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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329화 (329/1,559)

#329

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

- 14권 2화

끼이익!

문을 열며 들어오는 레이나의 아름다움에 눈이 휘둥그레져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꽂혔다.

어지간히 담이 큰 왕족이나 황족조차 움츠러들 법한 그런 시선 속에서 그녀는 태연한 모습이었다.

수많은 이들의 시선을 받고 대번에 위축되기엔 그녀가 살아온 삶은 너무도 거칠었다.

등에 거대한 언월도를 천으로 감싸매고 등장한 그녀의 모습에 나는 슬쩍 살리반을 바라보았다.

혹여 동생을 끔찍히 아끼는 오라비가 알아보지 않을까 하는 작은 궁금증이 일었기 때문이었다.

"저, 저 여성은 누구입니까."

하지만 저주의 효과가 제대로 들었는지 레이나를 일리나와 동일인물이라 판단하는 이는 단 한명도 없었다.

"인사드리겠습니다. 레이나님 입니다."

"레이나....... 성은 없는가?"

"예."

단호한 그 대답에 주변에서 웅성거리는 외침이 들려왔다.

"세상에 평민이 아닌가! 평민을 지금......"

"사령관으로 앉히겠다는 소리요?!"

당황한 이들의 외침 속에서 콘타스 대제는 한참 동안 나와 레이나를 번갈아 보았다.

그리고는 가볍게 꼬고 있던 다리를 들어 그대로 바닥을 내리찍었다,

콰득!!

무식한 소리와 함께 지면이 일면 갈라지며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다.

"그만! 그녀의 존재는 거짓된 존재가 아니다. 멍청한 놈들. 소드마스터를 아득히 넘은 강자를 못 알아보는 것도 유분수지."

고강한 힘을 지닌 무인들은 대번에 레이나가 품고 있는 힘을 눈치챈 듯 보였다.

그들에게 나는 그저 앙무것도 느낄 수 없는 괴이한 존재겠지만 레이나는 몸 안에 대량의 마나와 신성력을 품고 있는 존재로 비칠 것이었다.

"그녀는 누구인가."

"신의 부름을 받아 제가 모신 용사님입니다. 무력은 물론, 병력 통솔까지 전혀 문제 될 게 없는 능력을 갖추고 계십니다."

내 설명에 모두가 의심스러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의 외향은 비록 이십 대라곤 하지만 너무 어려 보였기 때문이다.

그녀가 소드마스터에 들어선 건 지금의 나이보다 더 오래전이다.

환골탈태를 겪었기 때문에 외향의 변화가 없었던 그녀는 꽃다운 나잇대의 처녀로 보였다.

"신께서 내린 무기인 신창 롱기누스를 들고 대의를 위해 나선 분입니다. 능력을 의심하는 건 자유지만."

말을 끊은 내가 콘타스 대제를 향해 씨익 웃어 보였다.

"설마 대제께서 한 입으로 두말하시진 않으시겠지요?"

내 말ㅊ에 그는 뭐가 그리 재밌는지 킬킬거렸다.

"애초에 짐의 머리 꼭대기에서 놀고 있었군. 짐이 한번 찔러넣은 것으로 상황을 이리 몰고 왔느냐."

그의 질문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좋다. 그 기개! 높게 사도록 하지! 레이나라 하였는가."

"예."

"콘타스 대제의 이름 아래에 그대를 이번 연합군의 사령관으로 추천하는 바다. 이견은 없소?"

"없네."

"없습니다."

삼 제국의 통수권자인 세 사람을 필두로 내게 호의를 품고 있던 국가인 펠리스티 공국이나 발카스 해양국가 이외에 여러 이득을 본 국가들은 대번에 찬성표를 던졌다.

계속해서 높아져 가는 내 위세를 상당히 경계하던 국가의 국왕대리나 국광들은 물러날 곳이 없을을 깨닫고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능력 하나 인증해 보이지 않고 순식간에 낙하산 사령관이 임명된 것은 한순간이었다.

"이번 일은 좌시할 수 없는 일이오. 비록 뒤늦은 대처로 두 국가가 쓰러지는 안타까운 불상사가 발생했지만, 이후는 없소! 연합군의 출정을 요구하는 바요."

"찬성합니다."

이윽고 대붑누 국가가 천성표를 던지자 나는 조용히 레이나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그리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한 손에 새하얀 화염을 끌러올렸다.

"데이비 왕자?"

"그 전에, 다들 적이 누구인지는 들으셔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담담하게 말한 내가 회의실 중앙의 허공에 손을 뻗었다.

콰득!!

동시에 내 손에 무언가가 잡히며 주변의 공간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커헉?!"

생각지도 못한 자의 비명소리였다.

좀 전까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허공에서 검은 복장을 한 창백한 피부의 남성이 그대로 끌려 나온 것이다.

"끄윽?! 끅!"

"치, 침입자다!"

"폐하를 뫼셔라!"

당황한 이들의 외침과 함께 왕들을 보호하던 호위 병력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 들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소란을 한 손으로 제지한 뒤 조용히 말했다.

"숨어있느라 고생했다.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지금까지 숨어있었는지는 묻지 않으마."

"커......커헉! 비, 빌어먹을 인간! 어떻게!"

"그게 숨은 거냐?"

담담하게 말한 내가 그대로 그를 바닥에 처박아 넣었다.

그리고는 그의 손에 쥐어진 상자를 가볍게 들어 풀었다.

마치 선물이라며 가져다준 것 같은 그 상자의 내용물은......

"안 보시는 게 좋겠네요."

내 말에 몇몇은 벌써 그 내용물을 본 듯 입을 틀어막았고 몇몇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뭐요! 그게 대체 뭐기에!"

"솔브란 국왕의 머리입니다."

내 말에 바닥에 쓰러진 창백한 인상의 사내가 움직였다.

그리고는 괴이쩍은 웃음을 흘려 보였다.

"크흐......크흐흐흐흐. 밤의 귀족과 마계의 존재들에 대항한 대가는 가볍지 않을 것이다."

"바, 밤의 귀족?!"

"마계의 존재라니."

놀란 이들을 향해 사내의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마계의 대공 아스타로트께서 너희들을 친히 단죄하기 위해 이곳에 강림하셨다. 그리고 오만한 너희 인간들을 단죄하기 위해 우리 위대한 밤의 귀족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밤의 귀족....... 설마. 뱀파이어......"

살리반의 중얼거림에 몇몇이 화들짝 놀랐다.

"갸하하하!! 모두가 죽으리라. 네놈들이 아무리 뭉쳐본들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네놈들의 저항은 부질없이 사그라질 것이고, 곧 눈을 뜨실 마왕께서 너희들을 말살하고 이 땅을 본래의 주인에게 돌려주시리라!"

그는 마치 관중을 둔 연기자처럼 과장하며 내게 소리쳤다.

"데이비 올 라운! 감히 귀족에 대항한 건방진 인간! 이 시간부로 네놈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성자라는 이름으로 추악함을 감춘 네놈은 마왕께서 부활하시는 그 순간 철저하게 무너뜨려 주마! 네놈이 보는 앞에서 모든 인간의 목을......"

촤악!!!

그의 저주가 쏟아지는 동안 지독한 악의 가 퍼져나갔다.

그 기세에 짓눌린 이들은 창백해진 얼굴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큰 눈을 뜨고 있다가 멈췄다.

언제 천을 풀었는지 금빛의 기류를 흩날리는 언월도를 든 레이나가 그의 머리를 베어버린 것이다.

동시에 마치 폭탄처럼 서서히 부풀어가던 그의 몸이 일순간 김빠진 것처럼 다시 수축하기 시작했다.

상당한 힘의 불사능력을 지닌 그였지만, 레이나가 품은 신의 신성력은 그런 마속성의 존재를 단번에 주님의 곁으로 보내버렸다.

"뱀파이어와 마족은 곧 다시 진군할 겁니다. 시간이 부족하니 곧바로 움직이시지요. 전 대륙의 병대가 집결할 때까지 중앙 연합군의 지휘를 제가 맡겠습니다."

촤악! 가볍게 언월도에 묻은 피를 털어낸 그녀는 망설임 없이 몸을 돌려 회의장을 나가버렸다.

이후 나는 조용히 몸을 돌렸다.

"데이비 왕자님."

그때였다.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나는 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는 성녀 후보 앨리스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오랜만이네요. 왕자님."

"꽤 얼굴이 편해지셨습니다."

"덕분에 많은 생각을 했으니까요."

담담하게 말한 그녀가 품 안에서 작은 십자가를 꺼내 내밀었다.

"분명 따로 움직이실 때가 있기에 대리인을 내세우신 거겠지요. 성자께는 부실한 물건이겠지만. 부디 하시는 일에 신의 가호가 함께하길."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채 말없이 십자가를 받은 내가 고요하게 웃어보였다.

"소식 들었습니다. 리나 성녀 후보께서 최종후보가 되셨다고."

"네. 리나 성녀 후보께선 제 생각 이상으로 고결한 분이었으니까요. 성녀 후보로서 활동하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이제부터는 그저 신을 모시는 한 명의 신도일 뿐이지요."

성녀 후보로서의 모든 권한과 권리를 그녀는 스스로 내려놓았다.

때문에 성국에선 한때에 상당히 말이 많았던 모양이지만, 본인의 선택을 존중한 듯 보였다.

당신 덕분이에요.

피식 웃은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소문을 들었어요. 모든 이를 가르칠 수 있는 아카데미를 만드신다고."

"그건 또 어디서 들으신 겁니까."

"꿈결에 신께서 처음으로 계시를 내려셨어요. 하...... 지금껏 단 한번도 들은 적이 없던, 그렇게 갈구하던 목소리를요."

그리 말한 그녀는 후련하다는 표정으로 부탁해왔다.

"비록 부족한 몸이지만......, 신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만약 이번 전쟁에 당신이 무사히 돌아오신다면."

"거절할 이유는 없네요."

"고마워요."

과거 성정이 굉장히 불같아서 문제였지 앨리스는 어떤 면에선 정말 대단한 사제였다.

본인의 능력으로 최후의 성녀 후보까지 올랐으니 말이다.

* * *

인간들의 움직임은 속속들이 보고되어 올라오고 있었다.

뱀파이어와 마족의 동맹군은 수많은 규모를 지닌 본대를 뒤로한 채 몇 방향의 선발대를 나누어 진격을 개시했다.

다만 선발대라 함에도 불구하고 그 숫자는 무려 15만에 달할 정도로 대규모 군단이라는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하위 뱀파이어, 혈마수, 잠식된 몬스터나 마계에서 넘어온 흉폭한 마수들까지.

비록 마수들의 경우 티오니스 대륙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걸린 과부하로 인해 통제가 쉽지 않은 존재가 되어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약해진 것은 아니었다.

그들의 흉폭함은 그대로였고, 언제든 적을 물어뜯을 위험성을 품고 있었다.

현재 인간들의 발악을 제압하기 위한 선발대를 지휘하고 있는 상급 뱀파이어 고르곤은 자신의 힘을 증폭시켜주는 이 마계의 갑옷에 상당히 만족하는 기분이었다.

갑옷을 입고 있는 것만으로도 본래의 힘 이상으로 혈기가 강해질 뿐만 아니라 제어가 힘든 흉폭한 마수들이 자신의 명령을 따르고 있으니 말이다.

무려 15만.

지독하디 지독한 숫자의 군세에 이어 하나하나가 위협적인 병사들을 보고 있으면 세상 그 어떤 것도 이 군세를 막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게다가 자신들의 뒤에는 인간들이 가장 경계하고 두려워하고 있을 존재가 버티고 있지 않은가.

블랙 드래곤 가르가스.

본래엔 현명한 드래곤이었다지만, 마계 힘에 오래 노출되어 힘이 약해지고 이성을 잠식당한 드래곤이라는 모양이었다.

마법의 종주라 불리는 마법 생명체 드래곤보다 약하다 해도 그 위명이 어디 가는 것은 분명 아니었다.

"흥, 고작 척후 임무를 위한 15만이라고? 그깟 인간 놈 하나를 그리 경계해서 15만이라니 웃기지도 않는군."

싸늘하게 중얼거린 그는 근처에 어정쩡한 걸음걸이로 걸어가는 고블린의 뒤통수를 강하게 걷어차 버리고는 짜증스레 중얼거렸다.

"이깟 척후 선발대 임무나 하기 위한 몸이 아니란 말이다! 이몸은."

기왕 이리된 것 잘되었다. 차라리 이대로 밀고 가 저 약아빠진 인간 놈들을 모로지 도륙 내버리리라. 공로를 세운다면 자신의 주군께서도 자신을 돌아봐 주시리라.

적은 수도 아니고 15만의 군세에 하나하나가 이렇게 위험천만한 병력이라면 두려울 것도 없었다.

-끼르르륵!!

그때였다.

저 멀리 정찰 임무를 하러 떠났던 고블린 한 마리와 고스트 울프 한 마리가 빠르게 고르곤을 향해 뛰어온 것이다.

이에 고르곤은 망설임 없이 고블린의 머리통을 묵직한 손으로 뚫어버렸다.

-키엑!

비명조차 제대로 끝맺지 못한 채 ㅈ절명해버린 고블린의 머리에서 뇌 일부를 뽑아낸 고르곤은 마치 간식을 먹든 고블린의 뇌를 씹어 삼키며 음산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 하하하하. 고작해야 인간따위가, 고작 5만으로 뭘하겠다고."

그는 상대의 뇌를 먹고 기억을 흡수하는 특이한 힘을 지닌 뱀파이어였다.

그래서 보통 몬스터를 대동한 정찰 임무에 주로 이용되긴 했지만 고르곤 본인은 자신의 능력이 고작 그 정도에서 그치지 안ㄶ을 거라 자신하는 편이었다.

비록 상대 전력에 주군이 우려하는 그 건방진 인간 놈이 있지만, 그래 봐야 인간 아닌가.

그는 지독한 귀족 우월주의자였다.

귀족을 제외한 그 어떤 종족도 하등한 종족일 뿐이라는 극단주의적인 사내였다.

"움직여라! 이 굼벵이 놈들! 저녁은 인간 놈들의 고기를 마음껏 먹게 해주마!"

본래의 임무는 적의 동태를 살피고 추가 병력이 올 때까지 저들의 발을 묶어 놓는 것이지만 고르곤은 다른 마음을 품었다.

갑옷으로 강해진 자신과 이 대규모의 병력이라면 단번에 그들을 제압할 수 있다고 말이다.

실제로 충분한 힘이기도 했다.

이에 그는 진군 자체를 멈추지 않았고 급기야 넓은 평원에서 그를 마주하듯 지켜보고 있는 수많은 인간 병사들과 기병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따분하기 그지없는 전쟁읻 되겠구나."

겁도 없이 이곳으로 오다니 말이다.

고르곤이 그렇게 생각하며 진군 명령을 내리려던 찰나였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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