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겜에 갇힌 고인물 186화
12단계 - Lv. 652 미친 마법사(3)
유배자로서 살아가기 위한 지식은 여러 가지가 있으며 아주 다양하다.
개중에는 상대의 장비 재질을 알아보는 법도 있다.
금속과 금속이 어느 정도 이상의 힘으로 부딪히면 불꽃이 튄다.
그리고 그 불꽃은 재질마다 다른 색채를 가진다.
용인 메이드의 금속성 비늘이 불꽃을 뿌렸다.
물론 그 사실은 용인의 속성을 알아보는 것에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어떤 속성의 용인인지는 비늘 색만 보면 알 수 있으니까.
지금 로건에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풀썩 쓰러지는 용인이 너무나도 쉽게 목숨을 잃은 것은 그렇다고 치자.
방금 대거가 휘두른 단검이 용인의 비늘에 닿을 때, 아주 잠깐 튄 불꽃의 색은 검은색이었다.
아다만타이드, 장비에 조금이라도 함유된다면 불꽃반응의 색을 칠흑 같은 묵빛으로 만드는 금속.
움찔하였으나 내색하지 않았다.
아다만타이드는 운이 좋아서 손에 넣을 수 있는 금속이 아니다.
손에 넣더라도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팔아버리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이다.
랭커급도 희토류 원소를 찾아 헤매고 있으니까.
저런 걸 가졌다면.
로건의 머릿속이 바쁘게 움직인다.
지금에야 깨달았지만 새로 들어온 셋은 이런 위기가 찾아왔음에도 그다지 불안을 내비치지 않고 있었다.
이걸 눈치채지 못했다니. 로건의 당황이 눈을 가렸다.
무언가 있다. 하지만 나쁜 마음은 아닌 것 같다. 그러기에는 로건은 평범한 모험가에 불과하니까.
이 상황의 이상함을 제니는 아직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럴 수 있다.
제니는 언제나 태평한 것이 장점이었으니까. 신경줄이 무딘 것은 유배자로서 살아가는데 장점일 수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회색 고양이의 귀가 쫑긋 선다.
"와우! 용인은 처음인데. 생각보다 쉽게 잡히네."
"화염 용인입니다. 화염 속성공격에는 강하겠지만 딱히 물리에 강하지는 않겠네요."
오르골이 냉정하게 말한다. 제니는 그랬던가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로건은 피어나는 의구심을 숨기고 태연하게 용인 메이드의 시신에서 사슬을 풀어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사용인의 복장이지 않나. 그럼 저택의 주인이 있다는 건데."
이런 고난도 괴물들이 득실거리는 저택의 주인이 약할 리가 없다.
일어난다면 내용이 고정인 돌발 상황을 랜덤 인카운터라 부른다고 알고 있다.
로건과 제니 역시 그게 무엇인지는 알지만 셀 수 없이 많은 인카운터들을 일일이 기억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단지, 큰일 났구나 싶을 뿐.
그로서도 이제 어찌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랜덤 인카운터는 도전자가 아닌 이들에게는 간혹 닥치곤 하는 불운일 뿐이었다.
그런 걸 찾아다니는 건 미궁을 클리어해 보겠다고 소리치고 다니는 바보다.
혹은 건질 게 있고 그걸 노릴 정보를 가진 랭커급의 고참이거나.
로건의 시선이 흔들렸다. 그의 시선이 저도 모르게 합류한 셋 중 가장 주도적인 오르골이라는 사내를 향했다.
다행스럽게도 오르골이 말했다.
"저는 겪어본 적이 있는 인카운터 입니다. 탈출할 수는 있겠는데요?"
제니가 눈을 크게 떴다.
"와? 너 운 억세게 없구나. 이런 걸 전에도 겪었어? 아니지 그러고 살아남았으니 운이 좋은 건가?"
로건은 지휘를 넘겨도 됨에 감사했다. 태평한 제니라면 모를까. 신중한 그로서는 감당할 자신이 없는 일이었다.
* * *
왜 눈치챈 건가 라는 생각을 잠깐 해보았다.
이 양반들도 오래 이 짓을 하며 아직 살아 있는 걸 보니 눈치는 빠를 테고 대충 척하면 척이긴 할 것이다.
그 이유가 뭘까? 희우 칼이 너무 잘 들었나? 살살 치라고 했는데 단방에 저승으로 보내버리긴 했다.
아직 자신의 공격력을 제대로 실감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천사여서 묻어나가는 빛 속성은 언데드를 상대한 것이 아니기에 그리 티 나지 않았다.
일단은 둘러대었다. 먹혀서 다행이다.
화염 용인이 비늘의 물리적 방호력이 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나 그렇게 썰진 못하니까.
다행스럽게도 로건은 협조적이었다.
뭔가 잘못되었지만, 그 와중 새로 받은 파티원 셋은 구명줄 같은 것이라고 느낀 모양이다.
순식간에 지쳐 보이는 이끼 난쟁이는 군말 없이 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눈빛에 살짝 혼란이 스쳐 지나가긴 했지만.
지휘권을 잡으면 일은 쉬워진다. 저 양반이 이렇게 암묵적으로 입을 다문다는 것은 적어도 어디 가서 떠들지는 않으리라는 것이다.
입 밖으로 내었다간 죽을 수도 있다. 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사람.
제니라는 잎사귀 요정 쌍검사는 잘 모르겠지만 로건이 입단속을 시키겠지.
"저택의 구조는 그때와 다른 것 보니 랜덤인 모양입니다. 그래도 보스는 지하실에 있었어요. 계단도요."
"서든 데스는 없었나?"
"제가 그때 삼 일 걸렸는데, 조짐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보스의 약점은 알아? 아니, 제압하지 않고도 통과할 수 있나?"
제니의 눈에 비로소 의구심이 깃든다. 제압하고 탈출했을 것 같지는 않을 테니.
"그냥 달려서 통과할 수도 있습니다. 괜히 잡았다가 뭔가 이상한 걸로 이어진다면 또 큰일 아니겠습니까."
"다행이네. 특별히 이상한 랜덤 인카운터는 아닌 모양이야."
중요한 것일수록 오히려 싸움을 강제하지는 않는다. 그냥 지나쳐갈 수도 있도록.
이 또한 어찌보 면 리스크와 리턴에 대한 균형일지도.
그렇지만 우리는 잡고 지나갈 것이다.
희우가 슬쩍 빠져서 치면 쉽다. 천사는 마법사의 적이니까.
"지하실이라. 찾아 움직여야겠군. 그 와중엔 내가 앞장서지. 우리 공격력이면 하나씩 끊어 먹기엔 충분하니까."
"비늘 벗겨갈 시간 좀 줄래? 이거 귀한 거잖아."
용의 아주 가까운 친척인 용인의 비늘은 당연하지만 귀하다. 제니가 잽싸게 챙길 것을 챙겼다.
메이드라 그런지 무기는 없었다. 들고 있던 빗자루도 평범한 재질이다.
"으, 발톱이 너무 굉장한데?"
"무기가 없다고 해도 강적입니다. 주의하세요."
"좋아. 좋아. 어떻게든 되겠지."
큰 비늘 몇 장만 깔끔하게 벗겨내고 전진한다.
곧 무수한 인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옆방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비어 있다.
파티원들이 따라 들어온다.
"창문을 통해 아래로 내려가죠. 리틀, 아래에 함정이 있는지 좀 봐줘. 편향 마력탐지도 알지?"
경보 마법을 감지하는 데 마력을 사용했다가 역으로 걸려드는 일은 흔하다.
로건이 움찔했으나 꼬맹이가 몇 가지 암시를 외우며 마법을 구현한다.
"경보도 없고 사람도 없어요!"
"벽 타기 잘하십니까?"
"물론이지."
로건의 사슬 낫은 굉장히 튼튼한 물건이었다. 백철이라면 평범한 모험가 수준에서는 대단한 무장이다.
룬강철 보다 두 단계 정도 아래로 평가되니까.
나와 꼬맹이는 박쥐화하여 이동하고 제니와 로건이 사슬을 타고 내려갔다.
희우는 그냥 악력으로 벽을 잡고 서슴없이 내려간다.
바깥의 키메라들은 하늘을 보는데 유리한 신체구조가 아니었다.
희우가 닫혀 있는 창을 만져본다. 정원의 키메라를 의식하여 단단한 쇠창살이 있다.
물론 압도적인 힘 앞에 의미는 없다.
희우가 뭔가 하는 듯 만지작거리다가 뜯어냈다. 그냥 힘으로 한 거다.
제니가 속삭인다.
"어떻게 한 거야?"
"[잠금 해제] 스킬이에요. 암살자 쪽 타다가 전사로 넘어온 거라 도움이 되네요."
새빨간 거짓말이다.
들어서는 순간, 문이 열렸다. 용인 하나, 남성. 붉은색 비늘.
로건이 사슬을 날렸다. 메이드와 다르게 호락호락하게 당하지 않는다. 팔을 뻗어 사슬 낫을 붙잡는다.
탱커라곤 하나 공격력이 없지는 않다.
비늘에 상처 정도는 생겼다.
용인은 금이 간 비늘에서 피가 흐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낫을 붙잡아 당긴다.
제니와 희우가 같이 달려들었다.
용인의 팔이 부족하다. 희우가 복부를 제압했고 제니가 목을 베었다.
"대거! 우리 잘 맞는걸?"
"그런 말 할 때가 아니야. 제니, 위험했다고. 후우."
두 명이 말하는 틈에 나는 꼬맹이에게 살짝 말했다.
"다음부턴 조금 더 범위를 늘리는 습관을 들여. 탐지가 바닥을 타고 흐르도록 조작하면 들키지 않고 범위를 더 늘릴 수 있을 거야."
"네에!"
실전을 겪지 않으면 알 수 없는 테크닉도 있다. 내가 알더라도 말하는 것 자체를 깜빡하는 그런 테크닉.
"지하실의 위치도 아마 랜덤일 것 같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데로면 그래도 중심부 주변입니다."
"그건 납득이 가는군. 날로 먹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는 적진 한가운데에 있어야 하니."
미궁의 랜덤성은 난이도가 튀는데 천장은 없되 바닥은 있다. 그래야 힘드니까.
바깥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모두가 느꼈다.
희우와 제니가 언뜻 눈이 마주친다.
둘 모두 고개를 끄덕일 틈도 없이 문밖으로 나갔다.
희우가 특유의 유령 같은 움직임이라면 제니는 민첩 전사다운 가볍고 경쾌한 발놀림.
우지끈하는 소리가 작게 나고 용인 하나가 더 쓰러졌다.
"개체 수가 많지는 않은 것 같군."
"불행 중 다행입니다."
사격은 배제했다. 붉은 비늘의 용인은 화염을 다루며 열에 민감하다.
플라즈마 라이플의 탄흔은 벽 뒤에서도 보일 정도로 선명할 것이다.
* * *
의외로 할 만할지도? 그런 생각을 잠깐은 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더 지나자 제니도 마침내 이상함을 느꼈다.
일단 지금까지 반복된 패턴은 알 것 같았다.
이 저택은 외딴 섬에 괴물들에게 둘러싸인 곳이다.
그러니 외부인의 침입을 거의 상정하지 않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나나 둘이서 척척 찾아와 죽어주는 사용인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네 번째에서는 조금 더 지위가 있어 보이는 용인이 화난 듯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며 나타났고, 뒤통수에 칼침이 박혔다.
한눈에도 상당히 강해 보였으나 대거가 암습으로 원탭을 내었다.
제니는 혼란을 느끼기 시작했다.
뭐지? 사실 암살자 짱인가? 나도 저걸 해야 했나?
다섯 번째는 뭔가 잘못되었음을 감지한 용인 무리였다.
무려 넷이나 되었는데 무기까지 소지하고 오는 참이었다.
이 역시 단 한 호흡에 정리가 끝났다.
오르골이라는 사내가 시야의 사각에서 순간적으로 달려들며 맨 앞에 있는 용인의 목을 찔렀다.
그 사이에 이미 대거와 제니가 옆으로 파고들었으며 각자 하나를 맡았다.
뒤편의 마지막 하나는 리틀의 마법에 의해 입이 막히고 손발이 묶였다.
그리고 그대로 미끄러져 쓰러졌다.
로건이 달려가서 쓰러진 용인을 묶었고 사슬 낫이 아닌 보조 무기 단검으로 비늘이 약한 얼굴 부위를 공격했다.
그리 쉽게 뚫리지는 않은 것이 그 용인의 불행이었다.
전사의 초인적인 힘으로 내려치는 단검과 얼굴이 끔찍한 소리를 반복해서 만들어 내었다.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하는 민첩 전사기에 거기까지는 눈에 들어왔다.
그 이후에는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제니가 맡은 눈앞의 용인은 좁은 복도에 어울리는 숏소드를 능숙하게 다루었다.
제니의 공격이 명중해도 비늘 덕에 치명적이지 않았다.
검과 검이 부딪혀서는 힘에서 밀려 뒤로 튕겨 나간다.
마력을 통해 흘려내는 짓을 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그렇게 몇 발자국 뒤로 물러서면 벽이다.
제니는 생각보다 자신이 맡은 용인이 강하다고 느꼈다.
무기의 질도 좋았고 신체 능력도 뛰어났다. 강력한 몬스터다.
벽을 등지니 회피할 곳이 부족했다.
천장으로 뛰어오르려 했다. 삼각차기를 통합 입체적인 회피는 민첩직이 실내전에서 반드시 익혀야 할 기술이다.
용인이 막았다. 내려찍는 검은 완전히 수를 읽었다는 듯, 제니가 빠져나갈 길을 차단한다.
쌍검을 교차하여 받아내지만 힘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
몸의 균형이 흔들린다.
결정적인 빈틈, 용인이 입을 벌리고 불을 뿜으려고 했다.
그 공격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용인의 뒤통수에서 갑작스레 칼날이 비죽 튀어나왔다.
"괜찮아요?"
대거가 즐겁다는 듯 미소 지으며 칼을 뽑는다. 신기하게도 쑥하고 뽑는데도 피가 튀지 않는다.
절명한 용인이 털썩 쓰러졌다.
카펫에 피가 번진다.
그 뒤로 말끔하게 시체가 된 네 용인이 보인다.
이제는 눈치챌 수밖에 없다. 이 용인들이 약한 것은 절대 아니다.
근처의 방문을 비틀어 열고 시체를 숨긴다.
카펫이 머금은 핏자국은 리틀이 마법적으로 증발시킨다.
아릿한 피냄새 말고는 흔적이 전혀 남지 않았다.
"이번엔 상당히 강한 용인들입니다. 도핑을 만들 생각이면 미리 만들어두도록 하죠."
오르골의 말에 로건이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며 포션 병을 열었다.
제니는 이런 강적들과 연속 대치하면서 아직 포션병을 연 적조차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기 로건 아재, 지금 좀 이상하지 않아요?"
"쉿, 조용히 해. 우리 버스 타고 있어."
"하지만 저 사람들……."
"대거의 무기, 아다만타이드야."
"……."
제니의 눈이 핑핑 돈다. 본능적으로 상대의 단검에 시선이 갔다가 다시 떨어진다.
그리고 저 세 명이 한 자루씩 가지고 있는 플라즈마 라이플에 대해서도.
분명 부러울 만큼 훌륭한 총기지만, 제대로 사용된 적조차도 없다.
제니는 신음을 흘리더니 로건이 볼 수 있도록 입을 잠그는 시늉을 했다.
끼어들지 않는 경우가 더 좋을 수도 있다.
이런 곳에서 죽어도 아무도 모른다.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는 것이다.
"용혈 도핑이라니 처음인데!"
"진짜 용만큼은 아니어도 꽤 많이 튀겨지죠. 올 스탯이 500 정도는 올라가던가."
"오, 대단한데? 합계 500이야?"
"아뇨, 스탯마다요.
"오, 오우. 굉장한데.
제니는 애써 쾌활한 척한다.
진짜 드래곤의 피로 도핑해 본 건가? 그걸 왜 아는 거지? 난 본 적도 없는데.
우리가 짐승 전문이라곤 하지만 드래곤은 짐승이라고 봐야 할까?
지금 용인보다, 혹은 이 인카운터의 보스보다 두려운 게 정체불명의 파티원들이었다.
* * *
어차피 한 명이 눈치챘으니 꽁꽁 숨길 필요는 없다.
용인들이 열을 본다는 핑계로 냉병기 위주로 전투하게 되자 더욱 편하다.
평범한 제식 총기보다 이편이 더 강하니까 사용하는 거다.
희우는 노골적으로 힘을 들여 단검을 내지른다. 용인의 비늘이 무슨 스티로폼처럼 찌그러진다.
나는 좀 더 기술적으로 접근한다.
비늘과 비늘 사이의 뜬 부분을 노린다.
특히나 약한 곳은 목과 관자놀이 부근.
크게 힘을 들이지 않더라도 각도만 맞춘다면 비늘 사이를 파고든다.
그렇게 하면 절명.
꼬맹이는 멀티캐스팅을 실전에 배치하는 것에 열심이다.
공격 마법은 하나도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매번 삼중으로 동시 구현된 속박 마법과 디버프가 적들을 유린했다.
이렇게 셋만으로도 밸런스가 나쁘지 않다.
그리고 확실히 여기에 추가로 더 적절한 것은 로건과 제니 정도의 포지션을 할 수 있는 더 기량이 뛰어난 인물들이다.
기량의 차이가 문제일 뿐, 포지션적으로는 좋은 미리 보기가 되고 있는 듯하다.
사실상 전위인 희우 외에 진짜 제대로 된 암살자 포지션만 하나 정도 더 있다면 완벽하다.
그러는 동안에도 복도는 계속 이어졌고 마침내 탁 트인 공간이 나타났다. 2층으로 통하는 길이 있는 저택의 홀이다.
시체를 가능한 눈에 확 띄지 않게 정리하며 기습하는 식이었기에 전진이 느렸다.
용인들도 마침내 습격을 깨달았기에 홀에 모여들어 있다.
우리를 보는 시선에 적의가 가득하다.
집사로 보이는 외알 안경의 용인이 손끝에 불꽃을 피워 올린다.
그 외에도 마법을 구사하는 것이 둘 더 있어 총 세 명.
검을 든 것이 열 남짓.
투사 무기를 챙겨 온 것이 다시 다섯.
문답 무용으로 사격과 마법이 날아온다. 저택의 파손을 감수할 만큼 큰 피해가 발생한 상황이기는 하다.
나는 겁에 질린 로건과 제니를 슬쩍 보고는.
붉은 늑대들을 불러내었다.
본의는 아니지만 소소하게 실험처럼 되었으니 만족한다. 이제 그냥 빨리 절단 내고 나가자.
어차피 이 친구들은 이게 뭔지 알아보지도 못할 테니.
늑대들이 용인들을 덮쳤다. 유니크 액티브도 아니고 그저 소환수지만 [피의 군주]에 서 비롯한 소환수다.
용인들은 아무도 저항하지 못했다.
마법도, 검도, 사격도, 그 어느 하나 피로 만들어진 늑대들에게 유효한 타격을 입히지 못한다.
일방적인 학살극이다.
그 틈을 타서 희우는 홀을 가로질러 달렸다.
견고한 지하실의 문짝이 단숨에 으깨지고 그 아래로 사라진다. 살짝 천사의 링이 다시 드러나는 게 보였다.
홀을 정리하고 천천히 내려가 보니 이미 싸늘해진 보스의 시체와 루팅을 위해 주변을 뒤적이는 희우만 보인다.
금은보화도 있었다. 적당한 상자를 골라 아무렇게나 주워 담은 후 로건에게 내밀었다.
"분배는 확실하게 해야죠. 가질래요?"
"어. 음. 아. 좋지. 새, 생각보다 쉬쉬 쉽게 끝났군."
갑작스러운 전개에 로건의 표정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제니는 거의 울고 있었다.
그래도 상자를 열고 내용물을 확인하자 울면서 웃는 표정이 된다. 금융치료는 최고지.
꼬맹이는 그 모든 일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다만, 빨려 들어가듯 보스 마법사의 연구 자료로 다가간다.
"어허, 지지야 지지. 키메라 같은 건 모르는 게 낫다고."
입맛을 다시던 꼬맹이가 급격하게 시무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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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3 서버
12(+13) 단계
랜덤 인카운터 : 키메라 섬의 미친 마법사
KILL
BOSS 화염 용인 마도사
화염 용인 52체.
키메라 157체.
[유시우 Lv. 390 + 2]
[정희우 Lv. 310 + 1]
[꼬맹이 Lv. 171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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