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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겜에 갇힌 고인물-82화 (82/563)

망겜에 갇힌 고인물 82화

9층 - Lv.60 약한 녀석들(2)

온 힘을 다해 죽음을 빌었으나, 살아 있을 확률도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었다.

뱀파이어는 기척이 옅다.

심장이 뛰질 않고 체온도 미미하니 숨어다니기만 할 것이라면 나쁠 것이 없는 종족이다.

[심연]이 처음이라도 노련한 클랜 마스터는 그곳에서 살아남는 법을 어렵지 않게 깨달았으리라.

애초에 인간이 베이스인 만큼 다양한 클래스에 적성이 있다.

뱀파이어는 장점만 보면 아주 좋기만 한 종족이다. 단점도 그만큼 있을 뿐.

「뱀파이어 로드도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든 모양이군. 심연으로 추락한 시체에 남은 걸 핥아먹는 모습까지는 보았는데. 그래도 참 오래도 버텼어.」

혈액은 식량이요 물이다. 아무것도 없이 얼마나 버틴 것인지.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력이라는 것은 이미 죽은 언데드에게도 통용되는 것인가보다.

‘상태는 어떻습니까? 죽어갑니까?’

「곧 말라죽겠군. 저쪽 시간으로는 거의 두 달은 있었거든. 시간이 좀 지나고부터는 심연의 어떤 신이건 찾아다니는 모습이었지.」

‘심연의 신의 제단을 발견하지 못한 모양이군요.’

「미궁의 주민이 어떻게 무식하게 쿵쿵거리며 돌아다니는 집채만 한 골렘 위에 심연의 제단이 있다고 생각하겠어. 그냥 걸리면 죽는다고 생각하지.」

그건 맞다. 척 보기에는 엄청나게 강력한 보스 몬스터로 보일 뿐이다. 그 위에 뭐 좋은 게 있다는 생각은 하기 힘들다.

실제로 전투가 시작되면 제단은 자취를 감춘다.

심연의 신은 대신격 중 그나마 가장 만나기 쉬운 편이지만 그렇다고 그게 꼭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 손을 내밀도록 하죠. 여신님께서도 이 서버에 구축할 수 있는 세력이 더 커진다면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거대한 교단을 굴리는 일은 이제 질렸는데.」

이건 또 무슨 소리람.

‘설마 혼돈과 자유로 교단을 제대로 굴리셨습니까?’

「처음엔 다들 열심히 하는 법이지. 신도 처음 하면 아주 재밌다고.」

‘제 생각보다 유능하시군요. 아니, 그럼 그러신 분이 왜 살려달라고…….’

「그건 기억에서 지워라. 개 같은 놈아. 너는 어디 몰라서 프로방스인지 하는 놈을 보고 충격을 받았었냐.」

‘그건 맞지.’

정신 상태라는 건 쉽게 자기 마음대로 흘러가는 게 아니다.

아무렇지도 않다고 자신 있게 말할 사람이야 많겠으나, 그들도 결국 기댈 버팀목을 찾게 된다.

자살하는 신이라.

도전자가 도저히 찾아오지 않는다거나, 혹은 그냥 신좌를 넘기고 싶지는 않은데 찾아오는 도전자들이 너무 약하거나.

뭐 그런 문제로 일어나는 행위긴 한데. 결과적으로 철회할 만한 심경의 변화가 있으셨던 모양이군.

자기 마음도 모르는 게 인간이다. 그럴 수 있다.

‘이야기 좀 할 수 있게 해주시겠습니까? 그리고 자연의 신한테는 대체 언제까지 대여해준 겁니까?’

「흠, 난 널 그냥 줄려고 했는데 말이야.」

‘아니, 우리 사이가 그거밖에 안 됩니까?’

「저쪽이 괜찮다며 그냥 왕국에 도달할 때까지만 좀 지켜보자고 하더군. 재밌어 보인다고.」

‘다들 권태에 찌들었어. 좀 더 열심히 살란 말이야. 열정 없어요?’

「97년쯤 되면 열정이 없는 게 정상인데 펄펄 넘치는 네가 제일 이상한 놈이다.」

[자연의 신이 이걸 보려고 대여받았다고 말합니다.]

‘자연이시여, 음흉한 변태 아저씨 같습니다.’

[자연의 신이 사실이라 상관없다고 말합니다.]

이런 미친.

생각해 보면 꽃잎 요정들은 대체로 나르시스트긴 하다. 그것도 변태라면 변태지.

* * *

뱀파이어 로드는 자신의 상황을 저주했다. 저주하고 또 저주했다.

하지만 그런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가.

빌어먹을 인간들, 나이트 뭐시기 하는 놈들에게 쫓기게 된 것?

그건 분명히 다른 클랜이 사주한 것이다. 뱀파이어와 인간은 공생관계가 될 수밖에 없다.

그렇게까지 맹목적으로 자신을 쫓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이미 인간의 영역 끝자락까지 도망친 후였으니까.

그래도 괜찮았다. 그들이 살던 동방의 땅도 어차피 척박하다. 인간도 적다. 인간이 살기 힘든 땅은 뱀파이어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피해 인간의 나라로 흘러들어왔다. 다른 뱀파이어 클랜들의 텃세에 공격받고 쫓겨나긴 했으나, 이렇게 인간의 영역 경계에서도 어찌 살아갈 만은 했다.

언데드가 득실거리던 늪지의 고성은 인간의 나라 국경 가까이 애매하게 걸쳐있었다.

바르바로이와 그 클랜이 둥지를 틀기에도 나쁘지 않은 곳이었다.

그 유배자만 아니었으면 그리 되었으리라.

옛날이 좋았다.

인간이고 뱀파이어고 클랜이나 소속으로 자신들을 나누지 않던 시기였다.

인간은 대륙 어디에나 살고 있는 종족이지만 오랫동안 구심점은 없었다. 일 천년 전, 요정 전쟁을 틈타 나라가 세워지기 전까지는 그랬다.

그 이후에도 오랫동안 인간은 약자였다. 서로 배척할 여유도 없었으며 뱀파이어 역시 마찬가지였다.

바르바로이는 그 시절을 추억하며 신께 기도했다.

제발 자신을 이곳에서 꺼내 달라고.

그에게는 책임져야 할 클랜원들이 있다.

수백 년을 변방으로 떠돌며 만들어낸 가족들이다.

이미 많이 죽었고 지금도 죽고 있겠지만, 어서 빨리 가서 그들의 그늘막이 되어주어야 한다.

복수 같은 것은 생존 앞에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기도하는 와중에도 스멀스멀 떠오르는 끔찍한 얼굴이 있다.

그 유배자만 아니었다면…….

그리고 신께서 응답하셨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지금도 가끔 악몽에서 들려오곤 하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온갖 조건을 달콤하게 늘어놓는다. 감언이설이라고만 하기에는 실제로 실리도 취할 수 있는 제안이라는 점이 더 화가 났다.

‘어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니야?’

하지만 거절하기에는 너무나도 괜찮은 제안이다. 자신의 자존심과 명예만 내려놓는다면 된다.

사실 처음에는 목소리를 듣자마자 거부하려 했다. 그러나 신의 중개임을 깨닫고 들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한계에 다다른 뱀파이어 로드의 육신도 선택지를 주지 않았다.

뱀의 혓바닥 같은 조건은 합리적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때 당했던 그 악몽 같은 일이, 그리고 지금 상대의 손에 넘어가 있음이 분명한 권능의 망토가.

마음 한구석을 어둡게 물들이며 스멀스멀 불안감을 기어 올라오게 만든다.

수백 년을 살아왔음에도 유배자는 알 수가 없다.

어떤 이들은 정말 버러지같이 멍청하고 욕심만 많다.

하지만 또 어떤 이들은 놀라울 정도로 무섭다. 악마보다 더 악마 같은 존재들.

"받아들이겠습니다……."

‘벌써 존대라니. 상황 파악이 빠르군.’

이 악마의 말을 따르지 않고는 방법이 없었다.

제단에 무릎을 꿇고 기도를 올린다. 결코 저 사악한 유배자가 아닌 신께.

‘여신님, 그럼 저 녀석 좀 잘 데려와 주시죠.’

「뱀파이어 신도가 점점 많아지는군. 혼돈의 권속들이여! 하하하!」

바르바로이는 그 와중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신언?

아니, 그보다. 저렇게 유배자와 허물없고 경박하게 대화를 나누신다고?

그분의 신도였던 적은 없으나, 혼돈의 권속이라 불리기도 하는 몸으로서 품고 있던 경의가 조금 흔들리는 기분이었다.

바르바로이는 착잡한 기분으로 서약했다. 자기도 모르는 새 자신의 권속이 된 저 유배자를 지배하지 않겠다고.

뱀파이어가 된 저 남자 입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긴 할 것이다.

「서비스다! 요샌 좀 힘이 비축되었거든.」

여신이 쾌활하게 말한다. 신언이 아니라 옆집 말괄량이 같다.

쾅하고 심연의 탈출구가 떨어진다.

정말로 하늘에서 떨어지듯 나타났다.

바르바로이는 장장 두 달간의 생존은 대체 무엇이었던가 싶어 한숨을 내쉬었다.

* * *

「좀 찔리긴 하는군. 탈출구를 못 찾게 방해하던 게 나였거든.」

‘그런 짓까지 하고 계셨습니까? 심연의 신은 별말 안 하나요?’

「그 양반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날 정도니까 상관없겠지.」

‘대신격들의 궁둥이는 왜 이렇게 무거운지. 아마 그 소문이 사실이겠죠?’

「무엇 말인가?」

‘회차를 초월해서 존재한다는 것 말입니다.’

게임 시절에도 확실하게 명시되지 않은 정보였다. 사실 그때는 별로 관심이 없기도 했다.

게임을 효율적으로 플레이하는 데에 스토리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내 관심사는 스킬과 장비의 효율과 확률 보정 따위였지 인게임의 신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가 아니었다.

돌이켜보면 좀 더 미궁의 본질에 가까웠을 내용들은 알아두었으면 더 좋긴 했으리라.

나라고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한다.

여신께선 한마디로 대답했다.

「낸들 알겠나.」

* * *

바르바로이에 대한 용건이 끝났다. 우리는 10층에서 다시 만나게 되리라.

나는 그곳에서 클랜 마스터를 정식으로 위임받는다.

야매긴 하지만 클랜 마스터의 상징은 이미 내 손에 있으며, 나는 정당한 뱀파이어 클랜원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일단 뭐 나중에 돌려주겠다고도 했다.

내가 영원히 뱀파이어인 채로 있을 것은 또 아니니까.

꼬맹이가 말했던 조금 다르게 되었음이 이런 의미였던 걸까?

권속 관계가 역전되었으니 좀 다르게 된 거긴 하겠으나, 뭔가 더 다른 이야기였을 것 같은데.

그래도 심연 역시 어떻게 튈지 모르는 곳이니 미래에서는 입조심을 하는 게 좋다.

혼돈의 제단은 가뜩이나 신경 쓰지 않고 방치하면 어디 가 있을지 신 본인도 잘 모른다.

소녀는 여신님과의 대화가 끝난 상태로도 그대로 업혀있었다.

나는 그대로 눈보라가 몰아치는 바깥까지 나갔다.

"으아앗, 눈보라 너무 강해! 아파요!"

"시끄러워. 가만히 있어 봐. 자세 좀 봐야 하니까."

"집 안에서 하면 안 되는 거예요?"

"사실 잘 안 보이는 거 빼면 큰 상관 없잖아."

지금은 조금 잦아들고 있기도 하다. 어두워 잘 안 보인다는 것만 빼면 큰 문제는 없다.

마법으로 불꽃을 만들어 띄우자 그마저도 해결된다.

"대련은 아니고 자세를 좀 보자. 내 생각엔 너도 키가 2㎝ 정도는 자랐거든? 팔다리의 균형이 좀 어긋나는 느낌 들지 않아?"

"엇, 정말인가요? 그런 생각이 좀 들긴 했어요. 약간 어긋나는 느낌이랄까."

"자랄 때마다 조금씩 조정해야 해. 갑자기 자라면 몸을 다루는 법을 잘 모르게 되니까."

"아저씨는 키 몇이에요?"

"나? 185던가."

"흐음."

눈과 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근접 격투를 하는 것은 그 나름대로 단련이 된다.

바깥에서 아무리 날고 기는 퇴마 히어로였다곤 해도 꽤나 정돈된 상황에서의 전투가 대부분이었던 모양인지라.

미궁은 상대적 강자도 수시로 죽어 쓰러지는 땅이다.

환경부터가 너무나도 변수가 많은 탓이다.

조언을 하며 자세를 미세 조정한다. 익숙해지고 나서는 이제 불도 껐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운 숲속을 헤집고 다닌다.

눈보라가 다시 강해지기 시작했다. 미칠 듯이 몰아치는 바람 속에서 숲속을 뛰어다닌다.

발소리와 바람 소리를 구분해야 하며, 공격이 날아오는 위치도 알아야 한다.

내가 뱀파이어가 되고 나서는 근접전에서 소녀를 상대로 밀리고 있긴 했다.

스탯의 문제도 있고 자잘한 패시브 스택이 사라진 탓도 있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부분은 소녀의 기량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어서다.

인간형 적과의 싸움은 아주 섬세하다.

후반부로 갈수록 결정타 한두 번으로는 끝나지 않는 적이 흔해진다. 재생하거나, 아예 부활하거나 하니까.

약간의 피해도 누적되면 안 된다. 완전히 일방적으로 후드려 깔 수 있는 기량이 아주 중요하다.

따뜻한 벽난로가 있는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는 두 시간이 걸렸다.

"데이트 한번 과격하시군요."

"어둠 속에서 날붙이 들고 서로의 목숨을 노리는 게 언제부터 데이트였어?"

"저는 좋았어요! 에취!"

"아니, 이런. 눈보라는 너무 심했나. 콧물 나는 거 봐. 거기 손수건 좀 줘봐."

"으에엑? 저는 애가 아닌데요! 하지만 이것도 좋아."

"목은 괜찮니? 따뜻한 물 마셔."

사냥꾼이 고개를 흔든다.

꼬마 마법사와 다른 유배자들은 그대로 뻗어서 눈을 뜨지 못하고 있었다.

트동트 영감님은 열심히…… 벤치 프레스를 하고 있다.

"그건 또 뭡니까? 그보다 누가 만들었어 이거."

"허허, 근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보니 해보고 싶어지더군. 자네들 유배자들은 아주 신기한 걸 많이 알고 있어."

막내가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영감님, 뻐근함이 아주 좋지 않습니까?"

"내 왕년에 전사로서 도끼를 들고 휘두르던 시절이 생각나는군. 주술사는 피곤함 뿐이었어. 역시 오크는 근육이지."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하하하!"

얼씨구. 저 영감님은 주술사 하는 동안은 얼굴에 먹구름만 가득 껴있었는데, 진짜 더럽게 하기 싫었던 모양이다.

2층에서도 사실 살살 꼬시면 넘어왔던 거 아닐까?

혹시 내가 불운하여 다음 회차가 있고, 거기서 다시 늙은 트동트를 만난다면 시도해 보자.

사냥꾼은 또 요즘 무슨 일이 있어도 행복한지 싱글벙글 그 땀내 나는 광경을 보고 있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고 아직도 의식이 없는 꼬맹이 옆으로 갔다.

"피를 좀 더 먹여야겠는데."

소녀가 콧김을 내뿜으며 다가온다.

"저는 엄마니까요! 그렇죠 아빠?"

"솔직히 딸은 블랑쉐만으로도 벅찬데."

"히히힛."

* * *

그런 오두막을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다.

갑작스레 생겨난 오두막은 그 크기가 그렇게 작다고 할 수는 없었다.

사실 오두막이라기보다는 막사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그런 건물이 뚝딱 하고 갑자기 생겨나면 눈에 띄게 마련이다.

들킬 위험을 대비해 마법사들도 마력 탐지를 걸지 않았다.

암시 마법을 멀리서부터 걸고 왔다. 조금 무리해서 보온 마법도 걸었다.

눈보라를 헤치고 급습하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것이니 허를 찌르는 계획이다.

"수상한데요. 리더."

"집을 만드는 스킬은 나도 들어본 적이 없는데."

"근처에 나무가 잔뜩 베어져 있으니 직접 지은 것 아닐까요?"

"[염동력] 같은 거라도 있는 건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우리가 지은 집보다 나은데? 저기로 이사하자고. 안에 있는 녀석들은 쓸어버리고."

"이 시간에 공격해올 거라곤 생각도 못 할 겁니다."

"제법 짬이 찬 거 같긴 하지만, 미궁에서 방심을 하면 죽어야지."

자유 PK구역이 나타난 김에 제대로 레벨링을 해두기 위해 여념이 없던 참이다.

31년 차, 왕국 경험 11회, 9층 수준에서는 가히 대적할 자가 없다는 신과도 같은 고참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 * *

바깥에 걸어둔 줄이 흔들렸다. 자연히 안에 걸어둔 단검 둘도 함께 흔들린다.

쇠끼리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유배자들 대다수는 군 복무 경험이 없다. 그래서 이런 간단한 신호줄도 잘 모를 때가 많다.

스킬로 때우는 것에 너무 익숙해지면 그렇다.

레벨이 낮을 때도 자기가 고레벨인 것처럼 행동하게 된다.

"오, 네 피 안 줘도 되겠다. 감기 걸릴라 쉬어야지."

"적인가요?"

"내가 혼자 처리할 테니까 일단 자."

"또 천사 같은 게 있으면 소리 질러야 돼요."

"아이, 그게 또 있으면 이게 게임이냐."

그러고 보면 천사가 어떻게 지내는지도 여신님께 한번 물어봐야겠다.

일단 피는 다 내가 흡수해서 뱀파이어로서의 격을 올려야 한다. 꼬맹이 거는 밥 정도만 남겨두자.

격은 중요하다. 뱀파이어 로드 수준으로 올라가지 않는다면 다음 층에서 클랜을 넘겨받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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