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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겜에 갇힌 고인물-61화 (61/563)

망겜에 갇힌 고인물 61화

8층 - Lv. 159 여단 본부(6)

영주는 배 나온 중년인이었다. 심약해 보이는 인상이지만 판단력도 흐리지는 않았다.

맹장은 아닐지언정 덕장은 되리라.

그는 아주 짧고 간결하게 우리 파티에게 많은 보상을 약속했다.

도리어 금전적인 보상만으로 내가 만족하자 의아해할 정도였다.

"당신들 유배자들은 아주 욕심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사람 나름 아니겠습니까?"

시간의 신전을 발견하거나 시간의 신도가 되는 것이 아니라면 대륙의 어느 시점에 떨어질지는 자유롭게 정할 수 없다.

그나마 왕국 이후에는 어느 정도 보고 들어갈 수는 있다.

이 대륙에 생겨난 유배자에 대한 인식은 유배자들 입장에서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먼 과거의 짝수 층, 혹은 조금 과거의 짝수 층에 떨어진 자들이 부린 패악질이 지금까지 길이 남아 전해져 오는 것이다.

어느 회차에나 대륙의 유배자에 대한 인식은 그 나물에 그 밥인 걸 보면 이런 현상은 나아지기 힘들 것이다.

영주와 접견하고 나오는 길에 소녀에게 그런 설명을 했다.

"아저씨는 꽤나 특이한 건가요?"

"그렇지. 사실 유배자 오래할 수록 느껴. 아니, 그냥 그럴 수밖에 없게 되어버려. 저들을 일개 NPC로 보는 게 아니라 사람으로 대하고 신뢰를 쌓고 유대관계를 만드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거든."

이번 일도 그렇다. 우리 파티가 충분히 인상적인 활약을 한다면 저 배불뚝이 영주의 기억에 길이 남으리라.

혹은 그냥 이 전투 자체가 음유시인들이 노래하는 전설로 남을지도 모른다.

그 상황에서 좀 더 미래로 시간이 튀어버린 짝수 층에 떨어진다면. 나는 이 성을 구한 전설의 영웅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관계 구축은 그래서 아주 중요하다. 서서히 구르고 별 볼일 없어 보이는 스노우볼이지만 어느 순간 도움이 될 때가 온다.

꽃잎 요정으로서 요정 제국을 다시 세웠던 시절의 나는 정말로 설화 속에 전해 내려오는 영웅이었다.

어느 시대의 요정과 만나도 그들은 나를 섬겼다.

그들의 전설 속의 나는 위기가 닥친다면 나타나 요정을 구원하는 수호신 같은 존재로 남아 있었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일이지만 우호도가 최대치를 뚫고 있는 팩션을 내가 버릴 리도 없으니 계속하여 그런 관계를 유지했다.

어딘가에서 베푼 작은 호의가 나중에 어떻게 돌아올지는 모를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오히려 유배자보다 NPC인 대륙의 주민들에게 더 잘 보일 필요가 있다.

"오……."

"왜? 그 불길한 말꼬리 늘어뜨리기는 뭐냐."

"아뇨, 사실 좀 과하게 날뛰었나 싶어서. 본 사람 중 몇 명이 저를 좀 무서워하는 것 같더라고요."

무섭긴 하겠지. 같은 인간으로 보이기나 할까? 오우거랑 팔씨름도 할 것 같은데.

"아니, 오우거한테는 지죠. 저는 연약한 여고생인걸요."

"얼씨구."

뭐 그래도 약간의 공포를 사는 것은 나쁘지 않다.

우리 파티는 지금 상태로도 충분히 개성적이니까 강렬한 인상만 남겨두면 된다.

우군이 확실하다는 인상을 주면서 말이다.

"노력할게요!"

"그래그래. 착하지."

아까 의문의 몸통박치기를 맞았는데 그때 진짜로 갈비뼈가 나가는 바람에 힐링 포션을 좀 소비했다.

많이는 아니지만 아깝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순수하게 걱정이었기 때문에 뭐라 그러지도 못하겠고.

* * *

그 이야기에 관해 사냥꾼이 대표로 나에게 전달했다.

좀 더 파티원을 믿고 신뢰해달라는 요청에 가까운 말이었다.

나는…….

"자, 준비하시고."

"왜 일이 이렇게 되는 겐가?"

"선배님, 거 고참 유배자의 힘을 좀 보여주시죠."

왕국쯤 가보면 알 수 있다. 하이랭커거나, 랭커급의 고참 유배자는 왕국에 막 진입해도 짬이 안 되는 유배자 정도는 쉽게 제압한다.

사냥꾼조차도 왕국에 도달한 적이 없으니 모를 만도 하다. 내 생각이 조금 짧았다.

요정 마법사는 고개를 흔들면서도 잠깐 어울려주기로 했다.

소녀가 [대시]를 동반하여 돌진한다.

섬광과도 같은 찌르기는 정상적으로는 반응하기도 쉽지 않다.

파공음이 늦게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통상적인 레벨에서는 알고도 대응할 수 없는 수준의 폭력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한 번도 유효타를 먹인 적이 없는 공격이기도 하다.

나만큼 근접전의 소양이 없는 요정 마법사는 태연하게 한쪽 팔을 내주며 마법을 구현했다.

소녀는 급소가 아닌 곳을 그대로 찔러 버리려고 했으나 요정 마법사의 팔이 박살 나며 생긴 아주 약간의 딜레이가 마법의 구현을 막지 못했다.

박살 난 팔에서 번개가 친다.

소녀의 몸에서 전격과 연기가 피어오른다.

근육이 통제를 벗어나자 관성에 의해 이루어지는 돌진은 무의미해졌다.

요정 마법사는 크게 힘들이지 않고 중력 마법을 응용하여 물리적 충격을 무효화했다.

그리고 그대로 속박마법 [바인드].

소녀가 순간적인 감전으로 인한 상태이상에서 벗어나자 이미 승부는 결정된 후였다.

"봤지?"

"이게 뭐죠?"

소녀가 얼얼한 입술을 오물거리며 말한다.

요정 마법사가 박살이 난 팔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아프긴 하군. 저 아가씨는 정말 대단하긴 한데? 기습이라면 반드시 통할 거야."

"달리 말하면 기습이 아니면 절대로 안 통하죠."

"그렇지."

사냥꾼과 막내가 눈만 껌뻑이며 입을 벌렸다.

요정 마법사가 부연한다.

"마법을 너무 모르는군. 어떤 종류의 마법이 존재하고 어떤 응용이 가능한지도 잘 몰라. 방금 같은 경우라면 차라리 지그재그로 움직이며 교란하는 게 더 나았을 거야."

"하지만 결국 접근은 해야 하고, 번개 원소에 당했겠죠."

"근접이면 발동 딜레이가 아예 없으니 어쩔 수 없지. 본래 번개가 모든 전사들의 적 아니겠나."

소녀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어, 저기 한 번 더 해봐도 되나요?"

요정 마법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번의 추가 시도 끝에 소녀는 완전한 항복을 선언했다.

그 말대로 지그재그로도 움직여보고, 페이크도 줘보고, 전격의 범위에 들지 않기 위해 초인적인 반응속도의 회피도 보여줬으나 결국은 모두 제압당했다.

소녀는 이제 다른 것을 궁금해 했다.

"고참 전사분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순수 마법사에 가깝고, 숙련도 역시 순수한 마법사로서만 쌓아 올린 요정 마법사가 상대였기에 제기하는 의문이다.

여신이 모두에게 들리도록 신언을 내린다.

「흠, 뭐 내가 한 인간 50레벨 정도만 되어도 코 후비며 제압하겠거니 싶은데.」

그 말에 동의하며 롱소드를 뽑아 들었다.

소녀에게 손을 내밀고 까딱.

"덤벼."

"에에엑."

그런 소리를 냈지만 소녀는 그래도 덤볐다.

지금까지의 대련은 같은 암살자로서 상대해 줬다.

전사로서는 처음이다.

나는 흘리고 카운터를 먹이거나 애초부터 호흡을 빼앗은 게 아니라 모든 공격을 기다렸다 쳐내고 방어하고 버텨내었다.

"와 진짜! 왜 내가 더 빠른데 유효타가 안 들어가는 거지? 저 너무너무 화가 나요."

"동작이 너무 뻔하다…… 고 하면 너무한 소리지. 체계는 잡혀 있으니까."

이건 조금 다른 문제다. 모든 고참 유배자는 기본적으로 신체를 다루는 데 있어서 달인을 넘어선 무언가가 된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천재라고 해야 할까?

미궁의 스탯이란 건, 아무리 쌓여도 종족 자체를 초월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종족으로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의 내에서 한없이 단련된 초인으로 만들어준다.

힘의 근력과 체력 보정, 민첩의 정밀동작 보정, 지능의 정신력 보정에 의한 침착함과 사고력.

그 결과는 뭐라고 해야 할까? 무술의 달인? 그것도 바깥세상이라면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수준의 달인이 탄생한다.

그래봐야 트롤과 팔씨름을 해서 이길 수는 없겠지만, 트롤의 주먹질을 받아내고 흘릴 수 있다.

레벨이 수천에 달하는 수준의 경험을 해본 적이 있다면 그런 달인이 되어본 적이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기억만큼은 죽어서 돌아가도 남는다.

"보통은 힘 스탯이 문제야. 그건 진짜 하나도 안 남거든."

"하지만 민첩이나 지능에 의한 보정은 후천적인 학습이 아주 안 되지는 않는 스탯이지."

이른바, 달인이 되어본 경험이다.

그래도 그게 전부는 또 아니다. 말은 바로 해야 하니까 묻는다.

"거기에 너는 죽어본 적도 없잖아?"

"네에……."

그것도 큰 차이다. 목숨을 내버리며 몸에 배는 기술과 목숨을 지키며 몸에 배는 기술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고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아. 그냥 짜증나 하는 거지. 너는 어때?"

소녀는 조금 고민하더니 아주 솔직하게 대답했다.

"무서워요."

"그래, 그게 정상이야. 사냥꾼도 사실 큰 차이는 없을걸?"

사냥꾼이 신음을 흘린다. 그래도 대답한다.

"그렇습니다."

"공포가 짜증으로 변하려면 엄청 오래 걸리더라고. 단순히 많이 죽는 걸로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야.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하지. 마음의 문제라고 생각해."

유배자에게 주어진 시간제한은 주관적으로 보내온 시간이다.

아무리 제멋대로 시간이 뒤틀리더라도 온전히 미궁에서 고통받고, 괴로워하고, 지쳐 하며 보내온 세월.

바로 그 자체를 나타내는 지표다.

"그래서 고참이 대우받는 거야. 왕국에 가보면 튜토리얼이 뱉어내는 70년 차, 60년 차들을 보면서 알게 되는 거지. 그래도 안 가봤으면 모를 수 있어."

"끌끌, 그렇지. 처음엔 아주 컬쳐 쇼크니까."

「아주 귀여운 꼬꼬마들이로다.」

여신도 즐거워하며 맞장구친다. 그 어느 때보다 병아리들을 보는 기분일 것이다.

소녀는 완전히 의기소침해졌다.

"저 그럼 사냥꾼 아저씨랑 막내 아저씨랑 다 같이 덤벼도 못 이기겠죠?"

"좀 다치긴 하겠지."

"나는 마법사라 팔다리 정도는 버려도 된다네."

이게 또 문제다. 죽지만 않으면 힐링 포션이 동나는 그 순간까지 유배자는 불사다.

빈사로 죽지 않고 사는 선을 아는 것은 정말 감각의 영역이다.

그리고 이 감각은 엄청나게 죽어봐야 길러진다. 연차가 낮으면 어디까지 몸으로 때워야 하는지 잘 모를 수밖에 없다.

미궁이 아니라면 도대체 어디서 죽음의 감각을 기르겠는가. 바깥에서는 한 번 죽으면 끝인데.

그러니 능력치와 장비가 말 같지도 않은 수준으로 차이 나는 게 아니라면.

고참은 유배자끼리의 대인전에서 무적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소녀가 완전히 시무룩해져 ‘나 쓸모없어.’ 같은 소리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이런, 기를 너무 죽여 놨나? 왕국에 도달한 이후에나 이런 걸 가르치려고 했는데.

가서 등을 토닥여주며 말했다.

"그래도 말이야. 밖에 저 시끄러운 녀석들 중에선 그런 놈이 없어."

소녀가 눈물을 닦으며 물었다.

"거기선 안 지겠죠?"

"네임드 대주술사는 좀 조심하고. 트동트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으으으."

"아니, 지금이면 트동트도 할 만할 거야. 진정해."

어르고 달래는 동안 먼동이 터오기 시작했다.

묘하게 여유로운 우리를 멀리서 지켜보던 문관이 표정이 다채롭다.

처음에는 의아해하더니 어느 순간 분노했고, 체념했다. 그다음은 공포다.

저들은 목숨이 하나뿐이다.

유배자는 100년이 지나야 다시 알게 될 그 심정이다.

"아니, 잠깐만. 생각해 보니 나는 이제 죽으면 끝인데, 저 아가씨 상대하다 실수해서 죽었으면 어쩔 뻔했나."

요정 마법사가 이제야 깨닫고 내게 투덜거렸다. 봐라, 일정 수준 이상의 고참에게 죽음이란 이런 인식에 불과하다.

잊을 수도 있다.

"그럼 유배자 생활 헛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냥 죽어야죠."

"남의 목숨이라고 너무한 것 아닌가. 허허."

* * *

안타깝지만 유배자되는 입장에서, 제아무리 중요한 [종족 메인스트림]이 걸려 있다고 한들 전쟁 또한 남의 일이긴 마찬가지다.

대륙은 어디까지나 파밍 장소일 뿐이다.

정 안 된다면 다른 서버도 있다.

나조차도 그렇게 생각하고 말아버리니 대륙의 주민들은 유배자를 좋아할 수 없는지도 모르겠다.

진짜로 내 목숨이 걸린 것이 아니라면 지키는데도 필사적일 수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처음 동문 수비대장의 반응은 꽤나 정확한 것이었다. 유배자는 믿을 것이 못 된다.

그는 차출되어 명목상 우리 파티를 지휘하게 되었다.

"그, 뭐. 아무튼 알아서들 하시겠지. 나는 간섭하지 않을 생각이오."

귓속말로 속삭이던 동문의 브레인은 알고 보니 부대장이었다. 생김새가 하도 짬이 안 느껴지는 청년이라 그리 생각하지 못했다.

그가 대신하여 쓴웃음 지으며 다가왔다.

"우리 대장님이 어릴 적 유배자에게 당한 게 많으셔서 좀 그렇습니다."

"사연 없는 사람이 이 땅에 어디 있겠습니까. 이해합니다."

솔직히 관심은 없지만 엄숙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부대장이 말한다.

"대신 저는 좋은 기억이 있습니다. 입대하기 전에는 숲에 살았거든요. 가업이 사냥꾼이었죠."

자신의 호칭이 보통 명사로 등장하자 사냥꾼이 피식했다.

저 아저씨도 보고 있으면 은근히 웃음이 헤프다.

처음에는 삭막한 중년 간지를 풍겼는데 요즘은 많이도 풀어졌다.

"가족들은 전부 야생 고블린들에게 당했지만 저만은 간신히 유배자가 구해줘 살았습니다."

이 또한 의외로 자주 있는 미담이요, 비극이다.

유배자라 해서 그럴 이유가 없는데 굳이 패악질을 부릴 필요도 없으니까.

그냥 호기심에 물었다.

"구해준 유배자들이 어떤 구성이었습니까?"

"여자 궁수와 마법사 소녀 하나, 그리고 남자 전사 둘이었군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유배자도 좋은 분들이 있다고 처음 알았거든요."

아. 이거 누군지 알겠다. 하지만 전사 둘이 살아 있었다면 5층 이전이다.

소녀도 눈치채고 속삭인다.

"그 파티 맞죠?"

"그렇겠지. 아마 그쪽에선 4층이었나 본데."

"와…… 시간이 튄다는 게 이런 거구나."

"이해한 거 아니었어?"

"실감하는 거랑은 다르죠."

"뭐, 그렇긴 하지."

부대장이 마지막으로 고개를 꾸벅 숙이며 말했다.

"간밤의 활약은 들었습니다. 부디 잘 부탁드립니다."

진심 어린 당부였다.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일이 아니라 와 닿지 않는다곤 해도 이렇게 부탁받으면 이야기가 다르다.

결국 서로의 편견이 문제인 것이다.

나가서 성벽에 자리를 잡았다.

부대장이 우리를 성문 바로 위로 인도했다. 가장 강한 전력이라 판단된 듯하다.

요정 마법사는 허허 웃으며 따라왔다.

성문 좌우로 배치되는 다른 인원들 역시 검은 후드들이다.

나이트 크로우 역시 중요한 전력이다. 국가 공인기관으로서 국방의 의무가 있었던가 보통은 그랬다.

마물 사냥꾼들이 약할 리가 없지 않은가.

폭풍울음 여단의 깃발이 휘날리고 전투의 함성이 울려 퍼진다.

신앙을 기반으로 내질러지는 저 포효들에는 실제로도 버프 효과와 적에게 디버프를 주는 효과가 있다.

요정 마법사가 목소리를 낮추곤 말했다.

"아무래도 간밤의 습격은 내가 뱀파이어들을 빼돌려서 대응이 더 늦었던 것 같네."

뜨끔해지는 소리다. 그 난리가 아니었다면 간밤에 더 많은 사람들이 살아남았을지도 모른다. 뱀파이어는 암살자와의 상성이 좋은 편이니까.

"어…… 그 클랜 인원들이, 흠. 제가 다 죽이긴 했는데 괜찮습니까?"

"어차피 뱀파이어는 클랜 마스터의 사유물 같은 거 아닌가."

"그건 그렇습니다만."

그때, 개시를 알리는 뿔 나팔 소리가 울려 퍼진다. 그린스킨의 공격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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