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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610화 (609/1,559)

제 610화

거대한 뇌광은 압도적인 전압과 전류를 담아 공격 범위 안에 있는 창공을 모조리 태워버렸다.

거대 금붕어는 자신의 몸을 숨기는 것 이외엔 딱히 특별할 정도로 대단한 힘을 가지지 않은 듯 보였다.

지금까지 만난 거대 심연의 존재 중에는 가장 맷집이 약했으니 말이다.

모종의 힘으로 하늘에 유영하고 있는 끔찍한 형태의 금붕어가 머리를 잃어버린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당연히 떨어진다는 결과에 이르게 된다.

모르긴 몰라도 저 거대한 육신을 떠받치는 건 상당한 힘 낭비일 테니까.

문제는 금붕어가 있는 위치가 전장의 한복판이라는 점이었다.

당연히 부유할 힘을 잃은 금붕어는 낙하할 테고.

놈이 낙하하는 순간 상상을 초월하는 피해가 발생할 게 틀림없었다.

이에 나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오른손을 펼쳐 주먹을 쥐었다.

“노아스.”

큰놈에는 큰놈으로 상대한다.

그리고.

내 의지에 따르듯 내 뒤편의 지면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뒤틀리며 거대한 바위의 주먹을 만들어낸다.

“쓰읍.”

쿠우웅!!!!

거대한 노아스의 주먹이 지면에서 솟아올라 추락하는 금붕어의 육체를 후려쳐 날려버렸다.

부유하는 힘을 잃고 중력에 몸을 맡기고 있는 고깃덩어리일 뿐이었기에 거대한 육신은 바위 주먹에 맞아 허공을 날았고, 결국은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굉음을 일으키며 추락했다.

동시에 계속해서 끝없이 적들을 토해내던 검은 안개가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했다.

예상대로.

검은 안개는 저 거대한 금붕어가 만들어내고 있는 모양이었다.

이미 나와버린 심연의 괴물들은 사라지지 않겠지만 더 이상 적의 증원이 없다는 말인즉슨.

이 싸움의 결과가 뻔하다는 뜻과 같았다.

물론, 이미 죽어버린 금붕어의 육신 따윈 관심 밖의 일이었다.

중요한 것은 이미 움직였으니까.

금붕어가 낙하한 폐허가 되어버린 곳에 도달한 나는 기다렸다는 듯 나를 포위하는 섬뜩한 기류를 보며 홍단이에 마나를 가볍게 둘렀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금기의 업보에 서린 힘을 내 육신 전체에 발현했다.

내 몸 안에 아직 남은 마나들이 금기의 힘을 머금고 저들에게 치명적인 독을 품기 시작했다.

쿠웅!!!

이윽고,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거대한 넝마로 이루어진 새카만 거인이었다.

후드의 안쪽도, 소매 안쪽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괴물.

하지만 움직일 때마다 잘그락거리는 듯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스르릉…….

그리고, 형태가 없는 무형의 검을 쥐기라도 하듯 싸늘한 숨을 토해내며 나를 직시했다.

[우리는…….]

싸아아아!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스르륵…….

[하나다.]

뒤이어 뒤틀린 망령과 비슷한 형체의 무언가가 또다시 내려서며 말을 이어붙였다.

오에돈과 비슷한 느낌을 품은 심연의 존재가 둘.

역시나 놈들의 힘은 심연의 공주에는 전혀 미치지 못하고 뱀파이어와의 전쟁에서 봤던 그 거대한 녀석에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녀석들은 이성적이고 함정을 팔 줄 아는 존재였다.

말없이 그 두 명의 괴형체를 바라보던 내가 문득 물었다.

-끼이이이이익!!!

대화는 필요하지 않았다.

애초에 적대 대상인 만큼 놈들도 나를 죽이고 싶어 하고.

나 또한 놈들을 죽이고 싶어 하니 말이다.

웃긴 점은 좀 전 내가 후려갈긴 선빵 덕분인지 처음 느낀 것과 다르게 기척은 단둘이 전부였다.

아마, 저와 같은 놈들이 몇몇 더 있었으나 갑작스런 기습에 당한 것이리라.

스르릉.

선공은 온통 새카만 육신을 지닌 넝마 조각이었다.

녀석은 나를 향해 형태가 보이지 않는 무기를 휘둘러 들어오며 공격해왔고 나는 상대의 역량 파악이라는 가장 중요한 부분을…….

과감하게 생략했다.

카아앙!!!

섬뜩한 소리와 함께 놈의 무기와 홍단이를 부딪힌다.

비물리적인 무언가였는지 곧바로 베이지는 않았지만, 역으로 놈의 무기 또한 홍단이를 어찌하지 못했다.

섬뜩할 정도로 날카로운 예기가 내 목 뒤로 느껴진다.

형태는 검이 아닌 특이한 형태의 곡도.

아무 생각 없이 공격했다간 날카로운 무형의 무기에 머리통이 꿰뚫려도 이상할 것이 없다.

“한번 시험해볼 가치는 있겠네.”

맹공을 가해오는 검은 형체의 공격을 쳐내던 나는 문득 떠오른 가설을 증명해보기 위해 맹렬한 공격을 퍼붓는 녀석을 금기를 두른 손으로 붙잡았다.

[베르샤의 저주]

[형태 붕괴]

베르샤의 저주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그 사용이 쉽지 않다.

그 탓에 내가 그녀에게서 힘의 근원을 강탈한 뒤 사용할 수 있는 건 사실상 그리 많지 않았다.

그리고, 지금 이것은 그녀가 나를 향해 쏟아붓던 공격 중 하나이기도 했다.

으드드득!!!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익!!!!

동시에.

나를 공격하던 심연의 존재의 모습이 뒤틀리고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끔찍한 비명을 내지르며 바스러지는 놈을 보며 나는 눈을 반짝였다.

“어? 효과 좋네?”

심연이 가장 거지같은 이유가 무엇인가.

놈들이 가진 특유의 저항력 때문이다.

그런데.

베르샤의 힘은 심연의 힘.

즉.

같은 조건에서는…….

방어 무시 공격력이 적용된다.

“고맙다.”

완전히 뒤틀려버린 괴물을 향해 금기의 힘을 뒤섞은 검강을 찔러넣어 비튼 나는 나머지 한 놈을 향해 검을 겨눴다.

자신의 동지가 순식간에 당한 탓일까.

남은 한 명의 특유 개체가 주춤하는 게 보였다.

“니들이 뭘 꾸몄건 잘 새겨들어 두라고.”

담담하게 말한 나는 놈이 형체를 흩어 도망치려는 것을 보고 섬뜩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니들 때문에 내 인생 계획이 몇 년은 미뤄졌다.”

그 대가.

톡톡히 치러야 할 거다.

그게 널리고 널린 심연이 되었건.

심연의 힘의 상징인 심연의 공주이건.

그도 아니라면.

심연의 근본이나 다름없는 이면의 신.

타나토스가 되었건.

콱!!!

“어딜 도망가.”

형태가 불분명한 뒤틀린 망령 형태의 심연의 괴물은 내가 놈을 아무렇지도 않게 낚아채자 당황한 듯 버둥거렸다.

그 크기가 수 미터에 달하는 거체였지만 누가 더 위협적인 존재인지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끼이이이이이이익!!!!

내게 치맛자락으로 추정되는 부분을 붙잡힌 녀석이 도망치려 발버둥 치지만 서서히 내 쪽으로 끌려오기 시작했다.

으직!!!

놈의 행동엔 당황스러움이 가득했다.

확실히, 낙원의 분노 마법을 맞고도 멀쩡한 놈들이라, 무언가 준비해온 모양인데 설마 내가 같은 심연의 힘으로 방어 무시 공격을 해올 줄은 생각지 못한 모양이었다.

결국.

녀석은 내게서 도망치기 위해 자신의 일부를 찢어버리고는 도망치기 시작한다.

“가게 두어라.”

하지만 나는 빙그레 웃으며 도망치는 녀석을 향해 손을 뻗었다.

“어차피 뒤진 놈이다.”

으득…….

저 멀리 흩날리듯 도망치던 녀석이 다시 한번 뒤틀리기 시작했다.

“저주에 거리가 무슨 소용이야. 보이면 그만인데.”

속도, 거리, 이딴 건 아무 소용이 없다.

흐름 거부의 저주로 인해 사실 나는 흑마법으로 거는 저주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탈모를 만들어버리거나 어미에 동물 울음소리를 쑤셔 박아버리던지 하는 경우는 많지만.

기본적으로 효과적이고 강력한 끔찍한 저주는 가급적 피해왔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흑마법이 아닌 심연의 저주라면.

마음껏 이용해 먹으리라.

-끼이이이이익!!

처절하게 저항하는 녀석을 향해 형태붕괴를 쏟아 부어버린 나는 서서히 녹아내리기 시작하는 놈을 보며 천천히 다가갔다.

“어때. 니들 힘에 직접 당하는 기분이.”

이렇게 쉽게 박혀 들어갈 공격이 일반적으로 저항력을 가진다니.

나를 향해 형태가 녹아내린 손을 뻗어 부들부들 떠는 녀석을 향해 나는 근처에 박살 나버린 나무에서 두꺼운 나뭇가지를 들었다.

그리고는 금기의 힘을 듬뿍 박아넣으며 툭툭 손바닥 위로 두드렸다.

“역사적으로 볼 때 예로부터 이게 약이었다.”

악랄한 놈들에겐 매질이 약이렷다.

-끼이익!!

비명을 내지르는 녀석을 보며 나는 주변을 슬쩍 둘러보았다.

보는 놈 없고.

좋아.

다시금 음산한 미소를 지어 보인 내가 놈을 죽이기 위해 몽둥이를 휘두른다.

* * *

끝도 없이 몰려들던 적들은 더 이상 없다.

마지막 적을 해치운 연합군의 병사들은 마지막으로 쓰러져 가루가 되어 흩어지는 적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고요함이 앞선다.

“이겼다…….”

“아…… 아아…….”

“살았어…… 살았다고…….”

모두가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

처음엔 설마 이토록 많은 대군이 목숨의 위협을 받을 거라곤 생각지 않았다.

각 황제의 명에 따라 옥화 공주와 태자 월계우를 죽인 극악무도한 마인을 토벌하라는 명령을 받았던 그들이었다.

한 명 잡는데 어떻게 십만여 명이 동원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신수가 나타났을 때 이해할 수 있었다.

단순 경지를 나눈 강함이 아닌.

신수의 힘은 대군전에서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했으니 말이다.

재앙과도 같은 공격에 휘말린 후 병사들은 느낄 수 있었다.

상대하는 적이 보통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그의 흔적을 쫓아 행군 중에 만난 선녀의 존재였다.

하늘에서 사신수와 함께 선녀님들이 내려왔고 두 장군을 데리고 잠시 사라졌다.

선계의 존재를 직접 목도한 것으로 인해 군사들 사이에선 혹시 자신들이 쫓는 존재가 선계의 존재가 아닌가 의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복잡한 생각이 사라지는 것도 한순간이었다.

주둔지를 습격한 정체불명의 괴물로 인해서.

공격이 먹히지 않았다.

머릿수 또한 끝도 없이 몰려든다.

끔찍한 죽음의 향기 속에서 죽음을 예측했을 때.

그들은 기적을 볼 수 있었다.

복수의 시간이다!

그렇게 외친 존재.

그는 다름 아닌 자신들이 토벌을 위해 쫓던 그 사내였다.

그리고.

그 사내의 외침과 동시에 전신에 넘치는 힘은 괴물들을 죽일 힘을 부여했고.

결국, 승리로 이끌었다.

“유서 찢을 준비나 하라니…….”

“하…….”

자신들이 쫓아온 상대가 나타나 전멸할 위기에 처해있던 자신들을 구해준다니.

아이러니하라 따름이었다.

이후 그들은 시야에서 사라지지 않은 그 모습을 기억했다.

하늘에 떠오른 정체불명의 괴물과.

그런 괴물을 놀라운 힘으로 처단하던 존재를 말이다.

“아…… 아아. 선계의 옥황상제께서 진인을 보내셨다.”

누군가의 한마디가 퍼졌다.

“선계에서 하계를 위해 내려오신 분을 우리가 토벌하려 했다니…….”

선동되기 시작하면 한순간이다.

처음 보는 한 남성의 말에 몇몇이 동조한다.

한번 동조한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고, 강자 약자를 떠나서 기존의 상식에 힘입어 뼈와 살을 만들고 덩치를 부풀려갔다.

“와아아아아아!! 선계의 진인이시다!!”

“선계의 진인께서 우리를 구원하셨다!!”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황제를 칭송하는 게 아닌 선계의 존재를 칭송하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던 소문의 근원이었던 남성.

그는 말없이 병사들의 사이에서 스르륵 흩어지더니 이내 시선이 없는 곳에서 형체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액체처럼 흐느적거리는 몸 안에서 작은 보석을 꺼내 들었다.

[메라몽, 명령 완수.]

선동과 날조 한 번이면. 국왕도 못 막는다.

선계의 존재를 위대한 존재로 포장한 그들의 잘못이리라.

* * *

선계의 존재. 선녀의 날개옷은 하늘거리는 형태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옷을 빌리기 위해서 선계의 존재를 내가 불러냈을까.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당신!!!”

로브를 여며 쥔 채 울먹거리는 얼굴로 나를 향해 바락바락 소리치는 소녀의 모습에 나는 익숙하게 사일런스 마법을 주변에 깐 뒤 그녀들의 옷을 돌려주었다.

“잘 썼다. 걱정 마, 내가 입은 건 아니니까.”

내 말에 그녀가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이걸 제가 그냥 넘어갈 줄…….”

“그냥 안 넘어가면.”

말을 끊은 내가 싸늘하게 그녀와 나머지 두 명의 선녀를 바라본다.

페르세르크에게 좀 진정시켜보라고 했더니…….

역효과만 난 모양이었다.

다행이라면 이들의 존재를 알고 있는 이가 극소수라는 점.

그리고 지금 내가 있는 곳이 다른 이들의 시야에 닿지 않는 곳이라는 점뿐이었다.

“이봐. 공주님.”

“당장 우리를 풀어주세요! 하계의 인간은 이토록 무례하군요! 멋대로 길을 막고 멋대로 길을 뚫고! 하다못해 선계의 공주인 저를 납치하다니!!”

그녀의 외침에 그녀를 바라보던 내가 그녀의 멱살을 잡았다.

그리고는 인상을 찡그렸다.

“닥쳐 침입자 주제에 자신의 존재를 정당화하려 들지 마라.”

“뭐…… 뭐라고요?”

“하계인간들은 너희 선계의 존재를 신성시하는 모양인데. 나는 너희들이 뭐 하는 놈들인지 다 알고 있다.”

“과거 너희들은 욕심을 부리다가 전쟁을 일으킬뻔한 놈들일 뿐이고. 본래 고향도 아니면서 멋대로 이곳에 눌러앉은 이웃일 뿐이야.”

“당신!!”

“더 말해줘? 지금 내가 너희를 불러들인 이유는 너희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시간 없는데 협조 안 한다고 버티는 놈들을 상대로 설명할 시간이 어딨는가.

“돌아가. 가서 상제에게 전해. 아직 이 땅에 심연 놈들이 남아있어.”

“심연…… 이라고요? 그게 뭐죠?”

“뭐긴. 그냥 두면 하계고 선계고 할 것 없이 멸절시키는 놈들이지.”

“불경하기 그지없군요! 감히 누가 옥황상제께서 다스리는 선계를 멸절시킨다는 거죠?!”

그녀의 외침에 나는 빙그레 웃어 보였다.

“너희는 안전할 것 같나?”

“…… 이야기는 들었어요. 괴물에 관해서. 하지만 그들의 힘 따위 상제께서 내려주신 빛과 항마의 힘에는…… 흐끼야아아아악!!!”

비명을 내지르며 주저앉아버린 그녀의 모습에 나는 씨익 웃어 보였다.

“감각 증폭의 저주다. 닿는 것만으로도 미쳐버릴 것처럼 민감한 피부가 됐을 거야.”

내 말에 그녀는 당황한 듯 얼굴을 붉게 뭍들이고 온몸을 베베 꼬았다.

“대체 무슨…… 흐윽?!”

내가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려 그녀를 짓누르고 주저앉혀버리자 그녀의 얼굴에 두려움이 어렸다.

수치심도 엿보인다.

“저를 욕보이실 생각이신가요?”

“너를? 돌았냐?”

내 물음에 그녀가 멈칫했다.

“사랑스러운 와이프를 놔두고 다른 여자를 왜 봐. 지금 내가 네게 건 것은 다름 아닌 그놈들의 힘이야.”

담담하게 말한 내가 물었다.

“이래도 그 잘난 상제의 힘이 보호해줄 거 같냐?”

심연에서 기어 나온 그 두 명의 형체 없는 괴물들을 죽인 이후 나는 의외의 존재가 남긴 잔념과 맞닥뜨릴 수 있었다.

그리고, 그놈은 내게 그렇게 말하며 완전히 사라졌다.

이 땅에. 이미 심연의 공주가 도착했다.

그것도 둘이나.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티오니스라면 몰라도 중원에서 한 명도 아니고 총 세 명의 심연의 공주가 왔다는 건 어떤 면으로 봐도 불가능했다.

“둘을 상대하는 게 쉽지 않은데…….”

대체 얼마나 벼르고 있었는지 심연의 흔적이 끊이질 않는다.

“보옥 하나라도 좀 내려 주면 안 되나?”

보옥. 절대보옥과는 다른, 내 영혼과 육신을 동기화시켜주던 물건. 솔직한 출력량으로 보면 평행선 세계의 출력보다 조금 더 안정적인 방법의 힘을 다시 복구하는 셈이다.

나는 허망한 얼굴로 주저앉은 그녀를 뒤로한 채 푸념하듯 중얼거렸다.

그때였다.

우우웅…….

옅은 빛과 함께 프리아 넬타리드 신 특유의 힘이 내게 깃들기 시작한다.

[그대의 바람을 이뤄 주…….]

파직!!!

계시가 내려온다.

하지만.

내 등 뒤의 성흔이 스파크를 튀기며 넬타리드의 계시를 끊어먹어 버렸다.

“……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방금 넬타리드 신이…… 내 바람을 이뤄주려 한 거 아니었나?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우우우웅!!!

그리고.

그런 내 불만에 답하듯.

프리아 여신 특유의 신성력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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