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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겜에 갇힌 고인물-401화 (401/563)

망겜에 갇힌 고인물 401화

메인 던전 - Lv.7799 가라앉은 영광(10)

버튼을 향해 내려가던 로스엘의 손가락이 멈췄다.

방향키는 정갈하고 알기 쉽게 배치 되어 있다.

아마도 지금 눈앞에 떠있는 블록들 중 원하는 것을 선택하고 그것이 움직일 방향을 선택하는 종류의 문제일 것이다.

로스엘은 다시 다른 화면을 보았다.

귀엽고 소중한 유배자들.

각자 무언가와 싸우거나, 조심스레 숨어있거나, 동료를 찾아 탐색을 시작하고 있는 참이다.

이렇게 보니까 정말로 귀엽다. 화면 속에서 작은 것들이 꼬물꼬물 움직이는 것을 보는 기분이다.

먼 옛날, 로스엘이 이 왕국에 오고 나서 새로운 서버가 열릴 때마다 [왕국의 문]으로 걸어 나오던 그 작은 유배자들이 생각난다.

지금 생각하면 더 잘해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그때의 로스엘은 약했다. 아는 것도 적었고 천사라는 것 외에는 특별히 강하지도 않았으니까.

딱, 언더그라운드 유적에서 잠자고 있던 많고 많은 천사들 중 하나였을 뿐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 그렇진 않았다.

그럼에도 로스엘은 그때 유배자들을 그렇게까지 신경 쓰지 않았다.

지금이 그 후회를 청산할 때라면 때일 지도 모른다.

* * *

* * *

* * *

* * *

* * *

그렇게 생각하니 신중함이 차올랐다.

마음 속 가득히 차오른 신중함은 그대로 긴장이 되었고, 로스엘은 추격당할 때의 흥분이 가라앉는 것을 느꼈다.

“음음, 그래. 함부로 만지면 안 되겠지.”

일단 만지지 않고 지켜보기로 한다.

화면 속의 유배자들은 제각각 잘 해나가고 있다.

복제들도 아직은 특별히 이상을 보이지는 않는다.

로스엘이 기억하기로는 저것은 줄어든 인구를 대신하여 병사로 활용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유배자의 후손들이 과거에 찬란했던, 어쩌면 이 미궁을 창조했을 지도 모르는 그 위대한 문명의 유산을 조잡하게 만져 만들어낸 가짜 기천사들이다.

외형이 어떻건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것들은 천사다.

로스엘은 한숨을 내쉬었다.

기계신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세상이 심연으로 가라앉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로스엘은 때때로 느꼈다.

그녀가 앉은 [세피로트]는 어차피 신좌가 만들어낸 자리.

어떤 의미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신좌이자 기계신을 지키기 위한 힘을 부여받는 좌였다.

가끔 그 의지 같은 것이 전해져오기도 했다.

둘로 나뉜 채, 유배자들의 먼 후손에게 이용당한다.

그러면서도 기계신은 어쨌건 세상을 멀쩡히 유지하고 싶어 했고 그렇게 지켜나가고 싶어 했다.

그 결과가 과거의 형태만을 간신히 남긴 이 도시 유적이다.

그래 유적이다.

이건 이미 도시가 아니었다.

이곳에 살던 주민들은 모두 죽거나 심연으로 가라앉았다.

살아남은 주민들은 기계신을 버리고 올라가 천상의 도시와 지옥의 성채를 세웠다.

그 후에도 변하는 것은 없었다.

이 세상은 천천히 멸망해갈 뿐이다.

로스엘은 왕국을 너무나도 사랑한다는 점에서 기계신과 자신을 동일시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방해가 되겠지. 자신이 간신히 보존하고 있는 이 땅에 유배자가 들어오는 것은 말이야.”

로스엘이 기계신과 다르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왕국은 유배자가 있기에 왕국이라는 점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냥 서버와 다를 게 무엇인가.

도전하는 이도 없고 도전할 자격이 있는 이도 없다.

미궁이 바라는 생기 있는 왕국이란 유배자가 있기에 성립한다.

“그러니까 자리를 비켜줘야 해. 여긴 어차피 끝이야. 너도 그냥 자유로워지는 편이 낫지 않을까?”

대답은 돌아올 리가 없다.

로스엘도 안다. 기계신에게 존재하는 의지라는 것은 그렇게까지 구체적인 것은 아니겠지.

너무 범세계적이고 거대하니까 일종의 섭리처럼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이거 아마 누가 안 건드리면 저절로 움직이진 않는 거였지.”

신중함과 긴장을 최대로 끌어올린 로스엘은 마침내 기억 속에서 정보 하나를 발견했다.

“그러면 다른 통제실에서 움직이고 있는 거겠네.”

통제실이 어디 있더라?

눈에 보이고 있는 장면과 끼워 맞춰진다.

[도가니] 내부에 하나가 있다.

두 사람의 복제만이 나타나 돌아다니는 것을 보면 분명히 그 안에 갇힌 사람이 있는 것이다.

세피로트의 천사 정도 되는 강력한 존재를 복제하기 위해 더 정밀한 스캔이 필요한 경우 거기다 누군가를 집어넣곤 했다.

“그 안에 둘이 있는 거구나!”

혼잣말이라면 익숙하다. 친구 없이 떠돌았던 세월이 얼마인데.

그렇게 중얼중얼 자기 자신과 친구하지 않아도 될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좋아. 로스엘. 넌 또또캐. 그러니까 어떻게 움직이려고 하는지 알 수 있을 거야.”

양 손의 검지와 중지만을 펴고, 좌우의 관자놀이에 가져다댄다.

어쩐지 더 똑똑해질 것 같은 포즈.

그리고 더 똑똑해진 로스엘은 지금 움직이는 블록들의 의도를 알 수 있었다.

“수염쟁이들이랑 아가씨들을 붙여놓을 생각이구나.”

먼 옛날, 유배자의 동료로서 살던 때의 전략 전술이 머릿속을 스친다.

확실히 전사뿐인 저쪽 그룹은 위태위태하다.

마법사는 생존 자체는 문제가 없으므로 잠깐 방치.

일리가 있다.

“그럼 사이의 다른 블록들을 치워줘야지.”

반쯤 맞추다 만 퍼즐처럼 흩뿌려진 각 구획의 블록들은 서로의 진로를 마구 가로막고 있다.

통제실 하나에서 치워가며 서로 만나게 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로스엘이 보기에 수염쟁이들은 좀 위험해보였다.

“로스엘이 도와줄게!”

“어라, 리더. 로스엘이 일을 똑바로 하기 시작했나본데요.”

“뭐? 진짜네.”

정말이었다.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치워야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는데 난데없이 저절로 움직이며 길을 비켜주는 블록들이 생겼다.

“로스엘이 이렇게 도움이 될 리가 없는데.”

“그 정도에요?”

“음, 스크립트가 그렇다고 해야하나. 물론 게임처럼만 돌아가진 않겠지만.”

변수는 많다. 현실이니 그렇다. 이곳의 로스엘이 내가 알던 로스엘보다 지능 스탯이 좀 더 높을 수 있지.

“한숨 돌렸네. 지금부터는 아서와 에길은 아마 저대로 저 블록에 머물거야. 아서는 이 맵기믹을 확실히 기억할테니까.”

그렇다면 움직이는 것이 누구의 의도인지도 알 것이다.

어딘가로 섣불리 탈출을 시도해서 일을 그르치느니, 나를 믿고 맡길 터.

“과정이 충분히 험난했지만, 이 정도면 상정 범위 내의 변수였다. 파티원을 다들 모아서 숏컷이 있는 [도가니] 옆으로 보낼 수만 있다면야.”

그렇다면 우리도 풀려나고 그대로 숏컷 활성화 후 재정비를 할 수 있다.

그러면 이 블록들 중 어딘가에 있는 [리프트]를 통해 아예 우리 왕국으로 돌아가 한숨 돌릴 수도 있는 것이다.

유배자가 진입해있지 않다면 이 내부는 시간이 멈추니 편안하게 쉴 수 있다.

“산달폰까지만 마음대로 되었군. 아니 이래서 참 무섭단 말이야. 변수가 너무 많아.”

“상정 범위 내인데 이 꼬라지인 게 더 무서운데요. 그나저나 무슨 오퍼레이터가 된 것 같은 기분이네요.”

“비슷하니까. 실제로 [아후라 마즈다] 보스전은 이런 식으로 진행해야해. 솔로로 클리어하려면 로스엘에게 맡겨야하지.”

“으엑.”

그 말인 즉, 로스엘이 랜덤으로 움직이는 타일을 뚫고 가서 가운데의 [도가니]에 도달해야한다는 것이다.

게임 시절 유저들이 평하기에도 로스엘은 귀여워서 좋은데 이 기믹은 너무한 게 아니냐고 불만이 많았다.

물론 고인물들은 꼬우면 조작용 NPC 동료 잠깐 데리고 가라고 반박했지.

“로스엘도 정신을 차렸으니 8부 능선은 넘은 것 같아. 별일 없겠군.”

“그랬으면 좋겠는데요.”

왠지 제니가 시무룩해보였다.

“왜? 저기서 활약하고 싶어?”

“……사실은 그래요. 제니A 한번 보세요. 너무 잘 싸운다. 부럽다.”

“…….”

“저긴 내 자리인데. 미아양의 자가용은 나인데.”

“음? 제니? 괜찮아.”

“네?”

그 제니가 자연스럽게 이런 말을 하게 된 것도 좀 무섭군 그래.

조엘과 릴리움은 당황했다.

순교자의 은신처가 진동하고 있었다.

아주 오랫동안 성지를 숨기면서도 들키지 않았던 곳이다.

이제 와서 이렇게 갑자기 들키기도 힘들다.

지상의 낡은 교회와 유사한 구조물은 넘쳐나며 베데스다의 비술은 천상의 도시의 감시를 유구한 세월동안 피해왔다.

그것이 흔들리고 있다.

깨지려고 한다.

이곳의 위치가 들킨다.

늙은 조엘과 릴리움으로서는 너무나도 뜻밖의 일이었다.

하지만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모두 탈출 시켜!”

“할아버지?”

어린 천사들과 노인들이 우왕좌왕했다.

장사꾼 노인이 소리쳤다.

“어디로 말이오?”

“얼마 전에 사도들이 개척해둔 그 통로로 가! 거기서 심연에 가라앉은 지역으로라도 도망쳐야 한다! 자네는 유리를 챙겨!”

대장장이가 기겁을 했다.

“거긴 살 곳이 못 되는데. 타락한 천사들이 돌아다니는 곳 아니요?”

“산달폰이 죽었어. 나는 알 수 있다고!”

그 말에 대장장이는 곧바로 수긍했다.

그 무시무시한 타천사만 그 자리에 없다면 어떻게든 구석진 곳에 새로운 삶의 터전을 마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성지는……!”

“살아야 성지도 있는 법이지. 우리에겐 사도들이 있지 않나!”

혼란의 와중 장사꾼은 유리를 찾았다.

노인들은 각자 한 명씩 어린 천사들을 맡고 있다.

유리는 아이들의 사이에서 지휘를 하고 있었다.

각자 어른들에게 가라고.

“유리……! 빠져나가야 한다!”

침착한 소녀는 마지막까지 아이들이 어른들과 함께 비밀 통로로 진입하는 것을 확인했다.

장사꾼은 그 모습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노력할 필요는 없다. 그냥 가도 된다. 너도 아이가 아니더냐.”

유리가 서글프게 웃었다.

“저만 완성된 천사니까요.”

“그러니까 더더욱 저들에게 붙잡혀서는 안되는 것이지.”

“우선 빨리 내려가죠. 할아버지.”

조엘과 릴리움은 대피가 끝나자 어떻게든 성지의 문을 닫아보려고 했다.

사도들이기에 열 수 있었던 성지의 문.

유배자만을 받아들이는 베데스다의 성지.

“다시 닫히지는 않는 것인가.”

그들이 밀어서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릴리움이 고개를 저었다.

“우리도 빠져나가지요. 기계무덤이라고 불리던가. 그곳이면 미카엘도 쫓아오지 못할 겁니다.”

“서둘러야겠군.”

낡은 교회를 가리던 비술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보였다.

조엘은 불길함에 몸을 떨었다.

천상의 도시는, 미카엘은 모든 것을 알고 기다리다가 지금에야 행동에 옮긴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사도들이 천상의 도시를 감당할 수 있을까?

불길함이 엄습하지만 우선 달렸다.

그리고 비술이 붕괴했다.

“메타트론! 여기 있겠지? 성지를 내놔라!”

그와 함께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미카엘의 목소리다. 용케 본인이 행차하셨군.

조엘은, 메타트론은 조용히 비밀통로로 숨어들며 그 입구를 붙잡아 닫았다.

“괜찮군.”

미카엘은 썩 기분 나빠 하지 않았다.

베데스다 종파가 꼭꼭 숨기고 내놓지 않던 성배의 안치소.

그곳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그 녀석들은 멋대로 베데스다의 성지라고 이름 붙였으나 이것은 본디 기계신과 이어진 제단이다.

성배라 이름 붙은 신좌부품을 여기에 놓아 다시 잠든 신을 활성화 시킨다.

기울어가는 천상의 도시에 새로운 힘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옥의 성채도 밀어버릴 수 있겠지.”

통일하고 난다면 쉽다.

그 후에는 기계신이 다시 세상을 정비할 것이다.

“노인들은 그것이 문제지. 세상을 너무 아름답게 보고 있어.”

기계신은 결국 기계다.

그것의 이름이 무엇이건 누군가의 손에서 사용될 도구에 불과하다.

미카엘은 천상의 도시에서 가져온 성배 하나를 성지 안의 제단에 올려놓았다.

빛이 뻗어나갔다.

내가 문득 이상함을 느낀 것은 그 순간이었다.

이곳은 [도가니]의 내부.

[도가니]는 복제 기믹의 대상이 된 이가 갇히는 감옥인 동시에 [아후라 마즈다]의 보스룸이다.

더 정확히는 이 장소에 [아후라 마즈다]가 출현한다. 명확한 실체로서 말이다.

그것은 적어도 하나의 성배를 성지의 제단에 올려둔 후에 발생하는 보스전이다.

성배를 올려두고 다시 이곳으로 진입한다면 일어나는 보스전.

그 이전이라면 단지 숨겨진 필드에 지나지 않는다.

애초에 정상적인 진행 루트는 이런 부유 기능이 있어 블록들을 움직일 수 있는지도 모르고 [아후라 마즈다]를 만나는 것이다.

그 후에 도가니 내에서 전사형 보스를 상대한 후, 2페이즈를 위한 기믹으로서 이런 식으로 맵을 재배치하는 방법을 알게 된다.

그렇게 되어있다.

메인 던전은 선형식 게임 구조를 따르니까.

그렇다면 이렇게 뒤집힐 수는 없다.

“리더? 저게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죠?”

제니가 귀를 떨었다.

도가니 안쪽에서 빛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이런 식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지만 나는 저게 뭔지 알 것 같았다.

“제니! 에길에게 줄 도끼 챙겨! 그거 말고도 장비 다 챙겨와! 들고 뛴다!”

더 이상 생각할 시간은 없었다.

[왕관의 검]도 서둘러 챙겼다. 당장 전투에 필요할 것이 분명한 장비들만 정신없이 골라내었다.

제니는 영문도 모르지만 내가 시키는 대로 장비를 챙겨들었다.

“도가니가 열린다! 탈출해야해!”

실제로 열렸다.

로스엘을 내보낸 차단문이 하나 둘 올라가기 시작한다.

뒤편의 빛이 점점 더 커진다.

“제니, 잠깐만 들고 있어봐!”

레바테인을 들고 공감각 속에서 스킬을 이어붙인다. 마지막 차단문이 보이는 순간 찔러 넣고 터뜨렸다.

그 짧은 순간 녹화도 끝마치고 다시 재생한다.

막대한 힘을 받은 차단문이 약간 찌그러지며 조금 더 빨리 올라갔다.

“밑으로 빠져나가!”

제니가 먼저 나가고, 곧바로 나도 따라나갔다.

뒤편에서 빛이 더 크게 부풀어 올랐다.

피이이이이잉

도가니가 통째로 으스러지며 박살나는 소리가 들린다.

폭압에 떠밀려 높이 솟구쳤다.

틀림없이 일정 고도 이상이지만 [도가니]가 폭발하는 압력에 비행을 억제하는 괴조들도 밀려났다.

덕분에 공중에 떠있는 무수한 블록들을 지도가 아닌 육안으로 볼 수 있게 되었다.

자유 비행할 수 있는 제니가 어떻게 나를 받쳐들었다.

나는 아래를 내려다보았고, 그 뒤편의 도가…….

시간이 멈췄다.

시간 정지 같은 잔기술이 아니다.

내가 느낀 것은 그보다 더 고차원적인 힘.

그래.

이건 마법이라기보다는 세상을 잠깐 일시 정지한 듯한 느낌.

누군가 재생 버튼을 한 번 더 눌러버린 느낌.

내 몸도 움직일 수 없고 눈동자도 굴릴 수 없다.

시간의 틈새를 인지할 필요도 없다.

사고만이 그 멈춘 세상에서 떠돈다.

안다.

이건 신이 무언가 권능을 발휘할 때.

루시가 주사위를 던지거나 할 때 일어나는 일이다.

하지만 이곳은 메인 던전.

신이라고 부를 존재가 없으며 그 연결도 아직 이어지지 못한 상태.

[왕국의 문]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신의 지원은 사용할 수 없다.

그런데도 자유자재로 간섭할 수 있다면.

대신격.

[행운의 여신이 결국 여기까지 도달한 당신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심연의 신이 지금까지의 모든 것들은 꿈이라고 말합니다.]

[시간의 신이 미궁은 명료한 현실이라고 이릅니다.]

[세 명의 신이 말합니다. 당신의 시련은 이제 시작되는 것이라고.]

모르는 메시지다.

이런 식으로 간섭한다고는 듣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더욱 영문을 알 수 없는 메시지가 떠올랐다.

[진짜가 되기 위해, 여기까지 와라.]

발신자를 알려주지 않는 메시지.

그리고 내가 미처 다른 생각을 하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시간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멍해질 틈도 없이, 다음 메시지가 눈앞에 떠올랐다.

[되살아나는 영광]

[위대함의 편린]

[기계신 - 아후라 마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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