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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겜에 갇힌 고인물-156화 (156/563)

망겜에 갇힌 고인물 156화

15층 - Lv. 3211 전쟁의 화신(3)

다음 합을 겨룬 직후 심연으로 이동하여 물리적 충격을 회복하려고 했던 나는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아니, 이거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으스러진 팔이 다시 복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금방이다.

그러나 화신은 단지 스탯만을 높여주는 것이 아니라 신으로서 지니는 신성력이 강력한 방호력을 제공한다.

그런 육신이 아작이 났다.

‘타이밍은 그다지 어긋나지 않았는데.’

나라고 언제나 저스트 가드를 확실하게 성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언제나 허용 범위 내로 좁힐 자신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무식한 망치질을 순간적으로 받아낸 팔의 상태가, 아니, 거의 반신이 개판이 되었다.

이런 식이면 불리한 소모전이 된다.

애당초 계획은 피해를 최소화하며 소모전으로 이행, 저쪽의 화신이 먼저 끝나기를 기다릴 속셈이었다.

화신 버프의 매개체는 신이 내려준 신성력 그 자체이기 때문에 신성력으로 보호받는 화신이 타격을 입을수록 지속 시간은 감소한다.

정면승부를 해주는 척하면서 시간을 끌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거의 물리 면역이나 다름없게 대응 중인데도 그것을 넘어서는 공격력의 차이가 존재했다.

여신님이 담담하게 서로의 능력치 차이를 계산한다.

「좀 얼치기 대전사 같긴 해도 레벨로 1500은 되어 보이는 트롤이고, 저놈 레벨 생각하면 한 1500 더 얹었을 거란 말이지. 우리 쪽은 화신으로 한 4천 더했을 거고 도핑으로 다시 4천은 더했다 쳐도 음…… 세상에 지능 찍는 트롤이 어디 있겠나. 스탯 총합은 압도적으로 이겨도 힘 민첩은 많이 지고 있겠군.」

얼추 맞는 말이다.

스킬이 하나도 계산되지 않았으니 실제 차이는 더욱 커지리라.

여신님의 스킬을 내가 고스란히 사용할 수 있다면 이야기가 좀 다르겠으나 마법사 기반의 육신에 화신한 이상 별수 없다.

내가 보유한 유니크 스킬이래 봐야 [피의 군주] 단 하나.

이건 소환사 계통이라 본신은 다른 마법 계통보다도 약하다.

하지만 저쪽 스킬은 이제 알 것 같군.

‘저 자식 [원초의 힘]이죠?’

「그런 걸로 아는데.」

‘심지어 다른 거 하나도 안 섞고 오로지 [원초의 힘] 몰빵이구나.’

「저놈, 내 신도일 때 민첩이 두 자릿수였다. 알 것 같지 않냐?」

‘지능도 두 자릿수겠군요.’

그러면 이런 딜이 나올 수 있다.

힘 스탯에는 근접 공격의 ‘공격력’ 보정이 존재한다.

스탯이 제아무리 의미가 적은 지표라 한들 트롤 같은 종족으로 압도적인 수치가 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시간 멈춰놓고 분석할 시간이 있어 다행이군요. 사실 저도 이런 상황에서 신이랑 대뜸 싸워본 적은 없어서.’

「물리적으로 불가능했겠군.」

‘여긴 그래 봐야 아직 튜토리얼이니까요.’

파밍도 뭣도 하다못해 일부 시스템도 아직 덜 열린 상태다.

‘하, 저거 게임 시절이면 개똥망캐인데.’

「현실이라 득을 보는 게 있다면 손해도 있어야 공평하지.」

웃으며 그리 말하는 여신님은 여러모로 재미있다는 듯 보고만 있다는 느낌이다.

자, 어서 빨리 어떻게든 해보라 대전사여.

기분 탓인지 이런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자 어서 빨리 어떻게든 해보라 대전사여.」

기분 탓이 아닌데?

신뢰를 듬뿍 받고 있군.

‘해법은 결국 마법이죠.’

저쪽 화신에 비해 이쪽이 우위에 서는 것은 마법적 능력뿐이었다.

근접 전사끼리의 대결에서 민첩 스탯의 우위는 무의미하다고는 못하지만 그리 유의미하지도 않다.

힘이 어느 정도 대등할 때나, 기술이 어느 정도 먹힐 격차일 때나 의미가 있다.

압도적인 힘 앞에서는 의미 없다. 그걸 모범적으로 실행 중인 화신이다.

스킬 역시 여신님의 패시브는 공격적인 면에 치중되어 있으며 힘겨루기는 거의 고려되지 않은 형태로 스택되어 있었다.

즉, 여신님은 방어를 모르는 분이다.

암만 봐도 내가 말한 안 맞고 일방적으로 때린다를 실현했던 것 같은 스킬 상태인데…….

그 부분만큼은 내 생각을 슬쩍 읽으신 모양이다.

「혹시 화신해 주면 신의 마인드맵을 볼 수 있었니?」

‘그냥 때려 맞추는 거죠. 그래도 이 정도면 저쪽에게 치명타 몇 번은 넣을 수 있겠군요.’

「상대는 트롤이다 명심해.」

치명타라고 불리는 게 치명타가 아닐 수가 있다.

다행스럽게도 전쟁의 신과 대전사 둘 모두 단단해지는 형태의 탱킹보다는 재생력에 의존하는 탱킹을 채택했다.

트롤은 본디 맞고 회복하는 게 기본이니까.

* * *

손맛이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상대의 몸이 으깨지는 느낌이 든다.

뱀파이어의 재생력은 [피의 샘]이 있는 동안은 트롤 이상이지만, 달리 말하면 소모적인 재생일 뿐이다.

어떤 수단으로 벌써 물리 무효급 내성을 만들어내었는지는 몰라도 더 세게 때려서 대미지가 들어가기 시작했다면 문제없다.

죽여 버릴 것이다.

전쟁의 신은 지금 승리를 거의 확신했다.

상대는 격돌의 순간, 그 찰나를 활용하여 신성의 두꺼운 보호를 뚫고 화신의 육체에 손상을 주고 있긴 했다.

덕분에 조금씩 소모가 있다. 육체적인 면이 아니라 화신의 유지시간이란 면에서 손해가 있다.

하지만 그건 상대 역시 마찬가지.

서로를 단번에 끝장낼 수단이 없다면 먼저 소모되는 쪽이 진다.

하지만 그렇게 시시하게 끝낼 수는 없다.

그것은 전사의 귀감이 되어야 할 전쟁의 신이 보일 모습이 아니다.

가뜩이나 야성 접미인 그는 더더욱 순수 물리에 특화된 전쟁의 신이다.

일격.

제대로 단 한 번.

그렇다면 그것이 1만 년 묵은 드래곤이라 할지라도 절명시킬 수 있다.

전사는 자신의 힘을 믿는 존재.

쉴 틈 없이 몰아쳐 적의 머리를 으깨는 존재.

땅이 없는 공간을 스킬의 보조를 통해 밟으며 달려나간다.

일격 일격에 살의를 담아 전력으로 휘두른다.

크게 들린 망치를 횡으로 휘두른다.

다시 한번 창으로 어떻게 받아내겠지만 언제까지?

그런 생각을 했기에 오히려 혼돈의 화신이 적극적으로 돌진해 왔을 때는 순간 주춤했다.

무언가 속셈이 있나?

그것은 혼돈의 여신에게 수없이 도전했을 때 느꼈던 파괴적인 창격이 언뜻 겹친 덕이었다.

그 주춤함이 위력을 떨어트리지는 않았다.

전쟁의 신은 전력을 다해 마지막까지 무기에 힘을 실었다.

다시 한번 주변에 터져나가는 공간의 파문.

손맛은…… 있었지만.

"크허억."

이쪽 역시 반이 사라졌다.

[소멸의 노래]의 패시브 효과가 몸을 타고 흐른다.

하지만 온전히 가동한 것이 아니기에 더 치명적으로 작용하지는 못했다.

액티브가 켜져 있었다면 정말로 몸이 가루가 되어 사라졌으리라.

트롤 특유의 재생력이 금세 피해를 복구한다.

그럼에도 비명이 나올 정도의 충격이었다.

이 묵직함은……!

"여신이여!"

* * *

‘유니크 스킬의 알맹이는 액티브인데, 패시브 밖에 못 쓰니까 위력이 참.’

「무어냐 방금은. 마치 내가 쓰는 창 같았군. 어디서 배웠지?」

‘최고로 효율적인 파괴 동작이란 건 결국 하나로 귀결되기 마련이죠.’

그리 말하며 다시 심연을 벗어나 돌아간다.

여신이여 하며 외치는 전쟁의 신은 뭔가 착각을 한 듯하다.

혹시나 해서 [시간 정지]를 전쟁의 화신에게 걸어보았다.

살짝 멈춘 시간 속에서 전쟁의 신은 신성이 이글거리는 눈을 통해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아닌가! 잔재주를 부리는 것 보니 여신이 아니군!"

여신님이 혀를 찼다.

「아니, 쟤는 나를 무슨 바보로 아나. 못 써서 안 쓴 거지 나도 마법 쓸 수 있었으면…….」

역시 [시간 정지]에 충분히 익숙하군. 이건 못 쓰겠다.

여신님의 푸념을 마저 들어줄 시간은 없었다.

전쟁의 신은 달려들었고 나는 조금 전에 했던 것을 다시 했다.

창을 강화하고 있는 혼돈의 신성과는 별개로 마력이 타고 흐른다.

서로가 방어를 할 생각이 없다.

그러니 쉽게 창이 몸 끝에 닿는다. 태산처럼 거대해진 몸은 그랬기에 노릴 곳도 많다.

그 끝에서 지능 스탯 2천과 이미 마력 패시브를 빵빵하게 먹여둔 육신의 마법이 폭발한다.

여신님의 민첩 전사 위주의 화신 버프와는 별개로 전체적인 스펙 자체가 떡상한 것은 사실이다.

그건 스펙 문제로 마법의 출력이나 응용을 억제하고 있던 나에게는 큰 이점이다.

그리고 전쟁의 신 캐릭터가 왜 망캐냐 하면.

"크아아악!"

지능이 두 자리라고? 아 그럼 마법 저항력은 스탯으로도 확보 못 했고 패시브도 없겠네?

신성력과 최소한의 마력 운용으로 방호되는 육체를 일단 창으로 헤집은 다음, 창끝에서 마법적인 공격을 터뜨리면 된다.

신이 되기 전에는 장비로 마법 저항력을 보충했을 것이며, 신이 된 이후에는 신성력이 그 역할을 보충했으리라.

하지만 넌 지금 화신이잖아?

다양한 속성을 실험해 보자.

아까는 물리 공격이었다. 역시 끗발이 좀 부족하다.

[헬 파이어]

트롤이 고통스러워하며 제 살을 발라낸다. 활활 타오르는 붉은 신성이 그 상처를 감싸며 다시 재생해낸다.

「아니, 내가 보기엔 너도 똥캔데.」

특화하지 못한 잡캐의 설움. 소위 말하는 적마도사의 비애를 이야기하시는군.

‘혼돈이시여, 올라운더가 구린 진짜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뭐냐?」

‘하는 놈들의 실력이 부족해서입니다.’

여신님은 순간 이해하지 못한 듯 침묵하시더니 대답했다.

「나 너 좀 싫어질 것 같다.」

‘하하하.’

마법은 스킬이 직접 구현하는 것보다 효율이 떨어지는 몇 안 되는 분야다.

다른 클래스의 스킬들은 온갖 허구가 넘쳐나는데도 마법은 있는 그대로의 마법일 뿐이다.

마법 자체가 허구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으나, 미궁에서는 실재하는 힘이니까 말이지.

극후반의 마법이 그래서 유틸로 취급받는다.

능력이 된다면 마인드맵 보정은 거의 전사로 꼴아박아 놓고도 마법을 원하는 대로 쓸 수 있다.

그런 방향으로 특화된 [용사]라는 유니크 스킬도 존재한다.

"죽어라아아아아!"

피떡이 된 내 반신이 다시 재생하는 것을 보며 전쟁의 신이 다시 포효했다.

그리고 또다시 우직한 돌격. 요령이라곤 없는 무식함이지만 그렇기에 무서울 수도 있다.

허나 이번에는 저쪽이 상당히 방어적으로 공격했다.

비록 패시브뿐이라지만 여신님의 온갖 유니크 스킬이 덕지덕지 발린 창격이다.

충분히 타오르는 전쟁의 신성을 뚫고 트롤의 육신에 닿았으며, 이내 마법적인 타격을 가한다.

트롤은 내 몸을 으깨놓을 수는 있으나 심장은 번번이 놓치고 있다.

공간이동으로 빼돌리고 있으니 별수 없다. 신성으로 마법 구사를 억제하는 것도 급이 차이 날 때의 이야기지 같은 화신에게는 안 먹힌다.

원래 전사는 마법사에게 약하다.

그리고 심장만 살아 있다면 아직 피의 샘에 여유가 있는 뱀파이어 로드는 재생한다.

부족하면 멀리 떨어져 있던 피의 짐승들이 다시 돌아와 회복시켜준다.

거대해진 전쟁의 화신이 이를 가는 모습이 보였다.

트롤 특유의 날카롭고 뾰족한 송곳니가 제힘에 으깨진 후 다시 자라난다.

소모전의 상황은 다시 뒤집혔다.

더 꺼낼 것이 있을까?

* * *

오래된 전사에게는 비기라고 할 만한 것이 하나씩 생긴다.

스킬이나 스탯에 관계된 것은 아니다.

전사로서 싸우다 보면 결국 누적되는 경험이 있기 마련이며 그것이 한 사내를 온전히 전사로 단련하는 것이다.

전쟁의 신은 모든 스킬 보정을 떼놓고 붙어도 어지간한 왕국의 랭커들을 두들겨 팰 자신이 있었다.

힘에 미친 힘의 바보지만 그렇기에 도달하는 기술도 있다.

공간이란 것은, 미궁 바깥에서야 어떨지 모르지만.

힘으로 타격이 가능한 것이다.

다만 그 방법은 스킬 없이 오러를 피워 올리는 소드 마스터들만큼이나 어렵고 복잡한 어떤 요령이 필요하다.

물리적 실체가 없는 유령들을 두들겨 패다가 깨달은 요령이다.

그리고 그것을 신좌에서 홀로 가다듬어왔다.

혼돈에게 사용하기 위해서.

당연히 요령만 안다고 아무나 할 수는 없다.

그냥 휘두른 타격으로도 공간이 일렁일 정도의 위력은 나와야 한다.

이것은 단지 그것을 좀 더 요령 있고 파괴적으로 할 뿐이다.

* * *

좀 더 트리키하게 나가보자.

전쟁의 화신이 갑자기 달려들지 않았다.

나는 순간적인 환영 마법을 구사하여 내 모습을 숨겼다.

그리고 공간이동으로 전쟁의 화신 뒤로 돌아가려 했다.

공간이 미처 일그러지기도 전에 해머가 공간이동 위치를 감지하고 휘둘러진다.

허나 이 또한 페이크.

진짜는 앞에서 쏘아지는 마법 포격이다.

빛이 우주를 수놓는다.

전쟁의 신성을 뚫어내지는 못하겠지만 시야를 가릴 수는 있다.

다시 공간이동을 캐스팅.

동시다발적으로 자신의 주변에 생기는 공간의 파문을 모두 캐치할 수 있을까?

그리고 공간이 으깨졌다.

열리려던 공간의 통로가 모두 찢어발겨지며 역류해왔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기에 잽싸게 몸을 빼서 한 몸 건사했다.

그러고도 마력 역류를 막아내기 위해 다시 술식을 짜 중화해야했다.

여신이 어이없어했다.

「저건 스킬이 아니군.」

‘와, 세상에. 이번 회차는 신 수준도 아주 높군요. 저거 본 적 없으십니까? 저거 공간 치는 요령인데.’

「해본 적은 있는데 어쩌다 한 거지 저렇게 잘하진 못해. 전쟁이 다시 내게 덤비려 한 이유가 있었군. 그동안 노력했던 모양이야.」

어째서 제자의 성장을 지켜보고 흐뭇해하는 태도가 되신 거죠? 당신 대전사 죽게 생겼는데.

「농담이 지나치군. 네놈이 죽는다니.」

아니 안 죽었으면 97년 동안 여기 안 있었지.

그러는 동안 다시 정신을 집중한 전쟁의 화신이 해머를 휘두른다.

그리고 중간 어딘가에 걸렸다.

둔중한 충격이 사방으로 퍼져나간다.

이것은 지극히 마법적인 타격인 동시에 원거리 공격 수단이다.

이러면 다시 내가 불리한 소모전인데. 단순 체력은 저쪽이 높을 수밖에 없다.

고도로 발달한 물리력은 마법과 다름이 없나니. 엄연한 사실인데. 그곳까지 도달한 사람이 있군.

지금 내 스탯으로는 저걸 흉내 낼 수는 없다.

여기서부터는 죽을 각오를 해야겠는데.

나는 몸을 던졌다.

공간의 파문이 꽤 아프게 덮쳐오지만 재생할 수 있으니 괜찮다.

뱀파이어는 방어해야 할 영역이 심장으로 한정된다는 것이 아주 큰 장점이다.

당연히 내 머리를 노리고 해머가 떨어진다.

공간이동을 몇 번이고 중첩하려 구사하며 피해내려 하지만 기척을 잃는 모양인지 놓치지 않고 따라온다.

결과는 아까와도 비슷했으나 조금 달랐다.

나는 몸이 으깨지면서도 안쪽으로 파고들었고 심장도 다른 곳으로 숨기지 않았다.

무식한 충격이 심장을 덮은 수백 겹의 마력 방벽을 뚫어내었으나 혼돈의 신성으로 짙게 뒤덮인 보랏빛 장막 앞에서는 간신히 멈춰섰다.

그동안 나는 캐스팅을 했다.

아주 멀리 공간 이동하는 캐스팅을.

* * *

멀리서 불꽃놀이만을 구경하게 될 줄 알았던 파티원은 갑작스러운 습격에 당황했다.

하지만 보내온 층이 어디 녹록한 층이던가.

귀빈이기에 함 내 전투 인원으로 여겨지지 않고 있었지만 소녀는 잽싸게 달려나가 적을 맞이했다.

그리고 당혹에 빠져야 했다.

오크로서는 놀라울 정도로 귀티가 나는 적 중 하나가 양손에 검을 하나씩 들고 있다.

쌍수 무기라면 9층에서 겪어본 적이 있다. 미궁의 미쳐 날뛰는 환경하에 겪었던지라 낯선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쌍수 전기톱?

정씨 가문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괴물과 무기의 상대법을 가르친다.

그런데 쌍수 전기톱은 잘 모르겠다.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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