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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302화 (301/1,559)

# 302

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

- 12권 25화

"으악!! 으아아아아!! 으아아악!!!!"

미친 듯이 뛰어다니며 고통스러워 하는 그를 그냥 두면 이 건물을 빠져나가 다른 곳까지 뛰어갈 기세였다.

거의 반쯤 정신을 놓고 비명을 질러대는 그의 모습에 나는 근처에 있던 촛대를 뽑아 그대로 그를 향해 집어 던졌다.

투콱!!!

동시에 양초를 빼고 나온 촛대의 날카로운 끝이 그의 어깻죽지를 다시 꿰뚫으며 그대로 벽에 처박아 버렸다.

"사......살려줘! 뜨거워! 뜨거워!!!"

악을 쓰며 버둥거리는 그를 무시한 채 나는 그대로 균열 너머로 몸을 던졌다.

아직 이곳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시간은 조금 남아있는 편이었다.

"네 권능 생각보다 편협하지 않냐."

순식간에 공간이 뒤집히는 광경을 지켜보며 내가 페르세르크에게 투덜거렸다.

-본녀의 권능은 아직 불안정해. 내가 보기 위해선 상대도 나를 봐야만 하지. 알고 있지 않은가.

그녀의 변명 아닌 변명에 나는 대답 대신 한걸음 내디뎠다.

화아아악!!!

동시에 일순간 일대가 변하며 어두컴컴한 실내 복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함정일 확률도, 자칫 잘못된 좌표일 확률도 상당했지만, 다행히 문제없는 곳에 잘 도착한 듯 보였다.

물론.

"인간이 왔다."

"샤리님의 말씀대로군."

"막아야 한다. 제물의식이 끝나......."

푸확!!!

수십의 뱀파이어들이 나를 포위한 채 시간을 벌려는 행동을 보인다.

다만 그들의 말이 끝을 맺기도 전에 사방에 남은 것은 새파란 잔상과.

뱀파이어들의 핏자국뿐이었다.

촤악!!

청단이의 검신에 묻은 피를 깔끔하게 털어낸다. 남은 핏방울들은 청단이의 힘이 발현되며 모조리 증발했지만, 괜히 기분이 나빠질 지경이었다.

뱀파이어 특유의 혈향이 지독하게 어리자 말없이 한 손으로 코를 막은 나는 전후좌우를 가볍게 한번 살핀 뒤 남은 한 손을 그대로 뻗었다.

스르릉!

동시에 홍단이가 붉은 검신을 자랑하듯 날아들며 손에 안착하였다.

[마령검]

[환귀]

스각!

단 한 번의 움직임이지만 날아간 검기는 수십 수백 개의 검기였다.

대번에 천장을 베어내 버린 나는 망설임 없이 몸을 던졌다.

"놈이 가지 못하게 막아라!"

"죽더라도 막아!"

뱀파이어들의 외침이 다시 한 번 들려오자 나는 망설임 없이 청단이를 휘둘렀다.

마 속성의 적. 즉 뱀파이어들에게 청단이의 힘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뛰어난 회복력이나 반 불사의 권능을 모조리 베어 부숴버리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 때문에 한 번에 죽을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뱀파이어들은 저항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그대로 썰려 나갔다.

쿠웅!!!!

묵직한 문을 또 한 번 베어버린 내가 다시 한 번 검은 연기로 변하듯 흩어진다.

그리고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붉은 잔상을 만들어냈다.

이 거대한 고성의 벽은 홍단이로 박살 내고 뱀파이어들은 모조리 청단이로 박살 낸다.

상대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힘을 남발하는 건 이쪽에서도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그런 주제에 라스칸 프랑소스를 작살낼 땐 9위계 성마법을 쏟아버린 나였지만 말이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끝이 없겠어.

"그럼 손을 늘려야지."

담담하게 말한 내가 한 손을 허공에 뻗어 그대로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였다.

동시에 연녹의 빛이 손끝에 머금어지며 거대한 문자를 만들어냈다.

"나와라. 노아스, 엘라임."

내 말과 함께 대지가 뒤흔들리며 거대한 흙의 거인이 건물을 부수고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공기 중의 수분 방울이 뭉쳐지며 물로 이루어진 여성의 형체를 만들어냈다.

[계약자.]

[무슨 일이죠? 왜 그렇게 분노하신......]

말을 하던 두 정령왕이 내 표정을 보고 침묵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 가지만 해주면 돼."

닥치는 대로 다 부숴버려.

내 말에 두 정령왕은 더 볼 것도 없다는 듯 각기 흩어졌다.

콰아앙!!!!

동시에 어마어마한 폭음과 뱀파이어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비명이 사방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뱀파이어의 은신처는 여러 곳에 존재한다.

그리고 이곳은 내가 아직 찾아내지 못한 뱀파이어의 은신처이리라.

내가 올 거라곤 예상치 못했지만, 혹여나 하는 사태에 대비해서 진을 치고 있던 뱀파이어들은 무식하게 쏟아지는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무너져 내려갔다.

그리고, 끝도 없이 펼쳐진 거대한 고성의 끝에 도달했을 때.

나는 요시아의 영혼과 연결된 링크 사슬이 빠르게 흔들리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경우는 딱 한 가지다. 본인이 굉장한 두려움을 느끼고 있을 때.

"안 되겠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은 나는 망설임 없이 그대로 사령마나를 다수 끌어모았다.

그리고는 그대로 굳게 닫힌 지하를 향해 사령마나를 방출했다.

[9서클 사령마법]

[낙인]

쩌적!!

순식간에 부패하고 썩어들어가며 바스러지는 바닥을 부숴버리자 끝도 없이 펼쳐진 계단이 보이기 시작했다.

망설임 없이 월령보를 사용해 내부로 걸어 들어간 나는 이윽고 거대한 문의 앞을 막아서고 있는 상위 뱀파이어 몇몇과 조우할 수 있었다.

"완전히......괴물이 따로 없군."

"대체 인간들 사이에 어떻게 저런 괴물이......"

나를 보며 혼란스레 중얼거리는 뱀파이어들은 단순히 이전에 만났던 페이스 같은 녀석들과 비슷한 수준의 힘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페이스와는 다르게 극도로 나를 경계하고 있었다.

저들도 멍청이가 아닌 이상 꼬리를 잡히는 순간 자신들의 터전의 다수를 그대로 잃어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즉.

이놈들은 종의 한계를 떠나 나라는 존재를 위험요소가 가득한 포식자로 인식했다는 뜻이다.

"무조건 막아. 놈의 푸른 검은 위험하다. 절대 베이지 않도록 조심해."

"죽더라도 시간을 끌어라. 의식이 끝날 때까지 놈이 절대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

그래 본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보옥의 힘으로 한번 각성했다가 돌아오면서 상당량의 마나를 회복해 9서클까지 회복한 내게.

이전의 페이스와 비슷하거나 그 하위수준의 뱀파이어들이 막아설 수준은 분명 아니었다.

정확히 따지자면 단순 힘은 페이스와 비슷하지만, 이곳의 뱀파이어들은 페이스나 그 하위 뱀파이어들처럼 심연으로 뒤틀린 불사의 권능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뱀파이어라고 모두가 한결같을 순 없다. 아마 뱀파이어 내부에서도 여러 방파로 나뉘어 세력 다툼을 하고 있으리라.

그리고. 이곳은 적어도 심연의 힘을 빌려 페이스처럼 기괴하게 변이된 뱀파이어들과는 조금 달랐다.

"영혼의 힘의 사용을 허가한다. 모두 만전을 기해라."

그때 한 뱀파이어가 연락을 받은 듯 말하며 한 손을 뻗어 올렸다.

동시에 새카만 기류가 거대한 창을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놈의 전신에서 방대한 양의 에너지가 흘러넘치기 시작했다.

뱀파이어의 고유의 힘인 혈기였다.

"영혼의 힘이라. 제법 잘나신 귀족나으리들이시네."

뱀파이어들 중에서도 상위 몇몇만이 발현하는 영혼의 힘은 말 그대로 그 영혼이 가진 힘을 구현화 시키는 물건을 말한다.

저 새카만 창은 아마 그의 힘을 증폭시킴과 동시에 그의 영혼 그 자체인 무기이리라.

이윽고 가장 먼저 창을 뽑아 든 사내의 뒤를 이어 다른 뱀파이어들이 제각기 무기를 뽑아 들기 시작하자 주변의 공기가 짓눌리듯 나를 압박해오기 시작했다.

"지랄들 한다."

짧게 평가를 내린 내가 붉은 눈동자를 번뜩였다.

콰득!!!

동시에 잠들어있던 마나가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하며 주변을 장악하고.

놈들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커헉?!"

"무슨 힘이?!"

무릎이 펴지지 않는지 그대로 무너져 내려 경악하는 놈들을 향해 나는 한 손을 펼친 뒤 그대로 손바닥 위에 화염덩어리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화이트 노바는 상당히 폭발력도 강하고 마나를 거의 전소시켜버리니 사용하기에 여의치 않다.

그렇다면 9서클 화염 마법의 꽃이라 불리는 헬파이어를 꽂아주는 수밖에.

화르르륵!!

영창 하나 없이 타오르기 시작하는 헬파이어가 사령 마나와 뒤섞이며 빛조차 빨아들이는 새카만 화염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화염구가 완성되었을 때.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뱀파이어 남녀들이 일제히 내게 덤벼들었고.

나는 망설임 없이 헬파이어를 완전히 캐스팅시킨 뒤 한 발 내디뎠다.

그리고는 그대로 뱀파이어들을 향해 내리 꽂아버렸다.

콰아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일대가 뒤흔들리며 놈들이 지키고 있던 거대한 석벽의 문까지 동시에 박살이 나버렸다.

비명조차 지르지 못한 채 잿더미가 되어 사라져 버린 놈들을 보던 나는 손에서 아직도 타오르고 있는 헬파이어를 지우지 않은 채 그대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한쪽 팔을 잃어버린 채 거대한 십자가에 매달려 정신을 잃고 있는 창백한 인상의 소녀를 말이다.

다름 아닌 내가 찾아 헤매던 요시아 프랑소스였다.

그리고 그녀의 곁에는 지금까지 만난 뱀파이어와는 다른 느낌을 풍기는 소년이 말없이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담담한 인상이지만 소년의 미는 굉장히 수려했다.

"진짜 별별 걸 다 만나네."

순식간에 소년 앞을 막아서며 내가 접근하지 못하게 뱀파이어들이 나타난다.

그중 하나는 내가 익히 알고 있는 뱀파이어였다.

뱀파이어 샤리.

리네스 왕비의 시녀로 있던 여자였으며 펠리스티 공국에서 습격을 감행했던 뱀파이어이기도 했다.

"군주시여......물러나시옵소서!"

처음 만났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다급한 그 외침에 소년이 담담하게 나를 바라보았다.

"우리 애를 데려갔다고 들었는데."

그 말과 함께 내가 망설임 없이 샤리를 향해 덤벼들었다.

일순간 흩어진 내 육신이 다시 새카만 연기에 휩싸이며 드러났고 갑작스런 기습에 샤리가 눈을 부릅뜬 채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나를 올려다보았다.

본래라면 그녀 또한 헬파이어에 그대로 직격당해 육신이 모조리 불타 사라졌을 것이다.

콰앙!!!!!

하지만.

담담하게 침묵하고 있던 소년이 움직이는 듯싶더니 그대로 한 손을 뻗어 내 팔을 막아냈다.

"로드는 로드라 이거지."

뱀파이어 로드는 한 종족의 절대 수장이다.

그 힘이 약할 리가 없다는 것이 현실이고 사실이다.

뱀파이어에게 직위는 곧 힘이고 곧 모든 지표가 된다.

꺼지지 않고 영원히 타오르는 힘을 지닌 헬파이어를 힘으로 짓눌러 꺼뜨린 소년은 담담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항복하겠다 인간. 교섭을 요청한다."

너무도 담담하게, 너무도 황당하게 항복 선언을 해오는 소년. 뱀파이어 로드로 추정되는 녀석의 발언과 동시에 수십 차례의 검의 합이 일순간 이루어졌다.

"......"

그야말로 한순간에 벌어진 검의 충돌에 나는 말없이 손에 쥐고 있던 홍단이를 가볍게 털어 움직였다.

푹!!

동시에 지금까지 만난 그 어떤 적보다 민첩하고 깔끔한 움직임으로 공격을 피해냈던 뱀파이어 로드의 뺨에 커다란 실선이 생겨났다.

"거부하마. 그럴 거면 요시아를 데려오지 말았어야지."

담담하게 말한 내가 다시 휘두르자 녀석이 반사적으로 제 손을 뻗어 홍단이의 검날을 낚아챈 뒤 내 완력을 버텨내기 시작했다.

홍단이의 유일한 약점이라면 베이지 않으면 벨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검날에 닿기만 하면 닥치는 대로 베어버리지만 검을 쓰는 이의 숙련도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그런 것도 의미가 없었다.

본능적으로 홍단이 청단이의 위험성을 깨달은 소년은 검날에 닿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며 내 공격을 막아내고 다시금 입을 열었다.

"인간 하나를 위해 함정이 가득한 이곳까지 온 것인가? 이해할 수가 없다. 네 녀석은 겁이 없는 것인가? 죽음이 두렵지도 않은가? 그것도 아니면 멍청한 것인가. 어찌 적진에 아무런 대책도 없이 밀고 들어온단 말인가."

담담하게 말하며 나를 한번 밀쳐낸 소년은 분명 작은 체구였지만 그 안에 힘은 검신 하레스가 말했던 그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진짜 뱀파이어 로드라면 솔직히 제대로 긴장하고 상대해야겠지만 눈앞의 이 꼬맹이 로드는 내가 겪어본 뱀파이어 로드보다는 확실히 약한 축에 속했다.

뱀파이어들 사이에서도 뭔가 내분이 있었다는 것일 터다.

나와 거리를 벌리기가 무섭게 소년이 손가락을 튕기자 어마어마한 양의 뱀파이어들이 사방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미쳐 날뛰고 있는 두 정령왕이 대량의 뱀파이어들을 쓸어버리고 있을 텐데도 이렇게 많은 양이라니.

완전히 계 탄 느낌이 따로 없다.

"지금이라도 돌아가라. 나는 현재 너와 적대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저 인간 소녀를 구하고자 한다면......"

말끝을 흐린 소년이 고개를 까딱이자 대부분의 뱀파이어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내게 덤벼들 각오를 보였다.

"이곳의 모든 뱀파이어들이 너를 막아설 것이다."

보통이라면 말도 안 되는 상황이다. 어마어마한 양의 뱀파이어들에게 포위된 상황에 이쪽은 단 한 명이었으니 말이다.

솔직히 요시아 하나 구하고자 찾아오기엔 수지타산부터 틀려먹은 계산법이다.

하지만.

"막던가 말던가. 내가 내 마법 스승에게 배운 좋은 말이 하나 있는데."

담담한 소년의 제의에 내가 싸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9서클 대 광역 마법]

[대 유성우]

이 고성이 어디 있는 곳인지, 지금 나를 포위하고 있는 뱀파이어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직 모르는 것들 투성이이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거대 유성우 몇 방이면.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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