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29화
코오나는 의심이 섞인 표정으로 맞은 편에 앉은 이를 바라보았다.
“먹어. 내가 사는 거야.”
그 난리를 부려놓고 이제 와서 한다는 짓이 이것인가.
코오나는 눈앞에 놓인 케이크 조각을 보며 묘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여기 맛집이라더라.”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닌……것 같은데요.”
그녀는 불안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데이비라는 인간에 대해 그리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그가 이렇게 찾아오는 것을 보면 그 이유가 훤히 보였기 때문이었다.
“제가 도울 일이 있나요?”
“안 먹을 거야? 너 주려고 산 건데.”
“…….”
묘한 표정으로 데이비를 보던 그녀는 이내 뺨을 살짝 붉히고는 천천히 케이크를 집어 입에 쏙 넣었다.
“맛있네요.”
그의 당혹스러운 행동에 조금 곤란했던 참이었지만 준다니 먹는다.
입안에 풍기는 단맛에 그녀는 방금전까지 당혹스럽던 기분이 조금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 길드 쪽에서 당신과 어떻게든 접촉해보려고 제게 계속 연락을 넣고 있어요.”
“그래? 귀찮겠네.”
“남 일처럼 말하지 말아 주세요. 저는 정치나 하려고 각성자가 된 게 아니에요.”
그녀가 투덜거리듯 말했다.
과거엔 이래저래 일이 많았지만 지금 그녀가 바라는 것은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물론 그녀는 1대 각성자, 그것도 현역으로써 단순히 평범한 삶을 살기엔 조금 너무 멀리 와버리긴 했지만 말이다.
투덜거리면서도 케이크를 야금야금 먹어치우는 그녀를 보며 데이비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더는 네가 귀찮지 않게 해줄게.”
“제가 뭘 도와드리면 되는데요?”
“해태. 그놈을 좀 만나야겠다.”
해태라는 단어에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해태요? 신수님은 제가 계약을 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본 적은 없는걸요.”
“그건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말고.”
데이비의 단호한 답변에 코오나는 본능적으로 그녀가 어떤 거부를 해도 해태를 만나려 할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죄송해요. 최근 해태의 힘을 쓰지 않고 있어요.”
“뭐?”
“그게…… 사정이 좀 있어서…….”
그녀가 피곤한 표정으로 전말을 천천히 털어놓았다.
“해태와 싸웠다고? 니가 무슨 어린애냐?”
“아직…… 미성년자 맞는데요.”
어이없는 소식을 전해 들은 데이비가 인상을 팍 찡그리며 물었다.
* * *
이 세상에서 내가 계약하지 않고 존재하고 있는 신수는 해태 정도가 있다.
왜 해태만 그를 찾을 수 있는가 하면 그가 가진 능력이나 그가 존재해온 시간이 그 이유였다.
유일하게 우치와 같은 시대부터 존재한 신수.
우치가 계약한 다른 신수들은 천명을 다하고 바스러졌지만, 해태는 우치와 온전하게 계약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기에 계약자를 몰래몰래 바꿔왔었다.
즉. 이놈은 오래전부터 존재해온. 우치의 흔적을 한때 품은 적이 있는 놈이라는 소리였다.
기본적으로 내가 깨워낸 주작 불닭이나 청룡 쿠릉이. 혹은 백호 흰둥이 같은 녀석들은 모두 우치가 아닌 내 손으로 깨워낸 녀석들이기에 이 녀석들에게 우치의 흔적을 찾으라 한들 찾을 수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코오나를 돕고 있는 해태는 엄연히 우치가 존재하던 시절 그와 엮인 바가 있는 신수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은 해태가 코오나의 말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도 했다.
“그러니까. 지금 해태와 연결이 되지 않은지 꽤 됐다고?”
“이주…… 정도 됐어요. 거의 일방적으로 연결이 안 되고 있어요.”
해태의 힘이 없다면 그녀는 단순 선녀의 힘 일부와 아비트가 남겨준 힘 일부만을 사용할 수 있는 각성자다.
물론 그 정도만으로도 대단하지만, 그녀의 힘의 진가는 해태가 뒤에서 도와줄 경우에나 가능했다.
그 말에 내가 한심하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가 울컥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왜…… 왜 그렇게 보는데요?”
“아니. 그냥. 해태가 그렇게 화를 낼 정도면 대체 무슨 짓을 저질렀나 싶어서.”
해태는 어린 소녀를 보호하는 데에 광적인 집착을 보인다.
그래서 괜히 페도필리아 같은 놈이라고 별명을 붙인 게 아니라는 소리였다.
당연히 해태가 마음에 들어서 고른 대상자인 코오나에게 화를 내고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버렸다니.
“몰라요…… 그냥 안된다고 말렸는데. 막 혼자서 화내더니 연결을 끊어버렸어요.”
물론 계약이 끊어진 건 아닌 게 확실하지만, 대화가 단절된 건 맞아 보였다.
“말렸다고?”
“으음…… 그게 말이죠.”
그녀가 잠시 고민한다.
그리고는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코오나.”
“네?”
그녀를 보며 내가 조용히 말했다.
그녀에겐 진지한 충고가 필요하다.
“사람이 제일 열 받는 게 두 가지가 있다.”
“두 가지……요?”
“그래. 첫째는 말을 하다 마는 것이고.”
“……둘째는요?”
그녀의 물음에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그녀는 무감각한 얼굴로 나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두번째는요.”
“…….”
내가 끝내 답하지 않자 그녀의 눈이 꿈틀거렸다.
“열 받네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그녀였다.
“돌아갈…….”
콰아앙!!!
그때였다.
갑작스레 근처에서 큰 소리가 울려 퍼진 것이다.
“무슨?!”
콰르르르릉!!
동시에 어디서 날아온 건지 모를 비행형 몬스터 다수가 낙하하며 괴성을 내지르기 시작했다.
“여긴 치안이 왜 이러냐.”
“그럴 리가…… 균열도 아니고 몬스터가 대낮에 대로 한복판에 나오는 건 있을 수 없어요.”
“나왔는데?”
“아무래도 근처 균열을 정리하는 곳에서 사고가 터진 모양이에요.”
스릉!!
주변을 둘러본 코오나는 망설임 없이 가방 속에서 짧은 검을 꺼내 들었다.
그녀가 쓰던 검은 긴 검이니만큼 들고 다니기 애매한 터라 여분으로 챙겨 다니는 무기인 듯 보였다.
치이잉!!!
이윽고 그녀의 검 끝에서 마치 오러 블레이드처럼 기류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그녀는 망설임 없이 뛰어나가 괴성을 내지르는 비행형 몬스터들을 향해 덤벼들었다.
“하압!”
콰드득!
비행형 몬스터의 위험 수준은 그리 높지 않았다.
코오나가 무리 없이 베어낼 정도의 수준.
갑작스런 몬스터의 출현에 비명을 지르던 사람들은 곧 코오나가 검을 빼 들고 모조리 베어버리기 시작하자 도망가는 것도 잊은 채 구경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키아아아악!!!
“데미 가고일. 전투능력 매우 낮음. 륀느가 긴장감 없는 적을 낮게 평가해.”
그때였다.
들릴 리 없는 목소리가 들려와 고개를 돌려보자 륀느가 담담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네가 여기 왜 있어?”
“데이비 님을 도우라고 일리나 님이 보냈다고 보고.”
아…….
일리나는 차원을 찢을 수 있으니.
“내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고.”
“륀느. 데이비 님과 초기모델 때부터 링크상태. 위치 추적 충분히 가능하다 분석.”
“그래. 나머지는?”
“륀느 혼자 이곳으로 왔다고 명시.”
그녀는 케이크 접시를 한 손에 든 채 야금야금 먹어치우며 입을 오물거렸다.
“륀느가 이 케이크의 부드러움을 높게 평가!”
무표정한 얼굴로 눈을 반짝거리는 녀석은 태평하기 그지없었다.
“아 저거 샌다.”
그때 코오나가 미처 처리하지 못한 비행형 몬스터 한 마리가 일반인을 노리려 들자 륀느가 묵빛의 크로우바를 꺼내 들었다.
“읏?!”
동시에 코오나도 그것을 눈치챘는지 기검으로 만들어진 검을 이용해 눈앞의 데미 가고일을 베어버리고 다시 움직였다.
하지만, 내가 아는 코오나의 힘보다 상당히 약해져 있다.
“꺄아아아악!”
“안돼!”
“륀느. 치워라.”
퍼어어어어엉!!!
그야말로 한순간이었다.
일반인을 향해 날아든 데미 가고일의 육신이 마치 거대한 원추에 맞은 것처럼 조각나버린 것이다.
그곳에 있는 그 누구도 륀느가 크로우바를 휘두르는 것을 본 이가 없을 정도로 엄청난 속도의 한방이었다.
“역시 인류의 구원자.”
“륀느가 손맛을 높게 평가.”
세피로스화를 하지 않아도 륀느의 힘은 이제 마스터급 존재 대여섯을 상대로도 여유롭게 싸울 수 있는 수준에 이르러 있다.
고작 2년 동안 성장한 수준이 이 정도나 되는 것이다.
“아…… 아아…….”
사람들은 갑자기 데미 가고일이 터져나간 이유를 이해하지 못한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흐음…….”
나는 인지 저해마법을 나와 륀느에게 건 뒤 코오나에게 손을 뻗었다.
[스트랭스]
[어질리티]
[바이탈 펌프]
가볍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버프 마법이 가해진다.
동시에 자신의 변화를 깨달은 그녀가 눈을 크게 뜨며 나를 바라보고는 이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좀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속도로 움직이며 닥치는 대로 베어버린 그녀는 마지막 데미 가고일까지 가루로 만들어버리고 나서야 짧게 숨을 고르며 주변에 널브러진 마석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는 스마트폰으로 무언가를 조작하더니 인상을 순간적으로 찡그렸다.
“근처에서 A급 균열 토벌 중에 문제가 생겼던 모양이에요. 이 가고일들은 거기서 유출된 몬스터들인 것 같고.”
그녀의 말마따나 그냥 재수가 없었을 뿐이었다.
물론 반대로 살아남은 점을 생각하면 재수가 마냥 없는 것은 아닌 듯하지만.
“고마워요…….”
“말로만?”
내 물음에 그녀는 나를 잠시 노려보는 듯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해태 님에게 한번 연결을 시도해볼게요…….”
완전히 연결이 끊어진 건 아닐 테니까.
주변인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던 그녀는 그 공기가 부담스러워졌는지 급히 내 손을 잡아끌었다.
그리고 익숙하게 어디론가 향했다.
그녀가 나를 안내한 곳은 어떤 작고 한산한 이름 모를 일본식 사당이었다.
“선녀의 힘을 물려받은 뒤로 해태 님이 머무를 공간을 임시로 만들어놓은 곳이에요. 주기적으로 이곳에서 조공을 하기도 하고요.”
“흐음…….”
이 작고 외진 사당이 알고 보니 그녀가 해태를 제대로 모시기 위해 만들어놓은 사당이라는 모양이었다.
이윽고 짧게 숨을 고른 그녀가 나를 본다.
“실패해도 뭐라 하지 마세요.”
“걱정 마. 실패하면 강제로 끄집어낼거니까.”
내 말에 그녀가 헬쓱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비나이다.]
그리고. 천천히 자신의 신수를 불러내기 위한 진언을 읊었다.
본래라면 대답을 바로 해주었을 것이다.
하지만 해태는 모종의 이유로 코오나와 대판 싸우고 대답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
현 상황이라면 답하지 않을 주문이었지만 그녀는 약속이 약속인 만큼 한 번 더 시도해보겠다며 내 앞에서 하늘거리는 춤사위를 보였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당신께 비나이다. 나의 몸. 나의 혼을 당신께 바치옵나이다. 천지 강산 정화하여 마를 멸하소서. 당신의 신녀가 비나이다. 비나이다.]
그때였다. 그녀의 말과는 다르게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갑작스레 새하얀 빛이 더욱 강하게 터져 나오며 그녀의 심장 부분에서 흘러나와 거대한 형체를 구현하기 시작했다.
백호와는 다른. 마치 고화에서나 볼법한 형태를 지닌 거대한 맹수는 조용히 코오나를 노려보다가 으르렁거렸다.
그리고.
내가 계약하고 있는 다른 신수와 달리 말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말했을 터다. 내 힘이 없으면 넌 약해빠졌다고. 이제 내 존재의 고마움을 좀 느끼겠더냐.]
보아하니 좀 전 가고일의 습격 때 몬스터 한 마리를 놓쳤던 것을 훤히 보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그동안 대답도 안 해주시더니 이제야 답하시네요.”
[흥! 네가 정신을 좀 차렸는지 확인차 내려왔을 뿐이다!]
해태의 출현에 륀느가 흥미롭다는 듯 눈을 반짝였다.
반면 코오나는 피곤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분명히 말하지만 이번만큼은 절대 물러서지 않을 거다.]
“말도 안 되는 소리 말아요. 그런 게 어딨어요.”
[흥! 여기 있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그놈과의 혼인은 절대 허락 못 한다!]
“그게 제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나를 앞에 두고 갑자기 싸우기 시작한 둘은 서로 소리치며 자신의 고집을 내세웠다.
[웃기지 마라! 그러니까 내가 그놈들 다 죽여주겠다고 하는 게 아니냐!]
“저를 키워준 분들인데 어떻게 그래요! 말도 안 되는 소리 말아요! 그리고 마를 멸하는 당신이 마에 물들면 어쩌라는 거죠?!”
[흥!]
서로 으르렁대며 싸우는 둘을 보며 내가 손뼉을 쳐서 집중을 끌어왔다.
“소환은 잘 됐나 보네.”
이에 코오나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해태는 나를 게슴츠레 노려보며 대뜸 내뱉었다.
[뭐냐 이 쭉정이 같은 놈은. 그래도 악의는 없어 보이는군.]
해태 성질머리 더럽고 남자에게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으니 별말을 하진 않았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요. 이렇게 나타났으니 뭐 제가 할 일은 다한 거죠?”
“그래.”
그렇게 말한 나는 해태를 올려다보며 조용히 물었다.
“해태. 네 도움을 좀 받아야 해서 이렇게 불러냈다. 누굴 좀 찾아야 하는데 네 영혼의 후각을…….”
[미친놈. 꺼져라. 내 분노를 자극하지 마라. 열 받으니까.]
이놈이?
다른 신수와 다르게 유창하게 말을 하는 놈을 보며 나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일단 들어나 봐, 이 일은 분명 서로 이득…….”
[관심 없다! 생긴 건 어디 심해에서 기어 올라온 무말랭이 같은 녀석이 어딜 감히 내게 이래라저래라 하는 것이냐!]
뿌득…….
그래. 이 망할 신수 놈 성질머리 더러운 건 내가 모르진 않지.
“거 말이 좀 거치네. 듣고 나면 너도 절대 후회하지 않을…….”
[카악 퉤! 어디 핏덩이 같은 사내놈이 내게 이래라저래라…….]
터엉!!!
놈의 말에 그대로 허공을 후려친 나는 그대로 금이 가듯 찢어진 허공 속에 팔을 쑤욱 집어넣었다.
그리고 그 아공간에서 커다란 솥을 꺼냈다.
그와 동시에 륀느는 어디에서 꺼낸 건지 모를 나이프와 포크를 양손에 쥐고 냅킨을 목에 감았다.
그리고는 눈을 반짝인다.
그 모습을 보던 코오나와 해태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갑자기 이놈이 뭐 하는 거지 하는 표정이었다.
“하여튼 신수 놈들은 하나같이 말을 안 들어요.”
치이이이익!!
순식간에 솥을 달구고 기름을 부은 내가 식칼을 하나 뽑아 들었다.
그리고는 아공간에서 마저 꺼낸 스탠드형 도마에 칼을 강하게 박아넣었다.
쾅!!!
그러자 해태와 코오나가 움찔거리며 나를 본다.
“오늘 신수 보양탕 한번 해 먹자.”
이 호랑이인지 개x끼인지 모를 망할 신수야.
내 미소에 륀느가 무표정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륀느는 레어를 매우 선호해.”
오냐. 아주 미디움 레어로 튀겨주마.
나는 순식간에 끓어오르는 기름 솥을 흘끗 본 뒤 해태에게 손을 뻗었다.
자신에게 접촉하려는 나를 쳐내기 위해 놈이 코웃음을 치며 벗어나려던 그 순간.
놈의 갈기를 잡은 내 눈이 번뜩이자 놈의 얼굴에 의문이 어린다.
[무…… 무슨 힘이?!]
“걱정 마라. 짧게 기름에 튀겨줄 테니.”
[코…… 코오나! 이 미친놈을 좀 말려…….]
그의 비명에 코오나는 귀를 틀어막고 아예 몸을 돌려버렸다.
[자…… 잠깐! 네놈 설마?!]
이제야 나를 제대로 알아본 놈이 급히 버둥거리며 협상을 시도해왔다.
[일단 진정하고 우리 협상이라는 것을……]
“협상? 협상 좋지. 잘 봐. 저기 솥 보여? 저기 안에 담아둔 기름을 만든 메이커가 [협상]이야 그리고 저 식칼 보이지? 저 식칼의 이름은 [타결]이고.”
협상 타결이라는 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