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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743화 (742/1,559)

제 743화

[언젠가. 네가 나설 때가 올 터. 창세의 존재의 이름으로 계시하노라. 부서져 갈 그를 구원할지니.]

“…….”

일리나는 자신의 손에 쥐어진 작은 펜던트를 보며 눈을 감았다.

꿈이다. 꿈인데, 너무도 생생했다.

언제부터였던가.

페르세르크에게서 데이비가 마왕의 좌를 찬탈한 직후였던가.

그와 함께 신의 몽환 세계에 던져졌을 때.

프리아 여신이 잔인하게도 그의 전생을 헤집어 그를 고통스럽게 했을 때.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그녀의 몸에 스며든 초월의 의지는 이따금 그녀에게 꿈을 꾸게 했다.

이후 주변 풍경이 바뀐다.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부탁할게. 언젠가. 본녀가 그렇게 되었을 때. 그땐…….

일리나 데 팔란.

팔란 제국의 금지옥엽이자 검의 천재라 불리는 절세의 재능을 지닌 소녀는 마치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섬뜩함을 느끼며 그대로 잠에서 깨어났다.

그리고는 손에 쥐어진 그것을 바라보았다.

분명 잠들 때까지만 해도 다른 곳에 올려두었던 물건인데.

언제 집어 들었는지.

“…….”

고요하게 침묵하던 그녀는 침대에 몸을 말 듯 그대로 몸을 웅크리며 짧게 신음을 흘렸다.

너무 큰 짐이다. 하지만 언제까지고 방관할 순 없었다.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고. 천천히 걸음을 옮겨 넓은 공터로 나갔다.

그리고는 조용히 손에 쥔 펜던트를 허공에 띄워 올렸다.

스스로 부유하듯 떠오르는 펜던트를 보며 그녀가 낮게 중얼거렸다.

“멍청이…….”

이윽고 펜던트에서 빛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이내 한 인영의 형태를 반투명하게 현신화 시켰다.

“…….”

그녀는 한참을 고민하는 듯하더니 결연한 눈빛으로 인영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데이비는 자기 취미생활을 위해 싸운다지만. 구원을 받는 이들에겐 그것이 영웅의 발걸음이죠.”

인영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 멍청이가 세상을 구한다고 본인을 돌보지 않는다면. 그땐 제가 그 녀석을 구해줄 거에요.”

그게. 그에게 했던, 그녀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약속이니 말이다.

* * *

영롱한 벽옥색의 빛을 뿜어내는 보석, 절대보옥에서 심상찮은 힘이 느껴진다.

“어떻게 된 거야. 완충이라도 된 거야?”

“그게…….”

“그럴 수가. 기본적으로 절대보옥은 그렇게 빨리 회복할 상황이 아니었…… 설마.”

말끝을 흐린 케인이 눈을 부릅떴다.

“설마. 신께서 어렵게 얻은 이점을 절대보옥에 희생하신 건가?!”

케인의 경악성에 주변의 시선이 모여들었다.

“거 자기들끼리 재미 보지 말자고.”

내 말에 케인이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넬타리드 님께서는 이면과 힘겨루기를 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유리한 상황에서 굳이 보옥에 힘을 불어넣으시면서 힘의 균형을 맞추셨습니다.”

이클립스의 트롤링으로 생긴 이득을 이쪽에 모조리 투자해버렸다는 뜻과 일치했다.

나는 말 없이 그 보옥을 받아들었다.

파괴가 깨어난 직후 넬타리드는 거의 내게 어떤 계시도 보내지 못했다.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하지 못한 것일 터다.

동시에 보옥을 손에 쥔 내 머릿속으로 신비로운 울림이 퍼져나갔다.

단순한 파장, 혹은 울림인데. 목소리로 들리는 기분이다.

[창세의 대리자. 조화의 총애를 받을 현자여. 종말의 때가 다가오고 있음이니. 황혼이 오기 전에 종언을 고하라.]

“망할, 계시를 줄 거면 좀 직구로다가 줍시다. 예?”

짜증스레 중얼거린 내가 벌떡 일어났다.

“다들 일단 빌어먹을 흉신의 습격 때문에 놀랐을 텐데. 푹 쉬어요들.”

“지금 상황에요? 뭐라도 하지 않으면…….”

티아라가 무언가 말하려다 에디손이 입을 틀어막자 눈을 흘겼다.

“아. 할배! 자꾸 입 틀어막지 말라니까아?”

“예끼 이 녀석! 넌 예나 지금이나 주둥이가 문제야. 은사. 푹 쉬시구려. 우리도 물러날 터이니.”

에디손 기술고문이 티아라를 끌고 나가버리자 케인도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케인. 어딜 가는 거야.”

“눈치 없이 그러지 마십시오.”

그리고는 냉정하게 프레이아의 귀를 잡아당기며 나가버렸다.

베르단데도 말없이 사라지듯 없어져 버렸다.

모두가 나가고 남은 것은 에이리아와 페르세르크뿐이었다.

“…….”

두 사람은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조용히 그들을 보다 그대로 엎어지듯 쓰러졌다.

[역시…… 시간을 앞당긴 것이 큰 부담이 되었군요. 맹주. 죄송합니다.]

‘아니. 그보다 그 변이체 자식이나 감시 잘해. 쓸모 다했으면 다시 공허로 돌려보내든지 처리하든지 할 테니까.’

놈은 이미 수많은 인간을 먹었다. 지금이야 허겁지겁 이동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안정기에 들어서면 다시 닥치는 대로 먹으려 들것이다.

[하면 물러가겠습니다.]

아비트의 의식도 사라지자 나는 노곤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 채 페르세르크의 품에 안겨 그대로 짧게 숨을 들이켰다.

“옳지, 옳지. 고생 많았던 게지.”

말없이 내 등을 토닥이는 그녀의 눈에 장난기가 서렸다.

“무리하지 않기로 약속했던 것 같은데.”

“먹고살기…… 참 힘들다.”

내 말에 그녀가 쿡쿡 웃어 보였다.

“다 잘될 게야.”

“맞아요. 데이비 님은 강하시잖아요! 쉬고 싶을 땐…… 그…….”

말을 하던 그녀가 멈칫하더니 이내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다.

이에 페르세르크와 내가 그녀를 바라보자 어쩔 줄 몰라 고민하던 그녀가 개미 기어들어 가는 듯한 목소리로 조심스레 말했다.

“어…… 언제고 제… …제팔을 빌려드릴게요!”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하는 그 모습이 퍽 웃겼던 나는 괜스레 장난치듯 물었다.

“기왕이면 허벅지를 빌려줬으면 하는데.”

“아…… 아아! 그…… 그건!”

“데이비. 장난 그만해.”

그렇게 말하곤 나를 그녀의 품에 안아버렸다.

“꺅?!”

이에 에이리아가 비명을 지르며 시뻘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파르르 떨었다.

“할 거면 확실하게.”

그녀의 그런 발언에 에이리아는 얼음처럼 바짝 얼어버렸고 상황이 이렇게 되었음에도 그녀는 역시 여전하다 싶은 모습이었다.

그런 그녀의 반응이 귀여웠던 탓에 더욱이 장난기가 솟은 나는 그녀를 안은 채 그대로 눈을 감아버렸다.

상상 이상으로 힘을 사용한 탓에 극도의 피로가 몰려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제때에 쉬어주지 못하면 그 대가는 비싸게 치를 터.

아주 잠깐이지만. 이 휴식을 방해하는 놈은 절대. 맹세컨대 좋은 꼴을 보지 못하…….

콰앙!!!

“망할.”

곱게 못죽을거다.

* * *

아스가르드는 현재 한국의 영공을 주 거점으로 두고 있다.

비공정 아스가르드의 점검을 위해 잠시 부유상태에 두었는데 그 틈을 타 습격한 대규모 변형체들이 가득했다.

지이이이잉…… 투쾅!!!!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집약된 광선이 하늘을 가른다.

수십, 아니 수백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변이체들이 일제히 아스가르드를 향해 정체 모를 브레스를 방출하고 아스가르드의 주포들이 모여 그들을 격추시키는 상황에 놓였다.

다만 아스가르드의 주포로도 다 해결하지 못할 만큼 수많은 양의 적들이 몰려온 건 상당히 의외였다.

쿠웅!! 쿵!!!

격한 충격에 거대한 비공정 전체가 흔들리자 티아라가 표정을 굳힌 채 소리쳤다.

“에너지 출력이 이런 식으로 계속되면 위험해요! 요격이 되나요?!”

그녀의 외침에 마나 제어를 담당하던 엘프 하나가 식은땀을 흘렸다.

“그게, 아직 불안정한 마나 회로가 많아서 점검 중이다 보니…….”

“최악이네요.”

원자로에서 흘러나오는 대량의 힘인 마왕의 권능, 공허에너지를 이용하여 낼 수 있는 출력은 현재 이것이 한계였다.

몬스터를 학살하는 데엔 무리가 없지만, 상대는 변이체.

실제로 변이체중 유별나게 강했던 건 과거 데이비를 힘으로 밀려나게 할 정도로 전적이 강한 괴물도 있었다.

“이대로 가면 피해가 막심할 겁니다. 요격을…….”

“안 돼요. 그 사람…… 막 싸우고 와서 지쳐있을 거란 말이에요.”

“하지만 알다시피 벌써 주포를 한계치까지 사용한 탓에 상당히 내구성이 떨어져 있어요. 거기다 충격이 누적되었으니…… 자칫하다간 광입자포를 쏘기도 전에 폭발해버릴걸요?”

안경을 쓴 엘프 여성의 외침에 티아라가 이를 악물었다.

요격을 나갈만한 인원이 사실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울드의 제압을 위해 베르단데가 참전에서 빠졌고.

메가로드리아 또한 이곳으로 돌아오기가 무섭게 다시 사라졌다.

남은 건 페르세르크나 그 외에 륀느 정도이지만 그 둘에게 맡기기엔 적이 너무 많았다.

그때였다.

“으…… 으잉? 티아라. 갑판에 저놈들은 무엇이냐?”

마치 항공모함처럼 넓고 평평한 갑판 위의 모습을 보여주는 수정구에 세 명의 존재가 걸어 나오는 걸 바라본 에디손이 의아한 듯 물어왔다.

“저건…….”

기괴한 안광에 회색빛 피부. 얇지만 균형 잡힌 몸에 상의를 탈의하고 있는 기괴한 인간들이었다.

사실 인간이라고 보기 애매했다. 짙은 회색빛 피부를 지닌 놈들은 마치 소풍 나온 것처럼 느긋해 보였으니까.

“잠깐…… 저기 소리 좀 출력해줄래요?”

티아라가 굳은 얼굴로 중얼거리자 엘프가 마법진의 식을 조정한다.

그러자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화하하하하하하하!!”

독특한 웃음소리였다.

귀를 찢는 굉음과 함께 아스가르드의 광입자포가 변이체들을 찢어발기고 변이체의 반격이 가해지는데도 세 명의 괴인들은 저들끼리 낄낄거리기 바빴다.

쿵!!!

그때 하늘에서 날아든 브레스의 잔해가 세계수의 결계 틈 사이로 파고들어 와 그 셋 중 하나를 덮쳐버렸다.

따다다다다다다닥!!!

이를 신나게 부딪히며 배를 잡고 웃는 괴인.

그리고 쓰러진 괴인을 어디서 꺼낸 건지 모를 배틀 엑스로 쿡쿡 찌르는 한 괴인까지.

대체 저들의 정체가 무엇인지 몰라 의아해하고 있던 찰나.

쓰러져 있던 괴인이 벌떡 일어나더니 하늘을 가리키며 남은 두 괴인을 보고 씨익 웃어 보였다.

“저거 죽이자.”

“그러자.”

이견은 없었다.

그 말과 함께 배틀 엑스를 쥔 괴인이 몸을 가볍게 웅크리더니 그대로 나머지 한 명을 낚아채 마치 투포환 던지듯 던져버렸다.

쩌억!!

그리고. 그 말과 함께 하늘로 날아오른 괴인이 한 손에 든 검을 비스듬히 빗겨내더니 하늘에 거대한 섬광을 수놓았다.

일순간에 벌어진 공격에 변이체 다수가 피를 뿌리며 추락하자 괴인은 떨어지는 변이체를 발판삼아 이리저리 튀어 다니며 무차별적인 변이체 학살을 시작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무력이었다.

“대체 저게 무슨…….”

“아…… 저분들은…….”

그때 함장실로 들어온 에이리아가 놀란 듯 중얼거렸다.

“에이리아 황녀님? 저들을…… 아시나요?”

“네. 조금 흐릿한 기억이긴 하지만…… 데이비 님을 따르는 분들이에요.”

그 말에 티아라의 표정에 미묘함이 서린다.

“하는 짓은 비슷해 보이는데…… 아무리 봐도 괴물 같은데…….”

“장난기는 많아도 상당히 다정한 분들인걸요?”

겉보기엔 그렇게 그로테스크하기 짝이 없는데 말이다.

“아. 그리고 데이비 님이 말을 전해달라고 해서 직접 찾아왔어요.”

그 말과 함께 갑판 위로 륀느가 모습을 드러낸다.

입자로 이루어진 푸른 날개를 펼친 륀느가 머리 위의 원고리를 회전시키더니 입을 열었다.

[엘더브레인. 명령 하달.]

동시에 륀느를 발견하고 육탄공격을 가해오는 거대한 변이체를 거대한 골렘이 방패를 들어 올려 틀어막아 버렸다.

쿠웅!!

엄청난 충격음과 함께 골렘이 밀려나기가 무섭게 륀느가 푸른 눈동자를 번뜩이며 날아올랐다.

그리고. 아주 잠깐 숨이 멈춘듯한 침묵 끝에.

쩌어엉!!!

륀느의 손에서 어마어마한 빛이 쏟아져 나오며 그녀가 쥔 크로우바가 변이체의 고간을 걸 듯 낚아챘다.

뿌직!!

동시에 섬뜩한 소리와 함께 변이체가 몸을 웅크리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추락했다.

“아…….”

“세상에…….”

그 모습을 보던 남성들은 반사적으로 자신의 고간을 가리며 움찔거렸다.

“데이비 님이 전해달라는 말이 있어요.”

벌레들 싸그리 박멸할 때가 된 거 같다고.

나름대로 시간을 벌기 위해 공격을 가한 일루미나티였지만.

어떻게 얻은 편안한 휴식의 기회를 놓쳐버린 데이비의 분노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드는 티아라였다.

* * *

싱가포르.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현재 도시 전역에 퍼진 엄청난 수의 변이체들로 인해 아비규환 그 자체였다.

몬스터와는 격이 다른 위험성을 내보이며 닥치는 대로 파괴하고 살육하는 괴물들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비명을 내질렀다.

그만큼 압도적이었다.

싱가포르는 인구수는 적으나 각성자의 비율이 상당히 높고 그 힘도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방어로도 변이체의 무수한 습격을 막을 순 없었다.

수많은 각성자와 군인들의 피해가 있었고, 싱가포르 정부는 급히 주변 이웃 국가에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변이체의 문제가 한두 국가의 문제가 아닌 만큼 사실 그걸 도울 수 있는 이는 많지 않았다.

상황이 점차 악화되어간다.

현장에 나가 있던 각성자 헬로이는 자신의 팀원들이 무참하게 학살당하는 모습을 보고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그우우우우우…….

그를 향해 다가오는 거대한 변이체의 모습에 그가 겁에 질린 듯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곧 얼마 가지 않아 다리가 돌부리에 걸려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아…… 아아…….”

곧 죽는다는 것이 이토록 공포를 불러온다.

겁에 질려 파르르 떨던 그를 향해 괴물이 서서히 손을 뻗는 그 순간 그는 저도 모르게 곧 다가올 고통에 대비해 눈을 감았다.

하지만 고통은 전해지지 않았다.

대신.

“너 이 개X놈의 XX한 새끼들아. 사람이 상도덕이 있어야지 쉬고 있는 데 와서 코털을 뽑아가?!”

콰앙!! 쾅!!

차마 입에 담기도 뭐한 거친 언사를 내뱉는 소리에 눈을 뜬 그가 경악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좀 전까지 공포의 대명사나 다름없던 변이체가 소년의 티를 갓 벗어난 듯한 청년의 손에 잡혀 거침없이 찢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분풀이가 다분한 공격에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우우우!! 그우아아아아!!

외려 변이체가 불쌍해 보일 정도로 처참하게 찢어발기는 그 모습에 그가 어찌할 줄을 몰라 어버버 하는 그 순간.

사방에서 빛으로 된 십자가들이 떠오르기 시작하더니 그대로 폭격을 가하듯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빛의 십자가들은 하나의 공격이 되어 변이체들을 꿰뚫고 불태워버렸다.

“프리아 여신 가라사대. 사람이 잠을 잘 땐 개도 안 건드린다 했다.”

뭔가 이상한듯하지만, 거기에 대고 시비를 걸 정도로 그의 간이 크지는 않았다.

콰직!!

파르르 떨며 제발 살려달라는 듯 행동하는 번이체의 마지막까지 짓밟아 으깨버린 청년이 험악한 얼굴로 시선을 돌리자 헬로이가 침을 꿀꺽 삼켰다.

“뭘 봐요. 변이체 뒤지는 거 처음 봐?”

그의 물음에 헬로이는 멍하니 그를 올려다보았다.

네. 처음 봐요.

그렇게 필사적인 공격을 퍼부어도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변이체가 너무 허망하게 죽어버린 탓에 도저히 현실감각이 돋아나질 않고 있었다.

“어디 보자. 데스 로드의 냄새가 분명 이쪽에서 나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섬뜩한 안광을 번뜩이며 그가 스산하게 웃어 보였다.

“곱게 못 죽을 거다. 개자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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