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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744화 (743/1,559)

제 744화

209. 몰락하는 결사대와 절대 재앙의 충돌

보랏빛 양산을 쓴 채 이클립스가 배시시 웃어 보였다.

그녀의 앞엔 그녀와 키가 비슷한 소년이 자리하고 있었다.

“궁금합니까?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신기해. 역시 신기해. 이클립스는 여기서 못 나가는 데에……”

투정 부리듯 중얼거린 그녀가 귀엽게 발을 동동 구르자 소년, 카트시의 얼굴에 싸늘한 냉기가 서렸다.

“내가 왜 여기 있는지. 당신은 알 겁니다.”

“흐응?”

고개를 갸웃거리며 귀엽게 바라보는 그 모습에 소년 카트시가 가볍게 한 발 내디뎠다.

콰직!!!

동시에 허공이 일그러지며 그 안에서 검은 창이 이클립스를 향해 날아들었다.

카앙!!!

반사적으로 양산을 들어 그것을 막아낸 이클립스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진다.

“이클립스 때린 거야?”

그녀가 양산으로 쳐낸 검은 창은 파괴된 세계의 파편에 닿았고 이내 분자단위로 분해하듯 공간을 일그러뜨려 버렸다.

“애초에 빌어먹을 심연을 믿는 게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나의 창조주께서 빌어먹을 당신들과의 협력을 원하시니…….”

짧게 중얼거린 그의 뒤편으로 공간이 일그러지고 깨지며 검은 창들이 부유하듯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서 빌어먹을 당신을 조금만 손봐드리지요.”

쿠웅!!

선공은 카트시였다.

순식간에 이클립스를 향해 파고든 그의 힘은 데이비와 싸울 때와는 차원이 달랐다.

“아하! 이클립스와 같은 곳에 있었구나!”

애초에 제약을 받을 수가 없었다.

애초에 카트시는 지구에 완전히 존재한 게 아니라 오히려 이곳에 본래의 격이 갇혀있었으니까.

쿠웅!!

쿵!!

재앙에 가까운 공격에 이클립스는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그의 공격을 피해냈다.

그리고 그녀가 피해내지 못하는 각도로 들어오는 공격은 이클립스가 든 양산에 의해 궤도가 틀리거나 튕겨 나갔다.

“우웅…… 이클립스가 때지 할 꺼야!”

쩌엉!!!

그 말과 함께 이클립스의 손바닥이 허공을 때리자 카트시의 몸이 거침없이 튕겨 나갔다.

푸욱!!

물론, 여전히 우선권은 그가 쥐고 있었다.

이클립스는 자신의 배에 박힌 검은 창을 멍하니 내려다보았다.

“우웅…… 아파…….”

짧게 중얼거린 그녀가 말없이 창을 손에 쥐었다.

화르르륵.

동시게 검은 화염이 불타오르며 검은 창이 순식간에 증발하듯 사라졌다.

“이클립스…… 피나…… 다치면 안 된다고 했는 데에…… 이클립스는 그냥 놀고 싶을 뿐이었는 데에…….”

짧게 중얼거린 그녀가 카트시를 무표정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고요한 침묵 속에서 카트시가 눈을 부릅뜬다.

하지만 그보다 이클립스의 움직임이 빨랐다.

휘리리릭!!

반투명한 검은 거대 꼬리가 그를 낚아챘다.

콰앙!!

그리고는 거침없이 그를 지상에 처박아버렸다.

쾅!! 쾅! 쾅!!

쉽지 않고 쏟아지는 공격에 카트시는 반응도 못한 채 공격에 노출되었다.

“이클립스가!! 때지 할 꺼야!!!”

-크아아아아아아앙!!

허공에서 거대한 포효가 울려 퍼지며 이클립스의 눈동자가 마치 파충류의 그것처럼 세로로 찢어진다.

동시에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변한 그녀가 입에서 증기 같은 것을 뿜어냈다.

“쓰으…… 하아아아…….”

까드득 소리와 함께 그녀의 손에 비늘 같은 것이 돋아났고 손톱이 날카롭게 변했다.

“괴물 같군요. 절대보옥을 빼앗긴 주제에 그 정도의 힘이라니…… 본래보다 더 강해진 겁니까?”

“이클립스가…….”

스산한 살기에 카트시의 육신이 일순간 거대한 괴물로 변했다.

콰아앙!!!!

“마구 때지 할 거야.”

그리고. 이클립스의 육신이 절반가량 연기화하듯 흩어졌고 그녀의 위로 거대한 흑룡 형상이 허공에서 나타나 그를 향해 쇄도해 들어갔다.

반사적으로 카트시가 뿔을 형성해 쳐내려 하지만.

콰작!!

이클립스의 본체로 추정되는 거대한 용의 형상은 그의 육신을 물어뜯고는 마구잡이로 흔들어 던져버렸다.

순식간의 공격에 인상을 찡그린 카트시가 반사적으로 반격을 가하기 위해 몸의 균형을 잡아나갔다.

하지만.

그보다 빠르게 파고든 이클립스의 찢어진 세로 동공을 본 카트시의 몸이 마치 석화된 것처럼 움찔하고 굳었다.

튕겨 나감과 동시에 그가 반응도 못할 속도로 인간형태를 지닌 이클립스의 화신체가 그에게 따라붙은 것이다.

쩌엉!!!!

거대한 용의 형상이 아닌 몸의 일부가 연기화 하여 사라진 이클립스의 작은 몸이었다.

손에 쥐고 있던 양산을 언제 말았는지 손에 꼭 쥔 그녀의 양산 끝이 아주 부드럽게 뻗쳐져 온다. 처음과 같은 속도는 아니었지만, 카트시는 그것을 피하지 못했다.

아니, 피할 수가 없었다.

푸우우욱!!

재앙에 가까운 두 존재의 싸움의 시작은 한 명의 트롤링이. 그리고 또 한 명의 의도하지 않은 이간질로 인해 폭풍으로 돌변하기 시작했다.

* * *

끼익!! 끼이익!!

이제는 차우 황의 모습도, 데이비 올 라운의 모습도 아닌 기괴한 덩어리가 되어버린 변이체를 손에 쥔 채 놀리듯 말했다.

놈은 어떻게든 내게서 벗어나려 발버둥 쳤다.

하지만 놈이 힘을 발현하면 곧바로 내 몸 안에 있던 금기의 힘이 반사적으로 놈에게 주입되어 놈을 짓누른다.

이런 기능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는데.

역시나 이 정도 거리에선 아무리 현실을 왜곡시켜도 들킬 수밖에 없는 모양이었다.

물론, 한번 잡힌 놈이 두 번 잡히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말이다.

“이야, 너 제법 쓸모가 있다?”

꼭꼭 숨어있던 흉신도 찾아냈는데. 대놓고 기세를 풀풀 풍기는 데스 로드의 잔향을 못 찾을까.

아무리 감이 좋아도 거리에 한계는 있지만 내 손에 잡힌 이 변이체는 극도로 탐지능력이 뛰어난 생명체다.

데스 로드의 힘, 아티펙트. 이미 다수의 자료가 내 손에 있다. 륀느가 흡수한 데스 로드의 힘이나 내가 획득한 아티펙트 파편은 많으니까.

그 파장을 주입시키고…….

놈이 반응하는 곳을 찾아낸다.

일루미나티의 변이체가 날뛰는 건 세계 각지 곳곳이지만 찾아내는 데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일루미나티 놈들의 세상. 페스리사 대륙에 나타난 붉은 공허로 무슨 사태가 벌어졌고, 놈들이 바라는 게 무엇이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놈들은 흉신과 결탁해 빌어먹게도 사람의 잠을 방해했으니.

“죽기 직전까지 맞고 한 대 더 맞아서 죽어야지.”

서걱

나는 쓰러진 변이체에게 손을 가볍게 휘저었다. 그러자 변이체의 단단한 머리통이 피를 뿌리며 허공에 날았다.

‘어차피 엘릭서가 아니면 살리는 건 불가능해. 변하기 전이라면 당장 막을 수 있지만 변한 후라면 기적이라도 벌어지지 않는 이상 돌아올 수 없다.

신성 마법도 만능은 아닐 테니까.

간단히 말하자면 변이체는 인간의 시체에 특수한 동충하초가 자란 꼴이었다.

점점 자라서 사람의 육신을 먹어치운 특수한 동충하초가 몸의 주인이 된 꼴.

지금 내가 죽인 이 변이체는. 냉정하게 말하자면 인간이라고 보기도 어려웠다.

그런데 삼촌의 경우는?

그의 경우는 조금 특이한 케이스였다.

괴물이 되었으면서도 이성의 일부가 남아있었다.

즉, 동충하초에 해당하는 부분이 삼촌을 완전히 먹어치우지 못했다는 소리였다.

단순히 우연 때문에?

그럴 리가.

“빚은 안 잊을 테니 걱정 마시라고.”

신의 편애라니, 웃긴 말이지만 넬타리드가 그만큼은 보호했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 아닐 수 없다.

수많은 변이체가 하던 짓도 멈추고 일루미나티의 명령에 따라 아스가르드를 습격한 지금 놈들의 본진은 사실상 텅텅 비었다고 봐도 무방했다.

“유별나게 여기만 많단 말이야.”

그때였다.

-끼이이익!! 끼익!!

내 손에 잡혀있던 변이체가 미친 듯이 발광하며 어디론가 도망치려 했다.

베르단데와 내가 걸어놓은 암시가 다시 작동한다.

“이것 봐라?”

이미 중국에 자리를 트고 있던 일루미나티의 수뇌부 절반 이상이 내게 당했다.

즉 놈들도 내게 위치가 들통나는 순간 끝장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상태.

그런 상황이니 도망을 칠 수밖에.

일반적으로 내가 나타나 변이체에게 정신을 팔고 있으면 그 틈을 타 일부가 발목을 묶고 일부가 도망친다.

놈들이 선택한 작전은 바로 미끼형 게릴라 작전이었다.

“니들 마음대로 안 될 거다.”

현명하지만 짜증 나는 타입이 아닐 수 없다.

그럼 이쪽에선 놈들이 무언가 시도할 틈을 주지 않으리라.

다수의 변이체를 이미 쓸어버린 탓에 주변은 빛의 십자가에 박혀 죽어가는 변이체들이 대부분이었다.

“저…… 저들은 모두 사람입니다!”

그때 내게 용감하게 소리친 이가 있었다.

내가 방금 구해낸 남성 각성자였다.

“압니다.”

내 담담한 답변에 그가 파르르 떨었다.

“그런 그들을…… 돌릴 순 없는 겁니까?”

“내가 누군지 압니까?”

“지금 이 지구에서 당신을 모르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는 아직까지 심장이 벌렁벌렁하는지 제 가슴을 부여잡고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못 살립니다. 이미 시체에 기생충이 앉은 꼴이니.”

“그럴 수가…….”

“그러니까 한 명이라도 살리고 싶으면 괴물을 보이는 대로 처리하세요.”

양산형 괴물답게 그 위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놈들이 급하다는 뜻이리라.

나는 부적 한 장을 꺼내 들어 그대로 소환 주술을 발현했다.

지구와 가장 잘 맞는 건 역시 주술일 터.

그동안 휴가나 즐기고 있었을 놈들을 내 곁에 구현하고 불러낸다.

“나와라. 싸이코들아.”

거대한 문자와 함께 나를 유영하는 네 마리의 신수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내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나와줄 네 마리의 신수가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양산된 만큼 약해진 변이체는 신수로도 충분히 처리가 될 테니까.

내 힘에 의해 소환된 네 마리의 신수, 불닭이와 쿠릉이 그리고 흰둥이와 기우제 네 녀석은 그동안 자신들이 나설 기회가 없었음을 시위하듯 도시 전역으로 뻗어져 나가며 난동을 부리기 시작했다.

문자 그대로 난동이었다.

하지만 놈들의 포악함은 정확히 변이체에게 향했고.

내 공격이 한차례 쏟아지고도 살아남은 변이체들을 미친 듯이 처단하기 시작했다.

황룡이 그 격이 심할 뿐이지 신수는 기본적으로 저런 변이체 같은 불합리의 그 자체를 극도로 경계하고 혐오한다.

당연한 결과였다.

사신수의 난동에 이어 나는 또 한 마리의 신수를 불러냈다.

전투력에선 밀릴지 모르나 효율 면에선 환수왕과 비슷한 수준의 상위 신수.

중앙의 신수 황룡을 불러낸다.

거기에 멈추지 않았다.

“도망치긴 어딜 도망가.”

거기에 이어 나는 추가로 아공간에 손을 밀어 넣고 한 손에는 카드첩에서 꺼낸 카드 덱을 쥐었다.

“홍단이 청단이.”

내 말에 반투명한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 앙증맞은 두 아이가 내게 달려와 안기듯 사라졌다.

동시에 청적색의 빛이 모여들며 초단이로 변하기 시작했다.

물론 메인은 초단이가 아니었다.

초단이는 내가 꺼낸 신마의 카드첩을 이용해 만들 상황을 보조하기 위한 것.

나는 카드들을 허공에 띄운 뒤 익숙한 문양이 서린 카드를 향해 손을 뻗었다.

신마라는 작자는 참 독특한 영웅이었다.

[니가 봐도 내가 신기하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네가 말하는 특질능력자일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영혼의 힘을 다루는 영술사나 카드 술사 쪽이 더 마음에 들거든. 언젠가 될지 모르겠지만 사용하고 싶다면. 내가 네게 남겨둔 선물도 쓸 수 있겠지.]

“카드…….”

그렇게 말하려던 찰나였다.

스릉!!

사방에서 독특하게 생긴 갑옷을 입은 검은 기사들이 일순간에 나를 포위하고 공격해 들어왔다.

그 수는 무려 열 명.

하나하나가 오러 블레이드를 뿜어내고 있는 데스나이트급 이상의 흑기사들이었다.

어지간한 방법으론 내 발목을 붙잡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일까.

놈들은 급기야 무리수에 가까운 행각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전신에 불안전하기 짝이 없는 마석을 두른 이들이 보인다.

“내 목숨을 결사대에!!”

콰아앙!!!

흑기사들 사이에서 갑작스레 튀어나온 검은 로브의 한 사내가 나를 향해 몸을 던지며 소리쳤다.

그리고, 일대의 마나를 싸그리 전소시키며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마나 전소.

물이 많은 쪽에서 적은 쪽으로 빨려 나가는 것처럼 몸 안의 마나가 대량으로 유출된다.

이놈들.

내가 마나를 쓰는 것을 아는 만큼 마나 자체를 고갈시켜보려는 듯했다.

사실상 내가 사용한 마나 핵분열을 제외하고 가장 효율적인 마나 EMP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했다.

데스 로드가 만들어낸 방법인데. 본래엔 자폭까지 해가면서 할 만한 방법은 아니지만 내게 접근하여 마법을 사용하기 힘들다고 판단. 이런 극단적인 조치를 취한 것이리라.

그만큼 저쪽도 필사적이라는 소리였다.

여기서 날 막지 못하면 자신들은 끝장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태도였다.

물론.

“어디 니들 마음대로 해봐라.”

나는 폭발의 여파를 순간적으로 가드 해내며 쉴 새 없이 내게 자폭공격을 가해오는 놈들의 공격을 모조리 받아냈다.

“니들 머릿수가 줄어들지. 내 마나가 먼저 고갈될지.”

상대를 봐가면서 까불었어야지.

계속되는 자폭세례를 막아내면서도 나는 좀 전 활성화 했던 카드들을 모조리 덱으로 되돌렸다.

그리고는 초단이를 이기어검으로 띄운 채 느긋하게 셔플하기 시작했다.

“니들 카드 술사와 싸워보는 건 처음이지?”

쾅!!!

쾅!!!

“알라 후 아크바르!!”

“이상한 놈도 껴있네.”

중간중간 사이에 마나 폭발이 아닌 물리적인 폭발세례를 가하는 놈들도 있었다.

흑기사들은 나를 향해 돌진하는 자폭에 미친 놈들을 내가 저격하지 못하게 몸으로 막아섰다.

“타로 카드 오픈.”

그 말과 함께 빠르게 섞은 카드를 덮어 허공에 흩뿌리자 마치 카드들이 나열되듯 펼쳐졌다.

그리고 그중 하나를 뽑으며 내가 언령을 내뱉었다.

“타로 카드 정위치 오픈.”

[버서크 소울.]

카드의 모습을 보며 내가 피식 웃어 보였다.

단군왕검 가라사대.

카드를 믿으면 밑장빼기가 가능해진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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