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미궁 속 천재공학자-13화 (13/193)

교환(4)

앨런은 눈을 떴다. 먼저 보인 건 하늘에 높이 떠 있는 보름달. 차갑고 무심한 외눈이 하계를 내려보다가 앨런과 눈이 마주쳤다.

보름달은 부끄러운지, 아니면 너 따위는 나를 볼 자격이 없다고 여기는지 새까만 구름 너머로 모습을 감췄다.

초원을 비추던 광원이 사라졌어도 주변은 여전히 환했다. 유탄이 뿌려낸 불씨가 이곳저곳에 흩뿌려져서 어둠을 밀어냈다.

‘노박은 어디에 있지?’

앨런은 추적자의 흔적을 쫓았다. 몽둥이찜질을 당한 듯한 통증이 온몸을 깨물었지만,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는 노박의 생사였다.

불이 만드는 빛, 폭발에 휩쓸린 트럭의 잔해가 만드는 짙은 음영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앨런은 고개를 좌우로 움직였다. 밤이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시야가 좁았다.

노박의 실험으로 왼쪽 눈의 시력이 점점 떨어진 후로 자주 느끼는 감상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오늘은 그 정도가 심했다.

마치 한 눈으로만 세상을 보는 사람처럼.

앨런은 반사적으로 손바닥을 좌측 얼굴 앞으로 올렸다.

‘보이지 않아.’

그제야 왼쪽 볼을 타고 흐르는 액체가 느껴졌다. 볼을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쓸어내고, 오른쪽 눈으로 살폈다. 액체는 붉었다.

유탄의 폭발을 방어막으로 막기엔 부족했다. 아니면 함께 부서진 픽업트럭의 잔해가 앨런에게 복수했을 수도 있고.

졸지에 애꾸눈이 되었지만, 앨런의 표정은 구겨지지 않았다.

애초에 그쪽 눈은 노박의 실험으로 인해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언젠가 인공 안구로 바꾸게 되리라고 생각했는데, 그 시간이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을 뿐이었다.

숨을 길게 내뱉은 앨런은 몸을 일으켰다. 근육과 뼈가 명령을 내리는 뇌를 욕했지만, 지금은 투정을 받아줄 여유가 없었다.

앨런은 주변에 나뒹구는 마나리볼버를 집어 들었다. 말만 리볼버지 동그란 탄창은 없고, 총신이 꼭 네모난 배터리처럼 생긴 총이었다.

손잡이를 잡고 있으니 원래 공이가 있어야 할 자리에 파란불이 들어왔다. 앨런의 마력으로 탄환을 장전했다는 표시였다.

‘다행히 고장 나지 않았어.’

앨런은 유일한 생명줄을 앞으로 겨누며 발을 내디뎠다. 밀려오는 통증에 입술을 깨문 그 순간, 손에 물방울이 떨어졌다.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는 비, 어딘가에서 불어오는 바람, 흔들리는 불꽃, 함께 춤을 추는 그림자.

그 속에서 이질적인 존재가 몸을 일으켰다. 그것이 움직일 때마다 철판끼리 긁어대는 소리가 들렸다.

“노박···.”

앨런은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화약이 없으니 총성은 들리지 않았다. 대신 푸른 섬광은 확실하게 전진했다.

손과 팔이 마구 떨려서 명중률은 높지 않았다. 다섯 발 중에 한 발만이 유효타를 날렸으나, 그것마저 노박이 방패로 삼은 철판에 막혀버렸다.

노박의 안구에서 뿜어지는 붉은 빛이 앨런을 응시했다. 소름이 등줄기에 쫙 돋았지만, 탄환이 장전될 때마다 손가락을 움직였다.

‘마나리볼버의 위력은 겨우 권총과 비슷. 그런데도 노박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뜻은···.’

다리에 문제가 생긴 게 분명했다. 그게 아니라면 자신의 터전을 망가트린 원수를 근처에 두고도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앨런은 신중하게 움직였다. 통증 때문에 천천히 이동할 수밖에 없지만, 어차피 행동의 결과는 비슷했다.

빛을 내는 탄환이 몇 번 날아갔으나 차 문으로 추정되는 철판은 노박의 몸을 훌륭히 보호해줬다.

그리고 그의 자세에 변화가 생겼다. 웅크린 자세는 똑같았지만, 철판으로 몸을 가리는 대신 옆으로 잡고 허리를 비틀었다.

앨런은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그러면서도 틈으로 노박의 다음 행동을 지켜봤다. 눈이 하나여서 시야가 제한되는 처지를 불평할 때가 아니었다.

노박의 허리가 회전했다. 그의 팔은 그보다 훨씬 빠르게 움직였다.

찌그러진 문짝이 앨런을 덮쳤다. 원래도 몸이 약한데, 지금은 상처까지 입어서 피할 길이 없었다.

“···!!!”

어찌나 아픈지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다행인 점은 노박의 몸도 성치 않아서 투척이 시원치 않았다는 것이다. 땅에 몇 번 튕기고, 선이 아닌 면으로 앨런을 때렸다. 그렇다고 차 문의 질량이나 단단함이 어디 가진 않았다.

졸지에 왼팔마저 부러진 앨런은 겨우 몸을 일으켰다. 홀로 남은 오른쪽 눈은 여전히 노박을 노려봤다.

불을 배경으로 몸을 일으킨 노박은 비틀거리는 앨런을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우습구나. 정말로 벗어날 수 있다 여겼더냐?”

“···.”

“뭐, 네 놈의 실력이나 잠재력만큼은 인정하마. 가르쳐주지도 않았는데 룬문자를 터득할 줄이야.”

다른 조수들은 어깨너머로 배우게 시키지만, 앨런에게는 그런 교육을 한 적이 없었다. 실험을 통해 빠르게 데이터를 모으고, 눈의 제물로 바칠 생각이었다.

노박도 내심 앨런이 찝찝한 탓이었다. 본인에게 실험하거나 시력이 떨어져도 무표정이었으니까. 무엇보다 예감이 안 좋았다.

“내 실수였지. 젊었을 때였으면 감이 시키는 대로 했을 텐데, 나이가 많아지니 여유만 늘어서는. 덕분에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지.”

“수조에 철판을 더 많이 감아놓아야 했는데···.”

“그건 놀랍더군. 아니면 내가 마력과다증을 간과했던지. 단시간에 그렇게 많은 룬문자를 새길 줄이야.”

룬문자는 아무나 그린다고 작동하지 않았다. 자신의 마나를 룬펜에 담아서 실시간으로 변하는 마나의 흐름에 대응하며 그려야 했다.

“그 재료는 자신의 정신력과 마력. 차라리 나에게 실력을 선보였으면 진짜 제자로 받아줬을지도.”

“웃기는 소리.”

“하하.”

노박은 긍정의 웃음을 내뱉으며 손으로 의족을 붙잡았다. 뒤틀린 금속 골격을 억지로 끼워 맞추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끝내자. 아니지. 너는 나에게 대항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 본보기가 될 거다.”

노박은 천천히 움직였다. 짓눌리는 풀과 땅을 보면 매직웨어로 도배한 몸이 얼마나 무거울지 예상되었다.

앨런은 오른손만으로 마나리볼버를 겨눴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충전한 탄환이 수차례 발사되었다.

퉁!퉁!

그럴 때마다 노박의 몸을 감싼 구형의 방어막이 출렁거렸다. 저격총으로 쏠 때보다는 불안정했지만, 지금의 사격을 막기에는 충분했다.

“대화 동안 나는 놀기만 한 줄 아느냐?”

노박이 징그러운 미소를 지었다. 그의 현재 모습이 합쳐지니 꽤나 기괴했다.

인조 피부가 전부 날아가서 금속 재질의 골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그나마 멀쩡한 부위는 얼굴과 상반신뿐, 나머지는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서 내부의 인공장기가 보일 지경이었다.

만들다 만 로봇처럼 우스꽝스럽게 보이기도 했으나, 사람 하나 분해하기에는 충분한 위력을 지녔다.

앨런은 잠시 하늘을 올려다봤다. 비가 점점 거세지고 있었다. 불길이 사그라들며 주위가 점점 어두워졌다.

그때 무언가가 시야 외곽에서 꿈틀거렸다. 앨런은 총을 겨눈 상태로 눈동자만 빠르게 움직였다. 풀 위에 깨진 수조와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눈이 있었다.

클리닉 옥상에서의 폭발에 왜 멀쩡했냐는 둘째치고 일단 의문이 들었다.

‘왜 수조가 여기에 있지?’

앨런의 눈이 노박의 허리춤을 훑었다. 항상 매달려있던 공간주머니가 없었다. 폭발의 충격에 주머니가 찢어지며 내부의 물건이 튕겨 나온 것이다.

앨런은 몸을 거의 내던지듯이 옆으로 굴렀다. 마력과다증으로 태어나서 이보다 완벽하게 신체를 제어한 적은 없었다.

총을 바지 주머니에 꽂고 눈을 집어 들었다. 촉감이 꽤 이상했다. 생체조직을 쓰다듬는 것 같기도, 매끄러운 유리를 만지는 것 같기도 했다.

앨런은 시신경을 축 늘어트린 눈을 앞으로 내밀었다. 해산물처럼 축 늘어진 눈은 마치 힘 빠진 문어나 낙지와 비슷했다.

“너···.”

그나마 남아있는 노박의 얼굴 피부가 크게 일그러졌다.

“겨우 안정화했는데 그러면 무결성이 훼손된단 말이다! 더러운 손으로 건들지 마라!”

“혈압 조심해.”

여전히 무표정, 그러나 마음으로 웃은 앨런은 눈을 천천히 얼굴 근처로 가져갔다.

노박과 대치를 오래 할 순 없었다. 첫 번째 이유는 그와 손을 잡은 카르텔의 합류, 두 번째는 앨런의 상태 때문이었다.

몸에 힘이 빠지고, 정신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출혈과 통증이 앨런을 서서히 좀먹고 있었다.

무엇보다 아까와 똑같은 협박을 재시도할 수 없었다. 달아날 차가 없을뿐더러, 어차피 눈을 내주면 사망 확정이었다.

“손끝이라도 대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

이미 잡고 있는데 어쩌란 말인가. 앨런은 협박을 무시했다. 어차피 이 자리에서 쓰러진다면 노박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도 선사하고 싶었다.

앨런은 마력을 눈에 불어넣었다. 마력과다증 덕분에 몸이 만신창이가 된 순간에도 마나하트는 넉넉했다.

보통 이런 물건은 마력을 밀어 넣으면 주인으로 인식하기 마련. 설령 자신이 죽더라도 노박은 이를 되돌리려면 긴 시간을 낭비해야 했다.

꿈틀!

가뭄에 단비를 반기는 새싹처럼 눈이 움찔거렸다. 마력을 조금 더 소모하자 눈알이 한 바퀴 돌더니 앨런의 오른쪽 눈과 시선을 마주쳤다.

눈알이 혼자 움직이자 무언가 문자나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묘한 느낌이 앨런의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갔다.

“너!”

천천히 걷던 노박이 관절을 크게 움직였다. 다리 저린 사람이 억지로 걷는 모습 같아서 우스꽝스러움을 자아냈다. 물론 붙잡히면 그걸 잊을 만큼 두렵겠지만.

약하게 진동하던 눈이 슬그머니 돌아갔다. 눈은 앨런의 텅 빈 왼쪽 눈구멍을 응시했다.

동시에 축 늘어졌던 시신경이 촉수처럼 일어나 눈구멍 안으로 들어갔다.

“윽!”

평범한 상태라면 느끼지 못할 기묘함과 상처를 후비는 통증이 뇌를 찔렀다. 앨런은 그걸 무시하고 마력을 계속 부여했다.

시신경을 모두 집어넣은 눈은 왼쪽 눈구멍에 파고들었다.

그리고 왼쪽 시야가 다시 밝아졌다.

“아!”

앨런은 저도 모르게 감탄을 표했다. 이런 풍경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다. 먹구름이 달을 가리고, 비 때문에 초원의 불이 몽땅 꺼진 상황인데도 밝게 보였다.

왼쪽 시야 한정이라 어지럽긴 했지만, 그래도 보인다는 것이 중요했다. 적응은 살아남은 후에 해도 충분했다.

‘저기에 있었구나.’

동시에 보이지 않던 것도 보였다. 잔해 뒤에 널브러진 비토의 모습이 투시하듯이 보였다. 살짝 움직이는 가슴을 보면 기절한 것이 분명했다.

“기어코 내 말을 무시하는구나!”

앨런은 마나리볼버를 다시 노박에게 겨눴다.

“그따위 허접한 물건이 통할 성싶으냐?”

노박의 말대로였지만, 앨런은 무시하며 마나리볼버의 출력제어기를 제거했다. 그 상태에서 방아쇠를 당기면 몇 발 안에 망가지겠지만.

‘그 정도면 충분해.’

왠지 모를 자신감이 솟아올랐다.

인공 안구에 보이는 이상한 빛깔의 점과 선 그리고 면. 노박을 보호하는 구형 방어막의 표면에도 검은 점이 있었다.

앨런은 본능적으로 그 점을 노렸다.

딸깍!

방아쇠를 당기자마자 푸른 광선이 일자로 내달렸다. 원래라면 막혔을 테지만, 섬광은 방어막에 구멍을 뚫고 내부에서 굴절되었다.

“끄으으···.”

튕긴 섬광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노박의 몸이 그대로 허물어졌다. 그곳에서 연기가 작게 솟아오르더니 몸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이 경우에는 튼튼한 방어막을 원망해야 했다. 약했다면 그냥 깨지고 말았을 테니까.

‘아직 한 발 남긴 했지만.’

앨런은 리볼버에 적힌 숫자 ‘1’을 보며 몸을 돌렸다. 쇠파이프를 구해서 잔해에 깔린 비토를 빼냈다.

“일어나세요.”

“···.”

앨런은 한숨을 쉬며 반응 없는 비토의 얼굴을 근처에 생긴 물웅덩이에 살짝 집어넣었다.

“푸하!”

바로 반응이 왔다. 역시 물은 쓸모가 많았다.

“으아! 노박! 노박은?”

“저기에 있습니다.”

“와···. 어떻게 잡았어?”

비토는 화장당하는 노박을 보며 입을 떡 벌렸다.

“잘 해치웠죠.”

“저게 어떻게 생각하면 ‘잘’이야? 어···. 너, 눈이?”

분명 앨런의 눈동자는 밝은 갈색이었는데, 왼쪽 눈이 푸른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것도 잠시, 원래의 눈과 똑같은 색으로 변했다.

앨런은 눈가를 매만지며 답변했다.

“노박이 연구하던 눈입니다.”

“그거 괜찮은 거야?”

“지금까지는 아무 문제···.”

갑자기 앨런의 표정에 균열이 생겼다. 잠잠하던 왼쪽 눈이 마력을 과하게 빨아들이고 있었다.

마력과다증이라 같은 시간 수련한 사람보다 마나하트 용량이 몇 배는 컸지만, 몸이 속수무책으로 덜덜 떨렸다.

눈은 마력을 걸신들린 듯이 흡수했다. 왜 액화마력을 가득 담은 수조에 보관했는지 알 것 같았다.

이런 현상은 앨런에게도 큰 부담이었다. 안 그래도 마력 통제가 힘들어서 몸이 상하는데, 눈 때문에 배로 다치게 생겼다.

그때, 왼쪽 눈이 카멜레온처럼 스스로 움직였다. 앨런은 시야에 보이는 정육면체의 물체를 본능적으로 집어 들었다.

물체의 안에 담긴 시원함이 팔을 타고 스며들더니, 자꾸 성을 내는 왼쪽 안구를 부드럽게 달랬다.

앨런은 배부른 사자처럼 얌전해진 안구를 어떻게 할 생각도 못 한 채 자신의 손에 들린 물건을 응시했다.

“그거 마정석(磨精石)이네. 원산지는 솔도스 연방에 있는 메이즈시티라고 적혀있어.”

마정석은 마력을 담은 마석과 비슷하면서 달랐다. 정결한 기운을 연마했다는 이름처럼, 마석보다 훨씬 순수하고 강력한 에너지를 내재한 돌이었다.

오직 미궁에서만 나오는 돌이며, 그 안에 사는 괴물을 잡거나 운 좋게 채굴해야 했다.

“더 없나? 공간주머니가 찢어지면서 내부의 물건도 망가졌나 본데.”

“일단 움직이죠.”

아침까지 기다렸다가 바닥을 잘 훑으면 쓸만한 장비를 건질 수 있을지 모르나, 우선은 몸을 피해야 했다.

비토 역시 저 멀리에서 보이는 헤드라이트 무리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얼른 자리를 피하지 않으면 우수한 동업자를 잃은 카르텔의 분노에 직면하리라.

전투 현장에서 꽤 멀리 떨어지자 비토가 꾹 닫혀있던 입을 열었다.

“눈은 괜찮아? 아까 보니까 아직도 불안정한 걸 마정석으로 진정시킨 것 같은데. 음···, 그것도 일종의 인공 안구니까 빼면 되지 않을까?”

비토가 손을 가져가니 앨런의 왼쪽 눈꺼풀이 저절로 감겼다.

“약간 아프긴 하겠지만 잠깐만 참아봐.”

“제가 감은 게 아닙니다.”

“뭐?”

안구가 스스로 눈꺼풀을 닫은 것이다.

“설마 그 안구에 자아가 있어?”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게다가 함부로 뺄 물건이 아니었다. 앨런의 감각이 그렇게 속삭였다.

“우선 어떤 식으로 장착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아, 맞네. 대기업에서 규격화한 안구도 아니니 조심해야겠지.”

앨런은 나무 사이로 몸을 숨기며 ‘메이즈시티’라는 단어를 곱씹었다.

도시라는 이름을 붙여도 되나 싶을 정도로 거대하며, 세계에서 가장 큰 미궁이 존재하는 장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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