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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884화 (884/1,559)

제 884화

252. 심해의 폭군 베헤모스와 미래를 준비하는 이

해태의 힘이 파르르 떨린다.

다른 각성자와 다르게 그녀가 가진 힘은 신수 해태라는 존재의 힘에 근간하고 있다.

‘떨고 있어…… 해태가 어째서?’

그 떨림은 흥분이 아닌 두려움이었다.

그녀의 신수는 정의롭고 진실을 사랑하는 신수.

왜 그가 그녀를 택했는지 그녀는 알지 못하지만, 그녀가 느끼고 있는 해태는 절대 악에게 두려움을 느끼고 그것을 티 내는 존재가 아니었다.

콰지지지지지직!!!

그런 해태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

“물러나. 물 좀 튄다.”

콰지지지지지지직!!!

청적색의 검을 한 손에 쥐고 또 한 손에 거대한 죽창 같은 창을 쥔 그의 전신으로 섬뜩한 힘이 쏟아져 나온다.

더 강해졌다!

2년 전 즈음 그는 그녀의 주인이었던 고대룡 아비트의 부름으로 새빨간 공간에 있었다.

그곳에서 데이비가 어떤 힘을 지닌 존재인지 남김없이 봐왔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그때가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하던 상황이었다면, 지금은 그 힘을 완전히 제어했다.

과거 무림에선 이러한 존재를 두고 그리 불렀던가.

천외천(天外天)

하늘 위의 하늘.

인간이 바라보는 하늘 그 위에 존재하는 까마득한 존재.

온 전신이 파르르 떨릴 정도의 빛 속에서 해태의 의지가 그녀에게 전해진다.

데이비의 왼손에 쥐어진 청적색의 검도 섬뜩하지만 지금 그의 오른손에 쥐어진 금빛의 창에 머금어진 힘이 그대로 바닷속으로 떨어지면…….

이 일대 전체가 날아간다.

아니.

“잠깐만요!!”

코오나가 급히 소리쳤다.

감정이 상당히 억눌려진 그녀라도 그를 상대로는 그 감정의 평온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다.

“물러나라니까.”

“지금 그걸 바다에 던지시려는 건가요?! 너무 막무가내에요! 벼룩 잡자고 집을 태우겠다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

저 뇌광의 창이 떨어지는 순간 일본 열도 전체에 어마어마한 재난이 벌어질 것이다.

뒤틀린 파도는 그 힘을 일궈내며 거대한 해일이 될 것이고 각 지역의 해안도시들을 모조리 덮치고도 남을 것이다.

“이곳의 해류는 동남아 아래쪽부터 열도 전체로 향하고 있어요! 당신이 여기서 그걸 처박는다면…….”

“거 참 시끄럽네. 어? 저게 뭐야?”

데이비가 놀란 듯 하늘을 올려다보자 그녀가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시선을 돌리기가 무섭게 데이비는 섬 위에서 바다를 향해 부드럽고 강렬하게 뇌광의 창을 던졌다.

[롱기누스 2번째 형태]

[핵죽창]

공간이 원형태로 찢어지며 발사된 창은 허공을 찢어발기며 그대로 날아들었고 망설임 없이 바닷속으로 처박혔다.

“안돼!!”

그녀의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

하지만 이미 금빛의 창은 데이비의 손을 떠난 지 오래였다.

쩌어엉!!

그리고 주변을 밀어내는 어마어마한 뇌광이 바닷물을 밀어내고 증발시키며 순식간에 파고들었고.

일순간 고요한 침묵이 일었다.

열도 전체에 거대한 재앙을 가져올 한방에 꽂힌 것이다.

파랗게 질린 얼굴로 멍하니 있던 코오나는 다급히 자신의 힘을 끌어냈다.

그녀의 힘은 저 재앙을 막아내기엔 너무 미약하지만, 그럼에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자칫 수많은 사람들이 죽을 테니 말이다.

쏴아아아아아…….

이윽고 구멍이 뚫려버린 바다의 구멍으로 바닷물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거대한 해류의 폭발은 이내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당신!!”

스릉…….

격한 외침을 토해내며 코오나가 그를 타박하려던 순간.

데이비의 왼손에 쥐어진 청적색의 검이 번뜩였다.

서걱!!

잘릴 것도 없는데 섬뜩한 파육음이 들려왔다.

그리고.

“세상에…….”

거대한 원으로 퍼져나간 검기가. 일대 바다를 완전히 감싸고는 폭발하듯 퍼져나가는 파도를 모조리 감싸 먹어치우기 시작한다.

그 범위는 약 수 킬로미터.

물리법칙을 베고, 비 물리 법칙을 베는 검.

초단이의 막대한 힘이 퍼져나가는 바닷물의 팽창력을 모조리 삼켜버린 것이다.

눈앞에서 어마어마한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에 얼이 빠져있던 그녀가 비틀거리며 데이비를 향해 다가갔다.

그리고는 그를 올려다보며 물었다.

“처음부터 이럴 생각이었나요?”

“네가 본 미래에 이런 건 없었나?”

“당신에 대한 직접적인 예언은 불가능해요. 본인의 존재를 실감하고 있는 건가요?”

그녀가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냥 그 붉은 검으로 베셨어도 됐잖아요.”

그냥 시작부터 저 청적색의 검으로 베어버렸으면 되었을 것을.

그런 그녀의 의문에 데이비는 발을 통통 튕기다가 그대로 코오나를 짐짝처럼 옆구리에 둘러멨다.

“읏?!”

“보면 알아.”

콰아아아아앙!!!!

동시에. 어마어마한 폭발이 일어나며 일대가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초단이가 베어버린 공간의 영역 밖으론 그 힘이 전혀 전달되지 않지만, 정확히 범위 내의 모든 바다가 뒤흔들린다.

충격파가 터져나가고 변화가 일어난다.

데이비가 초단이로 벤 것은 해일을 일으키는 거대한 힘의 여파.

마나의 파장은 전혀 베지 않았다.

그리고.

쏴아아아아아아…….

싸늘한 소리와 함께 일대 바다 전체가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많이 컸구나! 이놈.”

아주 잠깐. 데이비가 그렇게 중얼거리기가 무섭게…….

콰아아아앙!!!!

어마어마한 소리가 울려 퍼지며 수십 미터에 이르는 길이에 두께만 수 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촉수들이 바닷속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저건?!”

“역시 근방 심해에 있었구나.”

아니, 정확히는.

놈이 이 힘에 이끌려 튀어나온 것이다.

“역시 단순하기 그지없는 어류네.”

* * *

체내에 막대한 힘을 품지는 않았지만, 그 크기만큼은 그 어떤 존재보다 거대한 존재.

사방으로 솟아오른 촉수의 존재에 옆구리에 끼어 있던 코오나가 그대로 경직되듯 굳어버렸다.

쉬리리릭!!! 쿠우웅!! 쿵쿵!!!

촉수는 흐물거리는 그 끝을 단단하게 경화시키며 순식간에 나를 공격해 들어왔다.

적의가 아니었다.

놈은 현재 나를 먹잇감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베헤모스가 본능에 충실한 멍청한 놈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건 좀 심하게 역변했는데.’

메가로드리아의 진술에 의하면 베헤모스의 상황은 잠식 직전까지도 이전과 변화가 없었다고 했다.

아무리 흉포해도 자신의 영역 밖을 나서서 닥치는 대로 해치는 존재가 아니라는 건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의 베헤모스는 달랐다.

난폭하기 그지없고 브레이크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애초에 이곳에 있는 게 아니었다면! 방금 한 행동은 의미 없는 짓 아니었나요?!”

“네가 이 근처라는 위치를 특정했다만 나도 정확히 짚어낼 순 없으니까.”

그래서, 퍼뜨렸다.

“일대 영역 전부.”

그 범위는 단순 단위로 수백 킬로미터 단위로 퍼져나간다.

범위는 그 정도지만 베헤모스가 그보다 조금 멀리 있어도 상관은 없었다.

“세상에…….”

“베헤모스는 극도로 예민한 감각을 가지고 있어서 그 감각을 이용해 숨어들면 끝도 없이 피해 다니거든.”

특히 물은 녀석의 베이스나 다름없는 장소가 아닌가.

쉬리리릭!!

눈도 보이지 않는데 나를 노리고 파고드는 초거대 촉수들의 끝이 날카롭게 빛난다.

“밑에서!!”

“꽉 잡아라. 좀 자를 테니.”

투웅!!

왼발을 부드럽게 밀어내듯 딛으며 움직인다.

쉬리리릭!! 쿠우우웅!!

동시에 아주 미세한 차이로 회색빛의 촉수, 아니 정확히는 베헤모스의 수많은 수염 중 한 가닥이 나와 코오나를 스치듯 내리꽂혔다.

스르릉!!

청명한 소리와 함께 초단이를 한 차례 튕겨내기가 무섭게 변화가 일어난다.

두께 수 미터에 길이만 수십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수염 가닥이 마치 채를 썬 것처럼 일순간에 잘려나간 것이다.

“왜 힘을 자꾸 아끼시는 거죠?!”

“베헤모스를 죽이려고 내가 여기 온 게 아니야.”

정확한 내 목표는 베헤모스의 생포.

그 전에 녀석의 본체를 끌어내야 했다.

“이런 거대한 덩치라니…… 당신이 찾는 그 괴물은 대체 얼마나 큰 존재인 건지…….”

“좀 많이 커.”

그렇게 말하며 허공을 박차듯 날아오르자 좀 전까지 내가 있던 섬이 거대한 충격파의 진동에 의해 완전히 무너지고 침수되기 시작했다.

촤르르르르르륵!!!

그리고, 섬을 중심으로 원형태로 포위하듯 거대한 수염들이 바닷속에서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츠츠츠츳!!! 티잉!!

바닷속으로 던졌던 황금빛의 창이 다시금 끌려 나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퍼어어어어어어엉!!!

하늘 높이 치솟는 거대한 물보라 속에서 놈의 형체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수 킬로미터는 가볍게 넘어 보이는 거대한 체격을 지닌 괴물.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체의 대부분이 아직 물속에서 드러나지 않은 존재.

숨이 턱턱 막힐 정도의 압박감을 뿌린 탓인지 코오나의 표정이 퍼렇게 질린다.

“월척이 낚였네!”

그런 녀석을 보며 나는 스산하게 웃으며 신창 롱기누스를 회수해 아공간에 넣었다.

역시 물고기를 낚는 데엔 낚시만 한 것이 없다.

대뜸 튀어나와 내가 있는 공간을 기준으로 주변 일대를 모조리 집어삼킬 것처럼 거대한 입을 벌리고 날아드는 베헤모스를 보며 코오나의 얼굴이 퍼렇게 질렸다.

“흰수염 고래?!”

흰수염 고래와 흡사하지만 흰수염 고래 그 자체와는 그 크기를 비교할 수도 없다.

수십 가닥 돋아난 수염은 좀 전 우리를 포위하듯 솟아올랐던 그 촉수 가닥들이었다.

어지간한 촉수 가닥 하나만으로도 웬만한 거대 몬스터를 휘감아 찢어발겨 버릴 정도로 거대한데 그게 고작 수염이라니.

그야말로 심해의 폭군 그 자체인 모습에 그녀가 나를 본다.

어떻게 좀 해보라는 시선이었다.

이에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손을 뻗었다.

동시에 황금빛의 카드들이 수십장 이상 허공으로 날아들었고 이내 그 크기를 수 미터로 불리더니 어마어마한 크기의 사슬들을 뽑아내 베헤모스를 낚기 시작했다.

“이상하네. 그 빛나는 돌을 보면 더 강해졌어야 정상인데…….”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 힘을 돌멩이에 담을 정도면 못 해도 내가 아는 베헤모스보다는 최소 두 배에서 다섯 배 정도는 더 강한 힘을 품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놈은 아니었다.

오히려 지금 눈앞의 거대한 흰수염 고래. 베헤모스는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힘이 약했다.

‘확실하게 제압하려면 신력을 쓰는 게 제일인데. 지구에서 신력을 쓰면 넬타리드에게 죄다 부담이 될 테고. 좀 귀찮기도 하고…….’

어떻게 한다…….

“아.”

좋은 방법은 늘 머릿속에서 나오는 법이다.

내가 귀찮고 번거로우면.

다른 놈을 시키면 되는 일.

“자. 대신 나와라.”

생각을 마친 내가 손뼉을 쳤다.

쏴아아아아아!!!

동시에 주변의 바다가 갈라지고 대지가 솟아오른다.

물의 정령왕 엘라임과 대지의 정령왕 노아스였다.

바닥을 끌어올려 인공 섬을 만들어버리는 노아스의 행동에 베헤모스가 몸을 붙잡힌 채 당황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역시 제압에는 다굴이지.”

하늘이 찢어지며 붉은 벼락과 함께 폭풍 용왕이 낙하하며 그대로 내리찍듯 베헤모스의 머리통을 발로 내리찍어버렸다.

-크아아아아앙!!!

그리고, 노아스가 만든 대지 위로 고열을 품은 지폭룡 샨드라미네아가 나타나 거대한 브레스를 충전하기 시작했다.

두 마리의 환수왕의 출현에 깜짝 놀란 듯 베헤모스가 버둥거리려 한다.

가장 멍청한 녀석답게 언어조차도 보통의 환수왕과 다르게 상당히 짐승에 가깝다.

“어허, 움직이면 쓰나.”

놈을 포박한 채 나는 멈추지 않고 소환을 이어나갔다.

두 마리의 환수왕.

5마리의 신수.

그에 이어 2명의 정령왕까지.

그들의 각기 막대한 힘을 뿜어내며 모여들기 시작한다.

신수 하나하나 정령왕 하나하나는 환수왕에게 이길 수 없을지 모르지만, 옛말에 그런 말이 있다.

“공자 가라사대.”

다굴에 장사 없다.

“공자는 그런 말 한 적 없는 것 같은데요!”

코오나의 비명 섞인 외침을 무시한 채 내가 말했다.

“애들아. 살짝만 다져놔라.”

[계약자! 굳이 이런 일에 우리를 부를 필요 따윈 없을 텐데?]

샨드라미네아의 거친 반항에 내가 귀를 후비며 답했다.

“까라면 까.”

[빌어먹을 놈!]

나는 초단이를 빙그르르 돌리며 바다 곳곳에서 튀어나오는 베헤모스의 영향을 받은 거대한 어류들을 향해 움직였다.

“저것들은 힘 조절할 것 없이 죽여도 되는 거잖아.”

귀찮은 건 니들 몫. 편한 건, 내 몫.

-아, 잠깐만. 이건 좀…….

본능만 남아도 급할 땐 의념을 발산한다 이거지.

구슬플 정도로 처절한 베헤모스의 비명이 일대 전체에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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