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71화
용의 둥지에 남은 대족장 쓰와 금우궁 타우르스는 눈앞에 있는 거대한 사자형상의 근육질 거구를 미심쩍은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미묘한 눈싸움.
타우르스와 동일하게 별을 전신에 담고 있는 사자는 보이지 않는 눈을 움직여 그들을 직시했다.
“흐음…… 형제여. 이 존재는 형제와 같은 존재인가?”
그 말에 타우르스가 한 손으로 따봉을 해 보이자 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어쩐지 피부가 저릿저릿한 긴장감이 몰려오는군.”
그렇게 말한 그가 돌아섰다.
이에 곁에서 메가로드리아와 함께 그들을 감시하던 륀느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반응이 없음을 감지. 근육만 보면 정신 못 차리는 괴 취향이라 판단하였으나 변수 발생.”
륀느의 말에 대족장 쓰와 타우르스가 동시에 그녀를 바라보았다.
“흐음…… 그쪽은 타우르스 형제의 친우가 데리고 다니던 존재로군.”
“륀느. 오크의 과한 근육을 륀느가 낮게 평가.”
“어허, 근육은 세상 모든 대화의 장이네! 아무리 그대라 할지라도 내 몸을 무시하는 건 그냥 넘어갈 수 없군!”
그렇게 말하는 그는 메가로드리아의 곁에 있으면서도 전혀 위축되는 모습이 아니었다.
별자리들이야 반신급 존재들이니 그렇다 칠 수 있지만 대체 이 오크는 무엇일까.
이에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던 메가로드리아가 입을 열었다.
[그럼 저놈도 네 동지냐.]
사자자리 레오를 가리키며 묻는 그의 물음에 대족장 쓰와 타우르스가 동시에 고개를 젓는다.
“저런 거짓 근육은 우리의 형제가 아니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거짓 없는 순수한 노력의 결정체!!”
뿌득!! 뿌드득!!
근육을 자랑하며 동시에 모스큘라 자세를 취하는 놈들을 보며 륀느가 눈을 가늘게 떴다.
“륀느가 저 등신들을 낮게 평가.”
[눈만 버리는군…… 영지에 있는 그 빌어먹을 근육 토끼와 만나면 아주 볼만하겠어.]
애석하게도 메가로드리아나 륀느는 종족은 다르지만, 타우르스와 대족장 쓰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잠시 의기투합했다.
* * *
“커헉…… 큭. 크으…… 푸하아, 끄응, 진짜 죽겠군…… 이봐. 너 정말로 인간이냐? 기가 막히는군.”
나무에 몸을 기댄 채 그가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이름은 발포르스. 현재 개혁파에 힘을 보태주고 있는 요쉬 대륙 드래곤들의 로드로써, 사실상 현재 얼마 남지 않은 타락용의 주요 전력 중 하나였다.
현재 그는 온몸을 침식한 타격에서 완전히 해방되지 못해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것 같은 모습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내가 치료해준 건 일정 범위수준이었지 완치가 아니었다.
로드 급이 둘이니 애초에 가능한 싸움이 아니다.
내가 나서지 않았다면 시초용의 흔적이고 나발이고 일방적인 싸움이 되었으리라.
일반적으로 기사와 마법사는 그 계통이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
마법사의 약속은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그것은 루머에 불과한 일이다.
실제로 약속을 어기고 거짓을 고하는 마법사의 경우 내면에서 자연스레 정신이 안정화되지 못하고 그로 인해 문제가 생기는 것을 착각하는 것이니까.
하지만 오딘은 다르다.
그녀는 반신, 즉 본인의 위계를 올리기를 포기한 케이스였다.
하지만 위계가 낮은데도 회랑에서 최고위 전력으로 유명한 것이 바로 그녀였다.
실제로 내가 그녀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영웅들 사이에서 굉장히 고령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
언뜻 들은 사실. 그리고 내가 가진 마법 지식을 기반으로 할 때 그녀는 기본적으로 마법사가 걷는 길과는 조금 다른 기형적인 길을 걷는다는 점이었다.
그런 만큼 그녀의 목소리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이 아닐까.
“앓는 소리 그만하고 말해. 죽지 않을 정도로 치료해놨으니까.”
내 말에 그가 쓴 표정을 지어 보였다.
“내가 대답하면 어찌할 거지?”
발포르스가 씨익 웃으며 나를 올려다보았다.
“내가 말하면, 그 이후엔 어떻게 할 거지?
“뭘 어떻게 해.”
“날 죽일 것인가?”
그의 물음에 나는 의아하게 물었다.
“왜?”
“뭐?”
내 대답에 그가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나는 네 적…….”
“한번 살린 놈, 그것도 전의도 없는 놈을 굳이 다시 죽여야 할 이유가 있나?”
내 물음에 그는 벙찐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게 아니면, 내가 널 지금 당장 죽여야 할 만큼 내 시선에 네가 가치 있다고 착각하는 건가?”
“……괴물 새끼. 내가 널 과소평가하고 있었구나.”
그제야 그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자신만만한 미소를 지속 있던 그의 눈동자에 숨기기 어려운 두려움이 흘러나와 파르르 떨린다.
그리고 중얼거렸다.
“인간이라는 종족이 가진 성장이라는 특성에 대해 어느 정도 조사해 본 적은 있지만…… 그것도 정도가 있지. 넌 도대체가…….”
두려움을 넘어 허탈한 표정을 지어 보인 그가 숨이 넘어갈 듯 힘겹게 웃어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후우…… 그래.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까…….”
그가 짧게 침묵했다.
“우선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선 내가 요쉬 대륙의 용의 신전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지 않을 수 없…….”
데자뷰가 느껴진다.
만나자마자 어마어마한 수다로 사람의 혼을 빼놨던 콘타스 대제의 여동생. 모르지아나의 모습이 순간 겹쳐 보인 내가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고 보니 따로 알아본바 그녀는 용사로서 활동하고 있는 레이나와 파티를 하고 있다고 들은 바 있다.
그녀의 수다는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니 레이나로써도 견디기 힘들 텐데 굳이 같이 다니는 것을 보면 그녀도 어지간히 마조 성향이…….
휘이이잉!!
음……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수다 주머니를 개봉하려는 이 빌어먹을 요쉬 대륙의 드래곤 로드를 닥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뿌득.
손에 쥐어져 있던 나뭇가지가 부러지자 그가 움찔거렸다.
“요점만 말해. 혓바닥 길어지면 다른 노점 찾는 수가 있어.”
“…….”
짜게 식은 표정으로 나를 보던 그가 이내 추욱 늘어졌다.
“별거 없다. 그 여자. 금발에 외안을 지닌 그 작은 인간…… 아니 인간이라고 보기도 뭣하군, 괴물이 대륙의 복구에 힘쓰고 있던 우리를 습격했다. 이후 인질을 잡고 나를 포함한 다수의 동족을 굴종시킨 뒤 이곳으로 데려왔다. 그뿐이야.“
그의 증언대로라면 심연의 공주에 의해 파괴된 요쉬 대륙의 복구에 힘을 쓰고 있던 찰나에 이번엔 오딘이 들이닥쳐서 한차례 엎어버렸다는 뜻인가.
“그녀 이외엔?”
“나도 몰…… 아니, 아니지 하나 더 있었군. 왜 지금까지 그걸 몰랐지?”
그가 턱을 어루만지며 인상을 찡그렸다.
“얼음 같은 머리색을 지닌 젊은 남자가 그녀의 곁에 있었다.”
“얼음 같은 머리색을 지닌 놈?”
나는 문득 군주가 도망쳤던 회랑에서 들렸던 목소리를 떠올렸다.
내가 아는 한에서 오딘은 누가 시킨다고 말을 들을 위인이 아니다.
그녀는 언제나 오만하며 그만한 힘을 지니고 있기에 절대 자존심을 굽히는 바가 없다.
그녀가 의견을 조율하는 건 오로지 사령술사이자 같은 등급이면서도 나와 다르게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데스 로드의 길을 초기 개척한, 로 아이아스와 성녀 다프네. 그리고 신의 히포크리아 누님이 전부였다.
그러니까. 어디 듣도 보도 못한 놈이 그녀를 마음대로 할 수도 없거니와. 그렇게 한다 해도 당해줄 그녀가 아니라는 점이다.
게다가 가장 큰 문제는 회랑에 이어 이제는 신의 영역에 자리를 잡은 오딘을 임의로 그렇게 불러낸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그녀가 직접 내려가지 않는 이상은…….
“그 괴물. 정말 경악스러울 정도로 강했다…… 마법의 종주라 불리는 우리 동족들이 그녀에게 마법 한번 쏘아보지 못하고 모조리 디스펠 당했으니까.
그녀는 일전에 신을 쫓아내 버린 전적도 있지 않던가.
드래곤이라 해도 회랑에서 더 강해진 그녀를 어찌할 수는 없으리라.
“그게 전분가? 그녀에 대한 상태는.”
“상태? 흐음…… 그래. 조금 멍해 보였다.”
“멍해 보였다고?”
“그래. 솔직히 그 정도의 강자가 정신 지배를 당할 리도, 매료 같은 상태 이상에 당할 일도 없으니 태생이 그런 건가 했다만…… 그래…… 생각하니 이상한 게 몇 가지 더 있군.”
그가 거짓말을 하는 것인가 생각해볼 수도 있지만, 굳이 그가 그럴 이유도 없었다.
게다가 그의 설명대로라면 요쉬 대륙의 드래곤들이 이곳에 있는 것도, 그녀의 흔적이나 별자리들이 꽁지 빠지게 도망쳐서 내게 도움을 요청한 것도 모두 들어맞는다.
“그놈 말이야…… 그놈을 지키고 있었어.”
“그 얼음색 머리?”
“그래. 그놈. 그놈에 대해 알아낸 건 없지만 유일하게 인간과 다른 점이 하나 있었네.”
“다른 점이라니 뭔데.”
“눈 하나가…….”
그가 인상을 찡그리며 주먹을 꽉 쥐고 파르르 떨었다.
“눈…… 눈 하나가…… 이런 망할 왜 입이 안 떨어지는 거야!”
“그만.”
짧게 일축한 내가 헛웃음을 흘렸다.
저 증상. 나도 당해봐서 안다.
흰자는 새까맣고 동공 부분이 빨려 들어갈 것 같은 백색의…….
웁…….
망할, 이 상황에 와서도 제대로 기억하는 게 쉽지 않다. 기억을 못하는 게 아니라 의식하는 게 거부당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나저나 이 눈동자는 피를 통해 이어지는 저주에 가깝다고 들었는데…….
나는 아공간에서 회복에 도움이 되는 영약을 꺼내 그에게 던져주었다.
“다 알았으니 꺼져.”
“더 안 듣고?”
“네가 본 것. 말할 수 없었지?”
드래곤 로드조차 움츠러들게 할 정도의 힘이 서린 한쪽 눈동자.
그 눈동자의 특징은 여럿 있지만, 한가지는 확실히 알고 있다.
볼 수는 있으나. 본 자는 그 눈에 대해 생각하는 것도, 언급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 눈은, 어떤 인물의 유전자를 통해 이어지는 눈이며.
내가 아는 인물 중에 그로 인해 눈을 하나…….
가리는 이가 있다.
“아니 정말로 안 들어?”
“됐다고.”
“아니, 아직 해줄 이야기가…….”
“아 됐다고!!”
저것도 모르지아나 과가 분명하다.
저 조동아리를 한시도 놀리지 않으면 안 되는 스타일.
거구의 생김새와 다르게 입은 가볍기 그지없네.
“물에 담그면 입만 동동 뜰 x끼…….”
“아 잠깐! 혹시 군주를 찾을 건가?”
그의 부름에 내가 멈춰섰다.
“군주? 별로 이제는 관심 없는데.”
왜 굳이 오딘과 그 빌어먹을 놈이 이곳에 드래곤들을 보내고, 굳이 잠든 드래곤들을 깨워 이 소란을 피웠는지는 아직 이해가 안 되는 구석이 많지만.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의 기둥에 오딘이 있다는 것이다.
“그냥 둘 순 없을걸? 그놈이 가진 힘은 그 여자가 준 힘이지. 나로서는 네가 그 여자와 무슨 관계인지는 잘 모르겠다만. 적어도 그 여자가 자의든, 타의든 이곳에 잠든 드래곤들을 깨우고 우리를 이용해 이만한 소란을 피웠는지 정도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그 말에 내가 조용히 그를 응시했다.
확실히. 그녀가 굳이 이곳에서 이런 난동을 부릴 이유가 무엇일까.
그녀가 아닌 그놈이라 할지라도.
아무 이유 없이 그저 날뛰고 싶다는 이유로 이런 사태를 상정하진 않았을 것이다.
“말해봐 네가 그렇게 말하는 걸 보면 뭔가 알고 있다는 것 같은데…….”
“그럼 우선 내가 그 군주 놈을 만났을 때의 이야기를…….”
“요점만 말해 이 새끼야!”
아오. 저걸 진짜!
“실은 나도 몰라.”
그가 유쾌하게 웃었다.
저거 오늘 비석 박자. 면에는 이렇게 써주리라.
빌어먹을 도마뱀 여기 파묻히다.
그그그그그극!!
대지가 뒤틀리며 긴 팔이 나타나 양손으로 놈의 목을 콱 졸랐다.
“죽어 이 새끼야 그냥! 콱 뒈져버리라고!”
“크엑!! 켁!!”
* * *
“이봐. 좀 천천히 가자고. 괜히 들켰다간 머리가 아파질 거야.”
“조용히 하고 따라와.”
“애초에 우리가 여길 찾아가야 하나? 우린 이미 정보를 누설한 시점에서 죽은 목숨인데. 나는 차라리 이번 기회에 온건파 쪽에 붙거나 잠적할까 생각 중이거든.”
“쉿.”
“아니 솔직히 말해서 그 인간이 뭐가 신경 쓰인다고 여기까지 따라온 거야. 장로들 눈에 우리가 띄면 일단 죽은 목…… 야, 이게 뭐야.”
굳은 얼굴로 중얼거린 두 블루 드래곤이 침묵했다.
인간으로 폴리모프하고 있는 그들의 감정이 요동치며 그들의 동공이 세로로 찢어졌다.
“이봐. 우리가 그 인간보다 얼마나 뒤늦게 이곳에 왔지?”
“두시간 정도.”
“……이게…… 그 두 시간 만에 벌어진 상황이라고?”
그들의 눈 앞에 펼쳐진 것은…….
끝없는 적막. 생각하는 것조차 두렵게 만드는 흔적.
바로, 시체 하나 없이 모조리 파괴된 숲이었다.
어떤 드래곤도 단신으로 그 짧은 시간에 저항하는 이들을 격살하고 일대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는 건 불가능하다.
이건, 단순히 재앙이 벌어진 수준이 아니라, 일대 영역 전체가 증발해버린 수준이 아닌가.
“이봐…….”
“어.”
“우리, 그냥 투항할까?”
처음엔 인간을 이곳으로 보내서 동족들이 처리하면 그게 제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이 잘못됐다. 자신들이 본 그 괴물은 그야말로 재앙이었고, 이 이상 그를 어찌할 해답 따윈 없다는 것을.
“하지만 그냥 투항한다고 그가 살려줄…….”
“보아하니 군주는 잡히지 않은 모양인데.”
그 말에 두 드래곤이 눈을 마주쳤다.
“군주를 찾을 방법을 그가 과연 알까?”
“우린 알잖아. 어차피 군주가 살아있으면 우리 목숨도 위험하고, 둘 중에 하나가 죽는 게 제일 좋은 상황.”
그들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래 이거면…….”
“그거 흥미 돋는 이야기네.”
그 말에 두 드래곤이 흠칫하며 고개를 돌렸다.
동시에 그들은 볼 수 있었다.
얼마 전까지 자신들의 동족이었던 드래곤 수십 마리가 그들을 포위하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분명 좀 전까지 아무것도 없었는데? 언제…….
굳어버린 그들의 앞으로 데이비가 천천히 걸어왔다.
“어디 있는지 알고 있다고?”
데이비의 미소에 그들이 파랗게 질린 얼굴로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경악하는 두 드래곤은 지금 이 순간이 줄을 잘 갈아탈 절호의 기회임을 눈치챘다.
드래곤의 자존심? 종족의 본능?
순식간에 접근해 붉은 눈동자에 일렁이는 안광을 보게 되면 그딴 건 떠오르지도 않게 된다는 걸 모르는 놈들이 너무 많다.
이건 인간이 아니라…….
인간의 탈을 쓴 괴물이다.
생존의 위험 앞에 자존심이 밥 먹여주느냐!
“그…… 그게 정확한 건 아닙니다만! 이곳에서 조금 더 북쪽 오지에 다른 곳에서 전이된 거대한 탑이 있다고 하더군요.”
“탑?”
“네. 거기서 무슨 의식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군주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곳에서 오래 벗어나지 못한다고.”
“맞아요. 온건파 겁쟁…… 아니, 아니지 온건파의 로드가 가진 힘의 결정도 그것 때문에 필요로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게 뭔데.”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그 뭐라고 했더라?”
“우로보로스.”
“맞다! 우로보로스! 우로보로스라고 했습니다.”
그 말에 데이비가 작게 중얼거렸다.
“우로보로스? 인공신 프로젝트? 이 등신들이 아직도 꿈꾸고 자빠졌네.”
* * *
“준비는 완벽합니다. 군주.”
준비는 완벽하다며 말하는 부하 드래곤들을 보며 군주는 조용히 용의 둥지를 직시했다.
자신의 주인이 절대 충돌하지 말라 말한 데이비 올 라운을 함정에 빠뜨린 것까진 좋았다만.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을까.
어차피 인간이라고 해봐야 주인의 힘을 더욱 물려받은 자신에겐 되지 않을 텐데.
[그 여자는 반드시 생포해라. 무슨 일이 있어도.]
군주의 명령에 타락파에 남은 모든 드래곤들이 브레스를 충전하기 시작했다.
명령만 떨어지면 저 용의 둥지에 있는 소수의 드래곤들은 절대 살아남지 못하리라.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야. 이것들 여기가 어디라고 겁도 없이 들어온 거냐.]
[계약자가 없다고 이곳은 쉬워 보였나 보군. 이봐 계약자. 저놈 웃는다.]
“애들아. 연장 챙겨라. 직접 찾아와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
왜 본대에 발이 묶여있어야 할 변수가 이곳에 있는 것이지?
뭔가, 잘못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