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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503화 (502/1,559)

제 503화

사내를 통해 들은 정보는 제법 흥미로웠다.

“소환진이라.”

흑마법사라고 어디 다 나쁜 놈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본디 흑마법과 사령 마나의 원류는 인류의 생물적인 진화, 정신적인 강화를 위해 만들어진 마법이다.

“겉보기에 검다고 나빠 보이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색이 검다고 무조건 나쁘다는 건 인간의 무지가 만들어낸 환상이야.”

색에 귀천이 어디 있나.

취향만 있을 뿐이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 내가 그녀를 바라보자 일리나가 움찔거리며 물러났다.

“넌 분홍을 좋아하나?”

“으, 으응? 어, 어떻게 알았어?”

“아는 방법이 있긴 한데.”

짧게 중얼거린 내가 픽 웃어 보였다.

그러자 곰곰이 생각하던 일리나의 눈에 경악이 어리더니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소리를 빼액 질렀다.

“데이비이이!!”

“가자.”

심드렁하게 그녀를 무시한 나는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 * *

물고문을 가한 그에게는 제법 많은 정보를 얻었다.

그들이 비밀결사의 일원이며, 본래엔 접근금지 구역인 이곳에 들어와 지하창고의 가장 아래에 있는 레드 드래곤의 귀물을 얻기 위해서 왔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방해되는 이곳의 라스트위스프 기사단을 모조리 몰살시켰고 이방인 중 특이한 힘을 지닌 이들을 이용해 이 지하 던전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체 어디서 이런 정보를 얻은 것일까.

헤르메이샤의 보물창고에 관한 이야기는 알음알음 전해져왔지만 사실 이곳에 비밀스레 보관된 그 물건에 관해서 언급된 문서는 남아있지 않을 터였다.

메라몽이 찾아내 섬멸한 적은 우리를 따돌리고 들어간 흑마법사 무리.

얻어낸 정보대로라면 이미 한차례 선발대가 먼저 함정을 돌파하면서 아래로 향하고 있을 터였다.

함정의 난이도가 보통 난해한 게 아니라 며칠 동안 애를 먹고 있는 모양이지만 그냥 두면 도달할 확률이 높았다.

“우와……. 이런 말 하긴 뭣하지만…….”

“참 못생겼지.”

“그래, 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그거야.”

내 대답에 일리나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내 눈앞에 있는 것은 거대한 석상이었다.

다만 입구를 지키고 있는 듯 버티고 있는 두 석상의 형태가 빈말로라도 좋게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괴했다.

“데이비, 문이 열려있어.”

그중 일리나가 입구의 한쪽에 난 아주 작은 구멍을 발견했다.

“척 봐도 마법으로 녹인 거야. 마나의 움직임이 시원찮을 텐데 용케 뚫었네.”

“미친놈들.”

그것을 보고 있던 내가 구멍과 석상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보통 이런 시험 문을 이런 식으로 지나치는 내용이 간혹 소설이나 동화에 존재한다.

재치있고, 재능있고.

다 좋은데, 그걸 자기가 아닌 다른 이가 사용하면 가만두지 않는 이가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헤르메이샤는 그런 재치를 좋게 봐줄 만큼 융통성이 있는 여자가 아니었다.

[꼼수를 써서 지나가면? 한번 해봐요. 어떻게 될지. 나는 다른 보물들은 몰라도 봉인물은 확실하게 숨겨두는 편이니까.]

“끝났네.”

“뭐? 급하게……”

“안 봐도 비디오다. 혀 빼물고 죄다 곤죽이 되어있을걸?”

석상에 설치된 기이한 조각상을 이리저리 뒤틀자 문이 천천히 열리기 시작했다.

쉬이 믿기지 않는 모양이지만 일리나는 곧 통로로 넘어오는 지독한 혈향에 인상을 찌푸렸다.

입구에 들어선 뒤로부터는 마나의 사용을 방해하던 기이한 현상은 사라졌다. 하지만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기이한 기류가 주변에 넓게 퍼져있었다.

“세상에……”

그리고, 그 혈향이 닿은 곳에 도달했을 때 나는 볼 수 있었다.

완전히 피곤죽이 되어버린 다수의 시신과 그 시신의 중앙에 서 있는 금속갑옷을 입은 기사를 말이다.

전신에 검은 기류를 뿜고 있는 기사는 척 봐도 위험해 보였다.

사제복장을 입은 시신의 백의는 피로 인해 새빨갛게 물들어있었다.

본능적으로 그 괴물의 정체를 깨달았는지 일리나가 칼디라스를 뽑아 들고 중얼거렸다.

칼디라스 또한 명백한 적의를 내뿜는 검은 기사를 눈치챘는지 은은한 신성력을 뿜어냈다.

“데스…… 나이트……”

끼긱, 끼기기긱!!

무딘 철검에 오러블레이드를 피워올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숙주가 소드마스터급의 존재였으리라.

“세상에 숨 막히는 기류야.”

“일리나, 저놈 잠시 붙잡고 있어.”

“으, 응?!”

카앙!!!!

그 말과 동시에 그녀는 반사적으로 검을 튕기듯 휘둘러 나를 향해 검을 휘두르는 데스나이트의 공격을 막아냈다.

찌르르 울리는지 울상을 지은 그녀가 눈을 찌푸렸다.

“으읏?! 무겁잖아! 너 뭐 하는 거야! 죽고 싶어?!”

기겁한 그녀가 나를 바라보며 소리친다.

데스나이트의 공격이 다가오는 와중에도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데스나이트는 틈을 주지 않겠다는 듯 그대로 검날을 비틀어 그녀를 압박했다.

“꺄악! 소드브레이커잖아!!”

소드브레이커.

검의 내구도에 극심한 타격을 주도록 고안된 디자인의 검이다.

물론 데스나이트가 들고 있는 검은 깊게 홈이 팬 것은 아니지만, 검날의 형태가 같은 검에 치명적인 상처를 주도록 만들어져있었다.

“으아아앗!”

기합을 내지르며 전신에 푸른 기류를 폭사시킨 그녀가 그대로 중검 태산 가르기를 쳐올린다.

순식간에 밀고 들어간 백은의 거검이 데스나이트를 몰아치기 시작했고 일리나는 자세를 순간적으로 낮춘 뒤 눈을 번뜩이며 강하게 발을 굴렀다.

콰드득!!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그녀의 신형이 마치 잔상처럼 뒤틀리며 놈과 충돌하기 시작했다.

“어디 보자…….”

그런 와중에 나는 느긋하게 걸음을 옮겨 공동을 감싸는 거대한 석상 중 일부를 둘러보았다.

이 중의 하나였는데, 어떤 놈이었더라.“

기억을 되짚으며 똑같이 생긴 석상 하나하나 건드려보고 있으니 저 멀리서 일리나의 비명이 들려왔다.

“꺄악! 데이비!? 이 자식 점점 강해지는데?!”

“강해지는 게 아니라 간을 보다가 슬슬 본 실력을 내는 거겠지.”

“하, 하압!!”

데스나이트의 힘은 상당하다. 하지만 그런 상대를 두고 그 실력에 맞춰서 실시간으로 성장하고 있는 일리나가 할 말은 아니었다.

본 힘을 드러내기 시작하는 데스나이트와 그에 맞춰서 빠르게 성장하는 일리나.

어느 쪽이 괴물 같은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재능이 놀랍다곤 생각했지만, 전투를 지속할수록 서서히 가시적으로 성장하는 건 상상 이상이었다.

안마(?)를 핑계로 이리저리 주물러댄 효과가 이제야 제대로 드러나고 있다.

“데이비?! 아직 멀었…… 꺄악!”

비명을 지르며 검을 피해내는 그녀는 척 봐도 상당히 힘들어 보였다.

게다가 그녀가 입고 있는 옷가지 일부가 검은 오러블레이드에 의해 날카롭게 잘려나가고 있었다.

아무리 데스나이트라지만 소드마스터를 상대로 이토록 압도적일 수 있을까.

상식선에선 불가능하다.

하지만 숙주가 소드마스터급 육신이었다는 점과.

그에게 힘을 가해주고 있는 범인이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저게 레드드래곤 아이구나.”

적룡의 귀물.

레드드래곤의 눈과 비슷하다 하여 붙여진 레드드래곤 아이는 척 보기에도 굉장한 힘을 내포하고 있었다.

데스나이트의 뒤편에 있는 제단에 봉인되어있는 붉은 보석을 보며 혀를 날름거린 내가 고개를 돌렸다.

레드드래곤 아이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데스나이트에게 점차 많은 힘을 부여해주고 있었다.

“손목에 힘 빼.”

그런 그녀에게 조언까지 해주며 느긋하게 석상들을 조작하던 나는 곧이어 내부에 적힌 특이한 문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좋아, 어디보자……”

석상에 적힌 글귀를 손으로 짚으며 빠르게 읽어낸 나는 짧게 혀를 찼다.

“하여튼 취항하고는……”

필요한 것들을 다 찾았으면 더 볼 것도 없었다.

그사이에 데스나이트에게 밀릴 대로 밀린 일리나가 파랗게 질린 얼굴로 눈을 꽉 감은 그 순간.

[마왕 유르그 식(式) 군중 제어기]

[새끼발가락 찧기.]

정교하게 내리 찍힌 내 무식한 파괴력을 담은 진각이 정확히 놈의 새끼발가락 부근을 으깨버렸다.

데스나이트는 시체 기사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 게 정상이지만.

어째서인지 효과가 제대로 들어간 듯 보인다.

순식간에 난입한 내가 일리나의 앞을 막아서자 그녀가 안도한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저거, 도대체 왜 저렇게 강해?!”

그녀의 불만을 무시한 채 거리를 벌리고 오러블레이드를 피워올리는 녀석을 보던 나는 기억이 나는 대로 문자들을 조합하여 언령을 내뱉었다.

“맹약을 시행한다. 그대의 성명을 다 하여라.”

동시에 나를 향해 맹렬한 적의를 보이던 데스나이트가 움찔하며 굳었다.

갑자기 멈춰버리는 그의 모습에 일리나가 내 뒤에서 고개만 빼꼼 내밀었다.

“뭐, 뭐야? 쟤 왜 저래?”

[시험을 치르는 자……. 살아있되. 살아있지 않은……]

“신의 그림자께서 우리를 가려주시기를.”

[……]

이어지는 내 말에 데스나이트의 눈에서 붉은 안광이 번뜩였다.

[나의 이름 아래……]

“우리의 이념으로. 하나의 염원을 완수하라.”

기다려줄 것도 없어서 말을 끊고 조합한 문장을 말하자 그제야 녀석의 몸에서 검은 힘이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완전히 사라졌을 때.

녀석은 한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보였다.

“머, 멈춘 거야?”

“일단은.”

담담하게 말하며 데스나이트를 지나친 나는 놈이 지키고 있던 제단에 봉인된 붉은 구슬에 손을 뻗었다.

콰지지직!!!

하지만 손이 닿기도 전에 허공에서 내 손을 거부하는 스파크가 튀었다.

“봉인?”

“아, 깜빡했다.”

[탐하지 말아야 할 것을 탐한 자에게 그 대가를 치러주겠습니다.]

그와 동시에 내게는 익숙하지만 일리나에겐 생소한 목소리가 공동 전체에 울려 퍼졌다.

살수왕 헤르메이샤의 목소리였다.

이윽고 공동 전체에 마나가 휘몰아치며 지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다간…….

[모두 파묻혀버리라지.]

목소리의 말대로 공동이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데, 데이비?!”

기겁한 일리나가 당황한다. 지금 이곳은 지하 꽤 깊은 곳까지 내려왔다. 이런 곳에서 파묻히면 나는 둘째치고 그녀는 해결방법이 없다.

돌가루가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한다.

“아, 아직 죽을 순 없는데!”

당황한 그녀가 어떻게든 위로 통하는 구멍을 뚫어보려 하던 찰나.

봉인을 향해 손을 뻗은 내가 눈을 살짝 감았다.

그리고는 봉인의 흐름 중 약한 부분을 집요하게 노리고 찔러넣었다.

[디스펠]

그래 봐야 한주먹거리도 안되는 게.

와장창 소리와 함께 박살 나는 결계.

좀 전까지 당황한 채 주변을 둘러보던 일리나가 멈칫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뭐해. 밖으로 나간다면서?”

“아, 아니 뭐……”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푹 숙여버리는 그녀였다.

봉인이 완전히 사라지자 그제야 손을 뻗어 구슬을 집어 챘다.

레드드래곤 아이는 마법사에겐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좋은 물건이다.

물론 진짜 레드드래곤의 눈은 아니지만 드래곤이 무엇이던가.

마법의 종주라는 설정이 붙어 여러 역사서나 고서에서 언급되어있지 않던가.

물론, 내가 알고 있는 드래곤의 수준이라면 로드급 고룡이 아닌 이상 이런 힘을 품지도 못하겠지만 말이다.

실제로 흑마법사 놈들은 이 물건을 가지고 무언가 의식을 치르려 한다고 했었다.

확실히 대량의 힘을 품고 있는 이 물건이라면 의식을……

“잠깐.”

레드드래곤 아이를 바라보던 나는 문득 한가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곳으로 온 이유가 무엇이던가.

지하산맥의 너머 그곳으로 이어져 있을 인공차원. 마계로 넘어가 그곳에서 날뛰고 있는 파괴의 마왕을 보쌈해오는 것이다.

놈을 보쌈해오지 못하면 죽여서라도 그 힘의 근원을 가져오던지.

결과적으로 내가 만들고 있는 대형프로젝트의 원자로에 필요한 에너지원을 구하는 것이다.

옛말에 공자께서 이런 말을 하셨다더라.

“돈과 에너지는 많을수록 좋다.”

음.

그 즘 생각이 미친 나는 이것을 강하게 봉인하기보다 차라리 내가 그냥 챙겨버리는 쪽으로 관심이 기울었다.

흑마법사 놈들이 노리는 건 이것이다. 그냥 봉인해두면 두고두고 이곳에 와서 장난을 칠 가능성이 크니 차라리 이걸 내가 가져가서 놈들의 어그로를 내 쪽으로 끌어당긴다.

완벽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예쁘다…….”

레드드래곤 아이가 내뿜는 붉은 빛을 보며 일리나가 황홀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욕심부리지 마. 이거 내 거다.”

“누, 누가 뭐랬어?”

그래도 소녀랍시고 아름다운 것에 관심이 없진 않았는지 일리나가 한숨을 포옥 내쉬는 게 보였다.

레드드래곤 아이는 그 성능도 성능이지만 기본적으로 아주 예쁜 빛을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제대로 가공만 한다면 이것만 한 보석도 없으리라.

“다 된 거야?”

“아직, 선물을 준다고 했잖아.”

내 말에 그녀가 눈을 크게 떴다.

“그거…… 빈말 아니었어?”

“사람을 뭐로 보고.”

내 중얼거림에 그녀가 키득키득했다.

“그런데 뭘 주겠다는 거야?”

그녀의 물음에 나는 말없이 공동의 벽면을 톡톡 두드리다 어느 지점에서 멈춰섰다.

“이 근처였는데.”

이 고동엔 레드드래곤 아이만 보관되고 있는 게 아니다.

레드드래곤 아이의 힘으로 오랜 시간 보관되어온 보물 하나가 잠들어있다.

그그그그그극!!!

이윽고 내가 벽면의 일부를 누르자 바위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려오며 숨겨진 통로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놀란 일리나가 눈을 크게 뜨고 그곳을 바라본다.

통로의 내부엔 작은 찬장이 배치되어있었다.

그리고 그 찬장 안에는 몇 개의 상자가 보관되어있었다.

“데이비, 저게 뭔데?”

“영약. 못해도 천 년은 더 됐을걸? 저건 네가 먹도록 해. 마나 조율은 내가 해줄 테니까. 못해도 네 마나량의 두 배는 늘어날 거야.”

마나량이 전부는 아니라지만 마나가 많으면 상대적으로 강해질 수 있다.

그것은 불변의 진리이며, 역변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내 설명에 일리나의 얼굴에 놀라움, 그리고 당황스러움이 어렸다.

“뭐, 뭐?! 그렇게 귀한 걸 내게 준다고?”

“선물을 할 거면 이 정도는 돼야지.”

내 말에 급기야 그녀는 감격이라도 한 듯 눈물을 글썽였다.

“데이비……, 너 정말 좋은 녀석이었구나?!”

“……”

이곳에 보관된 영약은 단순 무협지에 나올법한 그런 영약과 그 계통부터가 달랐다.

독고준이 살았던 무림에도 소림 대환단이나 화산의 자하신단, 혹은 마교의 천마신단 같은 것들이 존재하긴 했었다.

하지만 그것들과 비교해도 이건 그 수준이 다르다.

이곳은 중원이 아닌 티오니스 대륙, 그곳과는 궤가 다른 마나의 풍부함을 지닌 세상이다.

그 효능의 차이는 그곳의 만년 단위로 비교되지 못한다.

영약은 제작되기 전까지의 시간을 계산하여 그 효능이 정해진다. 이곳에 보관된 영약은 내가 기억하는 바론 못해도 천 년은 더 된 어마어마한 영약이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알기로 이 천년환을 보관하는 상자는 하나뿐인 걸로 기억하는데, 왜 이렇게 상자가 많지?

의아한 생각이 든 나는 가장 고풍스러운 상자 속에 천년환이 잠들어있는 것을 확인한 뒤 다른 상자를 열었다.

“와, 이거 실화냐?”

그리고 감탄을 내뱉었다.

4개가 넘는 상자에는 하나하나 천년환에 버금가는 영약들이 보관되어있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하나만 보관되어있다고 말했는데.

이것들은 대체 뭐란 말인가.

멍하니 찬장을 바라보던 나는 곧바로 손을 뻗었고 그것들을 쓸어담았다.

“아 몰라, 이유야 어쨌건 챙긴 놈이 임자다.”

득템을 놓칠 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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