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겜에 갇힌 고인물 80화
8층 - Lv. 1230 대성녀(3)
교단의 얼굴 정도 되면 아무렇게나 신체 접촉을 하지는 않는다.
신과 소통을 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사실 신언을 직접 내려받는 것은 몹시 황송하면서도 드문 일이며, 메시지를 받는 것 또한 신탁을 내려받는 것이라 하여 아주 귀한 일이다.
신께 어떠한 의견을 전달하는 것은 원래라면 상당히 공을 들여야 하는 일이다.
목욕재계, 엄선된 공물을 선별, 뭐 기타 등등 예식에 더불어 신전이나 드문드문 볼 수 있는 오래된 제단을 찾아야 한다.
시성을 받아 성인으로 지정될 정도의 고위 성직자면 조금 다르다. 약식으로 성역을 만들 수도 있기에, 그 자신이 제단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나는 자연스럽게 신과의 소통을 준비하며 신성을 흩뿌리는 성녀를 말려야 했다.
"아니, 이봐 잠깐만 멈춰봐. 지금 그러면 난 타 죽을 거야."
안 그래도 해가 충분히 밝아졌다. 구름을 뚫고 희미하게나마 비치는 태양, 무수한 상징적이고도 마법적인 의미를 가진 빛은 언데드를 괴롭게 한다.
"약식으로 차리는 제단과 의식으로도 그렇습니까? 고위의 뱀파이어라면 버텨내리라 생각하는데."
"클랜 마스터가 와도 당신이 주체면 못 버틸걸?"
제대로 된 의식을 통해 신과의 대화를 나눈다면 내가 먼저 재가 되어 스러진다.
[자연의 신이 규율의 신의 까다로운 행태에 눈살을 찌푸립니다.]
규율의 신은 회차를 불문하고 그런 부분이 있다. 접미에 따라 규율이 결정되지만, 그 본질에 따라 허례허식에 더럽게 까다롭다.
신끼리의 직접적인 소통에도 대개 응하지 않는 고집불통이다.
곤란한 상황에 잠깐 동안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리던 성녀가 일어섰다.
뚱한 표정이 조금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어이가 없다는 것 같기도 하고.
볼에 살짝 바람이 들어간 것은 메이릴이라는 NPC 특유의 습관이다. 유쾌한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지.
그래선지 유난히 딱딱하게 말했다.
"어쩔 수 없군요. 신께서 허하셨습니다."
"오, 빨리해야겠는데."
성녀와 손을 맞잡는 순간 아주 그냥 치유의 샘물에 손을 담근 것 같은 고통이 밀려든다. 너무 고급스러운 신성력이라 괴롭다.
「당신같이 부정한 것에게 신언까지 내리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아, 거, 좀 빨리 좀 합시다. 말은 그렇게 해도 어차피 비즈니스 아닙니까?’
「하하하, 재밌는 발언이군요. 정말로 그걸 그렇게 일축해 버리는 유배자는 드문데. 그게 사실이라도 말이죠.」
목소리를 듣자마자 ‘아, 피곤한 신이네.’라는 생각이 먼저 밀려들어 왔다.
목소리로 보아 인간인 거 같긴 한데 가늘고 앵앵대는 목소리에, 존댓말 하는 신이라니.
규율에 금전이 달리면 당연히 그렇긴 하겠지만 나 수전노요 하고 웅변하는 듯한 태도다.
구렁이 수십 마리가 신언을 통해도 전해진다.
결코 손이 타들어 가고 있어서 이런 평가를 내리는 것이 아니다. 나는 냉정하다.
그리고 상대가 하려는 말도 이미 안다.
「제게 바라는 것이 있을 테지요.」
아, 거 참 말 더럽게 돌리네. 선제시를 박는 건 장사꾼의 기본 소양이긴 하다만서도.
‘성녀 대여 좀 합시다. 이번 층으로 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길은 확실히 뚫어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혹시 서든데스가 언제부터 시작인지 정보 있으십니까?’
혼돈의 여신은 심연이 아니라면 관측이라는 의미에서는 별로 쓸모가 없다.
자연의 신은 온 세상에 흩어진 요정들과 풀떼기들을 눈과 귀로 삼겠으나, 솔직히 그루터기 요정들은…….
숲에 처박혀서 나오질 않으니 보고 들을 것도 없다.
규율의 신은 꽤 많은 눈과 귀를 가지고 있다.
꼭 유배자의 눈이 아니더라도 신이니 어딘가 무너지기 시작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서든데스는 심연에게 바쳐지는 제물과도 같다. 서든데스로 사라지는 모든 것들은 심연으로 가라앉는다.
혹은, 서든데스라 불리는 현상 그 자체가 대신격 심연이 행사하는 권능이다.
「대가는? 성녀를 구해준 대가는 이미 당신을 구해줌으로써 상당히 소모했습니다. 부족하군요.」
접미로 붙은 금전이 꼭 ‘돈’ 그 자체를 뜻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가치’ 그 자체다.
뭐, 물질적인 가치에 엄청나게 비중을 두고 있기야 하겠다만.
내가 가진 가장 물질적으로 귀중한 것.
아카샤의 눈을 뽑아 든다.
「심연의 성물…… 아주 충분하고도 남는군요. 카크리쉬를 죽인 게 당신입니까?」
‘그렇습니다.’
「성물에 아직 한 번의 권능이 더 남았군요. 대가가 철철 남아돌 정도인 거래는 오랜만인데. 우수한 고객으로 기억해 두지요.」
‘그거 고마운 말씀이시군요. 그럼 성녀 좀 쓰겠습니다. 서든데스는 없습니까?’
와이드 맵의 피곤한 점은 이렇게 넓은데도 특별히 아주 긴 시간이 주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도리어 넓은 만큼 챙길 게 많으니 빨리 적당히 하고 꺼지라는 느낌으로 서든데스가 찾아온다.
이미 8층에 들어서고 열흘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슬슬 위험한 시기다.
가장자리부터 무너지기 시작하는 특성상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늦었을 확률이 높다.
「이 맵의 가장자리에 사는 신도의 눈으로 보건대, 심연의 기운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길어도 하루, 짧으면 당장 오늘 저녁이겠군요.」
역시 그렇다. 큰일 날 뻔했군.
한 번에 너무 많은 게 얽혀 있는 층이었다. 차근차근 정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기에 정말 어떻게든 했는데,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노파심에 알려드리자면, 계단은 제국의 도시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맵의 귀퉁이니 서둘러야겠군요.」
‘아, 그건 이미 아는데. 설마 대가에서 차감하신 건 아니시죠?’
「강매는 상도의에 어긋납니다. 그리고 인사를 해야겠지요. 감사합니다. 메이릴을 구해주셔서.」
이건 좀 의외였다. 기본적으로는 까마득한 고참인 신들은 유배자에게 이렇게 노골적인 감사를 표하는 일이 드물다. 하물며 자신의 신도조차 아닌데.
음흉한 것과는 별개로 좀 괜찮은 인물일지도 모르겠다.
신으로서 수십 수백 수천 년을 지내온 이들을 많이 보아왔는데, 신의 입장에서 저러는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대가는 반 이상 남았으니 언제건 교단으로 찾아오시길.」
‘그냥 아무 신도나 붙잡고 연락은 못 드립니까?’
「……성물을 팔아준 고객이니 그 정도 서비스는 해드리죠. 어디 가서 제가 그런다고 말하지는 마세요.」
이거 참, 이 양반도 생각보다 신좌에 저항하며 사는 신인 모양이다. 규율의 신좌가 이렇게 융통성이 넘치는 자리는 아닐 텐데.
간혹 그런 경우가 있다.
우연히 앉은 신좌가 본인의 원래 성향이랑 찰떡궁합인 경우.
원래부터 돈 좋아하고 거래 좋아하는 변태였던 것 아닐까?
규율과 금전의 신좌에서 서비스를 한다니. 꽤 고통스러울 텐데.
* * *
"어, 그거 완전 귀하고 굉장하고 중요한 거 아니었어요?"
"맞아, 그러니까 지금 팔아넘겨야지."
"암습 시에 즉사나 다름없는 효과면 후반으로 갈수록 더 좋은 효과 아니에요?"
"그렇긴 한데, 왕국 가서 무슨 현상수배범마냥 쫓겨 다닐 바에야 신께 맡겨두는 게 낫지."
"맡겨요?"
"되찾을 수 있을 거야."
"오……. 아저씨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엄밀히 따지자면 아카샤의 눈의 진정한 가치는 세 번으로 제한되는 권능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극후반으로 가면 무기를 수급하는 것도 크게 곤란해진다.
적이 강한 만큼 무기도 좋은 것을 써야 하는데 이 동네 무기는 극단적인 소모품이다.
게임 시절에도 아주 미치는 일이었다. 무게 제한이 있어서 뭘 많이 들고 다니지도 못하는데 보조 무기도 바리바리 싸 들고 다녀야 한다.
[메인 던전]은 한 번 입장하면 다시 나와 정비를 하기도 힘들어서 더욱 그렇다.
그런데 대신격의 성물에 해당하는 장비는 무기로서의 성능도 고성능일뿐더러, 내구도가 겁나게 높다.
결국 언젠가 박살 나기는 하지만 통상적인 고내구도 장비의 열 배는 되는 어마어마한 내구도는 무게 관리에 있어서도 핵심요소다.
재질이 그 뭐, 신성의 결정체던가 그랬지. 물질적인 장비가 아니니 오래 쓸 수 있나 싶기도 하고.
"단검도 다시 좀 구해야겠는데."
"이제 몇 개 안 남긴 했죠."
투검은 언제나 훌륭한 공격 수단이다. 하지만 진행도가 올라가면 갈수록 제대로 무장한 적들이 나오고, 단검을 루팅하기가 힘들어진다.
미궁은 고려할 게 참 많다.
다들 걸음걸이를 빠르게 했다.
지칠 위험도 크지만 나는 걱정하지 않았다.
9층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다. 대강의 개요는 미래에서 온 정보가 모두 알려주었다.
아무리 정보를 통해 미래가 틀어질 수 있다곤 해도 층의 내용물이 달라질 정도는 아니다.
9층은 아주 편안하다. 휴식을 취할 거라면 9층에 도달한 후에 하는 게 낫다.
등에 둘린 스카프 같은 작은 망토를 만졌다. 두 갈래로 갈라진 끝의 서늘하고 매끄러운 감촉이 손끝에 감긴다.
피를 지배하는 바르바로이의 권능.
섭취할 수 있는 혈액을 가진 적이 상대라면 무한에 가까운 유지력을 준다.
바르바로이가 사용할 때도 그런데, 내가 사용하면 어떨까?
말이 필요가 없다.
왕국에 도달하기 전의 유배자 절대다수는 인간이다.
왕국에서도 아직 인간을 버리지 못한 유배자는 많다.
상대가 인간이라면 몇천 명이 덤벼도 나 혼자 감당할 수 있다.
PVP층은 뭐가 나와도 날로 먹을 수 있다.
그 생각을 하고 구한 거지만 다음 테마부터는 PVP가 없을 거란 점이 좀 아쉽긴 하다.
일단 뭐, 규율의 신도 이게 무엇인지는 알아보지 못한 것 같으니 가만히 숨기고 있자.
단순히 걷는 것도 수십 ㎞가 되면 행군이라는 이름의 노동이 된다.
나는 뱀파이어가 되어서 육체적인 체력에 제한이 없어졌다.
소녀와 막내는 그냥 타고난 피지컬이 너무 좋다.
트동트 역시 늙었다곤 해도 오크다. 성녀는 걱정이 필요 없다.
퍼질 뻔한 것은 사냥꾼이었다.
"신성 주문에도 체력 자체를 회복시키는 방법은 없습니다."
성녀는 그렇게 선언하고는 사냥꾼을 들쳐업었다.
중년의 미국인이 수치사의 위기를 겪거나 말거나 계속해서 걸어간다.
성녀는 이 상황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내가 싫나?"
대륙 최강의 성인에게 밉보이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성녀는 아주 미묘한 표정이 되더니 역으로 물었다.
"제가 당신을 좋아할 이유가 있습니까?"
"아니, 싫어할 이유는 있어?"
"유적에서 절 죽일 뻔하지 않았습니까."
어, 그러니까. 그거 트동트를 노린 거긴 한데. 몸을 날려 지키더니 자기가 맞았었지. 척추가 절단 날 뻔했던가.
그걸 잊고 있었군!
"좋아,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성녀의 표정이 또 기괴해진다.
이젠 전쟁의 신을 버리고 임시로 혼돈의 교단에 합류한 트동트가 껄껄대며 웃는다.
"녀석아, 교인이 아닌 사람과의 교류를 더 늘려라. 다음에는 같은 일이 일어나도 다르게 말이다."
나를 대할 때와는 다르게 성녀가 아주 공손하게 트동트에게 답한다.
"그리하겠습니다."
"엄밀히 따지면 내가 널 구한 건데 정상참작은 안 되냐?"
성녀는 표정을 뚱하게 바꾸고는 나를 흘겨보았다.
입은 열지 않았다.
이런 젠장. 차라리 트동트를 공략하자.
옆으로 다가가 속삭였다.
"그러고 보니 쟤 설득은 어떻게 한 겁니까?"
이건 좀 궁금하긴 했다. 성직자라 티만 안 내지, 뒤끝이 아주 센 친구인데, 용케 다시 인간으로 돌려보냈다.
미련이 있다고 치더라도 돌아가서 어찌할지도 모를 것이며, 인간 자체가 싫게 되기도 한다.
그러니 내버려 두면 오크에 적응해버리는 것이고.
물론 트동트는 설득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방법은 좀 궁금하다.
과거의 다른 회차에서 메이릴을 만났을 때는 아주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했다. 내가 직접 하면 그런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트동트는 슬쩍 주변의 눈치를 살피더니 내게 귓속말을 했다.
성녀는 하려고 한다면 들을 수 있었겠으나 스승의 말을 엿들으려 하지 않았다.
저런 게 신기하다.
보통 성녀가 트동트에게 의존하게 되는 것까지는 사실이지만 인간으로 돌아가고 나서도 저렇게 잘 따르는 경우는 드물다.
매번 조금씩 이것저것 달라지는 게임이라곤 해도 말이다.
"오크답게 하라고 했지."
"뭔 개소립니까 그건."
오크답게? 그래 봐야 오크로서는 1년 남짓 지내지 않았나.
"다 박살 내버리고 규율의 교단을 인간의 유일한 종교로 우뚝 세우라고 했네. 투쟁과 정복. 오크답지 않은가?"
"아니……, 그거 혹시 미래의 제 의견입니까?"
아닐 거 같은데. 너무 과격하다.
"내 마음이네만."
"일이 왜 이렇게 되어가는 거지. 규율의 신께서 그걸 허가하십니까?"
"그런 것 같더군."
"아니, 이 양반 장사꾼 아니었어?"
제 신을 욕하자 성녀가 또 흘겨본다. 아이고 입조심 하자.
이례적으로 융통성이 넘치는 규율의 신과 만나니 이런 식으로 진행되기도 하는 건가?
독과점만큼 큰 이윤을 남기는 방법도 없긴 하다.
나비효과인지 뭔지가 이런 건가 싶기도 하다.
이렇게까지 독보적으로 하나의 파티만 진행 속도가 빨랐던 서버가 있었을까?
왕국의 유배자들이 미처 개입하기도 전에 대부분의 중대한 사건이 내 손에서 굴러갔다.
대개 여러 유배자 파티에 의한 복합적인 간섭에 의해 역사의 방향이 정해지는데.
순도 100% 나 혼자 굴리는 거나 다름없는 꼴이다.
이런 경험은 내 과거 회차에도 없었다.
왕국 이전에 있어서는 안 될 인카운터가 너무 많이 일어났다.
"뭐, 새로워서 좋군."
오랜만에 제대로 게임을 하는 기분이다.
게임은 즐겨야지.
그러는 동안 기나긴 행군이 끝났다. 제국의 요새와 달리 도시는 꽤나 번듯한 석조 건물들이 들어차 있다.
여전히 성벽은 없다. 싸움을 가로막는 장벽은 그린스킨에게는 필요 없는 것이다.
지금부터 성녀는 거래대로 우리 파티가 계단으로 들어갈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움직일 것이다.
"성역을 선포할 것이니 얼른 멀리 떨어지시지요."
나만 보면 눈이 가늘어진다. 이유 없이 미움받는 기분이다. 이유가 있긴 한 거 같지만 이 정도여야 하나?
조금 슬프다.
우리 일행이 충분히 멀어지고 나자 빛의 기둥이 내리꽂혔다. 사방으로 신성이 퍼져나간다.
빛의 날개를 단 대성녀 메이릴리스가 날아오른다.
도시가 시끄러워졌다. 벌써 무기를 들고 튀어나오는 녀석들도 있다.
성녀는 그대로 지상을 향해 돌격했다.
금빛 광휘가 땅에 부딪히자 폭음과 함께 대지의 구성 성분들이 하늘을 향해 날아오른다.
"우린 빨리 넘어가자고."
트동트가 근엄하게 말했다.
"설레는군. 유배자와 함께 계단을 넘어가는 건 내 평생 처음일세."
"재밌을 겁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 말이지.
* * *
빛과 신성력, 함성과 병장기가 넘실거리는 혼란한 도시의 사이로 달려 계단으로 뛰어들었다.
일단은 아직 설원 테마이기에 눈 덮인 숲이 맞아준다.
먼저 온 몇 명의 유배자가 있다.
그리고 그중 하나가 우리를 알아보았다.
"선배님?"
오랜만에 보는 여궁수 파티의 꼬마 마법사였다. 여궁수나, 노인은 보이지 않았다.
무슨 고생을 했는지는 몰라도 초췌하고 힘든 모습이었다. 여기저기 부상도 있다.
곧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피폐한 모습이다.
"오랜만이구만, 무슨 일 있었어?"
꼬마 마법사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