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망겜의 시체줍는 천재전사-198화 (198/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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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천의 우물(2)

차리나 비잘리나 요스코브.

악신 쑴의 화신체와 사투를 벌인 끝에 사망한, 대륙 북부 차르국의 여왕.

“비잘리나라고 불러주세요. 이곳에서 생전의 계급과 명예는 큰 의미가 없으니까.”

그녀의 입술이 부드럽게 미소를 머금었다. 창백한 피부도 따뜻한 온기를 담을 수 있었다.

저벅.

새하얀 맨발이 판석 깔린 바닥 위를 사뿐히 걸어 정원 안쪽으로 향한다. 정원의 중앙에는 직경 오 미터쯤 되어보이는 널찍한 우물이 있었다.

차리나는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우물에 등을 기댔다. 그녀가 말했다.

“앉아요.”

“···그러지.”

댈런은 천천히 다가가 차리나의 옆에 앉았다. 그렇게 앉은 채로 정원을 둘러보니, 방금까지 그를 이곳으로 안내한 전사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이전에도 항상 그러더니, 역시 이번에도 제멋대로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군. 댈런은 고개를 슬슬 털었다.

멋대로 자취를 감춘 근육덩이 남정네보다는, 바로 곁에 앉아있는 아리따운 여성에게 집중하는 게 훨씬 현명한 선택지인 법이다. 그는 우물에 머리를 기댄 채 물었다.

“이곳은 어디요?”

“댈런, 답을 알면서 물어보는 건 실례랍니다. 우리에겐 시간이 많지 않아요.”

“···여긴 역천의 우물이군.”

“정답이에요.”

그의 대답이 즐거운 듯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차리나. 사실 추측하는 것 자체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인리를 초월한 존재들과 주고받은 수많은 선문답 속에서, 이곳에 대한 언급은 항상 조금씩이나마 존재해온 바.

추측에 대한 결정적인 증거는 우물 뒤쪽에 뿌리내린 채 잘려나간 거목이었다.

정원의 삼분의 일에 가까운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한 밑동은, 분명 ‘역천에 드리운 어두운 별나무’가 잘려나간 흔적일 테니까.

‘가만···그러면 지금 기절해있는 녀석을 가져다가 저 밑동에 붙이면 어떻게 되려나.’

거목이 잘려나간 높이는 대충 성인 남성의 허리쯤 되었다. 아마 불사의 악마 아르보르는 저곳에서 잘려나간 나무 윗부분이겠지.

찰떡처럼 유연한 몸뚱이를 가진 악마를 잘 잡아늘여서 얹어놓으면 되지 않을까. 나무에 가지 접붙이는 것처럼.

분명 그럴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실없는 생각을 이어가는 사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던 차리나가 문득 입을 열었다.

“위계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음?”

“세상에 널린 지식을 끝없이 배워나가는 1위계와 2위계를 지나, 3위계는 그 소용돌이 속에서 과거를 직시함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처음으로 꽃피워내죠.”

살포시 펴낸 손바닥 위, 작은 꽃잎이 기지개를 킨다. 댈런은 우물에 기댔던 고개를 살짝 들어 그 꽃잎을 내려다봤다.

“4위계는 그 세계에서 가능성을 탐구하고, 5위계는 전지의 편린을 움켜쥐며 자신의 세계로 현재의 순간을 대체한답니다.”

무언가가 꽃잎 안쪽에서 움찔거린다. 이내 작은 얼음 나비 한 마리가 암술과 수술을 비집고 올라와, 구겨진 날개를 탈탈 털어냈다.

“과거를 직시하고 지금을 개변하는 사람에게 다음이란 무엇일까요. 전지의 편린에 접촉해 앞날의 한 조각을 내다본 초월자에게, 무지로부터 오는 희망이 자리잡을 여백은 존재하지 않겠죠.”

펄럭.

완전히 펴진 날개로 천천히 날아오르는 나비. 손끝에서 나풀거리며 날갯짓을 따라 새하얀 서리를 흩뿌린다.

예술가가 혼신의 힘을 다해 세공한 듯한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며, 댈런은 미간에 주름을 만들었다.

“미래는 과연, 한낱 인간의 손아귀에 담을 수 있는 대상일까요?”

빌어먹을 주문쟁이식 선문답 같으니라고.

***

“적어도 노력할 수는 있겠지.”

짧지 않은 시간의 침묵 끝에 내놓은 대답이었다.

난데없이 시작된 선문답에 동조하는 건 그의 취향이 아니었지만, 이번만큼은 어울려주지 못할 것도 없었다.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말한 차리나가, 굳이 위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든 이유는 하나뿐일 테니까.

하이 오크 부락에서 펠버가 그랬던 것처럼, 댈런의 다음 걸음을 인도해주고자 하는 것이겠지.

펠버가 그랬듯 그녀 역시 댈런에게서 무언가 가능성을 봤기 때문일 테였다. 그게 어떤 종류의 가능성인지는, 본인이 직접 말하지 않는 이상 댈런은 알 수 없는 일이었고.

“정답이에요. 끝없는 고민과 합당해보이는 도피처를 뒤로 한 채,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력해서 움켜쥐는 것.”

차리나는 손끝에 내려앉은 서리를 부드럽게 털어냈다. 그 위에서 나풀거리던 얼음 나비가 바람에 날리듯 스르르 떠올랐다.

“초월자라는 위명을 감당하는 이라면, 이미 전지의 편린을 손에 넣었음이 당연한 법이죠. 선택하면 돼요. 어떤 미래를 바라볼 것인지.”

“···선택이라.”

“제가 선택한 미래는 차르국을 지키는 방패가 되는 것이었어요.”

약간 들뜬 목소리. 댈런은 눈길을 돌렸다.

차리나의 창백한 뺨 위에는 미약한 홍조가 피어올라 있었다. 그녀가 말을 이었다.

“비록 왕좌에 앉은 건 저였지만, 이 나라의 기반은 백성이죠. 이걸 알게 된 건 5위계에 닿아 다가올 미래를 내다보게 되면서부터였어요.”

“종말이 다가오는 걸 보고 심경의 변화라도 생긴 거요?”

“정확해요. 배운 대로라면 차르는 국가의 상징이자 본질. 하지만 종말이 모든 걸 삼키고 나 혼자 남는다면, 차리나의 이름으로 국가를 공표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

“그렇다면 나는 백성을 보호하는 방패가 되어야지. 그런 방패는 아주아주 커다래서, 마치 하늘처럼 높고 넓어야 하겠지······.”

우우웅······.

살짝 격양된 음색이 공기를 떨게 만들었다. 나풀거리던 나비가 어느 순간 날갯짓을 멈추고 뚝 떨어졌다.

우물 안쪽으로 사라진 얼음 나비. 풍덩 하는 소리는 없었다.

차리나는 얕은 한숨을 내뱉듯이 말했다.

“···그렇게 저의 하늘이 완성되었답니다. 차르국의 앞날을 수호할, 얼어붙은 북부 대륙의 하늘이.”

그 한숨에 우물이 빛을 뿜었다.

드드드드···!

덜덜 떨리는 우물의 벽면. 부글거리며 치솟는 물방울들.

하늘로 떠오른 수천 개의 크고 작은 물방울들은 장대한 정경을 그려내기 시작했다.

설원 한가운데 놓인 고성과 그 안의 서릿발 왕좌. 온 세상을 얼어붙이는 빙룡의 숨결 같은 냉기.

그리고 그 모든 걸 뒤덮는 얼어붙은 하늘.

“창공 위 서릿발의 수호자.”

바라보는 순간에 뇌리를 관통하는 의념을 읊어본다. 차리나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멋있죠?”

“···멋지군. 진심으로.”

“후후···예언의 주인공에게 칭찬이라, 기쁘네요.”

손으로 입술을 가린 채 흘리는 웃음. 휘어진 눈꼬리는 미궁도시의 누군가를 떠올리게 만든다.

눈웃음이 매력적인 검은 머리의 정보상. 댈런은 저도 모르게 떠오르는 얼굴을 굳이 지워내지 않았다.

대신 그는 자리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백성을 자원으로 생각하는 이들이 대부분인 세상이오. 수많은 왕의 혈통 중에서 백성의 방패라는 의무를 스스로 짊어지는 이들이 한 줌이라도 될까.”

“어디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눈매가 조금 더 아슬아슬하게 휘어졌다. 댈런은 어깨를 으쓱였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 차리나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조금 전부터 몸을 움직이는게 이상하게 뻣뻣해지기 시작했으니까.

미묘하게 어긋나는 시공간의 감각. 불분명해지는 마력의 흐름들. 인간의 번주를 한참이나 벗어난 댈런의 감각은, 그 궤리감 속에서 현실의 육체가 깨어남을 느끼고 있었다.

잠에서 깨어날 시간이 머지않았다. 그건 선문답을 끝맺을 시점이라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가 아는 차리나라면, 고작 죽은 이의 넋두리를 들어보라고 자신을 여기까지 부른 건 아니었을 테니까.

“날 왜 보고 싶었던 거요?”

“내게 당신은 영웅이었어요.”

차리나가 일어섰다. 그녀는 키가 꽤 큰 편이었다.

가슴께 정도 오는 고개를 빳빳이 치켜든 그녀. 청백색 눈이 검고 우묵한 눈을 응시했다.

“하지만 이제 보여요. 당신은 그저 나와 같은 인간. 그것도 한 번 부러진 인간이죠.”

“···맞소.”

“하지만 부러졌기에 접붙일 수 있어요. 원래라면 피울 수 없는 꽃들을 수없이 피워낼 수 있는 거겠죠.”

철컥.

점점 흐려져가는 감각 사이, 차리나의 손이 허리춤의 검에 닿았다.

댈타리온과 싸우며 반으로 부러져버린 성검이었다.

“내 백성을 지켜줘서 고마워요. 그런 의미로 선물을 줄게요. 아니, 뇌물이라고 봐야겠네요. 앞으로도 차르국의 백성들을 잘 부탁한다는.”

선명한 냉기가 검손잡이를 파고든다. 머리 위에 펼쳐졌던 장대한 정경이 그 흐름을 따라 검 안으로 빨려들듯 스며들었다.

지끈.

관자놀이를 찌르는 두통. 갑작스런 찬바람 때문인지, 일그러져가는 오감과 육감 때문인지는 알 수 없었다.

“후후, 뇌물을 받아본 적은 많지만 주는 건 처음인데요.”

낮게 웃는 차리나. 농담을 받아칠 여력은 없었다. 팔다리의 근육은 뻣뻣하게 굳어버렸고, 입술은 닫힌 채 옴짝달싹하지 않는다.

더이상 버티는 건 불가능했다. 의지를 놓는 순간 꿈에서 깨어나듯 모든 풍경이 아득해져가며, 의식이 수면 위로 빠르게 부양한다.

“······.”

댈런은 눈을 떴다.

눈앞에 보이는 건 사흘간 질리도록 본 낯익은 여관 천장이었다.

습관처럼 팔을 뻗자 검손잡이가 손끝에 걸려들었다. 손잡이에서 피어오르는 차디찬 기운. 용혈이 흐르는 손아귀를 저릿하게 할 정도였다.

스릉―

댈런은 벌떡 일어나 검을 뽑아들었다. 부러진 검신 단면에 희미하게 서리가 앉아있었다.

‘부디 이 검끝에서 당신의 가능성을 펼쳐낼 수 있기를. 그래서 이 검에 당신의 세계를 담을 수 있기를······.’

아스라이 들려오는 차리나의 목소리. 새하얀 서리로 채워져가는 검신의 실금을 보며, 댈런은 피식 웃었다.

“···개꿈은 아니었군.”

***

댈런과 일행이 머무는 곳은 도시에서 제일 큰 여관이었다.

차르국 왕실은 궁전에 방을 마련해뒀다고 했지만, 일행이 극구 거부했기에 숙박비를 대납하는 선에서 합의를 봤다.

예로부터 통치자가 사망한 뒤에는 권세가들의 소리 없는 암투가 따르기 마련이다.

현 차리나는 절대적인 권력과 그에 뒤지지 않는 무력을 지닌 왕이었던만큼, 그 분쟁은 더더욱 심하겠지.

이제 와서 괜한 권력 다툼에 얽히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차리나가 뇌물까지 주며 잘 부탁한다고는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힘 없는 백성들을 지켜달라는 말이었으니까.

어쨌든 그렇게 자리잡은 여관은 용병이며 군인들로 왁자지껄한 곳이었다.

그리고 전쟁에서 이긴 용병들이 으레 그러듯, 여관 1층은 나흘째 이어지는 술판으로 너저분했다.

“그때 그 무지막지한 악마 놈이 성벽 위로 대가리를 쑥! 들이민 거야. 박쥐랑 사자를 반씩 섞은 얼굴에 간담이 서늘할 뻔했지만, 내가 누구냐! 금패 용병···.”

“기겁해서 칼침 한 방 먹이고 부리나케 변소에 숨어든 금패 용병이지! 항상 달고 다니던 금패는 어디 갔나? 설마 똥통에다 같이 지린 건가?”

“이, 이 쓰벌 놈이···!”

“겁쟁이 잉간이군! 겁쟁이는 바보다! 하지만 괜찮다! 하이 오크처럼 많이 먹으면 똑똑해질 수 있다!”

진심으로 위로하며 호탕하게 등을 두드려주는 하이 오크와, 화를 내려다 말고 등짝을 후려치는 손길에 테이블에 엎어진 용병.

왁자한 웃음 너머로 떠돌이 음유시인이 새 영웅담을 지어 부르고 있었다. 댈런은 조용히 취객들 사이로 스며들어, 구석에 자리한 테이블로 다가갔다.

츠즈즈···.

테이블을 둘러싼 인식 방해 술식이 그를 맞이해 입구를 만들었다. 그가 범위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다시 닫히는 술식의 장막.

작은 테이블 위에는 작은 맥주통과 잔 몇 개가 올려져 있었다. 남아있는 건 한 사람뿐이지만, 선객이 몇 명 다녀간 모양이었다.

“늦었네. 자네가 좋아하는 독한 술은 이미 동나고 없어.”

“상관 없소. 쟁여놓은 게 좀 있거든.”

퐁. 아공간에서 꺼낸 술병 마개를 따자 알싸한 약초향이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맥주를 홀짝이던 펠버는 수염을 움찔거리더니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

“설마 그거 약초주인가? 르비바흐에서 여기까지 가지고 온 건 아니겠지?”

“왜 아니겠소. 르비바흐 특산품이오.”

“허허···자네가 아공간에 별별 물건을 다 넣고 다니는 거야 진작에 알고 있었네만, 이번만큼은 놀라지 않을 도리가 없군. 그쪽 주인장이 말하기로는 약초주를 운송하는 난이도가 하늘의 별 따기라던데?”

“별나무인지 뭔지가 어지간한 와인 냉장고보다 쓸만하더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펠버 앞에서, 댈런은 낮게 웃으며 병나발을 불었다.

뜨끈한 기운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 위장을 덥히는 감각.

예전에는 화끈하다고 해도 될 정도였는데, 그 아찔함이 덜해졌다는 게 못내 아쉬웠다.

‘초인이 된다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란 말이지.’

단숨에 반 병을 비워낸 뒤 입맛을 쩝쩝 다시는 그에게 펠버가 말했다.

“몸은 좀 괜찮나?”

“대충.”

짧게 대답하고 다시 병을 기울인다. 불투명한 유리병에 반쯤 가려친 시야로, 시끌벅적한 여관에서도 보기 드문 정경이 펼쳐졌다.

두 볼이 알딸딸하게 달아오른 여급이 주문한 술을 나르다 헛디디면서, 애먼 테이블 위에 맥주가 폭포처럼 쏟아진 것.

“크하하하! 이게 진짜 술판이지!”

“휘유! 부어! 마셔!”

“잔에 따라오지 말고 통을 가져오자고! 맥주 통 몇 개나 들 수 있나 내기할 사람?”

그러나 타박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왕실이 풀어놓은 물자로, 모든 게 공짜인 술판이란 그런 자리였다.

용병, 하이 오크, 마법사, 병사, 그리고 한낱 여급이라도 엄연히 같은 전쟁의 승자이자 목숨을 맡긴 동료였다.

취기에 자잘한 집기들이 부서지면서도 술과 음식은 끊임없이 나오고, 함성과 흥겨운 음악소리가 쉬지 않고 이어진다.

이 모든 게 단지 알싸한 술기운과 떠들썩한 분위기로 슬픔을 묻어버리겠다는 듯한 몸부림처럼 보인다면 착각일까.

뚱하게 그 현장을 바라보던 댈런은, 이내 턱을 긁적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펠버가 말했다.

“벌써 가나?”

“난쟁이가 없군.”

“그 친구라면 궁전에 있네.”

큼큼. 넓은 로브 옷자락으로 입과 코를 슥 닦은 마법사가 따라 일어섰다. 손가락을 두어 번 튕기자 황금빛 마력이 노인의 몸을 휘감고 술기운을 전부 날려버렸다.

옷과 몸에 묻은 술냄새만이 아니라, 몸에 녹아있는 알코올을 죄다 이전 시간대로 돌려버린 것.

“······.”

저거 저렇게 막 써도 되는 건가? 댈런이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사이, 지팡이와 배낭을 챙긴 펠버가 앞장서서 여관 문으로 향했다.

“우리의 난쟁이 친구를 내버려둘 순 없겠지. 함께 가세나.”

“궁전을?”

펠버가 고개를 끄덕였다.

“비통함을 토해내는 것도 나흘이면 족하지. 슬픔을 삼킬 때가 되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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