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겜에 갇힌 고인물 51화
7층 - Lv. 32 평범한 유배자들(2)
옛말에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나온다고 했다.
미궁의 어른은 고참 유배자들이다.
대부분의 유배자들은 유배 생활 초기에 아무것도 모른 채 죽음만 끊임없이 반복한다.
어떻게 2층으로 넘어가도 갑자기 생전 본 적 없는 몬스터와 싸움을 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다.
그렇게 온갖 종류의 죽음에 익숙해지다 보면 운이 좋게 친절한 선배를 만나게 된다.
비교적 저년차에는 아직 인간성을 버리지도 않았고 성선설을 믿는 유배자들도 많다.
그들은 뉴비를 이끌고 가르치려고 한다.
참 좋은 사람들이다.
나도 내 게임 지식을 바탕으로 처음 1년 정도는 그런 성향을 유지했던 것 같다.
그런 선량한 선배들이 뉴비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것.
미궁에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이다.
파티 인원수가 그중 하나다.
게임 시절에는 당연히 있어야 하는 제한이었다.
동료를 만들기 힘든 것도 아니니 그냥 아무 NPC나 닥치는 대로 파티원으로 만든다.
짝수 층이고 뭐고 인해전술 앞에선 장사가 없다. 그냥 민다.
동료가 죽었다!
손해가 아니다.
그 녀석의 장비는 이제 제겁니다.
게임 극초반에 저런 플레이가 성행했다.
개발자들은 긴급 패치를 단행했고, 파티 인원수에 맞춰 난이도에 차등을 두었다.
그 난이도 구간이 1~4인, 5~9인이다.
난이도는 꽤 많이 오르는데 보상은 크게 안 오른다.
별로 좋을 게 없다.
4층의 바르바로이도 프로방스 때문에 5인 판정이라 나온 감이 있다.
이겨냈으니 망정이지.
그렇게 순순히 보내주지 말고 그 층에선 좀 부려먹을걸.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컨셉 플레이가 아닌 효율 위주의 플레이는 4인 파티로 정착되었다.
그보다 적으면 클래스 배분으로 인한 파티 플레이에 문제가 있다.
4인의 제한 내에서 이상적인 파티구성을 궁리해야 한다.
초반 구간에 마법사가 드문 것은 저 이유도 있다.
어지간한 숙련 마법사가 아니라면 탐색이나 불 피우는 데는 쓸 만하지만 전투력이 미미하니 나머지 3인에게 부담이 쏠린다.
밥 먹이고 옷 입혀줘야 하는 라이터 겸 레이더를 위해 그런 위험을 감수하며 마법사를 데리고 다니는 경우는 드물다.
여궁수는 그래도 호인이다.
그러니까 지금 내 앞에 죽어 나자빠진 친구들은 처음부터 좋은 판단을 한 게 아니었다.
5인 구성의 파티라니. 할 거면 아예 9인으로 구성하는 게 더 낫다.
장비가 상태가 처참한 걸 보면 높아진 난이도에 쫓겨 허덕이며 올라왔고, 보상은 크게 따라주지 않았음이 분명했다.
심지어 그것을 다섯이서 나눠야 하니 제각각 하나씩 나사가 빠진 장비 구성이다.
"네 명이면 다 죽여야 하죠?"
"그래, 우리 중에 사망자를 만들 생각은 없어."
어른들 말을 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처음부터 4인 이상으로 파티를 구성했다가는 잘 싸워놓고도 누군가를 버려야 하는 내분이 일어난다.
파티 분위기부터 개판이 될 거다.
임시라도 목숨을 맡긴 사이여야 하는데.
일단 지금 상황을 좀 정리해 보자.
제한 인원 중 최소가 4인은 맞다. 이건 게임 때도 그랬다.
하지만 당연히 총원에 따라 유동적으로 확률은 변한다.
총원이 겨우 20인 정도라면 4인 제한도 그럴 만하다.
50인 정도여도 재수가 좀 없는 거지 그럴 수 있다.
100인이면 이게 게임이냐?
하지만 자주 게임이 아니지. 진정해.
내가 이마를 감싸고 고민하는 동안 사냥꾼이 시체를 뒤적였다.
당연하지만 별건 없다.
"무기도 온전하지 못합니다. 6층에서 굉장히 고생한 모양입니다."
"우리만 설원에서 헤맨 것도 아닐 테니 다들 고생 아니겠습니까? 형님."
막내의 말이 옳다. 신체 말단 부위에 동상의 흔적도 보인다. 얼어 죽을 위기를 여러 번 넘기며 7층에 도달했을 것이다.
숲 다음에 바로 설원 테마면 재앙이긴 하다.
저 다섯 명 전부 묘하게 저항이 소극적이었던 것은 그래서일지도 모르겠다.
망한 판 버려!
사냥꾼이 조금 있는 화살을 챙겼다.
활은 초반에 가장 훌륭한 투사 무기다.
다루기가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유배자 생활을 몇 년 하다 보면 익히게 된다.
거의 익힘 당하는 거에 가까울 정도다.
이런 친구들이라곤 해도 몇 년간 나름대로 자신을 갈고 닦았으니 활을 쓴다.
아무리 운이 중요한 미궁인들 거저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쿵! 쿠르르릉!
"심상치 않은 소리가 들리는데."
오래 살면 먼 곳에서 빙하를 두드리는 소리만 가지고도 대충 어떤 종류의 공격인지 알 수 있다.
마법이라면 원소보다는 물리적인 타격을 가하는 형태다.
마법이 아니라면 굉장히 근력이 강한 종족이다.
어찌 되었건 벌써 가슴 한구석이 쎄하게 식어가는 느낌이다.
미궁은 운빨좆망겜이다.
짝수 층도 그렇긴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홀수 층이 더 지랄 맞아진다.
유배자는 강하다.
마인드맵이 없어 불확실하고 뜬구름 잡는 방법으로 스킬을 간혹 익히게 되는 미궁의 주민들과는 다르다.
그들은 방법만 알면 좀 더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인생이 한 번뿐인 자와 여러 번인 자의 차이도 포함하여, 가면 갈수록 유배자는 강해진다.
운이 좋다면?
한동안은 거의 날로 먹을 수도 있다.
내가 1층에서 샷건을 주워다 그렇게 잘 써먹은 것처럼, 그런 행운이 좀 더 나중 층에서 일어나지 않으리란 법은 없다.
그래, 내가 아닌 누군가에게 말이지.
남의 행운은 나에게는 불행이 될 수 있다.
"좋아. 대충 작전은 짰다."
"빠르네요?"
"하루 이틀 하는 짓이겠니."
일단 숨으려고 들어온 곳에서는 빠져나가기로 했다.
평범하게라면 지구전을 해도 무방하겠지만 심상치 않은 소리가 내 생각을 바꾸었다.
또다시 어디선가 강력한 물리력이 행사되는 소리가 들려온다.
"거인…… 은 아무리 그래도 아니겠고. 트롤? 오우거 정도의 힘은 아닌데."
사냥꾼이 그 말에 상황을 파악한다.
"벌써 종족을 바꾼 유배자가 있으리라 보시는 겁니까?"
"그런 것 같아. 트롤이 제일 유력해 보이는데."
트롤 카드는 멍청해지는 것만 감수한다면 아주 고성능의 카드지만, 그런 패널티 덕인지 꽤 잘 나온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이 시점에서 종족 카드가 있다?
‘운이 좋군’이라기엔 카드가 등장하는 인카운터는 확률이 너무 낮다.
보스전의 히든 던전을 알고 있다고 보는 게 좋다.
물론 그저 친절한 고참에게 들어서 아는 수도 있다.
혹은 보스전에서 고참이 무언가 하는 것을 보아 알 수도 있다.
대다수는 모르겠지만 정보는 원래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줄수록 알음알음 어딘가로 새어나간다.
그렇다 한들 그걸 해낼 능력이 있다면 70년급 까마득한 고참은 아니더라도 왕국 이전에서 괴물 같은 고참이라 불리는 30년 차 이상일 확률이 농후하다.
그것도 아니라면 고정 네임드 유배자.
블랑쉐는 아니겠고, 물론 그만큼 강력한 네임드도 드물지만.
단순히 연차가 높아 노련한 설정의 고정 네임드는 적지 않게 존재한다.
뭐가 되었건 좋은 일은 아니다.
그렇게 걷는 와중 사냥꾼이 갑자기 화살을 쏘았다.
윽하는 소리와 함께 얼음 통로에서 누군가가 쓰러진다.
푸르스름한 얼음에 붉고 뜨거운 피는 선명하게 흘러내린다.
이런 깨끗한 맵에선 피를 흘리며 추격을 뿌리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소녀가 어쩐 일인지 앞으로 돌격하지 않았다. 잘한 일이다.
나도 막내에게 방패를 세우고 천천히 전진하라 지시했다.
모퉁이를 돌 때까지도 별다른 저항은 없다. 핏자국만 남아 있다.
혼자? 벌써?
그때 열매가 하나 굴러온다. 회색이다.
빠르게 판단한다.
식별하지 못한 열매지만 칼집이 나 있다.
폭발 열매는 보라색이다. 그건 아니다.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열매라면, 연막인가?
여유시간이 될 때마다 전투 시의 의사 전달을 연습시켰다.
내 손동작만으로도 사냥꾼과 소녀는 알아듣고 물러난다.
막내는 등을 두드리는 리듬으로 지시를 받는다.
연막이 터졌다.
본래라면 살상력이 없지만 이런 좁은 공간에선 질식을 유발한다.
"이 길로는 못 지나가겠군."
막내에겐 방패를 내리지 말라고 했다.
질식을 감수하고 저 길을 지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하지만 단순히 도주를 위해서 저걸 던졌을까?
때맞춰 엄습해 오는 약간 오싹한 느낌.
마력의 파장이 내 몸을 지나간다. 소녀도 느꼈는지 몸을 움찔한다.
이어지는 어딘가 뾰족한 감각. 무언가가 당장에라도 내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는 육감의 경고.
그래, 총구를 눈앞에 둔 그런 느낌?
폭음이 터져 나왔다.
좁은 곳이라 통로를 따라 반사되며 귓가를 헤집어놓는다.
막내가 비틀비틀 물러났다. 방패에 불꽃이 튄다.
연속되는 사격음.
총기가 충격적인 것은 꼭 몬스터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이런 좁은 곳에서 예상치 못한 폭음은 의사소통의 단절을 만든다.
나는 소리치는 대신 손짓했다.
막내의 방어력을 믿고 전진하는 것도 좋지만 완전히 매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여기선 일단 물러나야 한다.
방패는 제 역할을 해내었다.
3점사로 끊임없이 발사되는 소총탄을 제대로 막아낸다.
한참을 물러서자 저쪽도 연막을 건너오진 않았다.
다시 한번 마력 탐지가 퍼져나간다.
나는 마주 탐지를 걸었다.
퍼져나가는 마력의 동심원이 서로 만나 상쇄된다.
수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마법사를 육성하는 파티가 존재하는 이유.
마력 탐지로 인한 대인전에서의 이점 때문이다.
올라간 스탯 덕에 다들 이명으로부터의 회복이 빨랐다.
"계속 물러나. 넓은 곳이면 몰라도 자동 소총을 가진 파티와 여기서 싸우는 건 무리다."
마력 탐지를 상쇄하는 걸 보여줬으니 이쪽에도 마법사가 있음을 알 것이다.
저층의 마법사는 오로지 PVP용이다.
마법사가 있다는 것 자체가 대인전을 염두에 뒀음을 뜻한다.
"후, 봐둔 다른 통로로 가야겠군. 서둘러야 할 것 같다."
무언가 쪼개지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어떤 녀석이 트롤인진 모르겠지만 빙하를 쪼개버릴 생각인가?
빨리 넘어가려면 좋은 생각이다.
수몰시켜버리면 빠르게 줄어든다.
맵의 크기를 생각하자.
상당히 컸다.
20명 정원이었다면 벌써 사람을 이렇게 만난 것도 좀 이상하다.
더 많다.
하물며 바깥에서 빙하를 쪼개버려 사람을 줄일 생각을 했다?
100명이라고 보는 게 옳다.
이게 게임이냐.
* * *
마력 탐지가 몇 번이고 지나간다.
대체 PVP 파티가 몇인지 알 수 없다.
탐지를 상쇄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도핑이 없더라도 지금 내 마법적 능력치는 이 층의 그 어떤 마법사보다 뛰어나다.
나는 초기 스탯만 보고 고르라면 마법사 이외의 선택지가 없는 캐릭터다.
막내가 방패를 가로로 잡았다.
자신의 몸 전체를 보호하기보단 긴급 시에 자신은 노출되더라도 방패로 커버하기 위한 자세다.
가르친 대로 각이 잡혀 있다.
사냥꾼은 막내의 바로 뒤에 붙어서 움직인다.
좁은 곳에서의 대인전은 투사 무기를 이길 수 없다.
소녀가 실로 드물게 포션 병을 들고 회복 요원으로서 대기 중.
PVP층엔 샘이 나오지 않는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여벌 목숨이다. 결코 남용할 수 없다.
통로의 끝이 보였다.
"다시 들어가!"
화살이 날아왔다. 익숙한 번개가 끝에서 튄다.
잠시 후 내려치는 번개. 얼음은 부도체다.
번개 화살 수준의 전격은 주변에 여파를 미치지 못했다.
다시 들어오기 전에 공격의 방향은 눈에 새겼다.
궁수 둘, 마법사 하나. 그리고 그들을 보호하는 전사.
"준비."
소녀는 곧바로 병을 집어넣고 고개를 끄덕인다.
막내와 사냥꾼은 뒤따라 돌입할 준비를 한다.
이런 경우에는 탱커를 앞세울 수 없다.
강한 마법 저항력을 확보하지 못한 타이밍이다. 막내에게 피해가 너무 크다.
게다가 전기는 몸을 순간이나마 마비시킨다.
소녀는 1층에서 했던 묘기를 재현했다.
매복한 화망을 앞에 두고 오히려 예상치 못할 수준의 과감한 앞 [대시].
그때 다른 점이 있다면 나 역시 소녀 못지않게 빠르다는 것 정도.
유령처럼 새어나간 소녀를 상대의 궁수는 제대로 포착하지 못했다.
사냥꾼이 피식하는 소리가 어렴풋이 들렸다.
이전에 자신이 당했던 장면이 생각나는 것일까? 어처구니없는 정면 돌격이지만, 그렇기에 통한다.
적들은 소녀를 포착하지 못했으나 나는 포착할 수 있다.
의도다.
화살이 날아온다.
양손의 손가락을 튀긴다. 그 끝에 맺히는 작은 번개.
오른손의 번개는 즉각적이며 파괴적이다.
히트스캔이나 다름없는 속도로 [라이트닝 볼트]의 전격이 내달린다.
날아오던 화살을 격추.
이쪽을 보고 있던 궁수가 인상을 찌푸린다.
다른 쪽을 겨누던 녀석이 서둘러 활을 겨누지만.
왼손의 번개가 도착했다. 유의미한 대미지는 아니지만 조준을 흩트리는 타격이다.
그리고, 소녀가 도착했다.
10연속 [대시]쯤 되면 비행과도 큰 차이는 없어진다.
저런 괴물 같은 체력이니 가능한 반칙이다.
* * *
소녀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왜 그래?"
"뭔가, 조금 그래서요."
놀랍게도 죽은 이가 없었다. 소녀는 정확한 힘 배분으로 셋을 모두 기절시켰다.
남은 전사는 소녀와 한 합도 제대로 겨루지 못했다.
실력을 떠나 장비 차이부터가 현격하다.
전사는 파티의 주축이 아니었던 모양인지 아직도 바깥 세계의 일상복을 입고 있다.
뭐 패딩이라 따뜻해 보이긴 하지만.
"젠장. 죽여."
나는 그 말대로 해주었다.
푹 꼬꾸라진다.
뜻밖의 일인데 제대로 된 패딩은 당연히 중세의 방한복보다 따뜻하다.
대체 뭘 하다가 유배자가 된 것일까?
이걸 7층까지 무사히 챙겨온 것도 굉장한데?
"입을래?"
"아니요. 마법이 걸려 있어서 춥지가 않아요."
"역시 [추위 저항] 아깝지?"
"그러게요."
소녀가 묘하게 힘이 없었다.
이유가 뭘까.
우선은 눈앞의 상황에 집중하자.
사냥꾼은 특수 화살을 구했음에 기뻐했다.
"이게 없으면 영 허전합니다."
화살에 대한 묘한 집착도 본인이 마법에 놀라울 정도로 재능이 없었던 덕인가 싶다.
그렇다면 순수 레인저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고급 화살뿐이니까.
"이 녀석들 운이 아주 좋은 녀석들인 것 같은데?"
마법사는 그럴싸한 지팡이도 하나 가지고 있었다.
게임 시절의 아이템 등급으로는 겨우 파란 글씨의 매직 아이템 정도일까?
액티브 마법이 아니라 패시브만 몇 개 찍어두고 생으로 마법을 구사 중인 내 입장에선 이것도 감지덕지다.
다시 한번 어디선가 마력 탐지의 동심원이 퍼져온다.
전투의 소음도 들려온다.
아련하게 들려오는 쿵하는 소리.
그리고 비명.
여신께서 오랜만에 신언을 내리셨다.
「트롤이 아닌 거 같은데?」
나는 순간적으로 멈칫했다. 내가 그렇게 판단할 수 있는 근거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여신님 또한 신좌에 도달한 유배자.
‘이유를 들을 수 있겠습니까?’
「신이 현장에 있는 유배자보다 먼저 감지할 수 있는 종족이 뭐가 있겠어?」
있다. 신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두 종족.
‘천사나…… 악마군요.’
「누군지 몰라도 그걸 뽑았다니. 이거 진짜로 게임이 아닌 거 같긴 한데?」
그 말씀대로다. 타인의 행운이 내게는 불행이 될 수 있다.
5층에서 보스 배 갈라서 그런 게 나올 확률?
당연하지만 고위 종족으로 취급받는 것들은 극히 낮은 확률이 책정되어 있다.
0.075%였던가.
그럼에도 누군가는 그걸 해내는 것이 확률이다.
이게!
게임!
이냐!
부러워 죽겠네. 난 97년을 구르고도 왕국 이전에선 한 번도 못 뽑아봤는데.
저런 확률을 뚫는다면 그 회차는 날로 먹는 것이다.
왕국 프리패스권이나 다름없다.
왕국 이전의 그 무엇도 저런 고위 종족을 막지 못한다.
그렇다.
내가 이 층에 오지만 않았다면 말이다.
"아저씨, 저기 뭔가 깃털이 날리는 게 보이는데요? 여기 새도 사나요?"
천사인가.
4인 제한을 원망하게 만들어야겠군.
일단은 선빵이다.
싸움은 언제나 선빵필승인 법.
거기에 천사의 깃털은 아주 귀중한 재료다.
파티원으로 만들 수 없으니 죽어서 옷이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