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겜에 갇힌 고인물 227화
왕국 - Lv.98 영재 진학반(1)
"이름이요?"
"그래. 이름."
꼬맹이는 멈칫했다.
지금도 얼마 전 학장과 여타 교수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던 발상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던 차였다.
기초가 부족한 편인 꼬맹이는 쉬이 알아듣기 힘들었다. 하지만 마력을 보는 눈 덕에 간단히 시연만 되어도 깨달을 수 있었다.
물론 꼬맹이도 바보가 아닌 이상 알고 있다. 그녀가 고명한 마법사들을 열광시킬 수 있었던 것은 단지 마력을 보는 눈 덕분이다.
타고난 재주. 어디 가서 자랑할 곳 하나 없으며 세상을 삐뚤게만 보게 만든 저주 같은 눈이라 생각했던 것.
그럼에도 이렇게 누군가에게 칭찬받을 수 있다는 점은 아주 기쁜 일이었다.
"……이름."
그래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던 꼬맹이의 삶은 최근 극적으로 변했다.
텅 빈 공간에 아빠와 엄마, 그리고 같은 파티원들이 채워졌다.
나머지 빈 공간은 모두 마법이다.
다른 일을 생각하기에는 꼬맹이의 작은 뇌는 용량이 부족했다.
언제나 몇 수 앞을 내다보는 아빠나 남들의 감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엄마에 비하면 부족하다.
적어도 꼬맹이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었다.
"이름……."
멍하게 되 뇌이자 엄마가 걱정스럽게 묻는다.
"혹시 싫어?"
꼬맹이는 화들짝 놀라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이름 같은 건 좀 더 능력 있는 사람들이나 가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동안 꼬맹이는 호칭으로만 불려졌다.
비교적 최근이 아니라 태어난 후 지금까지의 거의 모든 삶에서 그랬다.
뱀파이어 클랜은 그런 식으로 굴러갈 때가 많다.
생전에 이름이 있었던 이들조차 이름 없는 이로 돌아간다.
뱀파이어로서의 쓸모를 클랜에 증명해야만 이름을 받는다.
그래서 꼬맹이는 자신이 이름이 없음에 큰 유감을 가지지 않았다.
때가 되면 클랜 마스터인 새아빠가 어련히 주겠거니 하기도 했다.
지금이 그때였던 모양이다.
"제가 이름을 가져도 될까요?"
"그럼."
꼬맹이는 웃었다. 잘 모르겠지만 기분이 좋았다.
감히 바란 적은 없으나 비로소 인정받은 기분이었다.
그런 꼬맹이의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엄마 아빠는 고민을 시작했다.
"이름은 중요해. 미궁에서는 특히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지."
그건 배워서 알고 있다. 클랜 마스터가 쉬이 이름을 주지 않는 이유도 비슷한 것이었다.
마법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진짜 이름이란 것은 어찌 보면 약점이 될 수도 있는 위험한 것이었다.
마법사로서 신중하게 대해야 한다는 사실도 잘 안다.
"예쁜 이름! 예쁜 이름!"
"이름이 예쁜 건 중요하지. 마법적 의미는 사실 따지는 것도 힘들긴 하고."
그것도 안다.
마법이란 결국 언어적인 것이다.
그렇게 보이지 않는 것은 술식의 존재 덕분이지만 그것은 결국 마법적 언어로 짜여지는 것이다.
어딘가 감각적이면서도 동시에 계산적인 것이 마법.
이성과 감성 사이에 부유하는 기묘한 학문이자 기술이다.
"내가 짓는 건 안 좋을 거야. 클랜 마스터기도 하지만 동시에 나는 이미 마법사니까. 그런 입장에서 짓는 이름은 더 큰 의미가 부여될 수 있어."
"그러면 좋은 것 아닌가요?"
"이름에 더 강한 의미가 부여될수록 이름 때문에 휘둘릴 일도 늘어나니까. 강력한 마법사라면 그런 장난질을 잘하지."
"으으음. 그럼 제가 생각해 볼게요."
몇 가지 후보가 엄마의 입에서 나열된다. 고르는 것은 꼬맹이 자신이었다.
"어어, 음."
스스로 무언가 선택하는 일은 아직도 익숙하지 않다.
수동적으로 살아왔고 그게 최선인 상태로 지냈으니까.
시간의 신전처럼 몇 번이고 단독으로 움직이는 일은 있었지만 그것도 전부 지침을 받은 일이었다.
이렇게 이름을 받는 일도 그렇다. 스스로 고르고 능동적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낯선 것이다.
꼬맹이는 고심 끝에 자신의 이름을 골랐다.
"미아, 미아가 좋은 것 같아요."
"귀엽지? 그치?"
"잠시만,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경우의 수를 좀 따져볼게."
"아이! 애 이름 지을 때 그렇게 낭만 없게 굴면 어떡해요!"
"얘 목숨이 달린 일일 수도 있다고. 우리처럼 마법이 없던 바깥에서 이름을 가지고 들어온 경우보다 더 심해."
"그런가?"
아빠의 지식 내에서도 크게 걸리는 부분은 없었다.
그렇게 꼬맹이는 미아가 되었다.
성은 아직 없다. 뱀파이어니까 괜찮다.
오르골 클랜의 미아.
* * *
마법사에게 이름은 아주 은밀한 것이어야 한다.
그렇기에 아케인에서 본명을 수집하는 것이 지탄받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미궁에서 학교가 유지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로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래도 대외적으로 본명을 내세우는 경우는 없다.
그래서 미아도 일단은 리틀이라는 이름을 쓴다.
막상 이름을 쓸 일이 별로 없다는 점은 아쉬웠지만 혼자 입안에서 발음을 굴려보며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첫 등교의 설렘이란 것마저도 잊게 할 만큼 기뻤다.
그래서 미아는 자신을 향한 험악한 시선도, 불편한 시선도 눈치채지 못했다.
교사 역시 불편해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아케인에서 교직에 종사한다는 것은 위험과는 거리가 먼 안전한 삶에 안착했다는 뜻이다.
당연히 엘리트 코스다.
그는 자신의 직업에 자부심이 있었고,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자부심이 있었다.
불의 마탑의 그랜드 마스터 하나가, 학회에 다녀오더니 갑작스레 끼워 넣었다.
심지어 그 낙하산 꼬맹이는 알려진 바가 전혀 없는 존재였다.
심지어 곧 학기가 끝난다.
더 가르칠 것도 없고 수업할 것도 없다.
그럼 이건 무슨 의도인가? 사적으로 그를 과외선생처럼 부리겠다는 뜻 아닌가.
어차피 학기 말이면 수업은 느슨해진다. 자습 위주에 질문에만 대답하는 시기다. 진로는 학생들이 스스로 정하는 것이니까.
교사는 학장의 횡포가 몹시 불쾌했다.
그래도 권력자의 눈에 밉보일 수는 없다. 꾸며낸 미소를 상큼하게 펼쳐 보이며 상냥하게 말했다.
"그래, 자기 소개하렴."
"안녕하세요. 리틀입니다. 이번에 진학을 위해 편입하게 되었습니다."
"염병."
작은 소리로 누군가 중얼거렸다.
미아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 말을 한 그루터기 요정 소년에게로 향했다.
빤히 마주 보고 눈싸움하듯 눈도 깜빡이지 않는다.
미아가 먼저 눈을 피했다.
익숙한 경멸의 시선이다.
하지만 너무 오래간만이라 도리어 신선할 정도다.
생각해 보면 파티는 언제나 따뜻하기만 했다.
그렇구나. 원래 이게 세상이었지.
잠깐 잊고 있었던 서늘함.
품속을 벗어나면 별일이 생기는 법이다.
그래도 별로 개의치 않았다. 이제 미아는 잘하는 것이 있고 돌아갈 가족도 있으니까.
얌전히 자리에 가서 앉는다. 교과서는 이미 전날 밤을 새우며 한 번씩 다 읽어보았다.
그다지 어려운 내용은 아니었다.
그래도 양이 방대했기에 모조리 외워버릴 수는 없다.
정확히 어떤 분야로 짧은 공부를 시작할지는 지금부터 고민해 볼 문제다.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속으로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그렇게 수업이 시작된다.
* * *
미아는 최대한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려고 했다.
요즘 의식적으로 노력하는 자신감 있는 태도는 엄마의 모습을 보고 따라 하는 것이다.
언제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
대체로 부정에 휩싸여 있었던 미아의 모습을 보며 엄마가 끊임없이 강조한 삶의 태도였다.
그래서 몽환의 숲에서도 마탑의 그랜드 마스터 앞에서 당당하게 소리쳤다.
내가 더 잘해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건 사실이 아니다.
미아가 유리한 점은 마법적 현상을 따로 관측할 장비나 계산할 필요가 없이 눈에 보인다뿐이지.
세월로 쌓아 올린 방대한 지식과 직관은 확실하게 미치지 못했다.
마법에 입문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미아가 그리 쉽게 추월한다면 더 큰 문제 아니겠나.
세상이 잘못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겸손하게.
유수의 마법적 석학들이 교육을 베풀고 있는 학생들은 우수할 것이 틀림없다.
호의에 기대 기회를 얻은 얼치기 마법사인 자신은 겸손해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거 못해?"
고개를 갸웃하는 미아 앞에서 그루터기 요정 소년 하나가 귀를 파르르 떨었다.
얼굴이 붉어지고 있다.
"왜 못해?"
그렇게 말하는 순간, 아차 했다. 말실수였던 것 같다.
미아의 손 위에 떠 있는 사중 원소 중첩의 입방체를 보며 떨고 있던 요정 소년의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미아는 얼른 입방체를 사라지게 했다.
잘 못 할 수 있다. 본인에게 가장 큰 상처일 것이다.
이럴 때는 사과를 해야 한다.
고개를 꾸벅 숙이고.
"미안해. 내가 너무 무신경했어."
갑자기 뛰쳐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다시 고개를 들었을 때, 눈앞에 있던 소년은 사라지고 없었다.
쾅 하고 교실의 문이 닫혔다.
미아는 다시 고개를 갸웃했다.
이번에는 잘 모르겠다.
뭔가 잘못했나?
교사가 아주 기이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방금 그거, 다시 한번 해보겠니?"
"아, 네."
서로 다른 원소는 각각의 상성을 가진다. 상생하게 만드는 것은 쉽지 않으며, 그 와중에 서로 효율감소를 만들지 않으려면 더더욱 힘들다.
그러니까 올바른 형태와 술식, 그리고 이론을 구현할 수 있는 정교한 마력 운용이 필요하다.
교과서에는 그 방식에 대해서는 지금도 더 나은 것이 없는가 연구되고 있다고 한다.
이건 미아 스스로도 도달한 적이 있는 질문이었다.
초반의 마법 스승이었던 트동트 영감님이 칭찬했었다.
그리고 자신의 것이 아닌 마력을 다루는 것은 주술사만큼 뛰어난 이가 없다.
그때 배운 주술적 요령을 응용해서 손 위에 다시 입방체를 만든다.
내부는 복잡하지만 효율적으로 구성된 상충하는 원소의 공존이 펼쳐진다.
별다른 딜레이도 없이 떠오른 입방체를 보며 교사의 표정이 굳어졌다.
"어, 음. 좋아. 그럼 하던 걸 계속하렴."
"네."
그래서 미아는 다른 학생들이 무엇을 연구하는지 마저 확인하러 다니기로 했다.
그러다 보면 자기가 무엇을 더 공부하고 싶은지 확실히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했기 때문이다.
* * *
교사는 생각했다.
"원래 원소 상생을 연구하던 마법사의 제자? 뭐 그런 건가."
가능성은 있다.
마법사들은 경지에 이를수록 미쳐가거나 적어도 괴짜가 되어간다.
하물며 유배자인 마법사가 그렇다면 곧잘 어딘가에 은거하곤 한다.
심지어 그런 은거 대마법사들은 어디서 주워온 고아를 마법사로 키워내는 경우도 있다.
차원이 다른 수준의 스승을 둔 제자들이 뒤늦게 아케인에 합류하여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일은 간혹 있다.
그래, 그 간혹이 지금인 모양이다.
교사는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오히려 그가 유능해서 저 제자를 여기에 맡긴 것이 아닐까?
이건 기회일지도 모른다.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저 아이를 위한 커리큘럼을 짜봐야 한다. 일단 기초 학력 평가를 해봐야겠다. 문제가 어디 있더라?
원소의 이해에 관한 부분은 시험을 치를 필요도 없다.
하지만 도제 형식으로 마법을 익힌 아이들은 전문 분야를 벗어나면 약해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니까 그 부족한 부분을 메꾸는 것이 그의 역할일지도 모른다.
"하, 그랜드 마스터님. 이런 건 직접 저에게 알려주셨어야죠."
뭐, 아무튼 좋다. 그만한 경지에 이른 마법사들은 대부분 이상한 사람들이니까.
이조차도 그에게 내려진 시험일지도 모른다.
교사는 잠깐 교무실을 갔다 오기로 했다.
발걸음이 가볍다.
* * *
분위기가 서늘해졌다.
아케인 유수의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는 어린 학생들에게 방금 전의 광경은 충격적이었다.
"저런 애, 들어본 적 있어?"
"아니, 모르겠는데. 그런데 대체 뭐하는 짓이야? 도장 깨기?"
"그걸 왜 하는, 아니, 그 이전에 왜 되는 거야?"
리틀이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편입생이 움직일 때마다 누군가 좌절했다.
다음은 누구냐. 다들 벌벌 떨기 시작했다. 이미 교사도 자리를 비운 마당이다.
편입생이 다가오기 시작하자 용인인 학생 하나가 몸을 긴장시킨다.
"실례가 아니라면 무엇을 연구하는지 조금 보아도 될까?"
본래라면 연구에 대한 성과를 공유하자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무례한 행위다.
워 메이지가 되려는 게 아니라면 마법사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야한다.
그 과정에 타인의 질시나 음해도 흔하다.
사승 관계가 아니라면 마법은 본디 혼자 앞으로 걸어가야 하는 길이다.
작은 은발의 소녀가 총총히 걸어오자 거의 마탑의 마스터들 앞에서 발표할 때만큼 얼어붙은 용인이 더듬더듬 말한다.
"어, 그러니까 그게."
이미 분위기는 시험대였다.
지금 저 편입생은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그들의 성과를 깨부수고 있다.
아무렇지도 않게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고친다.
그리고 그 지적대로만 해도 성과가 한 단계 진일보해 버린다.
그런 주제에 태도는 왜 저렇게 조심스러운지.
차라리 거만하고 자신만만하게 들이닥친다면 좋으련만.
은연중에 슬쩍슬쩍 드러나는 눈빛이 너무나도 아프다.
왜 이걸 못하는 거지? 왜 이게 안 되는 거지? 왜 이걸 해석할 수 없는 거지?
그리고 심지어 조금씩 실망하는 얼굴로 변해가고 있다.
대체 왜 그런진 모르겠지만, 무엇을 기대했던 건지도 모르겠지만.
명백하게 실망하고 있었다.
설렘이 빠져나가고 조금씩 따분하다는 표정이 되어가는 자그마한 소녀에 의해 모두 울 것 같은 표정이 되어간다.
급기야 누군가가 소리쳤다.
"그만! 제발 그만해! 이건 너무 잔인한 짓이야!"
이미 실망을 가득 떠안은 표정이 된 편입생이 그쪽 방향을 본다.
"어……. 그런가?"
그 얼굴에 의문부호가 가득 피어오른다. 혼란에 빠진 것 같은 모습이다.
"……그만할게. 미안해."
그 사과에 다들 동시에 생각했다.
‘그냥 죽고 싶다.’
곧 교무실에서 돌아온 교사가 이상해진 교실의 분위기를 보고 놀랐다.
* * *
"학교는 어땠어?"
신이 난 학부모가 여덟 시간의 수업을 마친 딸에게 물었다.
미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음, 하는 신음을 흘렸다.
"다들 마법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 왜?"
"그, 좀 기본이 안 되어 있다고 할까? 기초적인 것도 잘 몰라서 실수가 많고 구현하지도 못하고. 음……."
실망스럽다는 그 표정에 희우는 생각했다.
숲에서 본 사람들은, 그 학회? 뭐 그런 거였지.
그러니까 대학교수, 조교, 석박사 과정을 밟는 대학원생, 그런 사람들 아니었나?
그리고 지금 진학 절차를 위해 미아가 며칠 있을 곳은 고등학교 졸업반이라고 해야 하나.
대충 그런 곳이었다.
단순 비교를 하면 그쪽 학생들에게 너무 가혹하다.
"어, 저기. 혹시 그게 기초적인 게 아니지 않을까? 어려운 게 당연한 거고 그런 거?"
미아의 빨간 눈동자가 위를 향했다. 무언가 골똘하게 생각할 때의 버릇이다.
하지만 뚱한 표정은 아직 풀리지 않았다.
"그치만, 아빠도 기초라고 했고, 영감님도 기초라고 했고, 저번에 그 만신전에서 만난 아저씨들도 기초라고 했는데요."
"기준이 좀 이상한 것 아닐까?"
"그런가."
미아가 시무룩해진다.
"어쨌든 못하는 애들 괴롭히는 것 같아서 미안했어요."
"학교가 재미없었어?"
"아니요. 선생님이랑 공부하는 건 재밌었어요. 기초를 다지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음……. 좋아. 그럼 된 거겠지."
희우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