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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730화 (729/1,559)

제 730화

위이이이잉!!! 위이이이잉!!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공안들이 부산스럽게 돌아다닌다.

갑작스런 테러 사건이었다.

애초에 인적이 드문 곳도 아니었다.

갑작스런 대 폭음과 하늘을 가득 메울 정도로 퍼져 나가는 검은 연기가 일대를 혼란에 빠뜨리게 만들었다.

“접근하지 마라!”

갑작스런 사태에 공안이 먼저 들이닥쳐 주변을 통제하기 시작했지만, 사태에 궁금증을 느낀 중국 시민들이 아직 전부 빠져나가지 못한 상태라 굉장히 부산스러운 모습이었다.

“대체 무슨 일이랍니까?”

“내가 아나. 몬스터 경보도 아닌데 이게 뭔 난리인지.”

“혹시, 각성자 해방군 쪽일까요.”

“그럴 수도 있고. 우린 시키는 대로만 하면 돼.”

손짓을 하며 동료의 질문을 일축시킨 공안이 말없이 내부를 흘끗 보았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규모 폭파의 흔적이 가득하다. 지반이 완전히 내려앉을 가능성도 제법 높았다.

마치 미리 명령을 받은 듯 일사불란하게 상황지역을 통제하는 공안들이지만 사실 그들도 진상을 아는 이는 없었다.

두두두두두두.

그때 하늘에서 몇 대의 헬기가 도착했고 이내 공안과는 다른 남녀들이 내리기 시작했다.

나잇대는 제각각이지만 그들의 존재를 모를 순 없었다.

그들의 가슴팍엔 중국 소속의 각성자를 상징하는 붉은 마크가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각성자 병단…….”

침을 꿀꺽 삼킨 공안들이 움찔거리며 물러난다.

“상황은?”

그중 가장 선두에 있던 30대 중반의 사내가 싸늘하게 묻자 공안이 기가 바짝 든 모습으로 대답했다.

“사…… 상황보고 드리겠습니다! 현재 통제 완료 후 실시간으로 감시 중이지만 지속된 지진과 굉음을 제외하곤 어떤 것도…….”

“비켜.”

“하…… 하지만 내부에서 뜨거운 열기가 올라오고 있어서…….”

“비키라고.”

싸늘하게 쏘아붙인 사내가 무표정한 얼굴로 따라오는 남녀들을 대동한 채 구멍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서서히 가까이 갈수록 열기는 물론 누군가를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본능적인 무언가가 있었다.

“미묘하군.”

당장 내부를 들여다보라면 볼 수 있을 텐데.

어째서인지 본능이 그것을 계속해서 거부하는 느낌이었다.

“흠…….”

“어떻게 할까요.”

각성자 팀장 차우 황은 윗선에서 내려온 명령대로 움직이기로 결정을 내렸다.

[그곳을 조사해보고 만약 상황이 심각하다 싶으면 흔적도 없이 날려버리게. 절대 알려져선 곤란해.]

명령엔 따른다.

그 외에의 의문은 명줄을 줄게 할 뿐이었다.

“연리화.”

“네.”

“위험이 감지된다. 매뉴얼대로 덮어버려.”

“네.”

그렇게 말한 20대 초반 정도의 여성이 나서더니 구덩이 쪽으로 손을 뻗기 시작했다.

그극…… 그그그그극!!!

동시에 주변의 지반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이내 갈라지기 시작했다.

주변 지반을 통째로 뒤틀어 함몰시켜버리려는 것이다.

알프 온라인에서 극도로 낮은 비율로 존재하는 히든 클래스. 지진 술사의 스킬이었다.

물론 그녀의 힘은 무력 면에선 상당히 뒤처질 뿐만 아니라 레벨도 그리 높은 편이 아니었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선 가장 확실하다.

무언가 숨기고 싶은 게 있을 때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

바로 매몰이었다.

내부에 누가 있건. 무슨 사태가 벌어지건 그딴 건 중요하지 않았다.

당에서 명령이 내려왔고, 각성자의 입장에서 그것을 진심으로 충성하는 이는 적다 해도 따르지 않으면 불이익이 가해진다는 건 확실히 알고 있었다.

구구구구구국!!

대규모 진동과 함께 지반이 서서히 더욱 크게 갈라지기 시작했고 곧이어 일대를 완전히 매몰해버리기 시작했다.

쿵!!!

그때였다.

누군가의 접근을 꺼리는 듯한 지하 구덩이 속에서 새빨간 무언가가 빠르게 튀어나온 것이다.

그리고.

“어?”

푸슉!!

누군가가 반응하기도 전에 차우 황의 머리에 스며들어버렸다.

쿠당탕!!

누군가가 반응하기도 전의 엄청난 속도였다.

그대로 벌렁 넘어진 차우 황은 멍한 얼굴로 어두운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다만, 그의 눈에서 빠르게 총기가 사라져갔다.

다만 모두가 붉은 빛 덩어리 같은 것이 그와 충돌했다는 것은 보았다.

본능적으로 이상함을 눈치챈 연리화가 그에게 다가갔다.

“대장?”

대답 없이 멍하니 누워있는 차우 황에게 다가간 그녀가 그에게 손을 뻗으려던 찰나였다.

덥석!!

갑자기 쓰러져서 미동도 하지 않던 그가 연리화의 팔을 낚아챈 것이다.

그리고.

“어?”

엇! 하는 사이에 그의 얼굴이 괴물처럼 갈라지더니 이빨이 촘촘하게 박힌 거대한 턱으로 연리화의 상체를…….

“으악!!”

“뭐야 저게!!”

씹어 삼켜버렸다.

순식간에 상체를 잃어버리고 쓰러지는 연리화의 모습에 다른 각성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전투준비를 한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힘이 그들을 경악게 했다.

방금 전 잡아먹힌 연리화의 힘과 똑같은 지각 변이가 괴물의 손에서 발현됐기 때문이었다.

“어…… 어어어?!”

“무슨?!”

순식간에 균형을 잃고 각성자들이 주춤거린다.

휘리리리리릭!!!

그리고 그 틈을 놓치지 않겠다는 듯 차우 황은 전신에서 시뻘건 줄기 같은 것들을 수십 가닥 사방으로 뿜어내 그들을 휘감아버렸다.

“으…… 으으으으으!! 으아아아아!!”

비명을 지르는 그들을 단번에 당겨 씹어 삼켜버렸다.

콰직…… 콰직…….

비명조차 채 지르지 못한 채 통째로 잡아먹혀 버린 그들의 단말마가 짧게 울려 퍼졌다.

-그르르르…….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공안들은 할 말을 잃은 채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온몸을 비틀며 삐걱거리던 차우 황이 천천히 고개를 들자 모두가 공포에 질린 듯 굳어버렸다.

기괴하게 뒤틀린 얼굴에 흰자위가 사라진 새빨간 눈동자가 그들을 직시했기 때문이었다.

“으아아아아아악!!”

처절한 비명이 일순간 울려 퍼졌다.

* * *

노쇠한 목소리가 나를 계속해서 부른다. 핏빛 몽글몽글 퍼져나가는 그 균열은 부서지면서도 애타게 나를 찾았다.

[아…… 아아…… 헤라…… 헤라클래스여. 오래도록 기다렸습니다…….]

지친 목소리와 함께 주변의 빛이 완전히 나를 집어 삼켜버렸다.

기괴한 공간에서 불러온 누군가의 애절한 목소리에 나는 침묵을 유지한 채 눈 앞에 펼쳐지는 거대한 광경을 바라보았다.

위아래 전후좌우가 없는 붉은 공간.

마치 거대한 안개의 바다처럼 펼쳐진 이곳은 차원 틈 사이사이에 위치한 세계의 일면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스스스스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붉은 안개가 갈라지며 거대한 무언가가 내 앞을 막아섰다.

[아버지!]

초단이가 경계하듯 기세를 끌어올리며 내 전신을 보호했지만, 눈앞에 나타난 거대한 무언가는 나를 공격하지 않았다.

대신.

“크기가 대단하네.”

서서히 움직이며 그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다.

내 눈앞에 나타난.

내 시야를 가득 메운 10미터에 달하는 두께를 지닌 거대한 벽이 스르르륵 움직이더니 이내 부드럽게 빠져나갔다.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도저히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대한 무언가를 말이다.

탁한 붉은색의 비늘을 지닌 거대한 존재가 서서히 드러난다.

“…….”

벽으로 추정되었던 부분은 꼬리였고.

곱게 접혀 있던 넝마가 된 날개가 펼쳐지며 거대한 형체가 드러났다.

“드래곤하곤 비교도 못 할 크기네.”

드래곤의 크기가 커봐야 100미터 단위라는 점을 생각하면.

눈앞에 있는 거대한 용은…….

크기만 봐도 킬로미터 단위의 수준이었다.

그 덩치가 어찌나 큰지 거대한 머리조차 작아 보일 정도로.

“고대룡…….”

나는 헤라클래스의 클론인지 뭔지 모를 그 존재가 심연의 틈에서 광기에 휩싸여있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곳에서 봤던 거대한 뼛조각.

그 뼈보다 더욱 거대했지만, 본능적으로 눈앞의 존재가 실물로는 처음 보는 고대룡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이런 게 전쟁을 벌였으니 그 거대한 문명이 일순간에 아작났겠지.”

압도적인 존재감을 뿌리며 몸을 일으킨 거대한 드래곤이 천천히 나를 내려다본다.

“아아…… 헤라클래스…… 당신을…….”

말을 하던 노인의 목소리가 멈춘다.

“아…….”

뭔가 탄성이 흘러나왔다.

“아아아…… 아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듯 거대한 용이 나를 내려다본다.

“고대룡이지?”

“…….”

내 물음에도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혼란스러운 듯 계속해서 중얼거릴 뿐이었다.

“그럴 리가…… 아니야. 약속은 분명히…… 하지만 헤라클래스가 아니고…… 신의 죄를 사용하는 이가 둘이나 있을 순 없을 터인데…….”

무어라 중얼거리던 거대한 드래곤이 곧이어 눈을 부릅뜬다.

그리고 나를 향해 빠르게 다가왔다.

주변을 짓누르는 어마어마한 존재감에 초단이의 검신이 파르르 떨렸다.

“그렇군! 미완성이로구나! 그렇군! 음”

이해한 듯 몇 차례고 고개를 주억거린 고대룡이 내게 고개를 들이밀었다.

그리고는 나를 노려보다 으르렁거렸다.

“그런가……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천수를 다한 게로구나. 데리러 오겠다는 약조도 어긴 채!! 나를 이곳에 샐 수 없는 시간 동안 지키게 해놓고!”

그렇게 중얼거린 붉은 고대룡의 전신에서 어마어마한 힘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결국…… 인간을 믿은 건 실수였어…… 실수…… 실수!!!”

갑작스레 발작하듯 소리를 지르는 고대룡의 어마어마한 사자후가 일대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당신을 믿었건만!! 그리 나를 배신하였나!!! 억겁의 시간 동안 이곳에서 나를 기다리게 해놓고 죽으면 내가 당신을 애도하는가!!”

점점 강해지는 방대한 힘이 나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몸에 있던 금기의 힘이 그의 힘에 의해 빨려 나가기 시작한다.

“어이.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다하는 건 좋은데, 우리 서로 지성이 있는 김에 대화라도 해…….”

콰앙!!!

거대한 폭음과 함께 거대한 꼬리가 나를 휘감았다.

그리고 들어 올리며 맹렬한 분노를 토해냈다.

“어린 인간이여. 제어되지 않은 힘은 언젠가 파멸을 불러올 것이다.”

“그래서?”

“신의 죄는 신이 죄를 지으며 만들어진 힘이며 유일하게 단 한 명에게만 허락된 족쇄이자 유일한 구원 줄이다!”

그의 외침에 나는 징징 울리는 귀를 가볍게 틀어막았다.

“그래서, 이쪽도 그 쪽에게 묻고 싶은 게 많아. 여긴 뭐고, 이 힘에 대해 뭘 아는지. 그리고 헤라클래스 그 양반이 대체 뭔지.”

내가 다른 회랑 영웅은 다 알아도 헤라클래스 이 자칭 생존전문가에 대해선 잘 모른다.

하지만 그가 지금 모든 일에 깊게 연관이 된 무언가라는 건 알고 있다.

내 물음에 고대룡의 눈이 세로로 길게 찢어졌다.

“진실을 알고 싶나? 좋다. 나는 진리의 보고, 모래의 고대용 아비트 일지니, 나의 시험을 받아라. 단, 시험에서 통과하지 못한다면.”

너를 죽이고 그 힘을 거둬들이겠다.

그의 의지에 내 입에서 비릿한 미소가 걸렸다.

“내 참…… 어이가 없네.”

쿠웅!!!

동시에 신력이 무자비하게 터져 나오며 그의 거대한 육신을 짓눌렀다.

“흐음?!”

금기의 힘 이외에도 프리아 여신의 신력까지 다루는 내 모습에 그가 적잖이 놀란듯한 기척을 보였다.

“이…… 이 힘은…….”

“이건 내 꺼야. 그 인간에게 근원을 건네받긴 했다만 결국 내 꺼라고. 그런데 뭐? 힘을 거둬들여?”

이게 미쳤나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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