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망겜에 갇힌 고인물-412화 (412/563)

망겜에 갇힌 고인물 412화

메인 던전 - Lv.15000 [기계신 – 아후라 마즈다](1)

기천사는 빠르고, 때로는 탄환이 되기도 한다.

속력은 곧 힘.

너무나도 당연한 물리법칙은 스킬과 스탯을 초월하여 더 강력한 공격을 위한 도핑이 된다.

미아가 그런 식의 마법을 만들어낸 것도 그 탓이었다.

더 강력한 물리적 공격.

더 강력한 한방.

그러니까 이 가속관문이라는 새로운 마법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하는 것은 사실 에길이었다.

차선이라도 아서나 리더다.

제니가 이렇게 사용할 일은 없었다.

그녀는 대체로 스킬 자체의 위력에 의지하는 편이었고 물리력을 더한다고해서 눈에 띄게 강력해지지는 않았다.

고로 이런 훈련을 따로 하지도 않았다.

제니가 따라잡아야할 것들은 많았고, 사실 제니가 아니더라도 파티원들은 자신의 전문 분야를 갈고 닦아야만 했다.

리더는 언제나 각각의 포지션에 특화된 또 하나의 자신을 원했다.

혼돈의 신으로 재직하며 파티원들을 끊임없이 몰아세우고 훈련 시켰다.

따라서 제니는 이렇게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의 비행은 처음이다.

* * *

* * *

그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내려다가 대화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도 공기저항은 없다.

바람의 정령왕은 진행 방향에 공기가 존재하지 않는 통로를 만들었다.

미아가 괜찮은가를 다시 생각하며 정신으로 말을 건다.

당연하게도 이미 마법적 통신 채널은 개설되어 있었다.

[방향 전환하면 큰일 날 것 같은데요오오?!]

[에길이 할 때처럼 해볼게. 관성을 수정하는 식으로 속력을 유지한 채로 방향을 틀 수 있을 지도 몰라.]

에길과는 많이 해보았다.

제니와는 해본 적이 없다.

이것은 마법으로만 해결되지 않는 이야기다 미아는 관제탑이며 에길은 전투기였다.

한쪽만이 잘 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하물며 둘은 부피도 다르다.

미아는 일단 방법이 없어 하기는 했으나, 이 상황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래도 한다.

미아가 좋아하는 것이다.

[로스엘이 우리 행동을 알고 있으니 앞에 무언가 준비해줄거야.]

신뢰라기보다는 그래줘야 할 텐데에 더 가까웠다.

다행스럽게도 블록과 블록 사이의 괴조 밀도는 몹시 낮아져있다. 지상으로 내려간 탓이다.

원래 같으면 어떤 식으로건 희생을 강요받겠으나, 제니가 날개를 살짝 틀어내는 것만으로도 빠져나갈 공간이 있다.

하늘은 넓었고, 갈 곳은 얼마건 있다.

멀리 맵의 끝이 보인다.

출발할 때는 보이지도 않았다.

한때 이 드넓은 왕국의 중심이었을 도시는 비록 뒤틀렸을지언정 지평선이 보일만큼 넓었다.

이렇게 드문드문 조각나 떠오른 상태에서도 마찬가지다.

[맵의 끝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아마도 앞으로 30초 이내.]

때로는 단순한 스케일도 장벽이 된다.

각각의 블록은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가.

하지만 아까의 급발진만큼 빠르지는 않다. 그것은 틀림없이 맵 기믹 중 하나일 것이다.

[아후라 마즈다] 3페이즈 공략의 핵심 중 하나인 통제실의 제어 버튼들.

본래는 단순히 도시 정비를 위해 존재하는 기능이었겠지만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가속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래도 그 탄환은 에길이 될 예정이었는데.

[어디로 착지해야하죠?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은데!]

바람을 가르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다.

진공의 상태에서 어떤 마찰도 없이 있는 대로 가속한 탓에 제어도 힘들다.

착륙할 생각이 있다면.

그러니까 피떡이 되는 게 아니라 온전히 살아남고 싶다면 미리 감속해야한다.

하지만 어중간하게 감속한다면 지금은 존재조차 눈치를 못 채고 지나치는 중인 괴조들의 시선을 끌 것이다.

괜히 비행 금지 기믹으로 배치 된 놈들이 아니다.

추가적으로 속도를 내는 것도 한계가 있다.

좁은 길목도 없는 광활한 창공에서 괴조 떼에게 쫓긴다면 오래 버티기도 힘들었다.

그러니 감속의 타이밍이 중요했다.

애초에 그 감속 이후로 제니의 날개는 제 기능을 상실할 것이다.

포션은 없다. 더 이상은 비행 자체가 불가능해질 것이다.

그 정도의 속력으로 비행 중이었다.

[로스엘이 무언가 보여준다면 그곳으로 가는게 맞을거 같아. 아니라면 크게 선회하여 한바퀴를 돌아보자.]

무모한 계획이다. 실피드는 지금도 미아의 마력을 갉아먹고 있다.

제법 긴 유지시간을 확보했다고는 하지만 그 이후 미아조차 깡통이 될지도 모른다.

실피드가 역소환 되는 순간 제니는 몰라도 미아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악마가 물리 방어력이 높다는 것에만 걸기에는 너무 불안했다.

데몬은 어쨌건 마법사 종족.

순수하게 맞고 버티는 능력은 손색이 많다.

엄밀히 따지면 악마가 물리 방어력이 높은 것도, 천사가 마법 저항력이 높은 것도.

모두 특화 클래스의 단점을 메꿔주는 의미다.

그 강하다는 것이 무턱대고도 통하는 것은 좀 더 과거의 일.

메인 던전 수준에서는 스킬로 투자되지 않은 방어력이 그리 높을 수 없는 법이다.

제니도 미아도 생각이 너무 많았다.

그대로 있는 것보다만 나았지, 이 또한 일종의 소극적 자살이 아닐까?

제니의 생각이 마침내 거기까지 도달했을 때,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착지점을 찾고 있던 미아가 무언가 발견했다.

[오른쪽,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고 있는 블록.]

[앗, 진짜다. 엄청나게 빨라.]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뻔하다.

그녀 둘이서 겪었던 그 급발진을 그대로 겪는 중인 블록이었다.

[숲…… 이었던 블록인가?]

[나무가 다 뽑혀 날아간 모양인데.]

일단 불꽃이 튀고 있다.

저런 질량이, 저런 속도로 충돌한다면 핵겨울이 올 것이다.

제니가 앓는 소리를 내었다.

[저거에 어떻게 착지해요?!]

[로스엘이……. 우리와 속도를 어느 정도 맞춰줄 생각을 한다면?]

만약 이대로라면 감속을 하더라도 착지라기보단 유성이 될 것이다.

제니는 그다지 그런 식으로 삶을 마감하고 싶지 않았다.

에길은 G를 느끼며 생각에 잠겼다.

수염의 방향이 제멋대로 움직이고 있다.

속력에 대한 훈련은 많이 했다.

제 발로 달리면서, 가속관문도 통과하여 정말로 보스의 일부를 일격에 으깨버리는 파괴적인 공격의 훈련이었다.

물론 그보다는 느리지만 일단 이게 무엇인지는 알 것 같았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으각!”

제니가 구르며 벽에 부딪친다.

블록이 아주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필드 보스를 처리하는 김에 뚫려버린 구멍으로 내려온 것 까지는 좋았다.

뒤틀릴 대로 뒤틀려 시가지 하나가 지하에 반쯤 파묻혀 있다.

건물도 있고 공간도 있다.

몬스터도 있었으나 어찌저찌 처리할 수 있었다.

애초에 바로 위에 샘이 있다.

그리하여 광탄을 피할 수 있는 위치에 이번에야 말로 베이스캠프를 제대로 차렸다.

여기 숨어있다면 보스에게 더 근접하기 전까지 한동안 버틸 수 있을 법도 하다.

움직이는 벙커라. 좋지 않은가.

그 후에는 광탄의 분산을 위해 교대로 올라가서 회피하는 기믹 파훼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렇지 않았다가는 특정한 누군가에게 광탄이 집중된다.

그리고 정말로 모두 어딘가로 숨어버린다면, 통제실에 분리된 인원이 광탄의 폭격을 맞게 된다.

통제실은 박살이 날 것이고, 너무 당연히 공략 실패다.

“흠.”

아서가 제니에게 대답했다.

급격한 방향 전환과 함께 G가 걸렸다. 제니는 다시 굴렀고 아서는 능숙하게 자세를 바꾸며 벽에 잠깐 서있다가 내려온다.

“통제실에서 부스터를 가동한 모양인데.”

에길이 의아해했다.

“그거 먹이는 블록 지정하는데 횟수 제한이 있는 것 아니었습니까?”

더 정확히는 스택형이다.

충전되기는 하지만 아주 느리다.

최초 주어지는 횟수는 3회에 불과하다.

3 페이즈 공략의 핵심이 되는 기능.

“이렇게 쓸 이유가 없는데.”

가속은 곧 힘.

힘은 곧 대미지.

[아후라 마즈다]를 최대한 날로 먹기 위한 설계였는데.

아서가 간단히 결론을 내렸다.

“로스엘이군.”

“아…….”

약간의 탄식이 오고간다.

“그럼 어떡해야할까요. 리더가 통제실에 도달한 게 아니겠군요.”

“조종이 좀 거칠다 싶긴 했어요우악!”

아서는 생각에 잠겼다.

그가 로스엘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한다면 제법 긍정적이었다.

물론 일국의 왕으로서, 능력이 없는데 의욕만 앞서는 이가 얼마나 무서운지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특정 부분에서는 신뢰하고 있다.

로스엘 역시 전사다.

보스로 등장한다면 기사형 보스로 나타나는 존재.

오랜 세월간 어딘가 망가졌을지언정 그런 부분에서만큼은 믿을 수 있다.

이렇게 될거라는 것을 전혀 모를 리는 없다.

장난치듯이 아무렇게나 부스터를 가동하지는 않을 것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뭔가 의도가 있을 텐데.

이미 맵 기믹도 계획도 모조리 어그러지고 있는 마당에 알 수 있는 것은 더 없었다.

“결론을 내릴 수는 없군. 일단 하던 일을 하자고. 제니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건가?”

“저는 그렇게 쉽게 익숙해지지 못한다구요. 아서!”

말은 그렇게 하지만 제니도 이제 슬슬 균형을 잡기 시작한다.

순간적으로 G가 다시 걸리며 땅의 방향이 바뀔 것 같자 얼른 그 쪽으로 발을 디딘다.

에길은 항상 하던 연습이니 그렇다치고, 아서도 만약에 대비하여 탄환이 되는 훈련은 받았다.

제니가 적응이 빠른 것이다.

“일단 올라가야지. 여기 계속 있다가 로스엘에게 광탄이 날아간다면 큰 문제야. 리더라면 재주껏 살아남겠지만 로스엘은 그렇게 된다는 사실 자체도 모르고 있겠지.”

그 와중 아서는 왠지 모를 예감을 하나 느꼈다.

“셋 모두 올라가지.”

“교대로 시간을 버는 것 아니었나요?”

“뭔가 의도가 있겠지. 어쩌면 위기에 처한 파티원을 구하는 일일지도 몰라.”

그 말은 타당했다.

어딘가로 빠르게 옮겨지고 있다.

아까 내다본 바에 따르면 특별히 보스를 향해 다가가고 있지는 않았다.

그럼 이건 누군가와 만나게 하려는 의도일 것이다.

“누굴 마중할 일이 있을 수도 있는거네요.”

“좋습니다. 올라가지요.”

다만, 쉴 새 없이 방향을 제로백 없이 바꿔대는 블록 위에서 버티는 것이 쉬울 리는 없다.

그래도 우선은 올라가기로 했다.

하다못해 광탄을 분산시키는 역할은 모든 파티원에게 부여된 과제다.

미아는 계산을 시작했다. 점점 다가오고 있다.

곧 만날 것이다.

지나쳐버리면 아주 곤란하다. 그랬다가는 하늘에 널린 괴조들의 추격을 받는다.

어차피 블록 위에 있더라도 괴조는 습격해오겠지만, 그 빈도를 비교할 수는 없는 법.

기믹은 지금 막 망가지기 시작한 것이며, 괴조들이 전면적으로 블록 위에 내려오기 시작한 것은 아니다.

탄도학은 의외로 마법에도 중요하다.

모든 디버프 마법은 밸런스를 투사체이며, 상상 이상으로 중력이나 관성 따위의 영향을 받는다.

그 외에도 물리력을 구현하는 마법들은 당연히 물리값을 가진 투사체인 경우가 많다.

계산에는 통달해야하는 수밖에.

[로스엘이 방향을 유지하기 시작했어.]

[감속할까요?]

미아는 제동에 필요한 힘을 지수함수적으로 가해야한다는 사실을 제니에게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고민에 빠졌다.

그리고 입으로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대신 제니의 품속에서 빠져나왔다.

[미아?! 위험해요!]

공기 저항을 실피드가 차단하고 있다곤 하지만 제 3 우주속도 따위의 표현이 생각나는 속력으로 날고 있다.

미궁의 초인들이라도 아차하는 잘못 되는 수가 있다.

[날 믿어.]

하지만 그 한 마디에 미아를 믿기로 한다.

미아는 제니의 몸을 타고 등으로 갔다.

제니가 엉덩이를 받쳐주고 있지만 그래도 버겁다.

자신의 팔 힘이 얼마나 약한지를 실시간으로 깨닫는다.

도핑을 했음에도 말이다.

그래도 몇 초 걸리지는 않았다.

미아는 그대로 제니의 허리에 매달리는 형태가 되었다.

[날개에 닿으면 안 돼요!]

미아도 잘 안다.

핀 형태의 날개는 불꽃을 내뿜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제대로된 형상으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진동하고 있다.

속력과 방향을 유지하기 위해 최대로 가동 중이다.

[제니, 잘 들어. 내가 날개를 제어할게.]

[네?]

[그러니까 조금 아파도 참아.]

기천사 자체에 대해서는 공부를 많이 했다. 엄마의 종족이기도 하며, 그냥 흥미로워서기도 했다.

적으로도 자주 만나게 될 종족이니 알아둬서 나쁠 것도 없다.

날개가 추력을 발생시키는 메커니즘은 잘 알고 있다.

미아는 손끝에 마력을 집중하고, 그대로 제니의 날개뼈 쪽에 밀어 넣었다.

[윽!]

제니 체내의 마력이 느껴진다. 잔뜩 달아올라있다.

얼른 마력의 실을 엮어 날개를 담당하는 부분과 잇는다.

근육과 마력의 흐름 모두를 순식간에 장악했다.

[어, 지금 제 몸이 제 몸이 아니게 된 기분……!]

미아는 침을 삼켰다.

난생 처음 해보는 기천사 조종이다.

고블레타리아의 파일럿들은 나름대로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식으로 조종석에 앉을 줄은 몰랐다.

미아는 날개를 제어하기 시작했다.

핀의 진동이 리듬을 바꾼다.

발생하는 추진력도 방향을 바꾼다.

시간에 맞출 수 있다.

있을 것이다.

땀이 흐르는 기분을 느끼며 감속을 시작한다.

부분적으로 공기 저항도 돌려놓기 시작했다.

제니를 방패로 좀 타더라도 더 느려질 필요가 있다.

로스엘은 방향을 아직 유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계산이 어긋나지는 않으리라.

점점 블록이 다가왔다.

당연하지만 진행 방향이 평행선을 그리진 않는다.

이 대로면 직각으로 교차한다.

그럼 충돌이다.

방향을 틀어야한다.

실피드가 진공의 길의 방향을 바꾼다.

크게 선회하며 궤도를 맞추는 형태로 선이 그어진다.

제니의 날개 죽지를 틀었다.

방향이 조금씩 꺾이며 원심력에 의해 몸에 힘이 가해졌다.

제니가 엉거주춤하게 업듯이 미아를 지탱한다.

[공기가 조금씩 돌아올 거야.]

[그럼 타는 거 아닛뿌엑.]

괴이한 정신적 신음과 함께 제니의 머리카락과 귀가 날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부분적으로 불똥이 튀기 시작했다.

미아는 제니의 등에 숨어 계속 감속한다.

속력이 천천히 떨어진다.

방향이 크게 꺾인다.

아직도 블록은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

로스엘은 꽤 이쪽의 의도를 잘 헤아리고 있는 모양이다.

약 10초간의 선회 끝에 블록과 평행해졌다. 아직은 블록보다 빠르다.

이대로면 멀어진다.

[급하게 감속할거야.]

[으윽.]

날개가 추진력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공기가 돌아와서 소리도 나기 시작한다. 기계가 과열되는 듯한 불온한 소리가 나며 날개의 핀이 붉게 달아오른다.

급격하게 감속되며 블록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미 블록보다 느려졌다.

추력의 방향이 바뀐다.

천천히 하강한다.

블록은 여전히 다가오고 있다.

활주로 비슷한 것이 마련되어있다.

숲길을 무언가가 다 부숴버리며 지나간 흔적 같다.

딱 좋다고 여긴다.

더 접근했다.

누군가 손을 흔드는 것이 보였다.

또 다른 제니와, 아서, 그리고 에길이다.

미아는 아이고 하며 혀를 찼다.

날개가 이젠 괴성을 내기 시작한다. 너무 무리해서 추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괜찮다.

거의 다 왔다.

다음 순간.

펑하고 날개가 폭발해버렸다.

미아는 날개의 파편에 얻어맞았다.

그럼에도 떨어지지 않은 것은 제니가 꽉 붙잡은 덕분.

그대로 블록의 지상이 다가온다.

아서가 뛰어올랐다.

그리고 그대로 낚아챘다.

에길은 날개가 부서진 제니를 붙잡았다.

그대로 바닥에 충돌하고, 사정없이 굴렀다.

미아의 머릿속에서 불똥이 튄다.

시야가 스파크처럼 번쩍번쩍 암전하고 하늘과 땅이 뒤집힌다.

“괜찮으냐?”

귓가에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렸을 때, 일단 살았음을 깨달았다.

아직 도핑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어지러웠다.

미아는 간신히 말했다.

“제니를…….”

“알고 있다.”

아서가 대답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