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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314화 (313/1,559)

# 314

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

- 13권 12화

104. 하인스 단체견학.

뱀파이어 로드.

비록 각성 단계를 거치지 못해 제대로 된 힘을 쓰지도 못하지만, 엄연히 그녀는 뱀파이어.

그것도 완벽한 뱀파이어 로드로서 깨어났다.

뱀파이어 로드라는 게 어떤 존재인가.

한 종족의 지주이자 절대 수장인 만큼 그 미치광이 데이비 올 라운 조차 쉽게 이기는 게 불가능하다 판단을 내릴 만큼 강한 것이 바로 뱀파이어 로드였다.

엘프에게 신목, 세계수가 있다면 뱀파이어에겐 로드라는 존재가 있다.

비록 로드가 없어지면 뱀파이어는 피의 갈망을 이겨내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질 만큼 페널티가 크지만 반대로 로드가 존재한다면 뱀파이어는 엄연히 상위포식자에 속하는 종족이기도 했다.

그런 뱀파이어 로드가.

혈기를 쓰지 못한다고 해도 마법을 다루지 못할까.

실제로 요시아는 이미 한차례 조금의 변화를 겪었다.

그 탓에 그녀가 느끼는 마나의 변화는 더욱 민감해졌고 다루는 실력 또한 순식간에 급상승했다.

F반 학생들 전원이 대개 뛰어난 성취를 이뤘다고 해도 요시아는 조금 별개의 케이스나 다름없었다.

'마나가 보이고, 흐름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탓에 수업을 받을 때 이상으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지만 요시아는 이것을 대놓고 사용할 수 없는 입장이었다.

조심하고 또 조심해라.

그렇지 않으면 정말로 위험한 상황이 올 거다. 그리 말하던 선생님의 진지한 충고가 왠지 거짓말 같지 않았던 그녀였다.

"쿠억!!"

순식간에 튕겨 나가 그대로 뻗어버린 보시르 골리야를 보며 요시아가 코웃음을 쳤다.

"보, 보시르?!"

순식간에 제 팀원이 당해버리자 나머지 A반의 학생 두 명은 곁에 있는 요시아를 향해 반사적으로 마법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그보다 빠르게 요시아의 지팡이가 날아들었다.

퍽!! 퍽!!

"꺄악!"

"끄억!"

마법 하나 제대로 영창 하지 않았지만 세 명의 학생을 때려눕히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너무 황당한 결말에 좌중이 침묵했고, 요시아의 팀이었던 티미와 모리는 한숨을 포옥 내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마법 대항전을 보여줘야 하는 3:3의 경기에서 홀로 나서서 지팡이로 벌레 잡듯 때려잡아 버리니 황당함이 밀려올 수밖에 없었다.

"나......납득할 수 없다!!"

이윽고 행방불명 처리가 된 A반의 부담임 라스칸 프랑소스를 대신하여 자리를 차지한 사내가 급히 소리쳤다.

"요, 요시아 학생은 마법 대항전의 기본 룰인 마법을 사용하여 상대를 제압한다는 규칙을 어겼소!!"

그 외침에 좌중이 선동된 듯 동조하기 시작했다.

"맞소! 이건 무투 대회가 아니라 마법 실력을 겨루는 대회요! 이 같은 사태는 인정할 수 없소이다!"

뒤이어 골리야 공작가의 추종자들이 나서며 상황을 뒤집어보려 했지만 정작 상대측 세 명은 이미 거품을 물고 기절한 후였다.

단 한 번에 기절한 사태에 어처구니가 없어서 무어라 소리치려던 찰나였다.

"승부는 공정했소이다. 마법대전에서 마법을 사용해서 이긴 게 무엇이 잘못이오."

세베레스 선생의 반론에 사방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요시아. 스스로 설명하거라."

세베레스의 말에 요시아는 말없이 지팡이를 들어 마나를 끌어모았다.

"헤이스트, 스트랭스. 엄연히 마법이네요. 그것도 병행 영창으로 2 중첩까지 했고요. 중간에 디스펠도 섞었으니 더 불만은 없나요?"

그녀의 말에 좌중이 침묵했다.

그 말인즉슨 보시르의 영창된 파이어볼을 순식간에 디스펠로 지워버리고 헤이스트와 스트랭스 마법을 2중 영창으로 섞어서 들어간 것이다.

결과적으로 헤이스트와 스트랭스도 마법이기에 좌중은 황당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몇 년째 마법제를 주관해 왔지만 이런 시합은 정말이지 처음이로군, 황당하기 그지없어."

어처구니없다는 듯 중얼거린 선생이 그대로 깃발을 들어 올렸다.

"요시아 프랑소스 학생의 마법을 인정하오! F반의 승리를 선언하오!"

황당한 경기였지만 결과적으로 요시아의 편에 손을 들 수밖에 없을 만큼 압도적인 경기가 되어버렸다.

"피 마시고 싶어......."

"뭐?"

"응? 내가 뭐라고 했어?"

멍하니 쓰러져 있는 세 사람을 바라보던 요시아가 중얼거리자 티미가 놀란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너 방금 뭐라......고."

"아, 아무것도 아니야."

말을 얼버무리며 요시아가 인상을 찌푸렸다.

의도하지 않게 각성 단계를 한번 거치면서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서서히 피를 빨고 싶다는 욕구가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못 참을 정도는 아니지만 맛있는 디저트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이외에 절대 피를 빨지 마라, 내 피 빨아먹고 각성한 네가 다른 사람 피 빨았다간 대참사 터진다.]

선생님의 말이 기억난 그녀는 억지로 그것을 억누르며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결과적으로 나머지 두 명은 마법 한번 쓰지 못하고 경기가 끝나버렸지만 마법제가 단 한 번의 경기로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마법제가 재개되기 전 대부분 사람들은 그렇게 판단했다.

이번 마법제의 우승은 단순히 A반이나 B반 안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이다.

실력순으로 나누어진 반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그 예상을 무참하게 부숴버리듯 F반이 압도적으로 A반을 찍어눌러 버리자 마법제 자체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구가하라! 작렬하는 화염 속에서 내가 부르......"

"흔들어라, 몽환의 꿈을 보여주어라. 슬립."

털썩!

빠르게 파이어볼트를 영창하던 학생 하나가 F반 학생 중 이름도 잘 알려지지 않았던 평범한 학생에게 그대로 수면 마법을 맞고 쓰러져 버렸다.

마법의 속도, 활용성 그리고 대처까지.

너무 압도적인 결과에 좌중은 또다시 침묵할 수밖에 없었다.

마법제를 구경하는 이들은 자신들이 보고 있는 게 현실인지 쉬이 믿기지 않는 모양새였다.

분명 마법제가 있기 전까지. 또 F반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전까지만 해도 아카데미 중등부 최하위 학생들의 학급이 F반이었지만 도저히 현재 상황은 그런 면모를 보이지 않았다.

개인전, 중 단체전 이외에 단체전까지.

닥치는 대로 승점을 쓸어가는 F반의 위엄은 그야말로 섬뜩할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준비!! 넘겨!!"

"조져버려 이 새끼들!"

콰드드득!!!!

단순 지속성 마법을 쓰는 학생들은 셋이었지만 나머지가 보조를 하는 고난이도의 협동을 보인다.

순식간에 일대 지형을 뒤틀어버린 F반 학생들의 기행에 타 마법을 준비하던 학생들은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무너져 내리자 그 뒤를 이어 F반에서 준비하고 있던 공격마법들이 마치 폭격마냥 쏟아졌다.

하나하나 대단하지 않은 마법들이라 해도 그 크기가 보통 동 서클 마법사에 비해 너무도 거대하고 강렬했다.

콰앙!!!

대 폭발이 수차례 일어나길 잠시, F반은 그야말로 최소한의 피해만 남긴 채 마지막 경기까지 쓸어담아 버렸고 아무런 미련도 없이 자신들끼리 승리를 자축하며 시합장을 벗어나는 기행까지 보여주었다.

"다들 고생했어."

"생각보다 너무 쉬워진 것 같은데?"

"연습 대충한 놈들이 무슨 수로 이겨."

킬킬거리며 자축하는 F반 학생들의 미소는 겉보기에도 조금 무섭다 여겨질 정도로 음산했다.

"얘, 얘들아."

얼마나 음산했는지 무표정으로 일관된 표정을 지어 보이던 세베레스 선생마저 당황한 얼굴을 해 보일 정도였다.

"너희 대체......"

"세베레스 선생님. 그 미치광이 밑에서 배우면요. 되기 싫어도 이렇게 돼요."

그 인간은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정석을 가르친 적이 없다. 스스로 변형하고 깨닫지 못하면 죽도록 얻어터지게 하는 게 그 인간이었다.

섬뜩한 것은 그렇게 두드려 맞는데 온몸이 상쾌하고 기분이 오히려 좋아진다는 점.

스스로 마조히스트 같은 변태가 아니라고 외치고 싶을 만큼 참혹한 상황 속에서 계속 노출된 학생들은 급기야 변하기 시작했다.

"헤......헤헤......"

실제로 소극적인 성격으로 움츠러들어 있던 모리 사엘른 까지 음산하게 헤픈 웃음을 흘릴 정도였으니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끄응......데이비 선생님. 대체 학생들에게 무슨 짓을 한 겁니까......"

학생들이 듣지 못하게 중얼거린 그가 대기실로 향하는 F반 학생들을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허허, 정말 대단하군."

그런 세베레스의 뒤로 느긋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헙! 대, 대 현자님!"

"되었네, 되었네."

"어, 언제 오셨던 겁니까. 언질이라도 주셨다면......"

"끌끌. 학생들이 주인공인 마법제에 이 늙은이가 끼여서 방해하면 쓰는가."

허허로이 말한 그는 사라져 가는 F반 학생들을 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새삼 놀라울 정도로고. 여동생인 윈리 왕녀의 재능도 실질적으로 따지면 대단한 편이네만. 그 본인은 이 노인네가 보기에도 섬뜩할 정도로군."

어떤 미친 마법사가 학생들을 그 짧은 시간에 저렇게 만들어놓을 수 있는가.

대 현자 헬리슨 발레스티아는 오랜 시간을 살아온 대 현자로서, 7서클 마법사라는 위명을 지닌 사내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그조차 이런 상식을 벗어나는 속도로 학생들을 성장시켜버리는 방식은 듣도 보도 못했다.

아무리 하위 마법사가 고위 마법사보다 성장이 빠른 편이라곤 하지만, 실질적으로 10살에 마법을 익힌 사람이 평생을 사용해서 4서클이나 5서클에서 멈추는 경우가 허다한 수준.

"그러고 보니 데이비 선생님은 대 현자님께서 추천해주셨지요. 데이비 선생님은 분명 성자이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대체 그 사람의 정체가 무엇입니까?"

그의 질문에 헬리슨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보였다.

"허허....... 이 노인네가 뭘 더 알겠는가. 다만 한가지는 알 수 있네."

7서클 마스터급의 마법사가 보기에도 마나량을 측정 못 할 만큼 방대한 마나를 품은 존재라는 것을 말이다.

"그런 주제에 전혀 외견을 속이거나 한 것도 아닌 게지. 어쩌면......"

마법사에게 있어서 꿈이나 다름없는 8서클 마법사가 아닌가.

헬리슨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초대 리치 닉스의 존재를 실질적으로 본 적이 없어서 내릴 수 있는 판단이었다.

"그래, 우승은 F반인 겐가?"

"예? 아아......예. 일단은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솔직히 실감이 안 날 정도네요."

"그래. 1위를 한 학급은 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노인네와 면담이 있다고 했던가."

담담하게 말한 그는 문득 다시 대기실에서 빠져나오는 F반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데비 선생님 말이야. 진짜 너무하지 않냐?"

"그래, 선물까지 준비했는데 훌쩍 사라져 버리고 말이야. 어디에서 뭘 하던 양반인지 알아보려 해도 뭐 알 수가 있어야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지나가는 F반 학생 몇몇을 멀리서 지켜보던 헬리슨이 허허로이 웃어 보였다.

"그렇군. 현자의 권한으로 F반 학생들에게 하인스 영지 견학을 한번 시켜줘야겠구먼."

"예?"

"라운왕국의 국왕에겐 이 늙은이가 직접 얘기해 봄세."

뭔가 흥미로운 일이 생길 것 같다는 표정을 지어 보이는 그였다.

"이 나이가 되면 말일세, 세베레스."

"예....... 대 현자님."

"자잘한 자극에도 매우 흥미가 끌리는 법이라네."

다른 모두가 현명한 그를 칭송하지만.

오랜 시간 그를 멀리서, 가까이서 모셔온 세베레스는 알 수 있었다.

이 노친네. 뭔가 재밋거리를 찾았구나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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