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992화
276. 결혼 프로젝트
아트렐리아에서 돌아오자마자 나를 반긴 것은 푸른 머리칼의 소녀, 이실디였다.
그녀는 품에 다리안을 안고 있었는데 다리안 녀석은 나는 가볍게 무시하고 곧바로 페르세르크를 향해 손을 뻗는다.
“마…… 마아! 마아!”
아직 엄마 발음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아이답다.
이제야 조금씩 걷기 시작하는 만큼 그 모습이 너무 귀엽기 그지없었다.
“잘도 놀다 오네. 누군 여기 처박아놓고.”
이실디.
심연의 공주이며, 본래 심연의 공주중 가장 강한 존재 중 하나라 알려진 슬리지아와 비슷한 힘을 지니고 있는 존재이다.
실제로 그녀의 힘은 약화된 별자리가 마냥 어떻게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다리안 이리 오렴.”
페르세르크가 환하게 웃으며 양손을 뻗자 다리안은 그녀의 품에 안긴 채 꺄르르륵 웃으며 좋아했다.
“다리안. 아빠한테 올래?”
왠지 모를 질투심에 내가 눈을 가늘게 뜨며 녀석에게 손을 뻗자 말없이 나를 바라보던 녀석이 제 고개를 휙 돌려 페르세르크의 어깨너머로 숨겨버렸다.
자신의 눈에 보이지 않으면 상대도 못 본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생각다웠다.
“…….”
“쿡…… 그대는 영 미움을 받는구나.”
“다리안?”
식은땀을 흘리며 내가 어색하게 손을 뻗자 녀석이 다시 나를 보더니 꺄르륵 웃으며 머리를 숨겨버렸다.
“…….”
“풉.”
나를 향해 승리의 미소와 더불어 놀리는 눈빛을 보내는 그녀를 보며 처절한 패배감이 든다.
한 달 동안 나와 떨어져 있더니 그사이에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저울의 기울기가 한 곳으로 기울어버렸던 모양이다.
“끙…….”
“자. 다리안. 엄마라고 해보렴.”
“마아, 마아.”
손을 꼼지락거리며 페르세르크의 옷 가슴팍에 달린 브로치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하는 녀석이었다.
“깨를 쏟는 건 좋은데 그건 나중에 해줄래?”
“별일 없었어?”
“별일…… 있긴 했지.”
그녀가 급속도로 안색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무슨 일인데. 에반젤린은 어디 있고.”
“에반젤린은 루델과 공방에 갔어. 뭐 재밌는 걸 만든다나 뭐라나.”
그녀가 어깨를 으쓱였다.
“습격자가 있었다고.”
“전갈 같은 녀석이었는데.”
천갈궁. 스콜피오!
역시 별자리가 하나 이쪽으로 온 모양이었다.
“네가 처리했냐?”
“아니…….”
다리안을 안고 사뿐사뿐 걸어가는 페르세르크를 뒤로한 채 나는 이실디를 따라갔다.
그리고.
영주성의 높은 첨탑 위로 올라가 그녀가 가리키는 창밖을 내려다보았다.
“저 지저분한 것들이 처리했어.”
그녀는 더는 보고 싶지 않다는 듯 입을 틀어막고 고개를 돌린다.
“세상에 여기까지 땀 냄새가 밀려오는 기분이야.”
“…….”
내 눈에 보인 것은 영주성의 후원 복숭아나무 앞에서 뭔가 잔뜩 고기와 과일들을 쌓아놓고 의식을 치르고 있는 세 근육 덩어리들이었다.
“저것들은 무슨 도원결의라도 하나…….”
새하얀 근육 토끼, 보팔레빗.
온몸에 밤하늘을 박아넣은 것처럼 감청색의 피부에 무수한 별빛을 심어 넣고 있는 존재 금우궁 타우르스.
마지막으로 전에 봤던 오크의 대족장 쓰였다.
“몰라. 형제의 연을 맺는다는데 나는 알고 싶지도 않고 보고 싶지도 않아.”
그녀가 손사래를 쳤다.
그래. 저건 나도 좀 가까이 가고 싶지 않다.
그래. 못 본 걸 로 하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돌린 채 다시 탑을 내려왔다.
결과적으로 로키가 저지른 수작은 이실디의 손에 닿기도 전에 타우르스와 보팔레빗의 손에 제압당했다.
별자리라는 놈이 왜 그렇게 약하나 생각할 수 있지만 반대로 금우궁 타우르스는 별자리답지 않은 행동을 할 뿐 녀석도 엄연히 별자리였다.
그것도, 조금 괴이한 별자리.
별자리의 힘은 자신을 모시는 존재가 많을수록 강해진다. 별자리는 자신들이 후원하는 존재에게 힘을 주고 그들이 보내는 에너지를 먹고 강해지는 것이다.
하지만 타우르스를 모시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으며 그런 기본적인 구조조차 이룬 적이 없다.
조잘거리는 별자리인 사수자리 인마궁의 설명에 따르면 타우르스는 지금껏 좋은 성적을 거둬서 중앙별이 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럼…….
그때 천칭궁의 목을 꺾어버린 저놈은 어떻게 그런 힘을 낸 것일까.
문득 궁금증이 일어 그에게 물어보려 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저놈의 말은 내가 해석할 수도 없을뿐더러. 지금 저놈에게 가까이 가면 굉장히 피곤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돌아갈래. 다시는 저런 거 내 눈에 띄게 하지 마. 아, 그리고, 저 오크 녀석이 에이미에게 그러던데. 근육 단련을 할 장소를 만들어달라고.”
“그놈이 뭔데.”
“타우르스가 부탁했데.”
타우르스…… 이 망할 소가.
“후…… 그래 약속은 약속이니 만들어주마.”
“됐고, 더 이상 나는 여기 없어도 되지?”
“그래. 고생했어.”
“흥. 조만간 중원으로 돌아갈 거야. 그때 문이나 열어줘.”
2년간 이실디는 자신의 힘을 최대한 제어했고, 아직 단 한 번이지만 천중원에 있는 자신의 사매, 사제를 만났다.
독고준의 혈육인 자성과 천열문주의 혈육인 지희.
사실상 이실디에게 남은 이제 마지막 혈육이나 다름없는 존재들이다.
실제로 그녀는 그 두사람을 포함해 천열문, 그리고 과거의 어떤 인연과 만났고.
보통이라면 불가능할 본능의 억제를 이뤄낸 독특한 케이스라 할 수 있다.
베르단데나 스쿨드 같이 인간이 심연의 공주가 된 게 아니라. 태생부터 심연의 공주였던 존재가 자신의 본능을 억눌러버린 것이다.
이제야 타나토스가 저 하늘의 달이 되어버린 이상, 그녀를 억제하는 본능도 거의 남지 않았지만 말이다.
애초에 타나토스가 저렇게나마 흔적이라도 남아있으니 이실디가 멀쩡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이후 이실디는 다시 신목의 성지로 떠나버렸다.
굳이 더 이상 남아있어야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앗 저하! 일리나 마님이 돌아오셨어요.”
나를 보며 환하게 웃는 에이미를 보며 내가 눈을 크게 뜬다.
“돌아왔다고? 벌써?”
“네! 어떤 남성을 데리고 돌아오셨어요!”
일리나는 내가 차원문을 열지 않아도 스스로 문을 찢어발길 힘을 지니고 있다.
역사상 다시없을 검의 천재.
그녀는 검신 하레스에게 신검의 극의 시공격검을 배웠고 그것을 이용해 잘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었다.
물론, 그것이 쉽지 않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말이다.
“그런데 영 기분이 좋지 않으신 거 같아서…….”
“어디로 갔는데?”
“그 남자를 근위병에게 맡기신 작은 마님의 방으로 가셨어요.”
그녀의 말에 나는 그녀가 하던 일에 뭔가 문제가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사실 지구는 참 위험한 곳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는 그녀가 일이 잘 풀리건 그렇지 않건 빨리 돌아왔으면 싶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마당에 돌아왔다고 하니 퍽 안심이 되는 기분이었다.
“저하?”
“응? 아, 아무것도 아니야.”
우선 일리나를 만나봐야겠다는 생각에 걸음을 옮기던 나는 문득 생각난 듯 내 뒤를 조용히 따라오는 에이미를 바라보았다.
에이미는 2년이 지났음에도 참 변하는 게 없다 싶을만큼 한결같았다.
계속되는 대리 영주직을 맡아왔던 그녀였지만 요 2년간 내가 영지 밖을 잘 나가지 않게 된 이후로 대리 영주직보다는 내 비서로서 활동하는 편이었다.
이제 그만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도 하고 하면 좋을 텐데.
그런 내 의견에 그녀는 마치 세상이 다음날 멸망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것처럼 눈물지어 보였다.
절대 싫다고 말이다.
“에이미. 아직도 결혼할 생각 없어?”
“네. 없어요.”
헤헤 웃는 그녀를 보며 내가 한숨을 내쉬었다.
“언제까지고 내 뒤치다꺼리만 하고 살순 없잖냐. 그리고, 결혼한다고 일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내 말에 그녀가 고민하듯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는 손뼉을 쳤다.
“그럼 천천히 생각해볼게요!”
전혀 생각하겠다는 태도가 아니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사람을 만나야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지.”
내 중얼거림에 그녀가 불안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저…… 저하?”
“며칠 내로 답 줄 테니까 돌아가. 그리고, 오늘부터 사흘간 휴가를 줄 테니까 푹 쉬고 와.”
“저…… 저하! 저는 괜찮아요! 저하!”
깜짝 놀란 그녀를 뒤로한 채 나는 에이리아의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에이리아는 침대에 몸을 반쯤 눕힌 채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무리 복수를 해도 새로 사귄 친구가 눈앞에서 싸늘한 주검이 되어있는 것을 발견했으니 그녀의 마음도 편치는 않았으리라.
비록 자신의 사람을 위해서 독해질 생각까지 하고 있는 그녀라지만 내가 볼 때 에이리아는 천성적으로 너무 유약했다.
“에이리아. 몸은 괜찮아?”
내가 방에 들어서자 다리안을 안고 있는 페르세르크와 테이블에 엎드리듯 얼굴을 묻은 채 한숨을 내쉬고 있는 일리나가 보였다.
“먼저 와있었네.”
“엄아아아아!”
내 허리춤에 매달려있던 두 자루의 검이 공명한다.
청단이 홍단이는 특유의 드레스를 흩날리며 곧바로 일리나에게 육탄 돌격을 가했고 일리나는 그런 두 아이의 돌진을 그대로 받아주면서 쓰게 웃었다.
“홍단이 청단이 잘 놀았어?”
“응! 잘 놀아써!”
“엄청 재밌서!”
왁왁 거리며 자신들이 겪은 일을 이야기해주려는 홍단이 청단이의 모습에 나는 두 아이를 안아 들었다.
“홍단이 청단이. 잠깐만 다리안 좀 봐줄래?”
내 웃음에 서로를 바라본 홍단이와 청단이가 이내 입을 삐쭉인다.
“히잉. 엄마랑 같이 있고 싶은데…….”
“조금만 있다가 실컷 놀자.”
“네에.”
내 품에서 내려와 페르세르크에게서 다리안을 받아 안아 든 두 아이가 티격태격하기 시작했다.
“우리 막내 내가 안을 거야!”
“내가 안을 거야!”
왁왁 거리는 청단이와 홍단이의 싸움이 시작되기 시작했다.
애들은 싸우면서 크는 거라더니.
“죄송해요. 언니…… 오라버니…….”
이윽고 에이리아가 침울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괜히 폐를 끼쳐서…….”
에이리아는 한때 살인 누명을 쓰고 수배가 되어있던 상황이었다.
이에 그녀의 본능이 깨어나면서 이 일을 저지른 놈들을 직접 처단하기 위해 그녀가 움직인 것이고.
“결과적으로 잘되었는지는 나도 아직 들은 게 없어서 알 길이 없었다.
“제가 경솔하게 나서지만 않았어도…….”
“괜찮아.”
나는 조용히 에이리아의 곁에 앉아 그녀를 품 안에 안아주었다.
“나중에 그 친구 떠나는 길은 봐줘야지.”
“흑…… 흐흑…… 흐윽.”
결국, 울음을 터뜨리는 그녀였다.
만난 지 얼마 안 됐어도 친구가 된 사이였는데 하루아침에 죽어버렸으니 그 충격이 말 못 할 수준이리라.
“그래서. 그놈은 잡았어?”
“데려와서 지하감옥에 처박아놨어. 사실 그냥 그 자리에서 죽일까 했는데.”
그녀가 화가 난 표정으로 말했다.
“생각해보니까 나만 화난 게 아니잖아?”
그 말에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에이리아의 누명을 풀기 위해선 그놈이 당장 죽으면 곤란하다고 생각했거든.”
공적으로 그녀가 수배된 건 아니지만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왜 죽였데?”
“그 의원의 딸이 서나를 괴롭히던 아이였다고 하더라. 에이리아가 그렇게 서나를 괴롭히는 그 애를 쫓아낸 뒤로 앙심을 품었나 봐. 그래서 후에 보복 폭행을 하다가…….”
무심결에 죽였다.
“그 사실을 안 그 인간이 에이리아에게 누명을 씌웠대. 문자를 조작하고, 시간대를 조작하고 주변 기록을 지우면서 말이야. 이미 한번 했던 일이라 그리 어렵진 않았데.”
그녀의 말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지구의 한국은 나름대로 치안 좋은 국가라곤 하지만 0퍼센트의 범죄율은 절대 불가능하다.
“이전에도?”
“나를 도와줬던 형사. 현아 아가씨가 소개시켜준 형사님의 아들이 예전에 똑같은 방법으로 살해당했다고 해. 그때도 그 친한 친구에게 누명을 씌웠고, 그 형사님. 자기 아들이 죽었다는 사실에 눈이 돌아가서 그 친구를 체포하는 데 혈안이 되었다고 하더라. 물론 그때는 이 남자가 직접 한 일이지만 말이야.”
“그 폭력범은?”
벌은 죄를 저지른 놈이 받아야 한다.
사실을 은폐한 그 의원이라는 남자도 남자지만.
결국, 에이리아의 친구 서나를 죽인 그 소녀도 그냥은 넘어갈 수 없으리라.
“뭐, 워낙에 주도면밀하게 증거를 지워버려서 딱히 구속할 건수도 없지 뭐.”
“그냥 뒀다고?”
“일단은 이 일에 대해서 좀 알려야겠다 싶어서.”
그녀의 말에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권력에 의한 사실의 왜곡.
참 기분이 더럽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기분이 안 좋았던 거야?”
“아니. 본론은 지금부터야.”
그녀가 이를 악물었다.
“그곳에서 별자리를 만났어. 물고기 머리를 한 녀석이었는데.”
“피시즈? 죽은 줄 알았는데.”
확실히 쌍어궁의 별자리는 불이 꺼진 지 오래였다.
“녀석의 말을 추론해보면 아무래도 분신체를 만들어서 여분의 목숨을 챙길 수 있나 봐. 다행히 도망치기 전에 죽이긴 했는데.”
“잘했어.”
“어쨌든, 그 괴물을 처리하고 있던 찰나에 말이야. 그 형사님에게 그 인간이 이렇게 말하더라.”
세상은 돈과 힘이면 뭐든 되는 법이다.
천재지변이든 이런 일이든 결국 모든 것은 일개 인간이 감당할 일이 아니다.
평범한 가정집의 소녀에겐 이일이나 천재지변이나 똑같다.
인간은 자신을 보호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나는 돈이 있고, 권력이 있어서 그렇게 한 것뿐이다.
그게 뭐가 잘못됐나.
“그 말을 들으니까. 그냥 내가 치우기엔 너무 아까운 자식이더라. 그를 죽이려고 드는 오 형사님은 기절시켰어. 그 사람이 죽이게 놔두기엔 형사님이 너무 불쌍하잖아. 무슨 잘못을 했길래 진흙탕을 뒤집어써야 하는데.”
그녀의 말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본래 예정이었던 에이미의 구혼작전을 뒤로 미뤘다.
이것부터 먼저 해야 할 듯싶다.
“마무리. 내가 지을 테니까 신경 쓰지 마.”
그렇게 말하며 나는 감옥으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온몸에 구타 흔적이 남아있는 한 남자가 있었다.
내가 말없이 그를 내려다보고 있자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든다.
“정신이 드나?”
“당신은…….”
“여기가 어딘지 알고 있나?”
“…….”
그는 말없이 주변의 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나를 올려다보았다.
“설마…….”
“그래 그 설마야. 힘이 있어서 짓밟은 게 뭐가 잘못이냐 물었지.”
“…….”
“그래. 틀린 말은 아니지. 보아하니 꽤 오랜 시간 그 나라에서 잘해 먹고 잘산 거 같은데.”
나는 철창을 맨손으로 우그러뜨리며 빙그레 웃었다.
“지금부터 그 역할극을 반대로 해보자.”
내 소중한 와이프를 울린 대가는 조금 비싸게 칠 생각이다.
나는 그대로 그를 붙잡은 채 허공을 찢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공간을 넘었고, 깜짝 놀란 한 인간의 앞에 그를 던졌다.
“다…… 당신은?!”
“오랜만입니다.”
내 말에 사내가 경악한 표정을 짓는다.
“천 대통령님.”
대한민국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엔 상시 많은 기자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카메라에 나의 존재와 박 의원이 내동댕이 쳐지는 게 모두 담겼다.
“홀리 쉿…… 이게 대체 뭡니까.”
외국 대신과 회담을 하고 있던 한국의 대통령은 벙찐 표정으로 나와 박 의원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계속해서 기자들의 카메라에 찍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