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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441화 (440/1,559)

제 441화

밀피유는 뛰어난 뱀파이어다.

혼혈치고는 피에 대한 간섭능력이 제법이라는 소리였다.

하지만.

그래 본들 지고의 존재 중 하나인 뱀파이어 로드만할까.

그대로 샤쿤탈라의 기숙사로 쳐들어간 나는 검은 복면 하나만 뒤집어쓴 채 여성 기숙사를 습격했고, 잠결에 취해있던 요시아 프랑소스를 납치한 뒤 하인스 영지로 날아왔다.

사정설명을 하기엔 흔적이 언제 사라질지 알 수 없었으니 말이다.

반쯤 곯아떨어진 채로 내게 둘러매 져 이곳까지 날아온 요시아는 영지에 도착하자마자 눈을 떴고 나를 보며 의아해했다.

하지만 곧 간단한 설명과 현장을 보여주자 눈빛이 바뀌었다.

그녀의 정체는 다름 아닌 현존하는 유일한 뱀파이어 로드.

뱀파이어에 대한 지식은 없지만, 그녀는 불완전하던 전대 뱀파이어 로드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완성된 순혈의 뱀파이어였다.

요시아의 존재에 상당히 놀라워하던 밀피유였지만 그녀는 그 이상 그녀에게 관심을 품지는 않았다.

요시아는 비록 인간의 아이로 자랐고 견습 마법사에 불과하지만.

껍데기를 한 커플 벗겨놓고 보면 이 대륙에서 헤칠수 있는 이가 극도로 적은 깡패 같은 위치의 뱀파이어였다.

당연히 후작급 뱀파이어보다 피의 흐름에 대해 본능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보여준 것은 핏자국이었다.

그것도 다른 이도 아닌 눈앞에 있는 이 빌어먹을 싸이코패스의 핏자국.

소녀에게 선물로 주었던 물건은 엄연히 간단한 마법이 도금된 아티펙트라 불러도 손색이 없었다.

아마 그는 소녀를 납치하기 위해 방해가 되는 목걸이를 부숴버리려 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아주 적게나마 피를 흘렸다.

나름대로 반격 마법이 들어있었던 것이 신의 한 수였다.

요시아는 끔찍한 창고의 상황에 속이 메스꺼웠는지 파리해진 표정을 지었지만 오래가지 않아 [그림]의 핏자국에 자신의 힘을 담아 넣기 시작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뱀파이어 로드로서의 힘을 조금씩 각성하고 있다.

피를 강제로 이용한 그는 뱀파이어 특유의 혈기 마법을 사용, 그림의 위치를 파악했다.

놀랍게도 그는 멀쩡한 공간에 특유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고유공간을 만들어내는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니 피 냄새를 맡을 수가 없었다.

요시아의 말을 들은 나는 곧바로 공간 전체를 뒤흔들어버렸고, 그 작은 틈을 비집어 열었다.

특질능력자의 힘은 놀랍게도 독립적인 초능력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해서 심연처럼 상성에 독립적이진 않으니 말이다.

비집고 들어갈 틈만 만든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읏!”

제 몸이 제어가 안 되는지 그가 비틀거리며 천천히 일어난다.

“망할.”

홀로 중얼거린 그는 한발 두발 뒷걸음질 치더니 이내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 입안에 털어 넣으려 했다.

하지만 요시아는 그에게 시간 따윈 주지 않겠다는 듯 그를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이 미치광이 새끼!”

퍽!! 퍽!!

거침없이 걷어차이는 그는 의식을 잃진 않았음에도 딱히 고통을 느끼는 얼굴도 아니었다.

분명 요시아 프랑소스라는 F반의 견습 마법사 소녀는 특출날 정도로 재능이 좋고, 마나 컨트롤을 이용한 마법 공방전이 주특기인데.

어쩌다가 저렇게 무자비한 육체파가 된 것인가.

그런 주제에 스태프에 마나를 담아 그 타격성능을 끌어올렸다.

“대체 누구에게 그런 못된걸 배운 거야.”

“선생님이요.”

……

짧은 침묵 끝에 나는 헛기침을 하고 그녀를 중재했다.

“요시아. 그만해.”

“선생님! 이 쓰레기를 그냥 두시……”

내 말에 뭔가 소리치려던 그녀가 움찔거렸다.

이에 나는 조용히 그에게 다가가 그의 머리통을 잡아 들며 말했다.

“너 재밌는 걸 많이 갖고 있다?”

우리 같이 좀 공유해보자.

“크흐…… 크흐흐흐.”

그때였다.

내 손에 잡혀있던 그가 음산한 웃음을 보이며 나를 바라본 것이다.

“나를 찾아낸 건 놀랍긴 하군, 왜 그렇게 표정이 굳어있나. 웃어, 웃어야 보기 좋지 않겠나.”

느긋한 그 말투에 고통은 담겨있지 않았다.

이에 괜스레 더 화가 난 요시아가 그를 패대기 치려던 그 순간.

그의 몸이 마치 환영처럼 스르륵 흩어져 버렸다.

스륵!

철컥!

동시에 나와 거리를 벌린 곳에서 나타난 그가 손에서 꺼낸 커다란 권총을 내게 겨누었다.

타앙!!

무슨 수를 쓴 건지 내게서 멀어진 그는 다시금 내게 탄환을 발사해 왔다.

순간적으로 음속을 웃도는 파괴력으로 몰아붙이는 그 모습에 나는 손을 가볍게 휘저어 그대로 허공에서 탄환을 낚아챘다.

천마 독고준이 알려준 천마공과는 다른 조화의 무공, 음양신공을 이용해 탄환이 찌그러지지 않게 그대로 낚아챈 나는 탄환의 생김새를 보고 눈을 가늘게 좁혔다.

투둑…….

이윽고 내 손에서 탄환이 후두둑 떨어지자 그의 가면이 일순간 들썩였다.

“터무니없는 속도군. 쉽진 않겠어.”

마치 나를 죽일 수 있다는 전제를 깔고 있는 듯한 말투였다.

아니,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어려있었다.

“다만 지금은 아니야.”

짧게 중얼거린 그가 내게 총구를 겨눈다.

탕!! 탕탕!!

뒤이어 두어 발의 탄환이 또다시 날아들었다.

이에 나는 가볍게 발을 들었다가 한순간에 강하게 바닥을 굴렀다.

쿠웅!!!

강렬한 진각이 지면을 울리며 뒤흔든다.

[태극 음양신공]

[반탄지계]

퓩퓩!!

섬뜩한 파육음과 함께 탄환이 살점에 틀어박힌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든 탄환은 분명 나를 향해 발사되었지만, 탄환이 박힌 살점은 내 것이 아니었다.

“읏.”

순간적으로 충격에 밀려난 그가 털썩 주저앉았다.

탄환이 주는 고통은 상당할 것이다.

하지만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그였기에 그가 받는 것은 육체의 부하 정도였다.

몸이 쉽게 움직여지지 않는지 짧게 혀를 찬 그가 가면을 다시 들썩였다.

“아깝지만 여기서 숨겨둔 수를 써야겠어.”

“요시아. 다들 데리고 나가.”

그런 그를 바라보던 내가 조용히 중얼거리자 그녀가 의아한 듯 나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내 표정을 보고 움찔거리며 물러났다.

“네…… 네.”

후다닥 뛰어 생존자들을 데리고 공간 밖으로 나가버린다.

물론 그것을 둘 생각이 없었는지 그림이 또다시 탄환을 쏘아 보냈지만 나는 마치 파리채로 파리를 때려잡듯 그것을 낚아채고는 물었다.

“너, 이 세계 사람이 아니구나?”

유명한 연쇄 살인마 그림은 십수 년 전부터 전 대륙을 공포에 몰아넣었던 살인마다.

하지만 똑같은 이름의 그는 달랐다.

“데이비, 그게 무슨 말이야.”

페르세르크가 몸을 축소화한 채 내 어깨에 올라앉으며 물어왔다.

하지만 대답을 한 것은 내가 아닌 그였다.

“호오, 놀랍군. 보통 나를 외부인이라 느끼는 NPC는 없었는데.”

NPC? NPC란 논 플레이어 캐릭터.

즉 게임 속에 있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총을 다루고, 게임에 관련된 이 세계엔 존재하지 않는 용어를 남발하고.

기이한 힘을 다루는 존재.

거기다가 NPC라는 단어를 언급했다는 것을 보면 답은 나왔다.

애초에 주신 프리아 여신의 영향력이 약해지면서 장막이 옅어졌다.

누가 다른 세상에서 이곳으로 넘어와도 이상하지 않다.

다만 그냥 넘어왔다고 보기엔 그의 육신은 조금 이상한 구석이 있었다.

“이 물건이 뭔지도 모르고 잘도 방어하는군. 하지만 이건 어떨까.”

그때 그가 주머니 속에서 무언가를 쑤욱 꺼내 들었다.

도저히 사람의 주머니에 들어있을 수 없는 크기의 장총이었다.

‘대물 스나이퍼.’

거대한 총을 빠르게 조립한 그의 눈빛이 일순간 변했다.

“스킬 발현. 리퍼 빙의.”

동시에 그의 기세가 일순간 변하기 시작했다.

좀 전까지 어수룩한 살인마였다면.

지금 그가 내뿜는 기세는 지독한 살기로 점철된 진짜배기 싸이코패스 살인마의 기세였다.

“예술가는 그림이지, 그리고 지금의 나는 리퍼라고 한다네. 어느 쪽도 나라고 할 수 있으니 리퍼그림이나 그림리퍼라고 불러주겠는가?”

“그거야 알아서 할 일이고.”

담담하게 말한 나는 검을 뽑지도 않은 채 그를 조용히 직시했다.

“어디 그럼 보스 몬스터 사냥을 해보지.”

타앙!!

선공은 그였다.

순식간에 탄환의 비를 뿌리는 공격에 나는 몸을 살짝 숙이며 그대로 탄환을 모조리 낚아챘다.

분명 총탄을 세 발이나 맞았는데 그의 육체는 멀쩡히 움직인다.

마치 전문가라도 된 것처럼 내게서 거리를 벌리며 탄환을 뿌리고 견제하는 그 모습에 나는 묵묵히 탄환을 낚아채 튕겨내고는 그를 향해 적당한 속도로 파고들었다.

그리고, 내가 그의 지근거리까지 접근하려고 일부러 퇴로가 없는 공중으로 점프했을 때.

가면 아래 숨겨진 그에게서 섬뜩한 웃음소리가 나왔다.

“웃어, 웃어야 보기가 좋지.”

철컹! 퍼어엉!!!!

어마어마한 속도, 어마어마한 파괴력을 지닌 대물 저격총 바렛의 탄환이 내 미간을 향해 정확히 날아들었다.

사람이 손으로 들고 쏘기엔 반동제어가 거의 불가능한 총일 테지만 그의 근력이 보통이 아니라는 건 이미 봐서 알고 있었다.

내가 이리저리 피하거나 총알을 낚아채 버린 것을 염두에 두었는지 그는 내가 피하는 게 아니라 반드시 막는 상황을 유도했고, 지근거리에서 그대로 대물 저격총을 갈겨버린 것이다.

기본적으로 권총의 탄환과 대물 저격총의 위력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거대하다.

당연히 보통이었다면 그대로 머리통이 터져나가도 이상하지 않으리라.

하지만 나는 그런 그의 공격을 받아내면서도 그대로 그를 향해 파고들었다.

카앙!!!

마치 단단한 금속에 부딪힌 듯한 소리였다.

날카롭고 거대한 탄환은 내 이마에 정확히 부딪혔지만.

“무슨?!”

전혀 상처하나 주지 못했다.

미안한데, 그 정도 위력으로 내 머리통을 뚫을 수 있었다면 나는 이미 수차례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일을 겪어왔다.

콰드득!!

내 무식한 행동에 그가 반사적으로 발을 움직여 벗어나려 했지만 이미 볼 건 다 봤으니 사정을 봐줄 이유가 없었다.

정신을 차린 그는 자신의 몸이 그대로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손에 쥔 그의 한쪽 다리를 보다 그대로 휙 던져버린 뒤 그를 내려다보았다.

“크…… 크흐흐흐…… 놀랍구만. 마스터레벨이 되어도 이길 수가 없는 보스 몬스터라니. 이게 그 레이드형 몬스터라는 건가?”

아직도 상황을 장난스레 받아들이는 그의 모습에 페르세르크가 인상을 잔뜩 찌푸린다.

“대체 무슨 말을……”

“뭔가 단단히 착각하는 모양인데.”

그를 제압한 채 눈을 마주친 내가 섬뜩하게 웃어 보였다.

“네가 죽인 건 게임 속의 몬스터나 NPC가 아니야.”

내 말에 그의 가면 속에 비치는 눈동자가 꿈틀거린다.

이에 나는 그의 가면을 강제로 틀어쥐고 서서히 힘을 주어 부수기 시작했다.

“이 가면도 장비인가 보지? 강화라도 하셨나?”

“무, 무슨?”

그의 입에서 당혹스러운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여기 게임 아니라고 개x식아.”

콰작!!

이윽고 그의 가면이 박살 나며 평범한 인상의 동양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래 동양인.

다름 아닌 지구의 동양인 말이다.

이곳의 동양인과는 외모부터가 다르다. 나이는 한 30대 중반 정도 되었을까.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나를 바라보던 그가 짜증스레 혀를 찼다.

가면을 부순 덕분인지 그의 몸에서 흘러나오던 살기가 일순간 흩어지고 단순 쾌락살인마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에게선 알아낼 게 제법 많았다.

이윽고 그와 눈을 마주친 내 눈동자가 보랏빛으로 일렁인다.

그리고 그 빛을 본 그는 좀 전의 섬뜩한 살인마의 모습을 보여주던 것과는 달리 그대로 무너져 내렸다.

“간단한 최면마법에도 걸리는 걸 보면 확실하네.”

“데이비. 대체 무슨 소리야?”

“이 미친 싸이코패스.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고.”

내 말에 그녀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리고는 기절한 사내의 몸에 손을 올려놓고는 심연의 힘을 발현하기 시작했다.

“세상에……”

그리고 그에게서 무엇을 봤는지 기겁한 그녀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어때?”

“직접…… 보는 게 좋을 거 같아.”

천천히 내 뺨에 손을 뻗은 그녀가 수려한 손가락을 움직여 내 이마를 건드렸다.

찌잉!!

동시에 내 몸 안에 잔류하던 심연의 힘이 반응하며 그녀의 기억이 내 머릿속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는 역시나 내 예상대로 티오니스의 존재가 아니었다.

외부에서 온 자로, 그 유입 경로가 제법 특이하기 그지없다.

스스로 넘어온 게 아니라.

가상현실 게임 도중에 이곳으로 스며들었다는 것이다.

“지구?”

“지구와 비슷한 과학기술을 가진 차원은 많아. 어디라고 특정하기 어렵지. 그리고 내가 아는 지구에선 가상현실 기술 같은 건 없어.”

내 말에 페르세르크가 앓는 소리를 낸다.

태생적으로 무통증인 사이코패스였던 그림은 어릴 적부터 고통이라는 단어에 의구심을 품어왔다. 본인은 아파본 적이 없으니까.

그래서 그는 그 고통을 찾아, 그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자 했다.

죽어가는 이들이 짓는 고통 어린 표정은 그가 도저히 지을 수 없는 표정이었다.

그렇기에 그는 환호하고 열광했다.

거기에 빠져들어 더 많은 사람을 죽였다.

그는 자신의 현실에서 이미 수차례 사람을 죽였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그가 만족할만한 결과는 나오지 않는 데에 비해 위험부담은 너무 거대했다.

그 탓일까. 그는 좀 더 자극적이고 화려한 예술을 펼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게 이르렀고 그 시선을 현실에서 가상현실게임으로 돌렸다.

가상현실 RPG.

자유도가 보장된 게임을 통해 그는 살인과 자신의 예술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그러던 중 게임 회사 측에서 새로운 맵 데이터를 업데이트했고 그렇게 새로운 맵을 탐험하며 그곳의 NPC를 이용해 살인을 저지르던 그는 얼마 전 티오니스 대륙으로 넘어왔다.

대륙을 공포로 몰아넣었다는 연쇄 살인마 그림은 그가 아니었지만.

지금 그의 출현 여부는 상당히 복잡하기 그지없었다.

대체 누가, 무슨 수로.

생각나는 것이라곤 초월적인 무언가가 개입하여 그를 이곳으로 날려 보냈다고 볼 수 있지만, 단서라곤 쥐뿔도 없다.

실제로 차원을 넘나들던 슬리지아는 내 손에 사멸했으니 심연 쪽도 아닌 것 같은데.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가득한 마당에 침묵을 유지하고 있자 페르세르크가 기절한 그를 허공에 띄우며 물어왔다.

“이 자를 어찌할 게야? 누가 되었건 그의 살해방식은 그 유명한 살인마 그림과 비슷해. 뭐가 되었건 소문은 퍼질 테고 여기저기서 소유권을 주장할 테지.”

“따지라 그래. 내 손에 잡혔으니 이놈은 내가 아작낼 거다.”

내 말에 그녀가 쿡쿡 웃어 보였다.

“죽일 게야?”

“고통을 못 느끼는 놈은 고문을 해도 소용없어. 자신이 실제가 아니라 게임 캐릭터라고 생각하기에 더더욱 흔들릴 일도 없다.”

당장 그의 기억대로라면 로그아웃이라고 한마디 외치는 순간 닭 쫓던 개마냥 놓칠 수밖에 없다.

지금 그의 육신은 만들어진 가짜일 테니까.

도저히 설명하기 힘든 초능력 같은 힘들, 신출귀몰한 그의 행동거지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더불어 내가 쳐둔 함정을 피해 나간 것들도 말이다.

죽어도 진짜 죽는 게 아니고, 태생부터가 고통을 느끼지 못하니 그가 두려워할 것은 이곳에서 전혀 없다.

더럽게 본인에게만 유리한 그런 입장.

“게임 NPC들이 느끼는 불합리함을 내가 느낄 줄 몰랐는데.”

“그럼, 그냥 놓치는 게야?”

“그럴 리가. 안 되면 되게 해야지.”

고통을 못 느껴? 느끼게 해주마. 이곳이 현실이 아니라고? 현실이 되게 만들어주마.

어차피 죽지 않는다고? 그래 죽이진 않으마.

주신 프리아 여신이시여. 이놈만큼은 절대로 쉽게 올려보내지 않을 겁니다.

“기대해라. 어떤 일이건 네 상상 그 이상의 지옥을 보여줄 테니.”

감히 내 가족을 건든 대가는 크다.

내 눈이 위험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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