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망겜의 시체줍는 천재전사-19화 (19/288)

한밤의 불장난(4)

철퍽!

사선으로 잘려나간 상회장의 시체가 바닥에 떨어졌다. 댈런은 잠시동안 그걸 뚱한 눈으로 쳐다봤다.

“이제는 패턴도 마음대로 바꿔대는군.”

댈런은 부러진 도끼자루를 툭 던지며 중얼거렸다.

상회주가 마지막에 날린 공격.

검이 둘로 나뉘어지며 각기 다른 급소를 노리는 이 일격을, 댈런은 알고 있었다.

‘스칸덴의 두 개의 검.’

기본적으로는 남부 제국의 기사단에 들어가면 얻을 수 있는 스킬.

동시에 보스몹 아챌리스 필레놈의 필살기이기도 했다.

‘원래라면 마지막 순간까지 비장의 한 수로 남겨두는, 말 그대로 필살기지.’

기존의 게임에서는 한참 공방을 주고받은 끝에, 체력이 거의 남지 않았을 때 발동되는 즉사기다.

시스템상 일정 능력치 이하라면 반격이나 방어는 불가. 피하는 것만이 유일한 파훼법인 조건부 즉사기.

사실 아무리 밸런스가 박살난 게임이라 해도, 사방이 적들에게 둘러싸인 상태에서 그런 즉사기로 기습을 거는 보스몹은 흔치 않았다.

‘···아예 없는 건 아니고.’

생각해보니 꽤 많은 것 같기도 했다.

어쨌던 댈런은 이로써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이 세계는 모니터 너머에서 보던, 픽셀과 데이터 덩어리였던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라는 사실을.

그라는 변수는 멸망의 가능성을 늦추거나 사전에 제압할 수도 있었지만.

동시에 의도와 무관하게, 예상 밖의 크고 작은 변곡점을 그려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달라진 건 없다.’

그럼에도 댈런의 중심은 변하지 않았다.

아니, 변할 수 없었다.

안 그래도 험악한데, 거기다 불확실성까지 더해진 세상이라면.

그 불확실함마저 밟아버릴 수 있을 정도로 강해지는 게 정답 아닌가.

비록 이 세계는 살아 숨쉬는 현실이지만, 모순되게도 댈런은 그 속에서 비현실적인 이점들을 손에 쥐고 태어난 존재.

멸망을 촉발하는 가능성들을 미리 내다보는 지식도 모자라, 상태창이니 계승자 옵션이니 하는 것들까지 주렁주렁 달고 있는 최대의 변수가 바로 댈런 자신이었다.

알고 있는 미래가 바뀌는 걸 두려워하기에는 늦었다.

오히려 비틀 수 있는 것들은 최대한 비틀어야 했다.

수백 가지 멸망을 향해 달려가는 이 세상에서, 조금이라도 그 정해진 미래를 빗겨갈 수만 있다면.

‘어쩌면 이 세상에서 끝내 살아남아, 집으로 돌아갈 기회를 노려보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을 테니까.’

내장을 흘리며 차게 식어가는 시체를 뒤로 하고, 댈런은 발걸음을 옮겼다.

“으윽.”

아니, 정확히는 옮기려 했다.

“쿨럭! 컥!”

후두둑.

목구멍을 비집고 올라오는 선혈. 입안 가득 느껴지는 비릿한 향기.

진탕이 된 내장조각이 핏물과 함께 식도를 타고 올라와, 시체투성이 바닥을 한 번 더 덧칠했다.

치이이―!

동시에 수백의 괴인을 쳐죽일 때까지도 잠잠하던 심장이 맥동하며, 온몸으로 용혈의 인자를 담은 혈액을 뿜어대기 시작하고.

“커헉! 우욱······.”

몸 안이 재생되는 과정에서 몇 번이고 내장 조각과 핏덩이를 토해내며, 댈런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지금 신체가, 얼마나 불균형의 극에 다다라 있는지를.

***

내상으로 인한 각혈은 얼마 가지 않아 멎었다.

하수도에서 입은 중상을 순식간에 치유하고 은가면 암살자의 독무마저도 버틴 용혈의 재생 인자가, 이번에도 제 몫을 톡톡히 해낸 것.

내장을 긁는 듯한 잔통과, 입안에 맴도는 비릿한 혈향은 남아있었지만, 그 정도는 별 대수가 아니었다.

용혈의 재생 인자로 인해 입과 코에서 김을 뿜어내며, 댈런은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상태창을 열었다.

‘상태창.’

――――――――

이름 : 댈런

레벨 : 6

[근력 : 26] [기량 : 14] [체력 : 13]

[감각 : 16] [지능 : 18] [마력 : 10]

스킬 : 데하만의 갑주격투(D), 야간 시야(E), 용혈의 재생인자(C), 도약(E)

――――――――

튜토리얼을 끝낸 지 고작 2주가량이 지난 시점.

정상적인 플레이라면 이 시점에서 결코 볼 수 없는 압도적인 스펙이 눈앞에 나열된다.

모든 능력치가 평균 이상.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도 반수나 된다.

하지만 그중에도 유독 높은 게 하나 있었다.

바로 ‘근력’.

‘강력한 힘뿐만이 아니라 근육의 내구성, 즉 방어력을 올려주는 능력치.’

게임 시스템 상에서, 근력을 올리면 공격력과 방어력 모두 올라간다.

더불어 근지구력이 상승하고, 무거운 걸 들거나 문짝을 부수는 등 힘으로 하는 모든 일에 보정이 붙었다.

공방일체의 향상에, 여러 기믹 보정까지 붙는 사기급 능력치.

모니터 너머에서 근력 수치는 그렇게 정의됐었다.

‘그래서 초기 능력치를 현질할 때도 근력에 몰빵한 거였는데.’

댈런은 턱을 긁적였다.

그러나 현실이 된 세상에서, 과하게 기울어진 능력치 불균형은 꽤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오는 모양이었다.

생각해보면 당연했다.

맨주먹으로 성벽에 가까운 내구도의 외벽을 부수고, 물리법칙을 무시하다시피 몸을 쥐어짜며 무기를 휘두른다.

근육이야 그 무식한 충격을 받고도 멀쩡하다지만, 과연 다른 장기들은 어떨 것인가.

스킬의 보정을 받는다 하더라도, 피부와 뼈, 각종 내장에 근육만큼의 내구도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이다.

“······.”

어쩌면 댈런 역시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의 초인적인 감각과 지각 능력치는, 언제나 스스로의 육체를 감각권 아래 두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근력 하나만큼은 예전부터 거인에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무의식적으로 스스로의 몸에 제동을 걸어왔던 것.

‘용혈의 재생 인자를 얻고 난 뒤로, 그런 자제력이 많이 떨어지긴 했었지. 나도 모르게 몸의 회복력을 과신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군.’

지붕 위를 뛰어다닌다던가, 맨주먹으로 벽을 부수는 기행을 지난 이 년 내내 해온 게 아니다.

그랬으면 단순히 은패 용병에서 머물지 않았을 터.

그리고 초인들이 득시글한 이 세상에서, 섣불리 이목을 끄는 행위는 위험할 수 있었다.

그나마 어쩔 수 없이 본신의 근력을 발휘했던 단 한 번의 사건이, 바로 갈리오스 상단주가 사방에 떠들고 다니는 고블린 습격 때.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맨손으로 고블린을 찢어버리고 난 후.

제대로 된 의사도 없는 상행길 위에서, 근육통도 아닌 미묘한 통증에 며칠을 시달렸던가.

당시까지는 그 후유증의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했으나, 그때보다도 더 근력 수치가 높아진 지금에서 명백하게 드러난 것이다.

‘앞으로 어느 정도는 주의해야겠어.’

댈런은 다짐했다. 근래 폭증한 근력 수치를, 무의식적으로라도 백 퍼센트 쓰는 일은 결코 없어야겠다고.

사실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이번에도 결국 상회주의 즉사기에 반사적으로 내리꽂은, 그 마지막 일격이 문제였을 뿐.

바꿔 말하면, 순간적으로 신체의 일부가 음속을 돌파하는 미친 짓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이야기였다.

적어도 당분간은.

‘다른 능력치도 골고루 균형을 갖추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

기량 능력치가 높아지면 도구와 신체를 다루는 능력이 향상된다.

체력 능력치는 심폐지구력과 몸의 저항력, 회복력을 책임지고.

감각과 지능이야 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으며, 마력의 경우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는 능력치였다.

마법을 사용한다거나 극의에 달한 무술을 익힐 때, 혹은 그 자체로 신체능력을 보조할 때 등등.

마력의 사용처는 그야말로 끝이 없었으니까.

‘대신 조심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그만큼 부작용도 가장 큰 능력치지.’

어쨌든 과도하게 높은 근력의 부작용은, 낮은 능력치를 보강하면 해결되는 문제였다.

한동안은 능력치 배분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을 듯했다.

댈런은 입안에 남은 피를 모아, 침과 함께 퉤 뱉었다.

그리고 산처럼 쌓여 있는 괴인들의 시체 사이에서, 잿빛의 시체 하나를 찾아냈다.

[검을 쓰는 마법사의 시체]

- 마법에 재능이 있었으나, 검술에 더욱 정진한 마법사의 시체다. 한때 마검사 용병이라 불리며 유명세를 얻었지만, 텔리아 상회주 아챌리스 필레놈에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뒤 그 명성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상회주에게 치명상을 입은 후, 굶주린 괴인들에게 뼛조각 하나 남지 않고 뜯어먹혔다.

힘 스탯을 키우던 암살자와 같이, 이 캐릭터도 그의 초반 시도들 중 하나였다.

랜덤으로 나오는 기본 캐릭터의 능력치가, 극한으로 마법에 치중되었던 회차.

당시에 댈런은 생각했었다.

이 마법의 재능에 피나는 수련으로 검술까지 겸비하면, 이 빌어먹게 어려운 난이도의 게임에도 무슨 차도가 보이지 않을까 하고.

플레이 초반에는 자신의 현란한 컨트롤 실력으로 버티고, 후반에는 마법과 검술 모두를 대성해 스펙으로 밀어붙이는 게 계획이었다.

물론 결과는 대실패.

부족한 능력치로 익힌 검술은, 그의 컨트롤로도 보완이 불가능했다.

‘이 때쯤 깨달았지. 이 게임은 컨트롤 실력만 가지고는 깨는 게 불가능하다는 걸.’

댈런은 손을 뻗었다. 시체가 흐릿해지며 한 줌의 빛무리로 화해 빨려 들어온다.

삽질이라면 삽질처럼 느낄 수 있는 과거의 시도.

하지만 그런 과거조차, 지금은 더없이 소중한 성장 동력이었다.

[검을 쓰는 마법사의 시체를 회수했습니다. 능력을 계승합니다.]

[계승 보상 : 마력 +2, 체력 +1, 불꽃 화살(D)]

치이······.

체력 수치가 올라가며 몸 안에 남아있던 잔통이 확연하게 줄어든다.

우웅―

늘어난 마력 수치는, 형용하기 어려운 기이한 고양감의 형태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뻗어나갔다.

그리고 새로운 스킬.

[불꽃 화살(D)]

- ‘이그넬 로트’. 화염술사들의 성지인 이그넬라 마탑의 마법. 마력을 연료 삼아 불꽃이라는 의념을 구체화하고, 필요에 따라 이를 화살처럼 쏘아 보내는 주문이다.

- 숙련도 2%

이 세계에 떨어진 이후 처음 얻게 된 주문의 지식이, 초인적인 지능 수치를 기반으로 낱낱이 해석되어 그의 머릿속에 정리되기 시작했다.

스윽.

댈런은 손을 내밀었다.

평소와는 달리 최대한 힘을 빼고, 손바닥이 가만히 하늘을 바라보도록.

그리고 느꼈다.

촉감이라는 형태로 느껴지지 않으나, 동시에 오감이 아닌 다른 감각으로 피부를 간질이는 마력의 바람을.

마법이 존재하는 이 세계.

자연 속에는 마력의 바람이 흘러다니고, 살아있는 존재라면 마력 감응력에 따라 그 변화의 원천을 느끼고 붙잡을 수 있다.

우우우―

마력 수치에서 비롯된 감응력과 마력 제어 능력이, 손바닥 위를 지나가던 한 줄기 바람의 가닥을 잡아세운다.

눈을 반개한 채, 그 가닥을 휘감으며 현실의 영역에 약간의 비틀림을 덧입히고.

“이그넬 로트.”

짧은 영창으로 그 비틀림에 심상을 부여해낸다.

화륵!

손바닥 위, 허공에서 피어오르는 주먹만 한 불꽃.

마력을 연료삼아 타오르는 불덩이를 보며, 댈런은 씩 웃었다.

딴지를 걸 집주인도 없어졌으니, 불장난을 시작할 시간이었다.

***

후욱. 후욱.

숨이 차오른다. 온몸이 납덩이를 단 듯 무겁다.

철컥! 철컥!

평소에는 그렇게 든든하던 강철 흉갑이 지금은 어깨를 짓누르는 짐덩이일 뿐이고, 창과 방패를 잡은 두 손아귀는 점점 더 힘이 풀려간다.

“허억, 헉!”

그럼에도 경비병 팰튼은 이를 악물었다.

그가 무너지면 동료들이 죽는다.

그의 곁을 지키는 동료 병사들도, 같은 생각으로 버티고 있는 것일 테였다.

크어어어!

괴인이 달려든다. 팰튼은 방패를 들이밀었다.

콰앙!

강철 방패와 충돌하는 괴인. 충격에 덜컥 빠진 어깨를 덜렁거리면서도, 놈은 물러설 줄 몰랐다.

그어어억!

문드러진 코와 붉게 충혈된 눈이 코앞까지 다가온다. 팰튼은 창을 내질렀다.

평소에 수없이 반복하던, 지루하고 고된 훈련이 빛을 발하는 순간.

푸욱!

목덜미가 넓적한 창날에 꿰뚫리고.

터엉!

한 번 더 방패에 얻어맞으면서 목이 잘려나간 뒤에야, 괴인은 땅에 널브러졌다.

“허억! 헉! 헉!”

턱끝까지 차오르는 숨을 몰아쉬며, 팰튼은 고개를 빳빳이 치켜들었다.

화르르르!

뒷골목에서 흔히 볼 수 없는 5층짜리 건물.

텔리아 상회의 창고가 불타오르고 있었다.

“계속 밀어붙여라! 단 한 명의 사교도라도 놓쳐서는 안 된다!”

말을 탄 소대장이 버럭버럭 소리를 질렀다.

사실 팰튼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평소에는 순찰조차 하지 않는 뒷골목 근방에서, 뜬금없이 겨울철 화재를 예방한다는 빌미로 해질녘부터 대기하지를 않나.

기이하게도 때마침 저 멀리 상회의 창고에 불이 붙고, 화재를 진압한다며 뛰어가는 경비소대가 무려 10여 개.

수백 명의 병력이 고작 건물 하나의 불을 끄러 간다는 사실에 의문을 품을 때쯤, 난데없이 경비병들을 덮치는 가면 쓴 괴한들과 괴인 무리.

기다렸다는 듯이 사교도들을 처단하고 놈들의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외치기 시작하는 지휘관들까지.

‘니미럴! 모르겠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도통 알 수 없는 혼란스런 상황.

팰튼은 그냥 생각 같은 건 집어치우기로 했다.

말단 병사는 명령에 따르면 될 뿐이다. 아마 동료 경비병들도 다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으리라.

“전원 공격!”

“으아아!”

“아버지 파웰이시여!”

소대장의 명령에 병사들이 대열을 이루고 전진했다. 고함과 비명, 신을 부르짖는 외침과 함께.

이미 사상자가 꽤나 발생했으나, 그럼에도 훈련받은 경비대는 잘 버티고 있었다.

괴인의 수는 많지 않았고, 대부분은 칼 한 자루 꼬나쥔 건달이나 무장한 가면 괴한들.

무엇보다 어딘가 나사가 빠진 듯, 적들은 마구잡이로 달려들거나 도망가는 일이 잦았다.

말단 병사인 놈들에게는 제대로 된 지휘체계가 없어 보였다.

“씨발 뒈져라!”

그때 가면 쓴 괴한 하나가 달려들었다. 경비대의 횃불 빛에 피 묻은 금빛 가면이 번들거렸다.

“크아아악!”

동료 병사가 창을 뻗어 놈의 어깻죽지를 찔렀으나, 괴한은 그런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괴성을 지르며 밀어붙였다.

“커헉!”

창을 든 손이 잘려나가고, 칼에 배를 찔린 채 쓰러지는 동료.

팰튼은 반사적으로 방패를 들어 밀어붙였으나, 괴한의 어마어마한 힘에 밀려 뒤로 나동그라졌다.

“크흑!”

스쳐지나가는 죽음의 예감. 횃불 빛에 번쩍이는 괴한의 검.

마지막을 직감하며 눈을 질끈 감은 순간.

쐐애애액―!

퍼걱!

뭔가 터져나가는 소리와 함께, 얼굴과 몸에 뜨거운 액체가 후두둑 튀었다.

“······?”

어안이 벙벙한 채로 눈을 뜨자, 가장 먼저 보이는 건 목 위가 사라진 괴한의 몸뚱이.

그리고 서서히 무너지는 그 몸뚱이 너머로, 불타오르는 상회 건물의 5층에 사람의 실루엣이 보였다.

5층 외벽에 큼직하게 난 구멍. 그 안에서 뭔가 던진 듯한 자세를 하고 있는 거구의 남자.

“······어?”

뒤늦게 자신의 발밑에 꽂혀있는, 괴인의 머리를 터뜨린 단창을 발견한 팰튼의 표정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쐐애애액! 콰직!

쐐애애― 퍼걱!

전장 곳곳에서 비슷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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