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53화
“쿡…….”
숨 막히는 침묵 속에서 케인의 표정이 찌푸려졌다.
다 된 밥에 재를 뿌려도 유분수지! 라는 시선이 날아든다.
그녀도 이 상황에서 이상한 공기가 떠돈다는 건 알고 있을 테니. 단순한 문제로 여기기엔 여러 면에서 문제가 많다.
“농담이에요? 아니면 진짜로 그렇게 말하는 거예요?”
그녀의 질문에 케인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헛기침을 했다.
“커흠! 커흠! 잠시 말이 꼬였나 봅니다. 이야기 좀 나누겠습니다.”
“…… 그러세요.”
그리고는 내 팔을 잡아당겨 그녀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빠르게 걸어갔다.
“후우…… 뭐하시는 겁니까, 예?”
누가 봐도 제대로 열 받은 표정이었다.
이를 악물고 발음이 뭉개지건 말건 으르렁거리는 게 퍽 우스웠다.
“…….”
“아직 당신은 이 땅에서 괜한 언급 간섭을 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모르시겠죠. 예. 그만큼 강하니 아주 두려운 게 없겠죠.”
그의 말에 나는 계속 떠들어보라는 양 고개를 주억거린다.
“계속해봐.”
“당신이야 그 기괴한 힘으로 버틸 수 있겠죠. 근데 말입니다. 페르세르크 님이나 저, 그리고 저 아가씨는 어쩔 겁니까. 신이 만들어놓은 프로텍트가 저들을 그냥 둘 것 같습니까? 다 죽이려고 작정하셨던 게 아니면 제발 좀 협조해달라 이 말입니다.”
그는 쉬지 않고 수다 떨 듯 내게 항의했다.
“저 아가씨는 안면 부지의 남이라 할지라도 페르세르크 님이 휩쓸리면요. 아, 예. 페르세르크 님을 두고 오면 괜찮다 여기시겠죠. 그럼 저는 어쩌실 겁니까. 제가 사라져버리면 누가 당신을 조력할 거 같습니까, 심연을 닫는 키워드는요?”
따박따박 따지고 드는 그의 행동거지에 나는 조용히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니까 제발 말 좀 맞춰주십시오. 당신이 힘이 발현하는 것도 위험하지만 괜한 언사와 현실로 균열을 일으키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될 겁니다.”
그의 말에 나는 기다렸다는 듯 질문을 내던졌다.
“말 한마디에도 균열이 생긴다고?”
“이곳은 티오니스와 다릅니다. 자칫했다간 죄다 윤회행 티켓 끊는 것도 한순간이니 제발 말 좀 맞춰주십시오. 괜한 오해사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면 서로 안전한데 대체 왜 그러시는 겁니까.”
“네가 말하는 그 말 같지도 않은 저승사자 컨셉은 멀쩡한가 보지?”
“당신을 본 건 의외니까요. 그렇다면 가능하면 큰 문제가 벌어지지 않는 한에서 상황을 무마시킬 필요가 있었을 뿐입니다.”
대부분의 답변은 방금 그의 설명에서 구분할 수 있었다.
어쩌면 내가 그곳에서 처음 만난 게 현아라는 사실이. 단순히 우연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넬타리드가 나와 적대할 이유는 아직 없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내게 호의를 사기 위해서 내가 미련을 가지고 있던 그녀와 만나게 한 것이라는 판단이 선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나는 넬타리드라는 이 초월적인 의지가 바라는 게 단순히 그런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괜한 억측은 동맹의 붕괴로 이어질 뿐이다.
“후…… 그럼 부탁 좀 하겠습니다. 어차피 지구에 오래 머무실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하나 물어볼 게 있는데.”
“예?”
“아틀란티스에 대해 내게 할 말이 있지 않아?”
“금시초문입니다.”
케인의 대답에 나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모르는 건지,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건지.
나를 떠나 오해의 여지를 풀기 위해 목을 가다듬은 케인은 조금 더 안정적인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크흠. 들킨 이상 어쩔 수 없죠, 지금 당신의 눈에 저 두 분이 보이시죠?”
케인의 말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사람의 눈에도 과연 저분들이 보일까요?”
그의 말에 그녀는 잠시 침묵했다.
단순히 경호원이 장난을 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경호원이 굳이 그녀를 상대로 장난을 칠 이유는 없었다.
하지만 기가 막힌 현상이 아닌가.
“믿기 힘듭니까?”
“뭐 하는 짓이야.”
“가만히 좀 계십시오. 지금 누구 때문에 제가 이렇게 해명을 하고 있는데.”
나를 향해 짜증스레 쏘아붙인 케인이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
“여기 물건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한 케인이 내 팔을 잡아 손위에 물건을 올리는 순간…….
휭!! 쿵!!
영체밖에 없는 내 몸을 통과하나 물건은 그대로 지면으로 추락해버렸다.
“흡…….”
깜짝 놀란 그녀가 입을 손으로 틀어막고 눈을 부릅떴다.
눈앞에서 작은 물건이 사람의 손을 통과해 떨어졌으니 믿기 힘들 수밖에 없다.
신현아는 복잡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내 손을 잡기 위해 뻗었다가 흠칫했다.
그녀의 손이 나를 관통해 지나가 버렸기 때문이었다.
“잠이 부족했나…….”
복잡한 어투로 중얼거린 그녀가 인상을 찌푸렸다.
“이제 믿으시겠습니까?”
케인의 물음에 그녀가 침묵한 채 케인과 나를 번갈아 보았다.
“정말…… 저승사자인지 뭔지라고요?”
“비슷합니다. 사정이 있어서 두 분을 보호하는데 실질적으로 실체화할 수 있는 게 저뿐이라 당신과 접촉할 수 있는 건 오로지 저 뿐…….”
현아를 향해 손을 뻗는 케인이 그녀의 손을 잡으려던 그 순간.
철썩!!!!
내가 생각도 하기 전에 손이 먼저 나가 그의 손을 때려버렸다.
“큭?! 뭐 하는 짓입니까!”
“잘하는 짓이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소개팅이라도 하러 나왔나? 일 처리 똑바로 안 해?”
싸늘하게 쏘아붙인 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멍한 얼굴로 나를 보는 이들에게 말했다.
“애초에 뭐 하는 짓이야. 우리에 대한 오해가 풀렸는데 더 이상 할 말이 필요해?”
“…… 아직 오해는 풀리지 않았는데요.”
“애초에 말이다. 과년한 처자가 겁도 없이 제집에 남자를 둘이나 들이다니 제정신이야? 미쳤어?”
내 말에 케인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그리고 현아는 인상을 찌푸리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틀린 말씀은 아니지만, 상황이 상황인데 그런 걸 따져야 하나요? 그리고, 제가 왜 당신께 그런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네요.”
그녀의 반론에 나는 이상하리만치 냉정하게 판단이 서질 않았다.
“왜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니. 사람이 말이야 걱정을 해서 뭐라 말을 해주면 그걸 잔소리로 받아들이고 말이야 어?!”
“아니 그러니까요, 제가 왜 당신께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지 설명부터 해주셔야 하지 않을까요? 당신이 제 뭐라도 되시나요?”
“그야 당연히…….”
“당연히?”
그녀의 질문에 나는 한참을 침묵했다.
그리고는 짜증스레 케인을 노려보며 소리 질렀다.
“케인. 집어치워. 쓸데없는 이야기나 하자고 여기 온 게 아니다. 티오니스로 돌아간다.”
짧게 중얼거린 나는 인상을 팍 찡그리며 그대로 허공을 걷어찼다.
메인 목적 중 하나인 한유나의 보호를 완수했으니 볼일은 끝난 것이다.
순식간에 차원 열쇠가 반응하자 강풍이 몰아쳤고 현아는 깜짝 놀란 얼굴로 우리를 바라보았다.
“따라와 임마.”
이윽고 케인의 귀를 잡아당긴 나는 비명을 지르는 녀석을 이끌고 그대로 들어가 버렸다.
* * *
“너무 경솔했습니다. 뒤처리는 하셨어야죠. 그녀를 보호하려고 작정했으면…….”
“됐어.”
“…….”
깔끔하게 일축해버린 내가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일리나에게 돌아가. 앞으로 지구에 관한 문제는 간섭하지 마. 쳐다보지도 마. 완전히 잊어.”
“대체 이유라도 들어봐야겠습니다. 저는 넬타리드 님의 명령에 따라 당신을 조력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당신은…….”
그는 말끝을 흐렸다.
“너무 경솔합니다. 평소와 달라요.”
“이봐 케인.”
한걸음 내디딘 나는 망설임 없이 그의 멱살을 잡아 벽면에 처박았다.
“내가 볼 때 넌 그 주둥이를 조금만 조심이 놀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만.”
“대체 왜 그러는 겁니까.”
“왜 그러냐고? 내가 물어보자. 넌 뭔데 이렇게까지 날 돕는 거지?”
“데이비, 그만해.”
페르세르크가 불안한 얼굴로 나를 진정시키기 시작했다.
“지금 그게 왜 나옵니까 대체!”
“좋아 질문을 바꾸지. 당장 내 눈앞에서 꺼질래? 아니면 내 손에 죽을래.”
더 이상 나와의 대화가 무의미하다 여긴 것일까.
케인은 인상을 찌푸린 채 나를 올려다보다 눈을 감았다.
“지금 당신은 대화할 상황이 아니군요.”
그리고는 평소 나와 대화하던 진짜 케인이 아닌 다른 인격이 잠들고 본래의 인격이 눈을 뜬다.
“헉?! 뭐…… 뭐야 인간!”
“말씨름해줄 여유가 없으니까 일리나에게 돌아가.”
“뭐…… 뭔데! 무슨 일이!”
“돌아가라.”
내 말에 녀석이 움찔거린다.
그리고는 날개를 펄럭이더니 잽싸게 내게서 도망치며 혓바닥을 내밀었다.
“베에! 나쁜 인간!”
순식간에 사라져버리는 케인을 뒤로한 채 페르세르크가 다가와 내 손을 꼭 잡았다.
“이번엔 그대가 너무 경솔했어. 발언부터 뒷 처리까지 어느 하나 제대로 감당할 수도 없었던 게야.”
“…….”
“데이비. 미련이 없지 않잖아.”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거짓말 하지 마. 그대, 동생을 본 뒤로 제대로 된 판단을 아예 못하고 있던 건 알고 있어?”
그녀의 말에 나는 짜증스레 받아쳤다.
“제대로 된 판단을 못 해? 페르세르크 나는 지금 냉정해.”
“후우…… 일단은 푹 쉬는 게 좋으련만…….”
그렇게 말한 그녀가 얼굴을 붉게 물들인다.
고민에 고민하듯 침묵하던 그녀는 조심스레 내게 손을 뻗었다.
“그…… 데이비, 뿔 만질래?”
자신의 뿔을 보여주며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조심스레 말하는 그녀였다.
“너…….”
예상외의 행동에 놀란 내가 그녀를 보자 그녀는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시선을 내리깐 채 말했다.
“시…… 싫으면 관두게나.”
콱!!
나는 반사적으로 그녀의 팔을 잡아 품에 안으며 말했다.
“누가 싫다고 했나.”
* * *
페르세르크가 잠들고 나는 홀로 생각에 잠겼다.
프리아 여신보다는 이제 넬타리드의 힘이 더 강하게 느껴지는 차원 열쇠는 본래 한번 사용할 시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야 다시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지구에 오지 못하게 막던 넬타리드가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나를 다시 지구로 불러들이고 있었다.
“당신이 원하는 게 이거냐?”
나는 다시금 활성화된 차원 열쇠를 노려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오지 말라고 할 땐 언제고 갑자기 왜?
속 시원하게 대화를 할 수 없으니 그저 추측하는 게 전부인 상황이다.
넬타리드가 굳이 나를 적대할 이유는 없는데.
내게 호의적이라도 지금 같은 상황을 유도한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나는 전생의 동생에게 어떤 미련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현아는 잘 지내고 있지 않던가. 가난하던 과거와 다르게 그녀는 일류 기업의 후계자로서 차곡차곡 자신의 존재를 키워나가고 있었다.
이제 와서 내가 끼어들 자리도 없거니와 그걸 할 이유도 없었다.
하지만 불안한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직 해결 못 하고 넘어온 것들이 너무 많았으니 말이다.
츠츠츳…….
마치 홀린 것처럼 차원 열쇠를 가동한 나는 문득 내가 왜 지구로 다시 향하는지 모르게 되어버렸다.
“가만. 내가 지구로 갈 필요가 있나?”
한유나와의 계약. 로드 오브 기어스를 통한 계약은 완수되었다.
케인이 한유나를 노리던 재벌가의 망나니 고진석을 죽여버렸으니 말이다.
그의 사망으로 여러 문제가 발생하긴 하겠지만 그것을 핑계로 한유나가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사실상 낮았다.
그렇다면 더 이상 그곳에 발을 들이밀 이유는 없는데.
나는 복잡한 표정으로 차원 열쇠가 활성화되는 것을 지켜보다가 걸음을 옮겼다.
“미련은 없어…… 미련은 없다고.”
이제 남일 뿐이고. 과거의 인연일 뿐이다.
“조금만 보고 오는 건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한 나는 이번엔 케인도, 페르세르크도 없이 나 홀로 이동했다.
내가 힘을 발현하면 같이 있는 존재는 물론, 그에 엮인 존재들도 위험하다 하였던가.
금기의 업을 사용하면 나는 안전하겠지만 그 영향에서 만약에 신현아가 휘말리게 된다면 그건 곤란하기 그지없다.
그러니.
괜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그저 보고만 오는 것이다.
“그래. 이건 에프터 서비스일 뿐이야.”
나는 충동을 이기지 못하고 한 발 내디뎠다.
그리고.
차원 열쇠를 넘어 도착하기가 무섭게 나는 의외의 상황에 인상을 찌푸렸다.
옷을 갈아입는 도중이었는지 블라우스를 손에 쥐고 있던 그녀와 눈이 마주친 것이다.
“꺄…… 꺄악?!”
순식간에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는 그를 보며 나는 대뜸 입을 열었다.
“뭐하냐 오징어 꼴뚜기가. 꼴에 차려입고 선이라도 보러 가나?”
내 말에 그녀의 표정이 왈칵 찌푸려진다.
“웃기고 자빠졌네, 학교 가는 거거든? 세발낙지 같은…… 어?”
아무 생각 없이 너무 익숙하게.
늘 그렇듯 말하던 나도 놀랐고.
그걸 익숙하게 받아치던 그녀도 눈을 크게 떴다.
내겐 체감이 천년이나 지난 너무 익숙한 대화였다.
“됐고! 고개 안 돌려?!”
기겁한 얼굴로 내게 물건을 집어 던지는 그녀였지만 그녀가 던진 물건은 나를 아무렇지도 않게 통과할 뿐이었다.
미련했다.
전생의 가족에게 어떤 미련도 없다고 말한 주제에. 내가 이곳을 오긴 왜 왔단 말인가.
머리가 냉정해지며 나는 지금 내가 벌이는 이 멍청한 짓에 대해 회한이 들기 시작했다.
냉정하게, 더 이상 서로 위험해질 수 있는 어떤 빌미도 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그녀와의 접촉이 더 이상 없는 경우면 된다.
그러니 곧바로 차원 열쇠를 열어 돌아간 뒤 지구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면 될 일이었다.
그래. 그게 가장 냉정한 방법이다.
“요즘은 학교를 가는데 그렇게 차려입나?”
허공에 대고 홀로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모습도 퍽 웃길 테지만 나는 일단 고개를 돌린 채 물었다.
“과 선배 부탁으로 소개팅 나가는 것뿐이야. 뭐야 당신, 저승사자라서 그런 것도 모르는 건 아니지?”
이미 그녀와 나는 첫인상부터가 서로 꽝인 입장이었다.
별로 사이도 좋지 않았고 내가 단순한 인간이 아닌 저승사자 같은 것이라 착각하는 현아였기에 그녀는 제법 내게 편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뭐…… 뭘 나가?”
“소개팅.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좋은 관계를 갖기 위해 만나는 거. 혹시 저승사자는 연애도 안 해?”
그녀의 질문에 내가 인상을 대뜸 찌푸렸다.
“이게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게 나가긴 어딜 나가! 화장 꼴은 그게 뭐야! 귀신이냐?! 간이라도 빼먹었냐? 어? 머리는 또 왜 그 모양이야.”
미련은 없다.
그러니. 이건, 그래. 단순한 선행일 뿐이다. 내가 늘 변덕 부리듯 하던 그것.
“옷 저걸로 바꿔입어. 머리 풀고, 그 머저리 같은 립스틱도 좀 치우고!!”
내 호통에 그녀의 표정이 찡그려진다.
“뭐야 이 인간, 아니 저승사자.”
이제는 남들이 보이지 않는 게 유일하게 보인다는 이유로 혼란스러워 할 것도 남지 않은 모양이었다.
“뭔데 자꾸 찾아와서 이 난리야? 당신 나 좋아해?”
“세발낙지가 정신줄 까지 놨네. 어이구, 이걸 누가 데려가서 살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내 말에 그녀가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하…… 아니 뭐 이런 게 다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