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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겜에 갇힌 고인물-39화 (39/563)

망겜에 갇힌 고인물 39화

5층 - Lv. 200 케찰코아틀(2)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얼치기들이 욕심은 더 많은 법이다.

그리고 내가 보기엔 지금 5층에 있는 유배자들은 대부분 얼치기들이었다.

이런 일은 탑마다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이러면 이제 몇 명쯤 남으려나?"

검에 묻은 피를 털며 중얼거린다.

갑자기 뒤에서 기습한 두 녀석의 피다.

내가 좀 대놓고 아카샤의 눈을 드러내긴 했다.

실제로도 어지간한 유배자는 구경도 못 해본 무기일 것이고, 뭔지 전혀 모르고 봐도 엄청나게 대단해 보이는 장비다.

누군가는 욕심을 낼 텐데 그게 언제냐의 문제일 뿐이다.

아닌 척해도 눈길이 향하는 방향을 보면 숨긴 속내가 보인다.

내분 중에 보스를 공략하는 것보다야 미리 싹을 쳐내는 편이 낫다.

그렇게 되도록 편성하느라 머리를 좀 썼지.

꼬마 마법사가 시체를 보며 인상을 찌푸린다.

다른 한 명인 노인은 허허하며 웃고만 있었다.

"이런 일이 익숙하신 것 같군요."

노인이 말했다.

나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인 후 물었다.

"25인 딱 맞춰서 5층을 해본 적 없지?"

"그렇습니다."

노인은 순순히 인정했다.

그들의 파티는 3층에서 늦게까지 머물고 있던 고참에게 대부분의 장비를 약탈당하고 목숨만 간신히 건졌다고 한다.

우리의 3층과는 다른 채널인 모양이다.

그 후, 악을 쓰며 간신히 4층을 헤쳐 나오고 나니 다른 유배자들이 지나간 후의 끝자락이다.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슬슬 다음 회차로 넘어갈 생각을 다들 하고 있었다고 한다.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하자 조금쯤은 안심했다던가.

죽음에 완전히 익숙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아쉬워도 마지막까지는 발버둥 치게 되는 것이다.

"이제 25인도 아닐 거야. 뭐, 그래도 클리어가 문제는 아니지."

조금 떨어진 탑에서 번갯불이 보였다. 쇼크웨이브는 아프다. 어지간한 [라이트닝 볼트] 이상으로 살상력이 높다.

내가 큰 부담 없이 사람을 줄인 이유다.

어차피 블랑쉐가 대충 다 알아서 한다.

‘오르골’로서 강할 필요가 없다. 들은 바에 따르면 아무리 생각해도 현장 요원은 아니었다.

이전 회차의 블랑쉐도 거의 만나지도 못하고 정체도 잘 모른다는 식으로 말했었다.

좀 더 들어둘 걸 그랬다.

다음 회차에도 너와 친구가 될 수 있으려면 내가 어떤 말을 해야 하는가? 라던가.

너무 바쁘게 달린 회차였다. 주변을 제대로 살필 시간조차 없을 정도로 말이다.

그 조급함이 오히려 일을 그르쳤을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조금은 느긋하게 가려고 한다.

클리어하지 못하더라도 그대로 정착하는 삶도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하니까.

물론, 진짜로 포기할 생각은 없다.

움직이기 시작한다.

케찰코아틀전은 대체로 공중전의 형태를 띤다.

이 시기에 자유 비행이 가능한 수준의 스킬이나 장비를 가진 유배자는 거의 없다.

허공에 떠도는 피라미드의 잔해가 발판이 된다.

탑은 그 위로 올라타기 위한 발판이다.

파편들은 일부는 탑으로부터 이어져 고정되어 있다.

대부분은 끊임없이 공전한다.

케찰코아틀은 어찌 되었건 태양신이라고도 알려진 신화가 있으니 거기서 따왔는지도 모를 일이다.

펄쩍 뛰어올라 움직이기 시작하자 노인과 마법사도 따라오기 시작했다.

피라미드의 폭발과 함께 사방으로 퍼져나온 작은 날개 달린 뱀들이 우리를 인식한다.

이것들은 상당히 귀찮은 존재로, 자유 비행은 물론에, 꽤나 튼튼한 비늘과 맹독의 송곳니를 가지고 있다.

인원이 줄어들었다고 적도 줄어들진 않는다.

따지고 보면 상당히 힘든 상황에 처했다고 봐야 한다.

나는 활을 들며 하늘을 슬쩍 보았다.

현재의 층이 열리고 보름이나 지났다고 했다.

밀림의 날씨는 습하고 비가 많다.

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기상은 함부로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변덕스럽다. 썩 느낌이 좋지는 않았다.

* * *

「빨리 올라타라.」

‘넵! 알겠습니다! 여신님!’

소녀는 여신이라는 존재가 썩 마음에 들었다.

신언으로 들려오는 육성이 퍽 귀여우시기도 하고 남자뿐인 환경에서 친근하게 대할 만한 유일한 여성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아저씨한테 크게 관심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조금 응원해 준다는 느낌이었다.

뭐라고 해야 할까. 꼬마들의 연애를 보고 낄낄대는 노인네 같달까.

「흠, 너 뭔가 불경한 생각 했지?」

연애에 흥미진진한 여중생인 걸로 하자. 목소리는 꼭 그 나잇대니까.

「이번에는 뭔가 훌륭한 생각을 했군.」

여중생 하니 자신을 언니라고 부르던 마법사가 떠오른다.

얼굴로는 압승한다고 생각하지만 상대도 충분히 조그맣고 귀여웠다.

혹시 아저씨가 그런 타입이 취향인 건 아니겠지?

소녀 자신도 나름대로 아담하고 생각하지만 어떨까.

조금쯤 변태여도 관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날개를 쳐서 떨어뜨려라. 넌 시키면 다 할 수 있을 테니 나를 크게 귀찮게 하진 않겠지.」

여신은 아까부터 투덜투덜 신언을 멈추지를 않았다.

아저씨가 흩어지는 파티원들을 조언을 좀 하라고 요구한 모양이었다.

「신을 훈수용으로 부려먹다니. 불경함이 도가 지나쳐.」

‘하지만 신도가 아직 저희밖에 없지 않나요?’

「저번에 만신전에서 어떤 녀석이 기도를 바치기에 냉큼 받아줬는데, 제단을 착각했다며 도망가더라.」

‘여신님……, 고생이 많으시네요.’

그런 와중에도 달리기는 멈추지 않는다.

날개 달린 뱀들은 상당한 숫자였지만 소녀에게 큰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이미 겪은 게 그리폰이라거나, 뱀파이어 로드다.

보스전의 소환수라곤 해도 그 정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소녀는 새삼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 다시 깨달았다.

뒤통수를 치려 했던 유배자들은 너무나도 약했다.

그 공격으로부터 살아남은 다른 한 명의 유배자도 약했다.

어떻게 지켜보려고 했으나 날개달린 뱀들의 이동 속도는 무시할 만큼 느리진 않았다.

전사였던 그 유배자는 소녀와 보조를 맞추는 대신 자신의 분수에 맞는 위치에서 차근차근 상대하기로 했다.

깊이 들어갈수록 더 많은 뱀이 날아다니고 있다.

소녀는 그 의사를 존중했고, 여신 역시 긍정했다.

솔직하게 짐짝이었던 전사가 사라지자 이동하는 속도가 날듯이 빨라진다.

뱀 몇 마리가 쉭쉭 하며 달려들었지만 가볍게 스쳐 지나갔다.

날개가 꺾인 파충류가 몸을 비틀며 추락한다.

[대시]는 공중에서의 방향 전환에도 활용할 수 있다.

체력이라면 넘쳐나도록 있다.

스탯이 올라갈수록 점점 더 힘이 넘쳐, 마라톤 정도는 숨도 차지 않고 완주할 것 같은 느낌이다.

남발할 수 있는 대시 덕에 공중을 거의 비행하다시피 하며 뱀들을 썰어댄다.

경험치가 차오르는 짜르르한 감각은 제법 중독성 있다.

여신이 한숨을 내쉬었다.

「넌 사냥 중독자가 될지도 모르겠군. 조심해. 그건 좋은 게 아니니까.」

무슨 말인가를 물었지만 여신은 쓰게 웃으며 대답하지 않았다.

때가 되면 아저씨가 주의할 거라고.

여신은 투덜거리긴 했지만 꼼꼼하게 소녀를 가르쳤다.

몇 번인가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움직일 때는 여신이 말리고 소녀는 가만히 따랐다.

붉은 뱀이 나타났을 때 여신이 소리쳤다.

「저걸 잡아라. 시체를 떨어뜨리지 말고, 전리품을 취해야 해. 저게 케찰코아틀의 기믹이다.」

뱀의 목을 베었다.

시체는 얼른 떨어지기 전에 끌어왔다.

「아니! 머리를 가져와!」

앗!

소녀는 몸통을 던져버리고 파편 아래로 몸을 날렸다. 간신히 떨어지던 머리를 붙잡았다.

디딜 곳이 없으나 역방향 대시 몇 번으로 끝을 붙잡고 매달렸다.

순수하게 악력만으로 몸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건 밖에선 못 하던 건데."

확실히 이제 남자 형제들보다 힘이 센 것 같다.

그리고 아마 아저씨보다도.

"흐응."

* * *

아이러니하게도 노인은 전사였다.

"늙으면 삭신이 쑤시지요. 힘 찍는 것만큼 관절염에 좋은 것도 없어서 말입니다."

"너무 설득력이 넘치는군."

나는 그 정도로 늙어본 적이 없어서 모르겠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7년 내내 근접 전사만 해온 것이 분명하다.

창을 들고 능숙하고 숙련된 동작으로 날아드는 뱀의 머리통을 후린다.

단순한 찌르기만이 아니라 봉으로서의 사용법도 훌륭하다.

오히려 노인들이 미궁에 적응이 빠른 경우가 왕왕 있다.

꼭 바깥에서의 세월이 긴 탓이 아니더라도 삶을 관조하는 태도 같은 것에서 다른 점이 있으리라.

나는 내 손바닥은 보았다. 이전 회차의 자잘한 상처나 단련의 흔적은 없다.

다시 조금씩 굳은살이 잡히고는 있다지만 이건 새로운 나지 과거에 존재했던 수많은 내가 아니다.

나이를 먹어도 되돌아간다. 정신이야 어쨌건 육체의 나이에 어느 정도 잡아끌리게 마련이다.

어찌 보면 25+97세가 아니라 그냥 좀 오래 산 청년에 불과한지도.

내가 겪은 세월은 치열한 전장이었지 사회가 아니었다.

거기서 오는 차이일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거나 말거나 뱀들은 줄기차게 날아든다.

붉은 뱀과 푸른 뱀은 최대한 많이 잡아두어야 한다.

꼬마 마법사에게 끊임없는 탐색을 요구했다.

솔직히 큰 기대는 안 했는데 난전의 와중에도 집중력이 좋다. 지능 스탯 몰빵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노인이 뱀 대가리에 박혀 있는 보석을 뽑는다.

보석이라곤 해도 색이 있을 뿐인 돌멩이 같기도 하다.

주먹만 한 게 잘도 두개골에 박혀 있다.

"슬슬 때로군."

피라미드를 박살 내고 머리를 치켜든 케찰코아틀이 포효하기 시작했다.

저것도 일단은 카크리쉬처럼 봉인되어 있던 괴물인지라, 처음부터 제힘을 내지는 못한다.

잠에서 깨어나 어안이 벙벙한 상태다.

일종의 타임어택인 셈이다. 시간 내에 잡지 못하면 전멸한다.

키이이이익!

대기가 떨린다.

뱀도 파충류다.

그리고 이 게임의 거대 괴수들은 대체로 용의 근연종이다.

일단 신이라고까지 불릴 만한 신화적인 괴물이 당연히 탑재하고 있는 기능이 있다.

공기가 빨려 들어간다. 그리폰 때와는 차원이 다른 폐활량이다.

고정되어 있는 것은 탑과 이어진 가장자리의 파편들이다.

안쪽으로 갈수록 제자리에 있지 않고 공전하며 움직이는 파편들이 늘어난다.

그중 몇몇 파편은 흡입력을 이기지 못하고 중심의 보스에게 끌려들어 가기 시작했다.

거대한 뱀은 돌조각을 조금 들이켜도 숨이 막히진 않는 모양이다.

나는 노인과 마법사를 데리고 얼른 지나가던 파편에 올라탔다.

마법사는 점프력도 팔힘도 없어서 억지로 끌어올려 줘야 했다.

"숙여. 숙여."

각도가 괜찮은 파편 뒤에 숨어야 한다.

번쩍하고 하늘이 갈라졌다.

명확한 의지를 지닌 파괴의 불길이 세상을 휩쓴다. 너무 달아오른 그 빛은 불이라기보다는 광선에 가까웠다.

멀리서 다가오던 먹구름이 스쳐 지나간 빛기둥에 산산이 조각나 스러진다.

180도 정도를 휩쓸고 나서야 거대한 깃털 달린 뱀이 내뿜던 브레스가 잦아들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대기가 울린다.

다음번은 반대편이다.

파편들은 뜨겁게 달아올랐으나 부서지지는 않았다.

애초에 저걸 봉인하고 있던 구조물이니 당연하다.

노인도 마법사도 케찰코아틀을 보는 것이 처음은 아닌 듯 익숙해 보였다.

이런 패턴들 또한 처음 본다면 죽는다.

미궁은 결코 상태창 같이 친절한 방식으로 해법을 제시하진 않는다.

그저 무수한 회차들 속에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고참들의 친절이 모여 이루어질 뿐이다.

미궁에서 정보보다 중요한 힘은 없다.

미리 조금 힐링 포션을 입에 머금었다.

노인과 마법사도 그렇게 시켰다.

의아한 눈치기에 설명했다.

"지금은 인원이 적으니 빨리빨리 해야 해. 달궈진 돌이 식기를 기다릴 수는 없어."

두 사람의 낯빛이 어두워졌다.

* * *

소녀는 공략의 주축 중 하나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아저씨가 소녀에게 준 가장 중요한 임무는 ‘블랑쉐’라는 고정 NPC가 무엇을 하는지 지켜보기였다.

스탯과 장비 격차가 너무 심하기에 감당할 수 있는 다른 유배자가 없는 탓이다.

그나마 살아 도망칠 수 있는 게 소녀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절대 죽으면 안 된다고 두 손을 꼭 붙잡고 말하는 아저씨의 표정은 진지했다.

먼저 손을 붙잡히는 기분은 썩 괜찮았다.

죽으면 안 되는 거지. 맞아.

언니는 좋은 곳에 갔을까?

제일 친했던 형제자매였다. 공식적으로는 실종이지만 그건 사망의 다른 말이다.

소녀는 아저씨의 당부대로 블랑쉐를 발견하고, 상당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뱀들은 근처에 다가가기만 해도 사라진다.

무엇을 하는지 처음에는 잘 알 수 없었다.

조금 더 자세히 보니 뭔가 얇은 와이어 같은 게 뱀들을 척살 중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저 몸에 딱 달라붙는 슈트에는 이상한 기능이 많은 듯했다.

가끔 신발에서도 뭔가 발사되어 뱀을 토막 낸다.

마치 영화 같다. 멋있다!

그러면서 그냥 소총이라기엔 조금 길고 미래적인 디자인의 총기도 한 자루 등에 메고 있다.

허리춤에는 권총 비슷한 것이 두 정.

아저씨는 절대로 시비는 털지 말라고 했다.

그리고 그 시비의 기준이 좀 남다른 여자라 그냥 근처도 가지 말라고.

혹여 적대하게 되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치라고까지 말한다.

이렇게까지 말하면 호기심이 생기긴 한다.

물론 아저씨의 당부를 어길 생각은 없다.

여신이 조금 걱정스레 말했다.

「진짜 근처도 가지 마라. 죽는다. 그 녀석이 뭐라고 말을 해뒀을지는 몰라도 저 개차반이 얌전한 것만 해도 기적이야.」

‘원래 같으면 어떤데요?’

「인원 체크가 끝나는 순간 이 층의 모든 사람이 죽었을 거다. 저 녀석은 왕국에 가기 전까진 그냥 다 죽여버리면서 다니는 미치광이야.」

정말 오싹한 언니네.

* * *

당연하지만 사냥꾼은 케찰코아틀을 잘 알고 있었다.

저층에서 꽤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케이스라 아래 구간 경우의 수는 빠삭하다.

여신에 따르면 이미 막내를 데리고 있는 여궁수와 합류한 모양이었다.

"이 정도면 각도가 예쁘군."

나는 붉은 보석 하나를 꺼내 들었다.

아직 달궈져 뜨거운 바닥에 신발 바닥이 녹는다.

발바닥도 타들어 간다.

입에 머금은 힐링 포션 덕에 바로 회복은 되고 있다.

공중을 제멋대로 부유하고 있는 파편들 중에선 홈이 있는 것들이 있다.

잡졸 뱀들의 머리에 박힌 보석이 꼭 맞게 들어간다.

나는 먼저 사냥꾼에게 푸른 보석을 꽂으라고 신호했다.

보스를 중심으로 정 반대편에 있다.

「신을 무전기로 쓰다니.」

‘혼돈이시여, 저는 재료만 있다면 근사한 사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요즘 단 게 그립지 않으십니까.’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

여신이 저쪽에서 푸른 보석을 홈에 끼웠음을 알려왔다.

나는 붉은 보석을 홈에 끼웠다.

그리고 즉시 뛰어올라 [대시]를 사용했다.

충격파마저 일 듯 엄청난 압력이 퍼져나간다.

붉은 보석이 끼워진 파편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발사되었다.

반대편에선 푸른 보석의 파편이 날아든다.

이건 일종의 자석 같은 것이다.

홈에 서로 다른 보석을 끼워 넣는 순간 무지막지한 인력이 두 파편 사이에 작용한다.

각도가 아주 중요하다.

눈으로도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의 속도로 움직이는 파편들이 서로 만났다.

그 사이에는 케찰코아틀의 육신이 있다.

모골이 송연한 폭음이 터져 나오고.

브레스를 내뿜고 지쳐서 숨을 몰아쉬던 뱀이 끔찍한 비명을 내질렀다.

쌍둥이 타워만큼이나 거대한 괴수가 온몸을 비틀며 괴로워하는 건 대단한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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