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28화
저승이라는 존재를 만들어냄으로써 온전히 도망칠 길을 만들어낸 우치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은 채 뒷짐을 지고 평상에 누워 무릉도원을 만끽하고 있었다.
“다들 멍청하단 말이야. 그렇게 열심히 일해서 누가 알아주나? 하. 이거야말로 무릉도원 그 자체로다.”
힘은 스스로 다루되 의무는 저승이에게 떠넘기고, 동시에 그 공포스러운 구미호 비연으로부터 탈출에도 성공했다.
본래대로라면 그때 가서 뒤통수를 후려치는 게 가장 짜릿하겠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흐음…… 그럼 이제 이건 어쩐다.”
그는 자신의 손에 쥐어진 힘을 반절이나 잃은 생기의 구슬을 보며 눈을 게슴츠레 떴다.
* * *
우치가 튀었다.
제자의 통수를 후려갈겨?
한바탕 하소연을 하는 저승이를 보던 나는 눈을 감은 채 고민에 빠졌다.
저승이의 하소연을 듣자마자 우치의 소재를 파악하기 위해 신의 영역으로 가보자.
“어? 어서 와! 데이비! 마침 널 부를까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다!”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는 무왕 유르그의 손에는 독특한 문양의 호리병이 쥐어져 있었다.
“크으…… 맛이 끝내주는구만!”
“부어라! 마셔라!”
그들은 간만에 아주 신이 난 듯한 모습이다.
“뭡니까 그건?”
“아. 천마 양반이 또 어마어마한 걸 만들어냈단 말이지.”
그가 어서 와서 한잔 받으라며 손짓을 한다.
“술은 괜찮고요. 그보다 우치 이 인간 어디 갔습니까?”
“우치? 왜 또 잠적 탔냐?”
“내 이 인간 잡으면 오늘 그냥 안 둬.”
내 분노에 그들이 서로를 바라보더니 낄낄 웃어대기 시작했다.
“거봐. 내가 그럴 거라 그랬지? 우치 그 인간이 그냥 당하고 있을 작자가 아니라니까.”
마치 누가 산책이라도 나갔구나 같은 태도를 보이는 그들을 보며 나는 인상을 팍 찡그렸다가 풀었다.
그래. 이 인간들은 재미있는 게 있다면 뭐든 구경하는 양반들이며, 우치가 무슨 짓을 하고 도망치건 그들의 기준선을 넘지 않으면 절대 나서지 않는다.
그 선의 경계가 오묘하긴 하지만 적어도 이들의 눈에는 지금 우치가 생기의 구슬을 들고 냅다 튀어버린 것을 선을 넘었다고 판단하지 않는 모양이었다.
그럴 리가. 검신 하레스 이 양반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텐데.
“하레스는 어디 갔습니까?”
“저기 늘어져 자고 있을 거다.”
이 인간까지?
그들의 비협조적인 태도는 새삼스러울 게 없었다.
“그럼 내가 알아서 찾을 겁니다만. 찾으면 도와줄 거죠?”
“음…… 뭐 보고.”
“데이비. 그때 그 구미호 아가씨에게 기가 빨린 우치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네가 못 봐서 그래.”
히포크리아 누님의 말에 나는 듣지도 않고 다시 공간을 찢어 얼었다.
“잡히기만 해봐라. 생기의 구슬이 멀쩡하지 않으면 비연과 364일 붙여놓을 테니.”
“뭐 그 하루는 휴일이냐?”
낄낄거리는 그들은 이번엔 어째서인지 전혀 협조할 낌새가 보이지 않았다.
“데이비. 우린 손대지 않을 거다.”
그때 한켠에 앉아 악기의 현을 뜯던 천마 독고준이 조용히 말했다.
그의 그 한마디에 나는 대충 고개를 주억거려 주었다.
“네가 찾는 걸 말리지는 않으마.”
“그거면 됩니다.”
우치의 행방을 그들이 알려주지 않는다면 이쪽에서 찾는 수밖에.
“데이비. 그놈 작정하고 숨어버렸는데 찾을 수 있겠냐?”
반면 흥밋거리를 찾아 헤매는 작자들은 나를 놀리듯 물어왔다.
이에 나는 마른 웃음을 지어 보인 채 돌아섰다.
“내가 그 인간 짱박히는거 찾아낸 경력이 몇 년인데.”
* * *
일본의 한 고교.
일본 각성자이자. 한때 붉은 공허의 고대룡 아비트의 사역인으로써 움직였던 소녀, 코오나는 맞은편에 앉은 친구들과 부 활동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사토 그 녀석이 뭐라고 했는지 알아?”
“내가 말했지? 걔는 질이 나쁘다니까.”
꺄르륵 웃으며 이야기꽃을 피어나가는 친구들을 보던 그녀는 손에 쥔 스마트폰이 웅웅 울리는 것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래?”
“응? 아…… 아니야. 길드 쪽에서 온 라인이야.”
“길드? 아. 요새도 많이 바쁜가 봐?”
“음…… 아니. 요새는 좀 덜한데. 최근에 좀 귀찮은 일이 있어서 말이야.”
그녀는 감정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고대룡 아비트의 선물을 받고, 해태의 힘이 그녀에게 녹아들면서 그녀는 알게 모르게 변하고 있었다.
“귀찮은 일? 그게 뭔데?”
“아. 이번에 한국 쪽에서…….”
그녀가 말을 하다 말고 입을 다물자 그녀의 친구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한국? 한국이 왜?”
“음…… 아니, 한국에서 이번에 방사능 폐기물 관련 이슈가 있었잖아.”
“아. 나 알아! 방사능 폐기물 중화 시설 말하는 거지?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요새 뉴스에서 많이 이야기하는 걸 봤어.”
일본은 원전 폭파사고 때문에 한때 후쿠시마 지역이 초토화된 전례가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어느 날 나타난 몬스터의 사태로 인해 힘겹게 관리하던 원전이 또 하나 터지는 대규모 참사가 벌어진 바가 있다.
아무리 마나가 세상에 나타나도 방사능은 쉽게 처리가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엄청난 금전 손실이 있었고, 인명 피해가 있었던 만큼 일본이라는 입장에서 방사능 문제는 예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였다.
오죽하면 학생들조차 관심을 가지고 뉴스를 봤을 정도였겠는가.
“그 일 관련해서.”
피곤한 표정으로 투덜거리는 그녀의 말에 그녀의 친구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런데 그게 길드와 무슨 상관인데? 게다가 너도.”
“음…… 그 기술을 지원하고, 필요 자원을 제공하는 게 신성 그룹이잖아.”
신성 그룹. 한국인이 만들었다곤 하나 현재 세상에서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의 굴지의 국제기업이다.
“응 그렇지?”
“내가 티오니스 성자님과 친분이 있다는 것 때문에…….”
말을 하던 그녀가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니다. 미안해.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네.”
기밀을 털어놓는다는 것부터가 틀려먹은 일이었다. 말을 아끼는 코오나의 대답에 그녀의 친구들은 대충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요지는 간단했다.
정부에서 길드를 통해 코오나에게 연결을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방법은 다름 아닌 그녀가 티오니스 성자. 데이비 올 라운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
그녀의 친구들은 눈치가 빨랐던 만큼 뭘 원하는지 깨달은 것이다.
“그런데 그거 진짜야? 인터넷에선 한국에서 거짓말하는 거라던데.”
“맞아. 그런 기술은 없는데 괜히 우리를 걸고넘어져서 시비 거는 거라고 말이야.”
중국과 한국 일본이 시대에 따라 관계가 변하는 건 익숙한 일이다.
그렇기에 양국은 서로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정치 여론전이 늘 익숙한 일이기도 했다.
“응, 진짜래. 벌써 효과가 나오고 있다고 해.”
물론 진실 일부를 알고 있는 코오나로썬 퍽 우스운 문제였다.
이후로도 방사능 관련으로 간단한 이야기를 나누던 그녀들은 곧 흥미를 잃었는지 화제를 돌렸다.
“그런데. 티오니스 성자가 실제로 보면 그렇게 잘생겼다던데.”
“맞아. 코오나 넌 만나 본 적 있지 않아?”
제 나잇대 소녀들의 최대 관심사가 아니겠는가.
그녀들은 얼른 코오나에게 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라며 보채기 시작했다.
“그 사람에 대해선 사실 나도 잘 몰라.”
“잘 모른다고?”
“응, 길게 이야기해 본 적이 없는걸.”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와 많이 엮여본 그녀였지만 그렇다고 데이비와 사소한 대화를 나눠본 기억은 거의 없었다.
그녀에게 데이비라는 존재는 묘하게 대하기 어려운 존재였으니 말이다.
“하아. 나 그 사람 개인 방송 전부 봤어. 정말 너무 멋있더라.”
“맞아. 그 약간 동양인과 서양인의 혼혈 같은 외모에 굉장히 여유로운 미소. 맞다! 나이도 우리랑 비슷하지 않아?”
“맞아. 아직 10대잖아 그 사람? 와 실감이 안 나네. 우리랑 비슷한 나이인데 세상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잖아? 하아…… 나도 막 그런 대단한 사람하고 썸도 타고 해보고 싶다아…….”
“꿈 깨 이년아. 그 사람 부인까지 있는 사람이잖아?”
데이비라는 존재에 대한 의견은 여러 가지로 나뉘지만 대부분 그의 이미지는 좋게 박혀 있는 입장이었다.
실제로 그가 나타남으로 인해 지구에서 생긴 여러 문제가 해결되기도 했었으니 말이다.
현대판 북미식 히어로가 그런 느낌이 아닐 수 없었다.
“얘는? 상상도 못 해? 그냥 그렇게 잘생기고 예의 바른 사람과 데이트해보는 상상정도는 해볼수도 있잖아.”
“네 얼굴에?”
“야!!”
빽 소리치며 투덕거리는 두 친구를 보며 코오나는 조용히 종이컵에 담긴 코코아를 호로록 들이켰다.
“코오나!”
“어…… 응?”
“말해봐. 그 사람 실제로 어때?”
이번 물음은 조금 달랐다.
“막 정말로 예의 바르고 그래?”
“음…… 꽤 막 나가는 사람이긴 한데…….”
그녀의 대답에 두 친구는 역시 이미지 메이킹인가 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소탈하고, 꽤 솔직한 사람이야. 잘은 모르겠지만 나쁜 사람이 아닌 건 확실해.”
그녀의 대답에 친구들은 꺅꺅거리며 저들끼리 떠들고 좋아했다.
“그럼 코오나는 그 사람을 좋아해?”
“맞아. 코오나 참 귀여운데. 연애는 안 하잖아. 매번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거부하고 말이야.”
학교에서 코오나가 받은 러브레터만 수십장이요. 고백만 수십회에 달한다.
강한 각성자이면서, 외모도 아이돌 뺨을 치는 귀여움과 청초함을 지니고 있으니 또래의 남학생들에겐 굉장히 호감을 많이 사는 편이기도 했다.
사실상 학교의 아이돌이라 불러도 무방한 수준.
“나 전에 뉴스에서 아이돌 무라사키가 코오나에게 공개 고백을 했던 것도 기억하는데. 그때도 거절했잖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그건…….”
“맞아. 그때 무라사키를 좋아하는 팬들이 얼마나 놀랐는지 아니? 혹시 코오나 네가 좋아하는 사람이 그 사람이야?”
망상의 나래를 펼치는 두사람을 보며 그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냐. 그 사람이 좋은 사람인 건 맞지만…… 애초에 그런 사람이 뭐가 아쉬워서 나 같은 사람에게 호감을 품겠어?”
“얘는? 네가 뭐 어때서. 솔직히 길드 소속이라 그렇지. 너 각성자 인기 순위에서도 매번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귀엽잖아. 해외에서도 네 팬이 있을 정돈데.”
그녀들의 말에 코오나는 쓰게 웃어 보였다.
“그래도…… 그 사람은 아닐 거야.”
그녀는 자신이 왜 그런 변명을 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떨떠름하게 대답했다.
그냥 아니다 라고 딱 잘라서 답하면 되는데 묘한 기분이었다.
“혹시 모르잖아? 그 사람이 널 싫다고 한 것도 아닌데 말이야.”
그녀들의 말에 코오나는 양손을 저었다.
“절대 아니야. 그 사람이 그럴 리가 없잖아.”
그녀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부정하자 친구들은 아쉽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는 이내 연애에 관련된 이야기를 떠들며 꺄르륵 웃어대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교정 전체가 소란스러워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응? 밖에 무슨 일이 있나?”
동아리실 창밖으로 퍼져 나오는 수군거리는 소리에 코오나의 친구 미카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누가 왔나 본데? 그런데 누구길래 저렇게 학생들이 많이 모였데?”
여기저기서 시선이 누군가를 향한 게 보인다.
이윽고 부산스러운 무리가 흩어지며 누군가가 걸어 나오자 미카가 조용히 눈을 비볐다.
“잠깐. 내 눈이 잘못됐나?”
“미카. 왜 그래.”
“아니, 내가 잘못 본 건가 싶어서 말이야. 하긴 그런 사람이 여기 오다니 말이 안 되지.”
그녀의 말에 코오나와 남은 한 명인 하토코는 미카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 내가 눈이 잘못됐나? 왜 티오니스 성자가 영기 있어?”
검은 머리에 붉은 눈동자. 멀리서 보면 얼굴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지만 그리 먼 거리가 아니기에 얼굴 정도는 확실히 볼 수 있었다.
처음엔 그저 닮은 사람인가 했지만 가까워질수록 그게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느끼는 세 사람이었다.
티오니스 성자. 데이비 올 라운이 이곳에 나타났다.
학생의 안내를 받으며 미소를 지어 보이고 있던 그는 이내 교정을 한 차례 둘러보더니 그대로 코오나가 있는 부실의 창문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와. 여길 봤다. 날 본 건가?”
“얘는 착각하지 마. 그냥 이쪽을 보는…….”
말도 안 되는 소리 말라며 타박하던 하토코는 갑자기 그가 가볍게 몸을 띄워 날아들자 눈을 부릅떴다.
타앗!!
그야말로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마치 새가 내려앉듯 방금전까지만 해도 저 멀리 있던 그가 창문의 문턱을 밟고 올라서자 미카와 하토코는 경악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티…… 티티티…… 티오니스 성자.”
“세…… 세상에.”
유명인을 직접 눈앞에서 만나 당황해버린 것처럼 굳어버린 두사람을 보며 데이비가 빙그레 웃는다.
그 미소에 미카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고 하토코는 신기한 듯 데이비를 바라보았다.
아니, 그가 왜 이곳에 나타났고 갑자기 창문으로 난입한단 말인가.
황당한 그의 출현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던 그녀들은 곧 그의 입에서 흘러나올 목소리에 집중했다.
“코오나.”
이윽고 그의 입에서 코오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왜 여길…….”
“시간 돼?”
“시…… 시간이요?”
그녀가 떨떠름하게 답했다.
“그래. 시간.”
“그게…… 길드에서…….”
“시간 많아요!”
길드에서의 호출을 떠올린 코오나가 거절하려던 순간.
코오나의 친구 미카와 하토코가 거의 동시라 할 정도의 속도로 동시에 외쳤다.
“맞지 코오나? 할 게 없어서 여기 늘어져 있었잖아!”
“맞아맞아.”
“아니 무슨…….”
당황한 코오나가 뭐라 말하려던 찰나. 데이비가 빙그레 웃으며 창틀에 올라앉은 채로 그녀의 팔을 잡았다.
“앗?!”
“그럼 시간 좀 내줘.”
“무…… 무슨 일이신데요?!”
“데이트. 밑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정리되면 나와.”
빙그레 웃는 데이비의 말에 그녀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동시에 그녀의 두 친구는 양손을 뺨에 올리고 꺅꺅거리며 흥미로운 시선을 보냈다.
그리고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땅으로 가볍게 착지한 그가 빙그레 웃으며 손을 흔들어준다.
“꺅! 데이트래! 들었어?!”
“세상에 얌전한 고양이가 먼저 사고 친다더니! 코오나 너어!”
“꺅! 그만해!”
순식간에 코오나를 붙잡고 간질이는 친구들의 행동에 코오나는 혼란스러움에서 한참 동안 헤어나오지 못했다.
붉어진 얼굴을 손부채로 부치며 당황할 뿐이었다.
‘아…… 안돼 이 사람 분명 장난치는 거야. 그런데 미카와 하토코면 소문이 순식간에…….’
그렇게 생각한 그녀가 두사람을 진정시키려던 찰나.
이미 눈을 마주친 미카와 하토코는 꺅 소리를 내며 후다닥 동아리 실을 빠져나가 버렸다.
“세상에 티오니스 상자가 코오나에게 데이트 신청을 했데!!”
“세상에 세상에!”
저 수다쟁이들의 외침을 들으며 코오나는 머리가 지끈거리는 기분이 들었다.
저대로 두면 백 퍼센트 소문이 와전되고 과장될 것이다.
왜 이런 장난을 치냐며 화를 내야 할 것이다.
그녀의 눈치대로라면 그가 자신을 찾아온 건 예지능력이나 혹은 해태의 힘 관련한 일일 것이다.
그는 분명 장난을 친 것이고, 그 때문에 자신이 곤란해지지 않았던가.
이에 두사람을 쫓기보다 데이비를 만나러 내려간 그녀가 따지려던 찰나.
“왔어?”
여유롭게 자신을 내려다보며 말하는 그를 보며 그녀는 머릿속이 새하얀 백지가 되어버렸다.
뭔가 말하려 했는데 왜 입이 떨어지지 않는지 그녀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날 이후 두 수다쟁이로 인해 학교 내에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