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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883화 (883/1,559)

제 883화

[알고 있는 존재인가요?]

“나와 인연이 있는 놈.”

[예언은 깊게 보이지 않아요. 다만 조심하세요.]

“남 일 신경 쓰지 말고, 그보다 마지막으로 도와달라는 건 뭐야.”

[제가 살고 있는 이곳에 곧 암운이 닥칠 거에요. 이곳의 힘으론 감당할 수 없죠.]

“그래서, 도와달라?”

[예언을 확신할 요소는 없지만, 적어도 당신이 찾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 같네요.]

각성자 중에서도 그녀는 특출나게 이질적이다.

과거 알프 온라인의 히든 클래스 선녀라는 직업을 인도받은 그녀는 붉은 공허의 고대룡 아비트가 사역인으로써 데리고 있던 소녀였다.

그녀가 가진 예언의 힘은 단순한 영역의 힘이라고 보기엔 힘들었다.

반신조차 미래를 확신하는 건 힘들지만 그녀는 본인도 모르게 운명을 이루는 거대한 실과 접촉할 수 있는 것이다.

“생각해볼게.”

만약 그녀가 말한 게 베히모스가 맞다면.

다른 걸 제쳐두고서라도 확인해볼 가치는 충분하다.

녀석을 그냥 두는 건 어떤 이유로든 좋지 않으니까.

* * *

“죽……여줘…….”

반 시체가 되어버린 마가와 포도는 당분간 재활이 불가능해 보인다.

두 사람 모두 작업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경기를 일으킬 만큼 PTSD가 심어져 버렸으니 말이다.

“너무 굴렸나?”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결과적으로 나쁘진 않은 결과였다.

“이게 완성품? 데이비 님 륀느가 더욱 자세한 설명을 요청해.”

생각했던 것보다 볼품없는 모습에 륀느가 기계를 이리저리 들어보았다.

“제작 스킬이 만능은 아니야. 대신 수술해주는 그런 말도 안 되는 물건이 나올 순 없잖아.”

이것은 컴퓨터 연산 시스템과 특수 금속과 마정석을 섞어 가공한 물건이다.

“수술 보조용이고.”

단순한 안경처럼 생겼다.

하지만 안경의 양 끝에서 뻗어 나온 줄기 같은 것이 있다.

“보통 사람이 눈으로 세밀하게 신경을 분석하고 하는 건 불가능하니까. 이걸 쓰면…….”

시야가 일변한다.

“마치 기계 눈이 된 것처럼 신경계가 보이는 거지. 연금술이니 야장술이니 그런 기술로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야.”

규칙에 정식 요청하여 새로운 시스템을 제작하는 것이다.

“확률이 800만 분의 1이라는 게 괜히 나온 게 아니야.”

저 두 제작 노예가 만들어낸 이 안경을 이용하면 시간은 오래 걸릴지라도 나를 제외한 다른 이들도 의안 이식 수술을 할 수 있다.

“이거면 장담하는데 하인스 영지 돈 많이 번다.”

그렇게 말한 나는 안경을 썼다.

그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 주변의 시야가 살짝 변한다.

“기존 시력을 떨어지게 만들어놓은 게 효과가 있으려나.”

“저…… 저는 어떻게 하면…….”

침대에 누워있던 시우가 불안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저…… 정말 괜찮은 겁니까?”

“조금 따끔할 겁니다.”

참고로, 의사가 말하는 조금 따끔하다는 말은.

“으아어어억!”

더럽게 아프다는 게 진실이다.

비명을 지르며 파르르 떠는 그를 향해 내가 손을 뻗었다.

“아참. 마취를 깜빡했네.”

“이…… 악마…….”

처참한 목소리와 함께 기절해버리는 그였다.

“데이비 님. 과한 실수를 륀느가 낮게 평가.”

“바로 마취하면 안 돼. 신경이 위축되면 찾기도 힘들어지니까 먼저 수술 부위를 고정 시켜놓고 그다음에 마취를 해야 하는 거야.”

잠들어버린 그를 보며 나는 미리 준비한 검은 고글 같은 것을 꺼내 들었다.

시우의 눈은 망가진 게 아니라 잠시 멈춰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그런 상황에서 그의 눈을 적출하고 새 눈을 이식하는 건 미련하고 멍청한 짓이 아닐 수 없다.

그런 만큼 그의 눈은 내버려 두고 다른 경로를 통해 피부를 넘어 뇌에 직접 시신경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안경 같은 것을 만들어낸 것이다.

단순 눈 대신 끼워 넣는 의안에서 그 형태를 바깥에서 낄 수 있는 고글로 바꾼 것에 지나지 않는다.

“처음엔 조금 어지러워도 금방 적응할 거야.”

나는 본래의 내 실력이 아닌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 외과 수술 실력이 있는 정도의 기술만을 동원해 그의 관자놀이 부분에 침을 찌르듯 신경을 이식했다.

고글이 보는 시각 정보가 관자놀이 쪽으로 부착된 인공 시신경을 타고 들어가 뇌까지 직접 전달된다.

이런 식의 수술은 사실 마나를 내 손처럼 다룰 수 없으면 절대 불가능한 수술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본 목적은 안경을 통해 신경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가만 볼 수 있으면 되는 일이니까.

내가 쓴 보조 안경의 양 끝의 줄기를 그의 몸에 부착시켜 그의 몸 내부를 마치 전기신호로 출력하듯 분석하고 안경에 보이게 만들어준다.

지금 같은 수술은 불가능할지 몰라도 이 정도 성능이면 고르네오 남작님의 경우 어렵지 않게 의안 이식 수술 정도를 이룰 수 있으리라.

신력의 사용한 최대한 억제하면서 하나둘 정교하게 이어붙이기 시작하자 눈으로 보이는 전극 같은 줄기들이 하나둘 빛을 발하며 연동되기 시작했다.

륀느는 그의 머리를 부여잡고 집중하고 있는 나를 그저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그렇게 약 30분 정도가 흘렀을까.

고도의 집중력을 이용해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나는 고글을 그의 얼굴에 완전히 고정시켰다. 괜히 흔들리면 시력이 다시 흔들릴 테니 말이다.

“됐다.”

“수술은 성공적?”

“그래. 일단은, 어차피 이 고글은 임시방편이야. 내가 확인하려고 한 성능은 이미 확인했고. 눈이 본래대로 돌아오면 안전하게 가짜 신경을 뽑아내고 회수하면 돼.”

혹 연산에 문제가 생겨서 놓친 신경이 없는지 재확인해보지만, 시술 자체는 깔끔했다.

결과적으로 하인스 영지를 다시 한번 급 발전시켜줄 의안 이식 사업의 기반이 완성된 셈이다.

“아참.”

이후 나는 혹시나 싶은 마음에 보조 안경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허공에 그림을 그리듯 마나를 일으켰다.

“데이비 님.”

수술이 끝나고 짧게 한숨을 내쉬는 나를 보며 륀느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륀느. 강화 개조를 요청해.”

“강화 개조?”

내가 눈을 살짝 찌푸리며 묻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륀느의 힘이 상당히 불완정. 세피로스화의 출력에 대한 편차가 상당히 큼을 보고.”

세피로스화를 해도 어떨 땐 강한 힘을 방출할 수 있고 어떨 때는 그리 강해지지 않는다.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개조해줬으면 하는데?”

“륀느. 매우 강력하게. 개조해줄 것을 요청. 에이리아 님을 호위할 힘, 그것을 륀느가 높게 평가.”

담담한 얼굴로 내 팔을 붙잡는 녀석이었다.

“넌 이미 완벽할 대로 완벽해서 개조를 할 건 없는데.”

애초에 륀느의 심방인 기계장치의 신은 스스로 성장하는 심장이다. 지금에 와서야 성장이 굉장히 더딘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내가 하는 개조보다는 장기적으로 충분히 큰 이득이 되리라.

“그럼 이렇게 하자.”

그렇게 말하며 나는 녀석을 돌려 앉혔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이 정도가 전부야.”

그렇게 말하며 내가 손을 움직인다.

* * *

시우의 수술이 끝나고 그가 깨어나기도 전에 나는 일본 쪽으로 넘어왔다.

딱히 공적으로 방문하는 것은 아니기에 일본 당국에서는 나의 방문을 눈치채진 못했지만 상관없었다.

굳이 일본 정부와 어찌해볼 생각은 없었으니까.

물론, 상황에 따라서 어느 정도 힘을 발현해야 하는 건 사실이지만.

약속한 장소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나를 기다리고 있던 일본 각성자. 코오나가 나를 향해 고개를 숙여 보였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비트가 소멸하고 네 예언의 힘도 약해진 줄 알았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만. 어째서인지 큰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내게 말하는 작은 소녀였다.

그녀는 학교를 다녀온 참인지 교복을 입고 있었다.

“그래서. 그 흔적인지 뭔지에 대해 조사해본 건 있나?”

“예언 상 이 나라에 닥칠 위기까지는 시간이 남아있지만, 당신이 찾으려고 하는 그 원흉에 대한 흐름의 위치를 어느 정도 특정할 수 있었어요.”

“위치를 특정할 수 있다?”

“일의 아래쪽. 규슈 지방의 최하단 남단에 있는 섬 중 한 곳에서 거대한 존재감이 느껴져요.”

“확실해?”

“30퍼센트 정도 확률로요.”

“일단 찔러나 보자 이거네.”

어차피 단번에 찾을 거라곤 생각지 않았으니까.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나는 가볍게 휘파람을 불었다.

삐익!!

그러자 내 앞으로 거대한 화염이 모여들며 커다란 화염의 새가 모습을 드러낸다.

“남방의 주작…….”

“바로 알아보네?”

“어째서인지 금방 알 것 같았어요.”

“오랜만이다 불닭아.”

내가 녀석의 목덜미를 톡톡 두드리자 녀석은 끼에엑! 소리를 내며 부리의 끝을 내게 비벼왔다.

“그래그래.”

내 웃음에 불닭이는 오랜만의 만남이 기꺼운지 짧고 가늘게 끼이익! 울었다.

“만져봐도 되나요?”

깃털에 화염이 일렁이지만, 그녀는 신기한 듯 불닭이에게 손을 뻗는다.

“적의 내세우지 마.”

이에 내가 불닭이에게 경고하자 녀석은 천천히 안정된 듯 화염의 세기를 낮춘다.

“와아…….”

아무리 예언자니 사역인이라고 해도 그녀는 아직 어린 소녀에 불과하다.

그랬던 탓인지 신기한 듯 불닭이의 목덜미를 톡톡 두드리는 그녀의 입가에 귀여운 미소가 걸린다.

“신기하네요. 전설 속에서나 볼법한 주작이라니…… 당신이 주작을 부리는 건 다시 봐도 신기하네요.”

“주작의 근원은 지구가 맞아. 다만 내가 좀 독특한 케이스니까.”

신기한 듯 계속해서 목덜미를 쓰다듬던 코오나를 담담하게 바라보던 주작이가 짧게 운다.

그리고.

콱!!

그대로 입을 쩍 벌려 코오나의 상반신을 대뜸 물어버렸다.

“웁?!”

당황한 그녀가 버둥거리지만 주작이는 신이 난 듯 녀석을 물고 놓아주질 않았다.

“지가 현무도 아니고.”

닥치는 대로 닿는 것을 물어 버리는 현무도 아니고 대체 뭐 하는 짓인지.

신이 난 듯 날개를 펄럭이며 코오나를 가지고 놀기를 한참.

내가 녀석의 옆구리를 툭툭 쳤다.

“장난 그만 치고 내려놔.”

-끼이익…….

철푸덕!

침인지 뭔지 모를 액체로 범벅이 된 그녀가 힘없이 바닥에 추락한다.

“눅눅해…… 축축하고…….”

울상이 된 얼굴로 중얼거린 그녀가 나를 원망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불닭이가 네가 마음에 든 모양이다. 싫어하는 대상은 가차 없이 쪼아버리거든.”

“…….”

실제로 불닭이는 뭐가 그리 즐거운지 끼이익 울며 코오나를 부리로 툭툭 건드리며 날개를 펄럭였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가자.”

내 말에 그녀는 불안한 얼굴로 불닭이를 보다 천천히 내 손을 잡고 등에 올라탔다.

“꽉 잡아라. 불닭아. 남쪽이다.”

-끼에에에엑!!

투콰아앙!!

“네? 으꺄아아아아아악!!”

공기가 터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생명체가 낼 수 없는 어마어마한 속도로 가속하며 날아오른다.

주작 불닭이의 그런 속도에 어쩔 줄을 몰라 내 허리를 꽉 끌어안은 그녀가 바들바들 떨었다.

내가 도착한 곳은 일본의 중부지역이었지만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규슈지방의 남단까지 날아온 상황이었다.

“더 빨라졌다?”

-끼이이이익!!

메가로드리아를 보면서 뭔가 느낀 게 있는 모양이다.

물론 사신수 중 그 결벽증 사이코패스 황룡 정도가 아니면 환수왕과 비벼볼 격은 아니지만 속도 하나만큼은 대단한 녀석이었다.

그렇게 불닭이는 코오나가 이상을 감지한. 또 예언으로 느낀 지역에 이르렀다.

“이 근방이었어요.”

“근처 섬에 일단 내려보자. 놈이 작정하고 숨으면 나도 찾기가 쉽지가 않아.”

덩치는 가장 큰 녀석이지만 마치 스텔스가 된 것처럼 녀석의 매끈한 피부는 마나의 파장을 반사한다.

신력을 뿌리지 않는 이상 찾는 건 쉽지 않았다.

문제는 지구에서만큼은 신력의 사용을 최대한 억제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곳은 넬타리드 이외에 신력을 사용하면 모조리 그의 부담이 될 테니까.

열대 초목들이 가득한 울창한 무인도에 내리기가 무섭게 불닭이는 꿉꿉한 바닷바람이 마음에 안 드는지 끼익끼익 울어대기 시작했다.

“고생했다. 내 말에 불닭이는 부리 끝으로 나를 한차례 비빈 뒤 천천히 사라졌다.

이후 나는 다시금 부적을 꺼내 허공에 던진 뒤 말했다.

“기우제. 튀어나와라.”

북방의 신수, 현무가 빛과 함께 모습을 드러낸다.

두 개의 머리를 이용해 나를 내려다보는 녀석의 숨결이 어째 거칠어진 느낌이다.

“나중에 때려줄 테니까 우선 일부터 해.”

-그우우우우…….

녀석이 한발 물러났다.

“바닷속으로 들어가서 상황 좀 조사해줄래?”

내 말에 현무, 기우제는 조용히 걸어가기 시작하더니 익숙하게 바닷속으로 사라져버렸다.

“바다는 넓은데 당신이 찾으려는 존재를 찾을 수 있을까요?”

“네 말이 사실이라 만약 여기 베헤모스가 근처에 있다면 말이야.”

전조현상이 있을 거다.

그그그그그그극!!! 콰아아앙!!!

그 말과 함께 대체 어떻게 이곳에 있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거대한 상어들이 바다에서 튀어나와 우리를 향해 날아든다.

“무슨?!”

깜짝 놀란 그녀가 손을 뻗어 저지하려 하지만 5미터는 훌쩍 넘어 보이는 거대 상어들은 멈추지 않았다.

“기우제. 일 똑바로 해라.”

쉬리리리리릭!!!

그 말과 함께 바닷속에서 거대한 꼬리 같은 것들이 튀어나오더니 그대로 거대한 상어들을 휘감는다.

그리고는 다시 바다로 끌고 들어가 버렸다.

“베헤모스. 맞네. 이놈은 여기서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베헤모스의 힘은 진화와 강화의 사이 어딘가에 존재한다.

금기에 가까우나 금기가 아닌 선을 유지하는 그의 힘은 간단했다.

인간의 학설 중에 인간이 유인원으로부터 서서히 진화했다고 말하는 그 현상을 재현하는 것이니까.

즉. 상어가 변할 수 있는 변화를 강제로 가속시켜 변하게 만든다.

일반적인 상어가 준 메갈로돈 급의 크기를 지니고, 날치같이 튀어 오른 건 상어가 지닐 수 있는 진화의 역량.

허락된 진화 내에서 강화되는 것이기에 금기가 될 수 없다.

물론 진화해봐야 결국 그 범위를 벗어날 수 없다.

현무 기우제가 날뛰기 시작했는지 대량의 도력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녀석은 상당히 마조히스틱한 변태성향을 지니고 있지만 그래도 북방을 책임지는 신수. 그런 만큼 물속에서 녀석의 힘은 타 신수와는 비교할 수 없다.

싸늘한 냉기와 함께 바닷속에서 얼음의 창 같은 것들이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가 다시 가라앉는다.

“상어 말고도 여럿 존재하나 보네. 진화의 힘을 못 이기고 폭주해버린 동물이.”

그렇게 말한 나는 짜증스레 외쳤다.

“베헤모스 미친xx야. 너 이거 생태계파괴야 알아?”

어디 외래종이 들어와서 토종들을 변이시키고 있어.

“하지만 이상하네요. 아까부터…… 계속해서…….”

“이상하다고?”

“네…… 아까부터 계속해서 괴로워하는 듯한 소리가 들려요…….”

내겐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는 귀를 틀어막고 괴로워하고 있었다.

“흐음…….”

그렇게 생각하던 찰나.

거대한 지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녀석의 존재감이 드러난다. 베헤모스. 놈이 확실했다.

그리고, 현재 그놈이 내게 적의를 보내고 있다.

애초에 환수왕은 셰인의 환수였지 내 환수가 아니니까.

녀석들이 나를 모르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잠식이 없어도 이 빡대가리는 제어가 없으면 충분히 날뛸 놈인데…… 일단 바닷속에서 어떻게 끌어낸다…….”

심해까지 숨어드는 놈을 찾는 게 쉽진 않아 보였다.

“아무래도 예언은 맞은 것 같지만 어쩌실 건가요?”

“비켜봐.”

그녀의 의문에 나는 홍단이와 청단이를 뽑아 들고 빙그르르 돌렸다.

“너희 나라. 바다가 조금 갈라진다고 놀라진 않겠지?”

“네?!”

* * *

같은 시각. 페르세르크와 일리나는 자신들의 무기를 챙겨 든 뒤 인식 저해마법을 본인들에게 걸고 별장을 나섰다.

“륀느. 호위 임무 준비 완료.”

“잘 부탁해 륀느.”

륀느의 머리를 쓰다듬어준 일리나가 고개를 돌린다.

“가요 언니. 데이비가 오기 전에 자잘한 일은 우리가 처리해두자구요.”

“조심하세요. 일리나 언니, 페르세르크 언니.”

“그래. 혹시 모르니까 바깥으론 나오지 말고.”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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