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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672화 (671/1,559)

제 672화

192. 반신의 위광

현재 한국은 때아닌 국제적 관심으로 가득한 상황이었다.

얼마 전 존재한 정체 모를 교량 붕괴사건.

그로 인해 수많은 인파가 사고에 휘말려 사망했다.

단순한 관리부실에 의한 사고라 여기기엔 충분한 일이다.

하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엔 너무 미심쩍은 구석이 많았다.

무너진 교량은 실질적으로 얼마 전 있었던 자체적인 검사로 인해 아무 문제가 없다는 보고가 내려와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대번에 무너졌다?“

더 황당한 것은 교량이 무너진 방식이었다.

부서진 파편을 조사해본 조사단은 이 교량이 무너진 이유가 거대하고 날카로운 칼로 단번에 베어버린 것 같다는 점이었다.

그 외에 파괴 흔적도 있지만 어마어마한 길이의 교량을 이렇게 단칼에 베어버리는 건 사실상 어떤 방식으로도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었다.

마치 거대한 무언가가 싸운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참혹한 현장은 연일 연시 그 기괴한 현장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붐비는 우스꽝스러운 일이 생겼다.

하지만, 가장 인터넷 커뮤니티를 뜨겁게 만든 건 교량붕괴가 아니었다.

붕괴된 교량이 위치한 강의 한복판에서 쏟아져 나온 빛이 문제였다.

“누나.”

수소감귤맛스타. 윤지환은 굳은 얼굴로 붕괴된 교량을 바라보았다.

사실 전문가가 아닌 입장에서 보면 부실공사로 교량이 무너졌건 외계인이 출몰해 교량을 박살 냈건 구분할 순 없다.

애초에 파편 하나 남기지 않고 죄다 박살 났는데 그들이 무엇을 보고 어떻게 판단하겠는가.

대부분의 인터넷 커뮤니티는 그런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교량 붕괴사건이 모두에게 뜨겁게 달아오른 이유는 좀 전에도 언급하였듯 연녹빛의 반투명한 빛줄기 때문이었다.

“나만 보이는 게 아닌 거…… 같은데.”

물리법칙을 무시한 거대한 빛의 잔상. 대체 어디에서 어떻게 빛이 쏟아져 나오는건지 알려진 바가 없으니 더더욱 호기심을 자극할 수밖에.

인터넷에선 외계인이 왔다 간 흔적이다. 혹은 국가에서 비밀리에 실험한 새로운 무기의 여파다. 또, 누군 자연재해로 생긴 흔적이다.

말은 많았지만, 그 누구도 그것을 직접적으로 확언할 순 없었다.

하지만 산소맛곰탕, 윤지아나 그녀의 동생인 윤지환은 그걸 단순히 받아들이기 힘든 입장에 있었다.

“내가 보기엔 당장이라도 움직일 거 같은데…….”

“환이 너도 그렇게 보여?”

“누나 눈에 어떻게 보이는데?”

“말도 안 되게 거대한…… 문어 다리.”

빨판이 달라붙은 거대한 다리.

다른 이들은 그저 빛의 기둥이라 말하지만 두 남매의 시선에 보인 그것은 빛의 기둥이 아닌, 형체가 불분명한 거대한 문어 다리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물론, 크라켄의 다리라고 하기엔 형체도 불투명하고 그 크기 차이도 너무 거대했지만 말이다.

왜 다른 사람들은 저걸 보면서 이상한 점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의문을 남들에게 말해본들, 수소의 친구 포도맛은 뭔 헛소리냐는 입장을 대뜸 표현한 적도 있었다.

일정 거리 이상 다가갈 수 없어도, 멀리서 봐도 훤히 보이는 거대한 문어 다리를 구경하던 산소는 순간적으로 눈을 크게 뜨며 손을 뻗었다.

팍!!!!

그리고, 남동생인 수소, 윤지환이 반응하기도 전에 그에게 손을 뻗었다.

그녀의 손에는 검은 깃털을 지닌 비둘기가 쥐어져 있었다.

“어…… 어어? 꺄악!”

처참한 몰골로 죽어있는 비둘기를 놓쳐버린 산소가 비명을 지르며 주저앉아 버리자 수소, 윤지환이 눈을 크게 뜨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누나!”

“뭐…… 뭐야 저거?!”

자신이 잡고도 당황했는지 그녀는 쉴 새 없이 떨리는 눈을 주체하지 못했다.

스스로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지만, 정확히 수소를 향해 하늘에서 떨어지는 죽은 비둘기를 그녀가 낚아챈 것이다.

“누나가…… 잡은 거야?”

“아…… 아니 나도 모르게…….”

기겁하며 중얼거리는 그녀가 인상을 찌푸렸다.

수소의 입장에서 그의 누나인 산소는 현실에선 지독한 몸치로 유명했다.

그런 그녀가 수소도 눈치채지 못한 것을 먼저 눈치채고 이렇게 깔끔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을까.

“아니 그보다…… 이 비둘기 대체 뭐야?”

단순히 죽은 게 아니라 끔찍한 몰골로 죽어있다. 마치 허공에서 무언가에 의해 쥐어뜯긴 것 같은 참혹한 몰골이었다.

불길하기 짝이 없는 현상에 잠시 침묵했을까.

흠칫 놀란 두 남매는 하늘을 쳐다보지도 않은 채 마구잡이로 달리기 시작했다.

툭…… 툭…….

후두두두두둑!!!!

동시에.

마치 예지라도 한 것처럼 두 사람이 있던 장소 일대에 끔찍한 몰골로 죽어버린 비둘기 사체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연녹빛의 불투명한 빛.

그리고 하늘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비둘기의 사체.

끔찍한 징조가 계속되자 한국 여론이 꼬리에 꼬리를 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공포와 혼란을 먹어치우며 무언가가 어둠 속에서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 * *

본래 영혼의 격을 상승시키기 위해 헤라클래스의 힘이었던 금기의 업보를 사용하던 데이비 왕녀는 힘의 대부분을 순간적으로 내게 강탈당했음에도 내게 덤벼들지 않았다.

그녀도 나도 모를 수가 없었다.

방금 내가 그녀의 의식을 방해한 것도 오랜 준비 끝에 내려진 한방이며, 지금 그녀가 단순히 덤벼들어서 다시 빼앗기엔 서로가 너무 위험하다는 것을 말이다.

짧은 고민 끝에 그녀는 곧바로 내게 다가오더니 내게 연동되어 빼앗긴 금기의 힘 이외에 다른 힘들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내가 웬만하면 저주 거는 일이 잘 없는데…….넌 좀 그렇다.”

나를 향해 말하는 그녀의 얼굴에 긴장감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그 눈빛에는 씁쓸함이 어려있었다.

자신이 서서히 가짜라는 것을 인식한다.

세계가 회귀할 때마다 뒤틀려있던 거짓은 진실로 대체되어 본래의 자리를 되찾았고. 그 과정에서 그녀는 자신이 스스로가 가짜라는 것을, 그리고 나와의 일을 조금씩, 아주 조금씩 기억하고, 인지하기 시작했다.

옐로카드!

명칭상 옐로카드지만 경고장이나 다름없다.

그것은 주신 프리아 여신이 내게 내린 경고장으로써. 3장이 모이면 그녀와 나의 관계는 어쩌면 돌이킬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분노한 프리아 여신의 힘이 내게 내리 꽂힐 수도 있고.

반대로 그녀가 더 이상의 기회를 주지 않고 나를 품에 거둬들여 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중요한 건 이미 시작했다면 끝을 봐야 한다는 것.

프리아 여신이 만들어낸 지금이 아니면.

기회는 없으리라.

육신은 불가능할지라도.

몽환 세계이기에 영혼만큼은 간섭할 수 있다.

“집중해 새꺄! 콱 씨 요단강 건너고 싶어?!”

완전히 제어할 수 없는 힘은 독이나 다름없다.

내가 제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난 금기의 업보는 내 육신이 아닌 영혼을 짓누르고 당장이라도 갈기갈기 찢어발길 것처럼 굴었다.

쿵!!!

무릎을 꿇은 채 이를 악물고 눈을 부릅뜬 나는 회랑에 있을 적과는 다르게 지금 내가 가진 것들을 십분 활용했다.

프리아 여신의 신성력.

주신 프리아 여신은 좋은 의미건, 나쁜 의미이건 내게 그녀의 힘을 심어 넣었다.

그리고, 그 힘은 아직까지 남아 내 몸 안에 잔류하고 있다.

인간이,

반신도 아닌 신의 힘을 몸에 품었는데.

그걸 어찌 쓰지 않을까.

신의 힘을 흉내 낸 마나인 신성력과는 그 위계부터가 다른 프리아 여신의 힘이 금기의 힘과 뒤섞이며 나를 유지해주기 시작했다.

수많은 실패 끝에 내가 내린 마지막 결론.

실패 같은걸 할 생각은 없었다.

쩌적!!! 쩍!

영혼이 갈라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금기의 힘이 완전히 나를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데이비 님!”

“가까이 오지 마!!”

허둥지둥거리며 륀느가 내게 다가오려 하지만 내 폭주를 제어해주던 데이비 왕녀가 격하게 소리치며 륀느의 접근을 막았다.

“지금 들어가면 다 죽는 거야. 알겠어?! 륀느! 가서 전해! 영지민 전원 대피시키고 이곳 반경 5킬로미터 이내에 개미 새끼 하나 없게 하라고!! 빨리 움직여!”

그녀의 외침에 그녀를 따르는 륀느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등허리에 난 날개를 팔락거리며 빠르게 날아올랐다.

“너, x병할 놈 실패는 용납 안 한다. 가짜고 진짜고 그딴 건 관심 없고 너 때문에 내 영지민 하나라도 죽으면…….”

말끝을 흐린 그녀가 똑바로 내 눈을 직시해왔다.

“어떻게 할지는 네가 가장 잘 알 거다.”

“거 맡겨보래도.”

섬뜩하게 으르렁거리는 그녀를 향해 피식 웃어 보인 나는 이전과 다르게 신의 힘을 머금고 빠르게 제어되기 시작하는 금기의 힘에 그대로 영혼을 맡기듯 의식을 놓았다.

그리고. 대 변화와 함께 흐릿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억겁의 시도에도 반복되는 선택을 내린 가엾고 어린 성자여. 그대의 바람에 마지막 자애와 축복이 함께하기를.]

체념한 듯한 목소리와 함께.

옅은 빛과 함께 순백의 깃털이 마치 이곳에 신이 있었음을 알리는 듯한 흔적을 남겼다.

* * *

팔란 제국은 이미 극심한 냉기의 폭풍으로 얼음 지옥이 된 후였다.

제국을 지키던 늠름한 로열가드들은 얼어붙은 시체가 된 후 다시금 심연을 갈망하는 망자가 되어 서늘한 기세를 내뿜었고 활기와 절제로 가득했던 황궁은 침묵과 슬픔으로 가득 남았다.

살아남은 자 하나 없는 생지옥이 되어버린 팔란 제국의 수도를 덮친 거대한 냉기 폭풍은 단순한 추위가 아니었다.

끝없는 어둠을 바라본 이들이 느끼는 서늘함과 오싹함을 기반으로 한 냉기로 사물조차 공포를 느껴 얼어붙게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페르세르크의 힘이 강해지면서 이 땅에 넘어오는 데에 성공한 심연의 괴물 오버 마인드는 팔란 황성, 황제의 궁 지하에 위치한 지하제단에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본래엔 팔란 제국에서 신처럼 모시는 검신 하레스에게 제사를 올리기 위한 제단이었으나 지금 그곳은 끔찍한 점액과 두껍고 혐오스러운 눈동자가 달린 촉수로 가득했다.

지독한 형상을 지닌 괴물은 본체에 거대한 눈동자를 기준으로 수백 수천 개에 달하는 눈동자들이 다닥다닥 붙어 혐오에서 흘러나오는 공포를 자극하고 있었다.

철컹!!!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끔찍한 형태로 움직이던 살점 덩어리가 벌어지며 그 안에서 얼어붙은 한 남성이 떨어져 나왔다.

철푸덕 소리와 함께 살점이 반쯤 뭉개진다.

살이 썩어 문드러진 부분에서는 정체 모를 금속이나 비늘 같은 피부가 듬성듬성 돋아났고, 얼굴은 매끄러운 구슬처럼 변해 이목구비를 구분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의 복장.

그리고 그가 쥔 황태자를 상징하는 검이 그의 정체를 알려주었다.

팔란의 황태자 살리반.

전 황태자와는 방식은 달랐으나 제 동생을 지키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을 고수하는 사내였다.

하지만 그런 그조차 현재엔 끔찍한 망자가 될 뿐이었다.

먹어치운 자의 정신을 끝도 없이 붕괴시켜 절망과 심연이 가득한 망자로 바꾸는 존재.

망자의 모체이며 심연의 공주와 같은 힘은 없어도 위험성은 그보다 더 상위에 위치한 괴물.

형태부터 끔찍하기 그지없는 오버 마인드는 영악하게도 자신을 호위해줄 심연의 공주까지 불러들였다.

티오니스는 비교적 다른 세계에 비해 심연의 공주가 출입하기 쉬운 장소였다.

게다가 페르세르크의 힘을 오버 마인드가 강화시키고 프리아 여신의 영향력이 줄어든 탓에 더더욱 넘어오기 쉬워진 것도 사실이었다.

본디 차원을 넘는 건 상식적으론 불가능하지만.

심연은 신이 수억 수천억으로 잘게 잘게 쪼개진 파편.

그 힘의 근원은 엄연히 상위의 힘이었다.

말없이 침묵하던 심연의 공주는 한 손에 화검을 또 한 손에 냉검을 든 채 천천히 걸어 올라가는 망자, 살리반을 바라보다 스르륵 움직였다.

동시에 그녀의 하반신이 마치 뱀처럼 길어지기 시작했고, 길고 길던 그녀의 머리카락은 푸석푸석한 밧줄처럼 변하며 그 길이가 거대하게 변한 뱀의 꼬리 절반을 뒤덮을 정도로 거대해졌다.

두 개의 팔은 분열하듯 네 쌍으로 분열했고, 그 길이도 본래의 팔길이의 두 배 이상으로 길어졌다.

공허하고 섬뜩한 눈동자는 검은 눈물이 흐른 자국처럼 문양이 드러났고 섬찟한 공포감을 자아냈다.

스르륵…….

거대한 창을 들어 올린 채 섬뜩한 안광을 번뜩이는 그녀는 이미 본래의 형태의 절반을 잃어버린 후였다.

오버 마인드에게서 흘러나온 끔찍한 진액이 주변을 얼려버리고 타락시켜 망자화 시킨다.

이들이 만드는 망자는 단순히 죽은 이가 다시 일어나는 그런 망자와는 달랐다.

점차 힘을 키워가는 오버 마인드가 서서히 자신의 힘을 세상 곳곳으로 퍼뜨리기 시작했다.

세계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힘이 변이가 일어나고 인간이 망자화하여 같은 인간을 물어뜯고 찢어발기리라.

그래야 했는데.

쩌적!!!

갑작스레 몸을 비틀거린 심연의 공주의 얼굴에 당혹스러움이 어린다.

[이게 무슨…….]

수백의 목소리가 중첩된 듯한 끔찍한 소리와 함께 반뱀 반인의 형태를 한 심연의 공주가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오버 마인드의 눈동자는 한결같았다.

[쓰으으으으…… 어머니께서 힘을 제어하기 시작했다. 불가능할 터인데.]

[…….]

[하나 상관없다. 이 계획을 놈은 파훼할 수 없을 것이고. 우리를 막았을 때 놈의 곁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으리라. 그가 무너져 내리면 우린 어머니를 데리고 심연으로 돌아가면 될 일.]

스산한 목소리와 함께 갑각으로 몸에 돋아난 수천의 눈동자를 덮었다가 다시 뜬 오버 마인드가 살리반이 사라진 쪽을 향해 촉수를 뻗었다.

짜드드득…….

그때였다.

갑자기 지하 제단을 빠져나가던 그의 촉수가 검게 변질되기 시작하더니 점차 가루처럼 바스러지기 시작했고 이내 완전히 무너져 내려버린 것이다.

소리소문없이 파고드는 그 변화에 놀란 듯 오버 마인드가 촉수를 회수한다.

그리고는 거대한 눈동자를 제단에서 황제의 어전으로 이어지는 유일한 통로 쪽으로 돌렸다.

그곳에선 두 명의 기척이 느껴지고 있었다.

“내가 회귀하는 시간은 이미 저놈이 나온 후라 여기까진 못살려.”

그렇게 말한 청년이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와 발을 맞추듯 닮은꼴의 소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길고 아름다운 검은 머리카락과 대비되는 매혹적인 붉은 눈동자를 지닌 소녀였다.

[하찮은 필멸자가 이곳에 온들 달라지는 건 없다.]

오버 마인드의 묵직한 의지가 제단 전체에 울려 퍼진다.

보통 존재라면 귀를 틀어막고 바들바들 떨어야 할 만큼 그 목소리가 풍기는 싸늘함은 차원이 달랐다.

하지만 오버 마인드와 심연의 공주를 본 두 남녀의 표정에 스산한 살기와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리고, 닮은꼴임을 입증하듯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입을 열었다.

“이거 한번 해보고 싶었지.”

“이거 한번 해보고 싶었어.”

[이의 있소.]

스르륵!!!

반인 반뱀의 심연의 공주가 거대한 창을 휘둘렀다.

동시에 공간이 찢어진다.

어떻게 된 건지 그녀의 그런 행동과 동시에 대여섯 명의 압도적인 힘을 품은 존재들이 공간 저 너머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명백히 반복회귀하면서 벌어지지 않은 이상 현상이었다.

하지만 청년과 소녀의 표정은 한없이 여유로웠다.

“전에는 두 명이었는데. 이젠 다섯이라…… 은신능력 대단하다?”

“그러게. 전혀 모를 뻔했잖아.”

“살리반이 망자가 되어서도 왜 나를 계속해서 불러들였는지 알 거 같네. 지하에 이런 놈들이 있었으니.”

담담하게 중얼거린 청년이 한 발 내디뎠다.

“그동안 쌓인 것도 많았는데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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