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95화
압도적인 공포에 백색 고블린들의 몸이 파르르 떨린다.
기괴한 녀석들의 얼굴엔 명백히 공포가 서렸다.
쿠웅!!! 쿵!!!!
마치 소리가 사라진 것처럼 고요해진 공간에 유일하게 울려 퍼지는 굉음이 들린다.
쿠웅!!!
숨을 헐떡거리며 경악하고 있던 현아가 고개를 들기가 무섭게 하늘에서 거대한 체격의 기괴한 이형 괴물이 추락하듯 내 옆에 떨어졌다.
“죽이는 게 불가능하다던 대형 몬스터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리는 현아의 시선이 곧 크레이스라는 거대한 괴물 뒤편에서 튀어나온 두 인영을 보고 복잡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정도면 인간은 멸종당해도 이상하지 않겠네.”
“륀느. 강력한 주포 화력으로 처리 가능하다 보고해.”
“넌…… 아니다.”
마치 산책이라도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의 모습에 현아의 시선이 다시금 내게로 돌아왔다.
“날 기억하나?”
내 물음에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당신…….”
기억하는 모양이네. 지구의 기억을 한차례 뒤집어서 싸그리 잊혀질 가능성이 높다 들었는데.
아무래도 귀안이 한몫을 했던 모양이었다.
“대체 어디 갔다가 이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는 듯 떠듬떠듬 중얼거렸다.
그런 그녀를 지나치며 내가 가장 가까이 있던 백색의 고블린에게 다가간다.
-키…… 키이익…….
몸이 굳어버린 듯 제대로 도망치지 못한 고블린은 나를 올려다보며 한발 뒤로 빼고 주춤거렸다.
그리고. 잠시간의 대치 끝에 놈은 결정을 내렸다.
-키아아아아아아악!!!
뒤도 보지 않고 도망치는 것으로 말이다. 한 마리가 도망치니 다른 녀석들도 덩달아 도망치는 모양새였다.
“동작 그만.”
내 목소리에 허겁지겁 도망치던 녀석들의 발걸음이 멈춰졌다.
닥치는 대로 파괴해온 파괴본능만 남은 몬스터들이다.
하지만 그들이 느끼는 감정은 엄연한 공포였다.
그것도 지독한 공포.
“이봐요…… 지금 무슨…….”
“신현아, 나이 이십 삼세. 신씨 가문 셋째. 맞나?”
고블린을 무시한 채 나는 조용히 그녀에게 물었다.
그 목소리가, 너무도 진지하고. 무거웠던 탓에 그녀는 한참 동안 대답하지 못했다.
아니. 대답하지 않았다.
“대답해. 신현아. 이십 삼세. 신씨 가문 셋째. 위로는 장녀 신연희, 그리고 장남으로 병환으로 먼저 떠난 신현수가 있다. 어릴 때부터 가난하게 살아왔고.”
내 말에 그녀가 숨이 막힌 듯 눈을 크게 뜨고 굳어버렸다.
“하나뿐이던 오라비는 바보같이 병에 걸려 평생을 병실에서 살다가 떠났다. 맞나?”
“…….”
“넌 시험을 치르고 있었고, 결국 임종을 보지 못했다. 하필이면 마지막에 싸운 게 평생의 한이 되었고, 그 때문에 납골당에 유골을 보관했지. 그 후 네 삼촌이 너와 네 언니를 거두었고, 이전과는 다르게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되었다.”
속사포처럼 입이 열린다.
“맞나?”
그녀는 마치 충격을 받은 듯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대답하면…… 어떻게 되는데요?”
“…….”
“이야기 들은 적 있어요. 저승사자가…… 생자의 이름을 부를 때. 그때 어떻게 되는지.”
그녀의 목소리에 물기가 서렸다.
착잡한 심정을 억누른 듯 말한 그녀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당신…… 저승사자잖아요.”
저승사자든, 저승 차사든 그게 무슨 상관일까 싶다만.
그녀는 경계한 표정으로 나를 향해 계속해서 물었다.
“말해줘요. 당신의 물음에 답하면. 저를 거두어갈 건가요?”
“대답은?”
“저는 여기서 죽었나 봐요? 아니 죽을 처지인가? 하…….”
그녀가 허탈하게 웃어 보였다.
“생각해보니 웃기네. 저 희멀건 한 괴물들에게 둘러싸였고. 각성자들도 하나같이 저 거대한 괴물을 피해 도망쳤고…… 그 누구도 나를 구하러 올 상황이 아닌데. 유일하게 나를 구해준 게 저승사자, 참…… 웃기죠?”
그녀의 물음에 나는 조용히 걸음을 내디뎠다.
뚜벅뚜벅 발소리가 주변을 짓누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어떻게 되는데요?”
다 포기한 듯 말하는 그 모습에 나는 조용히 그녀의 뺨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따악!!
“꺅!”
그녀의 이마를 가볍게 때렸다.
“영화를 너무 많이 봤네.”
“아파! 뭐 하는 짓이에요!!”
“정신 차리고 이리와. 쥐뿔도 없는 게 여기서 뭐 하는 짓이야.”
“…….”
그녀를 당기기가 무섭게 그녀가 나를 제지하며 뭐라 말하려 했다.
하지만 그보다 빠르게 내 손에서 딸랑! 하는 방울 소리가 울려 퍼졌다.
쉬리리리리릭!!!
동시에 내 품 안에서 날아든 부적 몇 장이 허공을 유영하더니 빛으로 된 오색실을 만들어냈고.
-키아아아아악!!!!
하늘거리던 오색실이 일순간 칼날처럼 번뜩임과 동시에 고블린들의 몸이 완전히 굳어버렸다.
파스스스스스스!!!
그리고. 놈들의 육신이 검은 가루가 되듯 분해되기 시작했다.
신비로우면서도 섬뜩한 그 장면에 현아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그저 멍하니 놈들이 사라져 가는 걸 지켜보았다.
“뭐해. 여기 계속 죽치고 있을 건가?”
“자…… 잠깐만요!”
그녀가 당황한 듯 나를 향해 소리쳤다.
서로 말다툼을 하고 있던 베르단데와 륀느의 시선도 나와 그녀에게 향한다.
“제가…… 제 언니와 오빠에 대해 당신에게 말했던가요?”
“했지.”
“그렇게 자세하게?”
“기억이 안 나나 보지 뭐.”
내 말에 그녀는 뭔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복잡한 표정을 지었지만 이내 급히 나를 따라나섰다.
* * *
케인이 접선책인 동족을 만나기 위해 베르단데와 떠났다.
이후 륀느와 단둘이서 무너지기 직전인 건물로 들어선 나는 일차적으로 이 지구에 벌어진 종합적인 사태를 그녀에게 캐묻기 시작했다.
뭘 하든 정보가 있어야 할 테니까.
“그래서, 겁도 없이 각성자도 아닌 주제에 이 위험한 곳까지 보급 물자를 가지고 운반하고 있었다. 이 말이냐? 이게 말이야, 막걸리야.”
“윽…… 조용히 하세요! 아픈 사람이 있는 곳에 의사가 가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그래서? 내가 살린 네 언니는, 잘 지내고 있나?”
“…… 네. 언니는 회복 중이에요. 하지만 당신의 말대로 몸도 많이 약해져 있고 상황도 이런 상황이라 현재는 대구 쪽에서 지내고 있어요.”
“대구?”
“네. 일단 한국은 현재 멀쩡한 도시가 많은 편은 아니니까요. 낙동강 방어선을 기준으로 연합군이 진을 치고 있고, 부산에서 들여오는 다수의 물자를 대구에서 구분해서 전국 각지 지원품목으로 보내고 있어요.”
그녀가 한 말은 절대 일개 사기업에서 할만한 일은 아니었다.
물론, 취지가 나쁘다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녀가 직접 이렇게 물품을 지원하기 위해 이 위험한 장소까지 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런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무언가 말하려던 찰나였다.
삑…… 삑!
어디선가 들려오는 청명한 소리에 고개를 돌리자 그녀가 화들짝 놀라며 품속에서 작은 기계 장치를 꺼내 들었다.
에일리언 탐지기냐.
작은 디스플레이가 부착된 장비는 레이더처럼 계속해서 화면을 비추고 있었다.
화면에는 점이 하나가 반짝였다.
“알프 온라인 제작사에서 전 세계에 배포한 장비예요. 괴물들의 위치를 알려주거든요.”
“…….”
그리고, 또 한차례 레이더가 반짝였을 때. 한 개였던 점은 어느새 5개로 불어나 있었다.
“이리로 오고 있어…….”
나지막이 중얼거린 그녀는 담담해 보였지만 그 이후의 상황에 곧 표정이 창백해지기 시작했다.
다섯에서 수십. 그리고 또 한차례 반짝임이 수백에 달하는 점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제대로 구분하기 힘들 정도의 수치였지만 어림잡아 일백은 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그 점들이 레이더의 중앙지점에 거의 도달했을 때.
갑자기 레이더에서 모든 점들이 사라졌다.
침묵하는 그녀를 보며 나는 륀느를 불렀다.
“륀느, 섬멸 모드.”
동시에 나는 멍하니 장비를 들여다보는 현아를 잡아챈 뒤 허공에 손을 튕겼다.
콰아아아아앙!!!!!!
그리고. 내 핑거 스냅이 신호라도 되듯 우리가 들어와 있던 건물이 일순간에 박살 나며 거대한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겉보기에도 크기가 8미터는 되어 보이는 새하얀 피부의 괴물.
오우거와 흡사하지만, 그 크기와 피부색이 완전히 달랐다.
-크오오오오오오오!!!
쩌렁쩌렁한 포효와 함께 괴물이 현아를 향해 손을 뻗었다.
콰지지직!! 쾅!!!!
그리고, 그 백색의 오우거와 동시에 나머지 벽면도 모조리 박살 나며 일제히 적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너, 저놈들한테 빚진 거 있냐?”
내 물음에 그녀가 눈을 크게 뜨고 고개를 세차게 저어 보였다.
완전히 굳어버린 그녀의 모습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 이거지.”
어디를 가든 막장 드라마에서나 볼법한 그런 것들.
뻔하디뻔한 일이다. 지구에 이놈들이 생겨나면서 무언가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런 상황에 괴물들은 어떤 모종의 존재에게 조종당하는 개체가 존재한다.
그것이 지금 이곳의 몬스터들.
즉.
누가 현아를 일부러 죽이기 위해 이런 사태를 만들었다.
흉신이?
그놈들이 미쳤다고 현아를 집요하게 노릴까.
그럴 리 없다면, 결론은 하나뿐이다.
인간 중에…… 그것도 현아와 사이가 극도로 나쁜 누군가가 그녀를 노렸다.
“도…… 도망쳐야…….”
입이 굳었는지 제대로 말조차 못 하는 그녀가 억지로 입을 떼 내게 도망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저 몬스터들을 돌아볼 뿐.
“한 마리 정도는 샘플로 남겨놔야겠네.”
그렇게 말한 나는 현아를 향해 거침없이 손을 뻗던 백색의 오우거에게 손을 뻗었다.
빠악!!!
동시에 빛이 번뜩였고 오우거의 안면이 함몰되며 그대로 무너진다.
한 마리는 확보했고…….
흉신이 날뛰고는 있다지만 여기서 이렇게 날뛰는 것까지 감지하진 못하리라.
이미 알고 있다면 숨겨봐야 의미가 없을 테니.
나를 향해 손을 뻗는 현아를 잡아 일으켜 세운 내가 짧게 읊조렸다.
“자자, 청소 시작하자, 애들아.”
쿠웅!!!
내 말과 동시에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어두움에 놀란 현아가 주변을 둘러보다 하늘을 올려다보고 눈을 부릅떴다.
강풍을 불러일으키는 거대한 어둠.
그것은.
거대한 흑룡의 그림자였다.
후우웅!!! 챙그랑!!
거대한 충격파가 아직 멀쩡한 유리창마저 박살 내며 거대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재앙에 가까운 메가로드리아의 공격과 더불어 나는 초월의 종언을 꺼내 허공을 두드렸다.
여기선 성자 이미지 크게 신경 안 써도 되겠지.
괴물도 나오는 마당에.
뼈다귀라고 못 나오란 법이 어디 있나.
[데스로어]
-키아아아아아아아악!!!
사령 마나가 활발하게 움직이며 내 등 뒤에서 거대한 여성형 망령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끔찍한 비명을 지르기 시작하자 경악스러운 광경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지면이 갈라지며 그 안에서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어마어마한 양의 스켈레톤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인해전술은 시대를 불문하고 무시무시한 전술이지.”
죽여도 죽여도 끝도 없이 몰려오는 것.
그것은 시대를 불문하고, 문화를 불문하고 적용되는 절대 이치일 뿐이다.
게다가.
그냥 인해전술도 아니고 상위 사령 마법인 데스로어로 깨운 스켈레톤들은…….
-키아아아아아아악!!!!
따다다다다다다닥!!!
뼈로 된 말을 탄 스켈레톤이 거침없이 골창을 찔러넣자 백색의 코볼트들이 비명을 지르며 피를 뿌리고 쓰러졌다.
피부가 없으니 칼로 찌르고 베어도 부서지지 않는 한 멈추지 않는다.
팔다리 한 부위가 부서져도 순식간에 수복하거나 피해를 무시하고 공격한다.
저승사자답게 죽은 자를 이용한 전투방법에 현아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좀 전까지 괴물이 수백에 달해 공포에 질려있었는데 그보다 수십 배는 많은 해골 병사들이 일제히 일어나 그들을 소탕하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폭풍 용왕과 수많은 스켈레톤. 게다가 죽은 몬스터들의 시체가 일어나 그들을 공격하는 기현상까지.
“이…… 이게 무슨…… 괴물이 괴물을…….”
믿을 수가 없는지 현아가 하늘에서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뿌리고 있는 환수왕과 지상을 종횡무진하는 스켈레톤 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본래라면 메가로드리아의 압도적인 존재감에 그대로 기절했어야 할 그녀였지만 내 곁에 있음으로 그 위압이 중화되고 있는 게 현 사실이었다.
“데이비 님. 륀느가 할 일이 없어졌다고 분석해.”
“저기 저놈 있네.”
내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킨다.
동시에 하늘의 구름을 뚫고 수십 미터는 될법한 거대한 하늘 고래가 모습을 드러냈다.
-뿌우우우우우우우우!!!!
귀가 먹먹해지는 거대한 음파를 발산하는 괴물을 보며 메가로드리아가 고개를 돌렸다.
하늘의 제공권을 장악하고 있는데 겁도 없이 나타나 영역을 표시하니 화가 날 수밖에.
아무리 현명하다 해도 놈의 본질은 포악한 환수이니 말이다.
“선물이다.”
이윽고 나는 조금 더 신경 써서 사령 마법으로 해골마, 즉 팬텀스티드를 소환해주었다.
그러자 륀느가 무표정한 얼굴 그대로 눈을 번뜩이더니 잽싸게 쪼르르 달려가 팬텀스티드의 등에 올라탔다.
“륀느! 매우 좋은 기동성을 확보! 이것을 높게 평가!”
그렇게 외치기가 무섭게 팬텀스티드가 하늘을 날아오른다.
거대한 주포를 치워버린 륀느는 다시금 구현하더니 거대한 금속랜스를 만들어냈다.
웅장한 팬텀스티드와 어마어마한 크기의 금속랜스.
그리고, 팬텀스티드에 타 금속랜스를 들고 있는…….
앙증맞은 쥐방울만 한 크기의 작은 소녀인 륀느.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느낌이지만 륀느에게 신장의 크기나 물품의 무게는 상관없는 문제였다.
륀느의 크기가 저렇게 작아도 중량이 200kg이 넘어가는 게 현실이니까.
“랜스 차지를 채택! 적을 섬멸할 확률을 99.2퍼센트라 판단.”
“0.8퍼센트는 뭐야.”
“데이비 님의 눈치 때문에 잃어버린 미각 데이터의 부재, 륀느의 심술이라고 분석.”
샐쭉 이며 발언한 녀석이었다.
도시락 까먹은 걸 응징한 걸 아직도 물고 늘어지는 지독한 뒤끝을 보여주고 있었다.
히이이이잉!!
성대가 없는 팬텀스티드였지만 말의 울음소리를 낸다.
그리고, 륀느와 함께 하나의 섬광이 되었다.
그야말로 재앙에 가까운 열광선이었다.
“…….”
현아의 경악스러운 시선은 사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다만, 지금 이 난장판을 과연 흉신 놈들이 보고 어떻게 반응할지가 더욱 궁금해질 따름이었다.
“움직여라. 이 도시에 있는 몬스터를 티끌 하나 남기지 말고 모조리 섬멸해라.”
단, 인간은 건드리지 마. 인간 닮은 것도 건드리지 마. 짐승 같은 놈이라도 인간이라면 살려놔.
내 세 마디가 모두에게 인식되었다.
“말 안 듣는 놈은. 내가 손수 괴롭혀줄 테니.”
흉신들에게는 경고사격이었다. 나의 존재를 눈치챈다면 칭찬해줄 것이고.
이런 난장판을 부렸는데도 만약에 모르고 침묵한다면.
이곳은 베이스 캠프화 될 것이고, 놈들은 오늘을 두고두고 후회하게 될 것이다.
* * *
데이비가 환수왕과 신수들을 불러낸 그 시각.
각국의 정보원은 한반도 속초시 쪽에서 발생한 대규모 에너지 파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타이밍이 좋게 러시아제 위성 중 하나인 고르바프 위성 1호가 그곳을 통행했고 그곳의 사진을 찍었다.
물론, 그 직후 거대한 충격파에 의해 위성이 먹통이 되어버렸지만, 사진은 이미 전송된 후였다.
수백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의 괴물의 수도 놀라웠지만 그들의 시선에 더욱 공포가 어리게 만든 것은 다른 것이었다.
압도적인 크기의 거대한 흑룡과.
새하얀 해골의 부대.
대체 그 존재가 무엇인지, 어디서 온 건지 모를 각국의 수뇌부는 이곳에 핵을 쏘아 저 거대한 위협을 제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아직 생존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회에서 최악의 안건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거대한 흑룡과 해골들, 혹은 괴물들이 활개 치기 전에.
속초시 전체를 포함한 일대 영역을 싸그리 소멸시킬 수 있게.
핵미사일을 쏘자는 이야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