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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겜에 갇힌 고인물-81화 (81/563)

망겜에 갇힌 고인물 81화

9층 - Lv.60 약한 녀석들(1)

왕국은 유배자들의 사회가 만들어진 정착지이다.

미궁의 중심에 만들어져 있는 거대한 빈 공간.

이곳을 왕국이라고 부르게 된 이유는 대개 이곳에 왕국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왕국 이전에 메인 시간대가 되는 중세 판타지 랜드 때는 미궁의 주민들이 유배자에 대해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지 못한다.

그저 어디선가 끊임없이 나타나 세상을 어지럽히는 의문의 무리라는 수준의 인식밖에 없다.

하지만 주민들에게도 시간은 흐른다.

그들이 언제까지고 중세 판타지 랜드의 주민인 것은 아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마법이 발전한다.

그러다 보면 당연히 주민들이 부딪히게 되는 의문이 있다.

아니, 유배자 저놈들 진짜 뭐임?

따라서 그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기 마련이다.

처음에는 그저 기적의 샘물이라 불리는 비약 이외에는 큰 가치도 없는 이방인에 불과하다.

하지만 시대가 미래로 흐를수록 역사에 개입하는 유배자들의 중요성과 입지는 점점 올라간다.

전설 속의 조상님과 함께했던 유배자, 설화 속에서 종족 전체의 숙적이나 다름없는 유배자.

이런 놈들이 살아 숨 쉬며 자신들의 곁에 나타나는 셈이다 보니 역사적 사료로서의 가치마저 있다.

그렇게 의문을 해소하려고 하다 보면 결국 주민들이 알게 되는 사실이 있다.

미궁의 존재다.

이후에도 유배자와 미궁에 대한 연구는 끊임없이 진행되어 간다. 그리고 결국 답을 찾아낸다.

주민들은 NPC지만 바보는 아니다.

왕국은 분명히 유배자의 땅이지만, 유배자만이 도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곳에 세워져 있는 왕국은 보통 NPC도 함께 사는 나라다.

인구의 절반 남짓이 유배자인 왕국.

* * *

"그리고 이런 층이 바로 그런 걸 예행 연습하는 층이지."

"흠……, 제가 겪은 지난 세월이 모두 튜토리얼이나 다름없다는 말에 반신반의했었는데. 확실히 그렇습니다."

사냥꾼은 큰 고뇌 없이 그 사실을 받아들였다.

이미 그의 목표는 눈앞까지 다가왔다. 더 이상 미련이 없으니 충격도 없다.

미궁의 비밀을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복을 손에 넣으려고 하는 남자다.

"자유 PK층이라니. 점점 더 게임 같네요."

"그래. 뭐, 어쩌면 진짜 누가 만든 게임일지도 몰라."

"히히, 저는 게임 좋아해요."

게이머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직 파티원들에게 밝히지 않았다.

여신님이야 스스로의 경험에서 답을 찾으신 거다.

이게 어디 가서 밝힐 만한 내용은 아니다.

그건 그 자체로 듣는 이들에게 너희들은 다 NPC라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러니 3층에서 프로방스의 방식은 꽤나 안이하다고 할 수 있다. 절박할 테니 이해는 하지만.

"왕국처럼 본격적인 환경이 갖추어진 것은 아니지만 이런 홀수 층은 정착하려는 사람들이 있지. 서든데스는 없거든."

다만, 테마는 조금 나쁘다. 설원은 춥고 척박하다. 농사를 짓기도 쉽지 않고 생활도 편안하지 않다.

홀수 층은 대륙의 일부가 아니라 전혀 다른 공간이며 폐쇄되어 닫혀 있는 땅이지만 어째서인지 생태계가 있고 ‘맵’ 바깥의 어딘가와 연결도 되어 있다.

엄밀히 따지면 갇혀 사는 셈이지만 그런 삶을 바라는 유배자들도 많다.

"당연히 그렇지 않은 유배자들도 있지."

왕국의 소문은 자연스레 지상낙원인것마냥 퍼지고, 그 사실을 믿는 이들은 최선을 다해 그곳에 도달하려고 한다.

이런 폐쇄되고 척박한 땅이라면 그에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도 많다.

어느 정도 짬이 차서 조만간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여기는 이들이다.

어쩔 수 없는 살인이라기보다는 살인 자체에 익숙해진 자들.

사람을 사냥감으로, 경험치로 볼 수 있게 된 이들이다.

사냥꾼은 그 경험이 있었다.

"처음에는 죽일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다들 지쳐 있을 테니까……."

"하지만 계속 넘어가지 않고 머물다 보면 생각이 좀 달라지지. 자유 PK라 인간에 경험치 보정이 많이 걸려 있으니까."

"그 맛을 보고 나면 참지 못하는 사람이 생겨도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진행된 후라면 다른 유배자는 훌륭한 사냥감이다.

자신과는 다른 짝수 층을 파밍하고 올라왔으니 지닌 장비도 다르다. 누구나 눈독들일 만하다.

하지만 경험치로서는 큰 의미가 없어진다.

야생 트롤을 하나만 죽여도 인간인 유배자를 죽이는 것의 열 배는 되는 경험치가 들어온다.

극초반의 펌핑 용도가 아니라면 유배자가 주는 경험치는 거의 의미가 없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냥 1킬당 1레벨이야. 무조건 말이지."

눈이 돌아간다. 살인에 대한 동기가 생긴다.

그렇게 강해지고 나서 다음 층으로 간다면? 왕국에 도달한다면?

심지어 실시간으로 레벨이 올라가니 즉시 뭐가 생겨도 더 생긴다.

사람이 게임에 빠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즉각적인 보상. 즉각적인 성장.

내가 무언가 이루고 있다는 쾌감.

자유 PK층의 성질은 그런 식으로 미궁을 갑자기 게임으로 보이게 만든다.

미궁의 레벨업은 쉽지 않다. 갈수록 필요한 경험치는 가파르게 상승하지만 얻을 수 있는 경험치에는 제한이 있다.

강한 몬스터와 싸운다는 사실 자체도 부담이다.

하지만 유배자라면?

그것도 왕국에서 역류해 온 썩은 물들도 아니고 같이 왕국을 목표로 하는 어중이떠중이들이다.

아주 할 만하지 않은가?

"악질이에요."

"악질이지. 미궁은 언제나 사람을 자극해. 결코 쉽게 가도록 해주는 일이 없지."

"으으."

저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역설적으로 왕국 이후에 빠삭한 고참들이다.

효율 면에서 보더라도 단순한 레벨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것을 안다. 목숨을 걸 이유가 없다.

미궁의 레벨은 강함의 중요한 척도지만 절대적인 척도는 아니다.

"고참이 못 되는 유배자들에게는 아니지."

레벨만큼 직관적이고 신기한 것이 없다. 스킬은 말할 것도 없다.

그 모든 것을 얻으려면 결국 레벨업을 해야 한다.

정착할 수 있는 안정된 땅이 아주 손쉽게 경험치 이벤트로 돌변한다.

누구나 정착해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게 층을 제공하고, 그러지 않을 만한 이유도 같이 제공한다.

미궁은 참으로 사소한 부분에서 악의로 가득 차 있다.

* * *

꼬마 마법사는 좀처럼 진정하지 못했고, 소녀에게 맡겨졌다.

같은 여성으로서의 공감대 같은 문제도 있었고, 언니가 하고 싶었던 소녀의 의사도 반영되었다.

"응, 구래구래. 이제 괜찮아요."

"흐아앙, 언니."

역시 엄마보다는 언니가 좋지. 엄마는 좀 나이 들어 보여. 기정사실인 건 좋은데. 암암.

소녀는 달라 붙어오는 꼬마 마법사를 보며 여궁수네 파티를 마지막으로 본 것이 언제였더라 생각했다.

5층이었다. 거대한 날개 달린 뱀이 입에서 빔을 내뿜던 곳.

날짜를 세어보자. 그래 봐야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진 않았다. 보름도 안 되었다.

체감은 조금 다르다.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다시 보는 기분이었다.

울상이 된 꼬마 마법사는 어디에건 의지할 곳이 필요해 보였다.

한 명이 줄어들었던 여궁수네 파티는 7층에서 새로 전사를 하나 영입하여 순항했다고 한다.

특별히 난이도가 튀는 일은 없었고, 추위에 고생하긴 했으나 나쁘지는 않았다고.

문제는 9층에 입장한 직후.

기습을 당했다.

사람이 나타나는 스폰 지점은 어느 정도 범위가 정해져 있다.

이곳은 이미 전투가 벌어지는 곳을 끊임없이 뒤늦게 온 유배자들이 거쳐 가는 형태의 층이다.

소녀는 마찬가지로 PVP층 이었던 7층에 입장한 순간 아저씨와 사냥꾼의 반응을 떠올렸다.

그런 것을 조심했던 거구나.

여궁수 파티의 일행은 그대로 뿔뿔이 흩어졌다. 안위를 확인할 틈은 없다. 인간 사냥꾼들은 조직적이었으며 철저했다.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 역시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소녀는 꼬마 마법사와 함께 있던 다른 이들을 보았다.

모두 쫓기는 이들이었다. 지쳐 보였으며 쇠약해져 있었다.

중간에 각자의 파티와 합류하지 못하고 흩어져 다니다가 뭉친 모양이다.

전투에는 최소한의 단위가 있다.

그 단위를 구성해 무언가 저항이라도 시도하려는 판단이겠지.

하지만 어딘가 섬뜩함 역시 느낄 수 있다.

이곳은 9층이다.

그것도 제2 테마부터 설원이 등장하여 더 가혹하게 몰아친 상황에서의 9층.

운이 좋기만 해서는 도달할 수 없다.

이들이 왜 여기서 기다리고 있었을까? 좋은 의도일까?

만약 꼬마 마법사가 우리를 알아본 게 아니었다면…….

희번덕거리는 것 같은 눈에 소녀의 미간이 조금 찌푸려졌다.

사람을 죽이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7층부터 했던 생각이었다.

"어라? 잠들었네."

그렇게 안심되었던 걸까.

꼬마 마법사는 작은 숨소리를 내며 안긴 채로 잠들었다.

"흠흐흠, 아저씨들이 집을 다 지었으려나."

* * *

의식주는 중요하다. 노숙도 하루 이틀이지 계속되면 몸이 축난다.

짝수 보스층인 10층이 어마어마할 예정이기에 9층에서 최대한 느적거리다가 내려갈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집 역시 필요하다.

초반과는 다르게 다들 레벨이 받쳐주기 때문에 신체 능력도 높다.

무작정 행군하기 수십 ㎞에 퍼졌던 사냥꾼도 바깥 기준이라면 힘은 장사다.

기술이라면 내게 있다. 심지어 트동트도 그런 일에 능숙했다. 늙은 오크도 오크다. 근력은 인간과는 비교할 수 없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오크식으로 벽이 없는 집을 지으려 하기에 말려야 했다.

사람은 이 추위에 그렇게 자면 죽는다.

불과 두 시간여 만에 뚝딱뚝딱하고 통나무집이 한 채 지어졌다.

괜찮은 바위를 몇 개 쪼개어 벽난로도 하나 넣었다. 침대를 만들 직물은 없기에 침상으로 대체.

내부 구조가 한국군 구형 막사의 생활관 같이 생긴 오두막이다.

막내가 짐을 내려놓아 싱글벙글해진 얼굴로 말한다.

"어째 아주 많은 것을 챙기고 다니신다 했더니 이런 용도셨군요."

"분명히 서든데스는 없고 좀 오래 머무르며 쉬어야 할 곳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

이건 파티를 꾸린 시점에서 이미 생각하고 있던 일이었다.

5층에서의 휴식과 상담은 내 생각보다 훨씬 스무스하게 넘어갔지만 그게 계속될지는 모른다.

인간은 약한 존재다.

"그리고 아마 여기가 쉴 수 있는 마지막 구간이야. 우주 테마는 엄청나게 바쁠 거니까."

입수한 미래의 정보대로라면 그러하다. 신나게 뛰어다닐 일투성이다.

여유가 크게 없다. 조금씩이라도 늦어진다면 많은 것이 틀어질 정도로 빡빡하다.

꼬마 마법사들의 임시 동료들을 보며 손짓했다.

"우린 식량도 넉넉하게 있으니까 좀 먹고 그래. 허튼짓할 생각은 말고. 응?"

다들 고개만 끄덕이고 서둘러 들어갔다. 이렇게 여유로운 우리의 모습에 의아함이 가득하다.

처음에는 여러 가지 경계가 있었으나 박쥐로 변해 흩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자 고분고분해졌다.

도망칠 수 없다. 이길 수도 없다.

뱀파이어는 이래 보여도 인간에게는 아주 까다로운 상대다.

트동트가 여단을 이 잡듯이 털어 챙겨온 식량은 대부분 고기였다.

조용히 식사가 이루어진다. 어색한 사람들이 많다.

시간대가 낮이지만 아주 흐려 밤이나 다를 것이 없었다.

곧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그치려면 꼬박 하루는 걸릴 것 같다.

얼어 죽고 싶지는 않을 테니 인간사냥 중인 녀석들도 거점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밤이 되면 가서 제거하도록 하자. 폭렙의 기회다. 보스층과 우주 테마 직전의 준비로는 꼭 알맞다.

그리고 겸사겸사 여궁수를 찾아보도록 하고.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보통 그런 상황이면 이미 죽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이제 별로 쓸모가 없다. 여궁수 파티의 도움을 받을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 파티에 넣어주는 것은…….

살아 있다면 고려는 해보자. 하지만 시간의 신전에 도달하는 시점까지 할 고생을 생각하면 별로 추천할 일은 아니다.

트동트가 말했다.

"유배자들도 나름대로 아주 고생이 많군. 하기야 온 세상을 떠도는 이들이니 어찌 안 그럴까. 집 없는 유랑 생활은 누구든 지치게 하지. 신이 그대들을 굽어살피길."

의외로 트동트는 막내와 죽이 잘 맞았다. 외모도 좀 비슷하기도 하고, 신실한 신자라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었다.

원래 전쟁신의 신관은 주술사들이 담당한다.

일종의 성직자였던 셈이니 모시는 신이 바뀌어도 익숙하게 해내는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모시던 신들이 죄다 유배자라는 사실은 안 놀랍습니까?"

"놀랍지. 신께선 신도들에게 일언반구도 한 적이 없다네. 사실 누가 그런 사실을 상상해 떠올릴 수 있겠나."

"유배자치고는 전지전능하시긴 하죠."

"여신님께선 조금 다른 것 같네만."

"곧 신도가 잔뜩 생기실 분이라 괜찮습니다."

"고블린들 말인가? 그건 나로서는 상상도 못 한 발상이었네."

"어휴, 성녀에게 패권을 쥐라고 한 것도 저는 상상 못 해봤습니다."

"재밌군. 아주 재밌어."

주민들이 유배자에 관해서 잘 모르는 것은 별다른 이유가 아니다.

한번 유배자를 따라 떠난 NPC들은 다시 자신이 살던 곳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떠나고 돌아오질 않으니 흉흉한 소문만 늘어난다.

트동트는 벌써 그 모든 소문들이 제법 오해였다고 여기게 된 모양이다.

"전투 아닌가? 전투 좋지. 내일 눈보라가 그치면 저 아이를 저렇게 만든 녀석들을 쓸어담으러 가는 게지?"

"아이고, 영감님. 진정하시고 주무시지요."

"흠, 그래. 잠을 잘 자둬야 내일 잘 싸우지."

주술사를 때려치우더니 오크 전사라도 되신 모양이다.

아주 신나한다.

기절하다시피 잠든 꼬마 마법사를 살피러 갔다. 소녀가 울상이 되어 있었다.

"뭐야? 무슨 일 있어?"

"아니, 그게……"

소녀가 눕혀둔 꼬마 마법사 옆으로 가서 나란히 누웠다.

뭐 어쩌라고?

"이상하지 않아요?"

"뭐가?"

"아까 안아주면서 느꼈는데 그 새 키가 비슷해졌어요……. 전 언제 크는 거죠?"

음, 확실히 인상이 많이 달라지긴 했다. 원래는 소녀를 약간 올려다봤던 것 같은데.

하지만 미궁에서 [어린이] 태그가 달린 애들은 원래 쑥쑥 큰다.

"힘 많이 찍었나 보지."

"제가 더 많이 찍었을 건데요!"

"성장에는 개인차가 있어."

"우유가 필요해요."

그렇게 말하는 소녀도 조금 키가 자라긴 했다고 생각한다.

본인은 잘 모르는 것 같지만 요즘 자세가 좀 달라지고 있다. 팔다리가 약간이나마 길어진 탓이다. 교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마인드 맵도 다들 한번 싹 정리하고 말이야.

마지막 정비니까 할 일이 많다.

우선 여기 사는 다른 유배자들을 다 쓸어 담아야 한다.

이제 인간의 피는 경험치 이상으로 내게 중요하다.

배 터지게 먹고 뱀파이어 로드 수준까지 격을 올릴 수 있으면 좋겠군.

그때, 처리해야 할 문제가 하나 더 늘어났다.

"여신님께서 전할 말이 있다는데요."

소녀가 뒤에서 갑자기 덥석 안으면서 속삭인다. 손만 잡으면 될 것을 요 녀석 이거 이거.

여신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르바로이 말이다.」

안 죽은 건 알고 있었다. 안 그래도 직접 죽이러 가야 하나 고민을 좀 하던 참이었다.

클랜을 먹어 치워야 하니까.

‘심연에서 탈출이라도 했습니까?’

그럼 되게 귀찮아진다.

「내 제단을 결국 찾아내서 신도로 받아달라고 통사정 중인데 어떻게 할까?」

‘오오…….’

좋은 생각이 하나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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