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44화
거대한 흐름 속 붉은 모래의 용이 화답한다.
공간이 일그러지고 시간이 멈추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나의 맹주이시여. 부디, 명령을.]
“…….”
눈동자의 크기만으로도 사람 수십 명은 가볍게 채우고도 남을 정도로 거대한 고대룡이 내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선택을 내리셨습니까.]
“처음부터였지.”
내 물음에 그가 침묵한다.
“프리아 여신은 건재한 데 왜 세상이 벌써 이 지경이 된 건지. 그토록 완벽하다 싶을 정도의 자연 마법진도 존재하는데 이 세상에 생명력의 흐름이 줄어들었는지.”
[처음부터 당연한 결과였습니다.]
그래. 알면서 전부 다 입 다물고 있었다 이거지.
이유는 간단했다.
새로이 떠오른 달. 타나토스를 보며 확신이 섰다.
“이 붉은 공허 때문이지.”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순 없다. 본래 모든 차원에 넘쳐 흐르던 생명력은 단 하나의 공허가 생겨나면서 변해버렸다.
페스리사 대륙에서 생명력이 줄기차게 균열 너머로 넘어온 건 우연이 아니었다.
붉은 공허라는 새로운 세상의 근원을 이루는 것 자체가 생명력이 기반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곳은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 아니니까.”
프리아 여신이라는 존재가 확립되고 강신하는 그녀의 금기를 범하면서 생겨난 공간.
그것이 바로 이 붉은 공허다.
그런데 정말 아무것도 없는 무에서 붉은 공허가 떡하니 생겨날 리 없다.
[그렇습니다. 본래 그곳에 있어야 할 방대한 생명력이 이곳이 생겨나며 흘러들어왔습니다. 맹주께서 원하시는 생명력의 흐름은 이곳의 생명력은 이곳에 있습니다.]
“내가 뭘 말하려는 건지는 잘 알고 있나?”
[맹주께서 원하신다면, 그리 하시면 됩니다.]
맹목적인 추종. 하지만 아마 이것이 전부는 아니었을 것이다.
“말해. 왜 지금까지 그러지 않았지?”
[불가능하니까요.]
너무 당연하다는 듯한 대답에 외려 김이 빠져버리자 내 눈이 가늘게 뜨여졌다.
“왜?”
[맹주께서 가진 권한은 이 공허의 지배자가 될 수 있는 권한입니다. 결코, 완전한 지배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내게서 도망친 변이체가 나타났고
페스리사 대륙에서 그 난리가 났음에도 내가 어찌 권한을 발현하지 못한 것도 있다.
그는 거대한 용의 형체에서 노인의 모습으로 변하며 내게 경고했다.
[초대 맹주 헤라클래스도 어찌하지 못한 것이 이 붉은 공허의 완전한 지배권입니다. 당신은 어떨는지요.]
“그건.”
[저도 눈이 있고 귀가 있습니다. 이 세상의 흐름이 이상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지요. 얼마나 남았습니까.]
“타나토스의 생명력이 다량의 생명력을 방출하고는 있지만, 속도가 못 따라가. 못해도 5년에서 10년 안에 붕괴하겠지.”
[그 시간 안에 이곳을 지배할 수 있겠습니까?]
헤라클래스도 어마어마한 시간을 투자했지만 결국 완전히 지배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보다 약한 내가 5년 안에 그걸 해낼 수 있는가.
사실상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그가 한 것 중 가장 날카로운 질문이었다.
이에 한참 동안 침묵한 내가 그를 직시했다.
“내가 알아서 한다.”
그의 질문에 나는 대답을 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리고, 한참 후 천천히 말했다.
“얼마가 걸리건 내가 이곳을 완전 지배하면, 그땐.”
[예, 맹주께서 원하시는 바를 이룰 수 있겠지요.]
결국, 이 붉은 공허가 원인이었다.
끝없는 종족의 분쟁을 끝내기 위해 신이 강림한 것이 문제가 되어 지금의 상황이 되었다니 웃기지도 않을 노릇이다.
“곧 찾아갈 테니 기다려.”
[하면, 기다리겠습니다. 제가 있는 공허로 오시고자 하신다면 제 사역인을 이용하여 주십시오.]
“사역인?”
[이미 만나 본 적이 있지 않으십니까.]
그의 말에 내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래서, 그게 누군데.
[곧 다시 만나게 되실 겁니다.]
내 명령에 따라 의지를 드러냈던 아비트는 그렇게 사라졌다.
* * *
멈춰버린 시간이 다시 돌아간다.
로 아이아스에게 이런 시간 격리가 통한다는 것이 놀랍긴 하지만 그녀가 본래의 육신이 아닌 그저 모습만을 현현 시킨 상황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 수 있었다.
“데이비. 숨기지 말아.”
“…….”
뒤이어 일리나가 거들며 나를 추궁해왔다.
“맞아. 우리가 뭐 알면 안 돼?”
응 안돼.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이대로 가다간 세상이 아작나거나 아니면 내가 저들을 다 죽여야 한다는 상황인데.
그걸 내 입으로 말할 순 없는 노릇이다.
“신경 쓰지 마, 별거 아니야.”
“별게 아니긴! 로 아이아스 님까지 현신할 정도면 심각한 문제잖아! 안 그래?!”
확실히 정령계에서 돌아온 직후 무리를 하려던 나를 말린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그녀였다.
“어디 있어?”
“너…… 끝까지 말 안 할 거야?”
“이건 알려져 봐야 혼란만 생기는 문제야.”
“너, 진짜.”
급기야 눈물을 보이는 그녀를 페르세르크가 조용히 다독여준다.
그리고는 나를 보며 말했다.
“다녀와 데이비. 그대가 그리 결정했다면 이유가 있겠지.”
“그래.”
망설임 없이 돌아선다.
“저…… 데이비 오라버니.”
그런 나를 부른 것은 에이리아였다.
“몸…… 조심하세요.”
“고맙다.”
로 아이아스는 내가 주로 들리던 개인정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부터 다 알고 계셨죠.”
“…….”
내 물음에 말없이 영지를 내려다보던 그녀가 조용히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지 말아요.”
“가야 합니다.”
“500년에서 천년. 그 정도까지 내가 시간을 늘려 줄 수 있어요.”
타나토스조차 고작 10년이 한계였던 붕괴를 천년 가까이 늘려줄 수 있다고 말한다.
내 수명이 짧진 않지만, 이놈의 세계에 수백 년 이상 체류할 생각은 없었다.
일리나와 페르세르크가 아무리 8서클에 시공격검까지 이뤄낸 강자라 해도 그녀들의 수명은 그리 길지 않을 테니까.
나 또한 그렇게까지 오래 살 생각은 없다.
더없이 완벽한 조건이다.
사실 내가 죽은 이후 세상이 어찌 되건 그게 무슨 상관일까.
애초에 내가 내 목숨을 걸어가면서까지 도박을 하는 것보단 그게 더 좋을지도 모른다.
리셋하지 않고 보통 인간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건 최적의 수단이다.
하지만.
“대신 대가가 필요하겠죠?”
“그건.”
“당신이 사라지는 게 조건일지도 모르고 그보다 더할 수도 있을 테고.”
당연한 일이 아닌가.
그녀가 시간을 늘리게 되면 남은 것은 그녀의 소멸이다. 흔적 하나 제대로 남기지 못하고 죽은 그녀가 이번엔 정말로 소멸하는 것이다.
“망자에게도 동정을 베풀 건가요?”
그녀가 제 가슴께에 손을 올리며 내게 호소했다.
“지금의 행복조차 놓칠 수 있어요.”
이미 죽어버린 로 아이아스의 영혼과. 다른 이들의 생존.
결정이 쉽게 내려질 리가 없었다.
그녀는 나를 설득하듯 말했다.
“지금까지 너무 잘해줬어요. 설마 달을 띄워 거대 수로를 만들 거라곤 생각지 못했으니까요. 그러니 이제 내게 맡겨요.”
그녀가 내 뺨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우리가 지켜줄게요.”
한발 물러난 그녀가 손을 내밀었다.
자신의 손을 잡으라는 시늉이었다.
“이 일과 관련된 당신의 기억을 지워줄게요. 괴로워할 일 없이 편안하게 살아요.”
사령 마나를 머금은 손을 내게 내미는 그녀를 보며 나는 천천히 떨리는 손을 뻗었다.
저 손을 잡으면 내 기억의 일부가 강제 수정되거나 봉인될 것이다.
과거에 폭주했던 때처럼.
그것으로 행복을 확실하게 손에 쥘 수 있다.
하지만.
화아아악!
“읏?!”
순식간에 그녀의 마나를 포식의 마나로 먹어치워 버리자 그녀가 당황한 듯 물러난다.
“데이비!”
먹어치운 그녀의 사령 마나는 내가 가진 데스 로드 급 사령 마나와 비슷하지만 조금 다르다.
내가 흉내 내는 그녀의 마법은 비슷한 조건으로 발현하는 것뿐이니까.
그렇기에 나는 미련 없이 그녀의 마나를 흩어버렸다.
“로 아이아스 누님의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왜!”
“설사 천년이 걸려도, 만년이 걸리는 한이 있어도.”
누굴 희생시켜서 배부르고 등 따습게 살 생각은 전혀 없다.
“나는 반드시 해낼 겁니다.”
그게 회랑의 모든 영웅들에게 배워온 내가 지닌 업이다.
* * *
로 아이아스의 현신 시간이 다 되어 그녀가 다시 회랑으로 역소환 되었다.
그녀는 끝내 나를 설득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가지는 듯 보였지만 나는 웃는 얼굴로 그녀를 보내주었다.
“헤라클래스는 확실히 저보다 더 강할 겁니다. 단순 무력으로 치면 그럴지도 모르죠.”
끝없는 진화.
그것이 그의 본질이었으니까.
하지만, 나는 그와 다르게 범위가 넓다.
그가 진화 하나로 거기까지 올랐다면, 나는 그에 준하는 잠재성 수십 가지를 이용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그가 마법을 사용하지 못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마법으로 해결할 수 있고, 그가 주술을 사용하지 못해 문제를 일으킨 상황을 주술로 해결할 수 있다.
신성력, 정령 마법, 사령 마법, 원소 마법, 그 외에 다수의 힘.
나는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사용할 생각이었다.
슬픈 표정을 지은 채 사라진 그녀를 뒤로한 채 나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세 사람과 시간을 보냈다.
약 사흘. 그동안 정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제 정말로 다 끝난 것처럼 그들에게 충실한 시간을 보낸 나는 녹초가 되어 곤히 잠에 빠진 이들을 둔 채 어두운 밤 영주성을 나섰다.
“데이비.”
하지만 그런 내 상황을 페르세르크는 누구보다 빠르게 눈치채고 기다리고 있었다.
“못 데려가.”
“알아.”
담담하게 말하며, 그녀가 다가왔다. 그리고는 나를 끌어안으며 내 가슴에 제 얼굴을 묻었다.
“오래 걸리는 게야?”
“오래 걸리지 않아.”
“위험한 게야?”
“위험하지 않아.”
“돌아올 수…… 있는 게야?”
대답을 할 때마다 표정에 슬픔이 어린다.
“돌아…… 올 거야.”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더 이상 질문하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나를 올려다보며 나긋나긋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가봐.”
“페르.”
“다 끝나고 돌아오면 다 내팽개치고 마음 편히 놀러 다녀.”
“놀러 다닌 다라.”
“그래. 하고 싶은 게 참 많아. 본녀는 그대의 전생인 지구의 관광지도 가보고 싶고, 지구의 문물을 즐겨보고 싶기도 해. 지구의 컴퓨터로 게임도 해보고 싶고, 티오니스의 신목에서 느긋하게 소풍을 즐기고 싶어.”
그녀는 눈물이 고인 얼굴로 나를 보면서도 웃음을 거두지 않았다.
“참 억울한 게지. 그동안 이 땅덩어리의 중립수호를 위해 그대가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어.”
“…….”
“그대가 마족과의 전투를 옳은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놓았어.”
그동안 그토록 고생했으면서 끝내 잘못되는 시나리오 같은 건 서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니.”
잠시 침묵한 그녀가 나를 향해 말했다.
“절대 죽지 말고, 다치지 말고, 돌아와.”
그저 믿어주는 그녀의 말에 나는 조용히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걱정하지 마. 아기 이름도 지어야 하고, 아직 못해본 것도 많아. 놀이공원도 가보고 싶고, 같이 게임도 하고 싶고, 새롭게 만들고 싶은 것도 많아. 티오니스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식도락도 같이 하고 싶고, 그 외에 하고 싶었던 것들 전부 다하기 전엔 절대 사라지지 않아.”
나는 그녀의 손에 끼워진 반지를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요시아 프랑소스의 힘은 역대 뱀파이어 로드 중에서도 유별나게 이질적이야. 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이것으로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 걱정 말고 기다려줘.”
“두 사람이 서운해할 게야.”
“다녀와서 화를 풀어주자.”
“쿡쿡.”
누가 보면 멍청한 짓이라고, 미련하다 욕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더 이상 회랑의 영웅이 희생하는 꼴을 두고 볼 수 없다.
그렇게 그녀를 뒤로 한 채 나는 조용히 영주성을 벗어났다.
만약에라도 내가 잘못되었을 경우에 있을 일. 아이의 이름을 남겨놓고, 이 하인스 영지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런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돌아와서 해결하면 되니까.
그렇게 말없이 나를 배웅하는 페르세르크를 뒤로한 채 영지를 벗어났을 즈음.
나는 시간의 정령 알타이르를 소환해냈다.
“내 요구사항. 잊지 않았겠지?”
[미련한 짓이다.]
“알고서 하는 짓이다. 걱정 마.”
[누가 걱정을 한다는 건지 모르겠군. 약속은 지키겠다. 네 덕분에 정령계가 안정권에 들어섰다. 지금이라면 어떻게 힘을 써도 괜찮다.]
“그래.”
[다만, 힘이 지속될수록 계약자에게 요구하는 정령 마나의 양이 늘어날 거다. 아니, 처음부터 이미 어마어마한 양의 마나를 사용하겠지.]
알타이르의 경고에 나는 고개를 주억거렸다.
다른 것도 아니고 내가 들어간 붉은 공허와 이 프리아 여신의 차원의 시간을 단절시켜 격리시키는 것이니까.
[그렇게 해도 완전히 동결시킬 순 없다. 그곳에서의 1년이 이곳에서의 한 시간이 될 것이다.]
“…….”
만약 내가 그곳에서 만년을 보내면 이곳에선 만 시간이 흐른다.
하루 24시간. 1년 남짓한 시간.
그것도 점차 약해질 테니 점점 텀이 짧아질 터.
어쩌면 정말로 내가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르고, 돌아와도 이곳 모두가 시간이 흘러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나는 결정했다.
“반드시 돌아온다.”
될지 안 될지 모를 일을 하는 건 도박이지만.
지금 내가 하는 것은.
도박이 아닌 확정이다.
그렇게 만들 생각이니 말이다.
이윽고 시간의 정령 알타이르의 힘이 세상에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이후 나는 아비트가 말했던 사역인을 찾기 위해 다시 그를 불러내려던 찰나였다.
“기다렸어요.”
들어보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였다.
“넌…….”
놀란 얼굴로 내가 눈앞에 나타난 이를 바라보았다.
“따라오세요. 지배자시여, 제 주인께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허리춤에 검을 찬 그녀는 나를 향해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보였다.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얼굴로 나를 바라본 그녀가 허공에 검을 뽑아 원을 그렸다.
“넌 사람이 아니었나?”
“사람이었어요. 그저…….”
주종, 아비트와 계약을 맺은 존재일 뿐.
한때 선녀의 힘을 얻었다고 알려져 있던 지구의 인물이 붉은 공허를 열어젖히며 내게 말했다.
“참 잘도 거짓말했네.”
아무것도 모른척하더니. 실상 다 알고 있었던 거다.
말없이 그녀를 따라 공허 속으로 걸어 들어가기가 무섭게 주변의 공기가 일변한다.
이윽고,
쿠웅!!
거대한 울림과 함께 내 앞으로 거대한 용이 부복하며 나타났다.
“지배자께 무한한 경의를, 모래의 중재자 아비트, 공허의 지배자가 되실 새로운 신께 기도 올리나이다.”
알타이르와 다른 시간의 힘을 다루는 모래의 중재자 아비트의 전신에서 막대한 힘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나를 이곳으로 안내한 사역인, 지구의 각성자이자 선녀의 힘을 이어받았다고 했던 소녀, 코오나가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신은 얼어 죽을, 맹주로 됐어. 미안하지만 작업 시작 전에 해둘 게 있어. 그리고, 쟤는 보내.”
“앞으로 맹주께서 하실 일을 도와줄 아이입니다.”
“멀쩡한 사람 납치해서 뭐 하는 짓이야. 당장 돌려보내.”
“끄응…… 맹주께서 그리 말씀하신다면…….”
순식간에 균열을 만들어 그녀를 돌려보낸 아비트가 내게 물었다.
“한데 하실 일이라 하심은…….”
“헤라클래스는 분명히 그랬을 거야. 무식하게 혼자서 해결하려고.”
그래. 그게 어쩌면 정서일지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와 똑같은 방법을 쓸 생각이 전혀 없다.
“나는 내 방식대로 간다.”
“맹주.”
“보여줄게. 그 미치광이 사이코패스들이 모조리 달려들어서 만든 데이비 올 라운이라는 이가 어떤 놈인지.”
내 말에 아비트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 말, 후회하지 마십시오.”
괜히 불안하게 만들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