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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영웅님께서 귀환하신다!-1165화 (1,165/1,559)

제 1165화

나비 여제가 데이비에게 납치당하기 세시간 전.

그녀의 성이 있는 섬은 하와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다.

현재 갑자기 생겨난 섬에 붙은 이름은 아틀란티스라고 부를 정도로 아름다운 정경과 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당연히 이 미지의 무언가에 대해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선 것은 미국이었다.

미국의 경우 근처 영해가 미국의 영토임을 주장하며 타국의 간섭을 막고 독자적인 조사를 진행하려 했다.

아틀라스 호.

최근 미국에서 몬스터의 소재를 가공하여 업그레이드한 신형 항공모함으로 그 길이가 일반 항모에 비해 수십 미터는 더 길고 크기도 더 큰 사실상 최고 전력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함선이었다.

현재 섬을 거의 포위하다시피 한 이들은 섬을 조사하기 위해 병력 파견을 준비 중이었고, 그중 일부는 벌써 고속상륙정을 이용하여 여러 방향으로 섬을 통해 전진하고 있었다.

“후우…… 살다 살다 별의별 일을 다 겪는군.”

아틀라스 호의 함장인 비스타 함장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거대하며 아름다운 섬을 바라보았다.

어두운 밤이지만 섬 전체에 은은한 빛이 감돌고 있는 탓에 구분은 확실히 되는 게 퍽 신기하기 그지없었다.

미지의 무언가는 새로운 기회가 된다.

위험성만 감당할 수 있다면 타국을 더욱더 제치고 앞으로 나가는 것도 가능하리라.

현 항모에는 이번 작전에 필요한 특수 병력과 물자 그리고 각성자들까지 있는 만큼

사실상 섬에서 뭐가 튀어나와도 대처할 자신은 있었다.

“함장님. 준비 완료되었습니다.”

절도 있게 보고를 올리는 장교의 보고에 함장실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섬을 바라보던 그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틀란티스 작전을 시작한다.”

그 말과 함께 장교들이 일제히 경례를 올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단순 군사력만 놓고 봐도 미국은 과거부터 굉장한 저력을 보여왔다.

거기에 최근은 상당한 자본을 이용해 다수의 각성자들을 포섭하며 각성자 측에서도 상당한 강국으로서 위치를 구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즉. 이번 작전에서 어떤 적이 나오건 변수가 나오건 아무런 걱정할 거리가 없었다.

그때였다.

“함장님!”

갑작스런 외침과 함께 저 멀리 섬에서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인기척 하나 느껴지지 않아 고요하던 섬에서 갑자기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은은한 빛 너머 무언가가 날아오르기 시작했고 긴장한 채 그것을 지켜보던 이들은 곧 날아오른 빛의 정체가 어떤 생명체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처음으로 보인 것은 수많은 나비였다.

애초에 처음 관측할 때도 이 섬엔 유별나게 나비가 많았던 점을 기억하는 그들이었다.

비록 중간 즈음에 갑자기 어떤 표정이 일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위성 탐사가 잠시 멈춰졌지만, 그 외에는 섬 전체에 나비가 있는 모습을 모두 찍어낸 바 있었다.

“비록 나비라곤 하지만 저게 어떤 놈들인지 모른다. 혹시 모르니 각별히 주의를 가하도록.”

함장의 말에 장교 중 하나가 자신 있게 대답했다.

“저희 병사들은 충분한 훈련을 거친 엘리트 중 엘리트들입니다. 저런 것으로 문제가…….”

그렇게 말하려 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했다.

퍼어어엉!!

갑자기 호위함 몇 척에서 굉음이 울려 퍼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호위함들의 포구가 아틀라스 호를 겨누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알파 함대. 포구 확인 바란다. 이상!”

“알파 함대!! 당장 포구를 돌려라! 반복한다!”

“이게 무슨?!”

콰아아앙!!

맹렬한 굉음과 함께 날아든 포탄이 아틀라스 호의 활주로에 두어 발 날아와 꽂힌 것이다.

적의 공격을 요격해주어야 할 호위함대가 갑자기 본함을 공격하는 어이없는 사태에 당황한 함장 비스타는 굉음과 진동으로 흔들리는 선체를 겨우 붙잡고 몸을 일으킨 뒤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이게 무슨 짓인가!!”

탐사를 앞두고 있는데 갑자기 아군을 향해 포격을 가하다니. 제정신이 아니구나!

격분한 심정을 숨기지 못한 채 그가 소리 질러보지만 정작 연락을 받아야 할 호위함대에선 어떤 연락도 도달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답 대신 또 한차례 포탄이 날아들었다.

콰앙!!! 쾅!!!

호위함대들이 서로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었다.

바다 한복판에서 미국이 자랑하는 함대는 서로 공격을 가하기 시작했고 이 말 같지도 않은 현실에 비스타 함장이 이를 빠득 깨물었다.

위험할 수도 있는 임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건 불합리함을 넘어 이해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 함장님! 선내 반란입니다!!”

어떤 미친놈이 이 와중에 프레깅을 한단 말인가!

그가 소리 질렀다.

“어떤 놈들인가!! 대체 무슨 이유로!!”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다수의 병력들이 서로 총격전을!! 커헉!!”

외골격을 장비한 장교 하나가 머리에서 피를 흩뿌리며 쓰러졌다.

라이플의 탄환이 장교의 머리를 관통해버린 것이었다.

아무리 강한 함대라곤 하나 이렇게 대규모로 선상 반란이 일어나면 해결할 수 있는게 있을 리가 없었다.

“젠장!!”

어디선가 날아온 탄환을 경계하며 그가 품에 있던 권총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언제든 싸울 수 있도록 온몸을 긴장시켰다.

저벅…… 저벅…….

이윽고 누군가가 진입하는 소리가 울려퍼지자 그는 그대로 몸을 일으켰고, 이내 미국의 특수부대 복장을 입은 사내들을 보고 눈에 불을 켰다.

“빌어먹을 놈들!!”

탕!! 탕탕!!“

순식간에 날아든 탄환이 방탄복 틈새 사이사이를 공략하듯 그들을 쓰러뜨렸다.

하지만 선상 반란을 일으킨 건 그들뿐만이 아니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애초에 가장 먼저 문제를 일으킨 건 여기저기 화재가 발생한 항모, 아틀라스 호가 아니라 포탄을 쏜 호위함대였으니 말이다.

“함장님! 조심하십시오!”

이어서 들어오는 호위병력과 반란군 사이에 피 튀기는 총격전이 벌어졌다.

이건 뭔가 잘못되었다. 이건 말이 되지 않는다.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믿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비스타 함장은 자신들의 부하를 직접 쏘아죽여야 했다.

“크악!!”

하지만 반란을 일으킨 이들의 수는 상상을 초월했고, 결국 아군은 하나둘 쓰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명의 호위와 단둘이서 어렵게 저항해 나가던 그가 끝내 총에 맞아 큰 부상을 입었을 때.

적들과 맹렬하게 교전하던 호위병력이 갑자기 멈춰버린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보게, 스미스. 무슨…….”

총격전 사이에서 멍하니 서 있던 그가 고개를 돌렸다.

찰칵…….

그리고는 총구를 함장에게 겨누었다.

“이게 무슨?!”

갑자기 그가 왜 배신을 한단 말인가! 어이없는 상황 속에서 함장은 문득 이상한 점을 깨달았다.

반란을 일으킨 놈들도 지금 그에게 총구를 겨누고 있는 장교도 뭔가 이상했다.

마치 무언가에 조종당하는 것처럼 말이다.

함대에 파견된 수많은 인간들이 모조리 죽는 데엔 많은 시간도 필요하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함대 내부에 이만큼의 배신자가 있다는 것도 사실 말이 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남은 것은 단 하나뿐이었다.

이들이 무언가에 의해 조종당하고 있다.

혹여나 하는 몬스터 사태에 대비해 각성자들도 데려왔지만 정작 각성자들도 홀린 것처럼 저들끼리 싸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대규모 광란.

그 끔찍한 상황 속에서 비스타 함장은 신을 부르며 절망에 빠졌다.

“아…… 아아…… 신이시여.”

끼릭…….

이윽고 장교가 쥔 권총의 방아쇠가 옅은 쇠 울림을 흘리며 조금씩 당겨지려던 그 순간.

짝짝!!

우웅…… 쩌어억!! 콰득!!

갑자기 머리를 맑게 하는 박수 소리가 모두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해양 바다 밑에서 금빛의 빛이 일어나더니 거대한 빛으로 된 짐승의 주둥이가 솟아올라 왔고, 항모는 물론 주변 함대 전체를 모조리 삼켜버렸다.

그 어마어마한 크기의 짐승의 입에 물리면 항모고 함대고 사람이고 남아나지 않을 것처럼 흉포해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방금전까지 부상을 입고 있던 비스타 함장의 몸에 상처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이…… 이건?!”

회복 같은 느낌이 아니었다.

마치. 환각에서 깨어난 듯한 모습이었다.

“운 좋은 줄 아세요.”

담담한 목소리가 함장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

하지만 이 목소리는 근처에서 들리는 게 아니었다.

이윽고 그는 방금전까지 총격전으로 쓰러져 있던 이들이 일어나는 것을 보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창밖으로 비치는 풍경에 보이는 어떤 이질적인 존재를 보며 숨을 삼켰다.

사실상 지구에 존재하는 최고의 헌터이며, 과거부터 지구와 여러 이유로 교류를 해온 타세계의 존재.

일인군단.

단신으로 미국을 뒤흔들어버린 흉신을 찾아가 단기간에 끝장내버린 괴물 같은 인간.

데이비 올 라운이 거대한 용의 머리 위에 올라탄 채 활주로에 천천히 착륙한 것이다.

이에 비스타 함장은 허겁지겁 함장실에서 빠져나가 함교로 나갔고, 이내 청년을 시야에 담았다.

“당신은!”

“함대 물리세요. 상대는 수가 많다고 해결되는 놈이 아닙니다.”

검은 머리의 젊은 청년.

누가 봐도 사회생활 그리 해봤을 거 같지도 않은 나잇대의 청년이다.

하지만 그의 한마디를 절대 가벼이 여길 수 없었다.

적어도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안다면 말이다.

“티오니스 성자. 이게 대체 어떻게 된 것입니까.”

방금전까지 화마가 일고 난장판이었던 함대가 마치 꿈이라고 말하듯 멀쩡했기 때문이었다.

“환각 가루 계통일 겁니다. 특질능력 같긴 한데. 당신들은 단체로 환각에 빠진 거야.”

그러니까 총을 맞아도 부상이 없는 거고 포탄을 맞았었는데 정신 차리고 보니 멀쩡한 것이다.

“그래도 저쪽에서 손속에 자비를 둔 것 같으니 그냥 물러가세요.”

“그…… 그럴 수 없소! 아틀란티스는 현재 미합중국의 영해에…….”

“그러다 다 죽어도 책임 안 집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그가 한마디를 내뱉었다.

“다…… 다 죽다니!”

“그녀는 인간을 미워하니까요. 그것도 그렇긴 한데. 내가 지금 주변 사정 봐주고 날뛸 생각이 전혀 없어서 휘말리지 말라는 겁니다.”

“이…… 이곳은 우리 미합중국의 영해요! 아무리 티오니스 성자라도 아무런…….”

“그 영해에서 나온 년이 타국에 테러를 했으면 적어도 참가 권한 정도는 있을 텐데.”

담담하게, 그리고 조소가 섞인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들으며 비스타 함장은 섬뜩함을 느꼈다.

목소리에 서린 분노나 살기가 수십 년 군인으로 살아온 그를 한순간에 찍어눌러 버렸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저게 갓 20대가 되는 인간에게서 나올 위압이란 말인가.

파르르 떨리려는 손을 억지로 진정시키며 그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그…… 그럼 어찌할 생각이오.”

“적당히 수십 킬로미터 떨어져 계세요. 가능하면 아예 물러가는 걸 추천할게요. 지금까지는 그냥 환각으로 당신들을 무력화시킬 생각이었던 모양인데. 이후에는 그런 요행은 바라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한순간에 함대 전체가 제압당하고 전멸위기에 놓였다.

그런데 그게 요행이라니.

화를 내고 싶지만 할 말은 없었다.

“아참.”

이윽고 날아오르려던 데이비가 물었다.

“혹시 나비도 귀소 본능이 있답니까?”

“음?”

의아한 듯 반문한 함장이었지만 데이비가 날아오르기가 무섭게 말을 멈췄다.

그리고, 함장은 곧 그가 왜 도망치라고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적이 자신들을 위험하게 하기 때문이 아니었다.

지이잉…… 콰아아아앙!!!!

본인들이 날뛰는데 함대가 휘말리지 말라는 소리였다.

검붉은 드래곤의 입에서 폭풍 같은 브레스가 쏟아져 내린다.

단순 광선이 내리친 것과는 가히 비교할 수 없는 굉음과 폭발이 일대를 휘감았고, 바다를 들썩이게 하여 주변을 뒤흔들어놓았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섬 전체에서 엄청난 수의 광선들이 쏟아져 나오며 흑룡 메가로드리아를 향해 날아들기 시작했다.

부욱!!

허공을 불태워 찢을 것처럼 날아든 광선은 이내 메가로드리아의 근처에서 연달아 폭발했다.

“전 함대!! 함대를 돌려라!!”

누가 보면 데이비가 당한 것처럼 보일 것이다.

하지만 이건 전조일 뿐이라는 것을 곧 깨달은 그는 최대한 피해를 최소화시킬 명령을 내렸다.

이에 함대는 순식간에 선두를 돌려 빠르게 섬에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조금만 늦어도 큰일 난다고 말하듯 말이다.

엄청난 수의 광선이 흑룡을 요격하는 상황 속에서 아주 작은 빛이 일렁였다.

쩌억!!!

그리고 모든 소음을 일순간 중지시켜버릴 빛이 번뜩이더니 섬의 하늘에 마치 찢어발긴 듯한 상흔이 남았다.

날아들던 광선들은 일제히 멈춰버렸고, 주변은 고요함으로 가득 찼다.

하지만 그게 끝은 아니었다.

그 여파의 끝으로 엄청난 폭풍이 몰아치며 함대 전체를 뒤흔들어놓았기 때문이었다.

조금만 벗어나는 게 늦었어도 함대에 엄청난 피해가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 비스타 함장은 전신에 식은땀을 흘렸다.

어떤 미친 인간이 단신으로 저만한 여파를 만들어낸단 말인가.

미국이 티오니스 성자와 유별나게 우호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데엔 다 이유가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그였다.

‘빌어먹을 드럼퍼. 마음에 들지 않지만, 이것만큼은 칭찬해야겠군.’

미 대통령을 씹어 돌리며 비스타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쿵!!! 쿠웅!! 쿵!!

저 내무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는 그도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지금 미쳐 날뛰고 있는 건 분명히 그라는 사실뿐이었다.

이상할 정도로 그의 공격은 매서워 보였다.

이후, 약 30분이 흘렀을까.

한참 떨어진 지역에서 섬을 주시하고 있던 함장은 갑자기 자신을 찾아온 데이비를 보고 아연실색했다.

“티오니스 성자!”

좀 전까지 주변 일대를 흔들어놓은 괴물 같은 인간이 어느새 이곳까지 나타난 것이다.

다만 이전과 다르게 그의 어깨 위엔 어떤 포댓자루가 올려져 있었다.

누가 봐도 그 안에 사람이 들어있다는 느낌이 드는 모습이었다.

“혹시 선내 조금 빌려도 됩니까?”

그의 여유로운 물음에 비스타 함장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한데…… 그 어깨 위에 있는 건…….”

“나비들 여왕을 납치해온 것뿐입니다.”

담담한 한마디지만 그 한마디는 무겁고 강렬했다.

수많은 각성자와 함대를 고작 10분 만에 무력화시켜버린 괴물 같은 나비들이다.

그런 나비들의 환각을 뚫고 들어가 엄청난 굉음을 일으켰고. 얼마 가지 않아 그 적의 우두머리를 납치해온 꼴이라니. 믿기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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