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559화
나름대로 머리를 굴렸다고 생각했겠지만 뻔하디뻔한 수작질일 뿐이다.
전신에 검은 기류를 뿜어내기 시작한 사내, 디센트의 외모는 내가 봤던 청년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기사단은 들어라!! 관중을 대피시키고 침입자를 배제하라!!”
콘타스 대제의 위엄 넘치는 목소리에 콘타스 제국 소속의 기사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애초에 순식간에 충돌이 일어나고 난리가 났다.
“데이비 왕자!!! 그대의 계략이 옳은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짐은 짐의 국민을 죽여가면서까지 이 계획에 동조할 생각은 없다!!”
그의 외침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도 안 죽었습니다. 걱정 마세요.”
“뭐…… 뭐라?”
그의 말에 나는 성경의 원본을 꺼내 그에게 흔들어 보였다.
“신이 자비를 버렸어요. 작정하고 저놈들을 말살하려고 작정한 거죠.”
내 말에 그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신벌을 받은 자들의 기준은 이 대륙 소속의 인간들. 외차원 소속인 흑마법사들이나 일루미나티 총수, 신관장들은 그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내 말에 그가 설명을 요구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게 지금 상황과 무슨 상관이 있나. 저놈들이 테러를 일으킬 거라는 것을 알았다면 저지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아무도 안 죽었다는 겁니다.”
그렇게 말한 나는 폭발이 일어난 위치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완전히 박살 나버린 좌석이 있었지만, 어딜 봐도 인간이 터져나간 흔적은 없었다.
미약한 핏방울조차.
대신 바닥에 쓰러진 채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인간들만 존재했다.
폭발에 휘말렸던 인간들이지만 그들의 몸에는 어떤 상처도 보이지 않았다.
이후 나는 성경 원본을 펼친 채로 허공에 놓았다.
그러자 책장이 앞으로 향하게 펼쳐진 책이 스스로 부유하듯 떠오르며 천천히 지면으로 떨어졌고 나는 손바닥을 책장으로 향하게 가져다 댄 후 천천히 위로 들어 올렸다.
파지지지직!!!!!!
동시에 지면으로 천천히 떨어지는 책장과 하늘 높이 들어 올리는 내 손바닥으로 보랏빛 스파크가 모여들며 콜로세움 전역에 대규모 신성력이 유동되기 시작했다.
[주신님 표 개조 성마법]
[대 전이]
주신의 힘이 서린 책을 이용해 힘을 받은 나는 그대로 워프 마법을 신성력과 접목해 콜로세움 전역으로 퍼뜨렸다.
그 범위는 신의 자비가 남아있는 관중들 전원.
자비가 거두어진 일루미나티 소속의 인간들은 해당하지 않는다.
순식간에 일만 명에 달하는 인간들이 그 자리에서 사라져 버리자. 대제의 얼굴에 놀라움이 어린다.
“하나하나 정교하게 인간을 전이시킨 건가? 상식 밖의 괴물이로군…….”
“내가 한 게 아니라서요.”
가능하긴 한데 이렇게 쉽게는 못하는 게 나라고 할 수 있다.
일만에 가까운 인간을 하나하나 집어내 워프시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 말이다.
관중들이 일제히 사라지고 검은 로브를 입은 습격자들과 대제를 포함한 기사들만이 남는다.
인질로 삼아야 할 인간들이 모두 사라진 것에 당황하던 흑마법사들은 순식간에 기사들에게 포위당하기 시작했다.
나는 가볍게 몸을 튕겨 브로치를 낚아채고 나와 거리를 벌리는 일루미나티의 총수에게 접근했다.
“커헉…… 비…… 빌어먹을 놈…….”
나를 향해 이를 부득부득 갈며 눈을 부릅뜬 그는 당장 살기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나를 골백번은 찢어 죽였을 것 같은 시선이었다.
“그래도 원하는 걸 챙겨서 좋겠네.”
“…….”
“그게 뭔지도 잘 알고 있고.”
“네놈…… 대체 네놈이 어째서 이것을 가지고 있는 것이지?”
그의 외침에 사방에서 기사들이 다가와 그를 포위한다.
“정신 나간 미치광이를 모시는 사이비 종교의 교주! 이곳에서 폐하의 명에 따라 오라를 받으라!”
어찌 보면 일루미나티는 데스 로드를 신으로 모시는 종교집단과 같다.
그런데. 사이비 종교라고 하기엔 조금 문제가 있는데.
“이봐요.”
기사 중 하나의 어깨를 툭툭 두드린 내가 인상을 찌푸렸다.
“뭐…… 뭡니까. 성자.”
“정정해주세요. 데스 로드는 수많은 인간을 위해 살고 죽은 숭고한 위인입니다.”
“무…… 무슨 말을 하는 거요!”
“숭고한 위인이라고.”
싸늘한 내 말에 그가 침을 꿀꺽 삼키더니 고개를 미친 듯이 끄덕였다.
“아…… 알겠소이다.”
“그래요. 나쁜 건 데스 로드가 아니라 저놈들입니다.”
“크…… 크흠!! 데스 로드의 이름을 멋대로 빌린 악랄한 테러리스트 놈들!”
좋아, 만족스러워.
내 미소에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짓는 기사들이다.
하지만 그 짧은 실랑이 속에서도 일루미나티의 총수 디센트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데스 로드의 아티펙트를 제외하고도 그는 제법 뛰어난 실력을 지닌 존재였다.
그가 방금 발현한 마법은 데스 로드의 초월마법은 아니지만 6서클은 넘는 흑마법 계통이기도 했다.
콰드드득!! 콰득!!!
[망자는 네크로맨서의 부름에 답하라. 사자의 주인이 그대를 부르노라! 레이즈 스켈레톤!]
동시에 그의 주변으로 거대한 맹수의 뼈와 인간의 뼈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흉흉한 안광을 비추며 스켈레톤들이 하나둘씩 일어난다.
그런데 하필 이 장소가 사람들이 죽고 죽이던 콜로세움이었던 탓인지 그 수가 굉장히 많아졌다.
압도적으로 많던 기사들은 갑자기 기이한 힘을 품은 뼈다귀들이 무더기로 일어나자 당황한 듯 주춤거렸다.
“서…… 성자님!!”
“이미 늦었다!!”
내가 무슨 수작을 부리게 둘 생각이 없는지 디센트는 급히 추가적인 사령 마법을 펼쳤다.
[내가 그대들을 지켜본다. 내가 그대들을 부르노라.]
[골밀도 강화]
[망령 빙의]
[속도 증폭]
[검기 부여]
놀라운 속도로 스켈레톤들의 몸에 강화마법을 걸기 시작하는 디센트였다.
그는 마나를 아낌없이 사용하겠다는 듯 스켈레톤들을 하나하나 모조리 강화해냈다.
일반 스켈레톤은 강하지 않지만 이 정도로 강화를 받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네크로맨서의 장기는 대군전.
그런 만큼 그의 행동은 수적으로 불리하던 일루미나티 조직원들의 사기를 단번에 끌어 올렸다.
“시간을 벌어라! 내가 마법을 완성할 때까지!!”
물론, 그렇게 띄운 스켈레톤이 나를 제대로 막을 거라곤 생각지 않는 그였다.
그렇기에 그가 선택한 것은 시간 끌기였다.
“노…… 놈들이 온다! 막아라!!”
다급해진 기사들이 급히 검을 빼 들고 스켈레톤들을 베어내기 위해 덤벼든다.
하지만.
스켈레톤들은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은 채 그들을 바라보았다.
콰작!!!!
그리고.
기사의 검이 스켈레톤의 머리통을 부숴버리며 그대로 먼지로 흩어버렸다.
“어?”
그런 이상사태가 벌어진 건 한둘이 아니었다.
대부분의 스켈레톤들이 디센트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움직이지 않은 채 공격을 그냥 받아낸 것이다.
싸늘한 침묵이 오가는 와중에 디센트의 당황한 외침이 들려왔다.
“어…… 어째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냐!! 움직여라. 움직여!!”
스켈레톤들은 요지부동이다.
“그…… 그렇다면!”
그렇게 외친 그가 품 안에서 검은 연기가 서린 수정구를 깨뜨렸다.
-끼이이이이이이익!!!
동시에 그 안에서 수많은 벤시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벤시!! 인간들을 죽여라! 모두 잠식하고…….”
귀가 찢어지는 포효를 울리며 외치는 벤시들이 침묵한다.
스켈레톤 때와 같은 상황이었다.
“뭐야…… 대체 뭐냐고!!!”
마나를 대량으로 사용한 탓에 그의 숨이 거칠어질 대로 거칠어져 있었다.
강화마법을 받은 스켈레톤들이 그의 말을 듣지 않는다.
또한, 강화마법을 받은 벤시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렇다면!! 이건 어떠냐!!”
가만히 서 있는 나와 벙찐 얼굴로 서 있는 기사들을 향해 디센트가 이번엔 거대한 조각상을 꺼내 들었다.
쩌적!!!
동시에 그의 몸 안에 있던 사령 마나 대부분이 증발하며 조각상이 표면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조각상을 허공에 던졌다.
“내가 부르노라!! 나의 명에 따라 강림하라!!”
[프로스트 드래곤!!]
거대한 외침과 함께 하늘 위로 쏘아진 검은 빛이 조각상을 집어삼킨다.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한 조각상은 상공 높은 곳에 이르며 서서히 균열이 커져갔고, 이내 거대한 폭음을 일으키며 수십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스켈레톤 드래곤을 만들어냈다.
“가라 프로스트 드래곤!! 냉기 브레스로 저놈들을 모두 얼려라!!”
그의 히든카드나 다름없는 제 본인의 마나 대부분을 고갈시킨 디센트는 침을 튀기며 프로스트 드래곤을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어…… 어째서…….”
소환된 프로스트 드래곤조차 그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그는 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임퍼펙션 데스 로드의 이름으로 명한다. 모두 돌아가라.]
주변을 짓누르는 죽음의 공포.
거대한 중압감이 전역을 감싸기 시작한다.
“마…… 말도 안 돼…….그걸 장악했다고?”
“네크로맨서는 지배력 싸움이야. 멍청아.”
나는 데스 로드 로 아이아스가 지배한 스켈레톤 수만 마리중 고작 열 마리 빼앗는 게 전부였지만.
그건 그녀가 말도 안 되게 강한 것이 현실일 뿐 실제로는 이게 정상이라는 것이 웃길 따름이다.
순식간에 뼛조각이나 검은 연기가 되어 흩어지는 스켈레톤들과 벤시들의 모습에 모두가 침묵한다. 그 과정에서 홀로 고고히 떠 있던 수십 미터의 용, 본 드래곤의 푸른 안광이 서서히 꺼지기 시작했다.
파삭…… 파사삭…….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본드래곤의 육신이 가루가 되어 서서히 흩어지기 시작했다.
“자, 이제 본신의 부질없는 힘은 다 사라졌고…….”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어떻게 내 지배력을…….”
넋이 나간 듯 중얼거리는 그의 모습에 멍하니 상황을 지켜보던 콘타스 대제가 혀를 쯧쯧 찼다.
“죽여 마땅한 적이라지만 이렇게 근본적으로 뭉개버릴 줄은 몰랐군. 심사가 뒤틀렸어.”
그가 말하는 심사가 뒤틀린 인간은 아무래도 나였던 모양이다.
“후환이 두렵지 않으신다면 계속 그렇게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후우. 짐이 무슨 말을 했는가?”
“탁월한 선택.”
빙그레 웃은 나는 디센트를 향해 천천히 다가갔다.
그때였다.
“흐…… 흐흐흐…… 흐흐흐흐흐흐!!”
터엉!!!
무형의 힘이 내 몸을 그대로 튕겨냈고 나는 그대로 묵직한 충격에 떠밀려 밀려 나갈 수밖에 없었다.
“데이비 왕자!!”
내가 갑자기 튕겨 나갈 줄은 생각 못 했는지 놀란 콘타스 대제가 나를 향해 달려오는 게 보였다.
“대체 무슨?!”
“시작됐어요. 그래. 겁도 없이 이곳에 쳐들어올 리가 없지.”
고개를 들어 확인하자 디센트는 커다란 검은 구슬을 허공에 띄운 채 데스 로드의 사령 마나를 폭주시키고 있었다.
다른 아티펙트가 전혀 발현되지 않았던 건 저것 하나를 만들기 위해 대부분의 힘을 소모했기 때문이리라.
거대한 검은 안개에 휩싸이며 주변의 공기가 짓눌리기 시작했고 섬뜩한 기운이 모두를 두렵게 만들었다.
“끄윽…….”
“이…… 이건 무슨?!”
몸을 가눌 수도 없는지 기사들이 털썩털썩 쓰러진다.
그 여파는 콘타스 대제는 물론 내게도 전해져 왔다.
몸을 일으킬 수 없는 압박감.
그것이 데스 로드의 힘이었다.
거대한 힘에 휩싸인 디센트는 광기 어린 얼굴로 나를 향해 광소를 흘렸다.
“하…… 하하하…… 하하하하하!! 성공이다! 드디어 성공했다!!”
그의 외침에 내가 놀란 듯 그를 향해 소리쳤다.
“뭐?”
“흐흐흐. 네놈은 나를 바로 죽이지 않은 것을 지옥에서 후회하게 될 것이다. 네놈이 미끼로 만든 이 브로치의 힘과 위대하신 데스 로드의 힘이 성공적으로 뒤섞였다는 말이다.
광기 서린 그의 눈은 새까맣게 변질되어있었다.
확실히 그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힘은 약간 오염됐지만 데스 로드, 로 아이아스의 사령 마나였다.
“데스 로드의 초월마법은 이제 모두 나의 것이다. 네놈이 데스 로드에 대해 알고 있다면 이 또한 알겠지.”
그가 천천히 손을 들어 핑거스냅의 자세를 취했다.
“이 손가락을 튕기는 것만으로도. 이 대륙을 부숴버릴 수 있다는 것을.”
그의 말에 대제가 놀란 듯 나를 향해 소리쳤다.
“왕자! 저 말이 사실인가?!”
“맞아요. 황당하긴 한데, 저놈 낮은 확률을 뚫고 아티펙트와 브로치의 영혼을 통해서 데스 로드의 힘을 구현시키고 자기 몸에 접목시킨 모양인데요?”
“그…… 그럼 어찌하나.”
“어쩌긴요. X 된 거지.”
내 말에 그가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지금 그대는 짐과 장난하자는 건가?”
“데스 로드는 말입니다. 대제. 행성단위로 부숴 먹는 강자예요. 그 어떤 영웅하고도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런 그녀의 힘을 일부나마 가져왔다면 지금의 나로서도 어림없는 존재가 된 것은 분명하다.
“말이 잘 통해서 좋군.”
그 말과 함께 손을 뻗자 무형의 힘이 내 목을 틀어잡아 나를 그의 곁으로 끌고 갔다.
저항할 힘도 주지 않겠다는 듯 나를 짓누르며 전신에 격통을 가한다.
“크으…….”
내 입에서 신음이 나오자 디센트의 얼굴에 기쁨이 어린다.
“아아…… 아아 세상에 이토록 힘이 가득하구나. 네놈을 이리 직접 찢어 죽이는 날을 어찌나 기대했던가.”
그의 외침에 내가 픽 웃어 보였다.
“힘의 일부가지고 너무 기뻐하는 거 아닌가?”
“그 일부라 할지라도 네놈을 죽이는 데엔 충분하다.”
“맞아. 메가로드리아도 없고 지금 내 수준으론 좀 힘들지도 모르겠다.”
나는 회랑의 힘을 다 되찾은 것도 아니다.
게다가 지금 그의 상태가 온전하지 못하다지만 몇 분만 지나면 완전해질 터.
그때가 되면 내 회랑의 힘을 모두 찾아도 그를 이길 수 없게 된다.
그런 내 모습에 그가 인상을 찌푸렸다.
“그런데 왜 그렇게 여유로운 거지? 이제 전세는 역전되었다. 이 대륙의 모든 인간들이 저항해봐야 이제 내겐 닿지 않아.”
“야.”
그의 말을 끊은 나는 그의 손에 목이 틀어 잡힌 채 허공에 뜬 채로 말을 이어나갔다.
“고생 많았다.”
덕분에.
브로치를 완전히 소멸시킬 수 있게 되었다.
“데스 로드의 부탁은 이걸로 끝이다.”
그 말과 함께 당황한 놈을 무시하고 나는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내 손 위로 성경 원본이 서서히 떠올랐다.
“주…… 죽어라!”
당황한 디센트가 급히 사령 마나와 초월계 흑마법을 사용해 나를 죽이려 들었지만.
그의 힘은 내게 닿지 못했다.
아니, 무언가에 가로막혀 닿지 않았다고 보는 게 옳았다.
그리고, 모습을 드러낸 성경 원본의 아직 펼쳐지지 않은 마지막 다섯 번째 장이 펼쳐진다.
신이 만든 운명의 흐름의 종장.
[성경 원본의 다섯 번째 장.]
[최종의 징벌]
[강신]
나의 몸에 주신 프리아 여신을 강림시킨다.
애초에 이 싸움의 승자는 무조건 정해져 있었다.
쩌엉!!!!!
동시에 그 막대한 데스 로드의 사령 마나조차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방대한 상위 신성력이 일대를 완전히 감쌌다.
주신 프리아 여신이.
단순히 내 손을 통해서 보내라고 했을까.
겉으론 그런 의미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그녀는, 어디서 받았는지 모를 스트레스를 나를 통해서…….
직접 풀고자 작정한 게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