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42화
[방장 떠나고 조용하네.]
[그러게. 뭔가 하다 끊긴 것 같은 찝찝함인 듯.]
방송이 끝나고 에린의 방송 시청자들은 스트리머 게시판에서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이들 중에 방송 콘텐츠를 중도 포기하고 갑자기 방송을 꺼버린 에반젤린에게 불만을 토로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것을 공감해주지 않았다.
아무리 방송이 중요해도 사람 목숨만 할까.
게다가 그녀는 지구, 그것도 한국 사람도 아닌 티오니스에서 지구에 놀러 온 외부인이었다.
그런 그녀가 생판 남인 각성자들을 구하기 위해 뛰쳐나갔다는 건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게 하기엔 충분했다.
[속보 떴다. B급 상시 게이트 내에서 대규모 참사 일어났다고 하더라. 에반젤린 여기 간 거 확실한 듯.]
[좀 전에 게이트 촬영하던 사람이 올린 사진임.]
그들의 사진엔 하늘서 빠르게 낙하하고 있는 누군가가 어마어마하게 긴 날개를 펄럭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는데. 영상은 없음?]
[파장이 너무 진해서 찍은 것도 기적이라더라.]
[인정한다.]
[아니. 저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거임.]
[들어갔다가 나온 사람이 아직 없다고 하는데 잘 모름.]
그 한마디에 일부 분위기가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하 씨. 왜 우리나라만 이런게 있냐.]
[인정한다.]
[아니 인정은 얼어 뒤질.]
[그래서. 에반젤린이 저기 들어갔다고?]
[미국 각성자 크리스 마텐도 같이 진입했다더라.]
[대체 어디서 그런 정보를 얻어오는 거야.]
[몰라도 댐.]
[뻔하지 정보 유출이겠지. 들키면 너 칼같이 쳐내질 걸.]
이들은 에반젤린이 안에서 뭘 하고 있는지 궁금해했다. 아니 정부가 통제하고 있는 내부에서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해 미칠 지경이었다.
그때였다.
[에붕이들아 에반젤린 방송 다시 켜졌음!]
그 한마디에 평소 그녀의 방송을 보지 않던 이들까지 관심을 가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당연히 방송이 [on air]되자마자 그녀의 시청자들은 우르르 몰려가서 방송을 켜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소와 다르게 화면엔 먼지 같은 것만 가득해 보였다.
[???]
[공주님 다시 방송 켜따!!]
[아니 근데 갑자기 웬 방송?]
[애초에 화면이 왜 이럼.]
[에 사장 문 열어!!]
[모야 모야 어떻게 된 거야.]
채팅창이 빠르게 올라간다. 평소보다 많은 만 단위의 시청자들이 소식을 알음알음 전해 듣고 더 많이 모여든 모양새였다.
이윽고 먼지가 걷히기 시작했다.
“쿨럭. 쿨럭. 아이고 죽겠네.”
약간 어눌한 한국어.
남성의 목소리에 사람들이 의아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때 어떤 손이 허공을 휘휘 저어 먼지를 털어냈다.
“켈룩…… 켈룩. 먼지 진짜, 아아, 잘 들립니까?”
[아자씨는 누구쇼?]
[뉴규?]
[??? 순간 에린 방송 아닌 줄.]
크리스의 목소리에 의아함을 표출하는 사람들을 보며 크리스는 사실 이들이 뭐라 하는 건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그는 현아에게 어떤 마음을 품고 있기에 그녀가 자주 사용하는 한국어를 공부했다곤 하지만 한글은 사실 외국인의 입장에선 굉장히 익히기 어려운 문자였다.
“어…… 음, 오케이. 스탑! 스탑!”
복잡한 표정으로 그 작디작은 채팅창을 노려보던 크리스가 급히 소리쳤다.
“이봐. 코오나 양! 나보다 한국어 잘 읽지?! 나 대신 좀 해줄래?!”
반사적으로 튀어나간 영어에도 불구하고 코오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빠르게 다가와 그에게서 핸드폰을 받아들었다.
[오우야. 이 아가씨는 또 누구?]
[예쁘다.]
[그런데 다친 거 아님?]
[아, 나 이 사람 본 적 있음. S급 일본 쪽 각성자잖아. 코오나. 티오니스 성자가 후견인으로 있는 걔임.]
그녀의 정체를 알아본 이들의 채팅 화력이 강해진다. 자칫했다간 방송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코오나는 우선 그들을 진정시켜야 했다.
“진정해요. 여러분.”
[그래서. 뭐가 어떻게 된 거임.]
누군가의 도네이션이 울려 퍼졌다. 모두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이에 숨을 짧게 고른 코오나가 말했다.
“여러분들이 보고 있는 거, 에린이의 방송 맞아요.”
[그런데 정작 중요한 방장 어딨음?]
그 물음이 나옴과 동시에 파공음이 울려 퍼졌다.
콰아앙!!
동시에 저 멀리서 날아온 검은 머리카락이 파괴된 흔적에 처박혔다.
“아흑!”
고통스런 비명에 채팅창이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제가 따로 말할 필요 없겠네요. 에린아 괜찮아?!”
“하아…… 네 괜찮아요.”
[어? 방장?]
[리얼 방장임?]
고통에 신음하며 일어나는 에반젤린의 시선이 핸드폰에 닿았다.
[어? 방장! 피!! 피!]
당황한 시청자들의 외침에 에반젤린은 손등으로 이마에 흘러내리는 피를 거칠게 닦아 털어냈다.
적은 더 강해졌는지 그녀의 힘은 좀전의 무리로 인해 약해진 상황. 현신조차 쉽지 않은 현 상황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그리 많지 않았다.
“하아…… 하아.”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그녀가 천천히 손을 뻗었다.
그리고는 스마트폰을 잡아 든 뒤 허탈하게 웃었다.
“반가워요. 방송 종료한다고 했는데, 사정이 좀 있어서.”
그녀가 입가에 흐르는 피를 가볍게 뱉어냈다.
처음으로 드러낸 것이었다.
공식적인 에린의 그림방송을 통해 그녀의 정체를 처음으로 완전히 드러낸 것이 지금이었다.
[아…… 상처가 너무.]
[와 대체 무슨 일이야 이게.]
“해명할 시간이 많이 없어요. 여러분을 속인 내가 미울 거에요. 에반젤린 올 라운이라는 사실을 숨겼으니까.”
그 누구도 그녀의 정체를 모르는 이는 없었다. 하지만 에반젤린은 그것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래는 끝까지 숨기려고 했는…….”
“공격 온다!!”
그 말과 함께 에반젤린이 스마트폰을 허공에 던졌다.
그리고는 바닥에 꽂아놓은 용신검 트와일라잇을 양손으로 강하게 쥐고 아래에서 위로 비스듬히 쳐올리듯 날아든 거대한 손을 막아냈다.
카아아아앙!!
귀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와 함께 그녀의 신형이 한순간 밀려났다.
“으그…… 윽.”
고통스런 신음을 흘리며 비틀거린 그녀가 이를 악물었다. 그런 그녀를 향해 암흑신관은 그녀를 짓눌러버릴 듯 압박을 가했다.
“이게!!!”
쩌어엉!!
동시에 순간적인 중검의 파괴력이 허공을 수놓았고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 강풍과 함께 검불은 검기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후우…… 후.”
압도적으로 기이한 비주얼이 그대로 드러나는 당혹스러운 상황. 아무리 각성자 방송이라도 적당히 수위조절을 하지 않으면 정지를 먹을 수밖에 없다.
이에 에반젤린이 허탈하게 웃었다.
“미안해요. 아마 어쩌면, 이게 마지막 방송일지도 몰라요.”
그녀의 말에 채팅이 불타듯이 오른다.
시청자 14,825명.
평소보다 많은 숫자였다.
그녀의 상황을 듣고 현재 게이트 내부가 궁금해서 온 이들도 많았다.
분명 회선은 연결되어있지만, 현재 이 게이트는 외부와 내부가 연결되지 않고 있었다.
그런 찰나에 유일하게 에반젤린이 방송을 통해 연결을 시도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에반젤린의 마나가 대량 소모되었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라는 건 그녀가 가장 잘 알았다.
“나 공부 많이 했어요. 이런 방송 내보내면 수위에 걸려서 영구 정지 되…… 윽?!”
콰앙!!!
괴물의 몸에서 뻗어져 나온 검은 줄기들이 그녀를 향해 맹공을 펼쳐왔다. 힘이 많이 빠진 에반젤린은 그동안 배워온 기술을 총동원하여 공격들을 쳐내거나 빗겨냈다.
촤악!!
하지만 그중 일부가 그녀의 팔에 상처를 남겼다.
하지만 방송을 시작하면서 급속도로 차오르기 시작한 그녀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쩌어엉!!
그녀의 입을 통해 마나가 모여들기 시작했고 작지만 강렬한 브레스가 쏘아져 나가 줄기들을 일소시켰다.
“헤헤. 캠 방송한다곤 했는데 이게 마지막 방송이 되어버렸네.”
힘없이 웃으며 그녀가 검을 들어 올렸다.
“처음엔 몰라도 지금은 방송이 너무 좋아요. 여러분들하고 웃고 떠는 거 좋단 말이야. 그런데 정체를 드러내면 다시는 그러지 못할 거 같아서…….”
채팅을 무시한 채 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의 말을 해나갔다.
“에반젤린 올 라운은 사람들이 싫어하고 무서워하잖아.”
[누가 그래! 어떤 쉐이가!]
[방장. 아프지마ㅠㅠ 진짜 보는 내가 다 아프네.]
[아무도 방장 안 미워해 그러지 마 ㅠ]
휘청거리면서도 그녀는 공격을 다시 날려 보냈다.
“그래서 한참을 고민했는데 방법이 없어요. 여러분의 도움이 좀 필요해요.”
그녀의 입에서 도와달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시청자 18,254명]
더욱더 늘어나는 시청자 수. 어째서인지 수위를 넘어가고 있음에도 방송이 강제로 종료되지 않고 있다.
“나 말이에요, 사실 고대룡의 피를 가지고 있어요. 그것도 정신계통의. 그래서 생명체가 저에 대한 어떤 감정을 가지면 그걸 빨아들이고 강해질 수 있어요.”
코오나와 크리스는 놈이 다시 불러내기 시작한 몬스터들을 빠르게 처리하고 있었다.
이에 그녀는 근처에 박살 난 곳에 전장이 훤히 보이도록 스마트폰을 올려놓았다.
“지금 그 힘이 많이 필요해요. 그러니까 미워하든 욕을 하든 좋으니까 뭐라도 좋으니까 가지 말아줘요.”
무슨 목적이건 그것 전부가 그녀의 힘이 될 테니.
[아니 공주님, 일단 도망치자, 응? 아무리 그래도 저건 너무 좀…….]
[인정한다.]
[그래. 왜 목숨 걸고 싸우고 있는 거야. 각성자들 전부 모아서 가면…….]
“안 돼요!”
그녀가 외쳤다.
“저건 물리 법칙을 가진 게 아니에요. 애초에 생명체도 아니라서 일반 각성자는 저 괴물에게 타격을 못 준단 말이에요.”
놈을 붙잡고 타격을 가할 수 있는 건 현재 정신계통의 힘을 지닌 그녀가 유일했다.
그녀가 말했다.
“비슷한 힘을 가진 내가 해야 해. 내가 안 하면 저 괴물 여기서 밖으로 나갈 거야. 그럼 얼마나 많이 죽을지 몰라요.”
강약의 문제가 아니라 상성 상 아예 공격이 불가능한 게 가장 큰 문제였다.
그녀는 양손으로 트와일라잇을 틀어쥐고 섬광처럼 놈에게 덤벼들었다. 확실히 방송을 켜기 전보다는 상태가 좋아졌지만, 아직까진 놈에게 치명상을 입히기엔 부족했다.
[아니 왜 그렇게까지 하는 거야. 지금 부상도 심한데.]
“누가 죽으면 슬프잖아요. 아빠가 후회할 짓은 하지 말라고 했어요.”
그녀의 한마디에 채팅창이 얼어붙었다. 시스템적으로 얼어붙은 게 아니라 할 말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우우우우우!!!
기괴한 울음소리를 터뜨리며 달려들기 시작하는 놈과 에반젤린이 다시 충돌했다.
그리고 둘의 싸움은 멀리 잔해에 고정시켜둔 스마트폰을 통해 고스란히 송출되어나갔다.
딜레이가 없는 건 아니지만 모두가 그 장면을 보았다.
[아니 저거 진짜 말려야 하는 거 아님?]
[누가 봐도 밀리고 있는데…….]
[그 와중에 관심이 힘이 된다고 하는데 미워해달라고 하는 거봐라. 평소에 별 생각 없었는데 진짜 나룻배 그 개x끼……. x간이 미안해…….]
[미워해도 그게 힘이 된다잖아. 자신감이 없으니까 응원도 아니고 미워해 달라니 하…….]
[근데 지금도 힘이 모자란 거 아님? 2만 명이 보고 있는데? 이렇게 보고만 있어도 되는 거? 뭐 더해줘야 하는 거 없음? 나 도네이션 이면 총알 빵빵함.]
[도네랑 그게 뭔 상관이야.]
술렁이는 채팅이 계속해서 올라왔다.
[그래도 확실히 방송 초기보다 더 강해진 거 같기도 한데. 아직 부족해 보인다. 더 못 모음?]
[방송 때문에 인터넷도 난리임.]
[그런데 이 방송 정지 괜찮은 거 맞음? 각성자 방송도 아니라서 연령제한도 없잖아, 수위 한참 넘어선 거 같은데. 사이트 관리 운영자 새끼들 진짜 칼 같은 데 설마 여기서 방송 정지 먹이면…….]
[몰라. 지금 긴급회의 들어가서 셧다운 시켜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야기 중인가 봄. 그 쉑들도 생각이 있지 상황 뻔히 듣고 있으면서 설마.]
[진짜 셧다운 시키면 다시는 이 사이트 이용 안 한다.]
[인정한다.]
일부는 걱정을, 일부는 허탈함을 느꼈다.
폭주할 것처럼 올라가는 방송을 보며 매니저의 채팅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매니저 - 여러분. 부탁드립니다. 들어오시는 분이 많아서 이 방송의 서버가 못 견뎌요. 하다못해 채팅만 좀 자제해주세요.]
에반젤린이 사용하는 이 방송 사이트는 특정 등급을 기준으로 서버를 좀 더 많이 할당해주는 편이었다.
에반젤린은 아직 신입 스트리머이기에 10등급 중에서 7등급 정도로 갑작스런 대규모 인원의 수용은 힘에 부칠 수밖에 없었다.
현 상황을 이해한 시청자들은 매니저의 요청에 따라 채팅을 자제한다.
하지만 유입되는 인원이 어마어마하다 보니 그런 게 지켜질 리가 없었다.
[와씨…… 저 게이트 근처에 살고 있는데. 쟤가 못 막으면 저게 밖으로 튀어나온다는 거 아냐.]
[아니 근데 몬스터가 제 맘대로 균열 밖으로 나올 수 있음?]
[모르지 근데 저렇게 말하는데 구라 같진 않고.]
[잠깐만 저거 사일런스 게이트인가 그거 아님? 전에 한번 인명사고 난적 있었잖아.]
[아오. 화면 끊겨서 제대로 볼 수가 없네. 빠른 건지 출력이 못 따라가는 건지.]
[둘 다임 크리스마텐 속도 육안으로 구분 잘 안 될 때도 많은데 그보다 더 빠르면 말 다 했지.]
[일단 모르겠고, 갤러리 뒤지다가 왔는데 여기서 어그로 끌진 못하겠다. 힘내라. 사람 수백만 목숨 걸고 어그로 끄는 짓은 못 하겠다.]
[방장, 진짜 아무도 너 무서워하거나 싫어하는 거 아니야…….]
점점 시청자가 늘어날수록 그만큼 에반젤린의 힘은 느리지만 천천히 강해져 갔다.
좀 전엔 막아내지 못하던 공격을 이번엔 막아내는 등 서서히 그 변화가 육안으로도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힘겹게 놈의 공격을 피해내던 에반젤린의 힘이 어느 정도 회복되자 그녀가 공격방법을 바꾸기 시작했다.
용신검을 이용한 중검과 마법을 사용하던 그녀는 다시 현신화할 정도의 힘을 회복했는지 가차 없이 친모 이클립스처럼 부분 현신을 강행하기 시작했다.
콰앙!!!
허공이 찢어지며 거대한 용의 발톱이 튀어나와 놈의 신형을 강제로 찢어발겼다.
-끼이이이이이이이!!!
시커먼 피가 허공으로 튀며 놈이 고통스레 울부짖는다.
거기에 멈추지 않고 하나둘에서 스무 개 가까이 되는 마법진들이 생겨나더니 일제히 바위 창을 만들어내며 놈의 몸을 관통하듯 고정시켰다.
점차 에반젤린이 유리해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의외의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시청자 35,123명]
수가 늘어날수록 등급에 따라 작은 서버를 이용하던 에반젤린의 방송이 급격하게 비틀리기 시작했다.
신입 스트리머인 에반젤린에게 제공되는 서버는 갑작스런 대규모 유입을 견뎌내지 못했다.
그리고, 한순간. 서버에 과부하가 일어나기가 무섭게 화면도 멈춰버렸다.
에반젤린의 싸움을 지켜보던 이들은 갑작스레 멈춰버린 영상을 보며 싸늘하게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야 x발 미친 서버 다운이라고?]
[이건 아니지 운영자 새끼들아!]
먹통이 된 화면과 달리 채팅은 올라온다. 당황한 이들의 외침과 관계없이 유입수는 계속해서 늘어났다. 이대로 가다간 방송 서버가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었다.
그렇게 모두가 서버 폭파를 직감했을 즈음이었다.
우웅…….
[운영자입니다. 7등급-에린 스트리머 님의 등급을 일괄 상향하여 1등급으로 잠시 변경 및 추가 예비서버를 지원하겠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과부하가 걸릴 수 있으니 채팅을 잠시 자제 부탁드립니다.]
[와씨, 결국 지원 결정 났네.]
[당연히 그래야지 수위고 나발이고 일단 처벌은 나중에 생각하고 저것부터 막는 게 맞지.]
[진짜 좀만 늦었어도 골 때릴 뻔했다.]
동시에 고삐 풀린 서버는 접속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싸그리 수용하기 시작했고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시청자 62,123명]
수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난다. 그리고 기하급수적으로 그 힘이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한 변화는 고스란히 에반젤린에게 전해져 들어갔다.
그녀의 전신에서 처음의 두 배는 될 법한 막대한 힘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의도하지 않게 초대규모의 첫 캠 방송이 되어버린 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