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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겜에 갇힌 고인물-557화 (557/563)

망겜에 갇힌 고인물 557화

심연 4402층 - 로키(5)

트릭스터의 대명사 로키.

그를 잡으려고 한다면 처음부터 길잡이가 필요했다.

스칼라그림은 서둘러 아내의 시신을 수습했다.

내가 마법적 처리를 하여 안전한 곳에 보관해둔다. 육신은 같은 것을 사용할 수 있으리라.

죽은 지 너무 얼마 되지 않았다. 미궁의 일부 신좌 기능으로 부활시킬 수도 있을 정도였다.

지금 내게는 그런 기능은 없다.

헬에게 찾아가면 될 일이긴 하다.

스칼라그림은 재빨리 자신의 무리를 수습했다.

현명한 바이킹은 지금 들이닥치고 있는 모든 일들이 라그나로크 그 자체라는 사실을 완전히 이해했다.

핌블베르트부터 의심하고 있던 부분이기에 다들 그를 쉬이 따랐다.

나는 그를 아발론으로 인도할 시간이 없었다.

“로키를 쫓아주게.”

“오딘도 그 부탁을 했지요.”

스칼라그림의 눈썹이 꿈틀했다.

“혹시 토르님과도 아는 사이인가?”

“그렇다고 봐도 좋을지도?”

“꼭 한 번 뵐 수 있겠나.”

“살아남는 다면요.”

“무운을. 그대와 모든 신들에게 무운을.”

에길의 신실함 역시 아버지 유전이었나. 토르 좋아하는 것도 똑같군.

에길이 이번 회차에서 만난 미궁은 아마도 그의 어린 시절의 토르가 남긴 힘일 것이다.

그것을 취하고 토르 행세를 하는 유배자.

파티원 에길은 그 사실을 받아들이면서도 그를 토르라고 인정하고 자주 상담했던 것 같다.

대머리 그림의 눈이 제법 초롱초롱하게 빛난다.

쓴웃음을 지으며 철거를 도왔다.

아발론이라는 명칭은 바이킹들에게는 생소한 것이지만, 어느 정도 잉글랜드의 문화를 아는 이도 있었다.

주로 약탈 때문이겠지만 그것도 교류는 교류다.

“그곳에 우리가 들어가도 되는 겁니까?”

이미 나는 일종의 신비한 존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어느 날 나타나 압도적 무력을 선보이며 그들을 잉글랜드로 이끈 방랑자.

이런 식의 컨셉을 잡아두면 정말 많은 일들이 편해진다. 미신의 시대에 논리는 필요 없다.

멋과 낭만이 있다면 그것은 권위를 가진다.

“당신들을 위해 준비된 곳입니다.”

어린 에길이 미래에 어느 회차에서 만나게 된 노기사.

다른 세상에서는 브리튼의 주인인 왕이 남기고 간 안식처다.

위치를 일러준다. 세계수는 아직도 빛나고 있다. 방향 지시가 이렇게 쉬울 수가 없다.

항해술만큼은 우리 세계의 바이킹이 더 뛰어날지도 모르겠다.

거기엔 저런 초고성능 등대는 없잖아.

에길은 서둘러 움직였다.

라그나로크라는 이름이 가지는 무게는 크다.

정착지를 어떻게 할 생각도 하지 못하고 허둥지둥 움직이는 것으로 보일 정도다.

이미 신비할대로 신비한 나는 자연스럽게 마법을 구사해서 그들을 도왔다.

조금 놀라지만 조금만 놀랐다.

처음부터 마법을 보여주었다면 기겁하고 의심했겠으나 이제는 그럴 단계를 지난 탓이다.

“그대는 정말로 알 수 없는 인물이군. 인간이긴 한가?”

“오딘과 같은 질문을 하는군요.”

“그래? 하하.”

롱하우스도 두고 간다. 아서는 세심하게도 거주구를 준비해두었다.

아마 파티원 에길의 기억을 토대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이런 아발론도 수없이 많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뒤엉키기 시작하면 앞과 뒤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이번 회차의 우리 파티조차도 무한히 반복되는 어떤 순환일 수 있다.

그렇다면 변수는 제니와 미아 정도겠지.

나까지 고정 NPC라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기분이야.”

세상이 몇 번을 순환하더라도 우리는 함께였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메인 던전들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스칼라그림의 일행이 떠나는 것을 보고 곧장 오딘에게 향했다.

미드가르드에서 요툰헤임까지, 공간이동을 동원한 최대 속력을 낸다면 1시간이면 족하다.

그 와중에도 애가 탄다. 로키를 얕본 것은 아니지만 애초에 내가 알지 못하는 수단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내 강함은 주로 지식에서 나왔다.

진짜 미지가 펼쳐진다면 허술해지는 수밖에 없다.

직감이 크게 무뎌지는 상황이었다.

그렇다면 로키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이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

붉은 번개처럼 날뛰는 궁니르와 눈부신 슬라우프니르 덕분에 오딘을 찾는 것은 쉬웠다.

“로키가 살아있군. 어째서 돌아왔지?”

“전황은 좀 괜찮나요?”

“아주 좋지. 선빵은 언제나 옳아. 저 혼비백산한 요툰놈들이 보이나?”

“그렇군요. 로키 잘 아는 놈 없습니까?”

“싸워서 이길 수 있어야 하나? 그렇다면 토르인데.”

토르를 흘깃 보았다. 번개가 너무 지나치게 몰아쳐서 거대한 전격의 구 같아보인다.

그리고 좀 과하게 활약중이다.

“맹장을 데려갈 수는 없지요. 다른 놈은 없습니까?”

“그럼 하나 뿐이지.”

오딘이 숨을 들이쉬더니 소리쳤다.

“헤임다아아알!”

“넵! 오딘시여!”

아하, 또 이 녀석인가. 로키와는 마지막에 동귀어진할 운명인 신이다.

그러므로 아스가르드 제일의 로키 잘알을 뽑으라면 반드시 후보에 든다.

“다람쥐!”

“엑?”

헤임달은 잘 모르겠으나 일단 다람쥐로 변했다. 난 그걸 품속에 집어넣고 오딘에게 무운을 빌어주었다.

호탕한 애꾸 능구렁이는 껄껄대며 다시 궁니르를 휘두른다.

헤임달은 아직 상황 파악을 하지 못했지만 일단 출발했다.

G가 걸리는 상황에서 버벅이는 헤임달이 당황하며 말한다.

[뭡니까?]

“로키 잡으러 간다. 어디로 갔을까? 내 생각에는 이제 요르문간드인데.”

미드가르드 멸망의 직격타다. 둘러싸고 있는 빙하 속의 뱀이 눈을 뜬다면 그야 말로 세상이 전율할 것이다.

저 아래에서 기어 올라와야 하는 펜리르 보다 즉각적으로 예언의 초인을 제거할 수 있다.

그리고 일단 세상이 황폐해진다면 로키를 잡는 것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다.

미드가르드는 그의 주무대가 되겠지.

[그건 제 생각도 그렇습니다. 해일을 일으켜 미드가르드를 쓸어버리려고 하겠죠.]

생각을 해보자. 난 이걸 구형으로 만들어야 해. 내 손에 있는 카드는 오딘과 헬.

이 둘은 아무리 그래도 행성을 떡 주무르듯이 주무를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

헬은 마법사형 보스지만 개념적인 힘에 특화되어있다.

그럼 결국 펜리르나 요르문간드다. 스케일상 그럴 수밖에 없다.

“혹시 여기 요르문간드는 말이 통해?”

[말은 알아듣는 것 같은데 하진 못합니다.]

“포악하고?”

[흠, 대화 상대로서는 적절하지 않은 친구죠.]

그 정도면 충분하다. 헬처럼 꼬셔지는 종류는 아닐 것이다. 내가 아는 미래의 요르문간드도 대사 한 마디 없는 그야말로 괴물이었다.

펜리르는 생각보다 말을 잘하는데 말이야.

헬의 과묵한 뱀 오빠는 일단 아군이 될 수는 없다.

그 피에도 신성한 혈액 대신 뒤틀린 원념이 흐르고 있을 것이다.

“요르문간드 때려잡는 건 좀 쉽지 않은데.”

[펜리르보다요?]

“미드가르드를 인질로 잡고 있지는 않잖아.”

[오호.]

헤임달은 내 파워 밸런스에 빠르게 적응한 모양이다. 이긴다는 것 자체에 의문을 가지진 않았다.

“로키의 특기를 빠르게 나열해봐. 내가 알던 로키와는 여러모로 달라 보이니까.”

메인던전의 유배자 로키는 능숙한 마법사긴 했으나 로키의 보물들을 모두 가지고 있진 못했다.

그리고 능숙한 마법사라는 것도 조금 애매하긴 한 게, 마법의 신 레벨에 도달해있는 정도는 아니었다.

대신 임기응변에 능하고 항상 냉정한 타입의 유틸리티 캐릭터이며, 그래서 그냥 강한 녀석이었다.

지금 보고 있는 오리지널 로키는 분노에 가려져 냉혹함은 잃은 상태였다. 대신 마법 자체에 강할지도 모른다.

마법의 신 클래스는 아니더라도 부분적으로는 준하는 영역에 도달해있음이 분명하다.

[불의 신인건 아시죠?]

“그건 알지. 활활 잘 타던데. 검붉은 게 좀 불길한 색이긴 하지만.”

[제가 로키를 싫어하긴 했지만……. 그런 신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다른 걸 빨리 이야기 해봐. 금방 도착한다.”

[아니, 정말 엄청나게 빠르네?]

수다를 좋아하는 것 역시 전령신들의 특징이다.

헤임달은 속사포처럼 로키의 특징과 재주에 대해 늘어놓기 시작했다.

[감지 불가능한 변신능력, 그건 오딘이 아니면 못 찾습니다.]

“오딘의 지혜가 어느 정도 성능인지는 알았어. 나도 불가능하겠군.”

[기이한 요술에도 능했죠. 몸을 불로만 바꾸는 게 아니라 번개건 바람이건 무엇이로건 바꿀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놓쳤어.”

[어, 이미 보셨군요. 그걸 잡으려면 그물이 필요할건데.]

연어로 변신해 도망치다 잡힌 게 아니라 원소로 변신해서 도망치다 잡힌 것일까?

광명의 신, 발두르를 죽인 후 그렇게 붙잡혀서 위그드라실 지하에 유폐 당한다.

[신발은 아시나요?]

“그건 한 짝이 없어.”

[조심하세요. 한 짝만 있어도 단거리로는 작동하니까요. 당신에겐 별 것 아닐지도.]

“공간이동 정도겠군. 좋아.”

그리고 헤임달이 침묵했다.

[사실 그 정도가 답니다.]

“그래? 뭐가 더 있을 것 같은데.”

[그걸 저도 모른다는 말이죠.]

“너 도움이 안 되는데.”

[그래도 제가 더 눈치는 빠르겠죠. 로키를 한 두 번 추적하는 게 아니니까요.]

“적절한 어시스트 부탁하지.”

[땅에 닿지 못하게 하세요. 그 순간 연기처럼 사라질테니.]

“그것도 아까 겪었어.”

그러는 도중 미드가르드의 북극이 보였다.

요르문간드는 세계를 한바퀴 휘감고 제 꼬리를 물 수 있을 정도인 크기의 뱀이다.

북극의 높디 높은 빙하는 마치 게임 속 맵의 끝을 은유하는 듯한 웅장함을 드러낸다.

다행스럽게도 뱀은 아직 눈을 감고 있다.

[그 신발의 한 짝이 없는 이상 로키가 당신보다 빠를 수는 없겠죠.]

얼음은 땅이 아니다. 이곳에서 지맥을 타고 흐를 수는 없을 것이다.

“아예 아직 도착을 못했나? 그 정도라면 우리가 먼저 온다고 알고 있을 텐데.”

방심은 금물. 이미 두 번이나 놓쳤다.

그때마다 사정이 있었다곤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너무 쉬이 놓쳤다.

마력 탐지를 강하게 걸었다.

빙하가 조금 움직일 정도였다.

로키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이걸론 방심해서는 안 되겠지.

헤임달이 찍찍거리며 고개를 내밀었다.

“넌 보여?”

[모르겠군요. 요르문간드의 대가리에서 기다리면 어떻게 되지 않을까요?]

“펜리르를 찾아갈지도 모르겠군. 우리도 몸을 숨기자고.”

위장 마법이 로키를 속일 수 있다는 것은 증명되었다.

은신하고 우리는 서로가 서로를 발견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리고 곧 로키가 나타났다.

생각보다 순순히 등장했다고 여겼다.

뭔가 협잡이 있을법한데.

검붉은 저주의 피를 흘리는 그는 여전히 한쪽 발이 없었다.

하긴 그러니 스칼라그림에게 그렇게 얻어터지겠지.

로키는 두리번거리며 다가왔다. 말이 두리번이지 움직임 자체는 아주 재빨랐다.

확실히 전사라기보다는 도적이나 암살자 같은 타입이다.

요르문간드의 머리는 커도 너무 커서 모든 부분을 커버할 수는 없다.

내가 위치한 곳은 미간의 위에 존재하는 빙하다.

로키도 같은 생각을 하였는지 내 곁으로 다가오기 시작한다.

헤임달이 숨을 죽이는 것이 느껴졌다.

그대로 팔을 뻗었다.

그리고 그게 진짜 로키일 리가 없다고 이미 판단하고 있었다.

잔불의 불티가 흩어지듯 로키의 분신이 문드러진다.

원념의 불길이 그대로 내 몸을 타고 흘렀다.

헤임달이 억눌린 비명을 질렀다.

마력과 천사의 신성으로 그것을 중화해낸다. 이미 펜리르 덕에 날개까지는 물들어있다.

똑똑하군. 정면 승부는 안 되니까 어떻게든 중독시키겠다?

그리고 수없이 많은 로키가 출현했다.

“좋아, 헤임달. 어느 게 진짜지?”

[저한테 물으셔도……. 차라리 오딘께서 오셔야했군요.]

헤임달이 말했던 재주에는 없던 것이다. 이건 저 흘리는 피를 통해 만들어진 것이 분명하다.

불의 신의 혈액은 오염되고 뒤틀려 문드러진 화염이다.

권능이자 개념적인 힘.

몸에 붙은 불길을 떨쳐내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것만 보아도 안다.

날개가 좀 더 검어졌다.

실제로 위험하겠군.

로키들이 움직였다.

나는 검을 뽑았다.

풀파워는 오랜만이군.

검에 마력을 담는다. 미카엘의 검은 놀라울만치 훌륭한 재질이다.

그대로 담긴 마력이 반월의 검기가 되어 세상을 갈랐다.

로키였던 것들이 흩어져 사라진다.

“애초에 여기 없다고 보는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어.”

[그것마저 블러핑일 수도 있죠. 로키는 원격조작에도 능숙하거든요.]

부분적으로는 마법의 신 클래스라고 보는 편이 확실하긴 하겠군.

로키의 분신들은 덤빈다기보다는 시간을 끌고 있었다.

하나하나 추격하여 섬멸한다.

강하지 않으니 쉬운 일이다.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그대로 하늘에 전격의 구를 만들어 올린다.

노심이랄 것은 아니지만 이 세계의 풍부한 마력은 꽤 쉽게 대마법을 구사할 수 있게 해준다.

사방으로 번개가 지져지며 로키들이 스러져간다.

이제 시간을 끌려면 싸워야한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불길의 망령들이 닥쳐들었다.

요르문간드는 아직 문제없다.

차례대로 베어낸다.

“진짜는 정말로 없나.”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대답하던 헤임달의 꼬리를 붙잡았다.

“그렇구만.”

그대로 마력을 담아 으깬다. 다람쥐는 죽지 않았다.

타오르는 부정형의 불길이 낄낄대며 출현했다.

“처음 닿을 때 바꿔치기했군. 신을 속여? 어떻게 한거지?”

로키는 더 몰골이 처참해보였다.

“난 여러 가지 재주가 있지. 그 허여멀건한 놈이 모르는 것들도 말이야.”

헤임달이 꽁꽁 묶여서 로키의 팔에 걸려있다. 아니 이 녀석 정말로 쓸모가 없는데?

그 생각을 들은 것처럼 헤임달이 로키에게서 탈출했다. 강하게 묶어둘 만큼의 힘은 없는 것이 분명하다.

“죽어.”

스칼라그림에겐 미안하지만 복수의 약속을 지킬 타이밍은 아니었다. 요르문간드는 좀 위험하다.

그리고 로키가 무언가 꺼내들었다.

전격이 요동쳤다.

조금 전에 보고 온 전격의 구체가 로키를 두른다.

“묠니르?”

“이 세계의 모든 보물은 내 손을 거쳤지. 내가 그러며 아무 장치를 하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했어?”

“임달아. 너도 알았니?”

[맙소사. 그럼 궁니르도…….]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전력으로 회피기동했다.

이 신화의 신들은 제 스펙은 낮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보물들은 미래의 미궁에 전해지는 그야말로 미궁 스펙의 아티팩트다.

붉은 번개의 창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그대로 회전하며 다시 날아온다. 손으로 붙잡았다.

아슬아슬했다.

심장 바로 앞이다. 부활 스택은 늘 하나만 가지고 다닌다.

여기서 날릴 수는 없지.

궁니르를 재빨리 되던지려고 했으나 이미 로키의 손에 돌아갔다.

로키는 창을 들고 있다.

검은 물푸레나무의 창.

회차마다 서로 다른 형태로 나타나는 아티팩트, 지금은 창…… 이라기보다는 그냥 나뭇가지 그 자체다.

“이런. 아직 초기라서 제일 위험한 형태군.”

얼핏 보면 무기같지도 않아보일 수 있다.

[하드스록]의 멜메르가 들고 있던 무시무시한 거대 망치를 생각하면 정말로 하찮아 보인다.

하지만 저건 주인 이외의 존재가 닿으면 죽는다.

광명의 신 발두르가 그렇게 죽었다.

그 외에도 로키는 거들먹거리며 팔을 벌렸다.

잽싸게 마법을 사격했으나 반투명의 방어벽이 막아낸다.

“드라우프니르…….”

뿐만 아니다.

“이제 날 잡을 수 있을까?”

슬레이프니르가 힘차게 울었다.

그리고 그 유명한 오딘의 명마가, 문자 그대로의 광속으로 투레질을 했다.

옆을 스친다. 미스틸테인은 닿지 않았다.

“여기 아티팩트들은 성능이 너무 빡세.”

나는 파티원들에게 거의 모두 뿌렸다. 가지고 있는 것은 미카엘의 검뿐이다.

“하지만 이거면 충분하겠군.”

로키가 환하게 미소지었다.

나도 마주 웃었다.

덤벼주는게 더 좋지.

소리없이 버프를 가동한다.

로키가 알 수 없는 미궁의 은혜.

광속 예행연습은 우리 미카엘군이 해주었다고.

그리고 지금 내 손에 함께하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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