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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겜에 갇힌 고인물-104화 (104/563)

망겜에 갇힌 고인물 104화

11층 - Lv. 765 폭풍울음 기갑여단(1)

이 거지 같은 게임의 개발사는 정말 실험적인 겜돌이들이 가득한 회사였다.

처음 시작이 회사라기보단 겜창 너드들 동호회였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상업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냥 자기들이 만들고 싶은 걸 만들기 위해서 으쌰으쌰 하고 회사까지 차린 경우다.

그 후에 밥도 제대로 안 먹고 잠도 제대로 안 자면서 일하다 보니 어느새 그럴듯한 성공을 거두고 사원도 늘어났다.

그런 훈훈한 이야기.

당연하지만 게임 자체도 유저 편의를 고려하기보다는 딱, 겜창 너드들의 취향에 맞게 만들어져 있다.

심지어 그걸 포기하지도 않았다.

적어도 내가 미궁에 끌려오는 그 순간까지는.

그래서 이 게임의 개발은 대체로 데이터 마이닝과의 전쟁이었다.

기획자 놈의 담담한 발언이 떠오른다.

[데이터 마이닝을 막을 방법은 없지. 하지만 데이터가 더럽게 많다면? 와하하하하하하하!]

데이터 마이닝은 게임 데이터를 뜯어서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을 뜻한다.

저 발언은 뭘 찾아야 할지도 모를 정도로 그냥 뭐가 많고 경우의 수도 많고 랜덤 인카운터도 잔뜩 구겨 넣겠다는 개소리다.

하지만 이 정신병자들은 그 말은 부분적으로는 실현해냈다.

아무리 그래픽은 개나 준 고전 도트 게임이라 개발 역량의 소모가 크지 않으며.

회사 규모도 은근히 커져서 인력을 갈아 넣을 수 있게 되었고.

우선 대표부터 해서 창립 멤버 전원이 제정신이 아니었다 할지라도.

유저 수가 그렇게까지 적지도 않은 게임에서 데이터를 캐는 광부들마저 길을 잃을 정도로 미로를 만들어버렸다.

뭔가 캐는 건 많은데 뭐가 뭔지 광부들도 헷갈린다.

만드는 놈들도 헷갈릴 거 같았는데 생각 외로 잘 해나가더라. 사실 나도 이게 미스테리였다.

미궁에 오고 나서는 약간 가능성을 알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그 자식들 전부 이 미궁에 와보았던 거 아닐까?

클리어했던 거 아닐까?

어떻게 깼냐. X발 놈들아.

나도 꺼내 줘!

* * *

그런 의미에서 내가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이 미래가 나에게 이롭냐였다.

게임 시절에도 이런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 기획자 놈이 무던히도 머리를 굴렸다고 한다.

결국 나온 것은 가장 자주 등장하는 중세 판타지 세계를 기점으로 미래와 과거가 파생되는 형태.

세부적으로는 근미래와 먼 미래, 마찬가지로 가까운 과거와 먼 과거가 있다.

이 중 가장 유동적인 것은 미래다.

미래는 결정되어 있지 않다.

내가 체험한 미래는 다시 다른 누군가의 수작질로 변할 수 있다.

완전히 확정시키려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변치 않을 정도로 공고하게 다져둘 필요가 있다.

그러니 나는 일단 지금 추락 중인 전함이 과연 어떤 종족의 것인지, 혹은 어떤 세력의 것인지를 확인해야 했다.

파티원들은 모두 바쁘게 움직였다. 저들에게 내가 부여한 임무는 생존을 위한 수색이다.

미래의 내가 알려준 정보는 11층에 입장하자마자 격렬한 추락을 겪을 거라는 것까지였다.

그 이상으로 자세하게는 말할 수도 없다.

미래의 나와 현재의 나는 아예 다른 시간 선이므로, 얼마건 달라질 수 있는 문제다.

파티원들이 흩어진다. 필요한 것은 가능하다면 구명정, 식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여과장치, 식량도 좋고.

어찌 되었건 알 수 없는 환경을 가졌을 행성 표면에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나와 꼬맹이는 따로 움직인다. 뱀파이어는 자유 비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추락이 위기는 아니다.

태양 빛이 아주 따사로운 것을 보면 죽도로 아플 일이긴 하겠지만.

다시 한번 선체가 흔들린다.

어디선가 폭발이 일어났다.

여전히 공격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커다란 배다.

복도를 달리며 살핀다.

천장은 썩 높지 않다. 트롤은커녕 오우거도 지나다니기 힘들 정도다.

오크도 체구가 크다. 성인 남성 오크의 평균 키는 2미터에 달하니 공간 절약을 한다 쳐도 그린스킨은 아니다.

마감도 너무 깔끔하다. 그린스킨 기술자들은 종족 특성이 어디 안 가기에 투박하고 튼튼하게 만드는 것을 즐긴다.

이렇게 매끄러운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좋은 소식.

하지만 고블린이라고 판단되는 정보도 없다.

고블린은 체구가 작다. 그건 총기와 함대가 돌아다니는 미래엔 꽤 큰 장점이다.

지금 복도의 모습은 딱 인간 정도의 크기다.

그리고 군데군데 장식적인 마법 문양.

이건 아무리 보아도 고대 요정어가 베이스다.

이런 걸 좋아하는 건 역시 요정이겠지.

대략적인 구조를 파악하니 어디가 선수인지 알겠다. 함교로 추정되는 쪽으로 달려간다.

바삐 움직이는 기척들이 보인다. 파티원들이 아니다.

딱 눈을 마주쳤다.

그루터기 요정이다.

"너…… 는?"

제복에 달린 계급장을 눈으로 훑는다. 잘 모르겠는 기호 3개. 대위? 대령? 어느 정도 급이라고 판단해야 할까. 아무리 그래도 중장은 아닐 거고.

제압할까? 교섭할까?

상대의 태도를 보고 결정하기 위해 적대적인 태도는 보류한다.

상대가 총을 빼 든다.

"유배자? 잠깐만, 어느 쪽이냐!"

"그린스킨의 적이다."

"큰 쪽인가 작은 쪽인가?"

그 자체로 좋은 질문. 고블레타리아 연방은 이곳에서도 건재한 모양이군.

"작은 쪽과 같은 편이지."

그루터기 요정의 표정이 빠르게 변한다. 여러 가지 생각이 지나가는 모양.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벅벅 긁던 요정은 결론을 내렸다.

"함장님께 갑시다!"

숫제 붙잡고 달린다. 나는 끌어당기는 대로 같이 뛰었다.

유배자의 인식은 미래로 가면 획기적으로 변한다.

대륙의 주민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그들의 인생에 끊임없이 나타나는 유배자들의 존재가 알음알음 구전으로만 전해지는 것도 전근대까지의 이야기.

제대로 된 통신 장비가 발달하고 인터넷 비스므리한 것들이 상용화되기 시작하면 모든 것은 기록이 남는다.

과학의 발달 그 자체도 영향을 주기는 마찬가지다.

이성과 합리의 사고방식.

기술이 발전하면 주민들은 유배자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한다.

이 정도 시대에 도달한다면, 유배자는 더 이상 애물단지가 아니다. 강력한 힘을 지녔으면서 어떤 임무를 지니고 나타나는 이방인들.

달려가며 물었다.

"요정 전쟁으로부터 몇 년이 지난 시대요?"

요정은 그걸 왜 묻냐는 듯 고개를 돌렸다가 내가 유배자라는 걸 다시 떠올린다.

미래까지 간섭하는 유배자는 아무래도 수가 적다.

자주 나타나지 않으니 지식으로는 알아도 겪는 것은 처음이리라.

"1500년쯤 지났다고 생각하는데."

그럼 10층에서 500년 정도 지났겠군. 장수하는 종족이라면 아직도 살아 있을 것이다.

함장은 의외로 여우 귀의 잎사귀 요정이었다.

겉보기에는 이십 대 후반 정도. 하지만 실제 나이는 그렇지 않겠지. 요정의 외모는 죽음의 순간까지도 인간으로 치면 서른 즈음에 불과하다.

그나저나 잎사귀 요정들은 보통 승무원을 하지 않는데. 드문 일이군.

그루터기 요정이 힘차게 경례를 올린다.

여우 귀 함장이 받는 둥 마는 둥 하며 나를 본다.

"뭐야, 그쪽은 유배자……?"

멍해지는 표정. 아 이거 안다. 나를 아는 요정이다.

여우 귀? 어디서 보았지?

여우 귀 요정은 비교적 드문 편이다.

여우 귀 함장도 오랜 기억을 더듬는 듯한 얼굴이 되었다. 눈을 아주 빠르게 깜빡인다.

눈이 게슴츠레해진다.

마침내 떠올린 모양이다.

"대마법사님?"

이런 젠장. 알겠군.

6층에서 내 무용담을 듣던 그 잎사귀 요정 꼬마다. 사냥꾼이 유난히 귀여워했던 기억이 난다.

이래서 좋은 인연을 쌓아둬야 하는 거다.

* * *

필요에 따라서는 아예 약탈까지 해버릴 생각이었으나 그럴 이유가 없게 되었다.

파티원들을 불러모았다.

영감님은 몹시 곤란한 표정으로 연행되어 왔다. 막내도 마찬가지다.

사냥꾼도 쭈뼛거리며 따라온다.

오크와 오크같이 생긴 인간.

이건 어쩔 수가 없는 거다.

요정의 함선에 갑자기 나타난 적대 종족.

사살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다. 사냥꾼이 열심히 변호했기에 이 정도에 그쳤다.

영감님은 태어나서 처음 보는, 그리고 처음 겪는 상황에 정신이 없어 보였다.

일단 승무원들이 모두 구명정으로 향하는데 함장이 나에게 조심스레 말했다.

"이번에도 저희를 구하러 오신 건가요?"

조금 전까지는 의연한 태도의 노련한 군인의 모습이었는데.

지금 이 말을 할 때만큼은 어린 시절의 흔적이 살짝 엿보인다.

500살이면 요정으로서 적은 나이는 아니다. 그야말로 베테랑 중의 베테랑 군인이겠지.

하지만 사람이나 요정이나 모두 그렇다.

추격당하며 고생했던 어린 시절, 그 추적자들을 싹 쓸어담고 재밌는 옛날이야기까지 해준 유배자의 존재.

얼마나 강렬한 기억으로 새겨져 있을까?

그 후에도 나는 요정과 우호 관계를 쌓아왔다.

이건 이미 동심의 영역이다.

나는 동화 속의 존재고.

되살아난 함장의 동심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 대답했다.

"물론이지."

함장이 피식 웃는다. 자신이 말해놓고도 우스웠던 모양이다.

"아, 제가 잠깐 어떻게 되었나 봅니다. 얼른 타시죠."

"다른 승무원들 자리가 없는 것 아냐?"

함장의 표정에 그늘이 스친다.

"어쩔 수 없습니다. 500년 만에 돌아오신 전설의 유배자를 죽게 내버려 두었다간 직위 해제될 겁니다. 전사하지 않더라도 사회적으로는 죽겠지요."

그런 식으로 기억되고 있단 말이지? 아주 좋군. 의도한 대로다.

"괜찮아 우리 파티는 전부 추락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으니까."

행성 표면에서 살아남기 위한 물자를 좀 약탈할 생각이었다는 건 말하지 말자.

함장이 고개를 젓는다.

"여긴 적지입니다. 행성 표면에는 오크 녀석들이 득실거리고 있어요. 구명정에 타고 있어도 솔직히 생존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런, 우리 패잔병이야?"

"그러게요."

순간 스쳐 지나가는 여러 감정. 비통함, 부끄러움, 책임감.

잘 자랐구먼.

"그럼 지금부터 좀 빠르게 도와주도록 하지."

"네? 어떻게……."

"고블레타리아 연방에 뱀파이어는 없나?"

함장이 눈을 엄청나게 빠르게 깜빡거리기 시작했다. 무언가 생각할 때의 버릇인가?

"뱀파이어십니까?"

"아니, 보면 몰라?"

"그게……."

"되었어, 뱀파이어가 몸 바쳐 채프가 되어주지. 그 어떤 채프보다 고성능일 거야."

"아……, 감사합니다. 안 그래도 그런 장비는 탑재하지 않아서."

대기권 내에서의 전투를 상정하지 않은 함인가?

어쨌든 함장은 조금 부끄러워하는 얼굴.

알지 알아. 이 시대는 아무래도 개인적인 경험에 의존하는 정도가 예전 같지 않다.

직접 봐서 확인하기보다는 확인하는 장비를 쓰는 것이 더 익숙하다.

뱀파이어를 척 보면 척으로 알아보는 건 노인들이나 그렇다.

이제는 그보다는 검문 마법 장비가 더 익숙할 테니.

개인이 직접 구사하는 마법의 비중도 꽤나 내려간 시대다.

유배자들도 그렇다. 유배자는 대부분 현대 지구나 그것과 큰 차이 없는 시간대에서 끌려온다.

중세 판타지 시기의 유배자는 미래인이다.

사고방식이나 행동요령 같은 면에서 더 미래적이고 앞서 나가 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

대부분의 유배자들이 자신을 갈고닦는 기준은 중세 판타지 시기다. 그 시기가 가장 중요하며, 또 가장 자주 가게 되니까.

지금 시점의 유배자들은 이제 잊혀진 기술에 능한 과거인이다.

이 차이는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유배자들이 중세적인 사고방식에 적응하지 못하듯, 이 시대의 주민들 또한 잊고 지내는 것이 있다.

예를 들자면 한 개인의 무력.

단신으로 세상과 맞서 싸우는 영웅들이 없는 시대다.

그게 불가능한 건 맞다.

제아무리 위대한 마법사라고 한들 하전입자포의 십자 포화 같은 걸 맞으면 죽는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일을 누구도 상정하지 않게 되는 시대다.

"혹시 피는 좀 있나?"

"의무관이 인간 혈액팩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인간 승무원도 있어?"

"아……. 네. 지금 인간과 요정은 같은 나라거든요. 시간을 굉장히 많이 건너 뛰어오셨군요."

좋다. 아주 좋다. 정말 잘 풀린 모양이다.

이 미래를 가능하면 그대로 고정해야겠다.

그때 다시 함선이 크게 흔들린다.

좀 더 결정적인 타격을 입은 모양이었다.

추락이 더 빨라진다. 그나마 남아 있던 추력마저 상실하고 자유낙하가 시작된다.

"우리 파티원들 잘 부탁해."

"무슨 일을 하시려는……?"

함장의 말을 뒤로하고 나는 구명정이 사출되는 통로로 뛰어내렸다.

구름의 바다 아래편이 보인다.

미친 듯이 쏟아지는 대공포의 사격도.

그린스킨들의 요새다.

다행스럽게도 호흡할 공기는 있는 행성이다.

테라포밍을 잘해둔 듯하다. 그린스킨 놈들이 그런 걸 할 리는 없고 남이 해둔 걸 빼앗은 거겠지.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가장 많은 수의 박쥐로 분열했다.

태양 빛이 따갑긴 하다. 꽤 큰 피해를 입을 것이다.

하지만 뱀파이어로서의 격이 떨어질 정도만 아니라면 문제없다.

이런 규모의 함선이라면 혈액팩도 넉넉할 편일 것이고.

우선 안전하게 지상에 도달한 다음 생각하지.

흩어진 박쥐들이 일제히 마력을 퍼뜨렸다.

관측 장비 상으로는 구명정과 구분하기 힘들 것이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수십 수백의 환영들을 일일이 격추하다 보면 알맹이는 놓치게 되겠지.

기술이 발전하면 잊히는 것도 있다.

이젠 사라진 재래식 마법 운용이 허를 찌르는 경우가 분명히 생긴다.

한없이 잘게 쪼개진 내 일부들이 격추당하기 시작한다.

대신 다른 구명정들이 살아남는다.

운이 나쁜 구명정 몇몇은 결국 격추되었으나 파티원들은 무사히 지상에 도달했다.

너덜너덜하고 군데군데 불탄 모습으로 행성 구석에 착지했다.

끝까지 교란을 수행하다 보니 좀 거리가 멀어졌다.

햇빛이 강하다. 일단 그늘을 찾자. 몸이 지금도 타들어 가고 있다. [피의 샘] 용량도 한계에 가까워졌다.

그때, 자연의 신이 말을 걸어왔다.

「이건, 제법 이상적인 미래로군.」

"신언 잘 안 쓰시는 거 아닙니까?"

「자네의 헌신을 생각하면 내 어찌 특별대우하지 않을 수 있겠나.」

"되었으니 빨리 이 시대의 상황이나 좀 알려주시죠."

신은 유배자를 통해 미래를 관측한다.

방금 전까지 500년 치 정보를 받아들이느라 정신이 없었으리라.

그래서 지금에야 말을 걸어왔겠지.

* * *

"오오오오오!"

아무것도 없는 보랏빛 신좌.

혼돈의 여신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그러지 않기에는 그녀의 신도가 새로운 미래에 접속하는 순간 전해진 정보들이 너무도 대단했다.

그 어떤 신도 미래 시대에까지 중세 시절의 위용을 유지할 수는 없다.

과학의 발전은 신앙을 약화시킨다. 비록 실체가 있는 신이라 할지라도 이전만큼 맹목적으로 신앙되지 않는다.

애초에 본디 유배자였던 존재라는 것도 알려져 있는 게 보통이다.

그 사실이 신앙의 순수함을 얼마나 훼손하겠는가.

신은 신비로워야 하는데.

하지만 신성 고블레타리아 연방은 그렇지 않았다.

이 시대 최후의 신정국가.

세상을 혼돈의 이름 아래에 두기 위해 암약하는 광신의 국가.

기나긴 세월 동안 여러 서버를 겪었으나 이런 수준의 충성을 받아본 적은 없다.

여신으로서도 기가 찰 만큼 새로운 일이었다.

"이거 참 부담스러울 정도구먼."

수백억 신도를 거느린 혼돈의 주인은 쑥스러워하며 뺨을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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