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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332화 (332/1,559)

언데드를 되살리는 신성계 부활마법과는 다른 마법.

죽은 부인을 살리기 위해 평생을 노력한 어떤 사령술사가 죽기 전에 만들어낸 미완성 마법이다.

비럭 죽은 모습 기대로 살릴 수 밖에 없었기에 결국 그는 자신의 부인에게 이 마법을 사용하지 못했지만.

지금 내게 이 혈마수 놈들이야 어떤 모습이건 상관없었다.

부웅!!

검은 마나가 스며들기가 무섭게 마치 충전된 전지를 끼운 전자제품처럼 시체가 되어있던 혈마수 몇 마리가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흉폭한 기세를 내비치며 이리저리 움직이다 나를 발견하고는 조용히 모여들었다.

"너희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가."

가서, 죄다 물어뜯고 감염시켜라.

좀비 아포칼립스가 인간에게 내려지는 재앙이라고 여기지 마라.

너희들의, 너희들에 의한, 너희들을 위한, 심연의 생물표 바이러스를 비달시켜드릴테니.

본래엔 이런 바이러스는 상식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

오로지 뱀파이어나 그와 관련된 헐마수만 노리고 반응하는 바이러서 같은 건 말이다.

그런 편협한 바이러스는 영화에서나 볼법한 것들이지 어지간해선 효율도 떨어지고 실용 가능성도 없다.

무엇보다 그런 비상식적인 것을 세상의 규칙이 그냥 방치할 리가 없는게 진실이다.

하지만 내가 가진 심연의 생물은 그딴 규칙은 개 무시해버리는 이면세계의 생명체라 할 수 있다.

본래 처음엔 놈의 살점 일부를 언데드화 시켜 내 마음대로 조종해보려던 실험을 다다가 알아낸 방법이었다.

문제는 언데드화 바이러스가 마치 좀비 바이러스처럼 변질해 버렸다는 점이었다.

이 세상의 규칙이 아닌 치외법권적인 힘을 발위하여 뒤바뀐 바이러스에 바이러스 알부를 채취한 뒤, 나는 그대로 뱀파이어를 위한 깜짝 선물로 변형시켜버렸다.

부작용도 아직 엄청나게 많고 위험하기도 짝이 없지만.

그건 내 알 바가 아니다.

빠르게 사라져가는 혈마수를 뒤로한 채 나는 수정구를 꺼내 연결을 시도했다.

-데이비. 그 블랙드래곤 말이야. 레이나 그 아이가 감당할 수 있을까?

"......직접 보지 않아서 모르겠다만 놈이 진짜 드래곤 급의 힘을 지니고 있으면 어림도 없고, 그게 아니면 가능성은 있겠지."

-좋든 싫든 알아서 부딪히게 될 텐데?

"세계수 알이 그래서 움직이는 거야."

알에겐 굉장한 부담이 되겠지만, 그녀의 존재라면 드래곤 정도는 문제 될 것도 없다.

내게 소멸당한 이그드라실 또한 결국 어리다는 유일한 약점을 파고들어 공략한 것이 전부였으니 말이다.

이번 전쟁에서 레이나는 주역으로서 대륙 전체의 칭송을 받아야 한다. 그녀의 존재는 모든 국가의 관심을 받을 것이고 그녀의 행동 하나하나가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쪽에서 그녀를 이용한 방법을 자주 써멱을 수 있다.

본인이 하변 되지 않느냐고?

관심을 독점한다는 건 의외로 귀찮은 일이 많은 것이다.

악랄하다면 악랄한 방법이지만 레이나는 용사로서 칭송을 받아 마땅한 노력을 해왔으니.

그에 따른 보상을 받는 것 뿐이리라.

"접니다. 데이비."

[데이비 단원! 연락을 기다리고 있었네.]

"이쪽에서 준비가 끝났습니다."

[이쪽도 움직이기 시작했네. 놈들이 움직이는 경로에 기습 게릴라 작전을 펼쳐 바이러스를 주입하기는 했네만. 솔직히 조금 느낌이 묘하군]

좀 비인도적인 전쟁방식에 그는 회의감을 느끼는 모양이었다.

"선쟁님과 기사단 분들이 노력해주실수록 대륙의 인간 한 명이 더 살 수 있습니다. 그럼, 부탁드리지요."

[알겠네]

대륙의 인간들은 리인포스 알파 기사단의 이름을 모른다. 그렇기에 기사단은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 음지에서 저들을 막는다는 결정을 내렸다.

은밀하게 이동하며, 그들의 행동을 방해하고. 기습하여 주기적으로 바이러스를 심어넣고 있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공로를 알아주는 이는 단 하나도 없겠지만.

애초에 그런 이유로 태어단 비밀 결사단으로서 해야 할 그들의 선택이기도 했다.

본래 나의 경우 라스트 위스프의 존재를 세상에 드러내 볼까 하는 마음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물욕과 정치력이 끼어들기 시작하면 숭고한 기사단이 타락하는 건 한 순간일 테니까.

"데이비 이 나쁜 새끼!! 지가 나한테 어떻게 이래?!"

씩씩거리며 텅 비어버린 오두막을 바라보던 일리나는 신경질적으로 칼디라스가 아닌 거검을 휘두르려다 멈췄다.

쩌억!

하지만 그녀의 검이 완전히 멈춘것은 아니었던 터라 그녀의 방에 있던 고급 목제 탁자의 끝부분이 예리하게 잘려나가 버렸다.

그럼에도 분이 풀리지 않는지 씩씩거리는 그녀였다.

근신처분

일리나에겐 날벼락같은 소식이었다.

갑자기 황궁에서 제 오라비가 군자를 풀어 벨리얼이 있던 조용한 오두막을 습격한 것이다.

벨리얼에게 줄 약재를 가져다주기 위해 주기적으로 오두막으로 들리던 일리나는 그 소식을 뒤늦게 들었고.

그녀가 도착했을 땐 이미 벨리얼은 도망치고 난 후였다.

애초에 그를 꼭 곁에 두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

그녀가 그를 처음 발견했을 땡 당장 죽을 것처럼 위태로웠기에 데려온 것이었으니 말이다.

비록 아직 부상이 완치된 건 아니라 해도 소드마스터급 이상의 전력을 가진 이상 그 스스로도 어디서 객사 하진 않을 거라 판단하는 그녀였다.

다만, 묵묵히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이야기 친구로선 괜찮은 사람이였다.

데이비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사내였다.

이런 식으로 그를 쫓아낼 생각은 없었기네 격분한 일리나는 사사건건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 제 오라비네게 따지기 위해 찾아갔었다.

그리고 들을 수 있었다.

황족의 체신에 위배될 만큼 불온한 존재가 일리나의 곁에 있다는 말을 듣고 찾아간 것이라고.

그리고 그곳에서 그는 실제로 벨리얼을 발견했다고 했다.

일리나에겐 황족의 위신을 깎는 행동을 질책했고, 결국 그녀는 황궁에 근신처분을 받아 갇혀버린 꼴이였다.

당연, 탈출하긴 했지만 일리나는 오랜시간 한 싸이코 자식과의 경험상, 이 사태의 진범을 유추해낼 수 있었다.

데이비 올 라운.

이 나쁜 자식이 그대로 살리반에게 가 벨리얼의 일을 모조리 고자질해버린 것이다.

덕분에 그녀는 황궁에서 멀리 벗어나지 못하는 몸이 되어버렸다.

도데체 그가 왜 이런 짓을 했을까.

되새겨 봐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니,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벨리얼과의 거래가 성립된 후 벨리얼이 일리나의 곁을 떠나게 하기 위한 장치라는 걸 말이다.

게다가.

적이 뱀파이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녀가 어떻게 나올지 훤히 알고 있기에 그녀를 황궁에 발을 묶어버린 대처였지만.

단서 하나 없이 그런 사실을 유추해내기엔 일리나는 정상적인 인간의 범주에서 생각하는 소녀일 뿐이었다.

[진정해 일리나. 어차피 그는 떠나갈 인연이었잖아?]

"내가 화가 나는건 벨리얼이 아니야! 데이비 자식이 내 뒤통수를 후려 갈겼다는 거야. 그 자식은 왜 맨날 날 괴롭히지 못해서 안달이야?!"

그 외침에 칼디라스가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전에 하레스에게 들은 적이 있더. 좋아해서 괴롭히는 아이같은 취향이 있다고.]

"......"

그 말에 일리나의 몸이 굳어버렸다.

[어쩌면 데이비 그 자식도 그런게 아닐까?]

그 질문에 일리나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다.

그리고는 고개를 훼훼 저어 보였다.

"누, 누가 관심있다고 받아준 데? 난 이제 그딴 자식 관심 없어."

[흐음...... 진짜로?]

"그래"

[거짓말은 나쁜거라고 누누이 말했는데......]

한숨을 내쉬는 칼디라스의 말에 일리나는 마치 치부를 들킨 아이처럼 새빨갛게 얼굴을 물들였다.

무심하게 찾아와서 자신의 상태를 봐주고, 무리하게 폐관수련을 한 덕에 사실 몸의 한구석이 상당히 불쾌한 것들이 남아있던 그녀였다.

데이비는.

그것을 바로 눈치챘고.

안마니 손맛이니 하는 핑계를 대고 그것을 그 자리에서 풀어버렸다.

솔직히 그에게 해준 것보다 도움을 받은 게 얼마나 많던가.

자신은 아니라고 말했다. 순간적인 충동으로 그에게 청혼을 해볼까도 했었지만 역시 고개를 저어보인 그녀였다.

시간이 흐르면 괜찮았구나 싶으면서도, 그와 만나는 순간만 되면 하 다르고 어 다른것처럼 다른 느낌이 찾아드니 복잡한 심경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

"저하! 저하!"

짜증스레 의자에 걸터앉아 전투적으로 차를 음미하던 일리나는 급히 뛰어들어오는 전속 시녀의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이야?"

"소, 소식 들으셧어요?! 뱀, 뱀파이어래요! 뱀파이어라는 괴물이 나타나서......"

황궁은 소식이 빠를 편이다.

하지만 일리나는 뒤늦게 이 소식을 접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그녀가 진중한 표정으로 묻자 시녀는 숨을 헐떡거리며 급히 자신이 들은 이야기를 꺼내주었다.

벌써 나흘도 전에 서부대륙의 남단에서 국가 두 곳이 전복되은 사태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블랙 드래곤을 앞세운 괴인들의 군단. 그 군단과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륙연합의 전원참석 회의가 개최되었고.

그곳에서 적들이 뱀파이어와 마족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이후 그들이 목적을 이루기 위해 대륙 전체에 선전포고를 했다는 사실도 말이다.

그 선두에는 데이비가 데려왔었던 하늘빛 머리카락의 아름다운 여성이였던 레이나가 용사라는 위치로.

사령관의 위치에 올랐다고 했다.

아무것도 없던 그녀가 그곳까지 오른 이유는 아마 데이비가 무슨 작당을 했기 때문이리라.

그보다 중요한 것은 다른 곳에 있었다.

"뱀......파이어? 뱀파이어들이 양지로 나왔다고?"

섬뜩할 정도로 집착을 보이는 일리나의 물음에 시녀가 겁을 먹은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쾅!!

이에 일리나는 곧바로 칼디라스를 브로치로 바꾸어 제 품에 걸고 빠르게 뛰어나갔다.

하지만 문을 열기가 무섭게 그녀는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대여섯의 기사와 제 오라비를 볼 수 있었다.

"비켜요. 오라버니."

"일리나. 나갈 수 없다."

"황녀 궁에만 소식이 늦어지게 손을 쓰셨던데됴. 국가의 자금과 인재를 그런 곳에다 쓰다니 제정신이에요?"

"사비를 턴 것 뿐이니 신경쓰지 마라."

"보내주세요. 당장 저도 참전하겠습니다."

"화이트 버드는 잠시 내 권한으로 양도받아서 출정시켰다. 넌 이곳에서 기다려."

"나도 싸울거라고요!!"

일리나가 울먹이며 소리쳤다.

"오라버니...... 어마마마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당신도 잘 알잖아......."

그 말에 살리반은 짧게 한숨을 내쉰 뒤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조용히 말했다.

"혹여라도 네가 다칠까 염려한 데이비 왕자의 노력을 허사로 만들 셈이냐?"

그 말에 일리나의 몸이 크게 움찔거렸다.

"그는 냉정한 듯 보이지만 자신이 품은 사람은 반드시 지키는 호인이다. 묻겠다 일리나. 그렇게 생각이 깊고 강한 인간인 데이비 왕자가 굳이 너를 이곳에 묶어둔 게 단순한 이유때문이라 보느냐?"

"내 목숨은 내가 챙겨."

싸늘하게 쏘아붙인 일리나가 그를 지나치려 할 때 쯤이였다.

"그도 제 어미를 잃은 몸이다. 그런 그가 왜 네 복수를 막았는지 생각해보도록 해라."

짧게 말한 그가 다시 그녀를 지나쳐 가버리자 일리나는 그 자리에 서서 한참동안 바들바들 떨다가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파묻은 채 흐느끼기 시작했다.

뱀파이어를 쳐 죽여버리기 위해 지금까지 얼마나 검술을 단련해 왔던가.

리인포스 알파 기사단까지 가입해 뱀파이어에 관한 정보를 찾아다녔던가.

이제 와서 뱀파이어가 나왔는데 검 한번 들지 못하고 멀리서 구경이나 하라고?

"데이비...... 너 사람 잘못 봤어. 칼디라스. 마음만 먹으면 데이비의 위치를 알 수 있다고 했지?"

[일단 그의 성흔에 페르가 봉인되어있으니까.]

"안내해줘."

뱀파이어의 파멸은 애초에 일리나의 삶의 목표중 하나나 다름없었다.

적 선발대와의 전투에서 벌어들인 압승의 소식.

초조하게 전쟁의 승패를 기다리던 이들에겐 큰 소식일 것이다.

실질적으로 적의 위세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보기엔 아직 남은 적과 드러나지 않은 적이 너무 많았다.

가장 큰 위험요소로 판단된 상위 뱀파이어나 마족, 혹은 두 국가를 단번에 잿더미로 만들어버린 블랙 드래곤의 존재여부 때문이었다.

물론, 연합군의 저력은 지금 이곳 병력이 전부가 아니었다.

속속들이 대륙 곳곳에서 대규모의 병력이 협약 아래에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지금, 그야말로 대규모 병력의 전면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정말...... 대단하네요. 데이비 왕자님이 계신다면 이 전쟁...... 압승으로 끝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어요."

"맞습니다! 신의 이름 아래에 저 사특한 무리들에게 신의 자비를......"

"이 전쟁의 사령관은 내가 아닙니다. 앨리스 성녀 후보."

"그런 시시콜콜한 자리에 얽매이실 분이 아니라는 걸 제가 모르진 않아요."

그녀의 반박에 나는 고개를 저었다.

"지켜보면 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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