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망겜의 시체줍는 천재전사-183화 (183/288)

183

시산혈해(1)

쿠르르르···.

이질적인 천둥소리가 들려온다. 댈런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반으로 뚝 가른 듯 나뉜 창공. 천상의 싸움은 점점 더 격해지고 있었다.

쿠구궁! 쿠르륵···!!

새까만 먹구름과 얼어붙은 하늘이 뒤섞이며 붉고 푸른 발톱을 서로에게 들이민다.

그 거대한 힘의 충돌에 마력의 파편이 마치 싸락눈처럼 떨어졌다.

파지직. 치직―

뒤틀리고 응축된 마력 파편들은, 불안정한 상태를 오래 유지하지 못하고 제멋대로 천연의 술식으로 화한다.

허공에서 촛불 크기의 불꽃이 피어오르고, 작은 전격의 그물이 나비처럼 날아간다.

느닷없는 돌풍이 소용돌이치는가 싶더니 얼음 조각이 되어 흩어졌다.

땅에서 보기에 그건 마치 신비로운 오로라가 지상으로 내려앉는 것 같은 광경이었다.

손에 잡힐 듯 내려앉다가 지면에 닿기 전 증발하는, 오색찬란한 수백 가지 주문의 비.

댈런은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상을 뒤덮은 눈보라를 뚫고 그의 앞으로 거대한 그림자가 다가오고 있었다.

“···왔냐.”

“눈보라가 거세서 좀 늦었다.”

마물의 군세를 이끌고 나타난 악마, 머리가 새의 형상인 거인이 말했다.

“시야와 감각을 가려서 우리를 막아보려 한 모양이더군. 시도는 나쁘지 않았어.”

새대가리 악마가 고개를 털었다. 깃털 아래 돋아있던 고드름이 푸드득 가루가 되어 흩날렸다.

지상에서 휘몰아치는 눈보라는 차르국의 왕실 마법사들이 힘을 합쳐 만들어낸 폭풍이었다.

범위 안에 들어온 대상의 감각을 혼란시키고 길을 잃게 만들어, 끝내 한기에 잠식당해 얼어붙게 하는 대규모 술식.

서릿발 왕좌의 폭풍처럼 공간째로 동결해버리는 어마어마한 위력은 아니었지만, 눈보라로 말미암은 환각의 위력은 악마의 감각까지도 혼란시킬 정도였다.

아마 파영의 마안이 없었다면 댈런도 그대로 길을 잃었겠지.

다만 아무리 싸움 밖에 모르는 쑴의 종복들이라도, 파훼법이 없는 건 아닌 모양이었다.

“감각이 차단당했다 해서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눈보라마저도, 역겨운 주문쟁이들의 피냄새만큼은 막을 수 없기 때문이야.”

새대가리가 웃었다. 부리 틈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웃음소리는 쇠 긁는 듯한 소리였다.

“유물 무기로 우리 군세의 기수를 처치할 때 잠깐 눈을 마주쳤었지. 내 이름을 아나, 전사?”

“새대가리 새끼.”

“···악마학에 조예가 깊은 전사라더니, 잘못 알려진 건가. 아니지. 어쩌면 너와 항상 붙어 다닌다는 그 성기사가 알려줬을 수도 있겠어. 그년은 지금 어디 있지? 성벽이 무너지며 죽었나?”

쇳소리가 좀 더 거칠어졌다. 저열한 도발이었다. 댈런은 대답하지 않고 허리춤의 검손잡이를 만지작거렸다.

까딱.

검손잡이에 얹어진 손가락이 자연스레 꿈틀거렸다. 댈런은 속으로 셈을 시작했다.

“흐흐, 그년이 죽어서 홀로 성벽 밖까지 기어나온 거냐. 모든 걸 포기하고 들이받을 생각이었나 보군. 용맹한 전사의 죽음은 연약한 심장에서 비롯된다지. 너도 그런···.”

새대가리의 웃음이 뚝 멎었다. 놈의 고개가 뒤로 휙 돌아갔다.

‘셋.’

패래래래―

눈보라를 뚫고 들려오는 흐릿한 파공음.

‘둘.’

크에―! 켁!

점점 가까워져오는 단말마의 비명들.

새대가리의 눈에서 귀화가 번뜩였다. 거센 눈보라 너머에서 날아들어오는 건 손도끼였다.

전투가 시작될 때, 야만인 군대의 기수를 죽였던 바로 그 유물 무기.

‘하나.’

「회명(回冥)」

그리고 눈보라를 뚫고 황금빛 원반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 댈런의 신형은 그 자리에 없었다.

콰앙!!

새대가리 거인이 검을 휘둘렀다. 집채만 한 검으로 막고서도 놈의 몸이 주춤거렸다.

“무슨, 힘이···!”

놈의 부리에서 신음이 새어나오는 순간, 허공에 붕 뜬 도끼가 황금빛 폭발을 토해내고.

콰아아아아―!

성화로 이글거리는 폭발이 새대가리 거인의 상반신을 집어삼키는 것과 동시에, 댈런의 신형이 놈의 코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쐐애―!

수십 미터를 뛰어넘는 잿빛 그림자의 이적.

망설임 없이 거인의 두 다리를 단칼에 잘라버린다.

“케에에에에엑!”

다리가 잘리고 상반신에 불이 붙은 새대가리가 괴성을 지르고, 그걸 신호로 마물들이 우르르 달려들기 시작했다.

상관없었다. 다가오면 함께 썰어버리면 될 뿐.

바닥에 널브러진 악마의 머리통을 향해, 댈런은 성검을 번쩍 치켜든 뒤 내리쳤다.

“네놈, 혼자서는, 막지 못할···!”

꽈르르르릉―!

같잖은 유언 따위 들어줄 이유는 없다.

창공에서 치고받는 두 하늘의 틈바구니 사이로 한 줄기 벼락이 땅을 향해 떨어졌다.

「뇌격(雷擊)」

성검과 하나가 되어 새대가리의 머리통을 단번에 잘라버리는 새파란 벼락.

「방류(放流)」

파지지지직!

거기서 기세를 멈추지 않고, 그대로 지면을 타고 들불처럼 훅 퍼지며 전격의 폭풍을 자아낸다.

크에에!

캬아아악―!

푸른 벼락의 폭풍이 달려들던 마물들을 휩쓸어버리고, 사방에서 휘몰아치던 눈보라마저 걷어낸다.

동시에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전격 폭풍의 범위 밖에 있던 눈보라까지 일시에 잠잠해졌다.

거짓말처럼 사라진 눈보라.

확 트인 마물 군세와 악마들의 시야.

놈들의 눈에 들어온 건, 군세의 삼면을 둘러싼 포위망이었다.

[엘르.]

[메멘토 엘레구스.]

높이 팔 미터에 달하는 두 번째 성벽 위, 성벽의 한 구역 전체를 뒤덮은 황금빛 파동.

[형제들이여.]

[무기를 들어라.]

그리고 눈보라에 모습을 감춘 채 성 밖으로 빠져나와, 군세의 동쪽을 막아선 성기사단의 황금빛 물결.

쿠구구구구구···.

거대한 전격의 띠를 두른 요새가 새까만 먹구름을 뚫고 강하하며, 서쪽 방면을 막아선 채 대규모 술식을 예열시킨다.

눈보라를 가림막으로 만들어낸 삼면 포위망.

그 역습의 시작은 성벽 위에서부터였다.

「영역 개방 : 태엽을 되감는 대지의 손」

「천률일원포(千律一原砲)」

성벽 위의 황금빛 파동이 변칙적인 울림과 함께, 마물 군세를 향해 수천 다발의 주문 포격을 쏟아내기 시작하고.

[전쟁신의 영광을 위해―]

[눈앞의 악을 말살하라!]

성광(聖光)으로 눈이 시리게 빛나는 삼천의 군대가, 마치 거대한 빛의 파도처럼 함성과 함께 덮쳐온다.

[레니아.]

[티타스.]

[달로레마]

[바사크.]

[······.]

마지막은 수십 미터 상공에서 부유하는 천공요새 바르샤바크.

끝없이 울려퍼지는 영창이 요새의 아래쪽에 거대한 번개의 폭풍을 빚어냈다.

콰지지지지직──

동토의 눈을 싹 증발시키는 전격의 열기.

폭풍에 휩쓸린 마물들의 육신이 갈기갈기 찢어지면서, 동시에 수십 가지 전격 계열 술식이 요새의 총안과 첨탑에서 쏟아지기 시작한다.

“케엑···바르샤바크···어떻게 저놈들까지···?”

댈런은 도끼와 검을 들었다.

새대가리 악마의 몸통은 성화에 불타서 죽었고, 머리만이 남아 주절거리는 중이었다.

콰직!

부리를 바들거리는 머리통을 짓밟아 터뜨리자, 한 쪽에 띄워놓은 상태창의 경험치 막대가 상당량 올라갔다.

크르르르···.

주춤한 것도 잠시, 다시금 이빨을 드러내는 마물 군세.

천공요새에 성기사단의 지원, 그리고 성벽의 포격까지 이어졌음에도 전황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는 건 불가능했다.

기습의 효과로 수천 단위의 마물이 쓸려나갔지만, 수만 마리의 마물 군세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금 공격을 시작한다.

댈런은 그 군세의 한가운데서 어깨를 슬쩍 풀었다. 마물 수만에 악마 수십이라. 그는 낮게 웃었다.

“어디 하루에 레벨 몇 개까지 올릴 수 있나 시험해보자고.”

악마의 피로 범벅이 된 발이, 사나운 미소와 함께 한 걸음을 내딛고.

투웅―

그의 신형이 자리에서 사라짐과 동시에, 검붉은 피보라가 몰아쳤다.

***

난전이었다.

키이이이이!

성벽에 손톱을 박아넣으며 기어오르는 갑각류 형태의 마물.

쉬이이익!

그 마물을 떨어뜨리는 검기 맺힌 투창 세례.

쿵― 쿵― 촤라라락!

사다리며 갈고리 밧줄이 셀 수도 없이 성벽에 내걸리고, 살아남은 야만인 전사들이 그걸 타고 오르는 사이 육중한 바위 트롤들이 질량을 무기로 성벽 자체를 두들긴다.

마물들의 마법은 끊임없이 성벽 위의 병사들을 노렸다. 그걸 막아내는 건 왕실 마법사들의 빙결 술식이었다.

거대한 고드름과 극한의 한기가 지옥의 주문과 부딪히며, 성벽 앞의 허공에서 장엄한 폭발의 향연을 빚어낸다.

그 아슬아슬한 균형 사이에서 천공요새 바르샤바크와 성기사단, 그리고 댈런은 적진을 헤집으며 머릿수를 착실히 줄여가고 있었다.

바르샤바크의 광범위 전격 주문이 마물들을 으스러뜨리는 동안, 댈런과 성기사단은 악마들이 성벽을 직접 공격하는 걸 막아서는 식.

“···스승님,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성벽 너머를 내다보던 토미가 약간 초조한 표정으로 물었다. 펠버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뚝. 뚝.

수염에 맺혀 떨어지는 땀방울들.

노인의 주름진 손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복잡한 수인을 맺어내고, 발밑에서는 그에 맞춰 황금빛 파동이 쉴새없이 터져나온다.

평소 같으면 수인의 상당 부분을 나눠서 맡았을 토미이지만, 이번만큼은 그조차도 스승의 영역 개방을 보조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펠버가 지금 해내고 있는 일은 일반적인 주문학의 틀을 완전히 깨부수는 일이기 때문.

펠버는 수십 개 학파에서 몰려온 수백 명의 주문을, 마치 하나의 대규모 술식처럼 연동시켜서 운용하고 있었다.

“이그넬― 타타블로스!”

“이그넬 로트!”

성벽에 넓게 펼쳐져 집결한 마법사들 사이로, 거대한 불덩이와 불화살 수십 발이 둥실 떠오른다.

“레니아 바사크!”

“엘르― 마이아린.”

전격의 줄기가 뻗어나고 대지를 움직이는 힘이 작동하는 한편, 뚜렷한 주문이 없는 무영창의 술식들이 술자의 손을 떠나 움직이기 시작했다.

구우우웅──

그리고 그 모든 것을 휘어잡는 황금빛의 마력.

황금빛의 기이한 파장 아래 화염과 전격이 한데 뒤섞이고, 서로 공명하며 증폭되어 몇 배의 화력으로 거듭난다.

콰과과과과과―!!

그 결과물은 적진을 향해 쉼 없이 쏟아지는 수백 갈래 주문의 포격들.

그것도 아군을 피해 마치 저격수의 탄환처럼 적재적소에 떨어지는, 광범위한 영역의 지원 마법이었다.

“저게···대체 인간이란 말인가···?”

곁에서 화염 주문을 시전하던 마법사가 그 광경에 혀를 내두른다.

이그넬라 마탑에서 나름 손에 꼽는 실력자. 영역을 이루기 직전의 초인인 그에게도, 눈앞에서 펼쳐지는 기예는 이해할 수 없는 경지였다.

주문의 공명. 다중 영창. 여러 속성의 연계. 다수의 술자가 공동으로 시전하는 대규모 술식.

어느 하나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일은 아니나, 술자의 수가 두 자릿수를 넘어가면 적어도 수 년의 훈련과 연구가 거듭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다.

수백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마탑이나, 강력한 권력 아래 철저한 훈련을 거치는 왕실 마법사단이 아니라면 쉽지 않은 일.

그걸 고작 며칠 간의 훈련과 한 사람의 영역 개방으로 해낼 수 있다니.

“시간 그 자체를 다루는 게 아니고서야, 어떻게······.”

4위계의 끝자락에 달한 그로서도, 펠버가 지금 직접 시간선을 조작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각 술식의 시전 과정을 순간 단위로 쪼개고 조작해, 완벽한 공명의 시점에 억지로 끼워맞추는 기적 같은 과정.

아무리 펠버가 시대에 몇 없을 천재라지만, 진룡의 종속으로서 종을 탈피해 거듭난 육신에 뼈를 깎는 노력까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겠지.

투과과과과과──!!

재능과 노력, 기연이 한데 뒤섞여 어마어마한 술식의 폭격으로 전장을 난자한다.

뜨겁게 달궈진 두뇌와 끓어오르는 심상 너머의 영역.

나직하고 빠르게 중얼거리는 영창과, 어지러운 수인으로 그 모든 기적을 만들어내면서도 펠버의 표정은 그리 좋지 못했다.

눈에 보이는 정황 자체가 불리하기 때문이 아니다.

남은 두 겹의 성벽과 공중요새가 쏟아내는 화력은, 수만 마리의 마물을 상대로도 과잉에 가까웠으니까.

수십의 악마들이 성벽 위로 올라오면 곤란해지긴 하겠으나, 성기사들과 댈런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이상 걱정할 필요 없었다.

간혹 그 저지를 뚫고 악마가 성벽을 공격하는 상황이 펼쳐지면, 철혈군대의 5위계 초월자들이 직접 나서서 놈들을 다시 성벽 너머로 몰아내곤 했다.

죽어나가는 마물의 숫자가 쓰러지는 사람의 숫자보다 많다. 그말인즉 이대로 버티면 승리는 어렵지 않다는 의미.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펠버의 표정이 굳어있는 이유.

그건 댈런이 성벽 위를 사수하며 기어오르는 악마를 족족 쳐죽여도 됨에도, 굳이 저 아래로 내려가 적진을 휩쓸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으지━━

불현듯 무언가 단단한 것이 쪼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뜨겁게 달아오른 두뇌가 이내 기이한 정적을 감지했다.

‘······뭐지?’

전장의 소란 속에서 정적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이 위화감은 무언가의 부재에서 생겼다는 이야기.

위화감의 정체를 알아채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전장의 한 일대를 휩쓸던 전격의 폭풍. 인간의 손에서 탄생한 재해가 만들어내는 소음이, 어느 순간부터 들리지 않고 있었으니까.

‘···바르샤바크!’

황금색으로 빛나는 눈이 부유하는 천공요새를 향한다.

대마법사의 기감이 전장을 가로질러, 천공요새를 둘러싼 결계에 뚫린 구멍을 감지했다.

고작 수 미터 지름의 작은 구멍. 요새의 압도적인 규모에 비해서는 너무나도 초라한 크기였다.

허나 그 구멍으로 침입한 존재는 결코 초라하지 않았다.

놈은 펠버가 계속해서 경계하던 존재들 중 하나였으니까.

으직.

요새에서 가장 높은 첨탑의 꼭대기.

그 지붕을 딛고 선 용인(龍人)이, 손에 쥔 무언가를 게걸스레 씹어먹는다.

으직. 우적.

그건 시체였다.

그것도 다름아닌 바르샤바크 마탑주의 시체.

콰아아아앙──!

그 순간 천공요새를 두른 전격의 고리가 굉음과 함께 부서지고, 수십 미터 상공에서 부유하던 요새가 서서히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쿠구구구구······.

“···맙소사.”

현란하게 맺어가는 수인 사이, 펠버는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는 걸 느꼈다.

모든 전격술사들의 성지라 불리는 대마탑이 너무도 덧없이 무너지고 있었다.

“대악마라는 건···저런 존재인가.”

댈런에게 미리 예고받기는 했다.

수십 악마를 이끌고 도래한 이번 침공에는 대악마가 둘이나 포함되어 있으며.

그중 하나는 쑴 휘하의 여섯 대공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존재라는 것을.

흑마법사들에게조차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대악마라던가.

허나 눈앞에서 대륙의 여섯 대마탑 중 하나가 무너지는 걸 보면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기는 힘들었다.

그리고 그때.

쉬이익──

전장의 저 동편, 난전이 벌어지는 적진 어디선가 황금빛 빛살이 날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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