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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140화 (140/1,559)

# 140

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

- 6권 13화

"세 개 정도. 섭선 하나에 활 하나. 스태프 하나."

용도 자체는 지금에 와선 별로 의미 없으니 당장 이것으로 쓰기로 마음먹은 나였다.

오랜만에 내 무기와의 재회이지 않은가.

간단하게 마나를 끌어올리자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대량의 마나들이 몸 안에서 날뛰는 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유일하게 9 위계에 걸친 신성력의 양.

각각 8 서클에 도달한 마나와 사령 마나.

마나의 양이 증가하며 훼손되었던 서클이 스스로 자리를 찾듯 움직이며 고리를 만들어낸다.

한번 잃어버렸다고 해서 완전히 잃어버린 건 아닌 모양이었다.

십자가형을 유지하고 있는 롱기누스에 서서히 마나를 불어넣고 의지를 발현하기 시작하자 단단하던 형체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빛이 완전히 사라졌을 땐 길고 날카로운 형태의 일자형 창으로 변했다.

"역시 최고는 죽창이지."

만족스레 혀를 날름거리며 씨익 웃자 페르세르크가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고개를 저어 보였다.

-한번 변하더니...데이비 혹시 머리가 띵하거나 그렇게 울려서 판단에 문제가 온건 아니겠지? 말만해, 본녀가 치료해줄 수 있음이야.

전에 보니 마기로 물건정도는 가볍게 옮기기 시작하던데.

이제는 사람을 개조하시게?

내 말에 뜨끔한 표정을 짓는 그녀가 슬금슬금 물러났다.

"데이비 님, 초월체 샨드라 미네아가 후임들이 있는 곳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게 감지. 접촉. 퓨마 다수 데미지 누적으로 인한 파손."

"견습생들? 다른 녀석들은?"

"전원 생존, 하지만 한 명이 극심한 부상. 이외에 다른 다수의 부상을 확인. 짧은 시간 안에 다수가 사망할 것으로 추정."

"그냥 두면 견습생들까지 모조리 피 보겠네."

"륀느, 명령 대기 중."

"음...... 이게 지금 되려나."

그렇게 말하며 손에 쥐어진 죽창. 롱기누스를 가볍게 허공에 던졌다가 받아내자 묵직한 느낌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무게만 80kg이 넘어가니 어찌 보면 당연하리라.

마나의 보조를 받지 못하는 일반 인간이라면 창을 그저 내리치는 것만으로도 무게에 짓눌릴 정도이지 않은가.

"륀느, 고생했다. 이제 내가 알아서 할 테니 나머지 시간은 휴가. 전 디셉티콘 편대에 명령 하달해. 내가 도착하기 전까지 그 녀석들을 지켜."

주신 프리아.

신의 의지와 약속도 하지 않았는가.

선행을 베풀겠다고.

까짓거 아직 창창하고 순수한 아이들을 다수 살리는 게 선행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물론 그런 어린아이 같은 계산도 있지만.

뭐가 되었건 한번 죽은 경험이 그리 좋은 경험은 아니니 받은 만큼 돌려줄 생각이었다.

"후읍......."

가볍게 몸을 숙인 뒤 몸 안에 폭발적으로 움직이는 마나를 일제히 끌어올린다.

동시에 거대한 충격파가 설원 바닥을 후려치며 그대로 거대한 크레이터를 만들어냈고 그대로 전신이 하늘 위로 튕기듯 올라갔다.

플라이 마법도 아닌 무식한 강화점프력으로만 수십 미터에 달하자 공기가 확 달라지는 게 느껴지며 거대한 판도라 영역의 모습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음 좋아, 역시 사람은 윗공기를 마셔야지."

-뻔뻔하긴.......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는 페르세르크를 어깨에 앉혀 둔 뒤 그대로 플라이 마법을 사용해 몸을 허공에 고정했다.

그리고는 에어 타일을 사용해 발판으로 발을 고정한 뒤 투창하듯 롱기누스를 들어 올렸다.

"가자."

[신창 롱기누스 두 번째 고유능력]

[핵죽창]

핵이란 말이 왜 나왔는지를 보여주리라.

츠츳...... 츠츠츠츠츳!!!

이윽고 내 마나에 반응하듯 신창 롱기누스가 내 손을 떠나 허공으로 더 높이 떠올랐고 거대한 빛에 뇌광에 휩싸이며 서서히 거대해지기 시작했다.

그 핵은 고작 2미터 10센티의 창이지만 서서히 커지는 창의 길이는 최소 50미터 이상에 두께만 10미터가 넘어가는 대형 창의 형태를 이뤄냈다.

이전이라면 상상도 못 했을 대량의 마나가 몸 안에서 빠져나감에도 불구하고 탈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당장 환골탈태 직후라 마나의 유동이 극도로 많아진 것도 있지만, 시간이 흐른다고 해도 이정도 능력이라면 한 번 정도는 사용할 수 있으리라.

무식하게 끌어올린 뇌광이 이윽고 거대한 창의 형태로 완전히 고정되자 나는 망설임 없이 강화된 시야로 잡히는 거대한 흑색의 지룡.

샨드라 미네아를 향해 창끝을 겨누었다.

그리고는 숨을 짧게 들이켜며 그대로 투창하듯 거대한 뇌광의 창을 놈을 향해 내던졌다.

"너도 한방, 나도 한방. 사이좋게 가즈아아!"

콰지직!!

마치 레일건 속의 금속탄환이 초 가속되어 날아가듯, 하늘을 수놓는 황금빛의 섬광이 거대한 에너지를 품고 그대로 샨드라 미네아를 덮친다.

갑작스런 힘의 유동에 놀란 놈이 반응하며 몸을 움직였다.

반사적으로 이형의 힘을 끌어올려 방어막을 만들어낸 녀석이지만 신창 롱기누스로 발현된 고유능력인 핵죽창은 그런 장막을 가차 없이 찢어발기고 파고들었다.

그리고는 꼬챙이 꿰듯 꽂아 수백미터 이상을 날려 지면에 처박아 버렸다.

* * *

"하아...... 하아......."

데이비를 떠나 빠르게 다른 견습생들이 있는 곳으로 합류하던 일리나는 한참을 내달려서야 자신을 발견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뭔가 상황이 심상찮다는 것을 깨달은 것인지.

잔뜩 경직된 얼굴로 모여있던 견습생들은 일리나를 발견하기가 무섭게 화들짝 놀라며 그녀에게 모여들었다.

"일리나! 무사했구나!"

"데이비는? 데이비는?!"

반쯤 패닉에 빠진 아이들의 외침에 머리가 지끈거리며 울리기 시작한 일리나였지만 마냥 그 녀석들과 똑같이 패닉에 빠질 순 없었다.

데이비가 그녀를 믿고 보낸 만큼 그녀는 다른 이들에게 상황을 알릴 의무가 있다고 여겼다.

"다들 진정해!"

쿠웅!

그대로 칼디라스를 들어 바닥을 내리찍은 그녀가 엄하게 소리쳤다.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다들 움직여!"

"습격...... 인 거야?"

"그렇지? 보리스 선생님이 연락을 취해왔어......."

하지만 일리나가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아이들은 이미 상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황녀 저하,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알리사?"

잔뜩 지친 얼굴로 다가온 자칭 데이비의 광팬, 알리사 페트릭이 일리나에게 작은 수정구를 건네주었다.

"시오 하울이...... 가지고 있던 연락용 수정구에요. 보리스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었어요. 아주 잠깐이지만."

"그게 무슨 말이야?"

"습격이 있었다고. 당장 시험을 중단하고 모든 견습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숨어있으라고 연락을 받았어요."

제법 차분한 알리사의 말에 쌍둥이 정령사중 언니인 샤이르가 창백하게 질린 채 중얼거렸다.

"초월체! 초월체가 움직였대요! 아아...... 게다가...게다가!"

"진정하세요 샤이르, 하지만 이렇게라도 오셨으니 다행이긴...... 한데. 데이비 왕자님은요?"

알리사의 질문에 일리나는 한숨을 포옥 내쉬며 대답했다.

"데이비는 그곳에 남았어."

"무슨......."

"잘 들어. 습격이 있었어. 우리를 지켜주던 선배 기사님들은 전멸했고. 무슨 뜻인지 알겠어? 당장 이곳에서 우리는 우리의 힘만 가지고 탈출하거나 버텨야 한다는 소리야. 적어도 상황이 파악되기 전 까진."

데이비의 무력을 생각한다면 사실 크게 문제가 될까 싶은 일리나였지만 습격한 이들이 정말로 그것도 모르고 이런 무식한 짓을 저지른 것일까 싶기도 했다.

무엇보다 신경 쓰이는 것은...... 초월체 샨드라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

초월체가 괜히 초월체이겠는가.

어쩌면 그 무식하게 강한 데이비조차 초월체라는 거대하고 항거불능의 괴물에겐 이기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드마스터 4명이 손도 쓰지 못하고 순식간에 살해당하는 괴물이다.

데이비가 강하다고 해도 상대가 그래서야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움직이자. 근처에 미리 준비해둔 은신처가 있어."

그리 말하며 무리를 이끄는 성기사 펜디르와 거병을 쓰는 견습생인 헤그의 말이 들려왔다.

"그런데 시오 하울은?"

"그 녀석......."

말을 하던 린시 페일라가 급기야 눈시울을 붉혔다.

그 모습에 대답을 받지 않아도 무슨 상황인지 알 것만 같은 그녀였다.

"심각해요. 루시아님의 말로는 마음의 준비를 해야한다고..."

"빌어먹을 트레브 자식! 배신할 게 없어서 이 미친 짓에 가담하고 제 파트너를 죽이려 들어?!"

격분한 한 견습생의 외침에 다른 이들도 침중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데이비는! 데이비는 어딨는데! 그 녀석이 아니면 우리를 보호해줄 사람이!......."

"다무르!! 그 입 좀 다물어! 데이비가 네 보호자야?!

"다들 미쳤어! 제정신이야?! 지금 상황 파악이 안 돼?! 선배들이 몰살당했잖아!! 아아...... 난 죽고 싶지 않아. 이렇게 아무것도 못 한 채 죽고 싶지 않다고!!"

비명을 내지르며 손에 끼고 있던 건틀릿도 집어 던진 채 허둥지둥거리는 그를 보며 그의 파트너가 그대로 스태프를 들어 그의 뒤통수를 후려갈겼다.

빠악!!

그러자 난동을 부릴 듯 소리지르던 다무르가 그대로 풀썩 쓰러졌다.

"......."

"미안해요 여러분. 다무르는 조금 미숙한 것뿐이니 너무 화내지 마셨으면 해요."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시오 하울과 다르게 굉장히 세속적이면서 겁이 많은 다무르이니 누가 뭐라 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

정작 그는 데이비와 대화 한 번 해본 적 없었고 툭하면 그를 경계하고 질시하지 않았던가.

'그녀석이 들었다면 팔부터 꺾어버렸겠네.'

일리나도 그의 행동거지가 그리 곱게 보이지만은 않았다.

"우선 데이비가 습격자들을 처리해주고 있어. 아무리 초월체라 해도 우리가 작정하고 숨으면 쉽게 찾지 못할 거야.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 건. 선생님들이 오시기 전까지 버티는 것. 적어도 발목은 잡지는 말아야지."

그리 말한 일리나가 은신처를 안내해달라 말하려던 찰나였다.

"그건 미안하게 되었네."

"흐읍?!"

콰앙!!

갑작스레 들려온 목소리와 함께 거대한 무언가가 허공을 날았다가 그대로 지면에 처박혀버렸다.

치직...... 지직.......

그것은 다름 아닌 데이비의 골렘 중 하나인 기동성 골렘 퓨마였다.

장갑 대부분이 찌그러진 채 제 기능을 하기도 힘들 만큼 부서진 퓨마는 푸른 안광만 번뜩이며 끼긱 거릴 뿐 쉽게 몸을 일으키지도 못했다.

비록 마지막에 만들어진 특수상황을 위해 만들어진 녀석이라 단일 무력은 칼디라스를 든 일리나에게도 살짝 밀리는 정도지만.

그렇게 쉽게 당할 개체가 아닐터다.

"데이비라고 했나? 그 소년의 능력은 정말로 탐이 났는데 말이야. 이렇게 죽게 되었으니 안타까운 일이지."

그 말에 일리나가 눈을 부릅뜨며 그를 바라보았다.

강자.

그것도 압도적인 강자다.

소드마스터도 강한 존재들이지만 눈앞에 있는 이는 그런 소드마스터 서넛이 덤벼도 쉽게 이기지 못하는 수준의 강자로 유명했다.

그리고.

"기,기사단장님...... 그게 무슨......."

리인포스 알파를 지휘하는 기사단장 중 하나이기도 했다.

자신들을 보호해줘야 할 기사단의 단장이 어째서 저런말을 하는것인가.

"음? 아아. 이런 서두가 빠졌군. 사실 자네들은 이번 계획에 아주 중요한 요소라서 말이네. 뭐, 몇 명만 참여해주면 되니 크게 걱정 마시게."

그 말과 함께 사방에서 흑색의 로브를 입은 이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저들은...... 분명 데이비가......."

당황한 듯 중얼거린 일리나가 눈을 크게 떴다.

데이비와 륀느가 막고 있던 흑색 로브의 기사들이 이곳에 있다는 게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수가 없었다.

"일리나 견습생. 미안하지만 견습생의 파트너인 데이비 견습생은 몇 분 전에 날뛰기 시작한 초월체 샨드라에게 죽임을 당했네."

이런 말을 하는 인간이 보호자라고? 웃기는 소리다.

"거짓말하지 마!!!"

격분하며 소리치는 그녀를 향해 노령의 기사는 허허 웃으며 음산한 눈빛을 지어 보였다.

"이미 보고를 받은 후지. 브레스에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고 말이야. 모르겠는가? 자네들이 믿는 유일한 돌파구가 이미 죽었다는 뜻이네!"

그의 단호한 외침에 현 상황을 알지 못하는 모든 견습생들의 얼굴이 창백하게 질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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