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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1133화 (1,132/1,559)

제1133화

인간만 보면 물어 죽이는 다수의 늑대, 그놈들에게 둘러싸이는 일은 평범한 인간이라면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 번은 경험해도 두 번은 없다.

다른 말로 하면 그런 경험을 하는 건 죽음을 의미할 테니까.

보통 이런 경우는 없었다.

이 몬스터 늑대들은 무리지어 행동하긴 하지만 그 무리라는 것도 보통은 3~4마리 정도.

그 이상 모이게 되면 저들끼리 상잔을 벌이는 습성이 있어서 수십 마리가 모이는 경우는 없었다.

다굴에 장사없다.

아무리 늑대에 익숙해진 각성자라도 이렇게 몰려오는 늑대들을 상대로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그르르르…….

겁에 질렸으면서도 적의를 드러내는 늑대들을 노려보던 에반젤린이 시선을 힐끗 던졌다.

살아 있는 이도 있지만 상처가 상당히 깊은 이도 있었다.

‘치료를 해야 해.’

하지만 어째서인지 점점 몬스터들이 몰려온다.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

동시에 에반젤린은 그 대룡 특유의 안목으로 놈들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마치 무언가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듯한 모습이었다.

뭐가 되었건 결론은 하나다.

그녀가 구해 준 여성을 제외한 일부는 그녀를 두려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건 지금 에반젤린이 신경 쓸 게 아니었다.

어릴 때 그녀는 용사가 꿈이었다. 그래서 가출을 했고, 동대륙 북부에서 큰 사고를 쳤다.

그 과정에서 마스터급 존재가 되었지만 그때 일로 아빠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얼마나 고생했던가.

그 이후 그녀는 용사가 되는 꿈을 당장 접었다.

완전히 포기한 건 아니지만 더 강해지기 전까지는 보류해야 했다.

그러다가 2차 성장을 겪으면서 그녀의 심경에 변화가 일었다.

용사라는 건 정말 바보 같다고.

쪽팔린 어린 시절의 흑역사라 생각하는 수준에 이른 것이다.

그래서 잊고 있었는데.

다치고 위험한 상황에 놓인 사람을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몸이 나가 버렸다.

아빠가 봤다면 바보 같은 짓이라며 웃었을 테지.

스릉…….

검붉은 검신이 불길하게 일렁이지만 그 기운은 너무도 정순했다.

“이들을 죽이려면 나부터 막아야 할 거야, 저리 꺼져.”

그녀가 짓씹듯 내뱉으며 자색의 눈동자를 일렁였다.

2차 성장 이후 전투에 들어서면서 본능이 더욱 강해지는 경향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더러운 변이종들아.”

크어어엉!!

그와 동시에 에반젤린이 섬광처럼 쏘아져 나갔다.

고작 십대 중반 정도의 외양이다.

하지만 지금의 에반젤린은 사실상 육체의 성장이 거의 막바지에 이른 수준이었다.

그렇기에 육체가 내포하고 있는 힘이 약할 수가 없었다.

이클립스가 자그마한 꼬맹이 같은 모습이라면 그녀는 친부의 피를 조금 더 짙게 받았는지 제 친모보다는 큰 편이었으니까.

무엇이 되었건 헬릭시윰제 검과 압도적인 혈통을 지닌 에반젤린을 고작 변이 늑대 따위가 막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녀가 한차례 검은 빛으로 쏘아져 나갈 때마다 늑대들이 검은 피를 튀기며 양단되다 못해 찢겨져 나갔다.

흉포하기 이를 때 없는 공격성은 예전의 에반젤린과 달랐지만 그 목적성은 같았다.

전장을 누비며 몬스터들을 학살하는 에반젤린은 흉포했지만 그만큼 고고하고, 오만하며 아름다웠다.

아직 아이의 티를 벗지 못한 그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강하다.

그 한마디가 상황을 보는 모든 이들의 시야에 꽂혔다.

단순히 강한 수준이 아니었다.

압도적인 경이가 느껴지는 수준이었다.

각성자들에게 있어서 이 같은 경이를 느끼게 만드는 존재는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었다.

지구의 재앙이었던 흉신을 다 찢어발겨 버린 인물, 티오니스 성자.

지금 그녀에게서 그에게서 느낀 무언가를 느낀 것이다.

깨갱!!

마지막 한 마리의 늑대가 에반젤린의 검에 꿰뚫려 비명횡사하자 그녀는 미련 없이 검을 뽑아낸 뒤 마나를 일으켰다.

그러자 그녀의 몸에 묻어 있던 검은 피들이 일제히 증발하듯 사라졌다.

“하아…….”

의미 모를 짧은 한숨과 함께 검을 휙 던져 사라지게 만든 그녀는 두려움과 경이가 섞인 눈으로 바라보는 각성자들을 무시한 채 다가갔다.

늑대에 의해 큰 부상을 입은 이들이었다.

“…….”

하지만 그들은 에반젤린이 접근하기가 무섭게 두려운지 슬그머니 물러났다.

그 시선에 담긴 공포에 에반젤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치료해야 해요. 독이야.”

에반젤린의 말에도 쉬이 분위기가 수그러들지 않는다.

이에 초단이는 에반젤린이 또 상처를 받는 건 아닐까 두려워했다.

비단 지구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녀는 티오니스에서도 경이적인 강자.

그렇기에 2차 성장을 마친 그녀는 사실상 공포의 상징이 될 수밖에 없었다.

“뭐…….”

그때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하는 거야! 이 개 X로 잡놈 새끼들아!!!”

주저앉아 있던 여성 각성자가 소리를 지르자 그곳에 있던 이들이 흠칫 놀랐다.

“돌았어?! 구해 주러 온 사람한데 뭐하는 짓이냐고!!”

그녀는 처음 늑대에게 물리기 직전의 상황에 놓여 있던 여성이었다.

“구해 줄 땐 닥치고 있다가 구해주니까 겁이나냐?! 이 쓰레기 같은 새끼들아!!”

그녀의 외침에 각성자들은 그제야 자신들의 추태를 깨달을 수 있었다.

“아…… 그, 그게…….”

“괜찮아요.”

담담하게 말한 그녀가 걸어 나갔다.

그리고는 부상을 입고 끙끙대는 사람에게 천천히 다가가 손을 올렸다.

가장 큰 부상을 입은 사내는 복부를 정확하게 물린 탓에 출혈이 상당한건 물론, 독으로 인해 피부가 변색되고 있었다.

“초단이 언니…… 신성력 좀 빌려줘.”

에반젤린의 말에 초단이에게서 대량의 신성력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회복 마법은 힘들다.

데이비처럼 만능이 아니기에 그처럼 할 순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용언, 그것도 고대용의 용언을 가지고 있었다.

[움직여.]

강제로 신성력에 용언을 가해 밀어 넣기 시작하자 신성력이 부상자들의 몸을 천천히 치유하며 독을 지워 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기적과 같은 그 상황을 각성자들은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다.

그렇게 죽어 가던 사내가 천천히 정신을 차리자 에반젤린이 약간 피곤한 얼굴을 한 채 일어나 다가왔다.

“다른 분은?”

“……뭐…… 뭣들 해! 빨리 옮겨!”

이윽고 여성이 급히 소리치자 화들짝 놀란 각성자들은 큰 부상을 입은 이들을 에반젤린의 앞에 누였다.

그리고 다시 치료가 시작되었다.

* * *

에반젤린의 난입과 몬스터의 학살 치료.

그 과정의 끝에서 그녀는 지친 얼굴을 했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을 사용했으니 빨리 지칠 수밖에 없었다.

단순히 검을 들고 휘두르거나 파괴할 때에는 이렇게 지칠 것도 없이 산책하듯 처리할 수 있지만, 중상자들을 치료하는 건 다른 문제이다 보니, 나타나는 부작용이었다.

“사…… 살았어? 살았다고!!”

환성을 지르며 얼싸안은 몇몇 각성자들을 보던 에반젤린의 곁으로 한 여성이 다가왔다.

“고마워. 꼬마 아가씨.”

“…….”

“그리고 미안해. 구해 줬는데 그런 시선이나 보내다니.”

“괜찮아요.”

실망할 것도 없다는 듯 그녀가 중얼거렸다.

“미안해. 내가 이렇게 사죄할게.”

“……왜 당신이 사과를 해요?”

“저들은 그냥 겁을 먹은 것뿐이야. 그리고 이제는 다르지.”

그렇게 말한 그녀가 고개를 까딱였다.

그러자 처음 그녀에게 두려운 시선을 보내 오던 몇몇 각성자들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다가와 그녀에게 고개를 숙였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정말 감사합니다.”

그 한마디에 에반젤린은 알 수 없는 묘한 느낌을 받았다.

벅차오르면서도 기분이 나쁜 무언가.

알 수 없는 그 감정 흐름에 그녀가 입을 다물고 있자 여성은 각성자들을 퍽퍽 걷어찼다.

“이 새끼들아! 그걸로 되겠냐?! 당장 머리 숙여!”

그녀의 터프한 외침에 그들은 남녀 할 것 없이 이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허리를 직각으로 굽히듯 숙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당신 덕분에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 외침에 에반젤린의 입이 헤, 벌어졌다.

그리고는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고개를 돌려 버렸다.

“흐…… 흥! 그냥 보이니까 치운 것뿐이에요. 그리고 죽으면 꿈자리 사나우니까.”

그녀의 말에 멍한 표정을 지어보인 각성자들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두려움의 대상인 줄 알았다.

그녀가 보인 흉포한 기세는 그런 것이었으니까.

하지만 지금 보니…… 그저 그 나이대의 귀여운 소녀일 뿐이었다.

“하…… 하하…… 내가 정신이 어떻게 됐었나.”

“하…… 진짜 쪽팔리게 애를 상대로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하하, 위선자 새끼.”

“뭐?! 지도 겁먹었으면서 안 닥쳐!?”

허탈한 마음에 아웅다웅하는 그들을 뒤로한 채 에반젤린은 그 장소를 도망치듯 벗어나 버렸다.

에반젤린을 향해 여성이 급히 소리치듯 부르려 했지만 이미 멀어진 후였다.

에반젤린은 허겁지겁 도망치며 한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왜일까.

그녀는 자신의 입꼬리가 자꾸 자신의 의지를 벗어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던 중 그녀는 문득 균열 내부에 있는 어떤 무언가를 느꼈다.

“응?”

“왜 그래?”

그녀를 따라온 초단이의 질문에 에반젤린이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퍽!!!!

허공에 손을 뻗어 무언가를 낚아챈 뒤 비틀어 버렸다.

-크아아아아악!!

끔찍한 비명과 함께 푸른색의 불꽃에 무언가가 휩싸이며 사라졌다.

검은 옷을 입은 기이한 형태의 신관 같은 존재가 화염에 타오르듯 사라져 버린 것이다.

방금 전까진 아무것도 없었건만.

에반젤린은 분명히 무언가를 처리한 것이다.

“보이지 않는 뭔가가 있었어.”

그녀의 말에 초단이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저기서 나온 거야.”

그리고는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바라보더니 천천히 다가가 손을 뻗었다.

콰직!!!

동시에 스파크가 일며 아무 것도 없던 허공 속에서 균열이 튀어나왔다.

“사일런스 게이트!”

그것을 본 초단이가 놀란 듯 소리쳤다.

그리고는 신기한 듯 에반젤린을 향해 물었다.

“에린아. 어떻게 알아챈 거야? 대단해!”

“……그냥 보이고 느껴지니까…….”

계속되는 칭찬 일색에 감정이 말랑말랑해진 에반젤린이 조심스레 중얼거렸다.

* * *

D급 공개 균열에서 벌어진 사건은 뉴스에도 뜰 정도였다.

갑작스런 몬스터들의 이상 협동 현상.

본래라면 그런 사태가 벌어지면 대규모 인명 참사가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당연히 이번 일로 헌터 관리국과 정부 측에서 조사를 위해 균열을 폐쇄했지만 이미 상황은 정리된 후였다.

소식은 그게 끝이 아니었다.

[님들 들었음? D급 늪지대 거기. 티오니스 성자 딸이 출현했다던데.]

[리얼?]

[ㅇㅇ 몬스터한데 각성자들이 대규모로 죽을 뻔했는데. 갑자기 나타나서 몬스터 다 죽이고 갔다더라.]

[치료까지 해 줬다던데.]

[걔 사람 죽인 애 아니었음?]

[등신임? 그거 무고죄라고 했잖아. 누명쓴 거라고.]

[그러고 보니까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

[진짜 겁도 없지. 솔직히 그때 그 기레기. 뭔 깡으로 누명을 씌운 거임?]

[기레기들이 다 그렇지. 안 그래도 그 일 때문에 형량 세게 받고 법안 제정 들어갔다더라. 기사 함부로 쓰면 이제 X댐]

[그건 개꿀이네.]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이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여론은 한 사람이 올린 영상으로 인해 바뀔 수밖에 없었다.

[이들을 죽이려면 나부터 막아야 할 거야, 저리 꺼져.]

[더러운 변이종들아.]

사람들의 앞에 나타나 자신을 두려워하는 이들을 무시한 채 몬스터들을 처리한 그녀.

그녀는 숭고할 정도로 단 한 사람도 남김없이 모두 보호했다.

그 과정에서 변이 늑대 몇 마리가 생존자들을 노렸지만 에반젤린은 자신의 몸을 사리지 않고 달려들어 그런 늑대들까지 모조리 처단해 그들을 보호해 냈다.

그리고.

그녀를 두려워하는 이들을 상대로 치료해야 한다며 천천히 다가가 도움의 손을 내밀었다.

[미친. 나 같았으면 진짜 다 죽였다. 저것들.]

[와 구 해준 사람한데 무섭다고 저런 거임?]

[야, 이 씨……애가 얼마나 상처받았겠냐…….]

동시에 엄청나게 긍정적인 여론이 돌기 시작했다.

그다지 알려지지도 않았고, 불미스러운 일에 엮여 있던 그녀의 이미지가 반전되는 데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고작 며칠.

게다가 에반젤린에게 도움을 받은 각성자들은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못나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다며 연신 사과하고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그녀가 불미스러운 소문에 휩싸여 있긴 했지만 자신들이 본 그녀는 절대 그런 존재가 아니라면서 고개를 완고하게 저으며 입장을 표명하기에 이르렀다.

때마침 그들이 속한 길드가 상당한 실력의 중견 길드이며, 그때 에반젤린이 구해 준 여성이 길드장의 딸이었다는 게 더욱 큰 화제가 되었다.

중견 길드에서 맹목적으로 에반젤린을 지지하기 시작하자 너도나도 그렇게 나오기 시작했고.

거기에 덧붙여 에반젤린이 예전부터 지구에 가끔 놀러 와 했던 미담들이 기다렸다는 듯 쏟아져 나왔다.

물론 일부는 정부에서 이미지를 위해 뿌린 것이지만, 그것 외에 더 많은 미담들이 나오자 사람들은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다.

에반젤린 올 라운이라는 티오니스 성자의 딸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로 들끓던 이들은, 고작 며칠 만에 그녀는 그저 귀한 아가씨이며 성품이 착해 사람 다치는 걸 못 보고 남들과 똑같이 부모 욕을 들으면 화를 낼 수밖에 없는, 그런 평범한 소녀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애초에 티오니스 성자도 인간이라며. 인간인데 우리랑 다르다고 생각하는 게 개웃기긴 함.]

[에반젤린 올 라운. 4살 정도라면서. 근데 저 정도 성장이면 인간 아닌 거 아님?]

[혼혈이라 인간과는 다르게 성장이 빠르다더라.]

[인간이 아니라서 그런지 4살치고는 굉장히 어른스럽긴 했음.]

[애초에 인간의 상식으로 판단하기 어렵긴 함.]

에반젤린 올 라운. 겉보기엔 십 대 중반 정도이지만 실제로는 다섯 살도 채 되지 않은 어린아이였다.

그런 어린아이에게 부모 욕을 했으니 얼마나 당혹스럽고 화가 났을까.

지난 이야기들을 들추며 넷상에서 시끄러워질 즈음.

정작 그 태풍의 눈인 에반젤린은 그동안 정지를 받았다가 풀린 방송을 다시 켜고 있었다.

“여러분 반가워요.”

손바닥으로 양 뺨을 짝짝 치며 심호흡을 한다.

에반젤린 올 라운은 사람들의 입에 많이 오르내렸지만 스트리머, 에린은 그저 평범한 방송인일 뿐이었다.

그러니 걱정할 건 아무것도 없다.

에반젤린은 자신의 방송을 생방송으로 바꾼 뒤 늘 그렇듯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이야기를 하기 위해 운을 뗐다.

[에하~]

[에하!]

잠시 한두 명이던 방송에 수십, 수백, 수천 명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정지 먹기 전에도 1만 명 가까운 시청자가 있었으니 새삼스러울 건 없었다.

하지만.

“어…… 어라? 이게 왜 이러지?”

뭔가 이상했다.

시청자 수가…….

2만을 넘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저 버…… 버…… 벌레! 아니 버그! 버그 걸렸나 봐요! 안 돼! 한 달 안에 또 정지당하면 영구 정지라고 했는데!”

비명을 지르는 그녀의 외침에 채팅창에 ㅋ이 남발되기 시작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 커엽 ㅋㅋㅋㅋ]

[아니 근데 2만 명 실화냐 진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시끄러운 채팅창을 보며 에반젤린이 눈동자를 굴렸다.

“이게 대체 무슨…….”

당황하는 그녀에게 도네이션 알람이 울린다.

띠링!

[에린방송] 삼촌부대님께서 1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에반젤린 아가씨. 그래서 캠 언제 켜요? 이모 삼촌들은 언제나 응원하고 있어요.]

그 한마디에 에반젤린의 뇌에 정지가 왔다.

“네?”

왜 자신의 이름을 알고 있는 거지?

그녀는 몰랐다.

인간들의 추리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그리고 자신이 얼마나 허술하게 흔적들을 남겼는지 말이다.

그 발단은…….

하필 늪지대에서 찍은 사진이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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