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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632화 (631/1,559)

제 632화

수소감귤맛스타는 이 하인스 영지라는 곳에 있는 여성들은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다.

귀여운 미가 가득한 수인족이나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아름다운 엘프들이 많다.

엘프는 분명 숲에서 활동하는 이들로 알려졌지만 이 하인스 영지의 일부엔 마치 엘프의 영역처럼 숲처럼 이루어진 공간이 존재한다.

어떻게 도시 안에 그런 숲이 있는지 의문이지만 듣자 하니 이 영지에 한해서 영주의 의도대로 모든 자연 배경이 변한다는 모양이었다.

그러면 무엇하나. 이곳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았고, 그 과정에서 죽인 수많은 동물이나 몬스터 혹은 산적 같은 인간까지.

자신이 죽인 것이 실제 생명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부터 이 세상에 정을 붙이기가 쉽지 않은 것을.

수소감귤맛스타는 그렇기에 이번 보답만 하면 곧바로 이 세상을 떠나고 이곳으로 오는 유일한 장치를 팔아버릴 생각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와 누나를 구해준 데이비에게 보답을 하고, 그가 부탁한 것들을 알려준 뒤 떠날 것을 공고히 하려 했다.

하지만, 타국으로 잠시 갔다가 돌아온 데이비의 집무실에 들어섰을 때.

그는 전신에 따스한 바람이 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코끝을 자극하는 조금 자극적이지만 황홀한 향기가 풍겨 나온다.

“…….”

돌아갈 생각만 가득하던 그의 눈에 한 소녀가 보이기가 무섭게 그는 아무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멍하니 소녀를 향해 다가갔다.

마치 홀린 것처럼 멍한 얼굴로 바닥에 주저앉아 무릎을 모으고 양손으로 다리를 감싸 쥐고 있는 소녀의 모습에 그는 측은지심과 소름 끼치는 황홀함을 느꼈다.

그녀에 대해선 알고 있었다.

이곳으로 먼저 온 다른 유저들이 풀어낸 정보에 가장 유명한 것들 중에 하나가 바로 이 소녀였으니까.

대륙 6대 미녀. 연금학파 소속 티아라.

아직 그가 본 대륙 6대 미녀라고 해봐야 팔란 제국의 검의 공주님이 전부지만 역시 소문은 잘못된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문이 과정이겠거니 했지만, 진실은 그 반대였다.

“디르마 이론에 따라 섹터 값과 토틀리움 수치를 이관하고, 테메스 이론을 정립하면 예상 시뮬레이터가 가능…… 여기서 원소기호 72번과…….”

마치 홀린 것처럼 다가가는 그의 귓가에 소녀의 중얼거림이 들려온다.

이에 그가 멍하니 손을 뻗으려던 그 순간.

“내버려 둬. 깨달음을 얻고 있으니.”

대체 무슨 깨달음을?

소녀의 상태는 척 봐도 놀라울 정도로 음침했다.

하지만 그런 음침한 모습조차 그녀의 원판이 너무도 아름다운 탓에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이 사람…… 그, 대륙 6대 미녀인 티아라라는 사람 아니에요?”

“맞겠지.”

“맞겠지라니…….”

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사람이 저 지경이 되는가.

괜한 생각이 든 수소가 몸을 움찔거렸다.

“그래. 네 누나는 만나봤나?”

“예. 고맙습니다. 누나가 건강해진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네요.”

“당분간은 여기서 지내. 안정되면 그땐 나가도 별말 하지 않을 테니.”

데이비의 말에 수소는 복잡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땐 경황이 없어서 제대로 인사도 못 드렸어요.”

그렇게 말한 그가 데이비에게 큰절을 하듯 머리를 숙여 보인다.

“제가 사는 나라에선 큰절이라 부릅니다. 저희 누나의 목숨을 살려주신 은혜. 죽어서도 잊지 않겠습니다.”

“그냥 가는 길에 보여서 건져온 것뿐이야. 그보다. 부탁한 건?”

그 말에 수소가 표정을 굳힌다.

“알아봤어요.”

“페르세르크. 티아라 데리고 잠시 자리 좀 비켜줘.”

그의 어깨 위에서 투명한 무언가가 일렁이더니 아름다운 소녀가 스르륵 날아오른다.

그 크기는 작은 손바닥만 하지만 그녀가 누구인지는 알 수 있었다.

지구 커뮤니티에서 제법 유명한 소녀였으니까.

“여왕님…….”

저도 모르게 중얼거리는 그 목소리에 페르세르크가 움찔거리자 데이비의 눈이 번뜩였다.

스산한 분위기에 움찔한 수소는 페르세르크가 티아라를 허공에 띄워 데려나가는 것을 본 뒤 조용히 말했다.

“우선은…… 당신이 부탁한 그 신현아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미성년자치고 제법이네.”

“대체 지구에 대해서 모르는 게 뭐에요? 당신도 사실은 유저라거나…….”

“이곳 태생이다.”

“쩝…… 어쨌든 알아봤어요. 신성 그룹 맞아요?”

“신성 그룹?”

“몰라요?”

그렇게 말한 그는 자신의 상태창을 이리저리 조작하더니 반투명한 창을 만들어냈다.

“이 모습.”

그 말에 데이비가 침묵했다.

느긋한 표정을 짓고 있던 데이비의 분위기가.

너무도 무겁게 가라앉았다.

“…….”

어째서일까.

수소는 어째서인지 눈앞의 이 청년이 울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 *

이제는 다시는 보지 못할 모습.

다시는 보지 못했을 것 같은 모습이다.

“그대로네…….”

씁쓸하게 중얼거린 나는 수소가 떠나간 자리를 뒤로한 채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사진을 바라보았다.

앳된 느낌은 없어졌지만 아름다운 모습으로 자란 여인의 모습은 내 심정을 후벼 파는 기분이었다.

사실 이 사진의 주인에 대한 부탁은 그저 자잘한 부탁이었을 뿐이다.

하지만 실제로 마주하고 나니 머릿속이 텅 비는 느낌이었다.

볼티즈 왕국의 일. 살리반이 아주 개 잡듯 렌도스의 세력을 잡고 있는 팔란 제국도. 아직 처리가 안 된 일이 많다.

렌버스 후작은 시작일 뿐. 볼티즈 내부에 남아있는 저항세력은 끊임없이 저항하며 볼티즈의 독립을 부르짖을 것이고. 렌도스 황자를 따르던 이들은 살리반에게 털려 나가면서도 렌도스 황자에 대한 문제를 걸고넘어질 것이다.

그가 이곳에서 바로 죽어버렸으니까.

하지만 나는 평소 그런 문제를 해결하던 것도 놓아둔 채 침묵했다.

“이 사람은…….”

그때였다.

묵묵히 침묵하던 도중 의외의 목소리에 나는 상념에서 빠져나왔다.

“뭐야. 언제 온 거야.”

“표정 풀어, 무섭게 왜 그래.”

내가 앉은 테이블에 걸터앉은 일리나가 장난스레 웃어 보였다.

“…….”

“데이비?”

“언제 온 거야.”

“좀 전에. 무슨 생각을 하길래 그렇게 불러도 대답이 없나 해서 들어왔지.”

황녀의 예의는 어디다 가져다 팔아먹었는가.

나는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았다.

“네 동생이야?”

“…… 그래.”

담담하게 사진을 덮은 내가 한숨을 내쉬었다.

“소식을 알았나 봐? 좀 전에 이방인이 돌아다니는 걸 봤어.”

그녀도 이방인에 대해선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잘 살아있나 보네.”

“스물세 살 정도 되었다더라. 좋은 직장 구해서 잘 살고 있다나 봐.”

사람과 사람의 이별의 상처는 오래간다.

시간이 약이라곤 하지만 사실 다시 떠올리면 언제고 아픈 손가락이 되는 것들도 있다.

내 임종조차 보지 못했고, 끝까지 미안하단 말 한마디 해주지 못했던 전생의 동생에 관해선 이 이상 간섭할 자격도, 슬퍼할 자격도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애달픈 존재였다.

그렇게 서로를 오징어라 비난하고 싸웠음에도.

가장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어떤 경우에서도 믿는 가족이었으니까.

전생했고, 체감시간이 1000년이 넘어도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게 슬펐다.

“차원 열쇠로 지구로 갈 수 있게 해달라고 해보지? 네 존재를 말하는 건 아니라도 한 번쯤 대화해볼 순 있잖아.”

“지구는 못 넘어가더라.”

지구에서 오갈 수 있는 건 오로지 이방인뿐이다.

그건 나뿐만 아니라 심연 또한 마찬가지.

지구에 대체 무슨 프로텍트가 걸려있는지는 모르나 내가 그들과 직접 접촉할 수 있는 건 이방인이나 알프온라인의 게임 내부일 뿐이다.

“그럼 저 애를 이용해서 알프온라인 내부로 불러오는 건?”

“그냥 둬. 잘 살아있는지만 본 거니까. 다행히 삼촌이 하시던 일이 잘 풀렸나 보네.”

내 전생의 삶에서 가족이라곤 누나 한 명과 여동생 하나. 그리고 외국에서 일을 하며 매번 고액의 병원비를 보내주던 얼굴도 기억 안 날 삼촌이 전부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소녀의 티는 사라졌지만, 사진에 있는 얼굴엔 누군가와 대화라도 하고 있었는지 옅은 미소가 어려있었다.

“그거면 됐어.”

“데이비. 힘든 게 있으면 말해. 내가 언제든지 도와줄게.”

일리나가 조심스레 말한다.

“난 널 지켜준다고 약속했잖아.”

“말이라도 고맙다.”

담담하게 말하자 그녀는 기분이 좋아졌는지 쿡쿡 웃어 보였다.

“그보다 들었어. 네가 볼티즈 왕국을 들쑤신 바람에 여론이 이상하다고?”

“별거 없어. 당장 돌아가기야 하겠지만 내 일은 내가 직접 처리해야지.”

“그럼 렌도스 오라버니에 관한 건?”

“네 오라비가 그자들에 대한 소재만 보낸다면.”

그들은 자연사하게 될 거다.

사고사 자연사.

뭐가 되었건, 겉으로 내 손에 피만 안 묻으면 되는 것이 정치판이다.

내 말에 그녀는 묘하게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오라버니는 너와 내가 표면적인 정략 관계가 되면 마음껏 그들을 쳐낼 수 있다는 모양이던데. 넌 하고 싶나?”

“뭐…… 뭐?!”

놀란 그녀가 움찔거린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놀리지 마.”

“그거면 됐어.”

담담하게 말한 나는 피곤함에 눈을 붙였다.

현아에 관한 일도 그렇지만.

실질적으로 내가 조사해보라 시킨 것은 넬타리드에 관한 것이었다.

지구에 나타난 신흥종교. 각국을 가리지 않고 엄청난 교세를 확보해나가는 넬타리드교는 다른 사이비교와 다른 점이 많다는 모양이었다.

사이비 종교야 언제든 있었다지만.

신경 쓰이는 건 그게 아니었다.

기적을 보였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넬타리드교가 출범한 이후, 세계는 몇 가지 변화를 겪었는데 하나가 자연재해 수의 급감이었다.

둘의 연관성을 연결짓는 건 우스꽝스런 일이지만 넬타리드교의 교도들이 주장하는 바로 인해 내 귀에도 전해져 왔다.

이쯤 되면 대충 감은 잡을 수 있었다.

“지구가 지구이긴 한가 보네.”

사실 넬타리드로 인해 연결된 지구가 내가 아는 그 지구가 맞는지 의문스러운 점이 많았었다.

하지만 이런 식이라면 충분히 믿어볼 만했다.

동생의 존재 여부. 넬타리드 신의 움직임까지.

복잡한 생각은 제쳐두고 머릿속에서 치워버린 나는 곧 팔란 제국의 내부에 있는 렌도스의 세력과 볼티즈의 세력을 어찌 처리할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삐릭!]

갑작스런 소리와 함께 차원 열쇠가 반응하기 시작하며 작은 게이트를 열어젖혔다.

[목자의 힘을 필요로 하는 어린양이 존재할지니. 그 방향을 제시하고 구원을 하사하여 나의 신물을 하사받으라.]

프리아 여신이 아닌 넬타리드의 구원요청이었다.

갑작스레 나타난 게이트의 모습에 일리나가 놀란 얼굴을 한다.

“기다려봐.”

이윽고 나는 말 없이 게이트에 손을 살짝 밀어 넣었다가 이내 고개를 밀어 넣었다.

그러자 게이트 너머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거대하고 황폐한 벌판. 하늘에서 쏟아지는 검푸른 운석과 지옥의 문.

강대한 체격과 힘을 지닌 이족 보행형 괴물들이 진군한다.

그리고, 한편엔 익숙한 이들이 빠른 속도로 흩어지고 있었다.

“망할!! 레이드 실패다 튀어!!”

“미친! 마을 또 하나 증발하겠네!”

“밸런스 안 챙기냐!!”

“X, 퀘스트가 끝나야 조력이 있다는데 대체 언제 오는 거야!”

그렇게 말하는 그들의 모습에 나는 다시 고개를 뺐다.

“그러니까. 처리가 안 되니까 내가 처리해달라고?”

내 중얼거림에 답은 오지 않았다.

“좋아. 뭐가 됐건, 우리 서로 만족할만한 거래라면 잠깐 출장 정도는 가드릴게.”

그렇게 말한 나는 일리나의 팔을 잡아끌었다.

“어어?!”

놀란 일리나가 내게 끌려 그대로 게이트를 넘었다.

츠팡!!!

순식간에 시야가 돌변한다.

그리고, 좀 전과는 다르게 괴물들에게 포위된 채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이들이 가득 보였다.

아무리 봐도 일망타진 직전의 상황.

이에 나는 하늘에서 천천히 추락하는 일리나를 잡아 플라잉 마법을 걸어주었다.

“어…… 어어?! 데이비 넌!”

“그대로 내려간다.”

모로 가든 저놈만 잡아주면 되는거 아니야.

넬타리드에게 나와 같은 존재가 왜 없는지는 모르겠다만. 없어서 도움을 요청하고 대가를 준다면 받는 거야 어렵지 않다.

이윽고 빠른 속도로 추락하는 내 시야에 거대한 괴물 군단 사이에서 8족 보행형의 형태가 기이한 존재가 거대한 언월도를 들고 걸어 나오는 게 보였다.

마치 켄타우로스 같은 형태였다.

4개의 다리는 마치 동물처럼 지면을 단단히 딛고 있고, 나머지 4개의 팔은 각기 다른 거대한 무기들을 들고 있었다.

[도시, 벤티즈는 무너졌다.]

“X! 밸붕 진짜!!”

“아니 그래서 NPC 조력 언제 오는데!!”

게임을 하는 이들이 목숨걱정이나 할까.

쉽게 레이드가 되지 않는 적을 상대로 짜증이 날 뿐이다.

그렇게 소리치는 이들은 티오니스에 넘어온 존재들과는 조금 달랐다.

진짜 알프온라인 내부에서 활동하는 넬타리드의 병사들이다.

[그루즈, 라우스트, 펜나리스, 그리고 벤티즈. 네놈들의 땅은 점차 없어질 것이고, 나의 힘은 더욱 커지리라.]

근엄하고 두꺼운 목소리로 웅얼거리는 거대한 머리를 지닌 괴물이 4개의 다리 위에 있는 네 개의 팔을 움직인다.

[죽음을 받아들여라. 이 알프의 세상은 모두 나의 것이 될지 어니.]

유저들은 더 이상 덤빌 구석이 없어 보인다.

삐릭!!

애초에 게임 세상이다.

게임 세상인 만큼 현실과는 조금 다르다.

거대한 괴물의 위로 1200만이라는 히트 포인트, 즉 hp가 보인다.

하지만 유저들이 까내린 hp는 총량 1200만에서 고작 100만이었다.

그런 그들을 보며 나는 가볍게 지상에 착지했다.

‘일리나. 주변을 조금 둘러봐 줄래?’

내 의념을 받은 일리나가 화들짝 놀라 주변을 둘러본다.

“뭐…… 뭐야!”

놀란 한 유저가 소리친다.

“NPC? 유저?”

갑작스런 내 출현에 유저들은 우왕좌왕하기 시작했고 거대한 괴물은 이내 나를 보며 물었다.

[네놈…… 이질적인 냄새가 나는구나]

“너도 그래.”

담담하게 말한 내가 놈을 직시한 채 손을 뻗었다.

“아! 조력 NPC 보내준다고 했잖아요! 길마님! 퀘스트 깬거 기억나요?!”

“아 그럼 저 NPC가 그 조력자임? 근데 너무 늦었는데?! 공성전 이미 터졌잖아!”

“아 몰라 어차피 벌써 공성전만 4번 터짐 그 와중에 깎은 피통 진짜…….”

“세상에 지금까지 본 레이드 중에 제일 어처구니없네. 100만 피통도 많다고 하는 마당에 1200만 실화?”

“근데. 저 NPC 어디서 많이 본…….”

누군가의 중얼거림이 들려온다.

유저들의 동요에 거대한 괴물은 코웃음을 치며 4개의 무기 끝을 휘둘렀다.

거대한 풍압이 일어난다.

[고작 이따위 잡것을 내 앞에 데려온다 해서 전황이 변할 줄 알았는가.]

압도적으로 주변을 짓누르는 기세에 유저들의 표정이 찌푸려진다.

레이드라고 내놓았는데 패턴이고 너무 더러울 정도로 난해한 모양이었다.

“이…… 이봐! 일단 물러나! 저 새끼 피격시 무기 분쇄기능이…….”

파직…….

그때였다.

묵묵히 놈을 보던 내가 한 손을 펼쳐 들자 그 위로 거대한 창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내 거대한 장창의 형태로 변한 창은 곧이어 황금빛의 뇌광을 머금기 시작했다.

“으어억!!”

“뭐…… 뭐야! 새로운 진행이야?!”

“야! 카메라 잡아! 영상 각 떴다!!”

벌써 이런 사태를 여러 번 겪었는지 유저들이 당황한 듯 소리친다.

그리고.

그 침묵 속에서 괴물은 내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손에 만들어진 거대한 창을 천천히 들어 올렸다.

[너도 한방 나도 한방]

핵죽창 의 권능을 발현한다.

내 의지가 심검이 되듯 창에 머금어지며 거대한 뇌광이 흩뿌려진다.

그리고 내가 허공으로 점프하기가 무섭게 그 창의 크기가 점차 커지기 시작했다.

그 여파에 놀란 이들의 동그랗게 뜨여진 눈이 보인다.

콰지지직!!!

[무슨…….]

당황한 괴물의 외침에 내가 말했다.

“무기를 부순다고? 롱기누스의 헬레니윰까지 부수는지 한번 보자.”

블랙홀에 던져도 부서지지 않을 절대강도를 지닌 무기까지 부순다면 이해는 해주마.

콰직!!!

쩌어어엉!!!

이윽고 거대한 창이 한줄기 벼락이 되었고 뭔가 이상함을 눈치챈 괴물이 급히 자신의 무기를 들어 올려 방벽을 만들어냈지만, 창은 망설임 없이 놈을 향해 내리꽂혔다.

콰지지지지직!!!

그리고 어마어마한 스파크와 함께…….

놈의 머리 위에 떠 있던 hp 포인트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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