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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595화 (594/1,559)

제 595화

최종 4인이었던 이들은 나를 제외하고는 모종의 연결점이 있었던 모양이었다.

“아…….”

공허한 얼굴로 쓰러진 흑도 출신의 당가 소녀, 당유린은 자신이 일방적으로 패배한 것을 깨닫고 얼굴을 찌푸렸다.

독고준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사천당가는 그래도 백도 쪽이었다고 들었는데.

그 150여 년 사이에 변화가 없을 리는 없으니 이상할 것도 없었다.

“아아…… 흑…….”

그리고는 급기야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다른 이들, 그리고 어른들은 후기지수들의 소속만을 보았지만 정작 아이들 본인들은 달랐다.

개개인의 삶이 있고 기억이 있으니까.

느긋하게 손을 탁탁 털어내며 내려온 그는 나를 향해 환하게 웃어 보였다.

티 없는 한점 순수한 미소였다.

“자! 이제 한판 붙을 수 있을 거야!”

천재라는 것은 단순 육신의 뛰어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즉 정신력이 뒷받침되어야 무공을 대성할 수 있다는 소리였다.

“실은, 나, 천무지체거든.”

그가 비밀을 말해주듯 익살스레 말해주었다.

세상에는 세 가지의 개막장 스펙을 지닌 육신이 존재한다.

첫째. 천혼지체.

아무런 재능도 개화하지 못한 둔재로 둔갑하고 있지만 아주 낮은 확률로 개화하는 즉시 그 어떤 체질보다 빠르고 완벽하게 극의에 이르는 절대 신체.

둘째가 천무지체.

하늘의 무에 다다른 신체라 하며 모든 무공을 익혀도 육신이 붕괴하거나 뒤틀리지 않는 육신.

즉. 타 무공을 익힌다고 주화입마에 걸릴 일은 없다.

일리나 또한 이것과 비슷하지만, 진상을 보면 그녀는 이것과는 다른. 세 번째 체질이었다.

설명은 그렇지만 천무지체는 압도적으로 쉽게 힘을 얻게 해주는 대신 한계가 명확하고 그에 따른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 셋째.

무극지체.

설명이 복잡한 말 그대로 무학을 위한 절대적인 신체로, 사실상 천무지체의 상위호환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

검을 익히는 데에 있어서 이보다 완벽한 육체는 없는 탓에 사실상 노력만 한다면 천혼지체 특유의 특성까지 끌어낼 수 있는 경지라 할 수 있었다.

나의 경우는 사실 세 가지 육신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특수하게 개조된 육신은 엄연히 보통 것과는 달랐다.

“…… 역시 아는구나?”

나를 향해 씨익 웃어 보인 태유천은 곧 펼쳐질 다음 비무가 기다려져서 견딜 수가 없는지 몸을 파르르 떨었다.

그의 의도는 간단했다.

단순히 자신을 자극시켜줄 강자와의 싸움을 원하는 것이다.

이윽고 절대보옥이라 의심되는 물건을 얻기 위한 마지막 여정인 결승에 올랐다.

백도 측의 인사들 중 일부는 내가 천마신공을 사용했다는 것을 깨닫고 상당히 불편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고.

몇몇은 백도 출신이 결승까지 무난하게 올라 저 태유천 같은 강자와 붙는다는 사실에 상당히 흥미를 느낀 듯했다.

사실 적무령과 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백도 출신 후기지수들은 대부분 탈락해버렸으니 말이다.

본래 그들이라면 나를 절대 이 이상 그냥 두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환나라의 태자 월계우가 나를 옹호한 데에 이어 여기서 내가 사용한 것이 천마신공이라는 것을 인정해버린다면…….

천마신공이라는 극악의 마공을 익힌 독고준에 대한 모든 여론이 뒤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나비효과라고 하였던가.

건드리고 싶은데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

지금 여기서 내가 애매하게 암살을 당하면 순교자가 되어버리니까.

물론, 암살 성공 가능성도 극도로 낮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천마신공에 관한 무공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 상황을 흐지부지 넘기는 것뿐이지만 그 또한 그들에겐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다.

결승 비무장은 지금껏 해왔던 곳과는 완전히 다른 곳이었다.

새파란 창공이 훤히 보이는 거대한 봉우리의 끝.

너비만 150미터가 넘는 이 거대한 연무장은 환나라 태자인 월계우가 준비한 장소인 모양이었다.

거대한 연무장이 있는 봉우리 한쪽 끝으론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닥과 거대한 구름이 떠서 마치 무릉도원에 있을지도 모르는 하늘정원을 연상케 했다.

우드득…… 우드득.

태유천은 너무도 즐거워 보이는 얼굴이었다.

“어디…… 네 기술을 마음껏 보여주길 바라!”

그는 그렇게 말하다 미소를 지웠다.

철컥…… .

그리고는 그의 손과 발에 채워진 검은 무언가를 풀어냈다.

철컹!! 철컹!!

콰앙!!!

엄청난 소리를 내며 떨어진 철환들의 존재를 본 이들의 얼굴에 경악성이 어렸다.

“넌 어중간한 실력으론 상대하기 어렵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렇게 말한 그의 전신에서 상상 이상의 내공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제법인데?”

나지막이 중얼거린 나는 깔끔하게 감탄을 흘렸다.

일리나는 무극지체의 체질을 지니고 엄청난 노력으로 성장을 한다면.

그는 강자와의 싸움이라는 것에 흥미를 느끼고 끝없이 스스로를 단련해온 모양이었다.

“그래. 그 정도는 되어야 나도 뒤탈 없이 마음껏 보여주지.”

모두가 당황하고 있는 이 비무.

이곳에서 세상 다른 일 따윈 관심 없다는 듯 구는 악림문 소속 태유천과는 별개로 환나라 태자 월계우의 속셈은 아직 파악되지 않았지만, 저쪽에서 꽁꽁 숨기면 선공은 이쪽에서 가져가는 법이다.

손에 쥔 검을 가볍게 휘두르던 그는 곧 나를 보며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강자에겐 예우를. 악림문 소속 소교주. 태유천이야. 사용절기는…….”

짧게 침묵한 그가 빙그레 웃어 보였다.

“악림마공. 그리고 네가 사용하는 그 대단한 무공들.”

그 말에 사방에서 경악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 소교주?!”

“베일에 싸여있던 소교주가 저자였단 말인가!”

그의 말에 대부분의 흑도 백도의 인물들이 경악한다.

그나마 표정을 바꾸지 않는 것은 당가의 여식이었던 당유린과 태유천과의 싸움을 기다리던 적무령이 전부였다.

아마 두 사람은 모종의 이유로 태유천의 진면목을 알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가볍게 몸을 통통 튕긴 그는 양손에 검을 늘어뜨린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는 나를 보며 빙그레 웃어 보였다.

“너 같은 강자를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여기 있는 자칭 고수들은 솔직히 재미없었거든.”

그렇게 말한 그가 부드럽고 절도있는 자세로 검을 쥐며 말했다.

“우선은 시작부터 가볼까?”

카아앙!!!!

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나와 태유천의 격돌 사이에서 터져 나왔다.

“역시! 넌 이 정도론 어림도 없지?”

빙그레 웃어 보인 그가 검을 거둬들인다.

그리고는 빙그레 웃으며 검기를 기이하게 바꾸기 시작했다.

스릉!!

동시에 말없이 그를 직시하던 내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의 검을 빗겨 쳐내고 거리를 벌렸다.

“호오…… 역시 넌 이 무공을 아주 잘 알고 있구나?”

“보는 거로 자기 검술을 창안해내는 미친 괴물은 네가 처음은 아니거든.”

일리나와 비슷하다.

하지만 단순 무력은 그와 일리나를 비교하는 게 미안할 정도로 태유천이 압도적이었다.

“솔직히 너무 실망이었다.”

내 말에 그가 의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실망이라고?”

“독고준 그 양반 사후 이래로 이만큼 퇴화했을 줄 몰랐으니까. 더러운 짓 치졸한 짓 다 해가면서 차지한 세상이 이 지경이라니.”

“흠, 난 그런 복잡한 일은 관심 없어.”

태유천은 능글거리며 다시금 기수식을 잡았다.

나한기공과 환마교의 칠사기공이 뒤섞인다. 그리고, 적무령과의 비무에서 내가 처음 선보였던 독고세가의 독문 무공, 천해무형검이 뒤섞인다.

“저…… 저건?!”

경악한 주변의 외침 속에서 나는 빙그레 웃어 보였다.

“그거, 따라 하기 쉽지 않을 텐데?”

“아니! 할 수 있어. 저기 말이야. 이 검술의 이름이 뭐야?”

그의 질문에 나는 말 없이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

좋다.

자격 있는 놈은 알려주마.

“마령검 72초식, 참수하살법.”

“좋아. 너무 좋은 검술을 배웠어. 그럼…….”

스릉…….

그의 검 끝이 청명하게 울며 움직였다.

이로써 확실해졌다.

악림문의 무공은 천열문과 속성만 다를 뿐 똑같다.

그리고.

천열문과 악림문이 어째서 나타난 건지도 알 수 있었다.

완전한 천마신공을 만들 수 없었던 악림문의 초대교주와 천열문주 천금은 자신들의 방법을 이용해 검술을 독자적으로 변형시켰다.

그것이 현재 악림문과 천열문인 것이다.

물론, 자신의 방법으로 변질시켜 더욱 정순하게 바꾼 천열문과 다르게 현재 악림문은 기이한 힘까지 섞어 쓰는 모양이지만 말이다.

“교단의 노친네들은 네가 가진 그 검술을 원해. 난 상관없지만…… 그래도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게 말한 그가 눈을 부릅뜨며 한발 강하게 내디뎠다.

콰앙!!!!

동시에 그의 내기가 폭발하며 지면이 부서지고 파편이 튀어 올랐고. 그는 거기에 멈추지 않고 파편들을 박차며 날아올랐다.

스릉…….

정말 놀라울 정도의 노력과 재능이다.

나는 그의 과거가 어찌 되었건 인정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무림인이라면 이래야지!

쓸데없는 정치가 아닌, 순수한 무의 극의를 노리는 자!

이놈.

정말 마음에 든다.

스산한 미소가 내 입가에 걸리자 페르세르크는 뭔가 만족스러운 듯 내 어깨에 앉은 채로 뺨을 쓸어넘겼다.

“즐거워 보이네.”

“이 정도 실력을 쌓은 놈은 대우해 줘야지.”

육체만 믿고 날뛰는 심연의 공주와는 다르니까.

섬광이 되어 나를 향해 쏟아지는 그의 검에 검은 기류가 섞이기 시작했다.

“이쪽에서도 예우는 해줘야지.”

노력했으니 상을 주마.

결정이 났다면 행동은 신속하게. 나는 직각으로 검에 망설임을 모두 지우고 천마공을 모조리 활성화 시켰다.

[제24초]

[제식팔섬]

쩌엉!!!

8개의 섬광이 날아든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나는 손에 쥔 두 자루의 검을 허공에 띄워 그에게 쏘아 보낸 뒤 양손을 펼쳤다.

츠츠츠츠츠츳!!!

동시에 정순하기 그지없는 불가의 내공, 아미파의 내공이 발현되며 백금의 기검들이 수십 자루 내 주변을 회전하기 시작했다.

놈이 펼친 불안정한 참수하살법을 받아친 꼴이니…… 참수하살법 받아치기라고 부를까.

“세…… 세상에!! 이기어검?!”

“저것은 심검의 극의! 기검이 아닌가!!”

기겁하는 그들의 표정에 아찔함이 어린다.

알만한 놈들은 다 알았을 것이다.

단순히 후기지수의 대련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지금 이곳에 모인 수많은 장문인과 장로, 뛰어난 은거 노고수들 중에서도 이것을 발현하는 이는 극도로 적다.

하지만 정작 대련 상대인 태유천의 표정엔 더욱더 짙은 환희가 어렸다.

“그래!! 그거야!! 날 죽일 작정으로 공격해!”

그의 외침과 함께 6자루의 기검으로 만들어진 검과 두 자루의 은빛 검이 섬광이 되어 그의 무공과 정면충돌했다.

쿠웅!!!

검과 검이 부딪혔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충격파가 강풍을 일으키며 일대를 폭풍으로 휩쓸었다.

‘페르세르크. 확인해.’

‘이미 확인 끝났어.’

‘결과는?’

‘아니야. 월계우 쪽도 아니었고, 그 잔향은 남아있지만, 본인들은 아니야.’

그저 휩쓸린 피해자라면 굳이 죽일 이유는 없다.

비어버린 손에 다시금 두 자루의 기검을 만들어낸 뒤 제식팔섬과 충돌한 태유천을 향해 빠르게 쏘아져 들어갔다.

[마령제 15초식]

[괴리침검]

마치 괴이한 무언가가 침범하듯 기괴한 각도로 뒤틀린 검기가 그에게 쏟아진다.

쩌엉!!!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움직이며 내 공격을 막아내는 태유천의 얼굴에 식은땀이 서린다.

하지만 그의 속도는 늦어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빨라지고 있었다.

수백의 섬광이 일순간에 수차례 충돌한다.

멀쩡한 나에 비해 그의 육신엔 자잘한 상처가 계속해서 생겨났지만, 그의 미소는 사라지지 않았고 나 또한 검을 멈추지 않았다.

쩌엉!! 쩡!!

하나하나가 상대의 목숨을 노리는 살초!

하지만 살초 후에 상대를 죽인다 할지라도 이것을 막을 이는 없었다.

살무대원, 흑풍대원 모두가 이곳에 끼어들어서 살아남을지 장담할 수 없는 대련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아직 잘 모르는 후기지수들은 나와 태유천의 대련에 입을 쩍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쩌엉!!!

내 어깨의 옷깃을 날카롭게 찔러 들어오는 검을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튕겨낸 뒤 그에게 파고들어 명치에 주먹을 꽂아 넣는다.

콰앙!!!

피를 울컥 토하며 자세가 무너진 그를 제압하듯 지면에 처박아 넣은 나는 그대로 몸을 튕기듯 회전시키며 추가로 천마신공을 사용했다.

스르르릉!! 캉!!

순식간에 몸을 일으키고 맹렬하게 반격해오는 그의 검이 급기야 나를 흉내 내기 시작했다.

보는 족족 자신의 것으로 바꾸는 그의 놀라운 재능에 사방에서 경악하지만 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아하하하하! 네 검! 정말 대단해! 정말 즐거워!!”

광기 섞인 환희와 함께 그의 전신에 모든 내공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보통 이들이라면 비명을 지르고 쓰러질 정도로 짙은 내공이었다.

“존경의 의미를 담아 베낀 것이 아닌 내가 익힌 내 최후의 절초를 보여줄게!”

그렇게 말한 태유천이 검을 뒤튼다.

그리고 지면을 부수듯 박차며 나를 향해 수십 갈래로 쏟아져 들어왔다.

“저…… 저건 사문의 극의?!”

이실디, 아니, 천열문의 대사저인 수룡검희 윤희령의 경악 섞인 외침에 들려왔다.

태유천이 사용한 것은. 엄연히 천열문의 극의.

이성을 잃고 폭주했던 천지희가 보여주었던 [무화낙섬]이었다.

하지만 그 방식은 천열문과는 조금 달랐다.

악림문과 천열문의 근본은 같으나 방식이 다르다.

사도의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 악림문. 그리고 정도의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 천열문이다.

그렇다면.

어디 이것도 가져가 봐라.

나는 알만한 이들은 다 아는 무공을 모조리 끌어내기 시작했다.

독고세가의 독문비전. 천해무형검.

화산파의 자하신공.

아미파의 태청검법.

빙백궁의 초한기공.

혈혼교의 천혈신공.

청성파의 태극기공.

유백교의 환상천무신공.

수십 가지의 타 무공이 합쳐지며 하나의 검을 만들어낸다.

천마신공을 익힌 자는 타 무공을 익힐 수 있다.

반대로 타 무공을 익힌 자는 천마신공을 익힐 수 없다.

나는 그렇게 말했다.

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

내가 방금 사용한 무공들의 하나를 익힌 이가 다른 무공을 익히려 하면 몸 안에서 반발이 일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말이다.

마공을 익힌 이는 소림의 무공을 익힐 수 없고 소림의 무공을 익힌 이는 혈혼교의 천혈신공 같은 것을 익힐 수 없다.

하지만 천마신공의 원류. 즉 베이스가 되는 신공은 그런 무공들을 모두 받아들일 수 있게끔 만들어졌다.

이기적일 정도로 욕심이 그득그득하지만, 그 미친 짓을 술고래 독고준이 해낸 것이다.

그것이 천마신공의 진짜 원류이며. 극의. 절대적인 깨달음이다.

무학은 곧 만류기원에 입각하니. 방식은 다를지라도, 모든 무공은 결국 하나의 목적으로 통하는 것과 같으리라.

문제는 천마신공의 그런 기본적인 흐름이 유실된 이상 보통의 방식으로 천마신공을 익히려 들면 몸이 박살 나는 것이다.

여러 무공을 아무런 준비 없이 섞어 사용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니까.

그렇기에 마공이라 알려져 있고.

그렇기에 배우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천마신공을 오의까지 발현할 수 있는 육신은 오로지 하나.

천혼지체 뿐이다.

단순히 천무지체인 태유천이라 할지라도 이렇게까지 따라 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소리였다.

그럼에도 그가 그 힘을 발현한 것은 그가 몸담고 있는 악림문의 무공이 천마신공과 흡사하다는 점과.

그의 특수한 체질이 그를 보호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그것도 한계는 명확하다.

내 손끝에서 발현된 무공들을 본 정사파의 인물들이 경악하는 것도 무시한 채 그것들을 복합시켜 천마공으로 탈바꿈시킨다.

마령검의 초식은 80번대 후반까지 존재한다.

그리고.

80번대 후반의 검술은 하나같이 괴악하기 그지없다.

당연히 최후 초식들인 80번대 급의 검기를 발현하기 위해선 지금 내 육신으론 설렁설렁 발현하고 상대가 죽지 않게 제어하는 게 쉽지 않다.

그러니.

사기 좀 칠 테니 용서해라.

내가 이래 봬도 메인 직업이 성자다 보니.

그렇게 신성력을 발현하며 경건하게 기도를 올린다.

[만물을 굽어살피………… 쯧, 은총 요구, 성공적.]

[스트렝스]

[어질리티]

[바이탈 펌프]

[마나 컨버전]

[리인포스 더 마인드]

순식간에 상당량의 신성력이 내 몸에 깃들었지만 알아보는 이는 없었다.

제갈공명 가라사대. 들키면 범죄, 안 들키면 예술이라 하였다.

굳이 이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이길 수 있다는 것은 내가 잘 알지만.

강함을 갈구하는 그의 열정에 맞춰 나도 그에게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다는 변덕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마령검 80초검]

[필사즉생 생즉필사(必死卽生 必生卽死)]

마치 거대한 파도가 몰아치듯 검기를 따라 수십 미터의 검기가 대련장 전체를 뒤집어엎었다.

쩌억!!

그리고 물리법칙을 벗어난 검기가 직각으로 바뀌며 정확히 태유천의 전신을 향해 쏟아졌다.

반사적으로 태유천이 급히 내 가 사용한 무공을 따라 하려 했지만.

“쿨럭!!!”

모종의 힘이 보호하던 한계를 넘어서기가 무섭게 그대로 반동이 찾아오며 그의 육신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버렸다.

“마구잡이로 따라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도 없다.”

검 끝에 구결을 담는다.

[나의 검이 곧 하늘이니. 창공에 화선지를 펼쳐 그림을 그리리다.]

쩌억!!

직접 닫지 않은 연무장의 바닥이 완전히 박살 나고 무너지며 부서져 내렸다.

그리고 태유천은 허공에서 마치 멈춰버린 것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스릉…….

촤악!!

정작 그와 충돌하지 않았음에도 거리를 벌리고 있던 내 검에 피가 묻어나왔다.

그리고 그 피를 지면에 털어냈을 때.

태유천의 몸이 힘없이 지면으로 추락했다.

모두가 경악하고 침묵한다.

평생을 걸쳐 단 한 번 보는 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절대경지의 편린을 엿본 자들은 좀 전의 대련을 잊지 않으려는 듯 입도 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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