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45화
유리아 헬리샤나. 미식 연구회 회장인 그녀는 보이지 않게 식은땀을 흘리며 데이비를 바라보았다.
일이 이렇게 커질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하인스 영지는 정신없이 굴러가고 있고, 암암리에 위병들과 엘프의 정령사 부대 그리고 그림자 부대가 이끄는 정보부대가 흑마법사의 주구를 찾아내고 있다.
더 없을 것이다.
애초에 흑마법사의 주구는 그녀가 리치 성녀 이오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던 게 전부였으니 말이다.
륀느가 직접 산지를 돌아다니며 아머드 멧돼지를 죽이고 그 혼의 조각과 피를 주구에 담았다.
이제 조금만 더하면 완벽한 고기를 손에 넣을 수 있었는데…….
설마 주구를 들킬 줄이야.
“저…… 그런데 그 주구를 만든 사람을 찾으면 어떻게 할 건가요?”
그녀가 조심스레 묻자 데이비가 어깨를 으쓱였다.
“어쩌긴 뭘 어째. 흑마법사나 사령술사라도 나쁜 놈만 있는 건 아니야. 근데 누가 봐도 의도가 불순하거든.”
‘그거…… 그냥 식재료 다듬는 도구였는데…….’
유리아는 애써 나오지 못할 말을 삼켰다.
지금이라도 차라리 이실직고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이건 사람의 피가 아니라 몬스터의 피를 먹인 가짜 주구라고.
유리아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
동글동글한 그녀의 눈동자가 미약한 광기가 섞인 활발함이 묻어났다.
결정을 내린다. 더 커지기 전에 지금 여기서 멈춰야 한다.
“저…… 은공.”
“엉?”
“할 말이 있어요.”
일이 더 커지기 전에 이실직고하자. 그럼 혼이 나더라도 분위기는 해소되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그녀가 입을 열려던 그 순간.
데이비가 책상 아래에서 무언가를 꺼내 들었다.
동시에 유리아가 입을 다물었다.
“할말이 뭔데?”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그녀가 어색하게 웃으며 한발 물러났다.
데이비가 꺼낸 흑마법사의 주구는 총 5개.
그중 하나는 미니임프의 두개골 위에 엑스자로 표시가 되어있다. 유리아가 구분을 위해 만들어놓은 표식이었다.
하지만.
‘나머지는 뭘까요. 아아…… 뭔가 일이 심상찮게 돌아가네요. 저희가 만든 주구 때문에 진짜 흑마법사의 꼬리가 잡히다니. 흐흣.’
어쩌면 이걸 이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유리아는 고개를 저었다.
위험부담이 너무 크니 차라리 모든 죄를 흑마법사에게 뒤집어씌우고 자신들은 홀라당 도망치는 게 최선의 수였다.
이걸로 인한 공훈? 상? 그 원인 제공을 유리아가 한 걸 알면 데이비는 반드시 그녀를 꽁꽁 묶어 절벽에 반나절은 매달아 놓을 것이다. 아니 잘못하면 미식 연구회 자체를 박살 내버릴 수도 있다.
그녀가 데이비의 곁에만 몇 년째 지키고 있는데 그 사실을 모를까.
‘흐흣. 그건 절대 안 되죠.’
“하나가 지구에서 발견됐어. 우연찮은 일이지. 그래서 뒤져보니까 이만큼이나 있더라. 이것들 조사해보니까 전부 인간의 피가 맞아.”
그의 설명에 유리아가 식은땀을 흘렸다.
“어쨌든. 엘프들에겐 미안하지만 피해가 인간뿐만 아니라 드워프나 엘프에게도 미칠 수 있으니 네가 신경 써서 전파를 해줬으면 한다.”
데이비의 말에 유리아가 떨떠름하게 물었다.
“범인은…… 잡을 수 있나요?”
“어렵지 않아. 며칠 내로 싸그리 잡아낼 거다.”
그말과 함께 유리아는 결정을 다시 내렸다.
그리고는 품 안에서 작은 서류를 그에게 내밀었다.
“뭔데?”
“휴가장이에요.”
“이 시국에?”
“네~”
장난스런 그녀의 대답에 데이비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손을 휘저었다.
“그래. 뭐. 일이야 크게 벌리긴 했지만, 흑마법사라고 해봐야 죄다 별거 없는 것들이니 네가 신경 쓸 건 아니지. 그래도 남은 엘프들에게 주의는 해놓고 가.”
“데이비 님. 륀느도 같이 휴가를 요청.”
도망치려는 구나!
륀느는 순식간에 유리아의 결정을 눈치채고 그 나룻배 위에 편승했다.
“넌 또 왜.”
“다리안의 장난기로 인해 기진맥진, 휴가.”
짧고 간결하게 요청하는 륀느의 말에 데이비가 고민했다. 확실히 다리안이 슬슬 장난기와 륀느를 찾는 빈도가 늘기 시작하면서 륀느가 많이 지쳐있을 거라는 판단이 선 것이다.
비록 범 차원급 처단부대 종족의 수장이라곤 하지만 지금 륀느는 단순히 베이비시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느낌이었다.
“그래…… 갔다 와.”
륀느가 고개를 끄덕이자 이번엔 아이나가 잭의 모습으로 나타나 편승하려 했다.
“저도 휴가…….”
“넌 안돼. 네가 없으면 그림자는 누가 이끄나.”
“…….”
눈에 띄게 풀이 죽은 표정을 짓는 잭을 보며 유리아와 륀느가 조용히 손을 흔들어준다.
이에 아이나의 표정이 팍 찡그려졌다.
“엘프. 정령사 부대 또한 달의 숲 수장인 유리아 헬리샤나의…….”
“어머나~ 최근 정령사 부대는 부대 편재 덕분에 제가 크게 나설 필요 없답니다.”
순식간에 회원 하나를 팔아넘긴 그녀가 오호호 웃어 보였다.
일그러진 아이나의 표정을 보며 그녀는 그 등을 떠밀었다.
“자. 그럼 은공. 저희는 가볼게요.”
“그래. 사고 치지 말고.”
“네에~”
억지로 입을 열어 그녀를 부르려 하지만 멈칫한 아이나였다.
미식 연구회 회원 중 하나가 리타이어했다.
데이비에게서 벗어난 유리아는 집무실 밖으로 나오기가 무섭게 바람의 정령으로 주변을 동결시킨 뒤 말했다.
“지구로 튀죠.”
그 눈에 반짝거린다.
“지구에도 멋진 식재료가 있다고 들었답니다. 이번에 은공께서 영주성 한켠에 지구로 통하는 게이트를 만드셨다면서요? 얼른 튀죠! 최대한 멀리 가는 게 우선이에요.”
“륀느가 안내. 새로운 미식 데이터는 언제나 환영해.”
티아라는 의도하지 않게 제 할아버지인 에디손 기술고문에게 잡혀버렸다.
미식 연구회의 두 간부는 회원 두 명을 미끼 삼아 지구로의 탈출을 감행했다.
* * *
“귀가 길어졌다구요?”
에반젤린은 캠에 보이는 자신의 귀를 가볍게 만지작거렸다.
“흐음…… 그대로인데요?”
이전 암흑신관과의 싸움 이후 그녀의 방송 아이디는 정지를 먹었지만 사측에서 그녀의 상황을 고려 그녀에게 특혜를 주는 것으로 마무리된 바 있었다.
아빠에게 허락도 받았겠다. 사람들도 그녀를 미워하지 않아 주는 데다 이제 거리낄 게 없는 만큼 그녀의 방송도 많은 것이 변했다.
그녀가 좋아하는 그림이 메인 콘텐츠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림을 그리면서 그녀가 티오니스에서 있었던 썰 같은 것을 푸는 일이 제법 늘어난 것이다.
[아니, 전에 사진 봤을 땐 귀가 동글동글했는데. 지금은 약간 뾰족뾰족해지지 않음?]
[그런 거로 치면 뿔도 마찬가지지.]
왜 외향은 에반젤린의 것인데 다른 이들이 이렇다 저렇다 싸우고 있는 것일까.
한숨을 포옥 내쉰 그녀는 자신의 머리 양쪽에 올곧게 돋아난 뿔을 살살 만졌다.
뿔이 생긴 이후로 평소처럼 좋아하는 모자를 쓸 수 없게 된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녀의 뿔에 맞게 맞춤 제작용 모자를 받은 뒤로 뿔로 인한 불편함은 크게 줄어들었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아요?”
그림을 그리지 않는 한 손으로 자신의 뿔을 이리저리 매만지며 묻자 채팅창으로 물음표가 올라온다.
[방장, 또 약했어?]
[또 왜 그래.]
“아니. 왜 그래요?! 그냥 이상하지 않는지 물어본 거지…….”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빨갛게 달아오른 채 그녀가 중얼거렸다.
[커엽 ㅋㅋㅋㅋ]
[조금만 놀려도 바로 반응하죠? 이 맛에 놀리죠?]
“밴 먹고 싶어요?”
에반젤린이 눈을 샐쭉하니 뜨며 노려보자 간사한 시청자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고개를 돌렸다.
이윽고 영어로 된 채팅이 빠르게 올라왔다.
예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 존재한다면 그녀의 방송을 실시간으로 보는 건 한국인뿐만이 아니었다.
그리 많진 않지만, 다수의 외국인들도 그녀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영어 채팅으로 올라온 글귀를 읽은 에반젤린이 짧게 신음했다.
“영어 잘하신다구요? 음…… 그런가?”
그녀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신이 난 듯 영어 채팅이 주르륵 올라왔다.
[그런데 저걸 다 알아먹는 거야? 애초에 실시간 자막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알아듣는 거.]
[한국어 알아듣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그런 시청자들의 의문을 에반젤린이 간단하게 풀어버렸다.
“음…… 아빠한테 들은 건데요. 티오니스에서 이곳에 넘어올 때 어떤 권능이 몸에 깃든다고 해요. 그래서 문자고 언어고 제약이 사라지는 거죠. 이를테면…….”
그녀가 말한다.
“지금 제가 말하는 건 티오니스 언어에요. 어때요. 알아볼 수 있죠?”
[????]
[????]
[그냥 한국어인데?]
[No, that's English]
서로 자기 나라 말이라며 의아해하는 그들을 보며 에반젤린이 짓궂게 웃었다.
“헤헤. 어때요. 전부 자기가 아는 언어로 들리죠? 이게 권능이래요.”
그녀의 말에 채팅창은 어이없다는 반응으로 가득 찼다.
[자동번역기 실화냐.]
[개 쩌네 진짜. 저거면 영어 배우고 일어 중국어 익힐 필요 1도 없네.]
[그럼 글자도 바뀌는 거임?]
“저도 자세한 건 몰라요. 그냥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 정도? 아, 그래도 아빠는 한국어 잘해요. 영어도 그렇고.”
마치 자랑하듯 그녀가 떠벌리며 말했다.
“우리 아빠요. 완전 기억능력자라. 한번 본 것들은 절대 안 잊는 체질이거든요. 그래서 다른 언어 배우는데 오래 걸린 적이 없데요.”
그녀의 설명에 채팅창이 불타올랐다.
[사.기]
[진짜 개사기네ㅋㅋㅋㅋ]
[한번 본 거 절대 안 잊어? 뇌가 남아나긴 함? 용량 부족 빨간불 뜨겠네…….]
[멍청이임? 뇌 용량이 그렇게 적진 않음.]
[그 와중에 아빠 밉다 싫다 하면서 아빠 자랑 나오니까 입이 귀에 걸린 거 보소.ㅋㅋㅋ 졸커엽넼ㅋㅋ]
“아……아니 누가 입이 귀에 걸려요! 허, 헛소리 말아요!”
빼액 소리친 그녀가 씩씩거리며 그림을 거칠게 그려나갔다.
“아빠 앞에서 그런 말 절대 하지 말아요. 알았어요?”
그런 거로 칩시다 님이 5,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늬에 늬에.
굉장히 깐족거리는 듯한 이모티콘이 도네이션 되며 에반젤린의 인내심을 박박 긁었다.
“어, 어쨌든! 이야기가 딴 데로 샜는데. 뿔하고 귀는 방송 시작하면서 좀 더 변한 거예요. 듣기로는 여러분들이 주는 관심이 힘으로 바뀌어서 제 몸에 녹아들다 보니 이렇게 변한 거라고 하는데. 자연스러운 거래요.”
그녀는 그리 설명하며 끝이 뾰족뾰족해진 귀를 건드렸다.
[근데 진짜 저 정도면 엘프 귀 아님?]
[엘프치고는 확실히 짧지. 하프 정도?]
[근데 모양은 좀 독특하지. 마족 같은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사람들은 그저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로 털어놓으며 그녀에게 의견을 제시했다.
“흐응…… 영지에 엘프들이 제법 있어요. 그러니까…… 하이 엘프는 귀가 어느 정도냐면요.”
에반젤린이 펜을 내려놓고 양손을 귀에 가져다 댔다.
그리고는 약간 긴 귀를 흉내 냈다.
“엘프의 귀는 이 정도였던가.”
“어머나. 아가씨. 그 정도로 길진 않아요.”
“아니 맞다니까요. 왜 자꾸 아니…….”
말을 하던 그녀가 그대로 굳어버렸다.
동시에 채팅창에서도 갑작스레 난입한 목소리에 의문을 표했다.
[????]
[누구 목소리임?]
[목소리 개 청량한데?]
새로운 뉴페이스의 등장에 에반젤린이 놀라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눈을 크게 떴다.
“유리아 언니!!”
그리고는 후다닥 뛰어가 모습을 드러낸 인물 유리아에게 폭 안겨버렸다.
시청자들은 방송에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엘프의 존재에 강렬한 반응을 보였다.
[미친! 진짜 엘프 떴다!]
[아니 나 멀리서 찍은 사진은 봤어도 이렇게 가까이 있는 엘프는 처음 보네.]
티오니스에서 휴가장을 던지고 도망쳐버린 유리아는 잠시 에반젤린을 만나러 왔다가 그녀의 방송에 모습을 보이게 된 것이었다.
다만 유리아는 에반젤린이 방송을 하며 누군가와 이야기하고 있는 건 듣지 못하고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엘프 귀 흉내를 내고 있는 것부터 보았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그녀가 방송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상황인지, 또 화면에 자신의 얼굴이 드러나고 있는지도 몰랐다.
“아니 언니! 어쩌다가 여기 온 거예요?”
“아하…… 그게 말이죠오.”
볼을 긁적이며 시선을 피하던 유리아가 어색하게 웃었다.
“사실 미식연구회를 하다가 사고를 쳤거든요. 그래서 아가씨의 아버님이 단단히 화가 나셔서 도망쳐왔어요.”
“언니가 왜요?”
“그게…… 비밀이에요.”
옅게 웃으며 대답하는 유리아를 보며 에반젤린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체 무슨 짓을 하셨길래…….”
“아니 그보다. 아가씨? 얼마 전에 제가 드린 차는 드셔보셨나요?”
“네! 먹어봤어요. 엄청 맛있던걸요? 그런데 뭘 넣은 거예요?”
신이 난 에반젤린의 말에 유리아가 빙그레 웃었다.
평소 정신건강을 위해 묻지 않는 이들이 많다.
차라리 모른 채로 먹으면 맛이라도 있으니까. 하지만 아직 유리아 헬리샤나라는 이 또라이 엘프의 매운맛을 많이 본 적이 없는 에반젤린은 거대한 원자로의 멜트다운 스위치를 눌러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렇게 스위치를 눌려버린 유리아는 그대로 폭탄을 투하해버렸다.
“크루얼 보어의 꼬리와 불x을 말려서 바짝 압축시킨 다음에 거름망으로 사용했답니다. 그렇게 하면 우르실 차향이 훨씬 그윽해지죠.”
그말과 함께 에반젤린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리고 채팅창 또한 그대로 멈춰버렸다.
[?????]
[나 방금 뭘 들은 거임?]
[잠깐만 어질어질하네.]
[컨셉임? 아니 방송 켜져 있는지도 모르는 거 같은데? 아니 내가 들은 그게 내가 생각하는 그게 맞음?]
[우욱…… 잠깐만 나 화장실 좀.]
[와씨 잠깐, 엘프는 숲에서 살아가면서 생명을 존중한다며…….]
[안돼…… 내 귀는 이미 틀렸어. 뇌라도 살아나가…….]
[wtf…….]
[OMG]
[XD]
당황한 채팅이 올라오는 동안 에반젤린도 자신이 뭘 들은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며칠만 지구에 피신해있을게요. 잘못하면 미식연구회 활동 정지를 당할 거 같아서…….”
그녀의 말에 에반젤린이 고개를 고장 난 기계처럼 꺾었다.
그리고, 그녀의 시야에 정확히 운영자의 채팅이 보인다.
[경고입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그제야 띠링띠링 소리를 깨달은 유리아는 굳어버린 에반젤린을 뒤로한 채 사뿐사뿐 걸어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와아. 이게 방송인지 뭔지 그건가요? 은공에게 들었을 땐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작은 박스 안에 정말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 있네요.”
당황한 채팅창의 글귀가 빠르게 올라간다.
[어우야 눈나 이쁘긴 한데 식도덕이 좀 없으시네요…….]
[아니 멀쩡하게 이쁜 얼굴 가지고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야…….]
의아한 듯 채팅창을 보던 유리아가 고개를 귀엽게 갸웃했다.
“음? 식도덕이요? 아…… 이상하네…… 맛은 좋은데? 우리 에반젤린 아가씨가 그 차를 얼마나 좋아했…….”
쿠당탕!!
에반젤린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유리아의 입을 틀어막았다.
“하…… 하지 말아요!”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 채로 에반젤린이 그녀를 밀어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다.
티오니스에서 사고를 친 미식 연구회는 급기야 지구에 오기가 무섭게 대형 사고를 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