
대륙 북부의 대부분이 파천궁의 손에 떨어졌다.
남부의 진한제국과는 슬슬 휴전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
모든 적이 사라지면, 어둠각성자로 구성된 흑암단의 설 자리도 사라진다.
장백은 이따금 군사의 만들어낸 웃음 사이에 새어나오는, 미처 숨기지 못한 싸늘한 경멸의 태도를 진작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토사구팽(兎死狗烹).
유구한 역사가 증명하는 그 단어 속 개새끼가, 자신의 미래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
그리고 정보의 불완전한 전달로 인한 오해.
장백은 알지 못했으나 그 두 가지가 지금의 상황을 만들었다.
그는 보름 전 계룡 인근에 도착해 이전에 심어 둔 씨앗들의 협조를 받아 가며 타겟에 대한 정보를 탐색하고 작전을 준비했다.
타겟인 계룡검룡은 군사의 이야기와 달리 궁주님께서 눈여겨보실 만큼 강자라고 여겨지지는 않았다.
근 일 년 사이 상당한 세력을 일구고 명성을 얻었으나 모두 소국에서 벌어진 일일 뿐.
‘궁주님께서 눈여겨보시는 자다. 주변인이 아니라, 이자에게 직접 접(接)할 수 있다면……!’
타겟을 인형으로 만들 준비는 부족하지 않았다.
암주술과 암시술로 검룡을 유인해, 흑암단의 진뢰진(鎭雷陣)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까지는 계획한 대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대인전에 저리도 능숙하다니.”
다시 한 대원의 목이 굴러 떨어졌다.
괴물과 싸워 마력을 쌓기에도 급급했을 새파랗게 젊은 놈이다. 그러나 그가 싸우는 모습은 수백 명, 수천 명을 죽인 자신의 대원들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괴물 앞에서 아무리 강한 자라도 인간의 목숨을 빼앗는 순간에는 머뭇거리기 마련인데.
검을 휘두르는 손속에 망설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마력억제제는 충분히 도포했겠지?”
“예. 그렇습니다. 숨을 쉬는 한 흡입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장백의 굳은 시선이 멀리에서 움직이는 인영을 향했다.
사혼이괴(死魂二怪)가 두꺼운 입술을 찌그러뜨리며 불만스럽게 투덜거렸다.
“단주님.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이쯤이면 이제 슬슬…….”
“이놈! 어디서 단주님 앞에서 감히……!”
사혼일괴의 일갈에 사혼이괴가 마지못해 입을 다물었다.
그 옆에서 말없이 단창을 들고 선 사혼삼괴까지 더한 세 거인은 흑암단 전력의 절반이나 다름없는 사혼삼살(死魂三殺)이었다.
그들이 잘라낸 성주의 목이 여덟이고, 그들이 잘라낸 각성자의 목이 수천이다. 고수들이 수두룩한 파천궁 본단에서도 대인전에서 사혼삼살을 압도한다 말할 수 있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소 잡는 칼을 닭 잡는 데 쓰는 꼴이라 생각하면서도 사혼삼살을 데려왔는데, 잘 한 결정이었다.
장백은 더할 나위 없이 믿음직한 수하들을 응시하며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을 내리눌렀다.
“준비하도록.”
놈이 진뢰진을 밟은 지 십오 분.
놈은 그 동안 연이은 전투에 마력을 소모하고, 암독과 마력억제제에 절여졌다.
그 결과, 놈의 움직임은 이제 눈에 띄게 둔해져 있다.
열일곱의 단원이 희생되었다. 예상했던 희생의 다섯 배가 넘는 인원이다.
그 덕에 놈의 마력이 줄어들고 있으니 아깝지만은 않은 희생이다.
곧, 숲의 곳곳에 은신한 흑암단원들이 은밀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
스파앗!
환도놈이 내 등줄기를 향해 환도를 휘둘렀다.
앞은 철퇴.
뒤는 환도.
나는 힘겹게 바닥을 걷어차며 왼쪽으로 겨우 몸을 피했다.
단창놈이 뻗어낸 단창이 종이 한 장 차이로 내 옆구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호신강기를 뚫고 여지없이 암독이 스며들었다.
내 몸은 스치고 찔린 상처로 이미 만신창이였다.
물론 치명상은 모두 피했으나…….
‘저놈들이 의도하고 있는 것 같단 말이지.’
숲을 뒤덮고 있던 살기는 이미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즉, 절반 가까운 놈들이 시체가 되었다는 의미.
그럼에도 불구하고 놈들은 여전히 셋씩 무리지어 덤벼들 뿐 서두르는 기색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마치 맹수가 힘이 빠지기를 기다리듯이.
혹은, 내 발을 묶으려는 듯이.
현재 계룡성의 방비는 전에 없이 허술한 상황.
계룡문 대부분은 소탕 작전에 투입되었고, 10여 명의 계룡문도와 20여 명의 유성길드가 혹시 모를 습격에 대비해 성에 남았을 뿐이다.
이곳에서 내 발을 묶어 놓고, 다른 패거리가 계룡성을 공격하고 있다면.
혹은 강변의 시체덩어리를 조종하고 있다면.
‘…아냐. 아닐 거야.’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놈들이 노리는 것은 계룡이 아닌, 나이므로.
이곳에 모인 전력이 아마 전부일 것이다.
아마, 빌어먹을 아마도.
하지만 전투가 길어지면,
이곳에서 내 발을 묶어놓고는 몇 놈이 몸을 빼내 계룡성이나 강변으로 향할지도 모른다.
그게 내 약점이라는 사실을 놈들이 파악하는 순간 끝장이다.
내 두 번째 월악, 계룡마저 그렇게 되는 꼴을 볼 수는 없다.
절대로 그럴 수는 없다.
…그러므로 그렇게 되기 전에.
숨어 있는 놈들을 끌어내는 가장 좋은 수는 놈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내 힘이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다면… 원하시는 대로.’
다시,
세 개의 무기가 나를 향해 날아들었다.
취원보(醉猿步)로 방향을 전환해 세 갈래 공격을 가까스로 회피하며 환도의 뒤를 잡았다.
그러나 무거워진 다리는 내빼는 놈을 좇아가지 못했다.
캉! 카앙!
월영검이 오른팔을 찔러오는 단창을 힘겹게 튕겨내자마자,
파공성과 함께 철퇴가 날아들었다.
허리를 바싹 굽혀 철퇴를 회피하고 철퇴놈의 다리를 당랑각(螳螂脚)으로 걷어차던 내 몸이,
크게 휘청였다.
비틀거리며 세 걸음 물러나는 나를 따라붙듯 단창이 날아왔다.
나는 연신 검을 휘둘러 쏟아지는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방어했다.
허리를 비틀어 날아오는 장창을 피해내고, 단창놈을 향해 수평으로 검을 찔렀다.
퍼억!
월영검은 정확히 놈의 어깨에 격중했으나 단단한 각성자의 피부를 꿰뚫지 못했다.
전사가 마력을 모두 소모했을 때 벌어지는 상황.
연이은 전투로 인해 검날을 눈부시게 빛내던 검기는 꽤나 약해져 있다.
…라는 설정이다.
‘어때. 이 정도면 슬슬 무거운 엉덩이를 떼어낼 때가…….’
오른쪽의 나무 사이에서, 무엇인가가 날아든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왼쪽에서도, 등 뒤에서도.
‘…그물?’
나는 검을 휘둘렀다.
희미해진 검기는, 질긴 그물을 잘라내지 못했다.
곧이어 세 개의 그물이 내 몸을 완전히 포박했다.
뒤이어, 나무의 그늘 사이에 기척을 숨기고 은신해 있던 복면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각성자 중에서도 특히 거대한 놈들이다.
2미터 50센티는 너끈히 넘을 세 거인이 그물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있다.
손이 자유로운 놈은 정면에 선 복면인.
이놈이 대가리겠지.
“어떤 놈들이냐!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으냐! 감히 나 계룡검룡에게……!”
나는 짐짓 목소리를 높였다.
그물의 끄트머리를 잡은 세 놈이 손을 잡아당기자 그물이 거세게 나를 옥죄었다.
내가 고통의 신음을 내지르자,
“으윽……!”
그물을 통해 전해지는 힘이 조금 약해졌다.
‘…보통은 이럴 때 살려달라고 빌던데. 그건 좀 캐붕 같지?’
다행히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놈들이, 아니, 놈이, 하나의 문장을 말했으므로.
정신계 공격 특유의 머릿속을 울리는 소리.
[계룡검룡 서림이여.]
처음부터 이걸 노렸던 건가.
내 마력이 약해진 틈을 타, 암시를 걸려고.
상급 각성자에게 암시를 거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놈들도 이 순간을 만들기 위해 수십 명을 희생했을 만큼.
‘…미친 새끼들.’
그물을 쥐지 않은 단 한 놈, 정면의 복면인은 두 손을 나를 향해 앞으로 내밀고 있었다.
술사들이 마력을 집중할 때 취하는 자세다. 대상은 뭐… 나일 테고.
나는 몸에 힘을 빼고 눈에 초점을 푼 채 얌전히 놈을 응시했다.
정신지배, 즉 ‘암시’는 무의식에 명령을 쑤셔 넣는 것.
말도 안 되게 강력한 능력 같으나, 그만큼 조건이 복잡하다고 알려져 있다.
명령할 수 있는 것은 ‘단순한 행위’ 뿐이고, 마력 빵빵한 상태에서는 잘 걸리지 않는다. 시전자의 마력이 대상자 마력의 다섯 배가 되어야 한다든가, 열 배가 되어야 한다든가.
그리고.
강력한 다른 자극이 가해질 때에도 암시를 걸기 어렵다.
이를테면, ‘통증’ 같은.
나는 최대한 멍청해 보이도록 입술을 조금 벌리고 몸을 늘어뜨렸다.
동시에.
천돌과 승장, 백회와 대추를 차례로 닫았다.
이후 몇 군데 혈도를 더 두들기면 그것이 곧 분근착골(分筋錯骨)의 수.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었다. 네 군데 혈도를 닫은 것만으로도 곧 격통이 내 몸을 휘감았으므로.
‘으윽. 이거, 김강산한테, 윽, 좀 미안하네.’
누군가가 머리에 대못을 박는 것 같다.
불타는 송곳으로 뇌의 곳곳을 쑤시는 것 같다.
이를 깨물 수도, 주먹을 움켜쥘 수도, 눈을 부릅뜰 수도 없다.
힘을 뺀 몸을 엉킨 그물 위에 늘어뜨린 채 나는 느리게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격통을 견뎠다.
십 년 같은 십 초가 흐르고, 다시 머릿속을 울리는 소리가 이어졌다.
어딘가 발음이 좀 어색한 것 같은데.
[누군가가 너에게 조니워커 블루라벨을 권하면]
‘이게 뭔 개소리… 윽… 조니워커… 악! …그런 게 어디 남아 있… 악! 졸라리 아프네, 진짜.’
[그 잔을 받아 마셔라]
이 사람, 당연한 소리를 하고 있다.
‘조니블루… 악! …라니, 없어서… 윽… 못 먹지… 으악!’
***
눈밭을 걷어차고 또 걷어차며 강변으로 돌아왔을 때 계룡문과 유성길드 애들은 시체덩어리 괴물을 정리하고 있었다.
최지수와 김강산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달려와 내 턱을 붙잡고 이리저리 돌려대며 몸의 이곳저곳을 살펴댔다.
“아, 괜찮다니까. 무리 안 했어.”
“형! 피가 이렇게……!”
“다 그놈들 피라고.”
나에게 검을 휘두른 이름 없는 녀석이 막 정신을 되찾았다가 다시 나에게 검을 휘두르고 김강산에게 후려맞아 나자빠졌다.
김강산이 백색의 불길에 휘감긴 도를 내리며 툴툴거렸다.
“아니, 제 행동에 책임지랄 땐 언제고. 분근착골, 그거라도 하라고!”
오른손을 들어올리자 김강산이 냉큼 입을 다물었다.
아마 암시를 건 놈도 저 정도 녀석이 나를 정말로 죽일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는 않았을 터.
유성길드와 계룡문 사이가 틀어지게 만들려는 수작이었을까.
아니면, 나를 빡치게 해서 유인하려는?
‘…아마 둘 다겠지.’
머릿속을 울리던 소리가 사라졌을 때 나는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전력으로 맞붙어 놈들을 박살내고 정체를 불게 할 것인지.
혹은 조니워커 블루라벨을 권하는 놈이 다가오기를 기다릴 것인지.
숲속에 숨어 있던 살기들이 모두 모습을 드러낸 순간, 내 결정은 박살내는 쪽으로 기울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놈들을 그대로 돌려보낸 이유는 놈들이 지껄인 말을 내가 알아들었기 때문이었다.
-结束了.
뻗고 있던 팔을 내리며, 어둠술사가 말했다.
그들은 한국어로 지껄이지 않았다. 즉, 혈귀단이 아니라는 의미.
한지혁일 때 제2외국어로 중국어를 배우기는 했는데.
고등학교 2학기 중국어 성적이 아마… 7등급이었나. 8등급이었나.
그러나 검황일 때 중원의 강호를 내 집 안마당처럼 드나들며 익혔던 귀는 녹슬지 않았다. 그 언어는 700년 전 중국어와 꽤나 달랐지만 대략적인 의미는 파악할 수 있었다.
-끝났습니다.
-좋아. 가자.
-그대로 두고 갑니까? 마력도 바닥나 있는데 괴물에게 죽기라도 하면…….
-그렇다면 고작 그 정도겠지. 그 정도 인간은 궁주님의 패가 될 자격이 없다.
궁주… 라면.
파천궁(破天宮)이다. 중국의 북부를 일통했다는.
유성길드나 대한길드와는 비교할 수 없는 거대한 세력.
오늘 나타난 놈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터.
그들을 완전한 적으로 돌리게 되면, 계룡문 애들을 무사히 지킬 수 있을까.
천 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다.
그들도 핵심 전력을 이곳까지 보내기는 어려울 테지만…….
나 하나를 노리고 이런 미친 짓을 저지른 놈들이다.
미친놈이 벌이는 미친 짓거리만큼 무서운 것이 없다.
‘누군가는 죽게 되겠지.’
만 마리의 괴물을 소탕하면서도 아무도 죽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저들과 검을 맞대게 되면, 저들의 완전한 적이 되면 계룡의 누군가는 분명히 죽는다. 그게 나는 아니겠지만…….
그렇게 두지 않는다.
아무도, 죽게 만들지 않겠다.
지키는 검.
그 검의 무게가 이토록 무거울 줄은 미처 몰랐다.
‘소화 너는… 이토록 무거운 검을 들고 내가 떠난 월악을 지켰더냐.’
나는 가만히 선 채 계룡문 애들이 시체 덩어리 괴물을 향해 쏘아대는 화염탄과 얼음창, 바윗덩어리를 잠시 응시했다.
어느새 달려나간 김강산이 백색의 화염탄을 날리고는 으스대고 있었다.
모두 놀랍도록 빠르게 성장했다.
힘든 훈련 속에서도,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불평 한 마디 불만 한 번 내뱉지 않… 지는 않았네.
하하.
하하하.
“지수 형. 길드장님. 잠깐 얘기 나누시죠.”
나는 최지수와 지남천을 따로 불러 방금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물론, 조니워커 어쩌고 하는 암시 얘기는 쏙 뺐다.
최지수가 알았다가는 무슨 잔소리를 들을 줄 알고. 그 소리를 듣고 있느니 내가 백호를 한 번 더 잡고 말지.
“림이 네가 백호를 소멸시켰다는 소식이 그곳까지 들어간 모양이구나. 그렇다고 해도 이 먼 곳까지 공격대를 파견하다니.”
“그쪽 궁주도 예상 외로 속 좁은 인물인 모양이군.”
최지수와 지남천이 나란히 이마를 구겼다.
내가 가볍게 어깨를 추켜올렸다.
“저기요. 문제는 그게 아니라고.”
왜, 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가 더 중요하다.
한국어도 제대로 못하는 머저리들이 지뢰지대에 주술을 준비하고 백희찬에게 암시를 거는 동안 나는 아무 것도 몰랐다.
지뢰지대에 설치한 안전선을 지키느라 하루도 빠짐없이 경비를 섰는데도 이런 일이 생겼다.
파천궁 놈들이 적어도 일주일은 계룡 주변에서 설쳤을 텐데.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부에 협력자가 없었다면, 생길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손짓으로 둘을 더욱 가까이 불렀다.
“지금 계룡문 애들, 상황 모르지?”
“저거 잡느라 바빠서 네가 빠져나간 것도 모르고 있다.”
“그러면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