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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979화 (979/1,559)

제 979화

“커헉!!”

검은 복장을 입은 떡대들이 한 사내를 의자에 묶어 놓고 무자비하게 폭행을 가한다.

“커헉…… 쿨럭쿨럭. 아이고오오…….”

코피가 터지고 코뼈가 내려앉았다.

한쪽 눈은 확인하기도 어렵게 부어올라 있었고, 이는 몇 개나 뽑혀져 나갔다.

그의 손가락은 잔혹한 고문이라도 당했는지 피로 인해 손톱과 손가락을 구분하기도 힘들었다.

“어이, 오 반장 여기 서명해.”

이윽고 곤죽이 된 사내에게 다가온 중후한 인상의 사내가 조용히 서류 한 장을 내밀었다.

“끄으으으…….”

“여기 서명하면 그냥 보내준다니까.”

그 말에 휘청거리던 사내가 그를 올려다보았다.

“이봐…… 깡패 새끼.”

주변엔 침묵이 감돈다.

“직무 유기라고…… 알아?”

“…….”

“참 큰 벌이란 말이지. 난 직무 유기가 되는 거고, 내 인생에 오점이 생기는 거야.”

“이미 정직까지 당한 양반이…… 됐고, 빨리 서명이나 해.”

“이런 협박으로 쓴 서류가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나?”

“그건 신경 쓰지 말고 이것만 서명하면 그냥 보내준다니까.”

그 말에 오반장이 낄낄낄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사내를 향해 침을 탁! 뱉었다.

“이 나라에 사람이 몇이나 죽어 가는지 아냐 이 새끼야? 너희 같은 살인자의 손에만 수십, 수백이 죽어가고 있어.”

“…….”

“한 놈, 한 놈 다 잡아 처넣어도 모자란 판국에 모른척하라? 엿이나 먹어 이 새끼야,”

그 말에 사내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다. 시작해.”

키잉!! 키이이이잉!!

그 말과 함께 어둠속에서 무언가 작업을 하던 떡대 하나가 그의 체격에 비하면 작지만 흉악스러운 톱날 그라인더를 꺼내들었다.

“우리 원망하지 마쇼. 위에서 시킨 거니까. 우리라고 이유 없이 사람 죽이는 게 좋은 줄 아나. 특히 짭새는 더더욱.”

오형만은 자신의 다리를 자를 것처럼 톱날 그라인더를 가져오는 그들을 보며 눈을 감았다.

빠악!! 바바바바박!! 퍼어억!!

그때였다.

순식간에 엄청난 타격음이 울려 퍼지고 무언가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린다.

이에 오반장이 고개를 들자,

“꼴이 말이 아니네요. 이거 마실 수 있겠어요?”

금발의 아름다운 소녀가 그에게 무언가를 내밀고 있었다.

“아가…… 씨는?”

오반장이 졸린 눈을 억지로 뜬 것처럼 게슴츠레한 눈으로 소녀를 바라본다.

“일리나라고 해요. 일리나 데 라운.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당신은 앞으로 저와 한 배를 탈 테니 숨기진 않을게요.”

* * *

생각지도 못한 격돌.

누나가 거기서 왜 나와? 라고 말해도 이상할 게 없는 만남이다.

사자자리 레오에게서 들어 알고 있지만 실제로 오딘을 이곳에서 보게 되니 마음이 복잡하게 일그러졌다.

오딘은 신의 영역과 영웅의 회랑에서 나오지 못하는 혼령이다.

하지만 현재의 그녀는 내 앞에 보였다.

그뿐만 아니다.

지이이이잉!!!

그녀의 스태프가 한번 휘저어짐과 동시에 하늘 위로 푸른빛을 지닌, 족히 수십 킬로미터는 될법한 초거대 마법진이 회전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겉보기엔 그저 아름다운 마법진이지만 나는 저게 뭔지 모를 수가 없었다.

단순히 보면 거대한 마법진 하나?

가까이에서 정확히 보면 수많은 마법진이 합쳐져서 어떤 도형을 만들고 있다고 의견이 대다수라 할 수 있다.

즉, 저 마법진은 온전히 그녀의 힘을 증폭시키기 위한 수많은 마법진을 한 번 만들고, 그 마법진을 배치하여 또 다시 마법진을 만든 결과였다.

보통 마법사가 맨몸으로 저런 걸 만들어서 유지한다?

웃기지도 않은 소리.

지이잉!!! 쾅 쾅!!!

아무것도 없는 평야 위로 강대한 마법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조금이라도 틈을 보이는 순간 보이지 않는 계통의 마법들이 내 숨통을 조여 온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녀는 기존에 존재하긴 하나 보통 사람들은 생각하기 힘든 마법 조합까지 떠올리기 시작했다.

“꺅!!”

내 곁에 있던 페르세르크가 비명을 지르며 떨어져 나간다.

“페르. 마법진 파괴. 가능해?”

“해볼 테니 그대는 다치지 말아.”

그녀가 질린 얼굴로 하늘에 뜬 마법진을 보며 초월의 종언을 꺼내들었다.

이에 오딘이 마법을 사용해 그녀를 요격하려 했지만 그녀의 마법은 페르세르크에게 닿기 전 모조리 디스펠되거나 상쇄되었다.

“내가 당신에게 디스펠을 배웠는데 그걸 못 하려고.”

고위 마법은 힘들지라도 자잘한 마법은 얼마든지 디스펠이 가능해서 다행이었다.

[신이시여 나에게 구원을.]

마치 기도문을 읊는 듯한 주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그런 주문은 단순한 기도가 아니었다.

치이이이잉!!!

하늘 위로 거대한 십자가 형태의 빛이 일어났다.

신성 마법을 모방한 공격계 마법.

거대한 십자가로 엄청난 원소 마나가 모여들며 주변의 대기를 멋대로 조율하기 시작했다.

내 몸에서 빛으로 된 입자들이 스멀스멀 흘러나와 십자가로 빨려 들어가기 시작하자 나는 더 늦기 전에 양손을 강하게 부딪쳐 마법을 발현한다.

[인과 역전]

콰드드드득!!!

동시에 대기가 뒤틀리며 억지로 염동력이 발현된 것처럼 십자가가 구겨졌고, 빨려 들어가던 빛의 입자가 다시금 나와 페르세르크에게 돌아갔다.

이걸로 그녀의 고위 마법은 상쇄…….

“일제 사출.”

치지지지지직!!

망할.

그녀의 마법은 온전하게 충전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 극도로 적은 충전량을 자신의 마나와 실력으로 덮어버렸다.

츠츠츳!!

“데이비!”

하늘이 이상한 걸 눈치 챈 페르세르크가 황급히 내게 초월의 종언을 던졌다.

이에 나는 그것을 받아든 뒤 마법을 발현하고 스태프를 빙그르르 돌렸다.

“커져라 뚝딱.”

콰르르르릉!!!

이후 신의 천벌 같은 어마어마한 크기의 벼락이 수십 차례 쏟아져 내렸다.

* * *

작정하고 충돌하면 분명 재앙을 초래할 것이다.

하지만 오딘도 나도 절대 일정 범위 이상으로 싸움의 여파가 퍼져나가지 않게 막았다.

나야 당연한 일이지만 로키라는 놈도 일단 이곳이 파괴되는 걸 원치 않았기에 그녀를 그렇게 제어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수차례 격돌을 하면서 오딘은 상상 이상의 응용력과 마나컨트롤로 끝없이 나를 몰아붙였다.

하지만 나는 그녀가 가지지 못한 포식의 힘이나 고대룡의 용언, 혹은 신격 같은 다른 점을 이용해 그녀에 맞서는 데 부족한 힘을 채워 넣었다.

그중 가장 큰 효능을 본 것은 다름 아닌 포식의 힘이었다.

그녀의 마나를 내가 먹어치운다고 해서 하등의 문제는 없었다.

잘만 응용하면 먹어 치우지 않고서도 공격을 상쇄시키는 게 가능하다는 점은 내게 엄청난 방패가 되어주기도 한다.

형체가 있는 존재에게 공격용으로 쓰기는 쉽지 않지만 말이다.

가장 효율적인 건 역시 금기의 힘이지만 그놈의 힘은 존재하건 하지 않건 그리 달가울 리 없다.

“다시 물을게요. 꼴이 그게 뭡니까.”

그녀는 강대하다.

단순히 힘으로, 어떤 함정으로 그녀를 이 지경으로 만들 수 있는 놈이 있었다면 애초에 타나토스나 넬타리드의 일면이 내가 아닌 그놈을 먼저 경계했을 것이다.

아니, 먼저가 아니라 계속해서 경계해야만 했을 터.

현신한 10초 동안 신을 추방시킨 오딘을 힘으로 찍어 누른다?

위험한 것도 정도껏이지.

그렇다면 그녀가 이 지경이 된 이유는 무엇인가.

나는 그녀의 상태에 대해 고민하며 그녀가 쏘아 보내는 마법들을 모조리 격추시켰다.

철저한 계산에 따라 상쇄시켰건만. 그중 매직미사일 몇 개가 형태를 바꿔 헬파이어로 변했다.

마법을 중간에 바꾸는 것도 기가 막힌데, 그걸 처음부터 숨긴 건 더 어처구니가 없네.

그것도 다른 마법 수십 개를 동시에 발현하면서.

멀티캐스팅의 난이도는 그 숫자가 올라갈수록 극도의 어려움이 따라붙는다.

버프 마법을 중첩시켜 사용하는 것 보다는 쉬운 편이지만 말이다.

결과적으로 볼 때 그녀는 어떤 금제나 힘으로 찍어 눌러진 게 아닌,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내가 아는 오딘은 저런 멍한 무표정 따윈 지을 줄도 모르는 여자였다.

약속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라고 했던가.

아무래도 그녀가 한 약속이라는 것이 원인이었던 것 같은데 한번 알아볼 필요가 있어 보였다.

툭…….

“한번 해보자.”

나는 그녀에게 접근할 준비를 하며 아공간에서 어떤 장비를 꺼냈다.

시간은 길어야 1초.

하지만 한 번이라도 성공하면 되리라.

이윽고 나를 향해 불의 채찍들이 날아든다.

단순한 불의 채찍이라 생각하고 그에 맞춰서 대항했다간 대번에 얼어붙어버리리라.

콰드드득!!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마법들을 모조리 캔슬하며 파고든 나는, 그녀의 복부에 주먹을 찔러 넣었다.

쩌어엉!!

하지만 내 주먹은 끝내 그녀에게 닿지 않았다. 투명한 장벽이 그녀를 보호한 것이다.

그녀는 내 공격을 받은 척 밀려났고, 그 힘을 이용해 거리를 벌렸다.

그리고 그녀가 작은 발을 가볍게 힘주어 구르자 주변의 기운이 변하기 시작했다.

“좀 전까지는 탐색전이고. 이번엔 진짜 죽이시겠다?”

난 헛웃음을 흘리며 허공으로 점프했다.

동시에 내가 방금까지 서있던 지면은 물론 근처의 모든 것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단순한 얼음 같지만 저건 얼음이 아니라 고압력으로 응축된 결정.

“얼음이 아니라고?”

페르세르크는 지금 벌어지는 일이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일인지 깨달은 듯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짜드드드드드득!!!

그녀의 영역은 곧 바닥을 결정으로 바꾸는 것에서 멈추지 않았다.

마치 동굴의 석순이 내려오는 것처럼 쏘아져 올라와 내 다리를 허공에서 낚아챈 것이다.

얼리는 게 아니라 초고밀도의 결정화가 진행된다.

순식간에 나를 장악하는 그것을 보며 나는 짧게 한숨을 내쉬고 입을 뻐끔거렸다.

[9서클 초월 마법]

[라그나로크]

쿠웅!!!!

동시에 엄청난 양의 주홍빛 기둥들이 사방에서 퍼져 올라가며 그 범위에 오딘을 담았다.

발을 지면에 대고 있던 오딘이 급히 자리를 벗어나자, 결정들이 순식간에 바스러진다.

“당신에게 배운 마법이니 그 위력을 모를 수 없겠지.”

청출어람을 말하기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하지만 옛날마냥 일방적으로 당하기엔 이쪽도 챙겨온 힘이 너무 많다는 점.

그리고 내가 그녀를 상대할 때 마법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는 점은 이쪽이 가진 메리트라 할 수 있다.

물론 그런 다른 점을 다 합쳐야 그녀를 겨우 따라갈 정도라는 게 기가 막히지만 말이다.

스르르르륵…….

허공의 빛이 일그러지며 하나의 창이 된다.

수십, 수백, 수천의 구체로 늘어난 빛의 발광현상을 보며 페르세르크가 중얼거렸다.

“저건 또 뭔데…….”

8서클 마법사가 봐도 이해할 수 없는 현상에 나는 조용히 말했다.

“초소형 태양핵.”

돌겠네, 진짜.

대체 저런 여자가 뭐가 아쉬워서 저 꼴이 난건지.

나는 홍단이와 청단이를 순식간에 합쳤다.

검을 함부로 쪼개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순식간에 초단이를 구현해 양손에 쥔 내가 물었다.

“마법진은?”

“조금만 더. 됐다!”

하늘에 뜬 마법진은 현재 그녀를 보조하는 수단이다.

그렇기에 저것의 톱니 하나만 부숴도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그 사실을 그녀도 잘 알기 때문일까.

그녀는 사방에 구현한 구체들을 일제히 반시시킨 뒤 엄청난 빛을 머금은 광선을 그대로 페르세르크에게 쏘아 보냈다.

쓰읍…….

쩌억!!

난 그런 그녀의 공격을 대번에 베어낸 후 그녀에게 파고들었다.

그리고는 손에 마나를 응축시킨 뒤 그대로 그녀의 어깨에 쑤셔 박아버렸다.

와장창!!!

다급히 마법진의 구동을 부수자 연쇄적으로 마법진이 붕괴한다.

그리고 그것을 본 오딘은 미련 없이 마법을 거두고 그대로 사라져 버렸다.

“데이비! 그녀를 놓치면 안 돼!”

애초에 그녀를 잡으러 온 게 아니던가.

하지만 나는 그녀를 놓아주었다.

“안 돼. 이 이상 싸우면 진짜 누구하나 죽을 때까지 싸워야 돼.”

그녀도 상태가 좋지 않지만 사실 그녀 이상으로 내 상태도 좋지 않았다.

페르세르크나 호바나에게 가야할 부담을 전부 내가 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의 힘은 필요했고, 버릴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를 놓치면 찾을 방법이…….”

두 개의 장비가 이어지며 거리가 멀어도 서로 파장을 쏘아 보내 이어지게끔 만드는 간단한 송신 장치. 쓸데없이 복잡한 것도 아니고, 잘만 응용하면 들키지 않는 추적장치로도 쓸 수 있다.

“검보랏빛이면 대충 500km 정도, 방향은 북쪽이고.”

아주 잠깐이었고, 재밍까지 생각하면 파장의 신용도는 고작해야 50퍼센트 정도지만, 아무리 변질시켜도 방향이나 거리에 큰 변화는 없다.

즉, 이곳에서 북쪽 500km안에 오딘이 있을 거라는 소리였다.

“아마 내 상태가 이럴 걸 예상했으니 오딘을 보냈겠지. 이 기회에 끝장내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놈은 실패했다.

“그럼 일단 회복이라도 해야 하는 게야? 본녀가 도와줄까?”

“이거 한 번.”

내가 입을 톡톡 두드리며 씨익 웃자 그녀는 말없이 나를 노려보다 그대로 내 멱살을 잡아 끌어내렸다.

그리고는 거칠게 입을 맞춘다.

부드럽고 특유의 축축한 감촉이 입안을 감돈다.

달고 부드러우며 중독성이 일었다.

“다음부터 어디 여행가도 사흘이상 가지 마라.”

“본녀도 그럴 생각이야.”

한 달 단위의 여행을 보내줬더니 그녀도, 나도 아주 잔뜩 쌓였던 모양이다.

“일리나나 에이리아도 마찬가지야. 지금은 지금의 일이 있으니 참고 있다만.”

“마음이 평온해지네.”

내 우스갯소리에 그녀는 키득 거리며 내 뺨을 쿡쿡 찔렀다.

“장난은 그쯤하고, 그대. 차원을 강제로 넘는 부하를 중화시켜야 하는 거지?”

“일단 근처의 도시에 있는 약초 공방을 좀 뒤져봐야겠어. 아트렐리아에서만 나는 약초라 미리 구하는 게 안 되거든.”

원래 오딘에게 받았던 약초는 전부 연구에 써버렸다.

아껴놨으면 좀 좋았을까.

자체적인 중화도 가능하긴 하겠지만 그렇게 하기위해선 못해도 사흘 정도는 쉬어줘야 한다.

페르세르크를 등에 업은 채 허공을 통통 튀듯 날아오른 나는, 이내 저 멀리 상당한 규모의 도시를 발견할 수 있었다.

* * *

데이비가 떠나고 약 한 시간.

대족장 쓰와 근우궁 타우르스는 주변인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으며 당당하게 움직였다.

“형제여.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의 새로운 형제는 허상이 아닌가 싶네.”

그 물음에 타우르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라고? 12등급 근육의 기운은 분명하다 말하는 것인가?”

세차게 고개를 끄덕이는 타우르스를 보며 쓰가 턱을 어루만졌다.

“그렇군. 형제가 그렇게 말한다면 분명히 있는 것인데…… 왜 어떤 흔적도 느껴지지…….”

콰아아앙!!!

그때 영지 바깥에서 큰 폭음이 울려 퍼진다.

마침 쓰와 타우르스가 있는 곳에서 멀지 않았다.

“가보세!”

급히 이동한 대족장 쓰와 타우르스는 방벽을 몇 차례 두드리며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이를 볼 수 있었다.

“하인스 영지의 마법 장벽은 경악스러울 정도로 튼튼하다더니 정말 대단하군.”

그렇게 말하며 공격을 감행한 갈색 피부의 사내의 뒤를 점한다.

“약속은 약속이니 일은 해야겠지. 멈춰라 침략자여.”

대족장 쓰의 말에 짜증스런 표정을 짓고 있던 갈색빛 피부의 사내가 고개를 돌렸다.

“니들은 또 뭐야.”

“보아하니 좋은 이유로 찾아온 것 같진 않군.”

대족장 쓰의 말에 갈색빛 피부의 사내가 피식 웃었다.

“그럼 좋은 일로 찾아왔…… 가만, 너 타우르스냐? 설마 인간을 도와준 놈이 너였어?”

그 말에 금우궁 타우르스가 주먹을 꽉 쥐며 이두박근을 불끈거렸다.

“…….”

그것을 본 사내가 징그럽다는 듯 손을 휘저었다.

촤르르르르르르륵!!!

“됐고, 나는 이 안에 숨어 있는 아이를 데려가야 하거든. 방해하면 죽이는 수밖에.”

그렇게 말하며 천갈궁 스콜피오에게서 뻗어져 나온 사슬들이 순식간에 두 근육쟁이들을 포박했다.

“윽?! 단단하군!”

당황한 대족장 쓰가 사슬을 끊기 위해 힘을 썼다. 그것은 금우궁 또한 마찬가지였다.

“이전처럼 쉽게 끊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마. 이번엔 다르니까.”

점차 사슬로 두 존재를 압박하는 천갈궁의 힘이 강해지기 시작했다.

같은 시각.

멀리서 그들을 발견한 붉은 눈동자가 일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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