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1119화 (1,118/1,559)

제1119화

“빌어먹을 세상.”

추욱 늘어진 채 세상을 향한 저주를 쏟아붓는 나를 페르세르크가 다독였다.

“너무 상심하지 말아. 그대. 저건 반항기일 뿐인 게지. 에린은 본녀가 잘 달래볼 테니…….”

애써 웃으며 말하던 그녀는…….

“아 혼자 있고 싶어요!”

쾅!

문을 세차게 닫아버리는 에반젤린의 한마디에 함께 늘어져 버렸다.

“아아…… 부질없구나…… 이리 허무한 것을…….”

나와 같이 추욱 늘어진 그녀를 보며 뒤늦게 찾아온 에이리아와 일리나가 한숨을 내쉬었다.

“대체 하루아침에 저렇게 변할 수 있는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잘못된 게…….”

“그렇지? 아무리 생각해도…….”

현재 에반젤린은 성장의 궤도 중 하나에 올라있다.

문제는 2차 성장이 끝난 에반젤린에게 찾아온 지독한 반항기가 문제였다.

처음엔 뭔가 잘못된 줄 알았으나 이후 찾아온 말에 이해할 수밖에 없었다.

태생부터 지독하게 독선적인 종족, 고대룡치고 에반젤린은 어릴 때부터 너무 착했다고.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거지 지금이 잘못된 게 아니라는 소리였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고대룡의 반항기는 굵지만 짧은 편이라고 한다.

자의식도 강하고 성장도 빠른 터라 지금의 반항기를 한때의 흑역사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현재의 에반젤린은 정상이야. 이전에 규칙으로 인해 문제가 생겨서 인격이 뒤틀렸을 때와는 다를 거다.”

반항기라곤 하지만 증오를 품진 않는다.

부끄러워하면서도 미워하진 않는다.

아…… 미워하나?

순간적으로 자신감이 하락하지만 나는 현재 에반젤린의 모습이 성장의 한 축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말이야. 데이비. 애들이 반항기가 되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나도 모르지.”

“언니도 몰라요?”

페르세르크는 대답 대신 추욱 늘어진 모습만 보였다.

“대책을 세워야지 그러니까.”

안일한 생각일 수도 있지만 당장은 방법이 없었다.

“그나저나 에반젤린이 괜찮아진 거면, 그…… 다른 사람도?”

일리나가 조심스레 물어오자 나는 조용히 에이리아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에게 카트린느 대공에 대해선 아직 말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마냥 숨길 수도 없었다.

“괜찮아. 대부분은 돌아왔을 거야. 그렇다고 죽어버린 명국의 천녀는 돌아오지 않겠지…….”

천녀의 시해 사건으로 콘타스 제국과 전쟁을 벌이기 시작한 명국.

아직 전면전보다는 간단한 게릴라전과 탐색전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제 와서 그걸 막기엔 어려웠다. 어느 한쪽이 무너지거나 항복하는 수밖에.

“그리고, 카트린느 대공의 경우는 기억의 일부만 날아갔지 괜찮을 거다.”

“대…… 대공이요?! 카트린느 대공에게도 문제가 생긴 건가요?!”

에이리아가 놀라 소리쳤다.

“미리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괜히 신경을 쓸까 말을 못 했다.”

내 대답에 에이리아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서러움이 아니라 안타까움이었다.

“아아…… 대공…….”

“괜찮아. 그 여자도 이제 괜찮으니까.”

에반젤린의 문제를 해결한 뒤 린디스 제국의 데오르트 황제로부터 직통 연락이 왔다. 카트린느가 깨어났는데 아무래도 본래대로 돌아온 것 같다고, 다만 기억을 조금 잃어버린 듯하다며 내게 정보를 요구해왔다.

당연히 그들의 입장에선 죽었다고 생각한 카트린느 대공이 갑자기 원래대로 돌아왔으니 당황할 수밖에.

결론적으로 그들은 카트린느 대공이 연기를 해서 자신들을 속이고 있는 게 아닌지 확인 차원에서 내게 말한 것이다.

이에 나는 그녀가 이제 멀쩡해졌음을 전해주었고, 그 한마디에 데오르트 황제는 그답지 않게 안도한 기색을 내비쳤다.

“서부 대륙의 일은 안타깝지만 나설 명분도 없고, 팔란 제국에서 중재를 할 거야.”

이 이상은.

결론적으로 벨가 녀석의 탐지는 별로 의미가 없게 되어버렸다.

사실 그가 왜 에반젤린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는지는 조금 의문이었다.

그래서 녀석에게 물어본 결과. 튜나와 오래 떨어져 있으면서 힘이 약해졌다는 모양이었다.

결과적으로 녀석이 한 건 없게 되어버렸지만, 차라리 그게 더 다행이라는 생각이었다.

이후 나는 녀석을 다시 튜나의 곁으로 돌려보냈고, 그녀에게 카트린느 대공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주면서 그녀를 안심시켰다.

이후 다시 찾아온다는 말만을 남긴 채 하인스 영지에 돌아와 이렇게 골머리를 싸고 있었다.

에반젤린은 고대룡이다. 그리고 그 고대룡의 반항기는 제법 지독하다고 하는데. 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는 나도 사실 아직 잘 몰랐다.

애초에 내 전생의 반항기가 왔을 때는 어떠했던가.

곰곰이 생각해본다.

떠오르는 기억이라면 사실 부모에 대한 기억도 없는 편이고, 인생의 대부분을 병실에서 보냈기에 그걸 제대로 판단할 사료는 되지 못했다.

반대로 회랑에서는?

사실 반항기를 내비칠 여유도 없었다.

자칫했다간 그 성질 더러운 영웅들이 절대 가만히 두지 않았으니까. 그 어린 나이에 살겠다는 일념 하나로 반항기를 건너뛴 느낌이었다.

물론 한 수백 년 지났을 땐 마치 세상을 득도한 것처럼 군 흑역사가 존재하지만 그건 반항기와 조금 달랐다.

이에 내가 에이리아를 바라보았다.

“에이리아. 넌 어때?”

“네? 아…… 아 저는…….”

애초에 에이리아는 반항기라는 게 오긴 왔을까. 내가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땐 지구로 치면 막 반항기가 올 시기이긴 했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다.

“사람마다 다른 법이니까.”

“그러는 너는.”

일리나의 부연설명에 내가 그녀를 향해 묻자 그녀는 약간 붉어진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나…… 나는…… 음…….”

잠시 고민한 그녀가 말했다.

“잘 모르겠어. 그 당시엔 뱀파이어에 대한 정보만 들으면 길길이 날뛰던 시절이니까.”

일리나도 패스.

남은 것은 페르세르크였다.

내 시선이 그녀에게 닿자 페르세르크가 움찔거렸다.

“넌 뭔가 아는구나?”

“그…… 그것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시선을 흘끗 피했다.

이에 일리나와 에이리아도 제법 흥미가 동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확실히 굉장히 능글맞고 여유로워 보이는 페르세르크가 어린 치기에 사춘기가 와서 어떤 짓을 했는지에 대해서 제법 궁금해졌다.

“그렇구나…… 본녀가 어릴 적이라…….”

잠시 고민하던 그녀가 옅게 웃어 보였다.

“그리 달가운 기억은 아닌 게지. 언제부터였는지 본녀의 아비가 본녀의 옷과 자신의 옷을 함께 세탁했다는 이유로 얼마나 화를 냈던지…….”

막상 이야기를 들어도 쉽게 상상이 되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 외에 본녀는 세상에서 제일 특별하다 여긴다든지…….”

흔히들 겪는 용사병이다.

“세상이 전부 잘못되고 본녀가 옳다고 여긴다든지.”

흔히 볼 수 있는 용사병 증상이다.

“어릴 적엔 아버지가 가장 좋아요. 라는 말은 했던 것이 어느새 아비가 안아주려 하면 질색을 하거나, 매번 냄새난다며 가까이하려 하지도 않았지. 궁금한 게 생겨도 묻지 않았고, 무슨 일만 있으면 툴툴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그녀의 회상에 나는 하나하나 그 모습을 떠올리고 상상해보았다.

“풉…….”

그리고는 웃음이 흘러나왔다.

“웃겨? 웃긴 게야? 아주 죽으려고!”

그러자 페르세르크가 얼굴이 벌게진 채로 나를 퍽퍽 걷어차기 시작했다.

“아니. 솔직히 쉽게 상상이 안 되네.”

내 웃음에 그녀는 더욱 붉어진 얼굴을 했다.

“에반젤린도 그럼 비슷한 거 아니야? 그럼 이제 어떻게 하는지가 문제인데. 이 나잇대엔 굉장히 섬세하게 배려해줘야 한다고 들었거든.”

“고대룡이니까 그 관점도 다르겠지.”

아무리 인간의 아래에서 자랐어도 태생의 핏줄이나 본성이 어디 가는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너무 여리고 착하고 순수했던 아이였던 터라 그게 더 심해진 것이다.

“일단 한번 부딪혀는 보자고.”

그렇게 말한 내가 당당하게 일어났다.

그리고 에반젤린이 꼭 닫아버린 방문을 두드렸다.

“에반젤린. 아빠야. 들어가도 되겠니?”

내 물음에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예전이라면 재빨리 문을 열고 내게 안겨들었을 아이였지만 지금의 그녀는 놀랍게도 반응도 하지 않았다.

이에 불안함이 스치듯 지나간 나는 반사적으로 문을 벌컥 열었다.

그리고 인상을 찡그렸다.

“뭐야. 얘 어디 갔어.”

내 중얼거림에 몸을 작게 하여 뒤따라온 페르세르크가 눈을 가늘게 떴다.

“여신은 분명히 고대룡의 반항기가 제법이라고 했지.”

“그…… 그랬지.”

“반항기는 말이야 데이비. 사람이 180도 변하는 게 아니야. 기본성향에 따라 어느 정도 차등이 있다는 뜻이거든.”

그 착하던 에반젤린이 갑자기 변한다 해도 처음부터 성격이 상당히 과격하던 녀석에 비하면 덜할 것이다.

그런데도 사라졌다는 것은…….

“에반젤린이 착하게 자라줘서 이렇게 고마웠던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에반젤린의 방은 조용하기 그지없었다.

그때였다.

“아 뭐야?!”

갑작스런 외침에 내가 고개를 돌리자 에반젤린이 씩씩거리며 방안으로 들어왔다.

“내방에 막 들어오지 말라고 했잖아!”

“어…… 어어?”

“나가! 나가란 말이야! 아빠 진짜 미워!!”

울먹거리는 에반젤린의 매도에 나는 그대로 돌이 되어버렸다.

“나가! 왜 남의 방에 멋대로 들어오는데?! 진짜 싫어!”

“에…… 에린아…….”

“에린이라고 부르지 마! 언제까지 애 취급할 거야?!”

“아…….”

“어서 나가란 말이야! 혼자 있고 싶으니까!”

존대도 사라지고 분노가 불같이 샘솟아 오른 모습이다.

저것이 반항기란 말인가.

경악스러운 모습에 나는 아무 말도 못 한 채 페르세르크가 등을 떠미는 대로 쫓겨나듯 밀려 나왔다.

쾅!!!

그리고 문이 격하게 닫혀버리는 걸 멍하니 지켜보았다.

* * *

하인스 영지 상업 번화가.

나는 조용한 펍에 홀로 앉아 술을 벌컥벌컥 들이켰다.

“빌어먹을 세상.”

수문을 개방한 댐처럼 콸콸 쏟아지는 독주. 그것도 회랑의 최고 술고래, 독고준 표 열반주를 들이키며 내가 소리쳤다.

“빌어먹을 세상. 아무 의미 없어.”

“데이비 진정해.”

“진정? 진정하게 생겼냐?! 에반젤린이 표독스럽게 나를 노려봤잖아! 너도 봤지?! “아빠 진짜 싫어!”라고 소리 지르잖아. 나는…….어…… 음…….”

소리치던 내가 다시 병나발을 불자 페르세르크가 한숨을 내쉬었다.

“다 예상했던 것이잖아. 저게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보통 인간도 사춘기의 시기는 제각각이다. 금방 정신이 성숙해지는 경우가 있고 몇 년이 지나도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프리아 여신이 잘못했네. 왜 이런 습성을 만든 거야.”

“저, 저하. 너무 마시시는 게.”

“엉? 안 취해. 그러니까 쓸데없는 걱정 말고 안주나 더 가져와. 이것도 얼른 가져가고!”

금화를 쾅 올려놓으며 내가 취한 얼굴로 소리쳤다.

그러자 눈을 부릅 뜬 점주가 얼씨구나 하며 금화 주머니에서 금화 하나를 챙겼다.

“아무리 그래도 저하를 등쳐먹을 수야 있습니까요. 금화 하나면 충분합니다.”

“알았으니 어서 더 가져와.”

이 펍의 점주는 고작 평민이지만 오래전 하인스 영지가 초창기 발전할 때부터 있던 사내였다.

그래서인지 제법 나와 거리가 가까운 인간이기도 했다.

“이봐. 카론.”

“예이 저하~”

“딸자식 키워봐야 아무 소용없다더라…….”

“하하. 다 그런 겝니다. 제 아들놈도 딸자식도 어느 날부터 갑자기 저를 멀리하곤 했지요.”

“그래서? 넌 어떻게 했는데?”

“음…….”

잠시 고민하던 그가 빙그레 웃었다.

“그냥 뒀습니다. 물론 잘못을 하면 아주 따끔하게 혼을 냈지요. 아무리 배려가 필요한 시기라고 해도 잘못을 바로잡아주지 않으면 그대로 어긋나는 게 어린아이들이니까요.”

그렇게 말한 그가 킥 웃었다.

“뭐. 저하께서 말씀하시는 반항기는 사람마다 제각각이니까요. 열여섯 성년식을 치르고도 그런 놈들이 있는가 하면, 한 번도 반항기가 오지 않는 녀석도 있습니다.”

“그런가…….”

술에 취한 듯 내가 중얼거렸다.

에반젤린이 아빠 미워를 남발해도 참아야 한다니 이건 나름대로 지옥이었다.

“뭐. 아가씨께서는 금방 괜찮아지실 겁니다. 제가 보기엔 아가씨의 반항기는 그리 심하지 않으니까요.”

고대룡의 반항기는 지독하다던데?

“에반젤린의 반항기가 제법 지독할 거라던데.”

“뭐. 저야 높으신 분들의 뜻을 알겠습니까마는…… 너무 착하던 아이가 변해봐야 거기서 거기 아니겠습니까. 시간을 두고 천천히. 원하는 걸 하게 지원해주시면 될 겁니다.”

그의 말에 나는 피식 웃었다.

“고마워 카론, 도움이 됐다.”

“하하하. 저는 저하의 나이에 벌써 반항기에 든 딸이 생길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지요.”

“그런가.”

그들은 인간이 아닌 에반젤린이라도 이상하게 생각지 않았다.

애초에 영지 최고의 인기를 부르는 륀느나 청단이 홍단이만 봐도 하나는 생체 골렘이요, 둘은 검이니 말해 무엇할까.

그때였다.

끼익…….

갑작스레 문이 열리며 누군가가 들어온다.

물론, 완전히 전세를 낸 것도 아니기에 누군가가 들어오는 건 이상할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새로 들어온 이는 주점에 들어오기엔 조금 이상할 정도로 어린 모습이었다.

“마스터. 포도주 한 병.”

이윽고 꾀꼬리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점주인 카론이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손님. 혹시 성년식을 치르셨습니까? 어린아이에겐 술을 팔지 않습니다.”

물론 파는 곳도 많지만 나는 공식적으로 성년식 이전엔 과한 음주를 금지하게 만들었다.

불만이야 있긴 했지만 쌍수 들고 환영하는 쪽도 제법 있었다.

“이…… 이미 성년을 치렀으니 괜찮네. 그러니 어서.”

마치 연기하듯 무거운 말투를 쓰며 말하는 소녀의 행각이 퍽 웃긴지 카론이 고개를 저었다.

“손님, 돈은 있으십니까?”

그 말에 로브를 뒤집어쓴 소녀는 품 안으로 손을 밀어 넣었다.

그러길 잠시. 허둥지둥거리던 그녀가 당황한 기색을 내비친다.

“어…… 어라?”

당황한 그녀의 행동에 카론이 한숨을 내쉬었다.

돈이 없는 모양이었다.

“카론.”

멀찍이서 그 꼴을 보고 있던 나는 이내 점주 카론을 불러 금화 하나를 더 건네주었다.

“우유 한 잔 가져다줘.”

“저하?”

“사연 안고 있는 애들은 대게 저런 특징이 있거든. 아무 말 하지 말고 한잔 가져다줘.”

내 말에 그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우유를 한잔 담은 뒤 벌꿀을 붓고 그녀에게 내밀었다.

“저쪽에 계신 손님이 주신 겁니다.”

굳이 저하라고 하지 않는 건 배려였다.

그 말에 로브를 깊게 눌러쓴 꼬맹이는 이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그대로 굳어버렸다.

“손님?”

그리고. 잠시 멍하니 있던 소녀는 자리에서 폴짝 뛰어내리더니 허겁지겁 나를 향해 달려왔다.

“어?”

갑작스런 소녀의 태도에 놀란 카론이 뭐라 하려던 찰나.

소녀의 로브의 후드 부분이 휙 넘어갔다.

동시에 검고 긴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데이비!! 데이비로구나!!”

울음기 가득한 얼굴. 얼마나 먹지 못했는지 초췌해진 얼굴에 피로가 가득 끼어있다.

소녀는 그대로 달려들 듯 내 품에 안겼고 나는 멍하니 소녀의 이름을 불렀다.

“천녀님?”

그녀는 다름 아닌 대륙 반대편에 있는 대국의 왕.

명국의 왕인 천녀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