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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462화 (461/1,559)

제 462화

마녀라는 정체불명의 존재가 분명하다 외치는 젊은 왕자와.

대답을 쉬이 하지 못하며 결정을 미루는 국왕.

겉보기엔 그 대립이 별로 커 보이지 않지만 내면은 많이 달랐다.

‘기회를 엿보고 있어. 아마 이번 일로 국정의 모든 균형이 뒤틀리겠지. 왕과 왕자의 권력 다툼이라니, 겉만 보면 이리도 역겨울 수가 없다만.’

놀랍게도 왕자와 왕 모두가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방식이 다르지만, 자신의 왕국과 왕국민 백성들을 아끼고 있다는 게 퍽 우스웠다.

정치싸움에서 명분이라는 것은 참으로 중요하다. 현 사태의 진범이라 의심되는 것이 다름 아닌 마녀라는 존재인지라 국왕은 내켜 하지 않으면서도 일단 그녀를 찾으라 명령했다.

사건의 진상과 범인은 일차적으로 왕자의 말에 따라 그 마녀라는 존재와 관련이 있다는 것으로 일단락되었다.

첫 번째 습격 이후 추가적인 습격은 없지만 언제 또 이 수도를 습격해올지 모를 일이기에 나는 일차적으론 상황을 지켜보기로 해놓고 개인 활동을 시작했다.

“이 숲인가?”

나는 나무가 특이하게 비틀려 있는 숲의 모습을 둘러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정말 외관 하나만큼은 으스스하기 그지없군. 데이비, 본녀가 조사해본 대로라면 이곳에서 마녀라는 존재는 세 가지 소문을 달고 있어.”

아이를 잡아가 잡아먹는 흉악한 식인귀.

마녀의 마법을 부리기 위해 수많은 이들을 죽여 영혼을 취하고 삼키는 악마.

그리고 세상 자체를 증오하는 역귀.

“작정하고 몰아붙인 것 같은 여론이네.”

“정작 그 마녀를 두둔해줄 이는 없었으니까.”

마녀라는 존재의 실존은 오래전부터 대두 되어왔다는 모양이었다.

애초에 십수 년 전 이 브리우크 왕국에서 거대한 사고가 있었는데 그때 수십 수백 명이 희생되었고.

그 사고의 유일한 용의자로 꼽히던 게 바로 마녀라는 모양이었다.

그러니 왕자가 이를 부득부득 갈 만도 하지.

정작 그 마녀는 단 한 번도 그 혐의를 벗으려 한 적이 없으니까.

웃긴 점은 그런 사실이 있음에도 왕은 마녀를 최대한 공정한 입장에서 대하려고 한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생판 처음 보는 그녀를 무슨 수로 찾게?”

그 말에 나는 숲 내부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 숲에는 딱히 이렇다 할 무언가가 느껴지지 않았다.

숲 전체에 깔린 안개 같은 결계때문이었다.

“우선 이쪽도 확인해보자.”

“마물은 위치마다 습성이나 생김새가 다르지.”

내 눈이 틀리지 않았다면.

메스텔레포트 속에서 튀어나온 마물은 대륙 내부가 아니라 대륙의 극지나 오지, 즉 마경에서나 볼 수 있는 부류의 마물들의 형태를 가지고 있었다.

판도라 영역에서 서식하는 뮤턴트 울프처럼.

그렇기에 확인해볼 필요가 있었다.

“생긴 것과는 다르게 마침 자연의 힘도 충분해 보이고…….”

내 중얼거림에 말없이 따라와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주작 불닭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불닭아. 친구 불러주마.”

내 말에 녀석의 붉은 눈동자가 말똥말똥하게 움직였다.

이후 나는 숲의 초입 부분에서 적당한 공터를 찾았다.

그리고는 양손을 가볍게 부딪치며 전신에 도력을 끌어모으기 시작했다.

촤르르르륵!

동시에 미리 꺼내둔 부적들이 스스로 날아오르며 수십 겹의 원을 만들어냈다.

괴황지를 대신할 마나 스크롤 종잇조각들이 빠르게 움직이며 거대한 원기둥을 만들자 나는 한 손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움직여 허공에 튕겼다.

투웅!!

세 번째 신수.

신수의 탄생 자체가 워낙에 시간을 많이 잡아먹는 탓에 함부로 소환할 수도 없던 게 사실이었다.

이번에 소환하고자 한 것은 은빛의 맹수였다.

내 모습을 보던 불닭이는 본능적으로 내가 하려는 게 뭔지 깨달은 듯 몇 발짝 물러나 날개를 펄럭거렸다.

투웅!! 투웅!!

수십 장의 마법진들이 일제히 공명하며 내 힘을 증폭시키자 나는 소인을 빠르게 맺고 조용히 뇌까렸다.

“그대의 상징은 대지, 바람, 용맹함이로다.”

내 중얼거림에 대지가 마치 박동하듯 스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량의 도력이 빠져나가지만 한 차례 환골탈태를 한 덕분에 소환진을 가동하면서도 나는 제법 여유로운 표정을 지을 수 있었다.

맹렬하게 회전하는 부적들을 올려다보며 나는 미리 준비한 날카로운 칼로 손가락 끝을 베어냈다.

동시에 맹렬하게 회전하던 부적하나가 내게 날아들었고 나는 곧바로 핏방울을 부적에 묻힌 뒤 그어 다시 날려 보냈다.

“나의 대가는 나의 피요, 그대의 대가는 현신이로다.”

투웅!!

거대한 도력의 파장이 숲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동시에 내 앞에 빛의 입자가 모여들며 거대한 형체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이윽고 두 장의 부적이 더 날아들었고 나는 그것에 또다시 피를 묻혔다.

“나의 명에 따라 현신하라. 나의 명에 따라 실존하라.”

나의 명에 따라.

세상을 이롭게 하라.

신수 소환.

네 녀석의 이름은 백호.

내 마지막 말을 끝으로 모여든 순백의 빛은 이내 거대한 호랑이의 형태로 바뀌기 시작했고 이내 엄청난 크기의 호랑이의 형체로 변했다.

그 모습을 륀느가 흥미롭게 구경하고, 불닭이가 경계 어린 표정으로 노려보았다.

태생부터가 분노에 굉장히 취약한 녀석이지만 내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녀석의 분노조절에 큰 영향을 주고 있었다.

멍하니 주변과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던 백호를 향해 내가 천천히 다가갔다.

말없이 나를 내려다보는 백호의 크기는 언뜻 봐도 10여 미터는 넘어 보였다.

솔직한 분석대로라면 백호는 신수중에 가장 작았다.

가장 큰 것은 청룡 쿠릉이다.

녀석의 크기는 백 미터 단위의 길이를 지닌 만큼 존재감 하나는 확실했다.

하지만 반대로 이 백호는 10미터 근 10분의 1단위로 줄어든 사이즈 이지만 그 위압감은 도저히 청룡 쿠릉이에게 뒤지지않았다.

말없이 앉아 주변을 둘러보던 백호는 곧 내게 시선을 돌렸다.

위풍당당한 체격.

10미터, 즉 신수중에서 가장 작은 사이즈를 지닌 녀석이라 해도 인간의 기준으로 볼 땐 압도적인 크기를 지니고 있다.

“반갑다.”

내가 느긋하게 웃어 보이며 녀석에게 말을 걸자 녀석은 나를 바라보며 잠시간 침묵하는 듯했다.

하지만 곧 짧게 한숨을 내쉬더니 이내 이상한 짓을 하기 시작했다.

그대로 털썩 주저앉아 그루밍을 시작한 것이다. 그대로 주저앉은 채 앞발로 제 머리를 문지르고 혓바닥으로 제 앞발을 핥는다.

마치 나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행동하는 그 행동거지는 점점 가관으로 돌아갔다.

이내 자리를 깔고 앉듯 퍼져 앉아버린 녀석은 유연성을 자랑하기라도 하듯 뒷다리를 쭉 펴고 몸을 숙여 혓바닥으로 몸을 구석구석 닦기 시작한 것이다.

“푸훕……”

개무시도 이런 개무시가 없지만, 신수 자체가 태어난 직후 자존심이 강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래도 이놈은 덜 포악한 편이었다.

백호는 병신미가 도드라지는 신수였지 닥치는 대로 부수거나 깨무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물론, 그래 봐야 신수의 성질머리 어디 안 가지만 말이다.

이윽고 녀석의 그루밍을 한참 동안 지켜보던 내가 녀석에게 다가가자 녀석의 몸이 한순간 멈췄다.

그러더니 마치 스프링처럼 튕기듯 일어나 내게서 멀어지더니 이내 나를 향해 앞발을 들어 올렸다.

당장 후려칠까 말까 고민하듯 얼굴까지 들어 올린 앞발을 멈춰 세운 백호의 표정은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이러했다.

[죽인다냥.]

녀석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나를 바라보며 들고 있던 앞발을 천천히, 아주 천천히 뻗어 내 뺨을 툭툭 건드렸다.

그리고는 나를 말없이 바라본다.

아, 이거 뭔지 알 거 같은데.

그런 생각이 들기도 전에 녀석의 냥냥 펀치가 날아든다.

퍽퍽!

그리즐리 베어의 앞발 후려치기와는 급이 다른 어마어마한 중량이 담긴 일격.

단순히 애교로 보고 넘길 수 없는 힘 차이라 보통 사람이었다면 첫 방에 머리통이 날아가 버렸으리라.

그대로 머리통을 맞아버린 나는 손을 회수하고 나를 이리저리 탐색하는 녀석을 마주 바라보았다.

역시나 프라이드로 똘똘 뭉친 신수다운 성질머리였다.

보통이라면 이 신수의 오만함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수단을 써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누구이던가.

이미 이 빌어먹을 신수를 두 차례 조련해본 나였다.

분노조절 장애를 가지고 있던 불닭이를 분노조절 잘 해로 바꾸었고, 흉폭한 성질머리의 쿠릉이를 굴복하게 했다.

고작 이 괭이 한 마리를 다루지 못해서야 초상급 주술사 우치의 제자라는 사실이 울 뿐이다.

나는 곧바로 아공간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동시에 백호의 몸이 한순간에 굳어버렸다.

“예로부터 고양이 새끼들 다루는데 이것만 한 게 없더라.”

개박하라고 들어봤냐 이 자식아?

하던 모든 것을 내팽개치고 내게 덤벼들려 하는 백호의 행동거지에 나는 한 손에 상자를 쥐고 나머지 한 손에 마나를 끌어 올렸다.

투쾅!!!

그리고 녀석이 기다렸다는 듯 덤벼들자 나는 그대로 녀석의 코를 후려치고는 강제로 녀석을 멈춰 세웠다.

적절하다 못해 완벽한 수준의 힘 조절에 녀석은 나가떨어지지도 않고 낑낑거리며 자리에서 몸을 뒹굴뒹굴했다.

세상에 어떤 고통은 오히려 덜 아프기에 더 아프게 느껴지는 고통이 많다.

“앉아.”

그르르르릉!

말을 들을 리가 없다. 빨리 내놓으라는 듯 다가오는 녀석의 행동은 누가 주인이고 누가 소환된 신수인지 모를 지경이었다.

보통 고양이라면 이런 식의 훈련은 정말 의미 없는 짓이 분명하다.

하지만, 백호는 신수. 그것도 사람 말을 모두 알아듣고 오히려 더 현명하기까지 한 신수였다. 그러니까.

도도한 병신미를 뽐내도 나는 교육을 멈추지 않는다. 힘으로 개박하가 든 상자를 빼앗으려 드는 백호를 향해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이름은 오늘부터 흰둥이다.”

흰둥이, 은빛의 털에 검은 줄무늬를 가졌으니 다른 이름도 괜찮겠지만 당장 가장 익숙한 이름이니 외려 더 편한 느낌이었다.

흰둥이라는 단어에 녀석의 얼굴에 분노가 어린다.

덤벼들기 위해 아득바득 분노를 표출하는 녀석을 보며 내가 느긋하게 중얼거렸다.

“백호도 탕으로 끓여 먹어야 하나?”

자신은 없는데.

진지하게 고민하는 내 말투에 순간 백호 흰둥이의 몸이 크게 움찔거렸다.

* * *

결론만 말하자면 백호는 처참하게 털렸다고 말할 수 있었다.

비록 환골탈태 이후에 소환한 녀석이라 기본 스펙은 좋은 편이지만 붉닭이와 쿠릉이의 상대로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었다.

녀석들의 실력이 좋아서? 그런 점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살아온 시간이 달랐다.

주작 불닭이는 가장 먼저 소환된 신수로서 그동안 시험의 숲에 힘을 가장 많이 빨아당겼다.

청룡 쿠릉이의 경우 비슷하지만 이제 갓 소환된 신생아나 다름없는 백호의 입장에서 불닭이의 횡포는 가히 재앙이었을 것이다.

-샤아아아아아악!!!

하악질을 해대며 내 품으로 파고드는 녀석의 행동거지에 나는 피식 웃으며 녀석의 머리를 툭툭 건드렸다.

아주 잠깐의 교육으로 확실하게 서열정리가 끝나버렸다.

백호 흰둥이는 용맹함의 신수다. 주작 불닭이의 화염만 보고도 겁을 먹지 않아야 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나를 향해 경계를 멈추지 않는 녀석과 친해지기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았다.

신수는 자신이 마음에 든 주인이 아니면 따르지 않는다.

그렇기에 신수와의 교감은 중요하지만, 나는 상관없었다.

“자. 이거 냄새를 좀 기억해놔.”

낑낑거리며 냄새를 맡는 백호였다.

이 숲, 아니 브리우크 왕국의 북쪽에 있는 이 마경은 수색이 정말 어려운 구조이다.

숲 자체의 외향도 그렇지만 이 숲 전체에 기묘한 형태의 힘이 감돌고 있으니 말이다.

불닭이나 쿠릉이를 통해 마을에서 조사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만큼 나는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는 데에 성공했다.

바로 후각.

비록 개과류는 아니지만 고양이과 신수의 후각도 상당한 편이니 잘 이용할 가치가 있었다.

그르르릉…….

냄새를 다 기억했는지 녀석이 물러나자 나는 몬스터의 파편을 불태워버리고는 고개를 까딱였다.

“찾아보자.”

그렇게 말하기가 무섭게 백호는 코를 킁킁거리며 주변을 뒤지기 시작했다.

마녀도 마녀지만, 일단은 그 메스텔레포트를 일으킨 존재를 특정하는 게 우선순위였다.

마녀도 마녀지만 뒤처리를 확실히 해두지 않으면 찝찝한 건 오히려 이쪽이었다.

혹시나 싶어 불닭이를 하늘로 띄워 보낸 나는 백호 흰둥이의 크기를 작은 고양이 정도의 사이즈로 줄인 뒤 이동시켰다.

그 선택은 옳았다.

다른 이들의 설명에 따르면 이 마경은 미묘한 힘으로 침입자를 외부에서 빙빙 돌게 만든다고 했다.

하지만 백호 흰둥이의 후각과 녀석의 힘 때문인지 그런 혼란을 주는 주체들은 모조리 우리를 배제하지 못하고 내부로 우릴 안내해버렸다.

아무런 고생 없이 내부로 들어와 버린 것이다.

아마 수색을 진행하고 있을 브리우크 왕국의 기사들은 아직도 바깥에서 끙끙대고 있으리라.

그때였다.

꽈드드드득!!! 우지끈!!

앞장서서 걸어가던 백호 흰둥이가 멈춰 서고 말없이 생각하며 걷던 내가 페르세르크의 부름에 멈춰 섰다.

그르르르르르르…….

낮게 우는 백호의 시선에는 거대한 존재가 있었다.

크기는 비슷하지만, 손에 든 거대한 무기는 녀석이 보통 마물이 아님을 알려준다. 두 개의 머리를 가지고 몽둥이를 지닌 괴물.

트윈헤드 사이클롭스였다.

마경의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몬스터의 존재.

겉보기에도 주변의 분위기가 역변한 게 확실히 보일 정도였다. 마치 외곽에서 본 숲의 모습은 가짜라고 말하듯 말이다.

-끄어어어어엉!!

-꾸어어어엉!!

마치 하모니라도 이루듯 녀석이 손에 쥔 몽둥이를 마구잡이로 바닥에 내리치며 위협하기 시작했다.

당연히 겉모습만 보면 압도되는 상황이다.

녀석의 눈에 보이는 건 콩알만 한 인간 하나와 그보다 훨씬 작은 흰색 고양이가 전부였으니 말이다.

실제로 눈앞에 있는 두 존재가 어떤 괴물인지도 모른 채 위협하는 트윈헤드 사이클롭스의 행동에 나는 천천히 몸을 숙여 흰둥이의 등을 쓰다듬었다.

“쟤가 너 무시하는 모양인데?”

그릉!!

“그래, 콩알만 한 게 건방지다고 말이야.”

도도한 병신미를 지닌 백호.

녀석은 용맹하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기로 사신수 중에서 가장 멍청한 존재 1~2위를 놓친 적이 없는 빡대가리 이기도 했다.

“어때, 열 받지 분하지?”

내 자극에 녀석의 눈에 점차 시뻘겋게 변하기 시작했다.

어디 백호의 전투능력이나 제대로 테스트해볼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때였다.

쩌억……

트윈헤드 사이클롭스의 뒤편에서 붉은 잔상이 번뜩이더니 이내 백호가 나서기도 전에 사이클롭스의 몸이 비스듬히 잘려나가 버렸다.

황당한 상황 속에서 나는 곧 숲 저편에서 걸어오는 한 소녀를 볼 수 있었다.

한번 본 인물이었다.

종아리까지 오는 흑발 그리고 새하얀 원피스, 마지막으로 마법서를 품에 안고 있는 어마어마한 미형의 소녀.

그녀는 검은 눈동자를 빛내며 내게 말했다.

“사람 잡아먹는 마녀와 마물들이 득시글거리는 숲에 인간과 고양이라……. 꼬마야 어서 두려워하거라 나는 이 숲을 지배하고 아이를 잡아먹는 마녀이니라.”

위협은 분명한데.

그녀는 딱히 나를 공격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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