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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303화 (302/1,559)

# 303

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

- 13권 1화

콰아앙!!!

반파된 거대한 첨탑 너머로 수십 미터에 달하는 흙의 거신이 주먹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쿠웅!!!!

그리고, 아주 짧은 순간 숨을 들이켜는 듯하더니 대지 전체를 뒤흔드는 일격이 내리꽂히며 첨탑의 남은 부분을 완전히 붕괴시켜 버렸다.

"죽더라도 막아라!!"

이전 활의 왕국 '현'을 습격했던 뱀파이어들은 나라는 존재의 침공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곳의 뱀파이어들은 이전과는 달랐다.

기본적으로 놈들이 품고 있는 힘에 이질적인 힘보다는 뱀파이어 순수한 그 힘 자체가 대부분이었고 설사 섞여 있는 이들이 있다고 해도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

진짜로 순혈 뱀파이어라는 뜻이었다.

물론, 그래 봐야 뱀파이어들의 고집은 여전하지만 말이다.

아이 여성 남성 할 것 없이 뱀파이어들은 마치 결사항전을 각오한 역전의 용사마냥 노아스를 대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강화전력은 이곳에 없고, 정령왕이 노아스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그들을 절망케 했다.

촤아아악!!!

섬뜩할 정도로 날카로운 물의 채찍이 닥치는 대로 베어 넘기자 노아스를 견제하던 뱀파이어들이 피를 뿌리며 쓰러져 갔다.

[엘라임. 힘의 사용을 줄여라. 현재 계약자가 더 강해졌다곤 하나 그렇게 무분별하게 힘을 뽑아다 쓰면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유리아나를 제외하고 일개 인간이 두 정령왕을 부리면서 어떻게 저만한 힘을 내뿜는 것인지 아직도 의문이네요.]

[계약자의 마법은 흉내일 뿐이다. 최소한의 마나로 같은 효능을 내는 것뿐이지.]

운석을 불러도 운석을 소환하고 그것을 끌어오는 게 아니라. 자연적인 힘을 덧씌워 그저 유도하는 것뿐이다.

같은 마법이라도 효율 차이는 극렬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다.

노아스의 어깨에 형상을 만들어내며 나타난 엘라임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비록 정령계의 모든 힘을 사용할 수 없는 만큼 연비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연비가 좋아지기 위해선 동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정령왕과 계약자의 완전 동화가 어디 그리 쉬운 일이던가.

[아주 미쳤군.]

새빨간 검을 휘두르며 덤벼드는 하위 뱀파이어들을 귀찮다는 듯 털어낸 노아스가 중얼거렸다.

[세상에.......]

동시에 노아스를 따라 시선을 하늘로 돌린 엘라임도 허탈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늘에는.

수십, 수백 개의 보랏빛 마법진이 그려지며 스스로 융화되고 분리되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척 봐도 그 안에 담긴 힘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지 알고 있는 노아스로서는 과연 이런 힘을 마구잡이로 쓰면서도 계약자가 어떻게 멀쩡히 있을 수가 있는 건지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정상적인 케이스라면 정령력을 감당하느라 대부분의 힘을 사용하고 있을 텐데......저건......]

[자연법칙을 조종하는 마법이다. 이프리트의 힘에 필적해]

노아스의 말대로였다.

하늘에 생겨난 거대한 마법진이 이윽고 완전한 형태를 만들었고.

그 모습을 불안하게 바라보던 뱀파이어들은 이어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재앙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체......"

"뭐야,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야."

자존심이고 뭐고 겁을 집어먹을 수밖에.

하늘에서 수십 개의 거대한 존재감을 품은 것들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태생적으로 [혈기]라는 힘을 다루는 뱀파이어들은 일반적인 인간과 다르게 마나의 유동에 상당히 민감하다.

그리고, 사태의 심각성만 느낀 채 실체를 알지 못하고 있던 그들은 곧 마법진의 형태 변화에 눈을 부릅떴다.

"설마......"

"마......말도 안 돼."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주저앉는 이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마법진이 대량의 힘을 방출해 정확히 무언가를 유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수십 개의 불덩이.

그 크기는 마법계 최고봉이라는 메테오 스트라이크보다 확연히 작았다.

알려진 메테오 스트라이크가 바위라면 이건 조약돌 같은 느낌이었다.

실질적인 크기는 더 크지만 느껴지는 크기의 차이는 그 정도.

그럼에도 한두 개가 아닌 수십 개가 쏟아지는 광경은 그야말로 지옥 그 자체였다.

"로......로드를 지켜라!!"

"로드께서 위험하시다!"

반사적으로 그 운석 덩어리들이 누가 발현한 건지 알게 된 그들은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거침없이 박살 내는 정령왕의 존재도 무시한 채 미친 듯이 자리를 이탈하기 시작했다.

쿠웅!!!

[엘라임, 정령계로 돌아가라.]

[무슨 뜻이죠?]

[저 정도 숫자의 운석이 떨어지면 일대 지형이 뒤틀린다. 한두 개도 아니고 수십 개면 이야기가 달라지지. 내 힘으로 지면을 붙잡아 두지 않으면 지도가 바뀔 거다.]

이래서 나를 불렀구나, 악랄한 계약자.

작게 중얼거린 노아스의 말대로였다.

그리고, 그런 판단은 엘라임도 마찬가지였다.

[무식한 계약자 같으니......]

엘라임이 물방울로 흩어지고 노아스가 양손을 땅에 쑤셔 박음과 동시에.

가장 선두에서 떨어지던 운석 덩어리가 어마어마한 충격파를 만들며 일대를 모조리 소거해버리기 시작했다.

* * *

"하......특별히 영웅 심리에 취한 인간도 아니건만......, 얄궂은 운명은 정말 신이 원망스러울 지경이로군. 어찌 우리가 그동안 그렇게 찾아 해 맨 마지막 열쇠를......인간 네가 보호하고 있는 것인가......"

"마왕 부활? 분명히 말하는데 그럴 일 없다고......"

"그딴 건 아무래도 좋다. 마왕을 부활시키고자 하는 건 이미 내 손을 떠난 급진파와 마족, 우린 그저 조용히 종족의 안위를 위하는 입장일 뿐이다!"

어이쿠, 계파가 다르셨어요?

평소 만나던 뱀파이어와 다른 놈들이라는 소린데.

결론적으로 이놈들 또한 요시아를 납치한 극악무도한 놈들일 뿐이다.

"그래서 네가 잘했다는 거 아닌 거 알지?"

"우리에겐 귀족이 인간보다 소중한 법이다. 비록 약한 존재를 괴롭히는 것에 동참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걸 네놈이 판단할 이유는 없다!"

카앙!!!! 캉!!

뱀파이어 로드인 그 소년은 내가 방금 무영창으로 발현한 마법이 무엇인지 자세히는 몰라도.

본능적으로 알아챈 듯 보였다.

하늘에서 압도적인 마나가 움직이며 거대한 무언가가 낙하하기 시작한다는 건 금방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이니 말이다.

현 뱀파이어들의 군주. 뱀파이어 로드는 더 이상 대화가 소용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내게 맹공을 펼쳐왔다.

괜히 한 종족의 수장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름 모를 뱀파이어 로드 소년.

그는 내가 예상한 만큼의 대단한 전투 실력을 보여주었다.

카앙!!!

홍단이의 붉은 검이 로드 급의 붉은 혈검에 간신히 막혔다.

물리 법칙이 아닌 이형의 힘으로 만들어진 검.

홍단이가 아무리 물리계통을 베어내는 검이라도 일단은 신검에 필적하는 검인 만큼 예리도가 거짓일 순 없다.

그런 홍단이가 베어내지 못할 정도라면 이 로드의 힘이 확실히 내가 알고 있는 로드 급은 된다는 소리였다.

다만.

"너 이 새끼, 반쪽짜리구나."

카앙!!!!

녀석의 혈검을 베어내기 위해 기습적으로 청단이를 휘두르자 녀석은 이번에 뼈를 깎는 선택을 내려 제 손톱의 반이 잘려나가는 것을 대가로 공격을 막아냈다.

"대체 네놈이 무엇을 안다고!"

"뱀파이어 로드치고는 너무 힘을 못 쓰는 거 같아서 찍었는데, 맞았나 보다?"

내 말에 그는 굳은 얼굴로 물러난 뒤 피를 울컥 토해냈다.

뱀파이어 로드는 강한 존재가 분명하다.

제약에 걸려 함부로 움직일 순 없지만 한 종족의 근원이나 다름없는 것이 바로 뱀파이어 로드.

그런 로드가.

고작 몇 번의 대치에 메테오 몇 발 결계로 막았기로서니 이렇게 힘겨워하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내 기억에 있는 뱀파이어 로드는 조금 더 무식하게 강했는데."

그 말대로.

뱀파이어 로드는 검신 하레스의 기억을 토대로 구성되어 구현화 되었었고.

나는 그놈을 죽이는 데에 제법 시간을 투자했었다.

단순 완력이나 혈기의 문제가 아니라 뱀파이어 로드쯤 되면 그 고유 권능부터가 특이하기 그지없다.

그 탓에.

적어도 내가 싸워본 여러 유형의 적들 중 뱀파이어 로드라는 존재는 엄연히 최상위권에 위치하는 괴물 중의 괴물이었다.

-그대의......스승들도 합쳐서?

'그 인간들을 왜 합쳐. 생전보다 수십 배는 더 강한 인간들인데.'

비교 대상이 안 되는 건 과감하게 빼야 하는 법이다.

쿠웅!!!!쿵!!

동시에 형용 못 할 어마어마한 지진이 실내 전체를 강타하기 시작하자 로드의 표정이 더욱 굳어져만 갔다.

"운석 마법이라니 얼마나 터무니없는 짓을......"

"앞으로 20분 안에 이 고성은 모조리 날아간다. 그 안에 전부 끝내자."

니들이 흰 모기건 검은 모기건 그건 내 알 바가 아니다.

슬슬 모기 박멸도 지긋지긋하다.

내 그런 말에 그가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로드시여! 저희가 목숨을 바쳐 저 인간을 막겠습니다! 피하셔야 합니다!"

이윽고 뒤늦게 합류한 뱀파이어들이 모두 로드라 불린 소년의 앞을 막아서며 내게 맞섰다.

지독할 정도의 충성심에 절로 기함을 토할 정도였다.

그런 훈훈한 군신 관계는 역시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

그러니.

"최소한 깔끔하게는 보내주마."

뭐가 되었건 네놈 새끼들은 남의 제자 팔을 자르고 납치한 놈들이고.

내게 그 사실을 들키고 추적까지 당했다는 것이다.

"인간, 다시 한 번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이곳에 있는 귀족들은 너와 인간들을 몰아세우던 급진파와는 다르다."

자신들의 수하가 죽을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 때문일까.

뱀파이어 로드는 놀라울 정도로 냉정하게 사태를 분석하고 다시금 협상에 나섰다.

"그럼 내 학생을 건드리지 말았어야지. 요시아는 인간이 아니었나? 니들이 꼬드긴 그 콜린인지 콜라인지 하는 놈은 인간 아니었나?"

솔직히 콜린이 죽건 말건 그건 내 알 바가 아니지만 지금도 모습을 숨긴 채 나타나지 않는 납치의 장본인.

콜린이 이런 짓을 벌이게 한 근본적인 원흉은 바로 이 소년이다.

그리고, 이 반목의 원흉 또한 뱀파이어들이 제공했다.

"종족을 살리기 위해서였다. 내겐 단 한 명의 인간보다는 당연히 종족들의 안위가 더 중요하다!"

"말 잘했다. 나한텐 너희 전부보다 내 학생 한 명이 더 중요하다."

"......"

내 말에 논리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었음을 깨달은 것일까.

소년은 입을 다문 채 결연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봐도. 이놈 자식 이거, 제대로 된 로드가 아니다.

콰앙!!! 쾅!!

그런 와중에도 하늘에서 쏟아지는 거대한 운석들이 성 전체를 무너뜨리고 급기야 내가 있는 이 공동의 천장을 박살 내며 멀지 않은 곳에 추락해 거대한 충격파를 만들어냈다.

-어이쿠야! 아주 그냥 일대를 초토화해버릴 작정이로군.......

당연 페르세르크의 타박이 들려왔지만, 그보다 뱀파이어 로드의 목소리가 먼저 귓가에 닿았다.

"나는......나는 불완전한 로드다. 인간. 약속하겠다. 우릴 보내다오. 그렇게만 해준다면 내 휘하의 모든 뱀파이어들은 모두 인간을 적대시하던 행동을 멈추겠다. 우린 단순히 완전히 밤의 귀족을 이끌어줄 진짜 로드가 필요한 것뿐이다!"

"요시아는 제물로 쓰시고?"

"......"

"개수작 부리지 마라. 뱀파이어 로드."

"인간 한 명이다! 그 논리가 얼마나 어처구니없는지 모르는 바는 아니다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저 인간 소녀 단 하나뿐이란 말이다!"

그의 대답에 내가 멈칫했다. 하지만 곧 어처구니없는 감정에 헛웃음이 나왔다.

"그럼 평생 평행선인 거지. 그리고 협상이라는 걸 다시 배워야겠는데, 네가 지금 하는 건 협상이 아니고, 단순히 생떼일 뿐이야."

곤란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그가 주먹을 파르르 떨었다.

뱀파이어 로드는 정말로 위험한 존재라 할 수 있다.

한 종족의 최고봉. 어떤 의미로는 마족의 왕이 마왕이라면 뱀파이어의 왕은 로드라는 존재였다.

다만 강한 힘을 지닌 만큼 제약도 많은 것이 위치인 터라 이렇게 쉽게 만나서 내 앞을 막아서리라곤 생각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 말해서......

-뱀파이어 로드가 현재 부재중이라고 생각했지? 그렇지 않고서야 뱀파이어들이 저렇게 열악한 환경에 노출되어있을 리 없으니까.

뱀파이어 로드는 거대한 구심점이다. 당연 로드의 권능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뱀파이어들을 정화하고 강하게 만든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내가 본 뱀파이어들은 그런 구석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게다가 눈앞의 이 소년은 뱀파이어 로드치고는 미묘하게 약한 면이 없잖아 있다.

그렇다면 거짓부렁인가.

그건 아니기에 녀석이 반쪽짜리라 판단한 것이 내 심정이었다.

"조금만......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우리 종족의 무사 평안의 숙원이 이루어지는 것을 두 눈으로 볼 수 있었을 것을......"

짧게 한숨을 내쉰 그의 표정에 씁쓸함이 어렸다.

"좋다. 협상의 여지가 없다면......결사 항전이 답이겠지."

그리 말한 그의 흰자위가 서서히 붉어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뱀파이어 로드의 권능중 하나를 떠올린 내가 급히 그를 제지했지만.

그는 흉폭한 기류를 터뜨리며 자신의 불꽃을 모조리 불태우기 시작했다.

비슷한 걸 보지 않았던가.

용사 레이나가, 초대 리치 닉스를 잡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불태우던 모습을.

불완전해도 로드씩이나 되는 존재가 자신의 존재를 걸고 나를 막아선 것이다.

동시에 그의 힘이 모조리 그의 손으로 모여들며 거대한 혈창의 형태를 만들기 시작했다.

-저건 좀 위험한데......

본능적으로 위험을 감지한 페르세르크의 말에 나는 말없이 쌍둥이 검을 아공간에 밀어 넣고 양손을 깍지 끼듯 모았다.

"팔자에도 없는 짓을 하게 생겼네."

[주신 프리아께 간청하오니, 나의 검은 그대의 의지가 되게 하옵시고]

서서히 완성되어가는 거대한 혈창을 둔 채 내 몸 안에서 남아있던 대부분의 신성력을 응집시켰다.

[그대의 이름 아래에 나의 심판을 집행하시어]

-웬일로 멀쩡한 기도를......

페르세르크의 딴지를 무시하고 나는 표정을 굳힌 채 계속해서 기도를 이어나갔다.

[고된 가시밭길을 걷게 하소서. 나의 고행은 당신을 향해 걸어가는 순교자의 발걸음이라.]

우웅......우우우웅!!!!

뱀파이어 로드는 싸움에서 이기건 지건 무조건 죽음이 정해졌다.

하지만 다른 뱀파이어들은 아니었기에. 그들은 뱀파이어 로드의 명을 받고 쏟아지는 불지옥에서 뿔뿔이 흩어져 나갔다.

본래라면 놈들이 도망가게 두지 않겠다만.

나는 그냥 그들이 도망치는 것을 방치했다.

[두 개의 쌍지팡이와 목자들의 양을 인도하시니.]

화아아악!!

이윽고 거대한 혈창이 완성되며 수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형체를 내게 겨누었다.

그리고, 그는 내게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 나를 향해 파고들었다.

동시에 내 마지막 기도가 완성되었다.

[강신 한번 해주면 안 잡아먹지.]

[10위계 초월 신성마법]

[강신계]

[신의 따귀 올려치기]

모든 것을 꿰뚫어버릴 것 같은 거대한 혈창을 향해 내 손이 움직인다.

"차라리 조용히 은거했으면 더 오래 살았을 거다."

"강신이라니......터무니없는 짓을......"

그리 말한들 무엇할까.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것을.

백색의 깃털을 휘날리는 거대한 백색의 손이 그대로 혈창과 함께 뺨을 쳐올리듯 소년을 집어삼켜 버렸다.

철썩!!!

신의 귀싸대기는 그 이름값이라도 하듯, 불완전한 군주의 혈창을 부숴버렸고 그 경로에 있던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불태워버렸다.

이거 한번 해보고 싶었다.

-......

하라는 은거는 안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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